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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인범 “전작권 전환, 한반도 핵심 억제력 약화 우려…자존심 문제 아냐” [시냅스]

    전인범 “전작권 전환, 한반도 핵심 억제력 약화 우려…자존심 문제 아냐” [시냅스]

    이재명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속도전에 돌입하면서 안보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 정국과 맞물려 전작권 전환 논의를 두고 여야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군사적 실질과 안보 현실을 무시한 성급한 드라이브가 자칫 한반도의 핵심 억제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인범 전 육군 특전사령관(예비역 중장)은 2일 공개된 서울신문 유튜브 채널 ‘시냅스-당신을 깨우는 지식’에 출연해 “전작권 전환은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며 “내 나라를 내 손으로 지키겠다는 확고한 각오와 그에 따르는 엄청난 희생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에게 직접 뜻을 물어 일단락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연합사는 미국을 한반도에 묶어두는 핵심 줄기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주권 논란’에 대해 전 전 사령관은 용어의 개념 규정부터 명확히 바로잡았다. 군의 지휘권과 작전 통제권은 엄연히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 전 사령관은 “지휘권은 의사결정 체계를 활용해 부대를 조정·통제하고 군사 목표를 달성하는 모든 권한을 뜻하지만, 전작권은 그 지휘의 일부분을 위임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도 평시 작전 통제권은 우리가 행사하고 있고, 전시가 되더라도 국군 전체가 아닌 3분의 2 정도만 연합사의 지휘를 받게 된다”며 “나토의 사례를 보더라도 ‘우리나라만 전작권이 없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전 전 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부란 조직이 가진 ‘전략적 자산 가치’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정치적 약속이라면, 연합사는 실제 전쟁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구체적인 지휘 구조”라며 “연합사는 미국을 한반도에 묶어놓는 조직이자, 미군 사령관에게 한반도 전쟁 억제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결정적 장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명령을 내리느냐보다 정보, 화력, 병참, 우방국 증원 전력을 하나로 통합하는 조직의 효율성이 더 중요하다”며 “전작권 위임은 통합의 효율을 위한 선택이지, 우리가 부족하거나 하기 싫어서 맡긴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계 5위 군사력의 착시… 훈련 없는 군대는 무의미 훈련이 연기되거나 축소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거침없는 비판이 나왔다. 안보 체력의 핵심인 ‘훈련’이 정치 논리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 전 사령관의 진단이다. 전 전 사령관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보통신, 전략정찰, 통합 C4I 체계 등도 중요하지만 가장 핵심은 이를 가지고 직접 해보는 ‘훈련’에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정치라고 하는 것은 임기를 기준으로 하지만, 군사력과 전쟁은 임기가 아니라 능력을 기준으로 일어나는 것”이라며 “정치 일정이나 평화 추구라는 명목에 밀려 군사 연습이나 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세계 5위의 군사력을 가졌고, 북한은 경제력이 우리의 50분의 1밖에 안 되니 상대가 안 된다는 식의 이른바 ‘안보 착시’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렸다. 전 전 사령관은 “북한의 군사력은 결코 뒤처지지 않으며, 이를 가볍게 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작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려면 국방비 증액뿐만 아니라 군 복무 기간을 24개월이나 36개월로 늘리거나 여성도 복무해야 하는 상황까지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며 “개인의 자유나 희생을 감수할 마음도 없이 그저 자존심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은 안보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은 속으로 박수… “위험성 알리고 국민투표 해야” 전 전 사령관은 미국의 ‘독자 안보 요구’ 기조와 맞물려 국내에서 전작권 전환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 대해 역설적인 이면을 짚어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작권 전환에 대해 “속이 다 시원하다(A breath of fresh air)”란 표현을 한 것과 관련해선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너희가 독자적으로 알아서 하라’는 것인데, 한국이 이에 발맞춰 나가는 것처럼 보이니 미국 입장에서는 너무 좋다고 박수를 치고 있는 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한국 사정을 잘 아는 주한미군 출신들이 왜 전작권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고 자꾸 얘기하는지 그 가치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22일 미 육군대학원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한국을 ‘아시아의 단검’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미중 갈등을 증폭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관심이 적은 한반도가 지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환기하고,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전 전 사령관은 전작권 조기 전환이 몰고 올 실질적인 안보 공백을 경고하며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그는 “전작권이 당장 전환되면 한반도 억제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고, 북한이 한국군의 변화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무력 도발 등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 문제는 누가 전작권을 행사하느냐가 아니라 ‘전쟁을 억제하는 데 누가 더 유리하냐’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권 전환에 따른 팩트가 무엇인지, 그에 따른 득과 실이 무엇인지 명확히 따져 국민투표를 통해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다”며 “동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나라는 내가 지키겠다는 강력한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다. [시냅스] 서울신문 영상디지털센터가 선보이는 지식 교양 채널입니다. 뇌의 신경세포를 잇는 시냅스처럼, 세상 곳곳의 흩어진 정보와 이야기를 연결하고자 합니다. 지식은 연결될 때 힘이 됩니다. 지금, 당신의 시냅스를 깨워드립니다.
