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집행력 취약… 「전국연대」 무산/전노대 파업선동 왜 실패했나

조직·집행력 취약… 「전국연대」 무산/전노대 파업선동 왜 실패했나

황성기 기자
입력 1994-06-30 00:00
업데이트 1994-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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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총련 등 임의단체 구성… 결집력 약해/개별사업장의 쟁의 계획과도 안맞아/일부 노조선 교섭에 「파업동참」 명분 이용하기도

「전국노조대표자회의」의 연대파업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철도·지하철 파업으로 비롯된 이번 파업사태는 이제 마무리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철도·지하철 파업의 장기화여부를 가름할 최대 변수였던 「전노대」의 연대파업이 이처럼 예상보다 쉽게 무산된 것은 「현대그룹노조총연합」등 법적 근거가 없는 4개 임의단체가 모인 회의체라는 조직구성의 한계로 인해 전국적인 동시파업을 지도할만한 집행력이 없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전노대」가 개별사업장의 복잡한 임금·단체협상 일정과 쟁의계획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철도·지하철 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방침을 철회시킬 목적으로 무리수를 던졌다는 시각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29일 현재 노동부가 「전노대」의 연대파업 지침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분류하는 사업장은 현대중공업·대동공업·한진중공업등 4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사업장마저도 노조가 「전노대」의 지침을 전적으로 수용했다기보다는 내부의 문제로 쟁의일정을 밟아가다 일정이 맞아 떨어져 연대의 양상을 띠었다는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특히 올해 노사분규의 핵심이 될 것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온 현대중공업도 외견상 「전노대」의 지침을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지난달 26일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그동안 쟁의의 수순을 밟아온 경우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6월말 부분파업및 한시적인 전면파업은 회사나 노조는 물론 노동부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했던 것이다.

27일부터 부분파업을 벌여온 현대중공업 노조는 29일에 이어 30일 전면파업을 벌인뒤 파업강도를 점차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부의 분석으로는 현대중공업의 임금및 단체협상은 오히려 예년보다 원만히 진행되고 있으며 파업을 지속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며칠간의 파업은 연대파업동참을 명분으로 회사측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전략으로 볼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대파업불참을 선언,사실상 「전노대」의 연대파업을 무산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던 대우조선노조의 경우 27일 회사측과의 협상에서 교섭최종안을 내놓은뒤 30일까지 회사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부분파업등 쟁의강도를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대우조선은 노조내부의 알력이 노사분규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나 회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용할 수 있다는 융통성을 갖고 있어 전면파업등의 극한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을듯 하다.

이처럼 올해 노사관계 안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양대노조의 움직임에 대해서 노동부는 비교적 낙관하고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의 노사교섭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고 장기파업등으로 이어질 경우 현대중공업 노조를 「현총련」의 실질적 리더로 생각하고 있는 다른 현대계열사 노조의 연대파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황성기기자>
1994-06-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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