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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아지트 다스굽타 ‘무소유의 경제학‘

印 아지트 다스굽타 ‘무소유의 경제학‘

김종면 기자
입력 2000-08-08 00:00
업데이트 2000-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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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독립운동가이자 사상가인 마하트마 간디(1869∼1948).‘위대한 영혼’으로 불리는 그에게는 으레 탁발승 같은 풍모와 물레로 실을 잣는 모습이따라 다닌다.그 구도자같은 모습이 상징하듯 간디는 산업화와 기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간디는 과연 낡아빠진 경제관을 지닌 정신주의적 이상론자에 불과할까.

인도 출신의 경제학자 아지트 다스굽타가 쓴 무소유의 경제학-간디가 생각한 경제(강종원 옮김,솔 펴냄)에 따르면 간디의 경제철학은 성장주의 신화가 무너진 이 시대,새롭게 조명받는 ‘대안’ 사상이다.간디를 ‘경제학자’로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 저자는 간디가 남긴 어록을 통해 간디 경제사상의현재적 의미를 살핀다.

“기계들이란 대단한 것이긴 하나 끔찍한 발명품이다” “수요·공급 법칙은 사악한 법칙이다” “트랙터와 화학비료는 결국 인도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다” 경제학자로서의 간디를 이야기할 때 흔히 인용되는 말들이다.얼핏 들으면 시대착오적인 느낌이 들기에 충분하다.그러나 그 배경과 속뜻을 곰곰이 살펴보면 이내심오한 통찰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간디는 결코 자본주의 원리나 기계화의 효용,자유무역의 가치 등을 몰라서 물레를 이용한 농촌산업을 주창하고 외국상품 불매운동을 벌인 것이 아니다.나름의 철학적 바탕위에서 ‘간디주의’ 경제관을 세운 것이다.

간디는 종교도 경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믿었다.어떤 종교가 참된 경제적 토대를 무너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종교가 아니라고본 것이다.그는 도덕과 윤리,종교를 동의어로 보았다.그렇다고해서 간디가성자와 같은 자세로 청빈만을 강조한 것은 아니다.‘빈곤에 만족하는 청빈’을 곱게 보지 않았다.간디는 참다운 자비와 이기,부와 진실은 양립할 수 있다고 여겼으며 부당한 차별에는 맞서 싸웠지만 기계론적으로 경제적 평등을추구하지는 않았다.

간디의 경제사상 가운데 오늘날 우리가 한 번 새겨볼 만한 것은 부(富)는내 것이 아니라 잠시 맡아둔 것일 뿐이라는 무소유 사상,즉 ‘보관인 정신(trusteeship)’이다.이 보관인 정신은 1917년 러시아 혁명이후 인도에서 대두하기 시작한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이론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이것은 또한 간디의 자아실현 개념인 ‘사따그라하(진리파지) 운동’으로부터 자연스레 도출된 경제윤리이기도 하다.간디는 보관인 정신론을 토대로 노동자와 자본가의 동반자론과 토지공개념을 발전시켰다.저자는 이러한 간디 경제사상의특징을 ‘무소유적 개인주의’라는 말로 요약한다.

김종면기자 jmkim@
2000-08-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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