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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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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다 핑핑·푸솽 “미국행”…판다외교 복원인가, ‘트로이 목마’인가

    판다 핑핑·푸솽 “미국행”…판다외교 복원인가, ‘트로이 목마’인가

    27일 새벽 중국 청두 판다기지에서 핑핑과 푸솽이 전세기를 타고 미국 애틀랜타 동물원으로 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판다 한 쌍이 지난 24일 미중정상회담 합의 결과에 따라 미국으로 10년간 임대된다고 보도했다. 수컷인 핑핑은 2020년 3월 17일에 태어났으며 나무타기에 능숙하다. 암컷 푸솽은 2020년 10월 18일에 출생했는데, 먹이를 찾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사육사들이 전했다. 중국은 판다의 안전한 미국행을 위해 신선한 죽순, 대나무, 사과, 응급 약품 등을 충분히 준비했으며, 사전에 운송 적응 훈련까지 실시했다. 애틀랜타에 도착한 뒤에는 중국 사육사들이 상주하며 적응을 돕게 된다. 자이언트 판다 핑핑과 푸솽의 미국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준비돼 중국 전문가팀은 애틀랜타 동물원과 여러 차례 온라인 및 오프라인 회의를 가졌다. 지난 9월 중순에는 중국 전문가들이 개보수된 미국 동물원 사육장을 직접 현장 시찰했다. 중국과 애틀랜타 동물원은 20년 이상 자이언트 판다 보존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그동안 여러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20년간 총 5번의 출산에서 7마리의 새끼를 성공적으로 키워냈는데, 이는 중국이 미국에서 거둔 최고의 판다 번식 협력 성과다. 중국과 미국의 판다 외교는 역사가 깊은데, 1972년 2월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판다 한쌍을 선물받았다. 같은 해 4월 링링과 싱싱이라는 이름의 판다가 미국에 도착했고, 8000명이 넘는 미국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판다 한쌍은 워싱턴 DC 북서부에 위치한 스미소니언 국립 동물원에 정착했으며 일반에 공개된 첫 달에만 방문객 수가 백만 명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출생한 자이언트 판다 새끼는 총 17마리로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6마리, 워싱턴DC에서 4마리, 애틀랜타에서 7마리가 태어났다. 현재 미국에는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에 바오리와 칭바오,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두 마리 등 총 네 마리의 판다가 있다. 한국에도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남 광주 우치동물원에 판다 한 쌍이 도입될 예정으로 전용 사육 시설 조성 등에 대한 실무 협의를 중국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1984년 이전에는 판다를 우호의 증표로 다른 나라에 ‘선물’했으나, 이후 보호 정책이 강화되면서 10년 정도의 장기 대여 방식으로 전환했다. 따라서 판다는 외국에서 태어났더라도 일정 연령이 되면 모두 중국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귀여운 판다는 중국의 대표적인 공공외교 사절이지만, 거액의 임대 비용때문에 중국 선전전을 위한 ‘트로이의 목마’란 지적도 뒤따른다.
  • 李대통령, 유엔서 트럼프와 회담…“대미투자 큰 진전 이룬 것 환영”

    李대통령, 유엔서 트럼프와 회담…“대미투자 큰 진전 이룬 것 환영”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후 7시 20분부터 약 30분간 유엔 총회 리셉션이 열리는 한 호텔 내에서 진행된 회담에서 “한미 간 전략 투자 사업 논의가 큰 진전을 이룬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고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브리핑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미 정상 공동 설명자료(조인트팩트시트)의 주요 내용을 재확인했다. 위 실장은 “핵추진잠수함 연료 농축·재처리, 조선 협력, 전시작전권 전환 등 분야에서도 한미 간 협력을 한층 심화하자는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고 후속 협의를 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위 실장은 “한미 정상은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한반도에서의 지속 가능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한중 관계를 포함해 역내 정세에 중요하다”고 말하며 성공적인 회담 개최를 기원했다고 한다. 당초 이번 정상회담은 예정에 없었지만 대미 투자 협의가 진전을 이루면서 한국 측이 뉴욕 출국 전 정상회담을 제안해 이날 오전 성사됐다. 정부는 22일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확정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협의가 진전이 잘 되었기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을) 다시 준비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여러 이슈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없었으며 (일부러) 빠진 것이라기보다 (회담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다. 북미 대화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를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여할 것을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로 잘 지낸다”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전시 작전권 전환에 대해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꽤 시간을 많이 들여 대화한 부분은 전작권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 문제에 대해 많이 이해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만나자 악수를 하며 “아름다운 영부인은 잘 계시느냐, 골프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 새만금에 중국 투자 시작되나…中 15개 기업 투자조사단 방문

