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과기교류/“선 공공기술,후 민간협력을”

남­북한 과기교류/“선 공공기술,후 민간협력을”

신연숙 기자
입력 1992-12-12 00:00
업데이트 199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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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단체총련 워크숍서 양쪽 현황비교·전망/남/실험기 최신… 공동 첨단연구/북/기초분야 미 정보 활용 증가/학술용어통일 등 동질성 회복후 공동사업 바람직

91년 첫 연길 남북과학기술자회의에서 기약했던 92년 평양(혹은 서울)대회 개최가 성사되지 못한채 올해가 저물고 있다.남북과학기술자회의를 주도해 온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10일 「북한의 과학기술과 남북한 교류전망」을 주제로 한 워크숍을 서울 타워호텔에서 갖고 중단된 남북교류 촉진방안을 논의했다.이 자리에서는 남북한의 과학기술수준에 대한 계량적인 비교분석과 함께 선 공공기술협력및 표준화작업,후 민간산업및 대규모기술협력사업추진을 골자로 하는 단계별 교류추진방안이 제시돼 과거보다 한차원 심화된 논의가 진행됐다.

▷남북한의 기초과학비교◁

고려대 정봉영교수(화학과)는 『북한의 논문발표수,연구인력은 분야에 따라 남한의 10분의1∼5분의1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연구내용은 북한이 목적성에 바탕을 둔 응용연구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남한은 순수기초연구와 첨단연구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남한은 2명이상의 공동연구형식이 많고 인용자료의 최신성,실험기자재의 고급성이 돋보였으며 북한은 단독연구가 많고 연구기자재가 대학이나 연구소 수준에 머물러 첨단생물학 등의 연구는 기초기술 습득을 위한 모방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북한의 논문은 모두 한글로만 씌어졌고 전문용어의 한글화가 진전되고 있었지만 영어식 표기를 그대로 사용한 것도 적지 않아 미국 등의 해외정보활용이 증가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환경◁

국제환경문제연구소 안기희소장은 『북한은 86년 환경보호법을 제정했으나 실현의지는 약해 대기오염·수질오염정도가 심각하다』고 밝혔다.특히 함흥·청진·김책·문천·정주·남포·해주지구 등 공업지역은 맑은날에는 1㎞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이다.

▷과학기술교류방안◁

고려대 조용범교수(경제학)는 『과학기술교류는 경제협력에 관한 상호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협력을 보다 광범위하고 풍부하게 해줄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분야』라고 전제하고 『이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사회적 장벽해소에 의한 남북한간의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것이 시급하며 보다 실질적인 과학기술교류를 추진해나가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목표를 세우고 중점교류 및 협력분야를 정해 교류체제를 발전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교통·통신·남북교류조정기구설치등 교류여건을 마련하는 사전준비단계에서부터 ▲교류가 시작되는 초기단계 ▲확대단계 ▲성숙단계에 이르는 4단계 추진론을 제시했다.초기단계에서는 남북한 동질성 회복을 우선적으로 고려,산업표준제정·용어통일·학술대회 개최 등을 추진한다.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사전공동편찬·한글워드프로세서개발·문화재공동개발·생태계조사 등이 검토될 수 있다.이어 협력기반이 조성된 이후 확대단계에서는 기초과학기술분야에서 남북한 상호방문연수나 기술교육·초빙교수제 등이 가능하고 산업기술분야에서는 농업과 축산업·경공업분야에 차례로 한국이 기술지원을 한다.마지막으로 성숙단계에 이르면 교류촉진을 위한 법률·재정적 지원방안 마련과 함께 기초기술분야에서는 예보분석기술·공해대책기술·에너지보존기술 및 토목건설기술 등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산업기술분야에서는 석유정제·금속·재료기술정보의 교류와 자동차 컴퓨터 반도체통신분야교류,신소재공동개발사업 등을 추진하도록 한다.<신연숙기자>
1992-12-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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