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감독의 ‘동감’ 오늘 개봉

김정권감독의 ‘동감’ 오늘 개봉

입력 2000-05-27 00:00
업데이트 2000-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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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학번 대학생 소은(김하늘)은 짝사랑하는 운동권 선배 동희(박용우)를 좇아다니다 얼떨결에 고물 무선기 한대를 손에 넣는다.

개기월식이 일어나던 어느날 밤,2000년을 살고 있는 대학생 인(유지태)과 교신을 주고받게 되는 것도 아마추어 무선통신을 통해서다.서로가 21년이나 떨어진 다른 시간대에 몸담고 있다는 사실을 두사람이 알 리가 없다.

소은의 첫사랑 동희는 70년대 군부독재의 암울한 시대를 힘겹게 고뇌하며 살아간다.최루탄이 난무하는 교정에서 데모를 하다 다리를 다친 그가 입원한곳은 하필이면 소은의 단짝친구 선미(김민주)가 있는 병실 아래층.날마다 무선통신으로 소식을 교환하던 소은은 ‘미래소년’ 인이 동희와 선미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거스를 수 없는 운명앞에 조용히 사랑의 끈을 놓는다.

김정권 감독이 만든 영화 ‘동감’은 전혀 딴세상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담았다.엇갈리는 시간,엇갈리는 만남이 영화가시작되면서부터 내내 관객을 마음떨리게 한다.

무선통신을 매개로 20년이란 세월의간극을 고민없이 들락거리는 ‘장난기’는 관객이 좋아할 청춘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빌렸다.

운명처럼 마주친 첫사랑에 가슴뛰고 헛되이 끝나버린 그 사랑에 안타까워하는 이야기 소재 역시 그렇고 그런 통속 멜로물로 떨어질 위험부담이 다분하다.몸부림을 쳐도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기에 더욱 감상적일 수밖에없는 회귀본능에 영화는 지나치게 기대려 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관객을 ‘동감’하게 만드는 힘은 딴 데 있다.무엇보다,아련한 첫사랑의 꿈을 돌려준다며 신파조의 어거지 눈물을 찍어내게 강요하거나 하진 않는다.잡음 지직대는 무선기는 아날로그 시대의 사랑이야기를 향수하려는 디지털 시대의 관객들에게 ‘낯선’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제격이다.

서울예대 동문인 감독과 시나리오를 쓴 장진 감독의 호흡이 맞아떨어졌다.작위적 이야기 구도가 늘어진다 싶으면 이내 코믹한 각본이 긴장을 일깨우는겨자소스로 끼어든다.김하늘은 청순하면서도 잔잔한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아주 모처럼만에 잘 소화해냈다.27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2000-05-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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