    새만금에 중국 투자 시작되나…中 15개 기업 투자조사단 방문

    국내 유일 한-중 산업협력단지인 새만금에 중국 투자 유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북도는 산업통상부, 새만금개발청 등과 함께 9일부터 11일까지 중국 새만금 투자조사단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조사단에는 스융훙(石永紅) 중국기계전자제품수출입상회 부회장을 단장으로 태양광, 이차전지, ICT 등 중국 기업 20여 개사가 참여한다. 중국 상무부와 주한중국대사관의 관계자도 동행한다. 한중산업협력단지는 2014년 7월 한중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2015년 6월 체결된 한중 FTA 협정문을 근거로 지정됐다. 국내에서는 전북 새만금이 유일하고, 중국은 장쑤성 옌청, 산둥성 옌타이, 광둥성 후이저우 세 지역이 지정됐다. 그러나 중국 산단에는 700개가 넘는 국내 기업이 진출한 반면 새만금 한·중 산단에 투자한 중국 기업은 지이엠, 룽바이, 새먼텅스텐, 에스씨, 에스이머트리얼즈, 에이원신소재 등 10곳을 넘지 않는다. 이에 양국은 지난해 말 APEC 한·중 정상회의에서 ‘새만금 RE100 산업단지’ 협력을 중점 논의했다. 또 올해 1월 양국 정상 임석 하에 ‘한중 산단 협력 강화 MOU(韓산업부-中상무부)’를 체결했다. 투자조사단은 방문 첫날인 9일 새만금 국가산단을 직접 둘러보면서 산업 용지와 주요 기반시설 등 투자 여건을 살펴봤다. 이어 산단에 입주한 중국 기업을 방문해 실제 투자·입주 경험과 기업 활동 여건 등도 청취했다. 10일에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한국 측 정부기관과 투자 관심 분야 및 한-중 기업 간 협력 수요를 공유하고, 투자 과정에서 예상되는 애로 사항과 필요한 지원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새만금 투자포럼에 참석해 새만금의 산업·입지 여건, 투자 인센티브, 현대차 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 등 미래 새만금 비전을 청취할 계획이다. 투자상담회에선 분야별 투자 전문가(KOTRA)와 비자, 인허가, 협력사 발굴 등 실제 투자에 필요한 세부 사항이 논의될 예정이다. 전북도는 산업부, 새만금청과 함께 이번 조사단 방문을 새만금의 투자 환경과 사업 기회를 소개하고 참여기업의 구체적인 투자·협력 수요를 발굴하는 기회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배준형 산업통상부 통상협력국장은 “이번 투자조사단 방문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면서 “이번 방문에서 확인된 기업들의 관심이 향후 구체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참여기업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희숙 도 기업유치지원실장은 “이번 중국 투자시찰단의 방문이 새만금 한중산업협력단지의 잠재력을 직접 확인하고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전북특별자치도는 중국 기업들이 새만금에 원활하게 정착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 ‘3無 유령선’ 타고 서해 싹쓸이하던 중국 어선… 한국 해경에 꼬리 잡혔다 [밀리터리노트]

    ‘3無 유령선’ 타고 서해 싹쓸이하던 중국 어선… 한국 해경에 꼬리 잡혔다 [밀리터리노트]

    선박 이름도, 등록 번호도, 선적항도 없는 일명 ‘3무(無) 유령선’을 앞세워 서해 영해를 침범하고 불법 조업을 일삼던 중국 어선의 선주가 결국 한국 해경의 단속과 양국 공조로 덜미를 잡혔다. 그동안 단속을 피하기 위해 신원을 완전히 위장해 오던 중국 불법 어선 세력에 철퇴가 가해진 셈이다. 韓 해경의 정밀 감시, 中 유령선 선주 덜미 잡았다 지난 7일 노재헌 주중한국대사는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지난 5월 한국 해경에 나포돼 사법 절차를 밟고 있던 ‘3무 선박’의 실제 선주를 최근 중국 해경이 찾아냈다”며 “중국 측은 지난달 25일 해당 선주를 강력히 처벌하기 위해 한국 측에 관련 증거 제공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3무 선박’은 단속에 적발되더라도 실제 소유주를 추적하기 어려워 서해 불법 조업의 주요 주범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한국 해경이 축적한 레이더 위치 정보와 현장 단속 사진 등 결정적 물증을 주중대사관을 통해 중국 당국에 신속히 제공하면서 선주의 꼬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한중 정상의 단속 강화 의지… 양국 공조 결실 이번 조치는 최근 불법 조업 문제 해결을 향한 양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서해 불법 조업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하고 한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중국 측의 자체 단속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에 중국 정부도 관련 어업법을 개정하고 ‘3무 선박’에 대해 어획물 및 불법 수익 몰수는 물론, 선박 가액의 최대 2배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도 높은 처벌책을 마련해 왔다. 왕이 방한과 한중 관계의 훈풍… 교류 복원 분수령 이 같은 서해 불법 조업 공조는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가시화되고 있는 한중 관계 개선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왕 부장의 방한을 기점으로 양국은 중단됐던 고위급 외교·안보 대화를 재개하고, 실질적 경제·문화 교류를 전면 복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 등 다자 무대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 개최가 구체화되는 상황에서 해묵은 서해 불법 조업 문제를 단속 공조로 풀어낸 이번 사례는 양국 간 실질적 신뢰 회복을 보여주는 주요 성과이자 외교적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해 회색지대’ 가능성과 과제… 제도적 관리 시급 다만 일각에서는 서해 해역이 여전히 ‘회색지대’(Grey Zone)로 악용될 위험성을 경고한다. 3무 선박을 비롯한 불법 어선들이 단순히 어로 행위에 그치지 않고, 해양 경계가 모호한 수역에서 군사·해양 정보를 수집하거나 실질적 점유권을 과시하는 민병대 성격의 미시적 도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베트남, 필리핀, 일본, 대만 등 주변국과 영해 갈등에 ‘회색지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왕이 부장 방한 이후 형성된 대화 국면을 활용해 한중 해경 간 단속 정보의 실시간 공유 체계를 조속히 완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나아가 서해 잠정조치수역 내 평화적 질서 확립과 불법 선박의 군사화 방지를 위한 한중 간 명확한 해양 행동 규범 제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왕이 접견한 李 “中, 한반도 평화 위한 협력을”

