보건소 인력·장비난 심화

보건소 인력·장비난 심화

김병철 기자
입력 2001-11-03 00:00
업데이트 2001-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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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전염병의 빈발과 탄저균 소동 등에서 보듯 갈수록 공공의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중보건을 위한 일선 중추기관인 보건소들의 인력난과 장비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어서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유행성 출혈열,쯔쯔가무시병 등 가을철 전염병 집중발생시기를 맞아 보건소마다 검사업무가 폭증하고 있지만 이를 담당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진료활동에 애를 먹고 있다.

■실태=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 의료보험 수가가 크게 오르면서 일반 병·의원의 수익이 호조되자 의사들의 보건소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북도의 경우 관내 11개 보건소 가운데 남원,정읍,고창,부안,진안 등 5곳은 의사가 없다.

경기도 38개 보건소에서도 의약분업 이후 9명의 의사가 빠져 나갔다.의사가 없는 이천·포천·안성·양주·여주 등 5곳은 공중보건의가 대신하고 있으며 나머지 보건소 역시 의료인력 부족으로 진료활동에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다. 울산시의 경우 5개 구·군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남구보건소는 정원보다 8명이 부족한 22명이 주민 33만명의 진료를담당하고 있다.특히 이 보건소의 의사 정원은 3명이지만 실제로는 1명만이 하루 10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느라 진땀을빼고 있다. 올해는 특히 각 보건소마다 홍역 등 각종 질병예방접종 업무와 함께 간염,결핵 등 검사업무가 늘고 있지만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원인 및 대책=이처럼 의사들이 보건소를 떠나는 가장 큰이유는 업무강도에 비해 개업의나 일반병원보다 처우가 낮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소 의사들의 연봉은 수당을 합쳐 평균 3,000만∼4,000만원 수준.계약직 가급에 해당한다.그러나 일반 병원에서 근무할 경우 이보다 30∼40% 이상 많은데다 개업을 해 잘만 운영하면 더 큰 수익을 올릴수 있다.

특히 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 의료보험수가가 크게 오르면서 일반 병·의원의 수익이 나아진 점도 의사들의 보건소 이탈을 부추기는 큰 요인이다.

전북 남원,고창과 경기도 포천 보건소 등은 지난 봄부터 의사를 구하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이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전북 진안보건소의 경우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2년째 공중보건의에 의존하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들은 의사들의 엑소더스(탈출)를 막기 위해선 일반 병원과 같은 동등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기도 모보건소에 있다 최근 개업을 한 백모씨(40)는 “도시에서 근무하나 농촌에서 근무하나 월급이 똑같은데 누가교통과 생활이 불편한 오지에서 근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2001-11-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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