  • “보수는 美, 진보는 北 눈치 보느라… 잠재적 핵 능력 확보 외면” [최광숙의 Inside]

    “보수는 美, 진보는 北 눈치 보느라… 잠재적 핵 능력 확보 외면” [최광숙의 Inside]

    현실 직시한 대북정책 필요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인정한 후日·獨처럼 잠재적 핵 능력 갖춰야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없이도 가능개성공단 재개 추진은 시대착오적중대 변곡점에 선 한미동맹 美 핵우산에만 의존하는 건 무책임NPT 탈퇴 후 핵무장 ‘무모한 선택’실용외교는 편익 추구로 보일 수도美와 자립적 동맹관계로 나아가야노무현 정부 때 6자회담을 이끌며 북한 비핵화를 위해 전력투구했던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제 대응 전략을 바꾸었다. 송 전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 남산 자락 그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보유국이라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독일처럼 잠재적 핵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북핵에 대한 현명한 대응이자 우리의 살길이라고 했다. 송 전 장관은 “하지만 한국의 보수는 미국 눈치 보느라, 진보는 북한 신경 쓰느라 잠재적 핵 능력 확보 주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통탄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자주파·동맹파 갈등, 개성공단 추진 등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북한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자주파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동맹파 간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자주파는 인종민족주의 성향으로 한민족 공동체를 내세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민민족주의다. 정치사회체제와 시민정신이 극도로 달라진 북한과 장래를 함께할 가능성을 가까운 미래에 만들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들의 주장은 여러 방면에서 국가이익에 맞지 않는다.” ●불법적 핵보유국 北과 경협 명분 없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평화적 두 국가론’에 대한 견해는.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END 이니셔티브’(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 실현을 위해 북한을 적대 세력이 아닌 정상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국가론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과는 별개로 북한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유엔에 가입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엄연히 국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와는 대립 상태에 있는 이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개성공단 추진 역시 논란이다. “북핵으로 안보와 국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경제 교류를 하자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불법적인 핵국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이탈해선 안 된다. 무슨 명분으로 북한에 물자를 반입하고 돈을 주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과거 개성공단이 가동된 적이 있지 않나. “당시는 북한이 핵 문턱을 넘지 않도록, 함께 살아보자는 차원에서 공단을 가동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선을 완전히 넘은 상태에서 옛날처럼 하자는 주장은 황당하다. 잠깐 낮잠을 잔 사이 20년이 지났다는 것을 모르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소설 속의 시대착오적 인물 립 반 윙클을 연상시킨다.” ●북핵·미사일 타깃은 미국 아니라 한국 -북한은 최근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군사력을 과시했다. “이번 열병식은 북한 주민들에게 사회주의국가에서 김정은의 지위가 공고하다는 것을 알리고 대외적으로 대남·대미 협상과 위상 활용, 무기 수출을 겨냥한 방산 홍보 등 다목적 행사였다. 중요한 것은 북한 핵의 실제 타깃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점이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나. “북핵 문제는 과거 핵을 개발 중이던 때와 이미 핵을 보유한 현재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실상을 인정한 상태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북핵을 사실상 인정한다면 향후 대북정책은. “비핵화를 전제로 대북정책을 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거 6자회담 등은 핵실험 과정에 있던 북한이 핵 문턱을 넘지 않도록 한미중 등 주변국이 상황 관리를 하며 협상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뒤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자신이 처한 위치를 가혹할 정도로 냉정하게 판단하고 평가하라’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의 말을 되새겨야 한다.” -북핵에 대한 우리의 현실적인 대응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필요하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도록 잠재적 핵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즉 ‘무기화되지 않은 무기 체계’(unweaponized weapon system)를 갖춰야 한다. 미국은 핵우산 제공을 공약하고 있지만 공약을 이행할 핵우산은 얇아지고, 핵우산 보험료율도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미국의 핵우산과 한국의 잠재적 핵 능력을 상호 보완해 한반도 핵 균형을 이뤄야 한다.” -잠재적 핵 능력 확보 방안은. “일본·독일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내에 핵을 가질 수 있는 잠재 능력이 있다. 우리도 미국과 협의해 NPT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등 핵 능력을 최대한 키워야 한다. 한미원자력협력 협정의 개정 없이도 가능하다.” ●美는 죽고 사는 동맹, 中은 먹고사는 관계 -우리는 왜 일본·독일처럼 못 하나. “나는 오래전부터 잠재적 핵 능력이 필요하고, NPT 체제 안에서 불가능한 게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이를 위해 확고한 정치적 의지와 외교 역량, 국론 결집이 필요한데, 국론이 가장 중요하다. 국론이 모아지지 않으면 미국을 설득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의 보수는 미국 눈치 보느라, 진보는 북한 신경 쓰느라 잠재적 핵 능력 확보 주장을 못 하고 있다.” -일각에서 핵 무장론이 제기되고 있다. “현존하는 안보위험이 임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NPT를 탈퇴하고 핵무장하는 것은 위험한 골짜기로 가는 길이다. 