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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망원경→전파 이어 ‘중력파 천문학’ 시대 열렸다

육안→망원경→전파 이어 ‘중력파 천문학’ 시대 열렸다

입력 2016-02-12 10:19
업데이트 2016-02-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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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우주의 운동을 설명하며 제시했던 ‘중력파’가 국제협력연구단인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연구그룹에 의해 검출됨에 따라 ‘중력파 천문학’의 시대가 열렸다.

인류와 그 조상들은 역사 시대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수백만 년 전부터 맨눈으로 하늘과 해와 달과 별을 바라봤다.

육안으로만 관측이 이뤄지던 시절에도 고대 바빌로니아와 이집트, 그리고 그리스·로마, 인도, 중국 등에서 천문학은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했고,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르네상스 시대 유럽에서 ‘지동설’, 즉 ‘태양중심설’을 발표해 주목을 받은 폴란드 출신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1473∼1543)도 망원경이 발명되기 전 육안으로 얻은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이론을 세웠다.

덴마크의 천문학자 티코 브라헤(1546∼1601)는 망원경이 발명되기 불과 몇 년 전에 죽을 때까지 엄청나게 정밀하고 정확한 천문 관측 데이터를 남겼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요한네스 케플러(1571∼1630)는 지금도 통용되는 행성 운동에 관한 케플러의 3대 법칙을 세울 수 있었다. 이는 나중에 영국 과학자 아이작 뉴턴(1643∼1727)이 운동 법칙과 만유인력법칙을 발견하는 기반이 된다.

네덜란드에서 1600년대 초에 유리 렌즈를 여러 장 겹쳐 만든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천문 관측 기술은 인간 육체의 지각 한계를 넘어서서 비약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는 1609년 당시 첨단 기기이던 망원경에 관한 얘기를 듣고는 스스로 이를 제작했으며 이듬해에는 이를 개량해서 천체 관측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갈릴레이가 연 ‘망원경 천문학’의 시대는 1931년 미국 물리학자 칼 잰스키(1905∼1950)가 은하수로부터 오는 전파를 탐지하는 데 성공하면서 ‘전파 천문학’의 시대을 열 때까지 지속됐다.

우리가 볼 수 있는 파장의 빛, 즉 ‘가시광선’도 전파의 일종이긴 하지만, 전파 망원경은 우리 눈이나 광학 망원경으로는 보이지 않는 파장의 전파로도 우주의 천체를 탐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측의 한계를 엄청나게 확장했다.

전파천문학의 시대가 열리고 나서 수십년간 수많은 은하가 발견되고 1964년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가 탐지되면서 현재의 ‘빅 뱅’(대폭발) 우주론이 세워졌다.

하지만 전파망원경조차 관측이 불가능한 대상이 있다. 바로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밀도가 매우 높고 중력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그로부터 일정 반경 이내에서는 빛, 즉 전파조차 탈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반 망원경이나 전파 망원경으로는 블랙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측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라이고 연구그룹이 중력파를 이용해 블랙홀끼리 충돌해 더 큰 블랙홀이 생기는 것을 관측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엄청난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이런 충돌은 지금까지 이론적 예측만 있었을 뿐이며, 직접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고는 앞으로 당분간 중성자성이나 블랙홀의 충돌에 의한 중력파를 관측해 이런 천체들의 질량이나 스핀 등 특성을 연구함으로써 질량이 큰 별의 생성과 진화, 우주 초기 천체들의 특성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중력파 천문학이 계속 발달한다면, 과거 육안 관측, 광학 망원경, 전파 망원경의 시대에 그랬듯이 우리가 지금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대발견이 잇따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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