    왕이 접견한 李 “中, 한반도 평화 위한 협력을”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중국의 협력을 당부했다. 북미 대화 재개가 타진되는 국면에서 이 대통령이 거듭 ‘페이스 메이커’를 자청하며 주변국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이라며 이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왕 부장을 접견해 “연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이후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양국 정상이 합의한 분야별 후속 조치를 착실히 이행하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왕 부장에게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북미 대화 재개가 추진되는 국면에서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어 진행된 위 실장과 왕 부장 간 오찬 회담에서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밝힌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청사진과 우리 정부의 단계적·실용적인 비핵화 접근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건설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왕 부장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도 재차 미국을 겨냥해 “반도(한반도) 긴장 정세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길은 문제를 낳는 근원을 제거하는 데 있다”며 “미국이 대조선(대북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전날 조 장관과의 회담 이후에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다자 논의’가 이뤄지기 위해선 미국과 함께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날 이 대통령과 위 실장이 잇달아 중국 측에 전략적 소통과 건설적 협력을 요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 논의’를 제안한 바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며칠 새 북한을 향해 러브콜을 강하게 보내며 북미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대화 국면 조성에 지지를 보낸다면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대화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지지를 표한 것도 이 같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X)에서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관련해 “그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피스 메이커 활동을 촉진하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만 외교가에선 북미 대화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 ‘브로맨스’ 과시에 그칠 경우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화 채널이 완전 단절된 남북 간 대화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코리아 패싱’ 상황만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김 부장은 남한을 향해 비난과 조롱을 쏟아냈다. 김 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밤늦게 공개된 담화에서 훈련 축소를 언급하며 “쌍방 간 조율도 없이 미군이 꼬리를 사려도 항변 한마디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지휘권을 상전에게 맡긴 허수아비 군대의 숙명”이라고 비난했다. 김 부장은 또 “앞에서는 트럼프의 ‘연습 축소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느니, ‘고심이 담긴 큰 결정’이라느니 하는 낯간지러운 소리로 아첨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자주국방’과 ‘독자적인 군사력 확보’를 운운한 리재명의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은 한국의 불안 초조한 모순심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안보 자율성과 한미동맹의 신뢰성을 공격하려는 의도”라며 “미국과는 직접 협상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한국은 협상 상대보다는 비난과 압박의 대상으로 취급함으로써 한국을 배제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보다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 왕이 “북미회담은 양국이 결정…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바꿔야”

    왕이 “북미회담은 양국이 결정…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바꿔야”

    북한 대화 나서게 中 지지 요청“한반도 평화 안정, 건설적 역할”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9일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우리는 응당히 해야 할 노력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 부장은 “우리는 또한 한국과 북한 두 나라가 점차적으로 평화 공존의 기회를 따라 나가기를 바란다”라며 “한반도의 지속적인 안정과 발전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한중 관계 복원의 성과가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에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한반도의 평화 안정이라는 한중 공동의 이익에 기반하여 중국과 함께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의 방한은 2021년 9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에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드러내는 가운데 왕 부장의 방한이 성사되면서 중국의 역할이 주목된다. 정부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중국의 지지와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왕 부장은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면담했는데 북한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파악했을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회담 직후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할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결정할 일”이라며 “특히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20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종전 다자논의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왕 부장에게 이 구상의 취지를 설명하고 중국 측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왕 부장과 회담을 추진했지만 일정상 협의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간 인식 차이는 변수다. 중국은 최근 북한의 핵 보유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도 비핵화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중국이 적극적으로 비핵화 논의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있다.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중국이 설치한 구조물 문제도 주요 현안이다. 중국은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월 PMZ에 설치한 3개 구조물 가운데 1개를 철수했는데 나머지 구조물에 대해서도 협의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 왕이 中 외교부장 “한반도 평화·안정 위해 건설적 역할 할 것”

    왕이 中 외교부장 “한반도 평화·안정 위해 건설적 역할 할 것”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9일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우리는 응당히 해야 할 노력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 부장은 “우리는 한국과 북한 두 나라가 점차적으로 평화 공존의 기회를 따라 나갈 수 있는 것을 바란다”며 “한반도의 지속적인 안정과 발전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한중 관계 복원의 성과가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에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한반도의 평화 안정이라는 한중 공동의 이익에 기반하여 중국과 함께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의 방한은 2021년 9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에 열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잇달아 밝힌 가운데 왕 부장의 방한이 성사되면서 중국의 역할이 주목된다. 정부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중국의 지지와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왕 부장은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정부는 이번 일정을 통해 북한 지도부의 대미·대남 인식과 대화 가능성 등을 간접적으로 파악했을 것으로도 관측된다. 왕 부장은 20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종전 다자논의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왕 부장에게 이 구상의 취지를 설명하고 중국 측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지지 요청을 위해 왕 부장과 회담을 추진했지만 일정 상 협의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만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간 인식 차이는 변수다. 중국은 최근 북한의 핵 보유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도 비핵화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중국이 적극적으로 비핵화 논의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있다. 양측은 지난해 1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후속 조치들도 계속 점검한다.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중국이 설치한 구조물 문제도 주요 현안이다. 중국은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월 PMZ에 설치한 3개 구조물 가운데 1개를 철수했는데 나머지 구조물에 대해서도 협의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을 통해 한중 관계 전면 복원 흐름이 자리 잡았다”며 “한중 간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전면적 관계 복원의 성과 이행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해왔던 만큼 오늘 부장님과의 회담을 통해 지금까지의 노력을 점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양국은 영원히 친선적, 우호적인 이웃 나라로서 전략적인 안목으로 장기적인 발전과 양국 국민들의 근본 이익에서 주목하면서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1박 2일의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인도네시아로 이동해 포괄적 전략 대화 메커니즘 제1차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또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 함께 양국 외교·국방 2+2 대화 메커니즘 제2차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다.
  • 中 석사자상 돌려보낸 ‘간송 정신’

    中 석사자상 돌려보낸 ‘간송 정신’

