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대국 ‘부의 상징’ 학습 열기…2주 강습 1700만원 문전성시
중국 베이징(北京)의 압구정동 격인 산리툰(三里屯)에 있는 ‘루이야(瑞雅) 에티켓 스쿨’. 학원 건물 앞으로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등 럭셔리 외제차들이 즐비하다. 프랑스 고급 식당을 연상케 하는 건물 내부 강의실에는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고 초고가 북유럽 식기들을 만지작거리며 식탁 매너를 배우는 백만장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중국에서 고가 아파트나 수입차처럼 매너도 부의 상징으로 각인되면서 각종 예절을 가르치는 일명 ‘에티켓 스쿨’이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영국 BBC가 24일 보도했다.‘루이야’는 중국 사회 상위 1%인 갑부들만을 겨냥한다. ‘푸얼다이’(富二代·부호의 자식) 어린이부터 가정주부까지 수강생의 직군은 다양하다. 식탁 매너는 물론 카메라 포즈 취하기, 소그룹에서 대화 이끌기, 홈파티 진행하기, 말씨 등 주제도 수십 가지다. 2주 코스 강습료가 10만 위안(약 1700만원)을 호가하지만 지난 연말 문을 연 뒤 수백명이 거쳐갔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스위스의 유명 에티켓 스쿨인 피에르포에서 수학한 이 학원 설립자 허페이룽(何佩嶸)은 “수강생 중 상당수가 해외에서 매너를 잘 몰라 창피를 당한 경험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압축 성장을 통해 양산된 중국 벼락부자들 사이에 2위 경제 대국의 ‘슈퍼 리치’ 지위에 걸맞은 에티켓을 익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중국 내 에티켓 교육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기준 자산이 100만 달러(약 10억원) 이상인 ‘백만장자’ 인구가 300만명에 육박할 만큼 꾸준한 경제성장 덕에 매일 새로운 부자가 생겨나고 있지만 최고 지도자까지 중국인들의 공중 예절 문제를 지적할 정도로 에티켓 수준은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루이야’는 오는 5월 상하이(上海)에 제2 분교를 낸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2015-02-25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