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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리, 사운드카드 결합한 유아용 변기 ‘사운드카드포티’ 출시

    두리, 사운드카드 결합한 유아용 변기 ‘사운드카드포티’ 출시

    유아용품 브랜드 두리가 아이의 배변 훈련과 뇌 발달을 함께 고려한 유아용 변기 신제품 ‘사운드카드포티’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배변 훈련은 아이가 스스로 생활 습관을 익히는 자립 과정 중 하나다. 두리는 아이가 변기에 앉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놀이처럼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사운드카드와 유아 포티를 결합한 제품을 개발했다. 두리는 앞서 ‘사운드포티’와 ‘사운드포티 라이트’ 등 사운드 유아 변기 시리즈로 누적 판매량 23만 개를 기록한 바 있다. 성인·유아 겸용 변기 커버 역시 누적 판매량 120만 개를 넘어서며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왔다. 이번에 선보인 ‘사운드카드포티’는 아이가 원하는 사운드카드를 직접 선택해 변기에 꽂으면 카드에 해당하는 노래와 효과음이 재생되는 놀이형 유아 변기다. 아이가 스스로 카드를 고르고 꽂는 행동을 반복하며 자율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품에는 ‘쉬’, ‘응가’, ‘방귀’ 등 배변 훈련 상황에 맞춘 다양한 사운드카드가 구성품으로 제공된다. 아이는 상황에 맞는 카드를 직접 선택해 노래와 효과음을 들으며 배변 과정을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다. 두리는 배변 훈련에서 중요한 점이 아이를 억지로 변기에 앉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운드카드포티는 선택, 반복, 소리, 음악, 상호작용 등의 놀이 요소를 더해 배변 습관 형성뿐만 아니라 인지 자극을 돕도록 기획됐다. 두리 브랜드 강범규 대표는 “사운드카드포티는 세계 최초로 사운드카드와 유아 포티를 결합해 배변 훈련을 즐거운 놀이 경험으로 바꾼 제품”이라며 “아이가 직접 선택하고 행동하며 소리와 음악에 반응하는 과정을 통해 배변 습관 형성과 뇌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리는 부모와 아이가 일상에서 겪는 육아의 불편함을 찾아 해결하는 혁신적인 유아용품과, 아이의 건강한 뇌 발달과 성장을 돕는 유아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AIID, AI 생성 음원 판별 솔루션 ‘AIDAR’ 출시

    ㈜AIID, AI 생성 음원 판별 솔루션 ‘AIDAR’ 출시

    수노·유디오·뮤레카 생성 음원 식별…음원 플랫폼·권리단체용 분류 기술 제공디지털 콘텐츠 식별 기술 기업 ㈜AIID(에이드 대표 방경식)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음원을 판별하는 솔루션 ‘AIID AIDAR(에이다)’를 5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AIDAR는 생성형 AI 음악 서비스인 수노(Suno), 유디오(Udio), 뮤레카(Mureka) 등을 통해 생성된 음원을 식별해, 음원 차트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AI 음원을 분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최근 생성형 AI로 제작된 음원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음원 차트와 스트리밍 플랫폼, 저작권 정산 시스템에도 AI 생성 음원이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산 재원 분배 과정에서 AI 생성 곡이 사람 창작자의 몫을 일부 점유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IDAR는 사람 창작곡과 AI 생성곡을 기술적으로 구분해 플랫폼과 권리단체가 AI 음원을 식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DAR의 핵심 기능은 주요 생성형 AI 음악 서비스에 대한 검출 기능이다. 수노, 유디오, 뮤레카 등 AI 작곡 엔진으로 제작된 음원을 판별할 수 있으며, 각 서비스의 이전 버전부터 최신 버전까지 폭넓게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회사 측은 신규 모델이 도입되는 경우에도 검출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음원 플랫폼은 신곡 등록 단계에서 실시간으로 AI 생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권리단체는 보유 라이브러리를 대상으로 AI 음원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AIID는 30만 곡 이상으로 구성된 자체 테스트 데이터셋 검증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회사에 따르면 AI 생성곡(Positive) 1만 5511곡에 대해서는 99.9%의 검출률을 기록했고, 사람 창작곡(Negative) 29만 271곡에 대해서는 0.02%(58건)의 오답률을 나타냈다. 오답 사례는 효과음이나 전자음 형태의 라이브러리 음원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테스트 데이터셋에는 AI 생성 플랫폼 게시곡, 자동 생성곡, 커뮤니티 음원, 유튜브 유통 음원 등 다양한 경로의 음원이 포함됐다. 처리 속도도 주요 지표로 제시됐다. ㈜AIID에 따르면 기존 방식이 곡당 30초에서 1분가량 소요되는 것과 달리, AIDAR는 초당 5~10곡 이상을 처리할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10만 곡 규모의 라이브러리를 검수할 경우 기존 솔루션은 833~1667시간이 걸리지만, AIDAR는 약 2.8시간 내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실시간 등록 관리와 대규모 라이브러리 검수를 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경식 ㈜AIID 대표는 “대량의 음원을 처리하는 실제 운영 환경에서는 정확도뿐 아니라 처리 성능도 중요하다”며 “실시간 등록 단계와 라이브러리 일괄 검수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처리 능력이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AIDAR는 표절 검사, 가사 분석, 모니터링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기존 저작권 솔루션과 달리, ‘AI 생성 곡 판별’에 특화된 솔루션이다. ㈜AIID 관계자는 “AI로 제작된 곡인지 여부를 판별하려는 시장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단일 과제에 집중해 정확도와 속도 측면의 지표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은 ㈜AIID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음악 식별 기술과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회사는 2009년 설립 이후 15년간 음악저작권 분야에서 사업을 이어왔으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권리단체의 시스템 운영에 참여해 왔다. 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니뮤직, NHN벅스 등 음원 플랫폼에 솔루션을 공급해 왔으며, 200만 건 규모의 매칭 데이터베이스와 음악 식별 기술(VMID, VARNA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AIDAR는 음원 플랫폼에서 신규 음원 등록 시 API 방식으로 연동돼 활용될 수 있다. 사람 창작곡은 등록하고, AI 생성곡은 별도 표시하거나 반려하는 방식이다. 저작권 및 권리단체에서는 정산 대상 라이브러리를 정기적으로 검수해 AI 곡을 식별하고, 분쟁 발생 시 판별 리포트를 발급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라이브러리 음원 사업자에게는 효과음, BGM, 스톡뮤직 카탈로그 내 AI 생성 곡 혼재를 줄이기 위한 품질 관리 수단으로 적용 가능하다. AIID는 초기 도입 부담을 낮추기 위해 2주간 무료 PoC(개념검증)도 제공할 계획이다. 고객사가 표본 음원을 제공하면 정확도와 처리 속도를 검증한 뒤 결과 리포트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전체 도입 절차는 PoC(2주), 파일럿(4주), 본도입(2주) 등 3단계로 구성되며, 약 8주 내 운영 환경 적용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AIID는 앞으로 AIDAR를 국내 시장에 적용하는 한편, 해외 음원 플랫폼과 권리단체, 배급사 등으로 공급처를 확대해 관련 표준 지표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방경식 대표는 “한국의 음악저작권 인프라를 운영해 온 식별 기술을 바탕으로 AI 음원 관련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IID는 디지털 콘텐츠 식별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AI 솔루션 기업이다. 2009년 설립 이후 음악저작권 단체 시스템 운영과 주요 음원 플랫폼 대상 솔루션 공급을 통해 관련 기술 역량을 축적해 왔으며, AIDAR는 해당 기술의 첫 상용화 적용 사례라고 회사는 밝혔다.
  • 뻔~함 이겨낸 ‘추억의 힘’… 펀함 안겨준 마리오형제

    뻔~함 이겨낸 ‘추억의 힘’… 펀함 안겨준 마리오형제

    영웅도, 악당도 더 귀여워져서 돌아왔다. ‘납치된 공주’를 구하는 뻔한 서사지만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비주얼은 이 영화의 본질인 오락성에 충실하다. 속도감이 넘치다 못해 다소 급한 전개는 아쉽다. 그래도 영화가 끝난 뒤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추억의 힘’ 때문이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의 야심작 ‘슈퍼 마리오 갤럭시’가 오는 29일 국내 개봉한다. 앞서 북미 지역에서 먼저 개봉한 뒤 전 세계 71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올 상반기 최대 기대작임을 증명했다. ●40주년 넘긴 ‘슈퍼 마리오’ 팬덤 증명 ‘브라더스’는 평단과 대중의 반응이 극명하게 나뉘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스토리의 개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평론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13억 6088만 달러(약 1조 9975억원)의 수익을 내며 제작비(1억 달러)의 13배가 넘는 성공을 거뒀다. 이 괴리는 ‘팬심’에서 비롯된다. 1985년 시작돼 지난해 40주년을 맞은 게임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팬덤이 흥행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배경음악, 효과음을 비롯해 슈퍼 마리오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익숙한 요소들을 영화 곳곳에 활용하며 향수를 자극했다. 게임을 즐겨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이스터에그’도 적극적으로 배치해 재미를 유발했다. 이번 ‘갤럭시’에서도 마찬가지다. 궁극적으로 ‘닌텐도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게 제작사의 목적인 듯하다. ‘슈퍼 마리오’ 시리즈에서 마리오·루이지 형제가 타고 다니는 귀여운 공룡 요시의 등장이 영화 초반부 비중 있게 다뤄진다. 별똥별 천문대에 사는 별 모양의 귀여운 생명체 치코와 그들을 돌보는 은하계의 수호자 로젤리나가 이야기의 범위를 우주로 확장한다. ‘슈퍼 마리오’와 함께 닌텐도를 대표하는 게임 시리즈 ‘스타 폭스’의 주역 폭스 맥클라우드가 등장해 영화 후반부에서 마리오 일행에게 도움을 준다. 닌텐도 세계관에 몰입한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랄까. 향후 시리즈에서 캐릭터들과의 상호 관계는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 2D 픽셀 이미지로 감성 자극 게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듯 숨 가쁘게 이어지는 추격전이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마리오·루이지 형제, 피치 공주뿐만 아니라 악당 쿠파까지 모두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 나선다는 서사를 곁들이며 이야기를 입체감 있게 만들었다. “대체 너희 공주들은 왜 항상 납치되는 거야?” 같은 대사들은 ‘슈퍼 마리오’ 시리즈가 답습하고 있는 영웅담의 서사적 클리셰를 재치 있게 비튼다. 후반부에서 게임 출시 초창기의 2D 픽셀 아트 이미지와 영화 장면을 번갈아서 보여주는 장면은 1990년대의 ‘레트로’(복고)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쿠파의 아들로 이번 영화의 메인 빌런인 쿠파주니어는 귀여운 생김새와는 다르게 제법 잔인하고 악랄하다. 선악 구도를 애매하게 흐리지 않고 분명하게 나눠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으로 결말의 쾌감을 한껏 증폭시킨다.
  • 중랑구, 시·청각 장애인 함께하는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

