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사상최고」라는 불명예가 윤화통계에서 이루어졌다.지난해 교통사고 최종집계는 하루 35.8명꼴인 1만2천8백74명이 숨지고 또 무려 하루 8백88.6명꼴인 32만3천6백30명이 부상했음을 알리고 있다.90년대비,사망자 4.4%증가라는 수치도 있다.답답하고 창피하다.왜냐하면 이 사망률은 이미 「세계최다」였는데 더욱 그 자리를 굳혀 가고 있기 때문이다.◆교통사고 사망자 비교는 인구 10만명당 몇명이냐로 본다.우리는 지금 29.9명,미국은 19.8명,일본은 9.1명,스웨덴은 7.6명 등이다.하지만 이런 수치로는 별로 실감을 전달하기 어렵다.우리 감각으로 하자면 매년 면단위 인구가 죽는다라고 하는게 더 낳을지 모르겠다.또는 연 재산피해가 2천억원을 넘는다라고 하는 것도 표현은 될것이다.이는 국민총생산액의 1%를 넘는 것이기도 하다.◆사망자의 20%가 26∼35세의 연령층이라는 사실도 조금은 유심히 봐야 한다.이 왕성한 생산력의 연대가 거의 죽지 않아도 될 교통안전부주의로 죽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한심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한번 더 세계적으로 낯 뜨거운 것은 해마다 사망자의 20%는 또 어린이 참변이라는 점이다.어린이 사망비율이 이렇게 높은 나라는 없다.◆90년 사고분석에서 사망자의 30%가 사고발생 때 핸들·유리·좌석 등에 부딪쳐 죽었다는 항목이 있었다.우리 자동차가 깡통처럼 허약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 넘어가긴 어렵다.역시 운전자 스스로 안전띠 등의 규칙을 어겼기 때문이다.올해 분석에는 난폭과 과속운전이 지적되는 모양이다.음주운전도 늘어났다.정부가 올해를 교통사고 줄이기 원년으로 선포한 일에 그 경각심을 높이는 자료로서는 이번 윤화통계가 극적일지 모른다.◆그러나 이런 수치를 지금 몇년째 해마다 보아오면서도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실은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교통사고 줄이기야말로 운전자 개개인의 의식개혁 밖에는 길이 없는 일이다.죽고나서는 고쳐볼 일도 없다.
1992-01-08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