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자 변상섭씨 도올의 불교관 정면 비판

불교학자 변상섭씨 도올의 불교관 정면 비판

입력 2000-02-28 00:00
업데이트 2000-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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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학의 열풍’을 몰고 온 도올 김용옥씨에게 불교학자 변상섭씨가 도전장을 던졌다.변씨는 자신의 저서 ‘김용옥 선생 그건 아니올시다’(시공사)를 통해 도올의 불교관과 지식을 비판하고 나선 것.최근 도올이 펴낸 ‘벽암록’의 해설서 ‘話頭,혜능과 셰익스피어’와 ‘금강경 강해’를 대상으로삼았다.

저자는 한양대 영문학과를 졸업,인천 용화사 송담스님의 문하로 잠시 출가했다가 동국대 선학과 대학원에서 불교를 전공했다.세친보살의 ‘섭대승논석’(攝大乘論釋)을 역경원에서 완역한 바 있다.

그는 책에서 “도올의 책 두권을 보던 중 해설은 물론 번역이 틀린 데가 많아 올바르게 잡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힌다.

그는 ‘선이 반(反)불교인지’ ‘열반은 죽음인지’ ‘정토가 천국과 같은뜻인지’ ‘스님들이 하는 방(榜)과 할(喝)이 유치하고 치사한 짓인지’ 등에 대해 답을 내린다.이 질문들은 도올이 제기한 것이다.

먼저 그는 ‘벽암록’은 해설해서는 안되는 책이라고 일침을 가한다.즉 벽암록을 해석한답시고 나서는 것 자체가 선(禪)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선이란 언어와 문자로 표현이 안되는 불립문자(不立文字)의 세계이기때문이다.그 예로 갈등선(葛藤禪)이란 불교용어는 언어와 문자가 없는 세계를 어쩔 수 없이 표현할때 쓰는 말인데 도올은 이를 따지고 분석하는 실수를범하고 있다고 말한다.

번역의 잘못도 지적하고 있다.‘금강경’의 한 구절인 ‘一切賢聖 皆以無爲法 而有差別’은 ‘모든 성현은 무위법으로써 차별상이 있기 때문’이라는뜻인데 도올은 ‘일체의 성현들은 모두 함이 없는 법으로 이루어져 범인들과는 차별이 있기 때문이오이다’로 번역했다는 것.

저자는 “불교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바로잡고,더 많은 사람들이 불교와 동양철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올을 비판한 것”이라고 밝힌다.값 7,500원.

정기홍기자 hong@
2000-02-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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