    중랑구, 시·청각 장애인 함께하는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

    서울 중랑구는 중랑양원미디어센터 시네마노필에서 오는 3일 시·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영화 상영회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상영회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해설과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을 제공하는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로,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면 설명과 화자 정보, 대사, 음악과 효과음 등 주요 정보가 음성 내레이션과 자막으로 제공된다. 상영작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다. 경남 진주에서 60년간 한약방을 운영하며 번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해 온 김장하 선생의 삶을 담았으며, 누적 관객 4만 명을 기록했다. 이번 상영회는 중랑구시각장애인쉼터와 중랑구수어통역센터가 함께한다. 한편 지난해 중랑미디어센터 만족도 조사 결과 이용 만족도는 96.4점, 교육 만족도는 94.6점을 기록했다. 프로그램 내용과 운영 방식은 물론 공간 환경과 응대 서비스 전반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류경기 구청장은 “이번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를 계기로 구민의 문화 접근성과 참여 기회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숫자 아닌 ‘소리’로 기록한 생태계 위기… ‘침묵의 숲’ 27일 방영

    숫자 아닌 ‘소리’로 기록한 생태계 위기… ‘침묵의 숲’ 27일 방영

    사라지는 ‘숲의 소리’ 따라간 2년간의 기록마운틴TV UHD 환경 대작 다큐멘터리 산불과 개발로 숲의 풍경이 급격히 변하는 시대, 자연의 변화는 흔히 숫자로만 기록된다. 하지만 여기 숫자가 아닌 ‘사라져가는 소리’를 통해 우리 곁의 자연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마운틴TV는 오는 27일 특집 환경 다큐멘터리 ‘침묵의 숲’(연출 구태훈·나수정, 내레이션 유지태)을 방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생물다양성 감소로 흔들리는 생태계의 현실을 ‘소리’라는 감각을 통해 들여다본다. 2025년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의 방송프로그램제작지원사업 공공·공익 다큐멘터리 부문 선정작이다. “전작 ‘대멸종의 시대’ 잇는 수작”… 국내외 30여곳 현장 기록제작진은 전작 ‘대멸종의 시대, 숲’으로 2024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우수상을 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전작이 기후 위기 속 산림의 현실을 다뤘다면, 이번 침묵의 숲은 그 숲에 기대어 사는 생명들의 삶과 변화에 더욱 집중했다. 제작진은 지리산, 제주 곶자왈부터 독일 테겔 숲까지 국내외 30여곳의 현장을 누볐다. 특히 ‘보는 것’이 아닌 ‘듣는 것’에서 출발한 작품인 만큼, 현장 음향 기록에 총력을 기울였다. 후반 작업에서 흔히 쓰이는 효과음을 배제하고, 현장에서 수집한 자연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살려 생동감을 더했다. “생명에 방해되지 않게”… 투박하지만 진솔한 기록생태계 파괴를 다루는 만큼 촬영 원칙도 엄격했다. 생물들의 생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인위적인 연출을 최소화했다. 빛과 소리에 민감한 박쥐를 촬영하기 위해 제주와 평창에서 궂은 날씨를 견디며 무박 촬영을 이어가기도 했다. 공동 연출을 맡은 구태훈·나수정 PD는 “10여년의 제작 경험 중 가장 힘든 촬영이었다”면서 “멋진 그림을 만드는 것보다 우리의 촬영이 그들의 삶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소 투박할 수 있으나, 그 선택이 생명을 대하는 제작진의 진심”이라고 전했다. 국내외 석학 자문과 배우 유지태의 목소리로 완성도 높여작품의 전문성은 국내외 석학들이 뒷받침했다. 장이권 이화여대 교수, 요제프 제텔레(독일 헬름홀츠 연구소) 박사, 칼 하인츠 프롬몰트(베를린 자연사 박물관 ‘동물소리 아카이브’ 관리자) 박사 등이 자문과 인터뷰에 참여해 깊이를 더했다. 내레이션은 배우 유지태가 맡았다. 유지태는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매우 인상 깊었다”며 “많은 이에게 꼭 필요한, 공익적 가치가 큰 다큐멘터리라 생각해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총 85분의 러닝타임으로 제작된 침묵의 숲은 오는 27일 오후 1시 30분, 마운틴TV에서 방영된다. 마운틴 TV는 KT지니TV 128번, Btv 227번, LG U+129번, Skylife 122번에서 시청할 수 있다.
  • (영상) 귀하게 자란 내가 이렇게 구타를 당해도 괜찮을까

    (영상) 귀하게 자란 내가 이렇게 구타를 당해도 괜찮을까

    최근 소셜미디어(SNS) 틱톡 등에서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의 새 앨범 수록곡 ‘Nobody’s Son’ 사운드를 활용한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이별을 겪는 동안 세상에 나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해당 사운드가 나오는 구절은 ‘그 남자는 타락했어(That boy is corrupt) / 매일 트라우마에 시달려(Get PTSD on the daily) / 그 남자는 날 분명 망가뜨렸어(He sure f–ked me up)’라는 부분입니다. 이때 나오는 채찍 효과음(whip sounds)을 활용해 마치 ‘그 남자’를 응징하는 모션을 취하는 건데요. 이 사운드를 활용해 현시각 틱톡에서는 얼마나 맵게 때리는지 너도나도 경쟁 중! 잠시만요, 귀하게 자란 제가 이렇게 간접적으로 구타를 당해도 되는 건가요...? (찹찹)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이슈&트렌드 | 케찹(@ccatch_upp)님의 공유 게시물
  • 파주 K9자주포 훈련 중 폭발 사고… 10명 부상

    파주 K9자주포 훈련 중 폭발 사고… 10명 부상

    경기 파주시 육군 포병부대에서 10일 오후 원인 미상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10명이 다쳤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이날 오후 3시 24분쯤 해당 부대가 주둔지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K9 자주포 관련 훈련 도중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병 비사격 훈련 중 발사음과 연기를 묘사하는 ‘폭발 효과 묘사탄’이 폭발한 것으로 육군 관계자는 “실제 사격장에서 하는 훈련처럼 효과음을 나타내 교육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용도”라고 설명했다. 모의탄은 가로 17.5㎜, 세로 53.3㎜ 크기에 중량은 약 10g(폭음제 3g 포함)으로 발사효과 묘사기에 24발을 장착해 1발씩 발사한다. 교육훈련지원관(상사) 현장통제 하에 총 12명이 훈련에 참가했고 상사 1명과 중사 1명이 각각 팔과 허벅지 등에 화상을 입었다. 중사 1명, 하사 2명, 병사 5명은 손 부위에 화상을 입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고 직후 현장 군의관이 환자를 분류하고 응급조치를 실시했으며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했다. 군은 헬기와 구급차를 이용해 부상자들을 국군수도병원과 인근 민간 병원으로 후송 조치했다. 육군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는 군사경찰에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모두 죽었어” (탕!)…요즘 유행하는 메이크업 사운드 정체

    “모두 죽었어” (탕!)…요즘 유행하는 메이크업 사운드 정체

    미국 드라마 ‘Snowfall’ 속 프랭클린 세인트(댐슨 이드리스)가 희생자들을 나열하며 남긴 대사, “티아나, 카디자, 레니, 카벨, 그, 그, 그, 그녀, 그, 그. 시체, 시체, 시체. 모두 죽었어”(Tiana, Khadija, Lenny, Carvell, Him, Him, Him, Her, Him, Him. Bodies, bodies, bodies. They’re all dead)가 최근 SNS에서 ‘메이크업 사운드’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드라마 장면을 재편집한 팬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탕’ 소리의 중독적인 후킹 파트 덕분에 이 사운드가 메이크업 전환 효과음으로 급부상한 건데요. 인기 영상 대부분은 민낯으로 등장해 대사를 읊다가, 총알 소리(‘탕’)와 함께 완벽한 풀 메이크업으로 변신하는 전환을 연출합니다. 이 사운드는 메이크업뿐 아니라 OOTD(오늘의 착장) 등 다양한 패션·스타일 콘텐츠에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참고) ‘Snowfall’은 1980년대 초 LA를 배경으로 마약 조직과 CIA 요원의 얽힌 이야기를 담은 범죄 드라마로, 2017년 시작해 시즌 6까지 방영 후 2023년 종영했습니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이슈&트렌드 | 케찹(@ccatch_upp)님의 공유 게시물
  • “숏폼으로 마케팅 파워 팍팍”… 광진, 소상공인·창업자 지원

    “숏폼으로 마케팅 파워 팍팍”… 광진, 소상공인·창업자 지원

    서울 광진구가 소상공인과 예비 창업자의 온라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판로개척을 돕고자 ‘소상공인 숏폼 콘텐츠 교육’을 한다고 27일 밝혔다. ‘숏폼’은 1분 미만의 짧은 영상이다. 간결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최근 숏폼 콘텐츠는 소비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광진구는 광진구청 중회의실에서 다음달 11일부터 7월 9일까지 숏폼 콘텐츠 교육을 연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씩, 총 다섯 번에 걸쳐 수업한다. 전문강사가 ▲숏폼 기획력 원칙 및 기획안 작성 ▲촬영장비 및 앵글, 스토리보드 작성▲영상편집 순서·자막 편집▲내레이션·배경음악·효과음 활용 ▲숏폼 제작 완성 등을 가르쳐 준다. 신청 대상은 광진구에 사업장을 둔 소상공인과 예비 창업자다. 다음달 6일까지 광진구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40명을 모집한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시장경제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숏폼 콘텐츠 활용은 꼭 필요하다. 소상공인과 예비 창업자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 앞으로도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와 성공적인 자립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발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부산국제단편영화제 24일 개막

    부산국제단편영화제 24일 개막

    제42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24일부터 29일까지 영화의전당과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국내최대 규모 국제단편영화제인 이 영화제는 1980년에 시작해 올해 42회째로 부산시가 후원하고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주최·주관한다. 올해 영화제는 ‘시네마 앤 사운드(Cinema & Sound)’를 주제로 사운드의 예술을 깊게 들여다본다. 영화 인물의 대사, 효과음, 영화음악 등 영화예술에서 ‘사운드의 미학’을 단편영화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121개국 5,530편의 출품작 중 국제 경쟁 40편, 한국경쟁 20편을 포함 총 41개국 157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주빈국 콜롬비아 작품 ‘악어 할아버지’, 프랑스 작품 ‘물을 넘어서’, 멕시코 작품 ‘카를로스의 철모’ 등 3편이다. 개막작은 24일 오후 7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공개된다. 특히, 올해는 영화제 최초로 콜롬비아를 주빈국으로 선정해, 콜롬비아의 현실을 담아낸 콜롬비아 프로그램 등 다양한 특별상영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폐막식은 4월 29일 오후 7시에 열리며, 부문별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한 4개 부문 12편의 수상작을 발표한다. 영화제 티켓은 영화의전당(www.dureraum.org)과 현장에서 예매하며 자세한 내용은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공식 누리집(bisf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개화산 경관과 어우러진 ‘빛의 향연’ 속으로

    개화산 경관과 어우러진 ‘빛의 향연’ 속으로

    서울 강서구가 강서구의 대표 봄 축제인 ‘강서봄빛페스타’(포스터)를 연다. 강서구는 12일 오후 방화근린공원에서 ‘2025 강서 봄빛페스타’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강서봄빛페스타’는 2008년부터 시작된 ‘개화산 봄꽃축제’에 아름다운 빛을 더해 2023년 새롭게 선보인 빛축제로, 아름다운 봄 경관을 더욱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올해는 ‘미래의 빛, 새로운 봄’이라는 주제로 빛 조형물 전시에 첨단 기술인 미디어아트와 인공지능을 결합해 빛 전시의 몰입감을 한층 높였다. 행사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되며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버스킹 공연과 체험행사를 행사장 곳곳에 풍성하게 마련했다. 공원 운동장에서는 오후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추억의 게임인 딱지치기, 제기차기와 전통의상체험이 진행된다. 같은 시간 강서별빛우주과학관에서는 ‘별’을 주제로 달무드등, 행성조명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후 7시 시작되는 개막식에선 본격적인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공원 메인 무대에서 합창과 뮤지컬 갈라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점등 카운트다운과 화려한 레이저 쇼가 진행된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인 빛 전시는 방화근린공원 전역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및 레이저 조명, 반응형 빛 조형물, 다양한 효과음을 활용해 경관 전시의 몰입도를 높였다. 경관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18일간 매일 저녁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즐길 수 있다.
  • 개화산 봄꽃에 빛을 더하다…강서 봄빛페스타