    “간송의 ‘문화보국’ 정신이 타국의 문화유산을 제자리로 돌려주는 ‘문화존중’으로 확대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23일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는 미술관이 소장해 온 청나라 시대 석사자상 한 쌍을 중국으로 돌려보내는 기증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의 장손인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한국과 중국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교류하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앞서 지난 1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간송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중국 국가문물국은 석사자상 기증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날 기증식에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한국 측 주요 인사와 라오취안 중국 국가문물국장, 다이빙 주한중국대사 등 중국 측 대표단을 포함해 50여명이 참석했다. 라오취안 국장은 “한국과 중국은 모두 문화유산 유출의 아픔을 경험했다”며 “이런 공통된 경험이 있기에 유출 문화유산이 지닌 문화적 의미와 귀환의 바람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송 선생이 지녔던 ‘문화유산은 본연의 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는 숭고한 진심이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며 “이런 연대는 새로운 문화유산 협력에 아름다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사자상은 간송이 1930년대 일본 오사카 경매에서 구입한 뒤 90년 가까이 간송미술관 보화각 앞을 지켜 온 유물이다. 중국 국가문물국 전문가들은 석사자상에 대해 “역사적, 예술적, 과학적 가치를 모두 갖춘 우수한 작품”이라며 “석상의 재질은 베이징 또는 화북 지방의 대리석을 사용했고 제작 기술이나 장식 표현이 정교하고 예술성이 뛰어나 청나라 황족 저택인 왕부(王府)의 문 앞을 지킨 택문 석사자상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석사자상은 전통적으로 액운을 막고 재부를 가져오는 상징물로 여겨진다. 간송미술관은 이번 기증이 상징하는 한중 문화예술 교류를 실천하기 위해 가을쯤 중국 항저우 서호에서 특별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 [기고] 실용외교, 이제 큰 그림이 필요하다

    [기고] 실용외교, 이제 큰 그림이 필요하다

    지난해 6월 대선 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 외교가 불안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진보 정부들처럼 일본을 적대하고 미국과는 껄끄러워질 것이며 ‘균형 외교’를 내걸고 중국에 접근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년간 이재명 정부 실용 외교의 성과는 바로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대외관계를 안정시켰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과감하게 한일 협력 강화 정책을 펼쳤다. 혼돈의 국제질서 상황에서 한일 협력은 양국 모두에 전략적 이득이 된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여섯 번의 정상회담으로 셔틀 외교가 자리잡았다. 양국 국민의 상호 인식도 크게 개선됐고 여러 분야에서 실질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관련해서도 안정적인 동맹관계를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장과 북러 군사동맹 체결로 어려워진 안보 상황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공 등 안보 공약 준수 확보가 핵심 외교 과제다. 특히 개인적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거래적이며 예측이 힘든, 독특한 리더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잘 유지해 오고 있다. 관세·투자 협상에서 민수용 농축과 재처리 권한 확보,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미국 측 동의를 끌어낸 것도 성과였다. 미중 간의 경쟁은 우리 외교에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한국에 여전히 중요하다. 경제 관계뿐 아니라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잠재적 파트너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소원했던 한중 관계를 두 번의 정상회담으로 대화를 복원했고 안정적 양국 관계에 진입했다. 한한령, 서해 현안, 북핵, 공급망, 비호감 국민 정서 등의 숙제가 있지만 긍정적 출발이었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최근 한미 간 서해 공군훈련, 북핵 시설 정보 노출, 미사일 중동 반출, 전작권 전환 시기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전략적 유연성 문제도 있다. 이러한 이견들이 누적되면 한미 관계의 근본이 흔들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단기 현안에 몰두해 미국을 걸림돌로 보고 정면으로 부딪치지 말고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큰 그림 속에서 협력 파트너로 신뢰를 쌓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평화의 핵심은 남북 관계인데 북을 움직일 레버리지가 우리보다 미국에 더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둘째, 대외정책 사령탑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경제·산업 업무가 외교·안보 업무와 얽혀 돌아간다. 그래서 미국, 일본, 유럽연합(EU)도 대외업무의 총괄조정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그런데 우리는 각 부처가 실제로는 따로 놀고 정보 교환도 원활치 않다. 이를 개선한 뒤 제대로 통일된 전술과 전략을 갖고 미국 행정부 및 의회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은 대남 적대 전략을 체제 안보 수단으로 삼고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다. 획기적인 남북 관계 개선도 어려울 전망이다. 그래서 최우선 과제는 남북 간의 우발적 충돌이 오해와 과잉 대응으로 인해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어야 한다. 소통 채널 구축 노력은 계속하되 유엔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험난한 국제정치 상황에서 일본, 호주, 유럽, G7 등 뜻 맞는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인도, 브라질 같은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경제 안보 등의 협력을 모색하는 것도 긴요하다. 남은 임기 동안 주변국과 안정적 외교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적극적으로 선진국형 글로벌 외교를 펼쳐나가길 희망한다.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 기울어진 투자, 중심잡을 수 있을까…새만금 한중협력단지 활성화 촉각

    기울어진 투자, 중심잡을 수 있을까…새만금 한중협력단지 활성화 촉각

    중국 산단으로 기울어진 한중 산업협력단지 투자가 새만금으로 무게추를 옮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등에 따르면 한중산업협력단지는 2014년 7월 한중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2015년 6월 체결된 한중 FTA 협정문을 근거로 지정됐다. 한국에서는 전북 새만금이 유일하고, 중국은 장쑤성 옌청, 산둥성 옌타이, 광둥성 후이저우 세 지역이 지정됐다. 현재 중국 산단에는 700개가 넘는 국내 기업이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새만금 한·중 산단에 투자한 중국 기업은 지이엠, 룽바이, 새먼텅스텐, 에스씨, 에스이머트리얼즈, 에이원신소재 등 6개 기업이 들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APEC 한·중 정상회의에서 ‘새만금 RE100 산업단지 조성’이 언급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 의제로 새만금 ‘RE100 산업단지’ 협력 조성을 중점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재차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새만금개발청 보고 자리에서 “새만금은 원래 중국과 교차 투자하기로 했던 지역”이라며 “중국에 갔을 때 시 주석에게 이 이야기를 했고, (중국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이후에 진척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중요한 터전인데 잘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새만금청은 한중협력단지를 포함한 새만금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새만금청 관계자는 “중국 산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한중산업협력단지 지정 이전부터 자리를 잡은 곳도 상당수 포함됐다”며 “현재 한중산업협력단지에 중국 기업 유치뿐만 아니라 전체 외국 기업 투자를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김정은 몸값 올랐네”…‘북한 뺏길라’ 평양가는 시진핑, 한국 어쩌나 [권윤희의 월드뷰]

