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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한선 턱걸이’ 중국 성장률에 시장은 ‘무덤덤’

‘하한선 턱걸이’ 중국 성장률에 시장은 ‘무덤덤’

입력 2014-10-21 00:00
업데이트 2014-10-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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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한 가운데 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1일 발표된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인 7.2%를 근소하게 웃도는 7.3%였으며 1∼3분기 성장률은 7.4%로 중국 당국의 목표치인 7.5%에 약간 미치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애초에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7.5%로 제시했지만, 고위 당국자들이 최근 목표치가 ‘7.5% 안팎’이라는 점을 계속 언급하면서 내부적으로는 7.3%를 하한선으로 잡은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7.3%는 시장 예상치보다는 소폭 앞서지만, 좋은 수치라기보다는 마지노선을 지킨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날 GDP 결과를 기다리며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GDP 발표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1,911대까지 내려왔던 코스피는 발표 직후 1,918∼1,919까지 올라갔으나 다시 1,913대로 내려앉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발표 직후 상승세였으나 오후 1시 30분 현재 0.2%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4% 안팎 급등한 일본 증시의 주요 지수는 차익 실현 탓에 1%대 하락세다.

이런 시장 반응은 3분기 성장률이 ‘턱걸이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수치 자체만 놓고 보면 증시 분위기를 바꿀 만한 호재는 아니다”라며 “다만, 더한 비관적인 예상이 있었는데 그보다는 나은 수준이라 코스피 낙폭을 축소하는 정도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세계 증시는 유럽발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만큼 시장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확인하고 가려는 심리가 강했다.

중국 경기 개선세를 보여주는 뚜렷한 징후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지난달 51.1로 두 달 연속 부진한 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HSBC PMI 역시 50.2로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에반 루카스 IG 시장전략가는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말 직전에 나오는 마지막 지표이고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에는 연간 목표치 달성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주기 때문에 큰 계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높지 않은 경제성장률에도 시장이 충격에 빠지지 않은 것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중국 정책이 방향을 튼 데 따른 산물이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는 성장동력을 설비투자에서 소비로 전환하려는 정부 정책의 결과이며 부동산 경기둔화도 2011년 시작된 정책의 효과”라며 “중국 경제는 여전히 중국 정부의 조절 범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성장률은 오히려 정부의 부양책을 끌어낼 수 있다는 시각이 이미 시장에서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

블룸버그는 2012년 2분기를 제외한 최근 5년간 중국 GDP가 저조한 달에는 상하이종합지수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대대적인 부양책을 삼가면서도 ‘미니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부양 기조에 대한 기대감에 시장은 한창 고무된 상태였다.

게다가 중국 당국은 지난달부터 두 차례에 걸쳐 14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인하했으며 5개 대형은행에 5천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주택 대출 규제도 완화했다.

전지원 연구원은 대출규제 완화, 은행에 대한 유동성 공급 등에 대해 “중국 정부의 기조가 긴축에서 부양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는 비관론을 진정시켜 줄 것”이라고 풀이했다.

애매한 수준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에 중국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성연주 연구원은 “10월 실물경제 지표가 지지부진하다면 중국 당국이 통화정책을 쓸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에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전면적인 경기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지나친 기대를 삼가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임동락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언급을 보면 경제지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개혁을 강조하는 상황이므로 획기적으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며 “이제까지 했던 대로 취약 분야에 대한 미세조정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주요 이벤트를 하나씩 확인해 나면서 대응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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