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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한진… ‘조원태 체제’ 국민연금·KCGI 견제 땐 가시밭길

비상경영 한진… ‘조원태 체제’ 국민연금·KCGI 견제 땐 가시밭길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9-04-08 22:48
업데이트 2019-04-0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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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차기 경영구도는

조양호 회장 보유 주식 가치 3580억
1700억 상속세 위해 배당 늘릴 가능성 커
지배구조 재편 기대에 계열사 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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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조양호(왼쪽) 한진그룹 회장이 부친인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와 함께 제주도의 제동목장을 둘러보는 모습. 서울신문 DB
1982년 조양호(왼쪽) 한진그룹 회장이 부친인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와 함께 제주도의 제동목장을 둘러보는 모습.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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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그룹과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조 회장 일가 구성원 가운데 유일하게 이사진에 남아 있는 조원태(44) 대한항공 사장에게 경영권이 승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하지만 조 회장의 사내 이사 연임을 좌초시킨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견제가 지속된다면 경영권 승계가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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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왼쪽) 회장이 2004년 7월 23일 프랑스 대통령궁에서 자크 시라크(가운데) 대통령으로부터 프랑스 최고 영예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고 부인 이명희 전 이사장과 기념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조(왼쪽) 회장이 2004년 7월 23일 프랑스 대통령궁에서 자크 시라크(가운데) 대통령으로부터 프랑스 최고 영예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고 부인 이명희 전 이사장과 기념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한진그룹은 8일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그룹 전체를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조 사장이 장례 절차로 인해 당분간 경영에 신경 쓰기 어렵고,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그룹의 정점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이 그룹 주요 3사를 이끄는 사령탑이 모두 조 회장의 최측근인 만큼 조 회장의 유고에도 그룹과 계열사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조 사장 체제로 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조 회장과 함께 전면에서 회사 경영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비상경영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조 사장에게 경영권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조 회장의 지분 이양과 상속세 문제가 걸림돌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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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8일 서울 중구 광화문에서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를 봉송하는 조 회장(왼쪽).  연합뉴스
2018년 1월 18일 서울 중구 광화문에서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를 봉송하는 조 회장(왼쪽).
연합뉴스
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은 조 회장을 비롯한 자녀가 28.9%, KCGI가 12.8%, 국민연금이 6.7%, 기타 주주가 51.6%씩이다. 조 회장의 지분이 17.8%로 비중이 크고, 조 사장은 2.3%에 불과하다. 여기서 상속세율을 50%로 적용했을 때 조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20.0% 수준으로 떨어지게 돼 자칫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한진그룹 주가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배당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동반 상승했다. 코스피에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전 거래일보다 20.63% 오른 3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1089만 5325주로 하루 새 50배 급증했다. 우선주인 한진칼우는 가격제한폭(29.91%)까지 오르며 상한가인 2만 1500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1.88%)과 대한항공우(14.49%), 한진(15.12%), 진에어(3.40%), 한국공항(4.76%) 등 나머지 계열사 주가도 강세였다.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이 보유한 그룹 계열사 주식의 가치는 약 3579억원으로 상속세율 50%를 단순 적용해도 상속세가 1789억원에 이른다. 조 회장 일가가 주식담보대출로 조달할 수 있는 돈은 609억원가량이어서 나머지 118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9-04-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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