    “김정은 몸값 올랐네”…‘북한 뺏길라’ 평양가는 시진핑, 한국 어쩌나 [권윤희의 월드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9일 7년 만에 평양을 찾는다. 올해 첫 해외 방문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지난달 20일 베이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지 3주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단순한 북중 우호 과시를 넘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편된 북중러 삼각 역학을 다시 조율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다음 달 11일이 북중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이라는 점도 유의미하다. 유사시 군사원조를 규정해 ‘자동개입 조항’으로 불려온 이 조약은 냉전 종식 이후 사실상 사문화됐다. 그사이 북한은 2024년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동반자조약을 맺어 군사협력을 제도화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전에 포탄·미사일·병력을 대고 반대급부로 군사기술과 에너지를 얻으며 러시아의 핵심 협력국으로 올라섰다. 소련 붕괴 이후 처음으로 중국 외에 또 다른 후견국을 확보한 셈이다. 시 주석이 북중 조약 65주년을 코앞에 두고 평양으로 향하는 것은, 북러 밀착 국면에서 헐거워진 북중 결속을 다시 조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물론 대중(對中) 관계의 무게추가 완전히 평양으로 기운 것은 아니다. 북한은 대외 교역의 90% 이상을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후견국을 둘로 늘리면서 양쪽을 저울질할 여지가 생겼다. 중국 입장에서 북러 협력은 한미일 안보 공조를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반길 만하나, 러시아가 대북 영향력을 독점하는 상황은 불편하다. 중국 전문가 덩위원도 지난달 27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중국이 거리를 두면 북한을 러시아 쪽으로 밀어내 한반도 영향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이 북한을 러시아에 온전히 내주지 않으려 이번 방북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 배경이다. 중국의 숙원 ‘두만강 통한 동해 진출’ 접점 찾나…한국은?시 주석이 이번 방북에서 중국의 숙원사업인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문제를 매듭지을지도 관심사다. 동해 출구는 1860년 2차 아편전쟁 이후 베이징조약으로 연해주를 러시아에 넘긴 중국의 오랜 과제다. 북극항로 시대를 앞두고 동북 지역 개발과 해상 물류망 차원에서도 두만강 출해 문제의 무게감은 커지고 있다. 일본·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 안에 중국 해양력을 묶어두려는 미국의 압박을 감안하면, 새로운 전략 공간 확보라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두만강을 통해 동해로 나가려면 길목에 있는 북한·러시아의 협조가 필요하다. 자국 극동으로의 중국 진출을 꺼리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중 의존이 깊어지며 태도가 누그러졌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공동성명에서 두만강 출해 3자 협의와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협력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시 주석이 북한과도 두만강 출해 문제에 진전을 끌어낸다면 중국으로선 큰 성과다. 반면 한국에는 새로운 부담이 될 전망이다. 두만강 일대는 본래 남북한과 중국·러시아·몽골이 함께 개발하려던 다자 무대(GTI)였고, 한국은 한때 러시아산 석탄을 북한 나진항을 거쳐 들여오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한국은 대북 제재와 남북관계 경색 속에 사실상 이 구상에서 멀어졌고, 그사이 중국은 나진항과 청진항 부두의 30∼50년 장기 사용권을 확보했다. 북중러가 3자 협의로 출구를 트는 동안 남북관계 단절이 길어지면, 한국은 동북아 물류망과 안보 지형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될 수 있다. 핵보유 불퇴 못박은 북한…시진핑, 한반도 비핵화 언급할까이번 북중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나 한반도 안정이 공동성명에 담길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그간 한국과 미국은 시 주석의 중재 역할론에 기대를 걸어왔다. 통일부는 이번 방북이 한반도 평화공존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고, 미 국무부도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논의됐다며 대북 압박을 이어왔다. 중국 입장에서도 북핵 문제는 부담이다. 북한 핵보유국 지위가 굳어지면 일본 재무장과 역내 군비 경쟁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다만 최근 한중·미중·중러 정상외교에서 비핵화 언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를 곧장 기조 전환으로 읽기엔 이르지만, 미중 경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이 북핵 관리보다 대미 견제에 더 무게를 두는 흐름은 뚜렷해지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의 6일 담화 내용은 북핵을 둘러싼 북중 공조의 한 단면을 드러낸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김 부장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논의됐다는 미국 발표를 “거짓 유포 놀음”이라 일축하며 “가장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회담 내용을 직접 전해 들었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한다. 북한은 시 주석 방북을 코앞에 두고, 핵 문제에 있어 후퇴는 없음을 다시금 강조하기도 했다. 김 부장은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퇴의 한계선이며, 누가 인정하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라고 못 박았다. 김정은 위원장도 새 우라늄 농축 시설을 방문해 핵무력 강화와 순항미사일 확대 생산을 지시했다. 시 주석과 마주 앉기도 전에 재차 비핵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핵 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로 굳히려는 행보다. 한국, 시진핑 중재자 역할 기대하지만…정세 관리에 무게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의 전략적 몸값은 올랐고, 김 위원장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입지를 키웠다. 러시아는 어렵게 다진 북러 관계를 지키려 하고, 중국은 다시 평양으로 향해 대북 영향력을 확인하려 한다. 다만 시 주석에게 북한과 러시아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미국과의 경제·대만 협상에서 쓸 지렛대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반도 문제에서 시 주석의 역할을 기대해온 한국으로선 기대를 채우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북핵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분명하나, 그 해법은 ‘비핵화’보다 정세 ‘관리’에 무게가 실려 있다. 북한을 압박해 핵을 내려놓게 하기보다 현 상태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쪽이어서, 한국이 바라는 중재자 역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 美 빠진 동아시아… 다급해진 日의 ‘한국 끌어안기’ [뉴스분석]

