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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이어 車·농산물·옷까지… 미·중·유럽 ‘무역 3대축’ 전면전

철강 이어 車·농산물·옷까지… 미·중·유럽 ‘무역 3대축’ 전면전

한준규 기자
입력 2018-03-04 22:20
업데이트 2018-03-0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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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트럼프發 무역전쟁

EU, 할리 데이비슨·청바지 조준
中 “미국산 농산물에 보복 관세”
트럼프 지지층인 백인 농민 겨냥
캐나다도 “용납못해” 반격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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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힌 다음날인 2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주요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자 관계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오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9.63 포인트(0.93%) 하락한 2만 4379.35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6 포인트(0.51%) 낮은 2663.91를 기록했다.  뉴욕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힌 다음날인 2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주요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자 관계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오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9.63 포인트(0.93%) 하락한 2만 4379.35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6 포인트(0.51%) 낮은 2663.91를 기록했다.
뉴욕 AP 연합뉴스
미국의 수입 철강 관세 폭탄에 유럽연합과 중국, 캐나다 등이 반발하고 미국은 이에 더욱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등 난타전이 전개되고 있다. ‘3대 경제권’인 미국·유럽연합(EU)·중국이 모두 연관된 일이어서 파괴력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품목도 철강에 이어 자동차와 농산물, 의류, 주류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3일 밤(현지시간) 미 하버드대 강연에서 “유럽 산업과 세계 무역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EU가 미국의 관세 방침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EU는 이들(미국산 제품)을 타깃 삼아 강력히 대응할 준비가 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 관세 폭탄에 대한 맞대응을 예고했다. EU는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 상품인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버번 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를 정조준했다.

철강 수출 1위 국가인 캐나다는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의 성명을 통해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규제가 가해진다면, 우리의 무역 이익과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미국이 철강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양국 간 심각한 관계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콩)와 수수 같은 농산물에 보복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백인 농민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응 단계를 높였다. ‘상호 호혜세’(reciprocal tax)라는 보복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산 제품에 다른 국가들이 매기는 세금만큼 수입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BMW와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산 자동차를 특별히 꼬집어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EU의 보복 관세 위협에 맞서 유럽산 자동차의 추가 세금 카드로 꺼내들었다”면서 “미국과 EU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된다면 두 나라 모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이 유럽산을 포함한 수입자동차에 2.5%, 픽업트럭과 상업용 밴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독일 자동차 업계의 멕시코 공장 건설을 비난하면서 독일산 자동차에 대해 35%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 EU 등 강대국의 무역전쟁이 격해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총 수출액 5738억 7000만 달러 가운데 중국과 미국, EU 등 3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6.1%에 이른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대미 수출량이 워낙 많고, 내수 시장이 작아 중국이나 EU처럼 보복 관세를 매길 수 없다”면서 “다만 미국과 중국, EU가 서로 상대방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면 우리 기업들의 수출에 유리한 측면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빈틈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다른 나라들과 자유무역 기조를 지키려는 국제 공조에 노력하고, 기업들은 신시장 발굴과 함께 장기적으로 미국·중국 등 현지 시장으로 공장을 옮기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8-03-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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