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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씨 실종 담당경찰, 제주 실종사건의 30% 혼자 종결 처리

    장씨 실종 담당경찰, 제주 실종사건의 30% 혼자 종결 처리

    제주 실종신고를 허위종결한 A 경장이 혼자 종결한 실종 사건이 제주도 전체 성인 실종 사건의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경찰청이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에게 제출한 ‘실종신고 및 실종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A 경장이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서 근무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1년 4개월간 제주에서 접수된 성인 실종 사건은 1048건이다. 이 가운데 A 경장이 직접 종결한 사건은 298건으로, 전체 접수 건수의 28.44%에 달했다. 사실상 제주에서 접수된 성인 실종 사건 10건 중 3건을 경찰관 한 명이 종결한 셈이다. 같은 기간 제주지역 전체 성인 실종 해제 건수는 지난해 687건, 올해 360건 등 모두 1047건이었다. 이 가운데 A 경장이 종결한 298건은 전체 해제 건수의 28.46%를 차지했다. 제주서부·동부·서귀포경찰서 등 3개 경찰서 실종팀에서 근무한 인원이 모두 12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A 경장의 종결 건수는 더욱 두드러진다. 단순히 1인당 균등하게 나눴다면 경찰관 1명당 평균 종결 건수는 약 87~88건이다. A 경장은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사건을 혼자 종결했다. 특히 성인 실종은 가출부터 범죄·사고 가능성까지 다양한 유형이 섞여 있어 신고자의 진술 확인과 주변 수색, 폐쇄회로(CC)TV 확인 등 상당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특정 경찰관에게 종결 업무가 이처럼 집중된 배경과 함께 부실 또는 허위 종결이 추가로 있었는지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실제 A 경장은 지난 5월 30대 여성 장모씨와 지난달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됐다. 더욱이 장씨 사건은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종결할 때까지 근무일지나 수사보고서조차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장씨 실종 신고와 관련해 지난 5월 신고 접수일부터 종결일까지 작성된 근무일지와 수사보고서 사본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없다”고 답변했다. 제주경찰청은 A 경장이 사건을 종결한 이후 당직일지와 비슷한 문서를 작성한 정황이 있어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또 실종 신고를 종결할 경우 상사에게 보고하거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매뉴얼상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씨 사건에서는 이 같은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다.
  • [기고] 곪으면 터진다, 참정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고] 곪으면 터진다, 참정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3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감사원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실태를 감찰하려 했다. 그러나 2025년 2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이를 전원일치로 위헌이라 결정했다. “대통령 소속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하여 직무감찰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3·15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선거관리를 정부로부터 떼어낸 헌법 정신을 지키려면, 행정부 소속 기관이 그 독립성을 들여다보는 일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다만 헌재는 이 배제가 “부패행위에 대한 성역의 인정으로 호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국정조사와 국정감사, 수사기관의 통제, 헌법상 탄핵심판제도가 외부 통제 수단으로 남아 있으며, 그 빈자리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선관위 자체 감찰기구로 채워지리라는 것이 헌재의 전제였다. 감사원 감사를 되살릴 개헌이든 법 개정이든 빈자리를 다른 무엇으로 메울 것이든 앞으로도 다퉈질 문제이지만, 이 전제만은 분명했다. 선관위 스스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감찰 체계를 마련하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전제는 어느 것도 지켜지지 않았다. 선관위는 2024년 감사관을 외부 인사로 바꾸고 외부 위원 중심의 감사위원회까지 신설했지만, 자체 감사 지적사항의 92.3%는 현지 시정으로 종결됐고 채용비리 관련자 중 파면, 해임, 혹은 강등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채용 비리와 내부 인사 돌려막기는 국회 결산 검토보고서에도 매년 지적돼 온 사안이었지만, 2019년 한 간부 아들의 부정 채용도, 2023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도 막지는 못했다. 헌재가 감사원 대신 남겨둔 통로들은 적어도 이 사안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올해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이어진 국정조사는 선관위의 선거관리 부실이 훨씬 광범위했음을 드러냈다.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축소한 지침부터가 그랬다. 결재 없이는 상정될 수 없는 안건인데도 함께 올라간 다른 다섯 건과 달리 결재 기록이 없었다는 사실이 청문회에서 제기됐고, 위철환 상임위원에게 언제 보고됐는지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그 계산이 얼마나 틀렸는지 증명해 줄 유일한 물증인 잠실 투표용지 보관함은 법원 증거보전 결정이 오기 한 시간 전 폐기업체로 넘어가 용해됐다. 선관위가 이 사실을 내부적으로 인지하고도 외부에 알린 것은 네 시간 뒤였다. 폐기 과정과 별개로 알리는 것 자체를 늦췄다는 의심을 남긴 대목이다. 위원장이 직접 제안한 잠실 재검표도 마찬가지였다. 특검 연계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는 사이 세 차례 청문회가 지나갔고, 활동 기한이 다가오도록 재검표는 표결에 한 번도 부쳐지지 못했다. 한편 국정조사를 통해 참정권 침해의 실제 규모가 드러났다. CCTV로 확인한 결과 최소 91명이 끝내 투표를 못 했고, 교부 검증 절차가 지켜지지 않아 서울에서만 653건의 중복투표가 있었다. 곪은 것은 결국 터지고, 그 대가는 투표소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평범한 유권자들의 몫이었다. 헌재가 예정해 둔 마지막 견제 장치, 수사기관 통제도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투표자 수 통계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해 중앙선관위와 전국 9개 선관위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확대했다. 실무자들이 오입력을 감추려 절차 없이 수치를 다른 투표소로 떠넘겼다는 의혹이고, 관련자들은 허위 입력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 착오라 보기 어려운 정황도 있었다. 청문회에서는 수정을 금지한 내부 지침의 실질 이유가 ‘수치가 줄면 외부에서 의혹이 제기된다’는 내용으로 문건에 명기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조직이 실수를 감추기로 판단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7일 이태한 전 검사를 선관위 특검으로 임명했다. 준비 기간을 거쳐 9월 초 본격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검이 할 일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게 아니다. 국정조사가 강제력 없이 멈춰 선 지점에서 인쇄지침 결재의 진실과 통계 조작의 실체, 증거물 폐기의 고의성을 확정하는 일이다. 돌아보면 헌재가 전제한 내부 감찰과 외부 통제는 결국 작동했다. 다만 그 작동은 참정권 침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됐다. 뒤늦은 견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선관위를 둘러싼 견제 체계 전반을 지금 다시 설계해야 한다. 곪을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이번에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배운 교훈이다. 서휘원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 경찰, 결재 필수 수사도 ‘허위 보고’… “무작위 검증 도입해야”

    경찰, 결재 필수 수사도 ‘허위 보고’… “무작위 검증 도입해야”

    #2016년 6월 한 경찰서 형사팀 소속 경사 A씨는 하지도 않은 탐문을 마치 진행한 것처럼 허위로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 지인의 탐문으로 특수절도 사건 피의자를 특정했다고 속여 지인이 범죄신고보상금을 받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팀장의 결재까지 받아 정식 수사기록으로 남았다. 그러나 A씨는 개인정보 유출 등 다른 비위와 함께 적발돼 강등 처분을 받았다. #2023년 경찰관 B씨는 소속 팀원이 보이스피싱 사건을 맡자 해당 사건 기록에 접속했다. 사건과 무관한 사람의 연락처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B씨는 제3자의 주민등록번호를 통신자료 요청서에 임의로 추가해 통신사에 발송했다. 소청심사위원회는 B씨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와 직권남용 책임을 인정했다. 제주 장모씨 실종사건의 허위 종결을 계기로 경찰이 실종사건 해제 때 관리자의 최종 승인을 의무화하기로 했지만, 상급자 결재를 거치고 있는 일반 수사에서도 허위보고가 그대로 통과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처럼 사건 처리 기록을 무작위로 뽑아 실제 업무 내용과 대조하는 검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서울신문이 2016년 이후 공개된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 결정례를 분석한 결과, 수사·출동·사건 처리 과정에서 허위로 보고하거나 기록해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최소 9명이었다. 이는 징계에 불복해 소청을 제기한 사례만 집계한 것이라 실제 징계는 수십 건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5월 보이스피싱 사건을 맡은 경찰관은 현장을 확인하지 않은 채 “현장에 임했으나 폐쇄회로(CC)TV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두 차례 작성했다. 팀장이 뒤늦게 직접 현장을 찾아 CCTV를 발견하면서 허위보고가 드러났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비위로 기소된 경찰관은 1489명이었다. 이 가운데 공무상비밀누설·허위공문서작성·증거인멸 혐의는 105건으로 집계됐다. 해외에서는 내부 결재와 별도로 무작위 감사와 외부 감독을 통해 경찰 기록을 검증한다. 미국 로스엔젤레스경찰(LAPD)은 업무 기록을 표본 감사한 뒤, 결과를 민간인으로 구성된 LA 경찰위원회에 보고한다. 독립된 감사관실도 내부 점검의 적정성을 다시 살핀다. 영국 경찰도 정보시스템 기록을 위험도에 따라 표본 추출하거나 전수 점검한 뒤 원자료와 대조해 정확성을 확인한다. 김상운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시도경찰청 등 상급기관이 사건 처리 기록을 불시에 무작위로 검증해 허위 보고를 막고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 탐문 안 하고 ‘했다’…경찰 허위기록, 무작위 검증해야

