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안정돼야 경제 산다

[사설] 금융안정돼야 경제 산다

입력 1999-09-20 00:00
업데이트 1999-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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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불안이 심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긴급 진화에 나섰다.경제정책조정회의가 지난 18일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최근 금융불안의진원지인 투자신탁회사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해주고 수신(受信)기반을 넓혀줌으로써 금융시장운용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주요내용은 최대 20조원의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조성,대우쇼크로 인한 투신권의 대량환매(예탁금인출)사태에 대비하고 투신사 펀드상품에 속해있는 채권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는 제도의 시행도 유보해서 수익률하락을막는 것 등이다.이와 함께 파이낸스사고에 대한 대책도 포함돼 있다. 그동안 금융시장은 대우가 발행한 채권이 편입된 수익증권 환매로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오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의 폭락장세가지속됐다.특히 대우채권 관련 수익증권의 80% 환매가 가능해지는 11월10일부터 대량의 환매사태가 발생할 경우 투신사 자금조달을 위한 채권투매-금리폭등-주가폭락-신용공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금융대란설’이 퍼지면서 시장상황은 더욱 악화됐던 것이다.이러한‘설’의 배경에는 정부지원을 유도하려는 투신권의 의도가 깔렸을 것이란 업계 지적도 있기는 하지만 금융불안을해소하기 위한 이번 대책은 더 늦기 전에 적절한 시점에서 취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과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투자자 불안심리를 충분히 씻어 줄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라 할 수 있겠다.투신사를 비롯한 금융권에서는 일단 이번 대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그렇지만 자금사정이 양호한 은행·보험회사 등이 공동출연하는 채권시장안정기금의 경우만 보더라도 구체적인 참여기관과 자금배분비율 등을 정한 뒤 기금목표액을 조성하기까지 적어도 1∼2개월정도 걸릴 전망이다.또 투신사들에게 일정기간 환매가 제한되는 신종 머니마켓펀드(MMF)등 새상품을 개발 판매토록 했으나 신규자금이 유입되기 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당국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후속적인 보완조치를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의 금융불안이 투신권에서보유하고 있는 대우채권에서 비롯되고있는 만큼 투신사 구조조정등을 통해서라도 이를 앞당겨 정리,시장불안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해야 제2,제3의 금융대란설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현재의금융불안은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는 국내경기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금융시장이 안정돼야 산업자금이 생산부문에 원활히 공급될수 있으며 실물경제의역동적인 회생이 가능한 것이다.금융불안의 시급한 해소는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999-09-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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