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老子강의는 3류 개그쇼?

도올의 老子강의는 3류 개그쇼?

김주혁 기자
입력 2000-12-19 00:00
업데이트 2000-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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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고전강의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동양학의 대가’ 도올 김용옥.

‘하늘’같은 그에게 “3류 개그쇼로 더 이상 국민을 현혹하지 말라”고 겁 없이 일침을 가한 여성 ‘도인’이 나타났다.‘도덕경’의내용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노자를 웃긴 남자’(자인 펴냄)를 썼다는 이경숙(40).도올의 노자 강의가 옳게 번역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며 그 이유를 조목조목 열거했다.저자 소개에는 마산 출생으로 1991년부터 천리안에서 Clouds(구름)란 ID로 활동하며 다양한 글을 올렸다고만 돼있다.

도올의 ‘노자와 21세기’ 첫 구절부터 도마 위에 올렸다.‘道可道非常道 名可名 非常名’(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도올은 ‘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이름을 이름지우면그것은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라고 번역했다.이에 대해 저자는“노자가 도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설명한 1장을 첫줄부터 이해하지 못하니 도대체 말이 안되는 횡설수설을 한다”고 나무랐다.“도를도라도 해도 좋겠지만 (그 이름이) 꼭 도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이름으로 (어떤 것의) 이름을 삼을 수는 있지만 꼭 그 이름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장 첫줄은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천하개지미지위미 사악이)다.‘하늘 아래 사람들이 모두 아름다운 것이 아름답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추한 것이다’가 도올의 번역이다.저자는 노자가 가장경계했던 ‘꾸며놓은 것’이라는 뜻의 ‘爲’(위)는 제쳐두고 엉뚱한소리를 한다고 지적했다.‘세상 사람들이 다 아름답다고 알고 있는것이 꾸며진 아름다움이면 이것은 악한 짓이다’라고 해야 옳다는 것.

6장의 ‘谷神不死 是謂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根’(곡신불사 시위현빈 현빈지문 시위천지근)에서 ‘현빈’은 도의 세계를 지칭한다고 저자는 말한다.‘신이 죽지 않고 영원불사하는 계곡이 있으니 이를 일러 현빈이라 한다.그 계곡의 문이야말로 천지가 시작된 곳이다’라는주장이다. 그러나 도올은 ‘계곡의 하나님은 죽지 않는다.이를 일컬어 가물한 암컷이라 한다.가물한 암컷의 아랫문,이를 일컬어 천지의뿌리라 한다’고해석하고 ‘여성의 성기야말로 모든 생성의 뿌리다’라는 터무니없는 해설까지 붙였다며 혀를 찼다.

도올은 빔(虛)≡함이 없음(無爲)≡스스로 그러함(自然)≡쓰임(用)이노자철학의 요체라고 결론을 냈다.이에 대해서도 도(道) 무용론을 편노자를 실용주의자로 오해할까 걱정된다며 도(道)≡빔(虛)≡본래 그대로(無爲)≡스스로 그러함(自然)≡쓰임이 없음(無用)이라고 바로잡는다.

저자는 “내가 쓴 책이 바로 나의 경력일 뿐 그 외의 것은 필요없다고 생각해 약력은 일절 넣지 않았다”면서 “그 사람의 학력을 보지말고 그 말이 맞는지를 판단하라”고 주문한다.“소녀 시절에 일본사람이 찍은 ‘도덕경’을 읽고 영혼을 두드리는 북소리가 들려 한없이 울었다”“도올을 보면 옛날에 가르치던 ‘꼴통’들이 생각난다”“소싯적에 배를 타고 오대양을 누볐다”는 말에서 저자의 인생역정을 다소나마 가늠할 수 있다.

아무튼 이 책은 어려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지루한 감을 주지 않는다.

표현은 거칠지만 논리는 나름대로 정연하다.임자를 제대로 만난 하버드대 철학박사 도올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김주혁기자 jhkm@
2000-12-1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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