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然은 우리 미래 비추는 거울

自然은 우리 미래 비추는 거울

손정숙 기자
입력 2000-11-28 00:00
업데이트 2000-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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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온난해지는 겨울,오존주의보가 빗발치는 여름,잊을만하면 날아드는 오염 수입농산물 소식,온통 환경호르몬에 포위된 식탁….‘환경’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하루도 비켜 지날 수 없는 화두가 돼버렸다.

들을 때마다 섬뜩하지만 어째 피부에 잘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지구생태를 공유하는 당신이 그 생채기를 좀더 가까이 끌어안고 싶다면이번주 서점가에 맞춤한 책들이 입맛대로 나와있다.

‘희망의 이유’(제인 구달 지음,박순영 옮김,궁리)는 한번 붙잡으면단숨에 읽어내릴만큼 탄력있다.저명한 동물학자인 지은이가 침팬지곁에서 보낸 일생을 회고했지만 그 명상적 어조는 새벽녘 정화수 한그릇 떠놓고 펴보기에도 손색없다.

돌바기때 벌써 잠자리 한마리 죽음에 자지러지고,말라죽을세라 지렁이를 방생했던 제인이 동물들의 친구가 되기를 자청한 건 당연한 일.

스물여섯 붉디붉은 나이에 전인미답 탄자니아 곰베의 침팬지 소굴로걸어들어간 이 간큰 여인은 40년간 관찰자로,기록자로 침팬지 곁을지켰다.어느결에 그들의 대변인 겸 통역자가 될 정도로.

학계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릴 때 대학교육도 받지 않은 제인이 침팬지들 곁으로 다가가 무언의 우정을 나누는 장면은 뭉클하기까지 하다.유인원도 도구를 쓴다는 점을 최초로 밝혀내고 캠브리지대학에서늦공부도 마쳤지만 제인은 곰베 숲을 떠날 수가 없다.침팬지들의 생래적 폭력성이 자꾸만 인간사회의 야만과 오버랩되기 때문.

책속에서 영적 힘으로 충만한 자연은 홀로코스트,사다트 암살,체르노빌 참사 등 인간이 초래하는 참극과 번번이 겹쳐놓인다.고통에 차서이를 응시하면서도 지은이는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오히려 침팬지 하나에서 우주 삼라만상으로,더 높은 영적 존재로까지 뻗어가는 시선의확장이 공명깊다.

인류에게는 이타심과 인내가 더욱 본원적인 가치라며 결국 신과 진보의 편에 거는 지은이의 믿음을 스스로의 삶자체가 뒷받치고 있어 더욱 감동적이다.

‘생명신호’(월드워치연구소 지음,도요새)와 ‘자연사박물관과 생물다양성’(이병훈 지음,사이언스북스)은 이에 견주면 한층 전문 독자용이다.

‘생명신호’는 세계적 환경관련 NGO인 월드워치연구소의 연례보고서.식량,에너지 등은 물론 경제,정보통신,사회,군사 등 한해동안의 지구 안위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신호등’을 켰다.이번엔 핵발전 성장세 주춤,지구기온 하락 등 청신호와 함께 유전자조작 농작물 급증,전쟁 증가 등 새로운 ‘주의보’를 내보냈다.

‘자연사박물관…’은 풍요로운 우리 생명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자연사박물관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았다.미국 1,200개를 필두로전세계에 5,000개나 있고 북한도 하나 가지고 있는 자연사박물관이우리에겐 전무한 게 현실.자연사 박물관의 기능,전시영역 등과 함께생물다양성의 정의,국립자연사박물관의 추진현황 등을 생물학자인 저자의 자상한 해설로 들어본다.

손정숙기자 jssohn@
2000-11-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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