결국 핵무장은 ‘무모한 선택’이고, 미국이 보호해주길 바라기만 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다. 둘 사이에서 우리의 살 길을 찾아야 한다.” -격해지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우리의 스탠스는. “미국은 목숨을 같이하는 군사동맹이고, 중국은 장사해서 먹고사는 인근 우호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와 죽고 사는 문제를 같은 차원에서 다룰 수는 없다.” -한미동맹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인데. “당연하다.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거대한 혼란이 초래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동맹체제가 아니라 ‘내 담장은 내가 지키는’ 자립적 동맹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 때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설사 그게 사실이라 할지라도 현장 분위기에 맞춘 과잉 행보다. 미국에 가서 그런 말을 했다면 중국 가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칙과 중심이 없는 나라로 비칠 수 있다. 바람에 따라 깃발은 움직일 수 있지만 깃대가 왔다갔다하면 안 된다. 외교란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히는 예술이다. 말로 기교 부리는 게 아니다.” -현 정부는 ‘실용외교’ 기치를 내걸었다. “실용외교라는 말은 상대방 눈치를 봐 가면서 자신의 편익을 취하려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외교를 ‘실용적’으로 하는 것과 ‘실용외교’를 내세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미국 의존 아닌 독자적 방위 능력 필요 -최근 한미 관계가 불안정해 보인다. “트럼프의 미국은 한국만이 아니라 다른 동맹국과도 문제가 있다. 특히 한미동맹이 변곡점을 맞이한 것은 사실인 만큼 자립적인 안보 능력을 최대한 갖춰야 한다. 먼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해야 한다.” -한미동맹 현대화의 핵심은 전작권 전환인가. “자기 나라 군대의 사실상 전부를 외국군이 작전통제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첨단 무기만으로 강군이 될 수는 없다. 무기와 함께 사기가 따라야 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거론된다. 대만을 놓고 미중 간 충돌이 발생한다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어느 일방이 태평양 지역에서 제3의 세력으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으면 자기 나라를 공격한 것으로 간주하고 행동을 취하게 된다. 만약 대만해협에서 미중이 충돌하면 주한미군은 자동개입하고 한국도 직간접으로 개입하게 된다.” -한국 외교의 최대 과제는. “지금 트럼프의 관세 부과 등 통상 문제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는데, 사실 더 중요한 과제는 안보다. 잠재력 핵 능력 확보가 중요하다. 일반인들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면서 얼마나 막대한 유형무형 비용을 치르는지 알기 어렵다. 관세나 투자를 비롯한 통상 협상에도 그 바닥에는 한국의 안보 약점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크게 작용한다.” ■송민순은 누구 외시 9회로 1975년 외교부에 들어간 이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수석대표 등 주요 핵심 포스트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다뤘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외교통상부 장관 등을 지낸 후 18대 국회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을 거쳐 북한대학원대 총장을 역임했다. 2006년 미국 방문을 꺼리던 노 전 대통령을 설득해 한미 정상회담을 이끌어 내는 등 강단 있는 성품이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잠재적 핵 능력 확보, 전작권 환수를 주장하는 ‘자강파’다. 저서로 비핵화와 통일 외교의 현장을 회고한 ‘빙하는 움직인다’와 ‘좋은 담장 좋은 이웃’(근간)이 있다. 이달 말 출간되는 ‘좋은 담장, 좋은 이웃’은 50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외교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최광숙 대기자
  • [서울광장] 우리가 알던 그 미국이 아닌데, 우리는

    [서울광장] 우리가 알던 그 미국이 아닌데, 우리는

    트루먼 행정부와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휴전에 반대하는 이승만을 제거하기 위해 그를 제거하는 ‘에버레디 계획’까지 세웠다. 이승만은 휴전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제시했지만 아이젠하워 행정부가 이를 거부하자 미 정부와 협의 없이 유엔군포로수용소에 수용된 2만 7000명의 반공포로를 석방했다.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휴전 동의를 받아 내려면 그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에 응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한미동맹의 탄생 비화’, 남시욱) 이후 70여년간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의 안보와 번영에 주춧돌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미국 조지아주에서 300여명의 한인들이 체포·구금됐던 사태는 우리에게 충격을 줬다. 한미 관세 협상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미국의 ‘미국우선주의’는 한국인들에게 더 낯설고 생경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3500억 달러(약 484조원)의 대미 투자 펀드를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타임지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 “내가 거기(미국의 엄격한 요구)에 동의했다면 저도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미국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20번 이상 만나 협상을 벌인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가 10년, 20년 전에 알던 미국이 아닌 새롭게 태어난 미국을 상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로버트 캐플런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석좌교수는 언론인터뷰에서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보호받으며 중국의 성장을 발판으로 부를 축적해 온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정부 안팎에서도 “차라리 협상을 중단하고 관세 25%를 맞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일부 단체가 반미성 시위를 벌이더니 여당 초선의원들까지 미대사관을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하지만 관세 협상은 한미동맹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 현안이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이기려 안간힘을 쓰는 미국 대통령 입에서 “한국엔 지금 무슨 일이…. 