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무시한 운항이 참사불렀다/보잉737여객기 추락 왜 일어났나

악천후 무시한 운항이 참사불렀다/보잉737여객기 추락 왜 일어났나

김만오 기자
입력 1993-07-27 00:00
업데이트 1993-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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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착륙시도… 3백20m야산 받아/회항지시 안한 관제탑의 방관도 문제

엄청난 인명피해를 낸 아시아나항공 보잉 737 국내선 여객기 추락사고는 무리한 운항때문에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참사였다.

악천후 아래서 착륙을 시도한 조종사와 착륙을 허용한 관제관계자들의 실수가 복합적으로 작용,참변을 부른것이다.

사고 여객기는 지난 90년6월 미보잉사가 제작,지난해 8월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비행시간은 7천2백95시간에 이·착륙횟수는 5천6백97회였다.

또 정비현황을 보면 지난 25일 A점검,지난 4월20일에는 B점검을 받아 기체나 엔진에는 이상이 없었다.

사고 여객기는 이날도 목포상공에 도착할때까지는 아무런 기체결함이나 엔진결함이 있다는 것을 무전으로 타전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안전수칙을 무시한 운항이 사고원인이었다는 것이 항공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시 목포공항 상공은 초속 18m의 비바람이 불고 안개까지 있어 최악의 착륙조건이었다.

또한 관제탑에서도 이같은 기상상황을 참작,조종사에게 착륙 불가통보를 내려 가까운 공항으로회항토록 지시했어야 함에도 방관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조종사가 착륙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도 억지로 착륙을 시도했던 까닭은 여름휴가철을 맞아 경쟁적으로 승객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는 항공사들의 운항관습과 무관하지 않다.

사고 항공기가 두번째 착륙 실패후 다시한번 착륙을 시도하려고 선회하다 불과 3백20m의 야산 중턱에 추락한게 틀림없으며 이는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조종사가 착륙에만 신경이 쏠려 고도를 너무 낮게 잡아 산을 보고도 상승하지 못했거나 산이 짙은 안개에 덮여있어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또 목포공항 자체가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닌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목포공항은 지난 70년4월에 개항했으나 73년 1월부터 항공기이착륙이 중단되었다가 87년부터 공사비 1백58억원을 들여 19년만인 지난해 7월 다시 개항했다.

당초 활주로는 1천1백60m였으나 활주로 끝에 있는 수심 15m의 해안을 매립,1천5백m 활주로로 확장했다.<김만오기자>

▷비행기사고일지◁

▲67년 4월8일=공군 C­46수송기 서울 청구동 추락. 사망 63명,중상 24명,실종 6명.

▲68년 8월21일=세기항공파이퍼기 경기도 안성군 추락 5명 사망.

▲78년 4월20일=KAL 구소련 무스크 강제착륙 2명 사망.

▲80년 11월19일=KAL기 김포착륙중 화재 16명 사망.

▲82년 6월1일=공군수송기 C123 성남시 상공추락 장병 53명 사망.

▲83년 9월1일=KAL기 사할린 역공에서 구소련 전투기에 피격 2백69명 사망.

▲87년 11월29일=바그다드발 서울착 KAL858 보잉707기 양곤상공서 실종,승객 승무원 1백15명 생사불명.

▲89년 7월27일=대한항공803 DC­10기 트리폴리공항 추락 사망 72명.

▲92년 2월14일=육군 204 항공대 UH1H헬기 경북 선산군 장천면 추락 사망 7명.

▲92년 8월13일=HL9924헬기 제주도 서귀포 해상서 추락 사망 1명,부상 9명.
1993-07-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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