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신학기제 도입 신중히(사설)

9월 신학기제 도입 신중히(사설)

입력 1997-03-23 00:00
업데이트 1997-03-23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9월 신학기제 도입은 신중히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다.교육개혁위원회가 21일 공청회에서 제안한 9월 신학기제 도입방안은 사회전체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점에서 성급히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현행 3월 신학기제의 비효율성을 개선한다는 것이 9월 신학기제 도입주장의 근거다.즉 겨울방학과 봄방학으로 쪼개지는 2월 한달의 교육적 낭비를 줄이고,활동하기 좋은 여름방학을 길게 해서 유용하게 활용하며,추운 계절에 입학시험을 치르고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의 심리적·신체적 위축을 없애주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또 국제화시대에 대부분의 선진외국이 우리와 달리 9월 신학기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학기제변경으로 얻는 그런 긍정적인 효과에 비해 파생될 문제점이 너무 많다.지난 61년이후 3월에 시작해온 새 학기를 9월로 바꾼다는 것은 단순히 새 학기의 시점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교육구조는 물론 사회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우선 초등학교 입학연령이 6개월 앞당겨지고 대학입시일정이 바뀌며 교과서내용도 상당부분 새로 써야 한다.기업체의 신입사원 채용시기도 조정해야 하고 모든 일을 연초에 계획하는 우리 사회의 관행속에서 예측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1월에 시작하는 정부 회계연도와의 차이도 문제다.

겨울철 수업시간이 늘어나는데 따른 난방비용추가 등 재정부담과 3월 학기에서 9월 학기로 전환하는 시기에 맞부딪치게 되는 2개 학년 학생의 수업결손 및 대학입시경쟁률 급증,시설수요문제도 만만치 않다.

대학입시와 관련된 작은 변화에도 극도로 민감한 우리 사회에서 9월 신학기제 도입은 교육개혁이 아니라 사회혁명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정치·경제적으로 어려운 이 시점에서 그런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무모하다.

1997-03-23 3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