숙청이나 혁명 같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신뢰를 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소고기 광우병 촛불시위에 직면했던 이명박 정부는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와의 ‘추가 협상’을 통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30개월령 미만으로 한정하는 출구를 마련했다. 당시 소고기 문제에 발목 잡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포기했다면 한국경제는 물론이고 한미동맹에도 심대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부당하고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음달 말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 때까지 실현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거위의 배를 갈라 버리면 황금알을 낳을 수 없다. 외환보유고의 84%에 해당하는 한국 자본을 대미 투자펀드에 넣는다면 한국은 외화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한미통화스와프 체결이 미국을 위해서도 필요한 이유다. 관세 협상이 실패로 끝난다면 조선업, 원전 등 제조업 부흥이라는 미국의 바람도 실현되기 어렵다. 한국의 ‘안미경미’(安美經美·안보도 경제도 미국과 함께)가 미국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미국으로부터 최혜국 대우를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 수출 비중을 최소화하고 이를 일본이나 대만 등으로 우회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은 25% 관세 탓에 15% 급감했지만, 전체 수출은 8.6% 늘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유럽, 동남아 등에서의 호조 덕분이다. 수출 다변화는 자강의 출구가 될 수 있다. 미국, 일본이 시행 중인 것처럼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전기차·반도체·바이오 제품 등에 국내생산촉진세제(생산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시점이다. 관세의 문턱을 넘어 미국 현지생산의 이점이 큰 경우 과감하게 생산기지를 옮겨 미국 내에서 생산·소비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도 한미 공생의 방법이다. 결국 경쟁국가·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노동·교육 등 전반의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 정부와 국회가 전폭적으로 뒷받침해 줘야 가능한 일이다. 여야 정치권이 지금 이러고 있을 때인가. 박성원 논설위원
  • [사설] 신뢰 확인한 李·트럼프… 동맹이익 다질 후속 협의 만전을

    [사설] 신뢰 확인한 李·트럼프… 동맹이익 다질 후속 협의 만전을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 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나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그를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북한의 호응 여부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점칠 수 있게 됐다. 북미 대화 필요성을 시작으로 화기애애한 대화를 이어 간 두 정상은 조선업·원전 등 경제협력 강화 방침을 확인했다. 우려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청구서도 다행히 없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 82일 만에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지만 동맹 신뢰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성공한 회담으로 평가할 만하다. 북러 밀착 등으로 몸값을 높여온 김 위원장이 당장 북미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다. 비핵화에 거부감을 보여 온 북한의 대화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과속을 하다 비핵화가 실종되는 안보재앙을 맞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정책연설에서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현대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과거처럼 안미경중(安美經中)을 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친중’ 우려를 해소하려는 의지도 보였다. 국방비를 증액해 미국의 안보 부담을 나눠 갖고 한미 간 첨단 방산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대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요구하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는 정상회담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예민한 안보협의 사안은 실무 영역으로 넘겨진 셈이다. 주한미군의 기능 변화는 일정 부분 불가피하더라도 적정 규모의 주둔 유지, 한미원자력 협정 개정, 북핵 억제의 보장 등 대북 억지력의 유지·강화 방안을 위한 후속 협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택 주한미군 기지와 관련해 “임대차 계약을 없애고 우리가 거대한 군 기지를 두고 있는 땅의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 보고 싶다”고 했다.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어긋나는 발언이다. 하지만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이은 또 다른 동맹 압박용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할 문제다. 큰 고비는 넘겼지만 남겨진 숙제가 많다. 양국이 평행선을 달리는 세부 쟁점들이 남아 있는 만큼 실무 논의에서의 협상력은 더 중요해졌다.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우리 정부의 인식은 여전히 온도 차가 크다.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 농축산물을 겨냥해 “시장개방을 원한다”고 했다. 쌀·소고기 추가 개방과 대미 직접투자 확대 등 미국의 추가 요구에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 [사설] ‘동맹 방식’ 바꾸자는 美… 정교해져야 할 대미·대북 정책

