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진∼개도국 교량역 맡겠다”(노 대통령 유엔여로)

“한국,선진∼개도국 교량역 맡겠다”(노 대통령 유엔여로)

임춘웅, 이경형, 김명서 기자
입력 1992-09-23 00:00
업데이트 1992-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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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회원국 원수자격 2번째 연설/가네브의장,노 대통령 불가리아 방문 초청/부시,보좌관통해 “한미정상회담 못해 유감”

○…노태우대통령은 22일밤(한국시간) 제47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유엔본부에 도착,먼저 갈리 유엔사무총장을 면담한 뒤 인도네시아라운지로 이동,잠시 휴식을 취하고 테이머 유엔의전장의 안내로 본회의장에 입장.

노대통령은 갈리 총장과의 면담에서 한국이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지지,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유엔이 한국인 직원을 보다 많이 채용해 줄 것을 주문.

갈리총장은 이에 『한국인직원 채용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고 노대통령의 남북관계개선 노력과 북방외교의 성공적 전개에 대해 관심을 표명.

갈리총장과의 환담이 끝난뒤 노대통령은 가네프 총회의장과도 잠시 인사를 나누었는데 불가리아 외무장관인 가네프의장은 『한국과 불가리아 양국의 관계가 더욱 진전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노대통령의 불가리아방문을 초청했으며 노대통령은 가네프의장의 방한을 초청.

노대통령은 스토얀 가네브유엔총회의장이 환영인사와 함께 연설을 요청하자 연설대에 등단,유엔회원국 국가원수자격으로 두번째가 되는 총회연설을 시작.

노대통령은 연설서두에 『유엔에 새로 가입한 회원국들에 충심으로 환영의 인사를 드린다』며 회원국 국가대표로서 인사를 한뒤 연설전반에 걸쳐 남북한관계와 동북아정세 뿐만 아니라 저개발과 기아문제,인권과 난민문제 그리고 환경보전문제등에 관해 광범위하게 언급하는등 유엔회원국으로서 국제사회문제 전반에 관한 우리정부의 관심과 입장을 피력.

노대통령은 『우리는 폐허위에 일어나 불과 한세대의 짧은 기간에 세계 12위권의 무역국가로 성장했다』고 우리의 성취에 대한 자부심을 펴보인뒤 『한국은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사이에 교량역할을 해가고자 한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독특한 역할」을 강조해 주목.

노대통령은 남북한관계에 언급,『나는 남북한의 젊은이들에게 왜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눈채 긴장과 희생의 나날을 보내어야 하는지,설명할 말을 찾을 수없다』며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토로한뒤 『그러나 멀지않아 남과 북은 한 얼을 확인하고 깊은 믿음을 회복해 평화통일의 위업을 달성할 것』이라고 남북통일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

이어 노대통령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더 크게 기여하는 통일한국의 첫 국가원수가 이자리에 설때 우리국민은 여러분의 가슴에서 울려나오는 더 큰 박수를 기대할 것』이라고 연설을 끝맺자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화답.

노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가네브유엔총회의장이 감사의 뜻을 표했으며 노대통령은 연단 뒤편 부속실로 이동해 총회의장·사무총장과 작별인사를 나눈뒤 테이머의전장의 안내로 현관으로 나와 유엔본부를 출발.

○…노대통령은 유엔연설에 앞서 21일 하오(한국시각 22일 상오)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미국의 스코크로프트백악관안보보좌관 이글버거국무장관대리와 와타나베일본외상을 차례로 접견,북한의 핵문제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

이날 하오3시15분(한국시간 22일상오 4시15분)노대통령을 예방한 스코우크로프트보좌관은 먼저 『부시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갖지 못하게 된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부시대통령은 이와함께 곧 있을 각하의 역사적인 중국방문과 한·중정상회담이 반드시 성공하기 바란다고 말씀하셨다』고 인사.

이어 노대통령을 예방한 와타나베 일본외상은 미측보다 더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북한의 핵개발의혹에 대한 일본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김학준청와대대변인이 전언.

와타나베장관은 특히 일·북한수교문제에 언급,『남북 핵상호사찰이 이뤄지기 전에는 일·북수교에 적극 임하기 매우 어렵다』며 『현상황에 비춰 일·북완전수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거듭 강조.<뉴욕=임춘웅·이경형·김명서특파원>
1992-09-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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