    개화산 봄꽃에 빛을 더하다…강서 봄빛페스타

    ㅅ서울 강서구가 강서구의 대표 봄 축제인 ‘강서 봄빛페스타’를 연다. 강서구는 12일 오후 방화근린공원에서 ‘2025 강서 봄빛페스타’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강서봄빛페스타’는 2008년부터 시작된 ‘개화산 봄꽃축제’에 아름다운 빛을 더해 2023년 새롭게 선보인 빛축제로, 아름다운 봄 경관을 더욱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올해는 ‘미래의 빛, 새로운 봄’이라는 주제로 빛 조형물 전시에 첨단 기술인 미디어아트와 인공지능을 결합해 다양한 효과음을 더해 빛 전시의 몰입감을 한층 높였다. 오후 3시 시작되는 행사는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버스킹 공연과 체험행사를 행사장 곳곳에 풍성하게 마련했다. 광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봄빛버스킹’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이어지며, 비눗방울을 이용한 버블쇼, 음악공연, 마술 공연 등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공원 운동장에서는 오후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추억의 게임인 딱치치기, 제기차기와 전통의상체험이 진행된다. 같은 시간 강서별빛우주과학관에서는 ‘별’을 주제로 달무드등, 행성조명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광장에서는 ‘봄’을 주제로 플라워페이퍼백, LED 꽃시럽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부스가 운영된다. 오후 7시에 시작되는 개막식에선 본격적인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공원 메인 무대에서 합창과 뮤지컬 갈라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점등 카운트다운과 화려한 레이저 쇼가 진행된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음악과 함께 움직이는 레이저 공연은 숲 전체를 활용해 빛이 개화하는 듯한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인 빛 전시는 방화근린공원 전역에서 감상할 수 있다. LED 및 레이저 조명, 반응형 빛조형물, 다양한 효과음을 활용해 경관 전시의 몰입도를 높였다. 빛 전시는 관람 동선을 따라 약 500m 구간에 조성됐다. 또한 ‘별’과 ‘봄’을 주제로 한 공간 연출로 다양한 빛의 매력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경관전시는 행사 당일뿐만 아니라 오는 29일까지 18일간 매일 저녁 6시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이날 행사장 곳곳에서는 강서별빛우주과학관과 함께하는 천체 관측 체험, 소상공인과 지역예술가가 참여하는 플리마켓, SNS 참여 이벤트 등 각종 부대행사를 즐길 수 있다. 진교훈 구청장은 “아름다운 빛과 봄이 어우러진 이번 축제가 긴 겨울을 보낸 주민과 방문객들께 새로운 희망의 에너지를 샘솟게 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봄날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사람 입에서 어떻게…” 걸그룹보다 난리난 비트박서, 27세 윙 누구길래