    [사설] ‘동맹 방식’ 바꾸자는 美… 정교해져야 할 대미·대북 정책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 국무부 부장관이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확대 적용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자”고 말했다. 지난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 외교차관회의에서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도 지난 21일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의 ‘집단방위’를 강화하기 위해 국방부와 국무부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단방위는 미국이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협정을 맺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적용한 표현이다. ‘나토식 집단방위’를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동맹국에 언급한 취지는 분명하다.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인도태평양 지역 분쟁 시 이들 동맹국도 군사적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안보조약에 의한 ‘상호방위’ 개념이었던 주한미군 규모와 기능 전환 등 한미동맹의 작동 방식에도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일본과 필리핀은 집단안보 구상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한반도로의 확전 가능성 때문에 집단방위 체제 참여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국에 집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새 국방전략(NDS)’ 앞에서 우리 입장만 고수하기도 쉽지 않다. 국방비 증액을 넘어 한반도 전쟁 억지와 미국의 새 안보전략이 효율적으로 접목될 수 있는 대안을 미국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정보원은 대북 라디오·TV 방송을 전면 중단했다. 대북 방송은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에 기여해 온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를 포함해 지난 50여년간 멈춘 적이 없었던 이유다. 이 조치로 북한의 방해전파가 멈췄다지만 대북 방송과 결코 등가의 의미로 볼 수는 없다. 경색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찾는 새 정부의 시도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급변하는 안보환경을 무겁게 인식한다면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침착하고 정교한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 안규백 “전작권 전환” 대통령실 “개인 의견”

    안규백 “전작권 전환” 대통령실 “개인 의견”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이재명 정부 임기 중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 발언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는 입장을 냈다. 안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재명 정부 이내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 후 군사비 증폭에 대해선 “21조원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도 “2006년부터 한미 합의로 주기적 평가 등 단계를 거쳐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미연합군사령부가 보유한 전작권은 노무현 정부 당시 2012년 4월 전환을 합의했지만 전환 시기가 계속 연기됐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 때는 한미가 시기를 정하지 않고 역내 안보 환경 등 조건이 충족되면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장관 후보자로서의 개인 의견”이라며 “5년 안이 대통령실 내에서 지금 (검토하고) 있는 시간이나 숫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곧바로 선을 그은 것은 전작권 전환이 한미 간 민감한 사안인 만큼 미국 측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 후보자도 오후 추가 질의 과정에서 해당 발언에 관해 “기한을 정한 것이 아니라 전작권 전환에 대한 추진 의지를 밝힌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안 후보자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선 “미국 측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요청해 온 사항”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서로 간에 긴밀하게 협의될 사항이지 어느 일방이 주장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선 “훈련은 어떤 경우가 있더라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우리 주적은 북한”이라며 전날 북한 주적 개념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던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다른 입장을 냈다. ‘9·19 군사합의’ 복원 여부에 대해선 “낮은 단계부터 서서히 시작해 일정 부분까지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군방첩사령부 개혁에 대해선 “존치, 기능 조정, 완전 폐지 등 세 가지를 모두 놓고 지금 (국정기획위원회 등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며 “(장관 취임 후) 구체적으로 깊게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자는 또 제한적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탈퇴, 이탈하지 않는 한 한반도에 핵을 가져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역량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불가능한 문제”라고 답했다. 이날 여야는 안 후보자의 단기 사병(방위병) 병적 기록 미제출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안 후보자가 근무지 이탈을 해서 영창을 갔다 온 기록들이 있다는 제보가 꽤 있다”며 병적 기록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안 후보자는 “저는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세상을 살았다”며 “현재 관리되는 병적 기록상에는 실제와 다르게 돼 있다. 병무 행정의 피해자”라고 밝혔다. 야당은 안 후보자가 방위병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창군 이래 첫 방위병 출신”이라고 지적하자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안 후보자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갖춰야 할 필요충분의 조건을 갖춘 A+급 장관 후보자”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문제를 전면 보류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송언석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가 당 입장을 논의하기 전 청문보고서가 채택돼 통과됐다.
