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반도 많은 미군 주둔 이해 안돼…‘얼간이’ 그만될 것”

“트럼프, 한반도 많은 미군 주둔 이해 안돼…‘얼간이’ 그만될 것”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6-22 06:55
업데이트 2020-06-2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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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회고록 “트럼프, 한미훈련은 물론 한국전 참전도 이해 안돼”

역사 새로 쓴 세 정상
역사 새로 쓴 세 정상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을 배웅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MDL)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한반도에 대규모 주한미군이 왜 주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는 ‘얼간이’(chumps)가 되는 것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동맹 인식을 여실히 드러낸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간 낭비”라며 비핵화에 대한 부정적 입장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오는 23일(현지시간) 공식 출간되는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인 지난 2018년 7월 6∼7일(한국시간) 이뤄진 3차 방북에 대한 결과를 보고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통화를 소개한 부분에 나오는 내용이다.

회고록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5일과 6일(미 현지시간) 방북 상황 보고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두 차례의 통화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어떠한 영향을 갖고 있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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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CNN 김정은 허위보도”
도널드 “CNN 김정은 허위보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브리핑을 하며 CNN기자를 가리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0-04-24 08:39:38
트럼프 “왜 美가 한국전 나가 싸웠는지 이해 못 해”
존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과 볼턴 전 보좌관이 통화 당시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 연습’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왜 한국전에 나가 싸웠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여전히 한반도에 그토록 많은 병력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계속 중얼거렸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에 썼다.

전쟁 연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칭하던 표현이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내지 폐지 요청에 즉흥적으로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돼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의 다른 대목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완전히 떠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적기도 했다.

최근 주독미군 감축 문제와 맞물려 주한미군 감축론이 대선 국면에서 공론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한미동맹의 핵심축이라 할 수 있는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근본적인 인식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럼프 쳐다보는 볼턴
트럼프 쳐다보는 볼턴 2018년 5월 볼턴(왼쪽)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리비아 모델’ 언급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의 자리에 배석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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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은 모습. 2019.7.1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은 모습. 2019.7.1
연합뉴스
트럼프 “북한 문제 ‘시간 낭비’ 비핵화 안 원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대단치 않게 여겼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중국의 역할이 주시할 가치가 있긴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평가가 더 정확했다고 기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다시 북한 문제로 화제를 돌려 “이는 시간 낭비”라면서 “그들은 기본적으로 비핵화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회담을 가졌으나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은 불발, ‘빈손’으로 돌아왔다. 북미는 종전선언과 비핵화 조치의 선후 관계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렸으며 북한 측은 미국에 대해 ‘강도적 요구’를 했다고 비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통화가 끝날 때까지 폼페이오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사인이 담긴 선물인 엘튼 존의 ‘로켓맨’ 시디를 전달했는지에 대해 물어보며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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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앞에서 대화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2019.7.1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앞에서 대화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2019.7.1 연합뉴스
트럼프 “北 신뢰 구축? 허튼 소리”
폼페이오 장관이 당시 통화에서 북한이 비핵화 전에 체제 보장을 원하며 검증은 비핵화 후에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 구축은 허튼 소리”라고 했다고 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대해 ‘제재를 약화하려는 전통적인 지연 전술’이라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을 두고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이 누구와 대화하기를 원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촌평했다.

또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며칠 뒤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데 대해 한국 측도 놀랐으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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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VIP실에서 악수하는 북미 정상의 모습. 2019.7.1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VIP실에서 악수하는 북미 정상의 모습. 2019.7.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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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북미 정상
손잡은 북미 정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자유의 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6.30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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