    “사람 입에서 어떻게…” 걸그룹보다 난리난 비트박서, 27세 윙 누구길래

    ‘음악중심’ 출연 화제…조회수 1등인기그룹 르세라핌·하츠투하츠 제쳐입만으로 EDM 사운드…“무대 찢어”MBC에도 “장르 다양” 칭찬 댓글 多 세계 최정상급 비트박서 윙(본명 김건호·27)이 지상파 음악 방송에 출연한 일이 16일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무대를 찢었다”는 평가가 쏟아지는 가운데 장르 다양성에 관심을 기울인 방송사에도 칭찬의 말이 이어지고 있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전날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 무대에 선 윙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2분 15초짜리 윙의 ‘도파민’(Dopamine) 무대 영상은 하루 만인 이날 오후 6시 기준 조회수 56만건을 넘어섰다. 같은 날 출연한 인기 걸그룹 르세라핌 신곡 ‘핫’(HOT)의 43만건, SM엔터테인먼트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 ‘더 체이스’(The Chase)의 23만건도 앞선 기록이다. ‘도파민’ 영상 시작과 동시에 강렬한 EDM 사운드가 무대를 꽉 채우는 듯하다. 묵직한 드럼 비트와 날카로운 기계음이 섞여 나오는 것처럼 들리지만 이 모든 건 윙이 온전히 입에서 내뱉는 소리다. 각양각색 효과음을 입으로 재현해내는 윙의 무대는 비트박스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 윙 주위를 감싼 현란한 조명은 그가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싱한 ‘도파민’ 무대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댓글 반응은 특별하다. 출연진 대부분이 K팝 아이돌 그룹인 음악 방송 특성상 해외 팬들이 외국어 댓글로 더 많은 댓글을 남기곤 하는데 윙의 ‘도파민’ 영상에 달린 2500여개의 댓글 대다수는 한국어다. 기존 글로벌 K팝 팬덤이 아닌 윙을 잘 몰랐던 국내 시청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으로 폴이된다. 시청자들은 “방송에 나와서 못 하는 소리가 없네”, “마이크만 켜주면 되는 무대”, “지상파까지 나온 건 윙이 비트박스에 한 획을 그은 것 아닌가” 등 댓글을 달며 환호했다. 현장에서 방청을 했다는 한 네티즌은 “스탠딩 1열에서 봤는데 뒤에 있던 팬들이 ‘내 새끼 기 살려주려면 떼창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이거 뭐 따라 할 수가 있어야지’ 해서 저항 없이 터졌다”는 관람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시청자들은 “‘쇼! 음악중심’, 좋은 선택했다. 90년대처럼 음악 장르가 다양해졌으면 좋겠다”, “이번 일 최고로 잘했다. 선례를 남기는 영상이다. PD 칭찬한다” 등 의견을 내기도 했다. 윙이 지상파 음악 방송에까지 출연하게 된 것은 지난달 13일 유튜브 채널 ‘비트펠라 하우스’에 올라온 ‘도파민’ 공식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역대급 화제를 몰고 온 영향을 보인다. 해당 영상은 약 한 달 만인 이날 645만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이 채널에 올라온 1300여개의 영상 중 압도적인 최고 기록이다. 1997년생인 윙은 2018년 아시아 비트박스 챔피언십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빼어난 실력에도 국내에선 비트박스 인기가 낮아 윙도 대중적으로 알려질 기회를 얻기 힘들었다. 그러나 해외에서 먼저 반응을 얻은 ‘도파민’ 영상이 국내로 역수입되면서 결국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게 됐다. 한편 윙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날 음악 방송 출연 사진들을 올리면서 “아침 일찍부터 찾아와주신 여러분 덕에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 남겼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한 분 한 분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팬들과 방송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텔레비전과 비디오가 결합된 제품이었다. 이름은 비디오 비전. 검고 매끈한 TV 수상기 밑에 VHS 투입구가 달린 모델이었다. VHS 투입구에 손을 넣었다 빼면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관문처럼 마구 펄럭였다. 나는 그게 마치 누구의 손짓 같아서 그 문이 금세 닫힐 것 같은 조바심에 손을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반복했다. 하지만 매번 편지 한 통 없는 우편함처럼 미지의 그곳은 텅 빈 공백으로 열렸다 닫힐 뿐이었다. 비디오테이프를 밀어 넣으면 어딘가 멋진 곳으로 안내받을 수 있을 텐데. 그러나 집에는 어린이용 비디오테이프는커녕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불량·불법 비디오테이프 하나 없었다. 그래도 나는 끈질기게 그 일을 멈추지 않았다. 집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었으니까. 그날은 평소에 뽑혀 있던 케이블이 비디오 비전의 본체와 콘센트 사이에 연결돼 있었다. 미지의 세계 관람권인 비디오테이프는 없었지만, 입장권을 들고서 문 앞에서 돌아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TV 전원을 켰다. 리모컨을 든 나는 놀이공원 앞에 서 있던 게 분명하다. 그러나 환해진 직사각 화면에는 기대와 다르게 회색의 담벼락이 펼쳐졌다. 황량한 공장의 경계를 드러내는 콘크리트 담. 공장 담벼락 같아서였을까. 소음이 들렸다. 치이이-익. 치이이—익. 11번으로 9번으로 7번으로 채널을 바꿔도 소용없었다. 방송이 송출되지 않는 낮 시간대였다. 실망을 금치 못한 나는 리모컨 버튼을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면서도 전원 버튼 근처는 누르지 않았다. 은밀한 일탈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색 소음이 진동하였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멍해져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들어 버렸다. 회색 소음과는 다른 소음을. 삐-------이. 삐—————————익. 회색 소음보다 높고 날카로운 소음이었다. 귀에 거슬려 TV를 끄려다 소음의 정체에 의문이 생겼다. 회색 소음은 회색 화면에 어울리는, 공중에 스크래치가 그어지는 소리였다. 그러나 높고 날카로운 소음은 회색 스크래치와 이질적이었다. 저 소음을 방송국에서 보낸 것일까. TV 스피커에 귀를 갖다 대고 나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TV 스피커에서 높고 날카로운 소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모기가 귓가를 스치는 정도로 시작되는 데시벨은 금세 한여름 매미 떼의 데시벨로 거세지고는 했다. 나는 당연히 아버지와 누나도 소음에 시달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은 TV를 볼 때 별다른 말이나 반응이 없었다. 소음을 듣지 못하는 건 수리기사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하게 생긴, 그리 크지 않은 귀를 스피커에 갖다 댄 수리기사는 고개를 몇 번 갸웃했다. 수리기사의 고갯짓에 아버지는 그것 보라는 눈빛을 나에게 던졌다. 나는 초조해져서 열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매미 떼가 맹렬히 힘줄을 튕길 때 지금이라고 외쳤다. 수리기사는 평범한 귀를 다시 스피커에 밀착했고 아버지도 그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소음을 듣지 못했다. 아버지는 나를 예민한 아이로 치부하며 미안하다고 말했고, 수리기사는 공구함 한 번 열지 않았다며 출장비를 사양했다. 거실에 혼자 남은 나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매미의 합주를 들었다. 이렇듯 분명히 울리는 소리를 나만 듣는다는 게 답답하거나 억울하기보다는 어쩐지 서글펐다. 그때였을 것이다. 나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명백히 혼자라고 느꼈다. 사운드 디자이너라고 하면 고민 없이 부풀어 오른 질문들이 날아든다. 음악하세요, 아니 디자이너니까 미술 쪽인가. 사운드를 디자인화하나요, 디자인을 사운드화하나요. 청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공감각의 예술인가. 나는 내가 하는 일이 고요한 공중에서 날개를 퍼덕이는 잠자리를 몰래 잡아채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포획의 목적은 잠자리가 아니다. 잠자리의 소리다. 그물망에 든 잠자리를 조심히 빼서 사각의 채집통에 넣어 두고 귀를 연다. 잠자리의 날개끼리 충돌해서 나는 타닥타닥 소리. 그 소리는 점점 허물을 벗어 잠자리에서 탈피한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잠자리의 소리를 다른 무언가의 소리와 연결하는 사람이다. 대개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그러니까 대체 뭘 어떻게 한다는 거예요. 사실 뭘 어떻게 인위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사물에 있는 것을 튀어나오도록 하면 된다. 숨어 있는 물성이 드러나도록 상황을 마련하는 게 나의 일이다. 적막한 설산을 걸을 때는 굵은 소금이 뿌려진 바닥을 밟으며 밀가루 포대를 손으로 주무른다. 수풀이 바람에 휘날릴 때는 릴테이프 더미를 양손 사이에 놓고 비빈다. 중세 시대의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열릴 때는 콘크리트 벽돌들을 포개어 놓고 두 벽돌을 맷돌 돌리듯이 간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 있는 것을 끄집어내면 된다. 채집하고 발견하는 셈이다. 순서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채집하려면 발견이 우선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일은 채집이 먼저이다. 채집한 후에야 발견할 수 있다. 조선시대 사극에 매달려 있던 때였다. 그 작업은 현대에서는 접하기 힘든 소리의 연속이었다. 그중 가장 힘든 것은 활시위가 당겨지는 소리였다. 적을 물리치겠다는 일념하에서 적장을 향해 팽팽해진 활시위의 탄력과 긴장을 어떻게 해야 소리로 튀어나오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활시위와 연결할 수 있는 사물이 떠오르지 않아 활 자체로 가능할지 시도해 봤다. 하지만 실제로 눈을 밟는 것보다 소금을 밟는 소리가 사람들 머릿속의 눈 발자국 소리에 더 가깝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수풀보다 릴테이프가 더 실감 나는 것이다. 활을 아무리 팽팽히 당겨도 소용없었다. 내가 당긴 활시위에서는 음률이 없는, 맥 빠진 거문고 줄 소리가 났다. 가죽가방과 고무장갑 따위를 비틀고 늘려도 소득은 없었다. 뭘, 그렇게 발길질당한 강아지마냥 낑낑대요? 고무장갑의 탄성 한계 때문에 경련을 일으키는 두 팔을 채아가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스튜디오에서 녹음과 믹싱 작업을 맡고 있는 채아는 내 입에서 난다는 소리를 자주 타박했다. 힘을 쓸 때나 뭔가에 몰두할 때나 밥을 먹을 때도 개 같다고 했다. 선배에게 개 같다니 참 맹랑한 말이지만, 나는 내가 소리를 낸다는 게 더 신경 쓰였다. 남의 소리는 그렇게 잘 들으면서 어떻게 자기 소리는 못 들을 수 있어요. 무슨 소리를 내냐고 반문했을 때, 채아는 내 직업적 소양이 의심된다며 따졌다. 가벼운 발길질이 아냐. 늘씬하게 얻어맞은 것 같아. 무심결에 또 어떤 소리를 냈을까. 궁금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금방이라도 숨 꼴딱거릴 것처럼 혀 내밀고 있지 말고 수분 보충 좀 해요. 선배를 계속 개 취급하는 못된 버르장머리에 대해 한마디 하려다가 채아가 건네는 맥주캔을 넙죽 받았다. 거절하기에는 맥주캔의 표면이 얼음장처럼 시원했다. 나는 모래가 쌓여 있는 바닥에 널브러졌다. 이게, 이럴 때는 백사장 같네. 나는 손으로 모래를 뒤적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모래 옆에는 나무 옆에는 대리석 옆에는 소금 바닥이 있었다. 왜요? 휴가 못 가는 삶이 처량해요? 채아가 자신의 맥주를 들고 옆에 앉았다. 채아는 엉뚱하게 넘겨짚는 구석이 있었지만, 캐묻지 않고 넘겨짚는 포즈를 취한다는 점에서 그리 나쁘지 않은 파트너였다.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맥주를 마셨다. 알코올의 독성이 빈속을 찔렀다. 불법을 저지른 듯한 짜릿함. 백사장이 아닌 모랫바닥에서라도 잠시 쉬고 싶었다. 나는 금세 침묵에 이르렀고 내 마음을 넘겨짚었는지 채아도 보조를 맞췄다. 창고라고 불리는 작업실에는 철가방, 문손잡이, 깡통, 톱, 바이올린 활, 구두, 로프, 용수철, 자동차 문짝이 나름의 질서 속에 존재했다. 스스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지만, 물성을 깨우는 힘에 연주하는 악기들. 악기들은 지휘자가 없다는 듯 고요했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에게 고요는 휴식 또는 죽음과 같다. 스르르 눈이 감겼다. 그러나 곧 수면의 문턱을 넘다 정강이가 쾅, 부딪혔다. 뭐야. 미안해요. 블루투스가 꺼진 줄 모르고 볼륨을 키웠네. 끌게요. 아니야, 끄지 마. 본능적으로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가가자 채아는 스마트폰 화면을 내밀었다. 채아가 무안할 만큼 거친 손길로 스마트폰을 뺏어 들었다. 화면 속 영상에서 판다 한 마리가 죽순을 맛있게 뜯고 있었다. 선배도 얘 알아요? 선배가 알 정도면 푸바오가 인기긴 인긴가 보네. 나는 스마트폰을 던지듯이 채아에게 떠넘기고 진열장을 뒤적였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것을 찾아 꺼낼 때는 낮게 탄성이 배어 나왔다. 갑자기 죽도는 왜 꺼낸 거예요? 나는 채아의 말에는 신경 쓰지 않고 샷건마이크 앞에 섰다. 대나무로는 텅텅, 비어 있는 소리만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판다의 날카로운 이빨과 단단한 턱은 예상치 못한 대나무의 물성을 깨우고 있었다. 판다가 씹는 게 죽순이 아니라 겉과 속이 단단한 뼛조각처럼 느껴졌다. 죽도를 두어 번 바닥에 내려쳤다. 탁탁. 대나무를 다른 사물에 부딪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죽도를 감싸고 있는 줄을 칼로 끊어 버리고 붙어 있는 네 쪽의 대나무에 칼집을 내어 서로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떨어진 대나무들을 한 손에 감싸고 가볍게 비볐다. 부드득. 귀가 열리는 기분이었다. 죽도를 샷건마이크에 더 가까이 대고 온 힘을 다해 두 손으로 대나무들을 비볐다. 부드드드드드드득. 대나무에서 소리가 튀어 올랐고, 활시위를 당기는 팽팽한 팔뚝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물의 성질은 마찰에 의해 드러난다. 우리가 외부와 마찰을 빚을 때 나를 인식하는 것처럼. 소리를 발견한 쾌감에 대나무를 비비는 나의 팔뚝은 한껏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사극 작업이 끝나고 몇 개월 뒤에 스튜디오를 그만두었다. 사극은 흥행에 성공했고 입소문이 났는지 작업 물량이 컨베이어벨트처럼 이어졌다. 