    탐문 안 하고 ‘했다’…경찰 허위기록, 무작위 검증해야

    #2016년 6월 한 경찰서 형사팀 소속 경사 A씨는 하지도 않은 탐문을 마치 진행한 것처럼 허위로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 지인의 탐문으로 특수절도 사건 피의자를 특정했다고 속여 지인이 범죄신고보상금을 받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팀장의 결재까지 받아 정식 수사기록으로 남았다. 그러나 A씨는 개인정보 유출 등 다른 비위와 함께 적발돼 강등 처분을 받았다. #2023년 경찰관 B씨는 소속 팀원이 보이스피싱 사건의 부수사관을 맡자 해당 사건 기록에 접속했다. 사건과 무관한 사람의 연락처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B씨는 제3자의 주민등록번호를 통신자료 요청서에 임의로 추가해 통신사에 발송했다. 소청심사위원회는 B씨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와 직권남용 책임을 인정했다. 제주 장모씨 실종사건의 허위 종결을 계기로 경찰이 실종사건 해제 때 관리자의 최종 승인을 의무화하기로 했지만, 상급자 결재를 거치고 있는 일반 수사에서도 허위보고가 그대로 통과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처럼 사건 처리 기록을 무작위로 뽑아 실제 업무 내용과 대조하는 검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서울신문이 2016년 이후 공개된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 결정례를 분석한 결과, 수사·출동·사건 처리 과정에서 허위로 보고하거나 기록해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최소 9명이었다. 이는 징계에 불복해 소청을 제기한 사례만 집계한 것이라 실제 징계는 수십 건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5월 보이스피싱 사건을 맡은 경찰관은 현장을 확인하지 않은 채 “현장에 임했으나 폐쇄회로(CC)TV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두 차례 작성했다. 팀장이 뒤늦게 직접 현장을 찾아 CCTV를 발견하면서 허위보고가 드러났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비위로 기소된 경찰관은 1489명이었다. 이 가운데 공무상비밀누설·허위공문서작성·증거인멸 혐의는 105건으로 집계됐다. 해외에서는 내부 결재와 별도로 무작위 감사와 외부 감독을 통해 경찰 기록을 검증한다. 미국 로스엔젤레스경찰(LAPD)은 업무 기록을 표본 감사한 뒤, 결과를 민간인으로 구성된 LA 경찰위원회에 보고한다. 독립된 감사관실도 내부 점검의 적정성을 다시 살핀다. 영국 경찰도 정보시스템 기록을 위험도에 따라 표본 추출하거나 전수 점검한 뒤 원자료와 대조해 정확성을 확인한다. 김상운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시도경찰청 등 상급기관이 사건 처리 기록을 불시에 무작위로 검증해 허위 보고를 막고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 “전문직·명문대 회원 최다” 듀오 허위 광고에 제재

    “명문대 출신·전문직 회원 수 업계 최다 보유”라고 광고해 온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허위 광고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듀오정보에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공표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 4500만원을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듀오는 2022년 4월쯤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기사, 홈페이지, 블로그, 옥외 광고 등을 통해 ‘업계 최다 전문직 5135명’, ‘명문대 회원 수 1만 6479명 업계 최다 보유’ 등의 문구를 내세워 광고했다. 공정위는 “듀오가 전문직·명문대 기준을 자의적으로 설정해 회원 수 통계를 산출했고, 경쟁 업체와 비교하는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허위 광고”라고 판단했다. ‘업계 유일의 외부감사 대상 법인’, ‘국내 유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업체’ 등의 문구도 허위 광고였다. 공정위는 “광고 기간 중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경쟁 결혼정보업체가 있어 허위 광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듀오는 ‘업계 최대 230명 전문 매니저’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실제 매니저 수는 2023년 10월 기준 188명에 그쳤다. 230명은 일반 직원까지 포함한 과장된 수치였다. 앞서 듀오는 회원 43만명의 개인 정보 유출로 지난 4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1억 9700만원을 부과받았다.
  • 기업은행, 中업체에 833억 사기당해…반년간 몰랐다

    기업은행, 中업체에 833억 사기당해…반년간 몰랐다

    IBK기업은행 중국법인에서 발생한 833억원대 금융사고와 관련해 허술한 내부통제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 현지 금융기관들이 해당 업체와 일찌감치 거래를 중단했지만 기업은행은 수개월간 이상 징후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 중국법인은 현지 비은행 금융기관 A사와 협약을 맺고 현지 차주들에게 비대면 대출을 실행했다. A사는 온라인 대출 플랫폼 B사를 통해 차주 모집과 원리금 상환 업무를 처리했다. 기업은행이 대출금을 직접 지급하고 차주들이 갚은 원리금은 B사 지정 계좌를 거쳐 정산받는 구조였다. B사는 이 구조를 악용해 상환 계좌를 임의로 변경한 뒤 차주들이 납입한 원리금을 기업은행에 보내지 않고 유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돈을 보내지 않으면서 전산상으로는 상환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정보를 처리했다. 이에 따라 차주들은 돈을 갚고도 미상환이나 연체 상태로 처리돼 추심과 신용도 하락 등의 피해를 입었다. 기업은행 역시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특히 기업은행이 수개월 동안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내부통제 실효성을 둘러싼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원리금 상환 내역과 실제 입금액을 매일 대조·확인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지난 6월 24일 정산금이 입금되지 않고 차주 민원이 증가한 뒤에야 사고를 처음 인지했다. 금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기간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6월 29일까지다. 중국 금융기관 5곳은 이미 지난 3~4월 B사를 협력 기관 명단에서 제외했지만 기업은행은 이 같은 위험 신호도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15일 이번 금융사고 규모가 833억 7600만원이라고 공시했다. 사고를 인지한 지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현지 수사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으로 실제 사고 금액과 회수액, 예상 손실액 등은 정확히 확정되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사고 이후 차주들이 B사를 거치지 않고 상환 금액을 조회하거나 조기 상환할 수 있는 별도 시스템을 구축했다. 금융감독원의 대응을 두고도 지적이 나왔다. 금감원은 사고 보고 이후 내부 보고와 사고 사례 전파, 사고 금액 변동 여부 등을 확인했지만 기업은행 관계자에 대한 대면 확인이나 서면조사·현장검사에는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기업은행은 대출금은 직접 내주면서 원리금 회수는 외부 플랫폼에 맡겼고, 800억원대 사고가 터지고서야 직접 상환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해외법인의 허술한 내부통제와 종결 보고만 기다리는 금감원의 뒷북 감독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266일 지났는데도 서류상 없는 사건”… 제주 초등생 투신 시도 은폐 의혹, 관련자 전원 고발