  • “관세 협상서 중요한 건 속도보다 내용… 거듭 질기게 진행해야”[월요인터뷰]

    “관세 협상서 중요한 건 속도보다 내용… 거듭 질기게 진행해야”[월요인터뷰]

    ‘한미 FTA’ 체결 일등공신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90일간의 ‘관세 휴전’에 들어가고 한국 등을 겨냥한 상호관세는 오는 7월 8일까지 유예됐다. 하지만 자동차·철강 등을 겨냥한 25% 품목 관세는 여전히 시행 중이며 6·3 대선을 통해 출범하는 새 정부가 구체적 합의를 할 예정이다. 전문가의 지혜가 필요한 상황에서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신문 사옥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주역인 김종훈(73) 전 외교통상부(외교부의 전신)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났다. 김 전 본부장은 새 정부의 통상 협상에 대해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내용이며, 협상은 질기게 진행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안보와 통상 문제를 분리해 다루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통상교섭본부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산하에 두는 방안도 제언했다. 다음은 김 전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트럼프와의 무역 협상 관건은관세 외에도 방위비·환율 논의 예상통상과 안보 분리 말고 통합 접근을조선·방산 협력 서로에게 플러스 돼-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으로 공직 생활을 했는데, 어떻게 통상 분야 업무를 하게 됐나. “고도 성장기이던 젊은 시절 아프리카 최빈국에 근무하면서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외교관으로서 성장에 기여할 길을 고민하다 보니 선진국과의 통상 문제에 종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다 2000년 지역통상국장을 맡게 돼 열심히 하다 보니 기회가 열렸다.” -미중 양국이 서로 간의 관세를 90일간 낮추는 데 합의하는 등 휴전 국면인데, 전망은. “미국은 중국에 대한 관세를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0%로 낮추기로 했지만 미국의 대중 관세 30% 가운데 20%는 펜타닐(마약) 원료 유입 문제로 인한 관세라 중국이 잘 제어하면 머지않아 10% 대 10%로 같아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협상이 중국에 유리하게 됐다고 본다. 다만 미국의 반중국 정서가 오래 악화해 온 탓에 이제는 중국과 디커플링(경제적 분리)하기로 작심을 한 것 같다. ‘신냉전’이 오래 지속되고 양국 간 긴장과 반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어떤 것 같나. “취임 100일을 맞아 경제지표가 안 좋고 미국 국채 금리도 올라 정치적으로 예민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가치를 공유한 동맹국을 관세로 압박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이제는 출구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금 몸이 조금 달았다고 본다.” -우리는 새 정부가 서둘러 협상을 타결할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과 오는 7월 8일 관세 유예가 종료되기 전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상반된 시각이 있다. “미국은 어쨌든 동맹이자 중요한 시장이고 각을 세우더라도 그 시장을 버릴 수는 없다. 그리고 협상을 빨리 하느냐 천천히 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대선 이후 7월 8일까지) 한 달 남짓한 시간밖에 없는 정부에서 이 협상의 내용을 만들어 낼 준비가 됐을지도 의문이다. 협상이 한두 번 만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면 됐다’는 판단이 나오려면 협상이 질기게 진행돼야 한다. 7월 8일이 성경에서 정한 날짜도 아니고 서로 간에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면서 방향이 맞다고 판단되면 날짜를 조금 미루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겠나. 과일도 익어야 맛이 나고, 질기게 협상하는 것이 선행돼야 내용물이 나온다.” -현재 우리 통상 당국의 과제는. “미국이 단순히 관세 문제로만 협상을 끝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환율 문제도 같이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국가 전체로 보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것이 협상이다. 우리 방위를 미국 없이 혼자 하기는 어렵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분쟁에서 발을 빼려고 하는데 우리 안보에 대한 우리 지분은 늘려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이 올라가는 것은 양보하지만 대신 받을 것으로 무엇을 챙길까 하는 데서 질기게 협상해야 하는 것이다. 방위비 문제와 통상 문제 등은 따로 분리하지 말고 종합적으로 다뤄야 한다.” 통상 당국 취약점 보완하려면현재 산업부 산하인 통상교섭본부전체를 볼 수 있는 부서에서 맡아야대통령·국무총리 직속으로 이전을-우리 통상 당국의 취약점은 무엇인가. “관세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 놓고 협상한다면 조금 더 전체를 볼 수 있는 부서에서 이를 다루는 것이 맞지 않겠나. 통상은 기업에 관한 것도 있지만 농업·통신 문제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통상교섭본부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 아니면 대외 관계를 보는 외교부 밑으로 둘 필요가 있다.” -차기 정부가 경제 통상 부문에서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최우선 순위는 미국과의 협상이다. 그리고 현재 다자주의 통상 질서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유럽, 일본, 캐나다, 호주, 동남아 등과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같은 다자간 협정을 맺어야 탄탄한 공급망을 형성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조선 및 방산 협력이 가시화하고 현대차그룹 등 주요 기업의 미국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조선·방산은 유망한 분야로 서로에게 플러스가 된다. 