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BC ‘엄마야 누나야’

인터뷰/ MBC ‘엄마야 누나야’

전경하 기자
입력 2000-11-03 00:00
업데이트 2000-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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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시작하는 MBC의 새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대리모에게태어난 이란성 쌍둥이가 성(性)차이로 다른 운명을 걷다가 다시 만나면서 겪는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이란성 쌍둥이의 여자역은 ’이브의모든 것’에서 악녀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김소연이 맡았고 남자역은 시청자들에게 다소 낯선 신세대 연기자 고수가 맡았다.

*승리役 김소연.

“악역 아니예요.악역이면 안했을 거예요”.지난달 31일 ‘엄마야누나야’의 시사회장에서 만난 김소연은 이번에도 악역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하게 도리질을 했다.‘이브의 모든 것’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허영미의 이미지가 뚜렷하기도 했지만 사전에 배포된 ‘엄마야 누나야’의 시놉시스에는 그가 맡은 승리의 이미지가 악역에 가까왔기 때문이다.

“승리는 씩씩하고 자생력이 뛰어난 애예요.남들이 걱정할까봐 강한 척 할 정도로 착하기도 해요.성격은 좋은데 주위 상황이 너무 나빠안좋게 보이는 것 뿐이에요” ‘이브의 모든 것’이 끝난 뒤 악역 섭외가 계속 들어왔다.자신이악역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이 “너무 싫어” 다시는 악역을 하지 않으리라고 다짐까지 했다.작가(조소혜)가 김소연의 캐스팅을 결정한것은 ‘이브…’의 마지막 부분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때문이었다는 설명까지 덧붙인다.

‘이브의 모든 것’이 끝나고 촬영이 시작되기 전 한달동안 김소연은 여행을 주로 다녔다.친한 연예인으로 소문난 SES의 바다와 함께일본 도쿄에 일주일 머물렀고 강원도 횡천 외할머니댁에도 갔다 왔다.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중학교 1학년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와 함께 오른 북한산이다.“아빠는 매주 등산을 가셨고 저는 등산이 싫어 안 갔거든요. 이번에는 엄마,아빠랑 두번 등산을 함께 갔다왔다”며 뿌듯해 한다.

“그동안 미니시리즈 위주로 해와서 주말극을 해보고 싶었어요.이번 배역도 맘에 들었구요”.미니시리즈는 젊은 연기자 위주로 극이 흘러가,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은 반면 주말극은 선배들과 함께 출연해배우는 점이 많고 여러 사람이 함께 꾸려나가다 보니 여유가 있는 점이 좋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는 대리모로 나오는 장미희씨와 호흡을 맞추게 돼 이것저것 배우는 맛이 쏠쏠하다고 한다.그동안 해왔던 역과 달리 다소 거칠고 남성적인 승리 역도 꽤 맘에 드는 눈치다.정장 위주로 입다가 헐렁한 바지에 티셔츠를 걸치는 것이 편안하단다.

김소연은 앞으로는 멜로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다며 대표적인 예로 KBS2의 ‘가을동화’를 들었다.특히 은서역이 가장 탐이 난다고.영화는 제안은 많이 들어오지만 아직 때가 이른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경빈役 고수.

드링크제 광고에서 여자친구 손을 잡고 열심히 달리던 청년.“아직안 늦었지”라는 대사 다음에 그 집 앞에 앉아 숨을 고르던 친구가고수다.그뒤 시트콤 ‘점프’,‘가문의 영광’,‘논스톱’등에 출연했지만 시트콤들이 조기종영되고 인기를 누리지 못한 탓에 눈길을 끌지 못했다.그런 그가 MBC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의 중심 역할을맡았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남들이 불안해 하는데 저는 얼마나 불안하겠어요”.고수는 불안한속내를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경빈이 되자’는 것.그가 맡은 경빈은 부자집 외동아들로 주위사람들의사랑을 한몸에 받고 자란다. 그뒤 자신이 대리모를 통해 태어났다는사실을 알게 되고 여자라는 이유로 버려진 쌍둥이 여동생 승리를 만나면서 방황과 갈등을 겪다가 결국 여동생과 대리모를 받아들인다.

“대본이 18회까지 나왔어요.대본을 읽을수록,작가선생님을 볼수록눈물이 나고 오기가 생겨요.경빈을 그렇게 불쌍하게 만들수 있는지모르겠어요”라며 이를 앙다무는 고수는 바로 경빈이었다.

그는 이번 배역에 은근히 속상해 한다.좀 더 연습해 완벽한 자신을보여주고 싶은데 너무 일찍 사람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것이 아쉽단다.그래도 ‘엄청난 기회’를 위해 함께 출연하는 안재욱이나 고두심 등 모든 출연진에게 자문을 구한다.연출자와 작가랑 이야기를많이 하고 대본은 10번 숙독이 기본이다.촬영현장에서는 조명기사에게 까지 연기에 대한 도움을 받으려 애쓴다.

“제가 여자형제가 없거든요.그런데 경빈이는 누나만 셋이에요.여자들한테 살갑게 구는 게 아직은 낯설어요”.실제로 고수는 2남 중 막내다.무뚝뚝하고 애교부리는 것과는 담을 쌓아온 자신에게 여자들이많은 촬영현장은 어색하기만 하다.스스로 생각해도 숫기도 없다.인터뷰 초반에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사람들의 집중적인 질문을 받는 게 적응이 안돼서”라는 것이다.

고수는 현재 상명대 영화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가끔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편입했냐고 물어요.얼굴을 못봐서 그러나봐요.요즘은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도 올리고 그래요”.원광대 의상학과2년을 다니다가 다시 들어온 학교라서 그런지 유독 학교생활에 대한집착이 강해보였다.

전경하기자 lark3@
2000-11-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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