    美 빠진 동아시아… 다급해진 日의 ‘한국 끌어안기’ [뉴스분석]

    日 “한일 방위 협력 필요”… 中 변수 여전 “다행히 시차도 없으니 자주 전화하자.” 지난 19일 안동 한일 정상회담 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남긴 이 발언에는 일본의 조급함이 묻어 있다. 미국이 중동 대응에 무게를 두면서 ‘동아시 공백’에 위기감을 느낀 일본이 한국과의 협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본 내부에서는 한국을 대중국 견제와 안보 협력 체제에 더 깊게 끌어들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한미일 3국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원유·석유제품 공급 부족 상황 발생 시 상호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에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일 양국이 에너지 안보를 공동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관계 개선 차원을 넘어 미국의 전략 변화 가능성 속에서 한일 양국이 안보 불안을 공유하며 공조 범위를 넓혀가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일본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 성격의 ‘먼로주의’를 내세우며 동아시아보다 중동 대응에 집중하는 흐름 속에서 일본과 한국 모두 미국의 ‘힘의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미국은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일부 전력을 중동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나가사키현 사세보 기지에 배치됐던 미 강습상륙함 트리폴리가 중동으로 향했다. 일본에서는 “남서 방면 억지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중 정상회담 뒤 “미중은 G2”라고 언급한 것도 일본을 자극했다. 일본에서는 이를 미국이 동아시아 동맹 관리보다 중국 관리와 중동 안정에 더 무게를 두기 시작한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복귀 이후 한미일 3국 정상회의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한국과의 협력을 단순 경제·외교 차원을 넘어 안보 영역까지 확대하길 원하는 모습이다. 요미우리신문은 20일 사설에서 “한일이 방위 협력 체제를 갖추지 않으면 아시아의 안전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동훈련 확대와 함께 탄약 등을 상호 지원하는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ACSA) 체결도 검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중국의 해양 활동을 위협 요인으로 거론하며 미국이 주일·주한미군 일부 전력과 무기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다만 일본이 기대하는 수준의 안보 협력 확대가 단기간에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중 견제망에 더 깊게 끌어들이려 하지만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사드 배치 당시 중국의 경제 보복을 경험한 만큼 한국이 일본처럼 전면적인 대중 견제 기조에 올라타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원하는 대중 안보 공조와 한국의 실용 외교 사이의 간극이 향후 한일 관계의 변수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실용 외교’를 내세우며 중국과의 관계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한중 관계 회복의 원년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 한일 에너지 협력… 원유 스와프 추진

    한일 에너지 협력… 원유 스와프 추진

    LNG·석유제품 공급 민관 대화 장려미중과 협력·한반도 평화 의견 교환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진 것과 관련, 양국 간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스와프(교환) 거래를 포함해 이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105분간의 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문을 내고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공급망 위기를 겪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심화해 나갈 것을 제안해 줬고 저는 공감을 표하고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핵심 에너지원인 LNG 및 원유 분야의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며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 또한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앞서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JERA는 지난 3월 LNG 수급 협력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산업통상부와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러한 LNG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원유, 석유제품의 스와프 및 상호공급과 관련한 민관 대화를 장려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과 함께 한중일 협력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양 정상은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한일 회담에서 언급했던 ‘비핵화’라는 단어를 이번에는 담지 않았다. 이날 만남은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사이의 네 번째 대면이자, 세 번째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우주탐사, 바이오, 초국가 스캠범죄 공동 대응 등을 언급하며 “양국은 지난 1월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다양한 분야의 실질 협력 방안들이 각급에서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진전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도주의적인 부분부터 협력해 나가는 것으로 해결하자는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언제든 필요할 때 만나 소통하는 ‘셔틀외교’가 완전히 정착했다며 “앞으로도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도 “최근 국제 정세를 봤을 때 핵심광물을 포함한 일한 간의 공급망 협력은 중요하다”며 “에너지 공급 강화와 원유·석유제품 및 LNG의 상호 융통 스와프 거래를 포함한 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 두 가지를 중심 축으로 하는 협력을 시작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공동으로 검토해 나가기로 뜻을 같이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국제 상황을 감안하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일미동맹, 한미동맹 그리고 전략적인 연대를 통한 억지력, 대처 능력의 유지 및 강화를 포함해 일한 양국이 능동적으로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북한 대응에 대해 논의를 했고 일한, 일한미가 긴밀히 연계해서 대응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 [사설] 흔들리는 동맹 질서… 한일 경제·안보 협력 더 단단해져야