    “266일 지났는데도 서류상 없는 사건”… 제주 초등생 투신 시도 은폐 의혹, 관련자 전원 고발

    제주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지속적인 학교폭력을 견디다 학교 옥상에서 투신을 시도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 학부모와 시민단체가 제주도교육청과 학교 관계자 등을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피해 학부모와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등은 21일 제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폭력과 투신 시도 사건을 인지하고도 관련 절차에 따른 보고를 하지 않고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며 교육당국의 책임자 처벌과 교육부의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가을 발생한 사건이 이날로 266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교육행정 서류상 공식 사건으로 제대로 남아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언론을 통해 사건이 알려진 지는 14일째다. 법률대리인인 서성민 변호사는 고발 취지를 설명하며 “학교폭력으로 인한 학생의 투신 시도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예방법이 만들어졌지만, 정작 유사 사건에서 교육당국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고발 대상에는 제주도 전·현직 교육감과 제주도교육청 및 서귀포시교육지원청 관계자, 해당 초등학교 전·현직 교장·교감 및 담당자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교육당국이 피해 학생의 투신 시도 사실과 학교폭력 정황을 인지하고도 학교안전업무 매뉴얼에 따른 보고와 신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학교가 유선으로 사건을 보고했을 뿐, 학교안전업무 매뉴얼에 따른 학교안전사고 사안 접수·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학생 자살·자살 시도 관련 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 변호사는 “서귀포시교육지원청 담당자들도 유선 보고를 통해 투신 시도 사건을 인지했고,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들 역시 피해 학생 어머니와의 면담과 소명 과정에서 사건을 인지했다”며 “모두가 사건을 명확히 인지했음에도 관련 매뉴얼에 따른 절차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감은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사건 축소·은폐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의무가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판단해 고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피해 학부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 당시의 상황과 현재까지 이어지는 아이의 고통을 직접 호소했다. 학부모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이주배경을 이유로 지속적인 괴롭힘을 겪었으며, 2025년 11월 학교 옥상까지 올라가 투신을 시도했다. 학부모는 “아이가 왜 창문 앞에 서게 됐는지 제발 알려 달라고 했다”며 “그래야 아이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은 이날 아버지의 대독된 편지를 통해 “친구들이 나를 싫어하고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다”며 “세상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해당 학생의 부모는 대독된 발언을 통해 “저를 괴롭힌 아이들이 선생님 앞에서 수십 번, 수백 번 사과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사과하면서도 선생님 뒤에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만영 막시말리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도 “한 친구의 투신을 온몸으로 막아낸 아이에게 돌아온 것은 칭찬이 아니라 가해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과 조롱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투신 시도와 사이버폭력, 2차 가해는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집단 괴롭힘”이라며 “사건 전반에 대한 특별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단체 측은 특히 전날 제주도교육청이 발표한 재조사 계획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김숙영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앞서 20일 내놓은) 교육청의 대책을 보면 피해 학생을 위한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회복 조치보다 ‘제주교육 함께 회복 지원단’을 구성해 자문과 조정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이 중심”이라며 “피해 학생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조정이 아니라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보호하고 무너진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즉각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또 교육청이 교직원들의 2차 트라우마 지원을 위한 예산까지 제시한 것에 대해 “교원에 대한 심리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지금 이 사안에서 가장 우선적인 보호 대상은 4년간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피해 학생”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측이 학생 분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보조 인력을 배치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분리가 어렵다면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교육행정의 책임”이라며 “보조 인력을 붙이겠다는 것은 피해 학생에게 현재 환경을 계속 감내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의 자체 감사 계획도 도마에 올랐다. 김 대표는 “제주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 학교 관계자들은 이번 감사의 대상이지 제3자가 아니다”며 “보고 체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언제 사건을 인지했는지, 어떤 판단을 했는지, 피해 학생에게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이 스스로 조사하고 스스로 결론을 내린다면 국민들이 이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교육부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특별감사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제주도교육청에 ▲피해 학생과 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 ▲교육부의 전면 특별감사 ▲은폐 의혹 책임자에 대한 징계 및 수사 ▲피해 학생과 투신을 막은 학생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정서 지원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은폐로 지켜지는 것은 학교의 평판이 아니라 어른들의 책임 회피일 뿐”이라며 “사건의 진실이 온전히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지켜보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 특검, ‘김건희 도이치 수사 무마’ 이창수 전 지검장 기소…심우정 전 총장도 재판행

    특검, ‘김건희 도이치 수사 무마’ 이창수 전 지검장 기소…심우정 전 총장도 재판행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는 과정에서 ‘수사 무마 의혹’이 불거진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최재훈 전 반부패수사2부장 등 당시 수사팀 검사 5명을 재판에 넘겼다. 종합특검은 20일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등으로 이 전 지검장, 최 부장검사, 서민석 전 부부장검사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사팀 책임자였던 최 부장검사에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직무유기 혐의 등을 적용했다. 특검은 2024년 10월 중앙지검이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을 불기소 처분하는 과정에서 수사팀 검사들이 김 여사 측의 답변을 사전에 조율하고, 결론을 정한 수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부정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의심한다. 김 여사가 같은 해 5월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경위를 묻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 무마 의혹이 불거졌다. 한편 종합특검은 이날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전무곤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도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달 16일 법원에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으나 특검은 이달 6일 대검 압수수색으로 추가 증거를 확보한 뒤 재판에 넘겼다. 심 전 총장 등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박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한 혐의를 받는다. 공소장에는 심 전 총장이 계엄 포고령 위반자에 대한 전담 수사팀 구성, 수사·재판 관할 설정 등과 관련한 문건을 작성하게 지시한 혐의가 담겼다. 특검은 지난해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이후 심 전 총장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즉시항고를 포기하도록 지휘한 것을 직권남용으로 봤다. 당시 검찰 수사팀에선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 항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심 전 총장은 대검 부장 회의 등을 거쳐 윤 전 대통령 석방을 지휘했다. 내란 당시 심 전 총장을 보좌했던 전 전 부장은 계엄 관련 재판 관할 문서 작성 논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심 전 총장 측은 입장문을 내고 “특검은 내란 수사 위해 구성한 검사 명단을 계엄 파견 명단으로 둔갑시켰다”며 “구속취소 결정이 충분한 내부 논의를 거친 정상적인 절차였다는 걸 법정에서 밝히겠다”고 했다.
  • 충남선관위, 6·3 지방선거 후보자 고발 ‘정자법 위반’ 혐의

    충남선관위, 6·3 지방선거 후보자 고발 ‘정자법 위반’ 혐의

    충청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월 3일 실시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회계책임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선거비용 보전 청구한 A후보자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A후보자는 선거비용 회계보고 증빙서류를 허위 기재·위조·변조해 선거비용 보전을 청구하고, 회계책임자를 통하지 않고 후보자가 직접 정치자금을 수입·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치자금법(제47조 제1항)에는 회계책임자에 의하지 아니하고 정치자금을 수입·지출한 자 및 영수증 그 밖의 증빙서류를 구비하지 아니하거나 허위 기재·위조·변조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도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 등이 선거비용 회계보고서 증빙서류를 위·변조해 선거비용 보전을 허위로 청구하는 것은 공명선거를 실현하려는 선거공영제 취지를 훼손하는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행위로서 강력하게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백악관 “어글리 경기도” 콕 집었다…갑자기 무슨 상황? [권윤희의 월드뷰]