줄지어 운반되는 의뢰를 수하물로 적재하고 물품을 의뢰서에 맞게 포장한 후에 다시 컨베이어벨트로 출하하는 기계적인 시간이 계속됐다. 과로나 질식이 원인은 아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소리를 단순 제조하는 업자가 되리라는 두려움이 찾아들었다.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기존에 녹음해 둔 파일들을 대강 믹싱하는 일들이 빈번해졌다. 나는 발자국 소리에도 캐릭터가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인을 만나러 달리는 그리움이 실감되도록 수십 번을 달리고 또 달리고, 도회적인 세련 아찔한 피로 흔들리는 일상이 전해지도록 하이힐을 신고 균형을 잡던 시간이 떠올랐다. 당분간 멈춰야 했다. 휴가를 가랬더니 휴식에 들어가네. 채아는 내가 내민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물끄러미 보았다. 채아의 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머뭇거림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뭔가를 넘겨짚었는지 다가와서는 자신의 두 손으로 내 손을 감쌌다. 나는 계획하지 않고 쉬는 계획을 세웠다. 눈이 감길 때 자고 눈이 떠질 때 일어나고 때가 이르거나 늦게 식사하고 술을 가볍게 또는 취하도록 마시고 느릿느릿 산책하고 레고 블록으로 별이 빛나는 밤을 조립했다. 집 근처를 돌거나 여행을 떠나서 풀벌레, 지하 터널, 경운기, 야적장, 항만, 오일장, 밤바다에 붐마이크를 갖다 댔다. 녹음 파일들을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았고, 녹음한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시간은 왜곡 없이 흘렀고 나는 날짜와 요일 감각을 잃었다. 일상에 파동이 없었다. 파동이 없으므로 외부에 닿는 주파수도 없을 터였다. 송신하지 않고 수신하지 않는 생활. 나는 자유로이 고립되었다고 느꼈다. 누나에게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돌아가셨다. 누나의 말에 잠시 정적이 돌았다. 누나와는 일 년에 한 번 연락할까 말까 하는 사이였으므로 액정 화면에 뜬 두 글자에 나는 이미 예감했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한 말은 고작 알겠다, 였다. 아버지의 장례식은 조촐했다. 친척은 남보다 못한 사람들이어서 코빼기도 볼 수 없었고, 아버지가 은퇴한 지 십여 년쯤 지나서 대표이사가 보내는 화환조차 없었다. 나는 주로 국화가 장식된 제단 옆에 앉아 있었고, 한 번쯤 봤거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과 맞절했다. 둘째 날 오후, 누나가 식탁으로 나를 불렀다. 주변 식장은 조문객들로 붐볐지만 장례 도우미를 제외하고는 누나와 나만 식장을 지키고 있었다. 누나는 대뜸 앉으라고 말했다. 누나는 군말하는 법 없이 할 말만 하는 사람이므로 나는 군말 없이 누나와 마주 앉았다. 일 미터쯤의 간격조차 어색한 사이였지만 누나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기억 속 어느 날에는 없었을 주름과 기미가 보여 열 살의 터울이 새삼스러웠다. 미처 상의하지 못한 장례 절차에 대해 말하겠거니 생각하고 있던 내게 누나는 구겨진 편지 봉투를 내밀었다. 반으로 접힌 편지 봉투는 살짝 불룩했다. 너한테 필요할 거다. 누나의 단정에 나는 편지 봉투에 든 것을 꺼냈고,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카세트테이프였다. 겉면 라벨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고 손때와 볼펜 얼룩이 낀 낡은 상태였다. 카세트테이프를 보자마자 나는 그게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었고, 누나의 말처럼 내게 필요하리란 것도 알 수 있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나는 일산으로 이사했다.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지 않은 땅에 창고가 딸린 농가주택이 비어 있었다. 창고를 작업실로 쓰면 되겠다는 심산에 덜컥 결정을 내렸다. 파동 없는 삶의 관성에서 벗어난 것이다. 벗어나려고 했다기보다는 벗어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아버지의 죽음이 빚은 진동이 나를 다시 작업실로 이끌었다. 나는 일산의 공사장, 분리수거장, 고물상을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물건들은 모두 채집하였다. 농기구와 농약, 비료 포대 등이 있었을 창고는 각목, 글러브, 밥솥, 스케이트보드, LP, 유리컵, 프라이팬, 사기그릇, 고무 팩 등이 있는 작업실로 탈바꿈되었다. 작업실의 윤곽이 자리잡힌 날, 양쪽에 테이프 플레이어가 장착된 더블 데크 카세트 플레이어를 진열장에서 꺼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발견한 괜찮은 매물이었다. 예상외로 쓸 일이 없다가 이사 오기 전에 쓰고 이번이 두 번째였다. 편지 봉투에 담긴 테이프가 자리를 바꿔 플레이어에 담겼다. 달칵, 버튼이 눌리면서 테이프는 돌아가고 슥삭슥삭, 과도에 사과 껍질이 벗겨지고 있었다. 큼큼. 부스럭 부스럭. 이게 맞나. 탕. 텅. 아, 아. 아버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통기타를 쳤다. 장롱 위에 뿌연 먼지를 덮어쓴 커버에 담겨 있던 통기타이리라. 나는 아버지가 통기타를 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어린 나는 연주되지 않고 진열되지 않은 채 장롱 위에 방치된 통기타의 존재성이 의아했다. 통기타의 쓸모를 알 수 없던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연주가 녹음된 테이프를 들으면서 나는 통기타는 방치되었던 것이 아니라 안치되었던 것이 아닌가 짐작하였다. 가슴에 묻어 둔 열망이 장롱 위에 놓이는 방식으로 드러난 게 아닐까. 눈에 보이면 마음이 근질거리고 눈에 안 보이면 마음이 서걱여서 대강의 형태로 보이게 놓아둔 것은 아닌지. 동그란 스피커에서 가리워진 길이 울려 퍼졌다. 아버지의 노래는 후렴에 이르러 그대를 애타게 불렀지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 길을 터 줄 그대를 더 호출하지 못했다. 장례식이 끝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는 여기까지 들었다. 나는 마음먹은 대로 더 듣기로 한다. 여보세요. 아버지의 음성이 저랬구나. 아버지가 스피커에서 멀리 떨어졌는지 통화 내용은 잘 들리지 않았다. 1분도 지나지 않아 통화는 끝났고 아버지는 다시 통기타를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줄 한 번 튕기지 못하고 통기타를 놓쳤다. 바닥에 나동그라지는 통기타는 소음을 일으켰지만, 뒤이어 터져 나온 소리에 소음은 배경음으로 밀려났다. 격렬한 기침 소리. 콜록콜록, 쿨룩쿨룩 따위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리가 진동하였다. 숨이 차고 흉통에 경련하는 병색이 선명하게 들렸다. 아버지의 생전에는 들은 기억이 없는 소리였다. 아버지의 기타 소리를 들었다면 아버지의 기침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아버지는 다감하지 않았고 나는 살갑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나는 왜 그리 아버지의 소리에 둔감했을까. 일시 멈춤 버튼을 눌렀다.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이 끝났고,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이 남았다. 휴지(休止)가 필요했다. 커피를 끓이러 싱크대 쪽으로 향하는데, 양은 주전자가 발에 차여 시끄러웠다. 주전자가 내게 말하는 것 같았다. 째그랑 일을 벌여 놓고, 뭐하는 거야 째쟁쨍. 작업실에 쌓인 도구들이 매립지에 버려진 고물처럼 낡아 보였다. 이대로 뒀다가는 달걀 썩는 듯한 매립지 냄새가 진동할지 모를 일이었다.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켰다. 아, 이게 누구신가요? 나를 헌신짝으로 만든 그분 아닌가요? 채아와 거의 일 년 만의 통화였다. 가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서로 생존을 확인하는 용도일 뿐이었다. 버려지긴 누가 버려져. 내가 도망친 거지. 그럼, 멀리 가버릴 것이지 웬일로 연락했어요? 나, 얼마 전에 일산으로 이사했어. 일산? 왜? 거기로 왜 갔는데요? 이제는 잭을 다시 만나 볼까 하고. 누구요? 잭? 아, 난 또 누구라고. 잭 폴리? 내 말뜻을 알아들은 채아는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이제는 도망가지 말아요. 나는 그럴 일 없을 거라고 답했다. 앞으로는 도망가지 않겠다는 것, 그것이 채아에게 연락한 첫 번째 이유였다. 채아에게 알리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 또 프리하게 때려치우지 말란 법이 없으니까. 두 번째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일감 때문이었다. 나는 일을 할 때 의뢰인과의 소통은 채아에게 맡겼었다. 소리만 잘 만들면 그만이라는 게 대외적인 사유였지만, 인맥이라든지 비즈니스적 관계에 반응하는 알레르기 때문이었다. 채아는 메신저로서 역할을 잘했고 사교적이어서 업계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 때가 묻은 것인지, 생계의 절박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채아를 통하면 일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다행스럽게 채아는 나를 넘겨짚었다. 채아의 주선으로 맡은 첫 복귀작은 돌침대 광고였다. 별 다섯 개가 돌침대에 박히는 효과음을 내 주세요. 광고 제작사 측에서 보내 준 영상에 등장한 돌침대 사장은 이마에 별 다섯 개를 달고 손가락 다섯 개를 좍 펴고 있었다. 별이 돌침대에 박히는 일은 당연히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사람들의 관념에 있을 법한 소리를 뽑아내야 했다. 별이라는 거대 물질이 흔들림 없이 단단한 돌침대와 부딪치는 상황이었다. 자동차 문짝을 해머로 치고 외날의 서양톱을 바이올린 활로 켜서 고음부를 녹음했고, 샌드백에 아령을 두들기고 대리석 바닥에 모래주머니를 떨어뜨려서 저음부를 녹음했다. 녹음된 고음과 저음을 믹싱하니 별이 우주에서 날아와 돌에 꽂히는 듯한 효과음이 완성되었다. 광고는 마케팅 비용의 한계로 공중파에서는 송출되지 못하고 케이블TV의 프리미엄 시간대가 아닌 아침과 낮에 방영되었다. 하지만 빨간 별 다섯 개를 이마에 박은 돌침대 사장이 인터넷상의 밈이 되어 제품의 매출이 대폭 올랐다. 그 덕분에 돌침대 하나가 작업실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광고 이후로 어린이 애니메이션과 단막극 등의 의뢰가 들어왔고, 지루하거나 지치지 않을 정도의 딱 알맞은 속도로 작업이 이어졌다. 내게 맡겨지는 작업이 폭설로 쌓이거나 진눈깨비로 흩날리지 않고 사람들이 오가는 길의 잔설로 덮이던 즈음의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스팸이겠거니 무시하려는데, 부재중 통화가 2건 찍히고도 벨은 멈추지 않았다. 광고성 전화라고 하기에는 상도덕이 없다고 할 정도의 집요함이었다. 보이스 피싱도 이렇게 한 번호를 공략하지 않을 텐데. 집 나간 가족을 찾는 연락인가. 죄송합니다. 이채아 디자이너님이 이렇게 해야 받으실 거라고 하셔서. 젊은 여자는 사과부터 했다. 문자는 언제 확인할지 모르니 받을 때까지 전화를 걸라고 하는 채아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럼, 채아를 통해 연락하면 되지 않나. 회장님께서 직접 연락드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회장이라는 말에 묘한 호기심이 일었다. 요새는 낯 모르는 아무 행인에게 선생님이라고 한다는데, 회장님이야 등산회, 친목회 등 각종 모임으로 인해 길거리에 널린 직위가 된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여자의 절제된 말투와 주변의 정제된 소음이 여자가 말하는 회장이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던 회장을 지칭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필, 왜 저인가요. 회장님은 사극 마니아이십니다. 사극이라면 영화든 드라마든 가리지 않는 회장이 내가 디자인한 활 소리에 감탄했고, 수소문한 끝에 내가 일하던 스튜디오를 알아내고 채아를 통해 나를 찾았다는 것이다. 사연의 개연성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있을 만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회장이 의뢰한 작업은 수긍하기 어려웠다. 회장이 투자하는 사극 영화에 사운드를 디자인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면 금세 납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회장은 사극과 관련이 없고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될 만한 사운드를 디자인하기를 바랐다. 작업은 간단했고 받는 금액은 과도했다. 이 정도의 일로 그 정도의 돈을 받는 건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 뭔가 대단한 꿍꿍이가 있지 않고서야 그런 제안을 할 리가 없을 텐데.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상상력이 많이 필요할 겁니다. 회장 비서의 말은 곧이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몇 차례 거절하다가 일을 맡기로 했다. 결국 회장이 거부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액수가 아니었다. 회장은 왜 그렇게 큰돈을 들여서까지 이 작업을 성사하려는 것일까. 회장에게 필요한 소리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진 게 문제였다. 영상은 3분 30초 정도로 짧았다. 그것은 20대 초반의 여자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브이로그처럼 보였는데, 별다른 촬영이나 편집 기술이 동원되지 않은 평범한 영상이었다. 여자의 브이로그는 시종일관 무성(無聲)으로 진행되었다.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촬영할 때 음소거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었을 것이다. 소거된 음(音)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이었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 아이섀도 브러시가 화장대에 떨어지고 헤어드라이어에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옷장 속 옷을 뒤적거리다 여러 벌에서 한 벌을 꺼내는. 실감 나게 소리를 입히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였고, 도대체 어디에서 상상력을 펼쳐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반나절 만에 작업을 끝냈고 바로 보내기가 민망해 이틀 묵혔다가 보냈다. 소리가 빈 부분이 있다고 하십니다. 비서의 말에 뭔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소리가 비어 있다? 알맹이가 드문 과자 봉지를 질소로 과포장했다는 비난처럼 들렸다. 사실, 과포장이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 비서를 통한 회장의 의사는 내가 과포장하는 성의조차 없이 볼품없고 납작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화가 났다. 