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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매매 테러 근저엔 北무슬림·南기독 갈등요인도

소녀매매 테러 근저엔 北무슬림·南기독 갈등요인도

입력 2014-05-07 00:00
업데이트 2014-05-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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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 건설 목표’집권’ 부유한 남 vs.빈곤한 북 구도까지

지난달 300명에 가까운 여학생을 집단 납치한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1년 전인 지난해 5월 여학생들을 납치해 내다 팔겠다고 공언했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보코하람 대원의 아내와 자녀를 체포한 데 대한 보복으로 여학생들을 집단 납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지난 4월 14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동북부 보르노주(州) 치복시(市)에서 공언은 현실화됐다. 약 300명의 여학생들이 한밤중에 학교 기숙사에서 납치됐고 탈출한 50여 명을 제외하고는 200여 명은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는 형편이다.

여학생 납치의 배경에는 나이지리아에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보코하람의 목표가 깔려있다.

현지 하우사어(語)로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의 단체명을 내건 보코하람은 서구식 교육을 하는 학교에 총기를 난사해 학생 수십 명을 죽이는 테러를 반복해왔다.

2월 요베주(州)와 아다마와주(州)의 중등학교에 난입해 80명 넘는 학생을 살해하고 지난해 7월과 9월에도 같은 지역 학교 기숙사에서 40여 명씩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1년새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학생만 수백 명에 달한다.

이들의 테러가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동북부와 수도를 중심으로 무차별 테러를 자행해 올해 1∼3월에만 1천500명 이상을 살해하는 등 5년간 보코하람에 희생된 민간인 수가 4천 명이 넘는다.

여학생 300명이 납치됐을 때 학교 교장이 미국 CNN 방송에 “마을 전체가 피해 부모를 안타깝게 여기고 있지만 주민들이 크게 놀란 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나이지리아 동북부 지역에서는 보코하람의 테러가 일상화된 형편이다.

보코하람은 모하메드 유수프가 창설해 2000년대 초반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정부군과의 충돌해 7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활동이 두드러졌다. 2011년 8월엔 수도 아부자의 유엔 본부를 공격해 20여명을 숨지게 한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무차별 약탈과 테러를 자행하며 세를 키워 지난해 미국 정부가 테러단체로 공식 지정하기에 이르렀으며 알카에다와도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코하람의 득세에는 기독교 중심의 부유한 남부와 무슬림 중심의 빈곤한 북부로 양분된 나이지리아의 정치 지형이 일조하고 있다.

남부 출신인 굿럭 조너선 대통령이 2011년 대통령에 선출됐을 때 북부에서 격렬한 반대 시위가 일어났으며 북부 지도자 상당수가 취임식에 불참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

북부 출신이었던 전임 대통령 우마루 야라두아 시절에는 남부 유전지대인 니제르델타의 부(富)를 고르게 나눠야 한다는 무장단체의 테러가 이어졌으나 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는 정권에 반대하는 보코하람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 등 외신들은 분석했다.

북부 지역의 빈곤과 차별이 청년들의 보코하람 가입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보코하람의 현 지도자 셰카우는 나이지리아의 무슬림이 기독교도에게 박해받아왔으며 조너선 현 대통령이 박해에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세를 불려왔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6월 보코하람의 테러가 심각한 보르노와 요베, 아다마와 등 동북부 3개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보코하람 소탕 작전을 펼쳐왔으나 보복 테러로 이어지는 악순환만 계속돼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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