    백악관 “어글리 경기도” 콕 집었다…갑자기 무슨 상황?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백악관은 한국 경기 반도체 벨트를 중국 연계 기타 집적회로의 잠재적 유통 경로로 제시했다.● 미국이 AI로 고위험 화물을 선별하고 부품·공정·기업관계까지 확인하면 한국 기업은 관세율이 오르지 않아도 한국산 입증자료와 통관 대응비용을 더 부담하게 된다.● 정부는 한미 협상에서 반도체 공정별 원산지 기준과 자료 제출 범위를 명확히 하고, 정상적인 한중 분업이 불법 환적으로 의심받지 않도록 사전판정·영업비밀 보호·이의제기 절차를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미국 백악관이 중국산 제품의 불법 환적 위험을 분석한 보고서에 경기 반도체 벨트를 올렸다. 한국을 캐나다·유럽연합(EU)·일본 등과 함께 정상 교역 속에 불법 환적 위험이 섞일 수 있는 ‘1유형’(Tier 1)으로 분류하고, 경기지역을 중국 연계 집적회로의 잠재적 유통 경로로 지목했다. 특정 한국 기업의 위법행위나 적발 사례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은 13일(현지시간) 공개한 ‘거대한 환적 사기’(The Great Transshipment Scam) 보고서에서 중국산 제품을 제3국에서 단순 조립·재포장하거나 라벨을 바꾼 뒤 원산지를 허위 신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그림자 환적 네트워크’(Shadow Transshipment Network)라고 불렀다. 보고서는 중국산 수입품의 평균 관세율은 약 50%지만, 제3국산으로 허위 신고할 경우 더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고 짚었다. 이런 관세율 격차가 원산지 세탁의 유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경기 반도체 벨트, 中 집적회로 잠재 유통경로로 지목보고서는 중국 상품의 해외 환적 거점과 그로 인해 압박받는 미국 제조업 도시를 ‘추한 자매 도시’(Ugly Sister Cities)로 짝지었다. 한국의 경기 반도체 벨트를 중국 연계 ‘기타 전자집적회로’(HS 854239)의 잠재적 유통 경로로 지목했다. 이에 대응하는 미국 내 생산지역으로 피닉스·오스틴·포틀랜드·산호세를 제시하며 이들 지역의 반도체 산업이 압박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특정 화물이 경기지역에서 해당 미국 도시로 이동했다는 물류 추적 결과가 아니다. 환적 위험이 크다고 본 품목과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산업지역을 연결해 잠재적 영향을 추정한 분석이다. 보고서도 ‘추한 자매 도시’ 사례가 전체 국가와 상품군, 미국 산업지역 가운데 일부를 예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대미 직접 수출 감소와 제3국의 대미 수출 증가분 가운데 일부가 합법적인 생산 이전과 교역 조정에 따른 것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다만 백악관은 정부·민간의 추정 자료를 토대로 중국의 잠재적 불법 환적 규모가 연간 약 400억∼3030억 달러(약 57조∼431조원)에 이르고, 이에 따른 관세 손실도 수백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불법 환적 규모를 연간 750억 달러(약 107조원)로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는 연방 세수 손실을 190억∼260억 달러(약 27조∼37조원)로 산출했다. 일자리 약 45만개가 대체되고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1130억∼1500억 달러(약 161조∼214조원)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도 내놨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번 보고서는 고율 관세 대상이면서 제3국을 방패로 삼는 국가들에 대한 경고”라며 “중국은 예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가 현재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와는 “완전히 별개”라면서도 향후 미 무역대표부(USTR)의 국가별 통상협상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바로 고문은 중국의 덤핑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국 철강도 함께 언급했다. 불법 환적을 명분으로 한 미국의 통상 압박이 중국이나 반도체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AI 선별 강화…한국 기업 원산지 입증 부담이번 보고서로 한국산 반도체에 적용되는 관세율이나 원산지 기준이 곧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먼저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미국 세관이 검사 대상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보고서가 제시한 ‘중국 연결성’은 중국산 부품과 중국 내 생산공정, 중국 기업과의 투자·금융·거래 관계 등을 포괄하는 위험지표다. 법적 원산지를 결정하는 기준과는 구분된다. 중국산 부품이 들어갔더라도 제품의 핵심 기능을 만드는 공정이 한국에서 이뤄졌다면 한국산으로 인정될 수 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한국에서 웨이퍼 전공정을 마치고 중국이나 대만에서 조립·검사·패키징한 집적회로를 한국산으로 판정한 사례가 있다. 반도체의 기능을 결정한 공정이 한국에서 이뤄졌다고 본 것이다. 단 이 판정은 해당 제품의 생산공정과 사실관계에 한정되므로, 다른 제품도 같은 판정을 받으려면 제조공정과 부품 조달 내역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보고서가 예시한 품목은 HS 854239 ‘기타 전자집적회로’다. 메모리반도체는 HS 854232로 분류된다. 따라서 보고서의 직접적인 분석 대상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 메모리 생산보다 경기지역의 기타 집적회로 공급망으로 여겨진다. 백악관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환적 탐지체계 ‘디텍티브 보더’(Detective Border) 도입 구상도 제시했다. 선적 경로와 기업 관계, 공장의 생산능력과 교역량을 분석해 고위험 화물을 선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생산능력보다 많은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거나 중국에서 들여온 제품과 유사한 상품을 단기간에 가공해 수출하면 검사 우선순위가 올라간다. AI가 고위험 화물을 선별하면 CBP는 미국 수입신고인(Importer of Record·IOR)에게 추가 증빙을 요구할 수 있고, 이 요구는 원산지 자료를 보유한 한국 공급기업으로 이어진다. 美 현지투자에도 한국 생산은 별도 검증미국 현지투자가 한국 공장의 원산지 검증 부담까지 없애주지는 않는다. 같은 삼성전자 소속이라도 미국 오스틴 공장은 자국 제조기반으로, 경기지역 공장은 원산지를 검증할 해외 생산기지로 취급된다. 미국이 동맹국 기업의 현지투자를 유치하면서도 해외 생산기지에는 별도의 공급망 검증을 요구하는 구조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더라도 한국 생산기지의 원산지 입증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한국 기업은 자재명세서와 부품 원산지, 웨이퍼 가공·조립 장소, 협력업체와 운송경로 등을 생산단위별로 관리해야 한다. 중국 공급업체나 중국 내 후공정을 이용했다면 제품의 핵심 기능이 한국에서 완성됐다는 공정자료도 제시해야 한다. 자료 제출과 화물 보류, 사후검증이 늘면 통관이 늦어지고 관세·법률 대응비용도 커진다. 공급망 관리시스템과 협력업체 계약까지 손질해야 한다. 관세율이 유지돼도 수출비용은 늘어나는 구조다. 한미 협상서 원산지·통관 기준 구체화해야이번 보고서는 향후 USTR의 국가별 통상협상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2025년 11월 한미 통상합의에도 관세회피 단속 협력이 포함된 만큼 공급망 자료 제출과 통관 검증이 한미 간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관세회피 단속에 협력하면서 정상적인 한국산 제품이 과도한 검사와 통관 지연을 겪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확보해야 한다. 후속 협의에서는 반도체 공정별 원산지 기준과 제출 자료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주요 생산방식에 대한 사전판정과 신속심사, 영업비밀 보호 및 이의제기 절차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신뢰도가 높은 기업에는 검사와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요구해야 한다. 중국산 소재·부품을 사용하거나 중국 기업과 정상적으로 거래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법 환적 의심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도록 위험선별 기준도 구체화해야 한다. 미국의 관세율표는 국가와 품목별로 짜여 있지만 관세 집행은 공급망 단위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에는 기술력과 가격뿐 아니라 한국산임을 빠르고 정확하게 입증하는 능력까지 새로운 경쟁조건이 되고 있다.
  • 트럼프, 기뢰 다 없앴다더니…“7000개 제거해도 위험, 선원 수천명 갇혔다” [핫이슈]

    트럼프, 기뢰 다 없앴다더니…“7000개 제거해도 위험, 선원 수천명 갇혔다” [핫이슈]

