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조원 청량음료시장 쟁탈전(업계는 지금…)

연 2조원 청량음료시장 쟁탈전(업계는 지금…)

육철수 기자
입력 1993-03-12 00:00
업데이트 1993-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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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 과즙·스포츠드링크 강세… 향음료 퇴조/자판기·휴대단말기 등 판매망 현대화

청량음료도 단순히 시원하고 달콤한 맛을 내는데서 벗어나 건강과 영양까지 생각하는 시대가 됐다.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의 청량음료 시장은 콜라와 사이다를 비롯해 약간의 향음료가 고작이었다.그러나 요즘은 천연과즙과 스포츠음료등 건강에 좋다는 수십종의 신상품들이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80년대 초부터 선보인 과일주스의 경우 최근 1백% 천연원액 제품이 인기를 누리자 음료회사마다 신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이때문에 원액이 50% 미만인 여러 종류의 주스들이 소리없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시판되는 1백% 천연주스는 줄잡아 10여종이 넘는다.이 가운데 귤을 원료로 한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 프리미엄」과 해태음료의 「선키스트 훼밀리주스」는 시판 2∼3개월만에 정상급 음료로 자리 잡았다.

○오렌지·사과 등 다양

오렌지에 비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지 못했던 사과주스도 경북능금농협이 지난해말 1백% 「천연능금주스」를 내놓으면서 판매량이늘어나고 있다.유명 업체들은 이밖에 파인애플과 포도를 사용한 1백% 천연주스를 잇따라 선보여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처럼 「1백% 천연」 바람이 부는 것은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스러워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87년부터 모습을 드러낸 스포츠드링크류는 무기질 이온음료로서 「기능성 음료시대」를 열었다.나트륨·칼륨·칼슘·마그네슘·비타민 C등 일반 식생활로는 얻기 힘든 영양소가 들어있어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

시판 중인 스포츠음료 가운데 아쿠아리스(코카콜라)·포카리스웨트(동아식품)·게토레이(제일제당)·이오니카(해태)·마하세븐(롯데칠성)등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혼전을 벌이고 있다.스포츠음료는 지난해 전년보다 57·9%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할만큼 소비자의 인기가 높아 음료업계의 사활이 걸린 품목이다.

○콜라·사이다 “꾸준”

오래 전부터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온 콜라는 지난해 4천8백66만상자(3백55㎖ 24병기준)가 팔려 전년보다 판매량이 1·1% 늘었다.사이다는 3천4백97만상자가 팔려 9·9%나 증가하는등 여전히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비해 환타,오란씨,써니텐등 향음료와 맥콜등 보리음료 및 암바사·밀키스등 우유를 함유한 음료들은 지난해 최고 65%까지 판매량이 줄었다.향음료는 13·7%가 줄었고 80년대 중반 사이다와 콜라 시장을 크게 잠식했던 보리음료와 우유함유 음료도 불과 5∼6년만에 사양세로 접어들었다.

청량음료 시장은 연간 1조7천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시장점유 비율은 롯데칠성이 37·3%로 가장 높고 코카콜라 24·4%,해태음료 23·9%,동아식품 4·7%,제일제당 2·7%,일화 2·1% 등의 순이다.

올해에도 이같은 순위가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그러나 천연주스와 스포츠음료 신제품에서 차츰 강세를 보이는 해태음료와 전통음료인 콜라에 의존하는 코카콜라의 2위 다툼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판매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로 증가할 경우 올해 청량음료 시장은 지난해보다 14% 정도가 늘어난 2조원에 이르게 된다.

○광고비 2천5백억

경쟁이 뜨거우면 광고전도 요란해진다.지난해 음료업체가쓴 광고비는 L사 1백91억원,H사 1백71억원 등 업계 전체로 2천5백억원이 넘는다.연간 국내 전체 광고비의 10%에 이르는 금액이다.

무리한 판매 경쟁은 덤핑이나 세금 계산서가 없는 무자료판매라는 고질적인 병폐를 불러일으킨다.최근 업계에서 유통질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사실 콜라와 사이다·스프라이트,천연과즙 10% 미만의 주스등을 제외한 청량음료들은 특별소비세 과세 대상품목에서 제외돼 있어 근원적으로 무자료판매가 가능하다.이에 따라 업체들은 자동판매기와 상품의 주문내용을 즉석에서 입력하고 본사등의 전체 재고를 수시로 파악할 수 있는 휴대용 단말기등 판매장비를 확대하는 새로운 유통망 정착에 힘쓰고 있다.

신제품 역시 건강 위주의 다양한 기능을 지닌 음료와 약리성 음료,소비형태의 변화에 맞춘 커피제품과 같은 고품질의 기호성 음료 개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육철수기자>
1993-03-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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