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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자유의 집(外言內言)

새 자유의 집(外言內言)

장정행 기자
입력 1998-07-10 00:00
업데이트 1998-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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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분단의 상징이자 남북을 잇는 유일한 통로가 판문점이다.때로는 남북간에 일촉즉발의 고성이 오가고 때로는 대치상황을 잊게하는 웃음소리가 나오는, 한반도의 긴장과 화해기류를 그대로 보여주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세계적인 명소(名所)다.그 판문점 안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남쪽의 자유의 집과 북쪽의 판문각이 마주하고 서있다.

남북회담대표를 비롯하여 간간이 남북간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내고 마중하는 연락사무소 겸 휴게소인 셈이다.

우리쪽 자유의 집이 크고 말끔한 새 건물로 지어져 9일 준공식을 가졌다. 지난 65년에 지어진 옛 건물이 낡고 비좁아 현대식으로 새로 지은 것이다.옛 자유의 집이 86평의 2층이었던데 비해 새 집은 1,437평에 4층건물로 규모부터 다르다.

새 자유의 집에는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가려는 국민들과 우리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우선은 남북연락사무소와 적십자연락사무소가 들어가지만 머지않아 남북이산가족들이 서로 만나 상봉의 기쁨을 나눌 이산가족면회소와 남북우편물교환소도 이곳에 설치되기를 기대한다.

건물 규모뿐 아니라 모양에도 간절한 통일의 염원이 스며있다.통일의 뜻을 실어 북으로 날리는 마음을 표현한 방패연(鳶)모양의 지붕이 그렇고 건물 양면의 곡선도 통일의 소망을 두손으로 소중히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 일행이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 북으로 갔고 금강산 관광길이 오는 가을부터 열리려 하고 있다.동해 간첩선 침투사건도 판문점 장성급회담을 통해 대화로 처리되고 있다.이제 판문점은 더이상 대결과 갈등의 장소가 아니라 교류와 협력의 장소로 바뀌어야 한다.

남북 화해·협력의 성과로 가장 먼저 실현해야할 과제는 수많은 이산가족의 상봉이다.우선 자유로운 서신왕래를 통해 가족들의 생사라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산가족의 아픔을 잘 알고있는 듯 북한도 지난 5일 평양방송을 통해 남한에 있는 이산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처음 방송하고 앞으로 매주 한번씩 방송할 것을 약속했다.“기나긴 세월 갈라진 부모 친척 친우들이 오가지도 못하고 서신거래조차 하지 못하는안타까움을 안고 살아왔다”는 평양방송의 멘트는 백번 옳은 말이다.북한측의 진심이 그렇다면 편지방송만 할 것이 아니라 서신왕래와 가족상봉을 허용해야 할 것이다.

새 자유의 집 준공으로 판문점이 이산가족 상봉의 기쁨으로 가득하게 될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1998-07-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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