    이란 해역에 8000개의 기뢰가 설치돼 있었으며 이 중 일부는 북한에서 보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유력 군사 전문지인 19포티파이브는 11일(현지시간) “이란 해역에는 8000개의 기뢰가 있었으며 이 중 200개는 북한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뢰의 90%가 제거됐음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 5월 미군이 700여 차례의 기뢰 관련 목표물 공격을 통해 이란이 전쟁 이전에 매설했던 8000여 개의 기뢰 중 90% 이상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 6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이 여전히 최대 100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19포티파이브는 “미군이 이란 해역의 기뢰 90%를 제거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미군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수치일 뿐 독립적인 감사를 거친 수치는 아니다”라며 “로이터 통신의 보도대로 1000개만 남아있다고 해도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미 중앙정보국(CIA)의 자료에 따르면 이란은 북한에서 구입한 기뢰 200개를 포함해 수백 개의 해상 기뢰를 가지고 있었다”며 “2026년에는 해당 수치가 80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 “기뢰는 항공모함이나 유조선을 침몰시키지 않더라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단 한 번의 폭발만으로도 해군은 광범위한 지역을 수색해야 하고, 선주들은 항로를 재고해야 하며, 보험사들은 모든 항해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험료를 책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기뢰 다 제거했다” 주장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호르무즈 해협은 지금 열려 있다. 그곳을 통제하는 유일한 곳은 미 해군”이라며 “우리는 지금까지 틀림없이 작동한 철벽 봉쇄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금 복잡한 것은 그들(이란)이 가끔 기뢰를 (해협에) 떨어뜨리기 때문”이라면서도 “우리는 기뢰를 찾아내고 있다. 해협 모든 곳을 소해(掃海·기뢰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현지에서도 ‘허위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명백한 의도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돼 있다고 또다시 허위 주장을 펼쳤다”며 “실제로 이 해협은 전쟁 발발 이래 사실상 폐쇄된 상태”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의 지적대로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이 11일 해운 정보업체 케이플러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 20분 기준 빈 석유제품 운반선 2척을 포함해 원자재 운반선 4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했고, 액화석유가스(LPG)를 적재한 소형 유조선 1척과 잔사유(찌꺼기 기름)를 실은 선박 1척 등 2척이 빠져나갔다. 하루 통행량은 고작 6척으로, 이는 최근 10일 평균치인 11척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전쟁 이전 하루 120여 척의 선박이 통행했으며, 전쟁 이후에도 휴전 기간에는 수십 척이 통과했었다. 다국적 해양 정보 공유·분석 기관인 합동해양정보센터(JMIC)는 9일 자 보고서에서 “기뢰 위험 지역이 여전히 활성화 상태”라며 “호르무즈 해협 및 그 주변 지역에서 표류 기뢰 또는 미확인 기뢰의 위험이 지속되고 있으며, 기뢰 제거 및 탐사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잔존 기뢰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트럼프 대통령은 기뢰를 100% 제거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란은 단 하나의 기뢰만으로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19포티파이브는 “이란은 고속정 몇 척만으로도 몇 시간 안에 접촉기뢰 등을 살포할 수 있다. 이후 고속정이 철수하면 ‘기뢰밭’은 더 이상 이란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며 “이런 이유로 저렴한 기뢰 하나만으로도 수십억 달러짜리 군함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미 해군은 기뢰 제거 전담 부대를 감축했다. 이는 현재 상황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수천 명의 선원이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현재 걸프 지역에 선박 약 500척과 선원 6000명이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전쟁 초기에는 최대 2만 명의 선원이 발이 묶인 것으로 추산됐다. 선원들의 안전도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전쟁이 시작된 뒤 선원 17명이 숨졌으며 대부분 이란의 공격 이후 발생한 사망자”라며 “선박은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이 없어 민간 선원들이 군사 충돌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 세계 도서관인 부산서 미래 그렸다…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성황리 폐막

    세계 도서관인 부산서 미래 그렸다…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성황리 폐막

    120여 개국 3500여 명 참가… AI 시대 도서관 역할·정보 신뢰·기후 위기 등 글로벌 의제 논의200여 개 전문 강연·학술 세션, 역대 최대 205편 포스터세션 발표… 글로벌 지식 교류 확대국제전시회·K-컬처로 대한민국 도서관 혁신과 문화 알리고 국제협력 기반 넓혀 전 세계 도서관인들이 부산에 모여 미래 도서관의 역할과 방향을 모색한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World Library and Information Congress 2026 Busan, 이하 WLIC)’가 주요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8월 10일부터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도서관·정보 분야 전문가와 연구자, 유관 기관 관계자 등 3,5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서관을 비롯해 지식 인프라, 문화유산 보존, 정보 접근성, 지속 가능성 등 미래 도서관이 마주한 주요 과제를 논의했다.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이 주최하고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 국가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변화를 이끄는 도서관(Libraries Powering Transformation)’을 주제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광역시의 지원과 후원으로 2006년 서울 대회 이후 2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다시 열린 WLIC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레슬리 위어(Leslie Weir) IFLA 회장과 마리아 맥콜리(Maria McCauley) 미국도서관협회(ALA) 회장 등 세계 도서관계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제적인 지식 교류와 협력 기반을 넓히는 한편, 대한민국 도서관의 혁신 정책과 K-문화의 역량을 세계에 알렸다. AI가 쏟아내는 정보, 도서관은 어떻게 검증할까 이번 대회의 핵심 화두는 단연 ‘AI 시대 도서관의 역할’이었다. 대회 기간 벡스코 내 4개 강연장에서는 약 200개의 전문 강연과 학술 세션이 진행됐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정보 환경 속에서 도서관이 신뢰할 수 있는 지식 인프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놓고 다양한 정책과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특히 12일 열린 국가위원회 메인 세션 ‘지식저장소에서 문명적 정제소로(Beyond the Repository: The Library as Civilizational Refinery in the Age of Foundational AI)’에서는 AI가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만들어내는 시대에 도서관이 맡아야 할 새로운 역할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KAIST 김정남 교수가 좌장을 맡고 KAIST 박성필 교수, 전북대학교 오효정 교수, 홍콩교육대학교 밍밍치우 교수, 미국 텍사스대학교 데이비드 랭크스 교수 등이 참여했다. 패널들은 도서관이 단순히 정보를 보관하는 공간을 넘어 공공 AI 인프라를 지원하고 정보의 출처와 진위를 검증하며, 시민의 AI·정보 리터러시를 높이는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계 각국의 연구 성과와 도서관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포스터 세션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총 205편의 포스터가 발표돼 AI와 디지털 혁신, 지속 가능 발전 등 미래 도서관의 다양한 비전과 현장 사례를 공유했다. 47개 기관·기업 한자리에… 도서관 혁신 기술 공유 학술 논의와 함께 도서관의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국제전시회도 열렸다. 벡스코 제1전시장에는 국내외 47개 업체와 기관이 약 80개 부스를 마련했다. AI 기반 도서관 서비스부터 디지털 아카이빙, 학술정보 플랫폼, 스캐닝·보존 기술, 도서관 공간 및 운영 솔루션까지 도서관의 미래를 보여 주는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소개됐다. ‘엑스포 파빌리온(Expo Pavilion)’에서는 혁신 기술과 정책을 소개하는 발표와 기술 시연이 이어졌고, ‘도서관 홍보 거리(Library Boulevard)’에서는 국내 도서관의 서비스와 운영 성과를 세계 참가자들에게 선보였다. 본 대회 전후 서울과 부산 10개 기관에서 열린 12개의 위성회의에도 IFLA 전문위원회 관계자 등 970여 명이 참여했다. 도서관과 AI, 허위 정보와 신뢰, 문화유산 보존, 녹색 전환, 공공도서관의 AI 활용, 의회도서관과 조사 서비스 등 분야별 의제를 놓고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국악부터 스트리트댄스까지… 부산에서 만난 K-문화 세계 도서관인들의 교류는 학술회의장을 넘어 부산의 문화 현장으로 이어졌다. 11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문화의 밤(Cultural Evening)’에서는 국립부산국악원의 삼도농악가락과 장구춤, 저스트절크의 댄스 공연, DJ 공연 등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무대가 펼쳐졌다. 불고기와 떡볶이, 밀면, 어묵 등 한국과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도 함께 제공돼 세계 각국 참가자들이 K-문화와 부산의 매력을 직접 경험했다. 전시장 내 K-컬처 존에서도 K-푸드와 K-콘텐츠, 부산 관광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였다. 행사의 원활한 운영에는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도 힘을 보탰다. 국내 자원봉사자 200여 명과 국외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등록과 행사장 안내, 세션 운영, 통역, 참가자 지원 등을 맡았다. 홍보대사인 배우 유지태도 전시장 관람과 부산시장 환영 만찬, SNS 홍보 등에 참여했다. 20년 전 ‘우정의 징’ 다시 울리며 폐막… 한국 사서 ‘포스터 세션’ 수상 12일 오후 4시 15분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폐회식에서는 부산 WLIC의 주요 프로그램과 성과를 되돌아보고, 도서관계 발전과 IFLA 활동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시상이 진행됐다. 특히 연구 성과와 우수 사례를 직접 소개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포스터 세션에서 참가자 투표로 선정하는 ‘Viewers’ Choice’에 장효경 영광고등학교 사서교사와 주경 순천동산초등학교 사서교사가 선정돼 한국 사서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이어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 국가위원회를 대표해 이진우 집행위원장과 박현우 사무처장이 레슬리 위어 IFLA 회장으로부터 감사장을 전달받았다. 이후 차기 WLIC가 열리는 영국 런던의 국가위원회가 무대에 올라 세계 도서관인들을 2027년 대회로 초청했다. 폐회식의 마지막은 20년의 인연을 상징하는 ‘징’이 장식했다. 레슬리 위어 IFLA 회장과 이진우 집행위원장이 개회 당시 사용했던 징을 다시 울리며 부산 대회의 공식 폐회를 선언했다. 이 징은 20년 전 ‘2006 서울 WLIC 조직위원회’가 우정과 연대의 의미를 담아 IFLA에 선물한 것으로, 20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에서 열린 WLIC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 폐막 뒤에도 계속된다… 38개 도서관 현장 방문 폐회식으로 주요 학술·전시 일정은 마무리됐지만 세계 도서관인들의 한국 일정은 계속된다. 13일부터 참가자들은 부산 33개, 서울 5개 등 총 38개 도서관을 찾아 대한민국 도서관의 운영 사례와 서비스를 직접 살펴본다. 부산에서는 도서관과 지역 관광지를 연계한 11개 당일 관광 코스가 운영되고, 서울에서는 도서관과 지역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1박 2일 일정이 진행된다. 2006년 서울에서 2026년 부산으로 이어진 WLIC는 세계 도서관계가 AI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도서관의 새로운 역할을 함께 모색한 자리였다. 국가위원회는 이번 대회의 학술적·사회적 성과를 결과 보고서로 정리하는 한편, IFLA와 국내외 참가 기관의 교류가 후속 협력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제주교육청 “초등생 투신 시도사건, 공식 보고·기록 미흡” 인정

