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인맥 열전](25)건교부.상

[공직인맥 열전](25)건교부.상

전광삼 기자
입력 2001-02-20 00:00
업데이트 2001-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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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교통부 본부조직은 2실,1단,9국,53과로 짜여 있다.

다른 부처에 비해 국·과가 많은 편이다.옛 건설부와 교통부를 통합한 탓이다.지방청과 산하기관을 더하면 건교부의몸집은 더욱 커진다.

몸집이 큰 만큼 인맥도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크게 옛 건설부와 교통부 출신으로 나눠지고 행정직과 기술직으로 세분된다.일각에서는 호남과 비호남,고시·일반 승진·군 출신 등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인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

‘공룡 조직’으로 꼽히는 건교부의 수장은 김윤기(金允起) 장관이다.김 장관은 건교부 산하 공기업인 토지공사 사장출신이다.분당 일산 등 신도시 계획수립부터 사업이 끝날때가지 전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했다.실무자 중심의 정책결정과 토지개발 전문가다운 뚝심으로 국·과장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반면 실무자들에 대한 지나친 믿음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다.지난 1월 ‘폭설대란 사태’가 그것이다.

강길부(姜吉夫) 차관은 건교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정통관료출신이다.주택도시국장·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감정원장으로 잠시 나가 있다가 지난해 복귀했다.제2차 국토종합개발계획 수립 당시 ‘성장거점도시’개념을 처음 도입한 장본인이다.

건교부를 움직이는 실세 그룹은 조우현(曺宇鉉) 차관보,추병직(秋秉直) 기획관리실장,손학래(孫鶴來) 광역교통기획단장,김세찬(金世燦) 수송정책실장,권오창(權五昌) 중토위 상임위원 등 1급(관리관)들이다.이 가운데 김 실장을 제외한조 차관보 등 4명이 옛 건설부 출신으로 건설부 출신들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이같은 구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행정은 크게 주택과 국토분야로 나뉘는데 조 차관보와추 기획실장은 주택통으로 건교부 살림을 도맡고 있다.73년행정고시에 나란히 합격,건교부에서만 동고동락해 ‘바늘과실’로 불린다.조 차관보가 추 실장보다 네살 많아 사석에선 형님 동생하는 사이.사우디아라비아 건설관에 이어 주택정책과장·주택도시국장·기획관리실장 등 거쳐간 길도 비슷하다.이 때문에 직원들은 조 차관보 다음 차관보로 추 실장을꼽는다.조 차관보와추 실장은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을 입안,추진해온 주역들이다.

조 차관보와 추실장이 건교 행정 출신 중에도 주택분야를총괄해왔다면 권 상임위원은 국토분야를 진두지휘해 왔다.국토정책의 전문가답게 빈틈없고 추진력있는 일처리가 돋보인다.그간 국토이용계획을 수립하는 데 깊이 간여해왔다.

건설행정 출신들의 독주를 견제하는 세력은 건설 기술직.토목·건축을 중심으로 한 기술직들의 대부는 손 단장이다.조선대 토목과를 졸업한뒤 건교부 7급으로 출발,관리관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신중하면서도 치밀한 업무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동생인 손영래(孫永來) 서울지방국세청장과 함께 형제가 관리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부 통합 이후 한때 교통부 출신들이 주도권을 잡은 적도 있었다.이헌석(李憲錫) 철도기술연구소장이 기획실장으로 있을 때였다.하지만 이 실장 퇴임 이후 건설부 출신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교통부 출신들은 당연히 김 수송실장이 챙겨야 하지만 합리적이고 깔끔하기로 소문난 김 실장은 ‘내 사람,네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때론 교통부 출신들에겐 원망도 듣지만 그럴 때마다 ‘쓸 데 없는 소리 말고 실력으로 승부하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전광삼기자 hisam@
2001-02-2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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