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생활 속 분양… 풍문으로 못 들었소?

주민생활 속 분양… 풍문으로 못 들었소?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5-04-12 17:56
업데이트 2015-04-12 19:4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경품은 식상해… 분양 대박 비결은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아파트 물량을 쏟아내는 건설사들의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분양 시장이 극과 극으로 나뉘면서 그야말로 흥행 대박과 쪽박이 뚜렷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청약 1순위에 들어간 8개 단지 가운데 5곳은 평균 청약 경쟁률이 1대1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기 하남 미사지구의 ‘미사강변리버뷰자이’처럼 24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곳이 있는 반면 화성 안녕동 우방아이유쉘처럼 0.03대1의 매우 저조한 경쟁률을 보인 곳들도 있었다. 이러다 보니 건설사들은 단순히 경품 행사를 내걸어 모델하우스 집객을 유도하는 방식이 아닌 소비자들이 오고 싶게끔 만드는 카페 조성과 사업설명회 개최 등 한정된 지역의 실수요자들을 위한 밀착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미지 확대
대표적인 마케팅이 분양 홍보관이다. 한화건설은 5월 말 분양 예정인 ‘킨텍스 꿈에그린’의 견본주택(모델하우스)과는 별도로 도보 15분 거리의 지하철 3호선 인근에 사전 홍보관을 만들었다. 내부는 카페테리아처럼 꾸미고 매일 소규모 사업설명회를 열어 지역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있다.

롯데건설은 한술 더 떠 홍보관을 두 개나 만들었다. 롯데건설은 이달 분양 예정인 운정신도시 ‘롯데캐슬 파크타운’의 홍보관을 경기 파주와 일산에 각각 열었다. 파주 지역 주택 수요자들만이 아니라 인접지역인 일산에서도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27일 모델하우스를 연 골든튤립 제주노형호텔은 홍보관 방문객과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튤립을 나눠 줬다. 네덜란드에서 온 골든튤립호텔 브랜드를 지역 내 투자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홍보관 입구에서 벽면까지 튤립으로 장식하며 눈길을 끌었다.

분양마케팅 관계자는 “단순 경품행사 등으로 모델하우스 집객을 유도해 봤자 계약까지 연결되지 않는 허수가 많고 비용 자체도 많이 든다”면서 “밀착형 마케팅은 직접 고객들과 대면할 수 있는 데다 반응도 바로 확인이 가능해 향후 마케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민들과의 연계도 강화한다. 운정신도시 롯데캐슬 파크타운의 홍보관에는 지역 주부들로 구성된 홍보단 ‘캐슬 주부 카운슬러’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운정신도시와 금촌지구, 고양시 등지에 거주하는 만 40세 미만의 여성 주부 60명이다. 소비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쉽게 하려는 전략이다.

반도건설은 유명인이 아닌 주민들을 모델로 선정해 지역민들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 신곡동, 호원동 등과 서울 창동 등에 거주하는 일반인을 홍보모델로 위촉했다. 지난달 13일 모델하우스를 연 ‘공주 신관동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인근 공주대 댄스동아리 학생들을 초청해 축하공연을 열기도 했다.

안방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는 모그룹 계열사인 롯데홈쇼핑 채널에서 상품 구성과 분양 조건을 소개한다. 미분양 등을 소진하기 위해 홈쇼핑을 이용하는 사례는 간혹 있었지만 신규 분양단지가 홈쇼핑을 이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광고·홍보업체 관계자는 “게임, 유통 등 소비층이 젊은 업종들은 일찌감치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통해 고객 밀착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건설업계도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맞춰 고객 소통 창구를 늘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거래량은 11만 1869건으로 2006년 이후 9년 만에 3월 거래량의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결제원 집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1분기 수도권 청약시장에는 11만 2680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렸다. 이는 2002년 17만 7753명 이후 13년 만에 최대 수치다. 그렇다 보니 건설사들도 올 2분기 수도권에만 11만 4766가구의 신규 공급을 준비하는 등 치열한 분양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아파트의 경우 위치가 고정돼 있고 일반 소비재에 비해 고가이기 때문에 소득이나 직업, 살고 있는 지역 등에 따라 주요 고객층이 형성되기 마련”이라면서 “지역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분양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유사 마케팅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5-04-13 22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