    제주교육청 “초등생 투신 시도사건, 공식 보고·기록 미흡” 인정

    제주지역 한 다문화가정 초등학생의 투신 시도 사건을 둘러싸고 학교와 교육당국의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11일 설명자료를 내고 2025년 발생한 해당 초등학생의 투신 시도와 관련해 “정식 문서 보고·기록관리가 충분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당시 학교는 집단괴롭힘을 당한 학생의 투신 시도 사실을 교육지원청에 유선으로 공유하고 보호자 안내와 긴급회의, 상담 지원 등 학생 보호 조치를 했다. 또 학생의 심리·정서적 안정과 회복을 위해 전문기관과 협의하고 기존 상담기관을 통한 상담과 지원이 이어지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신 시도와 관련한 공식 문서 보고와 기록 관리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은 교육청 스스로 인정했다. 앞서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제주 A초등학교 학교폭력 피해 학부모들은 10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교육청에 해당 사건에 대한 특별감사를 즉각 실시하고 사건 은폐와 허위 보고에 관여한 관계자를 엄중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8일 A초등학교 3층에서 5학년 학생이 뛰어내리려 했으며, 같은 반 학생 2명이 팔을 붙잡아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학교와 서귀포시교육지원청, 제주도교육청 어디에도 공식 기록으로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주도교육청이 지난해 5월 마련한 ‘365일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한 학교안전 업무 매뉴얼’에 따라 위기관리위원회 긴급 소집과 관련 부서 유선 보고, 학교 안전사고 사안 접수 보고, 학생투신(시도) 사안보고서 제출 등의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은 이에 대해 당시 학교가 교육지원청에 유선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학생 보호를 위한 조치를 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식적인 문서 보고와 기록관리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사실관계와 조치 내용을 종합적으로 확인·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학교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교육청은 지난 4월 22일 학교폭력 신고 이후 학교가 7일간 즉시분리조치를 시행했고,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이 관련 학생과 보호자의 진술 및 제출자료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보호자 요청에 따른 긴급분리조치는 학교폭력전담기구의 심의를 거쳤으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사안조사보고서와 관련 학생·보호자의 확인서 및 진술, 목격 내용, 피해보호자가 심의 당일 제출한 추가자료 등을 종합해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반면 시민단체와 피해 학부모들은 투신 시도 사건과 사이버폭력, 2022학년도 2학기부터 이어진 학교폭력 사건을 병합해 다시 심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사건 이후 가해 학생들이 해당 사건을 조롱하는 내용의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고 주장하면서, 학교와 교육당국의 초기 대응이 미흡해 피해가 오히려 커졌다고 비판했다. 교육청은 이번 사안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청은 “학생의 투신 시도에 대한 대응과 학생 보호·지원 과정 전반에 대해 사실관계와 조치 내용을 종합적으로 확인·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학생뿐 아니라 사건을 목격한 학생 등에 대한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학급 관계회복교육과 학교 전체 인권교육 강화 등을 통해 학교공동체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 기업 지속가능성, 핵심 투자 판단 요소…‘ESG 공시 제도화’ 본격화 [주목, 이 주의 법안]

    기업 지속가능성, 핵심 투자 판단 요소…‘ESG 공시 제도화’ 본격화 [주목, 이 주의 법안]

    ●‘지속가능성도 사업보고서에’ ESG 공시 의무화법한정애 민주당 의원, 5일 대표발의“기업 부담 최소화, 투자자 신뢰 정착”매일 수많은 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이 중 언론에 보도되는 법안은 쟁점 법안 등 일부에 그칩니다. 서울신문은 매주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에 주목해 3개 정도 추려 소개합니다. 법안 발의 배경부터 핵심 내용, 통과 시 파장 등을 압축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지난달 정부와 여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을 확정했습니다. 최근 전 세계 투자자들이 기업의 전통적인 재무정보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지속가능성 정보를 핵심적인 투자 판단 요소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도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투명한 지속가능성 공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시를 제도화하고 공시정보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법안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법인은 사업보고서에 회사의 자금조달과 재무상태 등에 영향을 미치는 지속가능성 관련 사항을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공시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3자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고의로 허위공시를 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제도 시행 초기 3년 간 행정·민사·형사책임도 면제하도록 했습니다. 인증기관의 이해상충 방지 의무 위반이나 허위 인증 등에 대해서는 과징금과 벌칙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 제도의 실효성도 확보했습니다. 한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공시 의무화와 인증제도 도입뿐 아니라 초기 책임 면제와 추정 정보 보호 장치까지 종합적으로 담아 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면서 “기업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도 우리 기업이 글로벌 공시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공시체계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생산·유치·상생까지’ 재생에너지 지역 특별법박희승 민주당 의원, 4일 대표발의“희생의 공간 아닌 성장 중심지로”인구감소지역에 대한 대응은 현재 모든 지자체가 고민하고 있는 가장 큰 과제일 것입니다. 정부 역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고, 그중 하나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산업 육성과 지역성장 정책을 제시했으나 그동안 재생에너지 생산과 산업 유치, 지역 상생을 모두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특별법은 없었습니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정부가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육성과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확산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자립도시 조성 및 재생에너지 공급협력지구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했습니다. 해당 특별법은 산업단지와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고 기업 유치가 가능한 지역을 시범재생에너지자립도시로 우선 지정해 정책 성과를 조기 창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재생에너지 생산 지역을 ‘재생에너지 공급협력 지구’로 지정해 국가가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박 의원은 “재생에너지 생산지역이야말로 국가 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지역이지만 정작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충분하지 않았다”며 “재생에너지 생산지역이 희생의 공간이 아니라 국가가 함께 육성하는 성장의 중심지가 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산사태 막는 사방댐 종합관리법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6일 대표발의“산 전체 물길까지 국민 안전 지켜야”기후변화로 기습 폭우가 늘면서 산사태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산골짜기 물길에 만드는 ‘사방댐’의 중요성도 커졌습니다. 사방댐은 산사태가 났을 때 위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흙과 돌, 부러진 나무를 아래쪽에서 거대한 ‘거름망’처럼 걸러내 마을을 보호하는 거대한 안전 방파제 역할을 하는 시설입니다. 실제 집중호우 피해 지역마다 사방댐 설치와 복구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예방 차원의 추가 사업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간 산 전체의 물길을 고려하지 않고 댐 하나만 달랑 세우는 단편적인 관리에 머물러, 산사태를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국민의힘 의원은 산림 전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예방 시설의 기능을 체계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사방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단일 시설 설치를 넘어 산림 수계 전체를 아우르는 ‘산림유역관리사업’의 법적 근거를 만들고, 사방댐 흙을 털어내는 준설 작업 등 사후 관리 기준도 명확히 하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주무 부처인 산림청 역시 법안에 수용적인 입장이라,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전국 주요 위험 지역의 사방사업 및 유역 관리 예산 확보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김용태 의원은 “기후위기 상황에서 단편적인 댐 설치만으로는 국민 안전을 지키기 어렵다”며 “산 전체를 아우르는 예방 시스템을 갖추고 관련 예산도 적극 확보해 기후재해로부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푸틴, 트럼프 임기 내 나토 공격 가능성”…이란 전쟁의 끔찍한 나비효과? [밀리터리+]

