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상담 자원봉사 박병헌씨

성폭력 피해상담 자원봉사 박병헌씨

박준석 기자
입력 1998-03-25 00:00
업데이트 1998-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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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 주저말고 전화 하세요”/24시간 운영… 최근 남성 피해자 상담 늘어

“성폭력 피해자들은 주저하지 말고 전화해 주세요.상담원들이 친절하게 그 해결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5년째 자원봉사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병헌씨(28).몇 안되는 자원봉사 남자상담원 가운데 최고참이다.

최근 들어 남성 피해자들의 상담건수도 늘고 있고 또 여성피해자의 남자가족이 상담을 하는 경우가 있어 남자상담원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다.

박씨가 상담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대학교 4학년 때인 지난 94년.졸업논문을 준비하는 친구를 따라 아무 생각없이 찾은 성폭력상담소에서 박씨는 우리나라 성폭력에 대한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작은 보탬이 되고자 곧바로 자원봉사 상담원을 택했다.

상담소는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박씨는 주로 야간 상담원 역할을 한다.공연기획사에 근무하는 박씨는 요즘 일주일에 한번 꼴로 밤새 상담을 해주고 있다.

박씨는 “성폭력에 대한 의식이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피해자들이 상담과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보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박씨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가해자들의 협박전화와 장난전화다.하루 50여통의 전화를 받지만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장난전화다.또 가해자들의 협박전화도 자주 걸려와 상담소측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담소 위치를 비밀로 하고 있다.박씨는 틈틈이 여성학,상담학 등 상담에 필요한 공부를 하고 있다.비록 7주간의 이론교육과 4주간의 상담실습을 마치고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아직 여성의 심리를 파악하는 데 있어 미흡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朴峻奭 기자>
1998-03-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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