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파업 “강행” “저지”… 노동절비상/현중사태후 노동계ㆍ정부동향

연대파업 “강행” “저지”… 노동절비상/현중사태후 노동계ㆍ정부동향

이정규, 황진선 기자
입력 1990-05-01 00:00
업데이트 1990-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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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탄압」간주,대거 동참 움직임/노동계/파업선동 법질서 회복차원 엄단/정부/재야ㆍ학생단체 가세땐 장기화 가능성

「전노협」과 마창노련ㆍ현대그룹계열사 노조들이 현대중공업 사태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 항의,5월1일을 계기로 연대파업에 들어가기로 함으로써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이같은 총파업움직임은 시기적으로 민자당 창당대회와 5ㆍ18광주민중항쟁 10주년 기념일과 맞물려 있어 「전대협」 「전민련」등 학생단체와 재야단체까지 가세해 전국적인 연대투쟁으로 번질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현대계열사노조연합◁

현대자동차가 5월1일과 2일 이틀동안 시한부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다른 계열사들도 이에 동조할 움직임이며 특히 현대자동차가 그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현총련」을 주도하고 있는 점으로 볼때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또 울산지역 12개 계열사 이외에도 서울지역 3개사도 동조파업에 들어갈 태세여서 사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노조측은 경찰병력 즉각철수,연행근로자 석방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측은 『협상대상이 아니며 불법과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세영회장은 이날 회사간부들과 노조사무실및 작업장을 돌며 근로자들에게 작업에 복귀할 것을 설득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현대자동차노조는 우선 시한부파업을 벌인뒤 3일 대의원대회등을 열어 파업계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날의 결정에 따라 수습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마산ㆍ창원ㆍ인천등◁

마창노련은 30일 상오 노련사무실에서 10개사노조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30일 밤부터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산하 60여개노조도 30일하오 2시간씩 현대중공업사태보고및 규탄대회를 가졌다.

한국노총도 1일 상오11시 서울잠실체육관에서 「노동절기념경축행사」를 갖고 현대중공업등 정부의 노동운동탄압에 공식항의하기로 했다.

▷전노협◁

지난 1월22일 발족이후 운동단체로서의 조직력을 갖춤으로써 「지역ㆍ업종별 노조전국회의」때보다 투쟁역량이 크게 강화되었고 현장노동자들의 노동운동 탄압과 사회현실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 산하 5백50여개 노조의 19만여 조합원 가운데 상당수가 5월1일 동시파업에 들어갈것으로 보고있다.

29일 서울대에서 열린 비상중앙위원회에 참석했던 한 간부는 『참석자들이 한결같이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불만을 전달하면서 더 물러설 경우 「전노협」의 존립기반과 존재의미가 상실될 것이라는데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노협」은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에 대해서도 『지난해말부터 가중되어온 노골적인 노동탄압 행위로 인해 어차피 합법투쟁은 불가능 해진 상황』이라면서 『노동운동 탄압에 대항해 생존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위해 싸우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밝혔다.

「전노협」은 5월1일 총파업에 동참하지 못한 노조는 집단조퇴나 월차휴가 형식의 태업을 벌인뒤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노동계의 연대파업 움직임에 대해 강경대응할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들은 「전노협」등의 연대파업선동이나 파업조장행위는 형법상의 업무방해교사및 방조와 노동쟁의조정법상의 제3자개입혐의로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최근 흐트러진 법질서 준수의식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속자가 늘어나더라도 노동관계법위반자는 엄하게 처벌받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동부는 또 일반사업장의 동조파업 움직임 등을 막기 위해 전 행정력을 동원해 행정지도에 나서는 한편 집단행동이 발생했을 때에는 중앙에서 특별기동반을 보내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노동부는 「전노협」가입노조가 연대파업에 들어갈 만큼 조직력과 응집력을 갖고 있지 못할뿐 아니라 파업에 들어가려해도 대부분의 노조에서는 조합원들이 노조집행부의 의견을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한 관계자는 「전노협」이 29일 비상대의원총회에서 전국적으로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지만 같은날 하오 서울 성문밖교회에서 열린 「서울지역 노동조합협의회」회의에서는 『지도부가 결정했다고 해서 조합원이 따라 줄것 같으냐』는 의견이 제시돼 격론이 벌어졌다고 전하면서 『이같은 예로 보더라도 전국적인 파업은 불가능할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계자들은 이에따라 5월1일을 전후해 연대파업에 동참할 「전노협」가입 노조는 이미 노동쟁의발생 신고를 낸 25개 노조를 포함,30곳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계열사 노조들도 현재는 현대중공업 근로자들과의 동료의식 때문에 다소흥분된 상태이기는 하나 현대자동차,현대중장비,현대종합목재등 3곳을 제외하고는 2∼3일안에 평온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있다.

▷전망◁

노동부의 이같은 예상에도 불구하고 「전대협」과 「전민련」등이 「전노협」과 연대투쟁에 나설 경우 5월 한달은 전국이 KBS및 현대중공업사태의 후유증으로 계속 시달릴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나름대로의 이슈를 찾지못해 애쓰고 있던 「전대협」이 이번사태를 돌파구로 삼아 점거농성등 과격투쟁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주택문제와 물가정책등 정부의 실책에 대한 근로자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아 임투기간인 5월한달 동안의 단체교섭은 어느정도 진통을 겪게될 수밖에 없을 것같다.<이정규ㆍ황진선기자>
1990-05-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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