    “푸틴, 트럼프 임기 내 나토 공격 가능성”…이란 전쟁의 끔찍한 나비효과? [밀리터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향후 몇 년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제한적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 정보당국을 인용해 “미국은 기존에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 나토를 직접 도발하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최근 들어 전황 악화와 전쟁 승리에 대한 국내 압박으로 인해 나토 도발 위험성이 커졌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지고 드론이 루마니아에 진입하는 등 공격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이나 비정규군 투입, 동부 전선에서의 제한적 침공을 시도할 수 있으며, 시기는 올가을부터 2029년 사이로 추정했다.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임기가 러시아의 공격 가능 시기에 포함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9년 1월 20일까지다. 이란 전쟁에 무기 소진한 미국미 정보당국의 이러한 평가는 핵심 무기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미국의 우려를 더욱 심화시켰다. 미국은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쟁을 시작한 뒤 5개월 동안 주요 장거리 미사일의 상당량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4일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미 육군은 이란과의 5개월간의 전쟁 동안 고도 정밀 장거리 미사일의 전 세계 재고 대부분을 소모했다”며 “이에 따라 향후 충돌 시 미군의 대비 태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주 보고서에서 지난 2~7월 사이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의 약 65%가 소모되었으며, 사드(THAAD) 요격 미사일은 이란 전쟁 개시 시점보다 최소 38%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CSIS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1060~1430발을 소진해, 미국의 무기고에 남은 물량이 겨우 870발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예고했다가 돌연 철회한 것은 장거리 유도미사일과 방공 요격미사일의 부족 때문이라고 전한 바 있다. 미국은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등 핵심 무기에 대한 신규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 생산에는 최대 2년이 소요될 수 있어 재고 부족 사태를 곧장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의 나토 침공이 3년 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이유도 미국의 무기고가 다 채워지기 전 공격해야 침공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 전문가들은 “중동에서의 탄약 소모가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적국들을 억제하는 미국의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해 왔다. 어떤 형태의 침공일까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소규모 지상 침공을 벌일 가능성은 작지만 다른 형태의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상 침공의 경우 나토 회원국들의 집단방위 의무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를 발동시키기 때문에 더 큰 반격을 받을 수 있어 가능성이 크지 않다. 반면 해당 조약은 사이버 공격이나 하이브리드 공격에 대한 나토의 대응 방안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선임 연구원인 헤더 콘리는 “나토는 항상 제5조에 위배되지 않는 공격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지금까지 나토 동맹국들은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는 쪽을 택해왔다”고 분석했다. 즉 나토가 러시아의 도발에 대해 무조건 강하게 맞대응하기보다, 군사적 충돌이 더 큰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응 수위를 조절해 왔다는 의미다. “나토가 러시아 공격하려 한다”앞서 푸틴 대통령은 도리어 나토가 러시아와의 전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월 23일 군사 아카데미와 보안·사법기관 산하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정권 지원을 넘어 러시아와의 전쟁 준비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단계로 이동했고, 군사 예산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방이 러시아의 군사 위협이라는 허위 주장을 앞세워 자국 진영의 군사화를 정당화하고 있다”면서 “서방이 먼저 러시아에 위협을 가해 러시아가 방어 조치를 취하도록 만든 뒤, 이를 근거로 러시아를 각종 범죄의 책임자로 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나토 동맹국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나토 동부 전선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나토 군사력 강화는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기인한 것이지만, 러시아는 나토가 자국 공격을 위해 군사력 증강을 꾀하고 있다는 반대의 기조를 펼친 것이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북한에 3만 명 규모의 군인 파병을 요청하고, 북한의 미사일 부대를 전선에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 쿠팡 두둔했던 美 공화 의원, 정통망법 항의 서한 보내

    쿠팡 두둔했던 美 공화 의원, 정통망법 항의 서한 보내

    하원 법사위원장, 방미통위에 서한 “온라인 표현에 중대한 위협” 주장 쿠팡 입장을 두둔해 온 미국 공화당 소속 연방하원 의원들이 한국 정부에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우려를 표하는 항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하원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오하이오) 의원은 6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서한을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스콧 피츠제럴드(위스콘신)·대럴 아이사(캘리포니아)·마이클 바움가트너(워싱턴) 등 법사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함께 서명했다. 이들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정통망법은 온라인의 발언과 표현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방미통위가 헌법으로 보호되는 권리를 행사한 미국 기업과 이용자들을 처벌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법이 “허위 정보를 정의하지도 않았고, 어떻게 집행될 수 있는지 또는 실제로 어떻게 집행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의) 적용 범위가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정치적으로 달갑지 않은 의견을 검열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면서 “표현의 자유와 온라인 표현 전반에 위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츠제럴드 의원은 별도 성명에서 “어떤 외국 정부도 미국 기업에 압력을 가해 헌법으로 보호되는 발언을 검열하도록 할 권한이 없다”며 “한국의 소위 ‘허위정보법’은 모호하고, 광범위하며, 남용되기 쉽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7일 시행된 정통망법은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 메타, 엑스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삭제·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과 벌칙 조항이 담겨 있다. 하원 법사위는 지난달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으며 이는 한미 무역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 “한국, 美기업을 ATM 취급”…쿠팡·현대차 비교하며 ‘이중 잣대’ 주장한 트럼프 측근 [핫이슈]

    “한국, 美기업을 ATM 취급”…쿠팡·현대차 비교하며 ‘이중 잣대’ 주장한 트럼프 측근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신 인사가 쿠팡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무한 현금 인출기(bottomless piggy bank) 취급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메도우스는 22일(현지시간) 보수 성향의 온라인 매체인 ‘데일리 콜러’에 기고한 글에서 “한미 동맹은 없어서 안 될 관계지만 뒤편에서 상호 신뢰 기반을 조용히 훼손하고 있다”며 쿠팡 사태를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 대기업들에 시장을 개방해 주기를 기대한다면 한국 정부도 미 테크 기업을 ATM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 내 한국 기업에는 관용을 베풀고 한국 내 미 기업에 대해선 처벌을 가하는 이중 잣대가 지속되면 어떤 동맹도 지속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메도우스는 쿠팡 개인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뒤 “미 당국이 불균형적이고 정치화된 대응에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단속을 강화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PIPC)가 역대 최고 수준인 약 62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러한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다. 공정위(KFTC) 등 11개 기관이 40건 이상의 조사를 개시하는 등 한국 정부는 쿠팡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쿠팡이 한국 정부와 위험한 합동 작전을 벌인 직후 규제 당국이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형사 고발을 압박했다”며 “한국 정부는 나중에 작전에 관여한 사실도 부인했는데 이는 동맹국으로서의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현대차와 쿠팡에 이중 잣대 적용”메도우스는 한국 정부가 현대자동차와 쿠팡을 차별 대우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기고문에서 지난해 조지아주(州)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 대한 이민 당국의 급습 사태를 언급하며 “미국은 협력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관용 요청을 수용했다. 하지만 격분한 한국 정부는 단속을 ‘배신’이라고 규탄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는 관용을 요구하면서 미국 기업인 쿠팡에는 과도한 규제를 가한다는 것이다. 메도우스는 하원 재직 시에는 공화당 내 강경 보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 의장을 맡는 등 보수 진영의 핵심 인물로 활동했다. 현재는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으로서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비서실장을 지냈던 당시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국의 상호주의를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백악관 “한국 정부가 쿠팡 표적삼아, 깊이 우려”한편 백악관은 이달 초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의 쿠팡 관련 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국내 언론의 질의에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술 기업들을 차별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상황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어떤 합리적 잣대를 적용하더라도 이재명 정부는 쿠팡을 콕 찍고 있다(single out)”고 덧붙였다. 당시 백악관의 입장은 쿠팡의 로비 대상 중 하나인 연방 하원의 쿠팡 관련 내용을 상당 부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해당 보고서에 대해 쿠팡 측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반영하고 있어서 사실과 다르고, 한국 정부가 그간 미 법사위 측에 설명한 입장 및 사실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했다. 국가정보원도 이 보고서에 담긴 쿠팡 측 주장이 “명백한 허위”라는 반박 입장문을 낸 바 있다. 현재 한국은 한미 외교·통상 분야의 시급한 과제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따른 추가 관세 차단과 함께 쿠팡 사태를 둘러싼 이견 조율을 꼽고 있다.
  • 김영훈 경기도의원, 첫 업무보고서 과대·과밀학교 해소부터 학생 안전·마음건강까지 폭넓게 점검