    [사설] 흔들리는 동맹 질서… 한일 경제·안보 협력 더 단단해져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어제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액화천연가스(LNG) 및 원유 등 에너지와 자원 공급망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유사시 원유와 석유제품의 상호 융통을 위한 민관 대화 추진과 정부 간 산업·통상 정책 대화 신설 등 공급망 파트너십도 강화하기로 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이란 전쟁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일이 비상시 공동 대응 안전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두 정상은 동북아 경제·안보와 관련해 한일·한미일 협력과 함께 한중일 협력 강화에도 뜻을 모았다.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열린 이번 회담으로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는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북한 핵위협과 중국의 부상, 미국발 동맹 균열 등 공동 위기에 직면한 한일 양국 정상이 미래지향적 협력에 의기투합한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견지해 온 실용외교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일본이 조세이탄광 발굴 유골에 대한 유전자 정보(DNA)를 감정키로 하는 등 과거사 문제 해결에 뜻을 모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도 적극 논의할 필요가 있다. 경제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한일경제협력체 구성도 적극 검토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공언하는 현실이다. 한일 양국 앞에는 함께 극복해야 할 안보 불확실성이 쌓여 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늘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선언문을 채택, 다극화된 세계 질서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계획이다.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에 맞서 미중 양극 체제를 내세운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공조하는 다극 체제를 적극 도모하고 있다. ‘핵무력 지휘권’을 헌법에 명시한 북한 김정은 정권까지 가세한 북중러 밀착도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 대만해협과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진다면 한국과 일본이 마주하게 될 안보 위협은 서로 밀접하게 연동될 수밖에 없다.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은 신중히 검토해야겠지만 한일 간, 한미일 간 다층적 안보 협력 체계는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성과에 목마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마저 협상 칩으로 삼는 안보 재앙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한일 협력이 어느 때보다 공고해져야 하는 이유다.
  • 한일 정상, LNG·원유 분야 협력 합의…“과거사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

    한일 정상, LNG·원유 분야 협력 합의…“과거사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진 것과 관련 양국 간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한중일 3국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며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105분간의 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문을 내고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대해 공감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공급망 위기를 겪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심화해 나갈 것을 제안해줬고 저는 공감을 표하고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핵심 에너지원인 LNG 및 원유 분야의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체결된 ‘LNG 수급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양국 간 LNG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 또한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과 함께 한중일 협력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동북아 지역이 경제·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만큼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양 정상은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했다. 이날 만남은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사이의 네 번째 대면이자, 세 번째 정상회담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성격도 있다. 이 대통령은 AI(인공지능), 우주탐사, 바이오, 초국가 스캠범죄 공동 대응 등을 언급하며 “양국은 지난 1월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다양한 분야의 실질 협력 방안들이 각급에서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진전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이 함께 번영하고 국민들이 그 혜택을 피부로 느끼는 ‘국민체감형’ 협력 방안을 끊임없이 창출해 나가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도주의적인 부분부터 협력해 나가는 것으로 해결하자는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도 곧 시작된다”며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해 나가는 작지만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언제든 필요할 때 만나 소통하는 ‘셔틀외교’가 완전히 정착했다며 “앞으로도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확대 회담 모두 발언에서 “지금 국제 정세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우방국 간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한 때”라고 견고한 한일 관계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중동 정세를 비롯해 국제사회는 대단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 대통령님과 저의 리더십을 통해 양호한 일한 관계의 기조를 꾸준히 발전시켜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화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 국제 외교무대 중심으로 떠오른 경북

    지난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한일 정상회담이 안동에서 열리면서 경북도가 국제 외교무대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19~20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을 방문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환영한다고 17일 밝혔다. 또한 정상회담 장소를 안동으로 선정한 이 대통령의 고향 사랑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사나에 총리의 방한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이후 4개월 만에 성사됐다. 이번 방문은 한일 양국 정상의 상호 고향 방문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뒤 약 7개월 만에 경북에서 열리는 주요국과의 정상회담이다. 안동은 오랜만에 국제 사회 주목을 받게 됐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2005년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2009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안동 방문은 하회별신굿탈놀이 관람, 병산서원 방문 등으로 한국 문화가 알려진 계기가 됐다.
  • 외교무대 중심 떠오른 경북…한일회담 개최에 기대감 고조되는 안동

    외교무대 중심 떠오른 경북…한일회담 개최에 기대감 고조되는 안동

    지난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한일 정상회담이 안동에서 열리면서 경북도가 국제 외교무대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오는 19~20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을 방문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환영한다고 17일 밝혔다. 또한 정상회담 장소를 안동으로 선정한 이 대통령의 고향 사랑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일본 총리의 이번 방문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이후 4개월 만에 이뤄졌다. 한일 양국 정상의 상호 고향 방문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뒤 재차 경북에서 열리는 주요국과의 정상회담이기도 하다. 지역적으로는 전통문화 도시인 안동이 다시 한번 국제 사회 주목을 받는 계기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2005년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2009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2016년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안동을 찾은 바 있다. 도는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중동 정세를 비롯한 글로벌 현안 공조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담 기간 개최되는 ‘경북도-나라현 지역경제 협력 포럼’을 통한 지방외교, 직간접적인 지역 현안 전달, 국제사회 관광 자원 홍보 등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 황명석 경북도지사 권한대행은 “안동의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문화유산과 관광 자원은 물론 경북의 우수한 산업기반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 美재무장관 만난 李… 대미투자 앞두고 한미 통화스와프 요청

    美재무장관 만난 李… 대미투자 앞두고 한미 통화스와프 요청

    고환율에 달러 조달 부담 완화 필요베선트 “韓 놀라운 경제 성과 주목”허리펑 만나 미중 안정적 관계 강조李 “한국, 미중협상 최선 다해 지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통화 스와프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대미 1호 투자 프로젝트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달러 조달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한국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사전 협의를 앞두고 방한한 베선트 장관과의 면담 자리에서 “최근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한미 양국 경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전략적 투자가 한미 간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 전략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협력 강화로 이어져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첫 대미 투자 사업 발표를 앞두고 미국과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환율 부분에 대한 미국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첫 대미 투자 1호 사업은 다음달 18일 대미투자특별법 발효 이후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출범하고 난 뒤 발표될 전망이다. 대미 투자는 달러로 이뤄지는데, 중동전쟁에다 고환율로 달러 조달이 쉽지 않자 미국의 협조를 요구한 상황이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향후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중동전쟁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은 이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성장률과 주가 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놀라운 성과를 보여 주고 있다”는 평가를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마찬가지로 베선트 장관에 앞서 방한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만나 “미중 양국이 안정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국가들의 발전과 번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우리 정부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와 올해 이뤄진 상호 국빈 방문에 대해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중요한 성과”라며 “시대 변화에 발맞춰 양국 국민의 민생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밝혔다. 또 “한중 관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경제·산업·통상·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구체적·실질적 성과 도출을 위한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자”고 했다.
  • 1995년 장쩌민 첫 방한 앞두고… 北 “대만과 수교 검토” 반발했다

