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해산“ 실언으로 파벌서 등돌려

“국회해산“ 실언으로 파벌서 등돌려

이창순 기자
입력 1991-10-05 00:00
업데이트 1991-10-05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가이후 일 총리 「재출마 포기」 배경/정치개혁안 폐기 반발이 화 자초/미쓰즈카·와타나베·미야자와 3인 각축/최대 파벌 다케시타파 제휴가 관건으로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일본총리가 자민당 총재선출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집권 자민당의 총재선출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또한 집권당 총재가 자동적으로 총리가 되는 정치관행에 따라 자민당 총재선출이 실시되는 오는 27일 일본총리도 바뀌게 된다.

가이후총리는 자신의 지지기반이었던 집권 자민당의 최대파벌 다케시타(죽하등)파의 지지를 더이상 받을 수 없다고 판단,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가이후총리는 그동안 다케시타파의 지원을 바탕으로 재집권 가능성이 높았으나 최근 가이후총리가 정치개혁안 폐기에 대해 국회해산을 운운하는등 강력히 반발하자 다케시타파가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자민당 총재선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다케시타파는 가이후총리를 버림으로써 다케시타파는 자파의 후보를 내든가,아니면 다른 파벌과 막후 협상을 벌이든가의 두가지 선택을 남겨두고 있다.

다케시타파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후보로 내세울 마땅한 인물이 없는 형편이다.다케시타의 후계자로 키워온 하시모토 류타로 대장상은 대형 금융스캔들로 큰 상처를 입었으며 오자와 오치로(소택일낭)전간사장도 도쿄지사선거의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데다 와병중이다.

다케시타파는 가이후총리의 재집권시도에 강력히 반발하며 「협조적」태도를 보여오고 있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전대장상,미쓰즈카 히로시(삼총박)전외상,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전통상상등 파벌지도자들중 어느 한사람과 제휴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3개 파벌중 비교적 다케시타파와 가까운 파벌은 미쓰즈카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양자의 제휴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다른 파벌과의 제휴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독자적인 후보를 내세워 한판승부를 겨룰 가능성도 적지않다.

다케시타파가 차기 총리선거무대에서 주역임이 확실하지만 미야자와파·미쓰즈카파·와타나베파가 「연합」할 경우 이들도 총재선출의 큰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개 파벌은 가이후총리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사실상 지금까지 「연합전선」을 펴왔다.이들은 가이후총리가 강력히 추진해온 소선거구제로의 전환을 포함한 정치개혁을 폐기시켰으며 결국 가이후총리의 총재선거불출마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일본의 정치분석가들은 이들 3개파벌은 지금부터는 서로 독자적인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어느 파벌 지도자도 쉽게 총재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정치분석가들은 3파연합도 실패하고 후보출마도 없는 가운데 가이후총리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도 차기지도자를 선출하기가 어려울 경우 자민당내 원로들이 난국수습 차원에서 다케시타전총리에게 재집권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

그러나 차기총리선출을 위한 여러가지 시나리오만 있을뿐 아직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 하지만 가이후총리의 불출마 선언은 하나의 시나리오를 줄이면서 본격적인 선거정국의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도쿄=이창순특파원>
1991-10-05 4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