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지역 북 경비병 대폭 증강/중국서 본 북한의 움직임

국경지역 북 경비병 대폭 증강/중국서 본 북한의 움직임

이석우 기자
입력 1995-07-08 00:00
업데이트 199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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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검거·밀수단속 강화 추측/이달들어 중­북 인·물적 교류 감소/북 “김 추모위해 7월엔 관광객 안받아”

김일성사망 1주기를 맞는 요즘 중국·북한 국경지역은 평온속에 여름을 맞고 있다.

6월부터 시작된 「백두산참관」길에 나선 한국관광객들이 단동과 도문시등 중·조 접경지대에 몰려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7월들어 두나라간 인적 왕래는 크게 줄고 있다.중국인 대상의 북한관광이 중단됐고 국경무역에 대해서도 북한세관의 조사가 엄격해져 외면적으론 인적·물적왕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북경·심양·단동등의 여행사들은 요즘 북한사정을 묻는 전화에 『북한측이 8일 김일성주석 1주기 추모를 위해 7월 한달동안은 여행객을 받지 않겠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단동시 관광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단동을 통해 3천여명에 가까운 중국인들이 신의주를 거쳐 평양∼개성∼묘향산∼판문점등을 여행하고 왔지만 이번 달에는 단체관광이 없다』고 말했다.

3박4일에 2천1백위안(20여만원상당),6박7일에 3천4백위안(32만원상당)의 비용중 상당부분을 얻는 북한이지만 아직은 외화보다는 추도행사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이 관계자는 토를 달았다.

단동시 보산촌 조선족 집성촌에 살고 있는 한 조선족은 『북조선에서 오는 친척방문은 거의 끊어졌다』고 지적했다.조선족 자치주 주도인 연길시 주민들도 『최근 북에서 오는 친척방문은 찾아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대신 국경지역에 북한 경비병의 수가 부쩍 증가했으며 대규모 군대이동도 눈에 띄고 있다고 한다.중국으로 넘어오는 북한탈출자들이 끊이지 않은데다 밀수 단속을 위해 이같이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 이들 주민들의 판단이다.

그렇다고 북경과 동북지역 조선족 사회가 북한과 멀어졌냐하면 결코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현재 연길에는 평양 만수대 예술단이 와 있고 인민예술가들의 작품이 연길시 하남지역 문연 미술전시관에서 전시되고 있다.또 지난 6월에는 중앙음악가동맹위원회가 발표회를 갖는 등 외면적인 왕래감소에도 불구,실제적인 교류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면적인 한국열풍에도 불구,북한에 대한 정서적인 친근감과 연대의식도 여전한 모습이다.중국의 조선족사회는 일부 친한·친북의 편이 갈리면서도 대부분은 무역·교류의 거간꾼 역할을 하기위해 양쪽을 오가며 남북의 화해물결을 기다리면서 한 건을 준비하고 있다.이들 조선족기업들은 김일성사망 1주기를 맞아 기업및 개인이름으로 된 화환을 준비해 북경의 북한대사관과 심양영사관등에 보내기에 여념이 없다.

유례없이 활발한 남북「무역일꾼」들의 물밑접촉도 「중·조」국경지역의 외면적인 왕래 감소와는 또다른 김일성사후 1년간의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평할 수 있다.북한의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물론 각 지방 무역총국의 무역일꾼들도 예전과 달리 중국내 「남조선」기업사무실에 먼저 전화를 하거나 찾아와 임가공이야기와 투자문제등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지난해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이같은 접촉을 통해 요즘 평양에서는 주택난등을 이유로 직장별로 10만명가량이 평양밖으로 이주됐고 앞으로도 대대적인 이주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아 평양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단동시의 한 관계자는 『신의주를 바라보고 있는 압록강변 개발구에 최근 아파트단지가 세워지고 급속히 개발되고 있는 것도 올 7월이 지나면 북한이 많이 변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과 무관치 않다』고 말하고 있다.<북경=이석우 특파원>
1995-07-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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