다만 자동차와 철강은 미국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요시하기 때문에 끝까지 잡고 늘어질 것이다. 현대자동차나 현대제철도 이를 알기에 한국에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6~ 2008년 한미 FTA 체결에 관여했고, 2008년 추가 협상 때 총책임자였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 당시 미국 측이 30개월령 이상 수입 소고기를 먹으면 죽을 수 있다는 설의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광화문 촛불 시위 사진을 들고 가서 ‘이건 과학이 아니고 정치’라고 주장했다. 결국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정치적 판단을 내려 타결됐다. 현재 미국의 소고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이 1위인데, 미국이 다시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을 풀라고 문제를 새롭게 만들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중대한 기로에 선 한미 FTA 방위조약과 함께 한미동맹 큰 기둥관세율 끝까지 0% 대 0% 설득하고 일부 예외 허용하는 방식으로 가야-기로에 선 한미 FTA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한미 FTA에서는 대부분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데, 미국이 영국과 합의한 것처럼 관세를 25%에서 10%로 낮춘다 해도 우리가 대미 관세를 0%로 유지하면 국민이 납득하겠나. 결국 협상이 필요하다. 한미 FTA는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함께 한미동맹에 있어 두 개의 큰 기둥 중 하나다. 끝까지 관세율을 0% 대 0%로 하자고 설득해야 한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겠다는 자세로 협상하고, 안 되면 일부 예외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새 국제 질서 속 차기 정부 과제美中 휴전 국면에도 반목 지속 전망다자주의 무너져 CPTPP 가입 필요中 호혜·존중, 日 북방 대응 협력해야-한중 관계와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중국과는 ‘상호 호혜와 존중’의 원칙을 지켜 나가면 미국이 그것까지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중국은 반도체 등에 있어 강력한 경쟁자라는 점에서 기술적 우위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본은 껄끄러운 과거사 문제가 남아 있지만, 중국 등 북방 세력에 대응해 같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 안보와 경제 협력을 넓히면 언젠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길 것이다.” -협상가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끈질겨야 하고 침착·냉정한 측면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이 친구는 믿을 만하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 할 수 있다고 했다가 나중에 안 된다고 말을 바꾸면 신뢰를 얻기 어렵다. 끝까지 좁혀지지 않는 부분은 막판에 밀당을 하는데, 대통령들끼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남는 것도 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해도 자기 할 말을 뚜렷하게 전달하면 되고, 정확한 파악 능력과 배짱이 중요하다.” -관료와 국회의원을 모두 경험했다. 공직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무적 판단은 정치권이 하는 것이고, 실무자는 자기 직무와 관련해 해결책을 찾는 ‘실사구시’ 자세가 필요하다. 공무원이 정무적 판단을 하면 복지부동 또는 줄서기가 되기 십상이다.” ■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대구 출신으로 1974년 제8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현 외교부)에 입부했다.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등을 지낸 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한미 FTA 한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다. 2007년부터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까지 당시 외교통상부 소속이던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했다. 2012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돼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 255억대 주한미군 입찰담합 적발… 한미 최초 반독점 공조 수사로 기소

    255억대 주한미군 입찰담합 적발… 한미 최초 반독점 공조 수사로 기소

    한미 양국 업체들이 4년 넘게 주한미군의 시설·물품 하도급 용역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업체 임직원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2020년 체결된 한·미 검찰 반독점 형사 집행 업무협약(MOU)에 따라 양국이 공조 수사한 최초 사례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김용식)는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A사 대표 김모씨 등 국내 하도급업체 11곳의 임직원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A사 법인 1곳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에 가담한 입찰시행사 미국 법인 L사와 해당 법인의 한국사무소 직원 3명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하도급업체 11곳은 2019년 1월~2023년 11월 미 육군공병대(USACE)와 