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대중집회,장외투쟁인가(사설)

다시 대중집회,장외투쟁인가(사설)

입력 1990-07-22 00:00
업데이트 1990-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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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임시국회에서 빚어진 여야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끝내 해소되지 못한 채 결국 야권이 장외투쟁에 나서는 단계에 이르렀다. 평민·민주당과 재야세력이 대규모 집회를 가진 것은 정치의 원내수렴이라는 측면은 물론 지난날 정치적 구태의 재연이라는 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정치적 집단의 집회는 항용있는 것이고 그것이 때로는 효율적인 대중접촉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번 야권집회의 성격과 내용은 국민적인 공감을 얻기 어려운 측면이 없지 않다.

야권이 거대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저항하는 정치행태면에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극렬한 대여성토는 물론 그 내용이 국회해산이나 총선거 촉구에 이르고 보면 투쟁의 전술로서는 유용할지 모르나 국내외적 정세에 비추어 적합한가 하는 점을 헤아렸어야 했다.

우리는 먼저 야권의 성급한 장외투쟁이나 대규모 집회가 지금 시기에 비추어 명분을 갖추지 못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특히 파행국회이후 여당과의 대화시도마저 외면하고 강행했다는 점에서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이른바 거대여당도 그러하다. 원내에서 비롯된 야당과의 대립과 갈등을 주도적으로 해소하지 못하고 야당으로 하여금 장외로 나가도록 한 여당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오늘날 정국의 위기상황과 관련하여 우리가 거듭 지적코자 하는 것은 우리 정치권이 보여주고 있는 민주의정 운영의 미숙성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정치력의 빈곤이랄 수 있다. 작금에 걸쳐 급속히 변전하는 국내외 정세의 풍향과 진운에 한순간만이라도 주목한다면 이같은 정치적 파행은 정치권 스스로 막아낼 수 있다고 본다. 지금 때가 어느 때이고 국내외 정세 추세가 어떠한데 의정단상이 그 지경에 이르렀고 급기야는 장외투쟁이다,국회해산이다 하는 정치적 구태를 드러내고 있는가.

우리가 알기로는 지난번 난장판과 다름없는 임시국회가 끝난 뒤 여야는 문제해결을 위한 단한번의 공식접촉이나 막후대화를 갖지 않았다. 제각기 자기들 소속집단의 정비에만 바빴고 정치의 상대성을 외면했으며 이기적인 당리당략에만 급급했다. 오늘날 우리 정치의 위기상황은 여기서비롯된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에도 문제는 있다. 적어도 그들이 합당할 당시에는 정국의 안정과 정치발전을 깊이 의식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결과는 다르다. 여당으로서의 국회운영도 미숙했고,사태이후의 수습노력에도 소홀했다. 장외로 나가겠다는 야권에 대해서도 거의 속수무책이었다. 임시국회 폐회이후 평민·민주당의 행태에 대해서는 물론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매우 따갑다는 사실에 여야는 주목해야 한다.

지금 야권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 국민적 대표성을 갖는가 지역주의와 특정계층에 편중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게다가 장외투쟁과 야권통합을 연계시켜 정치적 바람을 일으키려 한다면 그 또한 바람직한 정치발전에 역행하는 행태임을 알아야 한다. 여야는 밖으로 나간 정치를 원내로 수렴하고 위기국면을 되돌리기 위해 지금 곧 대화와 타협에 나서야 할 것이다.
1990-07-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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