    1995년 장쩌민 첫 방한 앞두고… 北 “대만과 수교 검토” 반발했다

    中 내부도 “APEC 뒤 방한” 요청장 주석 “한국 발전경험 정리하라”삼풍 사고 직후 YS “공업화 과정”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1995년 중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할 당시 북한이 대만과의 수교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던 정황이 확인됐다. 외교부는 31일 비밀 해제 시한 30년이 지난 1995년 외교문서 총 2621권, 약 37만쪽 분량을 일반에 공개했다. 정부는 탈냉전 이후 외교 다변화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신외교’를 추진하고 있었다. 장 주석의 시장경제 개혁 움직임과 맞물려 1995년 11월 13일~17일 중국 정상의 첫 방한이 성사됐다. 북한은 한국과 깊은 관계를 맺으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1995년 5월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대표단은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문제연구소와 회의를 했다. 북측은 “11월 장 주석이 한국을 방문한다면 대만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으며 대만과의 외교관계 수립까지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내의 우려도 있었다. 한국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 18~19일) 이전 장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다. 중국 내에선 북한의 자극을 우려해 APEC 회의 이후 방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 경제에 대해 장 주석이 큰 관심을 보인 정황들도 파악됐다. 당시 중국 측은 장 주석의 엔지니어 경력을 거론하며 한국의 주요 산업시설 시찰과 경제인 면담을 먼저 요청했다. 깊은 인상을 받은 장 주석이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이동하는 항공기 안에서 외교 당국에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정리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밝혀졌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도 거론됐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일본 총리는 1995년 10월 국회에서 “한국합방 조약은 당시의 국제관계 등 역사적 사정 속에서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돼 실시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토 다카미 총무처 장관도 같은 달 식민통치를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다. 당시 한중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의제 관리 차원으로 제3국 관련 질문을 삼가기로 조율했었다. 하지만 한국 측 기자가 일본 관련 질문을 했고 여기에 장 주석이 “역사를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 한다”는 ‘극언’까지 했다. 정상회담 이후 중국 측은 정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부는 ‘한국 언론의 특성’을 거론하며 달래기에 진땀을 뺐다.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혼란스러운 북한 문제도 의제에 올랐다. 장 주석은 북중 고위급 교류가 제한적이고 북한 사회의 폐쇄성이 높아 정세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면서도, 김정일이 권력을 장악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총 144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관련해 방한한 막심 칼롯 코르만 바누아투 총리가 위로를 전하자 김 대통령이 “공업화로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며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나라는 언론의 자유가 지나치게 보장돼 있고 민주주의가 발달돼 있어 언론들이 너무 많이 과장되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축소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 원문은 서울 서초구 외교사료관 ‘외교문서 열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1995년 장쩌민 첫 방한 앞두고… 北 “대만과 수교 검토” 반발했다

    1995년 장쩌민 첫 방한 앞두고… 北 “대만과 수교 검토” 반발했다

    中 내부도 “APEC 뒤 방한” 요청장 주석 “한국 발전경험 정리하라”삼풍 사고 직후 YS “공업화 과정”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1995년 중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할 당시 북한이 대만과의 수교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던 정황이 확인됐다. 외교부는 31일 비밀 해제 시한 30년이 지난 1995년 외교문서 총 2621권, 약 37만쪽 분량을 일반에 공개했다. 정부는 탈냉전 이후 외교 다변화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신외교’를 추진하고 있었다. 장 주석의 시장경제 개혁 움직임과 맞물려 1995년 11월 13일~17일 중국 정상의 첫 방한이 성사됐다. 북한은 한국과 깊은 관계를 맺으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1995년 5월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대표단은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문제연구소와 회의를 했다. 북측은 “11월 장 주석이 한국을 방문한다면 대만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으며 대만과의 외교관계 수립까지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내의 우려도 있었다. 한국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 18~19일) 이전 장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다. 중국 내에선 북한의 자극을 우려해 APEC 회의 이후 방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 경제에 대해 장 주석이 큰 관심을 보인 정황들도 파악됐다. 당시 중국 측은 장 주석의 엔지니어 경력을 거론하며 한국의 주요 산업시설 시찰과 경제인 면담을 먼저 요청했다. 깊은 인상을 받은 장 주석이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이동하는 항공기 안에서 외교 당국에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정리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밝혀졌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도 거론됐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일본 총리는 1995년 10월 국회에서 “한국합방 조약은 당시의 국제관계 등 역사적 사정 속에서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돼 실시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토 다카미 총무처 장관도 같은 달 식민통치를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다. 당시 한중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의제 관리 차원으로 제3국 관련 질문을 삼가기로 조율했었다. 하지만 한국 측 기자가 일본 관련 질문을 했고 여기에 장 주석이 “역사를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 한다”는 ‘극언’까지 했다. 정상회담 이후 중국 측은 정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부는 ‘한국 언론의 특성’을 거론하며 달래기에 진땀을 뺐다.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혼란스러운 북한 문제도 의제에 올랐다. 장 주석은 북중 고위급 교류가 제한적이고 북한 사회의 폐쇄성이 높아 정세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면서도, 김정일이 권력을 장악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총 144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관련해 방한한 막심 칼롯 코르만 바누아투 총리가 위로를 전하자 김 대통령이 “공업화로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며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나라는 언론의 자유가 지나치게 보장돼 있고 민주주의가 발달돼 있어 언론들이 너무 많이 과장되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축소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 원문은 서울 서초구 외교사료관 ‘외교문서 열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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