화가 나지 않는다면 아티스트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만한 도발이었다. 몇 번이나 비서에게 연락해서 계약금을 돌려주려고 했다. 그러나 이대로 그만두는 건 어딘지 모르게 찜찜했다. 회장의 말은 자존심을 긁었지만,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마음을 돌려놨다. 다른 급한 작업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나는 이 일을 끝내기로 했다. 브이로그를 여러 번 돌려 봤다.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세부를 살폈다. 내가 놓친 게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췄지만, 어디가 비어 있다는 것인지 그 공백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영상에서 일어나는 충돌, 마찰 등의 물리 작용에는 그에 합당한 소리-내 판단으로는 그렇다-가 들렸다. 회장은 인식하는데 나는 인식하지 못하는 소리는 무엇일까. 내가 영상을 보고도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소리는 화면 밖에서? 의자에 앉아 있던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러나 곧 주저앉았다. 무성으로 촬영된 영상의 화면 밖 소리를 듣는 게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그럴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회장은 무엇을 지적한 걸까. 혹시 비어 있다는 것은 있어야 할 소리가 없다는 게 아니라 소리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 아닐까. 영상 속 여자, 누굽니까? 대뜸 던진 말에 비서는 평소와 다르게 뜸을 들였다. 질문하지 않는 데에 동의하신 것 아니었나요? 그랬다. 계약서에 있던 내용이다. 그랬죠.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어요. 제 소리가 실감 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소리의 주체를 모르고 만들었는데 소리에 어떻게 실감이 있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회장님의 뜻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빈 소리를 메꿀 방법은 없겠죠.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틀 후에 비서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내 질문에 대한 회장 측의 답은 이랬다. 그녀는 수백 개의 딤플로 뒤덮인 골프공 같습니다. 겉은 매끄러우면서 울퉁불퉁합니다. 속은 타이어를 만드는 고무처럼 질기고 튼튼합니다. 그녀는 가볍지만 단단합니다. 간단히 한 손에 올릴 수 있지만 그 세계는 견고해서 함부로 부술 수 없습니다. 그녀의 본질은 공이어서 굴릴 수 있고 던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닥에 부딪혀도 농구공처럼 통통 튀기지는 않습니다. 드라이버를 풀 스윙하면 그녀는 멀어집니다. 드라이버와 마찰을 일으키고 그 반발력으로 멀어지는 그녀는 딤플의 수만큼 더 멀리 날아갑니다. 수많은 딤플로 비거리는 늘어납니다. 주인공을 알고 싶다는데 웬 골프공 타령이람. 초보자를 위한 골프 교본도 아니고 무슨 저의로 알쏭달쏭하게 의미를 엮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계약서 조항을 어긴 데 대한 장난성 조롱으로 읽혔다. 그러나 몇 번씩 읽으면서 드는 의문이 있었다. 그녀는 왜 공일까. 많고 많은 공 중에서 왜 하필 골프공일까. 골프공을 뒤덮고 있다는 딤플이 무엇인지 찾아봤다. 딤플은 골프공 표면에 오목하게 파인 홈으로 일반적으로 골프공에는 300~500개의 딤플이 파여 있다. 드라이버 스윙으로 날아가는 골프공에는 공기 저항이 생기는데, 공기 저항은 골프공 앞뒤 표면의 압력 차에 의해 발생한다. 이때 딤플은 주위에 작은 회오리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공기가 뒤섞여 공 뒤쪽 압력이 떨어지지 않아 비거리를 늘린다. 흠집이 난 골프공의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나서 골프공에 흠집을 내어 사용한 것이 딤플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골프공의 겉과 속. 가벼움과 단단함. 딤플과 비거리. 비로소 나는 비서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상상력이 필요했다. 나는 그녀 캐릭터에 집중했다. 골프공 같은 그녀를 수없이 떠올렸다. 작지만 단단하고 가볍지만 통통 튀지 않는. 캐릭터가 머릿속에 그려지자 그녀에게 합당한 소리가 튀어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입에서 계속 딤플이 맴돌았다. 딤플은 보조개라는 뜻이 있지만 외모의 특징을 표현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흠집이 많다는 뜻일까. 하지만 딤플은 비거리를 늘린다고 했으므로 결함의 의미로 쓰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목하게 파인 흠집이 결함이 아니라면, 떠오르는 단어는 하나밖에 없었다. 상처. 나는 상처의 비거리를 생각했다. 그녀는 문을 (힘없이 덜컥 탁) 여닫으며 방에 들어선다. 암막 커튼이 처진 방에 (딸깍) 빛을 부른다. 그녀의 손이 화장대 의자를 (그윽) 끌어당기고 다른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이 흔들린다. 초점 없는 화면이 360도로 돌아가고-슬픔이 블랙홀로 빠져드는 것 같다-스마트폰을 (드득) 거치대에 고정시키고 다시 돌아온 화면에서 수건이 (스르르) 풀리면서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이 보인다. 그녀는 화장대의 거울을 응시하다가-그녀의 얼굴은 뒤통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헤어드라이어 버튼을 (틱탁) 누른다. (경쾌함 없이 심란하고 무거운 위이잉) 헤어드라이어는 돌아가고 그녀의 손길에 머리카락이 부서진다. 이윽고 헤어드라이어의 작동은 (탁) 멈추고 상반신을 거울 쪽으로 수그린 그녀의 손길이 분주하다. 그러다가 (툭) 아이섀도 브러시가 화장대에 떨어진다. 그녀는 브러시를 집다가 다시 (툭) 떨군다. 화장을 멈춘 그녀는 뭔가를 결심한 듯 (드윽) 의자에서 일어나 스마트폰을 (트특) 거치대에서 뽑아 손에 든다. 옷장을 (탕) 열고 (드르륵) 옷을 휘적이다가 고른 하나를 침대에 (툭) 던져 놓는다. 나는 그녀의 영상에 소리를 입혔고 소리에 그녀의 상처가 묻어나도록 노력하였다. 볼륨과 톤을 조정하여 모든 음은 낮고 둔탁하였다. 그녀가 찍은 영상에 대한 작업은 끝났지만, 작업이 모두 끝나지는 않았다. 회장 측에서 보낸 파일에는 부가 영상이 있었다. CH 02 2023/10/30 11:27:11 그녀가 잔디밭 위 돌길을 걷는다. CH 01 2023/10/30 11:27:15 ~ 11:28:07 그녀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CCTV 화면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모습일 듯한 장면이었다. 그런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지 나는 CCTV 화면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리가 있지 않을까, 궁리하였다. 특히, 대문의 화면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번 채널의 카메라에서 그녀는 잠깐 나타났다가 대문을 열고 나간 뒤로 볼 수 없다. 대문 위에 포치가 있어 그녀는 흔적 없이 사라진 것 같다. 여기에서는 그녀의 멀어지는 발소리만 남게 될까. 1분이 채 되지 않는 마지막 부분을 돌리고 또 돌려봤다. 그러다가 영상이 끝나기 몇 초 앞두고 그녀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멀어지는 것을 보았다.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온 건 작업을 마친 지 2주가 지나서였다. 이번에는 비서를 통하지 않고 직접 나와 통화하였다. 회장은 정중하게 집으로 초대하면서 감사의 의미임을 분명히 했다. 회장 집 대문 앞에 도착한 나는 벨을 누르려다가 경사진 이면도로로 내려섰다. 그러고는 몇 발짝 걸은 후에 뒤를 돌아 위를 올려다봤다. ㄱ자 형태 집의 가로획에 해당하는 곳 벽면에 CCTV가 부착되어 있었다. 노트북으로 봤던 1번 채널 화면의 각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CCTV 쪽에 고정한 시선을 아래로 내리는데, 옆으로 그녀의 멀어지는 그림자가 보이는 듯했다. 해의 시선이 거둬지는 시각이었다. 나는 그녀를 배웅하듯이 잠시 서서 그녀의 비거리가 얼마쯤이었을지 생각했다. 2번 채널 화면에서 그녀가 걷던 잔디밭 위 돌길의 끝에 현관문이 있었다. 일하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섰다. 회랑 같은 널따란 복도의 끝 오른편에 낮은 계단이 놓여 있었다. 아래로 깊고 편평하게 펼쳐지는 공간이 높은 층고와 어우러져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는 느낌을 자아냈다. 정면으로 보이는 통유리창을 왼편에 둔 소파에 회장이 앉아 있었다. 회장은 나를 통유리창을 마주 보고 있는 소파에 앉게 했다. 벨로드미코프, 좋아하시나요? 꽤 긴장했던 탓인지 실내에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회장의 말로 깨달을 수 있었다. 언젠가 들어 본 적 있는 운율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다. 클래식에는 문외한에 가깝습니다. 회장은 의외라는 듯 팔걸이에 올려 둔 손을 턱에 대고 입을 오므렸다. 입 주변의 주름이 엷게 도드라져 보였다. 그런가요? 나는 벨로드미코프를 들으려고 저런 짓도 한 사람이오. 회장은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정원의 구석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전봇대가 서 있었다. 나만을 위한 전봇대를 설치한 거요. 공동 전봇대는 남들과 전기를 공유하는 탓에 아무리 좋은 오디오에서도 이런저런 노이즈가 들리길래 정원에다 저렇게 세워 놨어요. 그랬더니 벨로드미코프가 내 앞에서 연주하는 것 같더구려. 화구 박스가 매립된 벽난로 옆에 오디오, 앰프, 스피커가 양쪽으로 놓여 있었다. 얼핏 봐도 고가의 장비임을 눈치채게 하는 것들이었다. 회장은 오디오와 벨로드미코프에 관한 말을 늘어놓았다. 사운드에 대한 회장의 마니아적 열성은 순수한 애호와 성공한 자의 과시 사이를 오고 가는 듯했다. 어색함을 눅이는 커피가 잔 바닥에 엷은 띠를 남기고 있을 즈음 회장은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그러나 나는 급한 작업이 있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의뢰인을 이런 식으로 만나는 게 나에게는 예외적인 일이었고, 차 한잔 마시는 정도가 예외의 한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장은 이번 초대의 메인을 거절하면 어떡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고 나서 사업가답게 상대방이 거절하기 힘들도록 다시 제안하였다. 그럼, 식사 후 대접하려던 위스키 한 잔쯤 구경하시는 게 어때요. 과실향이 은은히 퍼지다가 끝에 스모키향이 감도는 위스키였다. 회장은 위스키 애호가이기도 한 듯했다. 위스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설파하면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위스키를 마셨다. 어느덧 회장은 세 번째 잔에 접어들었고 내 위스키 잔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마지막 화면의 철 덜그럭거리는 소리, 덜그럭대다 쿵쿵거리는 소리, 그건 뭡니까? 굳게 닫혀 있던 가게 문에 철제 셔터가 열릴 때처럼 회장의 표정이 빗장을 푼 듯했다. 거래와 계약으로 묶여 있는 관계성을 술이 허물어뜨렸는지 말투도 다소 부드러워졌다. 마지막 영상 속의 여자는 대문을 나서는데, 화면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상의 49초 지점에서 그녀가 나타납니다. 그림자로 나타난 그녀는 3초 뒤 모습을 감춥니다. 대문을 열고 나가는데 2초, 대문에서 CCTV가 보이는 지점까지 3초, 그림자로 보이는 부분이 3초, 영상의 총길이가 52초니까 그녀는 대문 앞에서 44초를 머물렀을 겁니다. 회장은 들고 있던 위스키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유리들이 따깍, 울렸다. 그 머무름은 머뭇거림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멀리 떠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아마 미련이 조금 남았겠죠. 대문을 손으로, 발로, 툭툭, 그래서 덜그럭거리고 쿵쿵거리지 않았을까요. 회장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나 곧 느슨해진 상반신을 바로잡았다. 집의 창고를 수리하는 날이었소. 대문 앞에 시멘트 가루가 떨어져 있길래 인부 하나가 부주의했구나, 생각했지. 그런데 대문에 누가 시멘트 묻은 발로 찬 것 같은 자국이 있었소. 그것도 인부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업체 사장을 나무란 기억이 나오. 그 애의 흔적일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했소. 냉정히 떠난 줄 알았지. 머뭇거렸을 줄은. 이제부터 그 애가 집을 떠나기 전에 미련이 남아 머뭇거렸다고 생각할 거요. 그래야 나 자신을 더 나무랄 수 있을 거 아니오. 나는 소리에 예민한 사람이오. 하지만 그 애가 떠날 때까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는 그 애의 소리를 듣지 못했소. 마지막 위스키 잔은 다 비워지지 않았다. 회장 집을 나서려고 할 때, 각얼음들이 녹으면서 달그락. 달그락. 천장 높은 거실을 울렸다. 아버지가 남긴 카세트테이프의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을 들은 다음날,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의 다른 면을 들었다. 테이프에는 아무것도 녹음되지 않은 듯 한동안 테이프 감기는 소리만 들렸다. 그러다가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아버지, 지금 뭐하세요. 누나였다. 녹음하면 들릴까 해서. 아들내미 예민한 거 하루 이틀이에요. 걔가 지금 시위하는 거라니까요. 자기만 힘든 줄 아나. 그래도 혹시 모르잖니. 아버지와 누나의 대화는 거기에서 끝났다. 다시 테이프 감기는 소리만 들렸다. 아버지는 TV 스피커에 카세트를 대고 TV에서 나는지 모를 소리를 녹음한 것이다. 나에게 들렸던 TV 소음을 아버지와 누나는 듣지 못했다. 당시 인기 TV 프로그램에서 10대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 영역의 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만 들을 수 있었구나, 고개를 끄덕이다가 열아홉 살인 누나는 왜 못 듣나, 의아했다. TV 스피커에서 나오는 고주파 소음을 나만 들은 것일까, 아니면 아버지와 누나의 생각처럼 나의 마음이 단단하지 못해 환청이 들린 것일까. 나는 그때도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왜 하필 그날 이전에는 들리지 않던 소음이 그날부터 들렸을까. 그날은 어머니가 영영 집을 떠난 날이다. 나는 마치 들을 수 있기라도 한 듯 카세트 플레이어의 스피커에 귀를 가까이 댄다.
  • “뺨 때리고 욕” 갑질배우 지목…박슬기·이지훈 입 열었다