    김영훈 경기도의원, 첫 업무보고서 과대·과밀학교 해소부터 학생 안전·마음건강까지 폭넓게 점검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김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화성3)이 제392회 임시회 교육행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도내 주요 교육 현안을 점검하며 본격적인 의정 활동의 포문을 열었다. 김영훈 의원은 이번 업무보고에서 학교 신증설 및 과대·과밀학교 해소 대책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다. 김 의원은 “학교 신증설은 조 단위가 넘는 대규모 사업인데 보고 자료는 한 페이지짜리가 반복돼 왔다”라며 “주요 개발 지구의 입주 시기와 학교 설립 일정 정도는 담아 보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 지역 내 학생 배치 계획이 늦어질 경우 기존 학교의 과밀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며, 입주 시기와 연계된 투명하고 구체적인 학교 설립 계획 수립을 당부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 행정국장은 “담을 수 있는 내용은 구체적으로 담겠다”라고 답변했다. 학생 안전 강화와 마음 건강 지원책에 대한 정밀 점검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현장 체험 학습 참여율 저조의 주된 원인으로 사고 발생 시 교사에게 집중되는 법적·행정적 책임 부담을 짚었다. 이어 “법 개정만 기다릴 게 아니라 교육청 재량 범위에서라도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도내 청소년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상담실 설치라는 행정적 성과를 넘어 SNS·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한 아이들의 위기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 디지털 문해 교육과 관련해서도 자극적 허위 정보 확산 방지를 위한 단편적 자료 배포를 넘어, 학생들이 이를 어떻게 수용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모니터링 강화를 요구했다. 이 외에도 인수위 요청 감사 사안의 진행 상황, 스마트워크 제도 이용자 설문을 통한 운용 개선, 경기도교육청안전교육관의 업무협약 기관 확대 방안 등 교육행정 전반의 현안을 폭넓게 짚어냈다. 김영훈 의원은 “교육행정의 투명성과 현장 중심의 제도 운영, 과대·과밀학교 해소를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라며 “학생과 교직원,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 AI가 모든 것 해주는 시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AI가 모든 것 해주는 시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반인들에게 선보인 지 불과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게 됐다. 그렇지만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시 없이 해킹을 시도하는 등의 문제점도 불거지고 있다. 생성형 AI를 넘어 인간의 일을 대신해주는 수준에 이르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고민과 걱정, 그리고 해법을 담은 2025년 기술영향평가 결과 보고서 ‘AI 에이전트 시대의 생존 매뉴얼’을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술영향평가는 미래 신기술과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큰 기술을 대상으로 매년 전문가와 일반시민이 참여해 기술이 만들 결과를 예측해 사전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 지시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정보를 탐색하며 다양한 디지털 도구와 서비스를 활용해 지시된 목표를 수행하는 자율형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등장한 AI 에이전트는 개인 비서, 연구 조력자, 업무 자동화 도구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며 사람의 의사결정과 생산 방식의 혁명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정보 활용 확대, 책임 소재 불명확성, 일자리 구조 변화, 허위정보 확산, 기술 의존 심화 등 다양한 사회적 과제도 제기되고 있다.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인간 통제와 감독 방식, AI 판단에 대한 책임 문제, 사회적 신뢰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AI 에이전트가 가져올 미래 변화를 인간과의 관계, 노동 변화,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사회적 수용성과 미래 교육, 주권 및 안보, AI 지속 가능성, 책임,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고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미래 사회의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라 AI 책임체계 구축, 개인정보 보호 및 활용 제도 개선, AI 시대 인재 양성 및 평생교육 강화, 인간-AI 협업 환경 조성, AI 안전성 및 신뢰성 확보, 디지털 주권과 국가 경쟁력 강화 등의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번 보고서는 과기정통부 누리집(www.msit.go.kr)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누리집(www.kistep.re.kr)에서 전문을 받아볼 수 있다.
  • “전쟁 중인데 대선 불복 타령”…트럼프 연설, 美방송사도 외면 [핫이슈]

    “전쟁 중인데 대선 불복 타령”…트럼프 연설, 美방송사도 외면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대국민 연설을 열고 2020년 대선과 선거 조작 의혹을 다시 꺼냈다. 백악관은 미국인들이 “충격받을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주요 방송사들은 반복되는 허위 주장 가능성을 우려해 생중계를 외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약 24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미국의 선거제도와 투표기 보안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외국 세력이 미국 선거에 영향을 주려 했으며 정보기관과 이른바 ‘딥스테이트’가 이를 은폐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이 2020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미 유권자 정보 2억 2000만 건을 불법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는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정당 선호도 등 유권자 등록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악관 정부 투명성 태스크포스와 대통령 정보자문위원회가 관련 자료를 수집했으며 자신이 조사 결과를 직접 검토했다고 말했다. 당시 미 정보당국이 중국의 정보 확보 사실을 알고도 자신과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 등 적대국과 비국가 단체가 미국 선거 인프라를 침해할 능력을 갖췄다는 기밀 해제 보고서도 공개했다. 백악관은 연설과 함께 관련 문건을 모은 별도 웹사이트를 열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국 언론은 중국이 확보했다는 유권자 파일이 이미 공개된 기록에 가깝다고 팩트체크했다. 실제 투표 결과 조작이나 부정선거를 뒷받침할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20년 당시 미국 정보당국은 외국 정부가 투표 집계나 투표용지를 조작해 대선 결과를 바꾸려 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정보기관 수장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인사였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1월 관련 평가를 보고받고도 당시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기록이 없다고 전했다. 이란전 확대됐는데 “곧 성과 볼 것” 한마디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초반 약값 인하 등 자신의 국정 성과를 열거했다. 미국이 이전보다 안전하고 강하며 부유해졌다고 강조하며 선거 유세를 연상시키는 자화자찬도 이어갔다. 반면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 범위를 넓히는 상황에서도 전쟁 목표나 출구전략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미군은 이란의 군사 능력을 약화한다며 엿새째 공격을 이어갔고, 교량 등 기반시설까지 타격 대상으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에서 “크게 이기고 있다”며 “그 노력의 결실을 매우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실의 의미나 공습 종료 조건,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은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직 대통령이 전쟁 중 대국민 연설을 열고도 현재의 안보 위기보다 6년 전 자신이 패배한 선거에 더 무게를 뒀다는 비판이 나온다. 백악관이 예고한 ‘충격적인 내용’도 새로운 정책 발표보다는 기존 선거 의혹을 확대 재생산한 데 가까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유권자 등록 때 미국 시민권을 입증하도록 하는 ‘미국 유권자 자격 보호법’(SAVE Act) 통과를 의회에 촉구했다. 비시민권자의 연방선거 투표는 이미 불법이며 실제 사례도 드물다고 AP는 전했다. 시민단체들은 법이 시행되면 출생증명서나 여권 등을 곧바로 제출하기 어려운 유권자 수백만 명이 선거 참여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CNN·ABC·NBC 외면…폭스만 끝까지 생중계 미국 주요 방송사의 대응도 이례적이었다. 폭스뉴스와 폭스는 연설 전체를 생중계했지만 CNN과 ABC, NBC는 정규 방송망에서 실시간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ABC와 NBC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연설을 제공하면서 중대한 발표가 나오면 정규 방송을 중단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실제 연설에서는 긴급 편성할 만한 새로운 정책이나 국가안보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CNN도 연설을 뉴스 사건으로 취급해 내용을 지켜봤지만 생중계는 하지 않았다. 진행자 케이틀런 콜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사실과 다르거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반복해왔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CBS는 정규 프로그램 대신 특별보도를 편성하고 전문가 분석과 사실 검증을 함께 제공했다. 진보 성향 방송 MS NOW는 연설을 중계하다가 약 17분 만에 끊고 분석으로 전환했다. 연설이 끝날 때까지 화면을 계속 내보낸 주요 방송은 사실상 폭스뉴스뿐이었다. 백악관은 연설 전 주요 방송사에 생중계를 촉구하며 미국인들이 대통령의 말을 직접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실시간으로 그대로 전달하는 대신 내용을 확인한 뒤 보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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