    “뺨 때리고 욕” 갑질배우 지목…박슬기·이지훈 입 열었다

    방송인 박슬기가 과거 영화배우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후 이지훈이 문제의 ‘갑질 배우’로 지목되자 수습에 나섰다. 박슬기는 28일 인스타그램에 이지훈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지훈오빠는 저와 몽정기2때 정말 재밌게 촬영했고, 지금도 너무 좋아하는 오라버니에요”라며 “아빠 되신 것 축하드려요!”라는 글을 적었다. 박슬기는 앞서 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에 출연 “예전에 영화 찍을 때 있었던 일”이라며 남자 배우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박슬기는 “라디오 생방송 일정 때문에 (영화 촬영)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며 “사전에 얘기가 된 상황이었는데 함께 있던 매니저에게 햄버거를 양보했더니 한 배우가 우리 매니저 뺨을 때리더라”라고 말했다. 박슬기는 “‘야 이 개XX야, 너는 지금 네 배우가 안 먹는데 너는 왜 먹어’라고 하더라. 그 배우가 나한테는 직접 욕을 못 하니 들으라는 식으로 매니저한테 화풀이한 것 같다”고 했다. 박슬기는 이 과정에서 배우의 실명을 언급했으나, 영상에는 ‘삐’ 효과음이 덧씌워져 비공개 처리됐다.이후 박슬기와 이지훈이 2005년 영화 ‘몽정기2′에 함께 출연한 사실이 전해지며 네티즌들 사이에선 이지훈이 ‘갑질 배우’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지훈은 본인을 갑질 당사자로 지목한 댓글을 캡처해 올린 후 “여러분의 추측은 아쉽게도 빗나갔다”라며 “이제 더 이상 슬기한테도 뭐라고 하지 마시고 여기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썼다. 그는 “이런 일에 이름이 거론된 거 자체가 내가 부족해서”라며 “과거 저로 인해 상처 받으셨던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지훈의 아내 아야네 역시 “저한테 많은 분들이 디엠으로 루머?에 대해 물어보시고 걱정하시는데 저희 남편 아닙니다”라고 해명에 나섰다.
  • 클래식 음악회 틀 깨고… 한국 전통·창작 ‘음악의 스펙트럼’ 넓히다[서동철의 노변정담]

    클래식 음악회 틀 깨고… 한국 전통·창작 ‘음악의 스펙트럼’ 넓히다[서동철의 노변정담]

    1962년 서울국제음악제 파격 기획전야제 때 궁중음악 ‘수제천’ 연주서양·전통 음악 조화 정착에 노력 방송사 일 하면서 작곡 학업 병행만당 이혜구 선생에게 큰 영향받아라디오 연속극에 국악 써 대히트서울신문에 ‘근대 음악 발전’ 연재클래식음악 평론가로 이름 알려져“한국인 ‘가무음곡’ 능력 타고났죠”원로음악평론가로 우리나라 1세대 문화기획자의 대표 격인 이상만 선생은 몇 해 전 경기도 파주에 자리잡았다.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누기에 앞서 필자의 차에 모시고 송추에서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는 고령에도 서울에 볼 일이 있으면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다녀온다. 30년째 이어 온 생활참선이 정신과 육체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지역문화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 파주 곳곳을 돌아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 말씀에 혜음령으로 넘어가는 옛 의주대로로 접어들어 혜음원 터를 들러 보기로 했다. 혜음원은 고려시대 수도인 개경에서 오늘날의 서울 남경을 오가는 길손을 위한 왕립 숙박시설이자 부속 사원이었다. 선생은 안내판을 꼼꼼히 읽은 다음 산중에 펼쳐진 혜음원 터를 오래도록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자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문화관광해설사가 다가와 친절하게 이런저런 도움말을 주기 시작했다. 인사를 나누니 “지역에 문화예술계 원로가 사시는 줄 미처 몰랐다”며 반가워하는 것이었다. 인터뷰는 당초 계획과 다르게 냉면을 먹고 다시 찾은 혜음원지방문자센터에서 이루어졌다.이상만 선생의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은 고양문화재단 총감독 시절 더욱 깊어졌을 듯싶다. 고양시에 있는 대형 문화공간 고양아람누리와 고양어울림누리의 이름은 그가 지었다. 그는 “당초에는 일산문화센터와 덕양문화체육센터였다”면서 “이제는 누구나 아람누리, 어울림누리라는 이름을 자연스럽게 입에 올리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두 문화공간의 개별 극장 이름도 우리말로 지었다. 아람누리의 오페라극장은 아람극장, 대공연장은 아람음악당, 소공연장은 새라새극장이다. ‘아람’은 가을 햇볕을 받아 충분히 익어 벌어진 과일, 새라새는 ‘새롭고도 새로운’이라는 뜻을 지녔다. R석, S석, A석, B석으로 구분하던 좌석 등급도 으뜸자리, 좋은자리, 편한자리, 고른자리, 가장자리로 고쳤다. 그런데 필자가 최근 아람누리를 찾았을 때 보니 좌석 구분은 다시 영문 알파벳으로 돌아가 있었다. 관객들이 한글을 불편하게 느끼기 때문인지 몰라도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에게 “공들여 출범시킨 지역 문화공간이 오늘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공연장을 짓는 단계에서는 시장이 몇 분 바뀌었지만 모두 의욕을 보였고 그다지 이견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콘텐츠를 어떻게 채우느냐는 단계가 되자 달라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공연장의 성격이 크게 요동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서양클래식음악을 다룬 대표적 평론가로 알려졌지만 서양음악에만 매몰되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한국음악의 폭을 넓힌 음악인이었다. 전통음악, 창작음악, 서양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국제 음악제의 틀을 정착시킨 것도 이 선생이었다. 그는 KBS TV의 전신인 서울중앙TV에 재직하던 1962년 서울국제음악제를 주도했다. 전야제인 ‘국악의 밤’에서 국립국악원이 궁중음악 ‘수제천’을 연주했는데 당시로선 확기적이었다. “우리 음악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일찍부터 신념이 있었어요. 서양음악이 중심이 되는 축제였지만 전통음악을 부각하고 한국인의 창작 음악도 이럴 때 선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작곡가의 밤’에선 구두회, 김동진, 김성태의 창작음악을 연주했어요. 서양단체로는 ‘비르투오지 디 로마’의 연주가 좋았는데 훗날 비발디 ‘사계’로 세계적 명성을 날린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 무지치’의 전신이라고 할 수 았습니다.” 1969년 ‘한국 신음악 80주년’을 기념하는 제1회 서울음악제에도 사무국 차장으로 프로그램 구성에 깊이 관여했다. 이때는 전야제로 종묘제례악을 복원해 공연했는데 전주 이씨 종친회에서 반대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조상을 기리는 제례음악을 불경스럽게 어디서 연주하겠다는 거냐며 반발했다. 종친회 설득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지난날의 유산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고 귀한 것이라는 인식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전통음악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별난 사람 취급을 받는 시대였습니다. 음악제 프로그램의 전통음악을 보고 서양음악 연주자 사이에서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마저 없지 않았습니다. 최근 종묘제례악이 독일 베를린필하모닉 홀에서 연주돼 찬사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옛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가 가진 한국음악의 소양은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길러졌다.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는데 3000석 소출이 있었으니 시골에선 부잣집 소리를 들었어요. 아버지는 출판을 포함한 문화적 사업을 하셨는데 우리집에 소리꾼이나 연주자가 자주 드나들었습니다. 나중에 대금산조와 해금산조의 명인 한범수 선생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리집을 다녀간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통음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한국음악에 대한 관심은 서울대 음대에 다니며 소신으로 발전했다. 앞서 서울대 음대 부설 중등교원양성소를 이수하고 경기여고에 전임강사로 있었는데, 평소 흥미를 갖고 있던 방송국에 촉탁으로 입사하게 됐다. 작곡과에도 들어가 학업을 병행했는데 여기서 그에게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는 한국음악학자 만당 이혜구 선생을 만난다. 만당은 영문학자지만 경성교향악단의 바이올린 주자로도 활동했다. 이왕직아악부에서 정악을 연구하면서 경성방송국에서 국악프로그램을 맡기도 했다. 독문학에도 조예가 있어 서울대 음대에서 독일어를 가르쳤으니 눈이 번쩍 뜨이는 스승을 만난 것이다. “그때는 라디오 연속극의 인기가 대단했는데 대개 효과음으로 서양음악을 이용했습니다. 만당 선생의 권유로 ‘장희빈’이라는 연속극에 국악으로 효과음을 썼는데 대히트를 쳤어요. 그 인연으로 신상옥 감독의 영화 ‘성춘향’에서도 효과음을 맡게 됐지요.” 만당은 서울신문에 ‘근대 국악 발전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그 지면을 이상만 선생이 ‘근대 음악 발전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물려받았다. 훗날 서울신문 사장이 되는 문화부의 신우식 기자가 원고 담당이었다고 한다. 1958~1959년에 걸쳐 60차례 남짓 서울신문 연재를 끝내자 다른 매체에서도 음악에 관한 글을 다투어 청탁하기 시작했다. 서양 클래식음악 평론가로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당시 연재가 계기가 됐다. 그는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기념 예술제도 주도했다.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이름을 짓는 데는 월탄 박종화 선생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세종문화회관에 ‘문화예술의 전당’이라 새긴 표석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주도해 세운 ‘예술의전당’도 이렇듯 강력한 ‘문화입국’ 의지가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이후 풀브라이트장학금을 받고 미국으로 떠나 UCLA, 뉴욕대, 예일대에서 공부하게 된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예술제는 수많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인도의 시타르 연주자 랴비 샹커의 공연이 기억에 남습니다. 녹음을 하는 것을 알고는 절대 안 된다고 하는 것을 방송용이 아니라 보관용이라고 한참을 설득했어요. 그렇게 어렵게 자료를 만들었는데 모두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듣고 허탈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대학 자료실에서 한국에서는 사라진 각종 예술제의 팸플릿 등을 발견하고는 많은 생각이 들었지요.” 자의 반 타의 반 떠난 미국에선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을 앞두고 문화행사 논의가 분출하고 있었다. 그도 올림픽 문화행사에 흥미를 갖고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때의 경험은 귀국하고 1988년 서울올림픽 문화행사에 참여했을 때 크게 도움이 됐다. 그는 당시를 돌아보면서 ‘벽을 넘어서’라는 서울올림픽 문화행사의 개념을 제시한 박용구 선생의 공로가 완전히 잊혀지고 ‘아웃사이더’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요즘 선생의 중요한 일과는 공연장이나 문화 행사를 찾아 후배를 격려하는 것이다. ‘최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세계적 음악가가 줄지어 나오는 등 한국이 명성을 떨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하늘이 우리에게 가무음곡(歌舞音曲)의 은총을 주셨기 때문”이라면서 웃었다. 한국인은 문화와 예술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을 타고났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서구로 갔던 문명의 중심이 비서구로 회귀하는 시기가 겹쳤으니 더더욱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덕담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상만 선생은 1935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했다. 서울중앙방송, 동아방송, KBS에서 일했다. 한양대, 서라벌예대, 고려대에서 음악사와 미학을 강의했다. 1962년 제1회 서울국제음악제, 1969년 제1회 서울음악제, 1975년 광복30주년 기념음악제,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예술제 기획을 주도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준비에도 참여했다. 공연예술평론가협회장과 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 이사장, 고양문화재단 총감독을 역임했다. 옥관문화훈장과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을 받았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세종로의 아침] ‘범죄도시’와 15세 관람가

    [세종로의 아침] ‘범죄도시’와 15세 관람가

    최근 영화 ‘범죄도시4’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국내 개봉 영화 중 33번째다. 외국 영화를 빼고 한국 영화만 따지면 24번째다. 특히 ‘범죄도시’ 시리즈는 2022년 5월 개봉한 2편부터 내리 3차례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시리즈 세 편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국내 영화로는 처음이다. 앞서 외국 영화로 ‘어벤져스’ 시리즈 세 편이 1000만 관객을 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000만 영화가 모두 5편 탄생했는데 그중 세 편이 ‘범죄도시’ 시리즈다. ‘범죄도시’가 최근 극장가를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 같다. 2017년 10월 개봉한 1편까지 합치면 이 시리즈를 관람한 관객은 4000만명이 넘는다. 영화계가 ‘범죄도시4’의 흥행을 마냥 반기는 것만은 아니다. 멀티플렉스 3사의 몰아주기에 개봉 초기 80%를 웃도는 점유율을 보여 스크린 독점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범죄도시2’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의 구세주로 대접받던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 휴가 기간에 ‘범죄도시4’를 관람하며 시리즈 완주를 이어 갔다. 아쉬운 느낌이 적지 않았다. 3편부터 그랬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1편이다. 악을 응징하는 액션의 통쾌함에 깨알 같은 유머를 얹은 게 돋보였다. 주연은 물론 조연까지 연기도 훌륭했다. 하지만 이후 캐릭터나 이야기 구조가 정형화돼 가며 만듦새가 헐거워지는 느낌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흥행에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관람 등급 변경이 큰 몫을 했다. 이 시리즈는 폭력 장면 수위를 조절해 등급을 청소년관람불가(청불)에서 15세 이상 관람가로 바꿔 대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다. 청불 등급을 받은 1편은 688만명을 동원했다. 청불 역대 흥행 2위다. 1위는 2015년 11월 개봉해 관객 707만명을 끌어모은 ‘내부자들’이다. ‘내부자들’은 ‘디 오리지널’이라는 감독판을 연이어 개봉해 208만명을 추가했지만 두 편을 합쳐 1000만 관객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청불 영화 중에는 1000만 작품이 없다는 이야기다. 33편의 1000만 영화를 살펴보면 15세 관람가가 18편으로 가장 많았고 12세 관람가 12편, 전체 관람가 3편 순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5세 이상 관람가를 받은 2편부터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수직으로 상승했다. 15세 관람가가 대박 흥행의 불쏘시개가 된 셈이다. 주인공 마석도(마동석 분)의 강펀치가 더욱 빛나고 통쾌하기 위해서는 악역이 극한의 폭력을 ‘빌드업’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범죄도시’ 시리즈가 2편부터 15세 관람가를 받은 것은 살상 장면이 구체적이지 않다거나 간접적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인적으로는 ‘범죄도시’ 시리즈가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으면서부터 불편한 구석이 생겼다. 흉기로 찌르거나 베는 장면을 직접 보여 주지 않고 카메라 앵글을 가해자에게 맞추거나 흩뿌리는 피, 둔탁한 효과음과 비명 등을 통해 간접 묘사했다고 하지만 정글도와 일본도, 군용 나이프를 무차별적으로 휘두르고 쓰러진 상대를 여러 차례 가해하는 장면들은 충분히 잔혹하다. 청소년이 봐도 무방한 것인지 물음표가 달린다. 오히려 간접적인 표현이 폭력에 더 둔감하도록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8편까지 제작된다고 한다. 절반이 지났다. 앞으로는 등급을 고민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 흥행은 할 만큼 하지 않았나. 홍지민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 음성 해설 넣고, OST 자막 넣고… 장애인도 설렌 ‘같이 봄’의 가치

    음성 해설 넣고, OST 자막 넣고… 장애인도 설렌 ‘같이 봄’의 가치

    23곳 상영… 비인기 시간대 편성지난해 3만명 넘는 관람객 찾아“장벽 깨 좋아” “흥행작 외엔 부담” “장사 영근은 축문을 읽고 무당 봉길은 북을 두드리고 무당 화림은 신장 칼을 집어든다. 박지용이 삽으로 묘를 내리치자 일꾼들이 묘를 파낸다.” 영화 ‘파묘’의 장면마다 상황을 설명하는 음성이 흘러나오고, 화면에는 대사는 물론 효과음과 배경음악이 자막으로 표시됐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1958 영화관에서는 올해 첫 1000만 영화가 된 ‘파묘’의 ‘가치봄 영화’(화면해설 및 한글자막 영화) 상영회가 열렸다. 262석 규모인 영화관은 사전 신청에서 전석 매진돼 빈자리가 없었다. 상영 30분 전부터 극장을 찾은 시각장애인 윤석철(44)씨는 “극장에서는 소리나 분위기가 압도적으로 달라 집에서 보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윤씨는 지난해 ‘노량’과 ‘서울의 봄’을 꼬박꼬박 챙겨 볼 정도로 영화를 좋아해 매년 가치봄 영화 상영을 기다리지만 흥행작이 아니면 극장에서 보기는 어렵다. ‘파묘’도 개봉 3주가 넘은 지난 18일에야 부산과 충북 영동에서 첫 가치봄 영화 상영이 이뤄졌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개봉한 ‘파묘’는 전날까지 전국 2367개 스크린에서 누적 관객 수 1029만 9222명을 기록했다. ‘파묘’의 가치봄 영화가 상영되는 스크린은 전체 상영관의 1% 수준인 23개에 불과하고 서울 지역은 CGV 피카디리가 유일하다. 다음달 상영 예정을 기준으로 봐도 전국적으로 13곳 정도 늘어난 36개에 그친다.가치봄 영화 상영은 통상 일회성 행사가 많아 시청각 장애인은 비장애인처럼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선택하기가 어렵다. 이달 진행된 가치봄 영화 상영회의 70%는 일반적으로 극장을 찾는 시간대가 아닌 오후 1~2시대에 편성됐다. 2021년 CGV와 롯데시네마 등을 상대로 차별구제 청구 소송을 제기한 중증 시각 장애인 김준형(32)씨는 “가치봄 영화는 주로 화·목요일 낮이나 토요일 아침 등 극장을 찾지 않는 시간대에 편성된다”고 말했다. 시청각 장애인의 영화 관람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치봄 영화 상영회의 관객 수는 코로나19로 극장 방문이 어려웠던 2020~2022년을 제외하면 2019년 4만 874명, 지난해 3만 2404명이었다. 김진각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 교수는 “영화계도 상업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흥행작이 아닌 이상 가치봄 영화를 동시에 제작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영화와 같은 대중예술에서도 장애의 장벽을 없애는 ‘배리어프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 구로구, 반상회도 영상으로 보면서 해요… ‘온(ON) 반상회보’

    구로구, 반상회도 영상으로 보면서 해요… ‘온(ON) 반상회보’

    서울 구로구가 올해부터 주민센터의 각종 회의 시 활용하는 반상회보를 영상으로 제작한다고 1일 밝혔다. 구로구는 “구정 소식을 효과적으로 안내하려면 다양한 매체의 전달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존에 문서로 전달해오던 반상회보를 온라인 영상으로 시각화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영상 ‘온(ON) 반상회보’는 문서를 띄운 화면에 이미지 동작 작업과 음향 효과음을 더했다. 오디오 해설 더빙을 입혀 음성으로 전달해 이해도를 높인다.[ON 반상회보] 1월 정례 반상회#구로구청 #구로반상회 #반상회[2024년 1월 정례 반상회 홍보자료]1. 2024년도 설맞이 구로 한마당 장터 운영2. 2024년 구로구 주말농장 분양 신청3. 소규모 자영업자 LED 간판설치 지원4. 2024년 에너지절약형 LED 간판개선사업 대상지 공모5. 구로문화사랑봉사단 ...youtu.be구는 매달 25일경 열리는 통장회의 개최 전 온(ON) 반상회보를 제작해 구로구 유튜브인 구로구청 방송센터에 게재한다. 구로 알림톡으로도 전송되고 시·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볼 수 있고 다른 단체회의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구로구 관계자는 “영상으로 보고 들으면서 좀 더 쉽고 생생하게 구정 정보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검은 피 흘리고 ‘죽은척’”…‘진짜’로 펼치는 오징어게임

    “검은 피 흘리고 ‘죽은척’”…‘진짜’로 펼치는 오징어게임

    영국의 옛 공군기지에서 촬영 된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가 오는 22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온라인 시사를 통해 이 프로그램의 초반 회차를 언론에 공개했다. 오프닝에는 ‘황동혁 각본 및 감독의 오징어 게임을 원작으로 한다’는 자막이 표기됐다. 미국의 스튜디오 램버트 등이 제작한 이 리얼리티 쇼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참가 자격은 ‘만 21세 이상으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며 올해 초 영국에서 촬영을 마쳤다. 참가자들은 각자 승합차에 올라타 게임이 펼쳐지는 거대한 규모의 세트장으로 향한다. 참가자와 진행 요원들의 선명한 녹색과 분홍색의 의상까지 모두 드라마를 그대로 재현했다. 참가자들은 “맙소사”, “이거 진짜잖아”, “끝내준다”며 제각기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제작진은 탈락자가 나오면 총소리 효과음을 재생하고 동시에 탈락한 참가자의 상의 안쪽에서 검은 색소를 터뜨려 총알에 맞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냈다. 또 참가자들은 탈락하면 마치 실제 총알에 맞은 것처럼 그 자리에 쓰러져 게임이 끝날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깊이 몰입했다. 일부 참가자는 탈락한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제작사는 “처음부터 참가자를 죽이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데 모두 동의했다”면서 “미국의 총기 난사 사건 및 우크라이나,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한 상황 속에서 게임 패자들의 ‘총격’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참가자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에는 폭죽이 달려있지만, 게임에서 제거될 때는 빨간색이 아닌 검은색 액체가 터질 것”이라며 “사람들이 피투성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한국어 명칭은 그대로 사용”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모두 영어지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같은 한국어 명칭은 그대로 사용했다. 세트장 곳곳에 ‘엘리베이터’, ‘출구’, ‘처리실’ 등의 한글도 눈에 띄어 원작 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참가자들은 게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가까워진 사람들끼리 연합을 맺기도 했는데, 가장 나이가 많은 출연자를 중심으로 한 연합은 ‘깐부 연합’이라는 이름을 짓기도 했다. 다만 모든 게임이 드라마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일부는 드라마와 아예 다른 게임을 배치해 참가자들의 허를 찔렀고, 운이나 사회성에 좌우되는 요소를 곳곳에 넣어 누가 살아남을지 예측할 수 없게 했다.드라마 속에서 456억원을 걸고 경쟁했듯이 리얼리티 쇼에서도 456만 달러(약 59억원)의 상금을 걸었고, 한 명이 탈락할 때마다 1만 달러씩 상금이 늘어나는 것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준다. 참가자들은 별도의 출연료를 받지 않는 대신 우승하면 상금을 가져간다. 456만 달러는 종전에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던 최대 규모의 상금이다. 전반적으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요소를 착실하게 가져왔지만, 동시에 일반인 출연자들의 사연에 집중해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이는 리얼리티 쇼의 어법도 구사했다. 또 일부 참가자는 회차가 거듭할수록 강한 개성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한편 10부작인 이 프로그램은 22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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