국방조달본부(DLA)에서 발주하는 주한미군 병원 시설 관리 및 물품 공급·설치 하도급 용역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사전에 특정 업체를 낙찰예정자로 정하고 낙찰 예정 업체는 다른 업체들에 이메일, 문자, 전화 등으로 들러리를 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업체 간 입찰 가격이나 견적서를 공유한 뒤 낙찰 예정 업체가 최저가로 견적서를 제출했다. DLA가 발주한 물품 조달계약의 입찰시행사인 L사는 A사 낙찰을 위해 A사와 들러리 업체들로만 한정해 현장 실사를 진행하거나, A사 이익이 늘도록 견적 금액까지 조정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 담합이 입찰에 참여한 국내 하도급업체들 뿐만 아니라 입찰시행사 L사도 가담한 조직적·구조적 범행임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캠프 험프리스, 캐럴, 오산 공군기지 등 전국 각지의 미군 기지에서 총 255억원(약 1750만달러) 규모의 입찰 229건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20년 11월 한국 검찰과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이 체결한 ‘카르텔 형사 집행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라 양국이 공조 수사한 첫 사례다. 미 법무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A, B 업체 등을 기소한 후 관련 자료를 한국 대검찰청으로 넘겼다. 양국 수사팀은 수사 과정에서 각각 확보한 진술, 이메일, 포렌식 내역 증 증거자료를 공유했고, 최종 처분 전에 미 법무부의 반독점국 워싱턴사무소에서 기소 범위 및 내용 등도 협의했다. 한국 검찰은 미 법무부가 기소한 A, B 업체 외에도 하도급업체 9곳과 입찰시행사 L사가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검찰은 “이번 범행은 한미 양국 업체들이 부당한 공동행위를 해 주한미군 지원자금을 부정하게 취득한 것”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국내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무대에 대한 범죄로써 대한민국 안보 및 국익과 직결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한미 간 수사 공조 체계를 견고히 유지하고 초 국경적 불공정 행위에도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 [문소영 칼럼] 변칙적 국제질서가 시작됐다

    [문소영 칼럼] 변칙적 국제질서가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지구촌 2개의 전쟁은 끝날 것이라는 대체적인 믿음이 있었다. 특히 2022년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벌어진 전쟁이 러시아의 위협에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유럽은 물론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아시아에서도 하루빨리 ‘잘’ 끝나길, 고대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전 세계에 실시간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설전은 종전이 ‘잘’ 마무리되길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초 미국이 제안한 희토류 광물협정을 비판했지만, 그럼에도 이날 협정을 체결하고자 워싱턴으로 날아왔다. 미국은 단일 국가로서는 우크라이나에 가장 많이 지원했다. 이에 미국이 러우 전쟁에서 지출한 전쟁비용을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서 받아야지 왜 우크라이나에 지불하게 하느냐는 인식을 뒤로하고 ‘미국의 안전보장’과 맞바꾸려 한 것이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파국으로 치달았고, 그는 노딜로 백악관을 떠났다. 회담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희토류 광물협정 체결로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이 지속되길 바란다며 “진짜 안전보장을 위한 첫 문서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으니 말이다. J D 밴스 부통령이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길은 미국의 외교적 개입이라고 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슨 외교냐” 반박하면서 감정들이 틀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부터 독일과 프랑스의 도움으로 러시아와의 외교적 해결을 시도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체결된 협정에도 불구하고 푸틴은 2022년 또 전쟁을 벌였고 25번이나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수백만명의 목숨을 걸고 3차 세계대전을 놓고 도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가 없으면 당신에게는 아무 카드도 없다. 합의하거나 아니면 우리는 빠질 것”이라고 압박하면서 “미국에 더 많이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왜 (대통령) 선거를 안 하냐”며 “독재자”라고 부르거나 “우크라이나에서 지지율 4%”라고 조롱했다. 젤렌스키 정권의 교체를 추구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계엄 상황에서는 선거를 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3개월마다 계엄을 연장하고 있다. 4%대 지지율도 사실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 지도자는 아니지만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레이팅’이 지난달 20∼2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은 65%였다. 종전 협상까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굴욕의 순간은 더 찾아올 것이다. 자강하지 못한 약소국의 비애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들 말이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얻어낸 이승만 대통령의 시절을 돌아보자. 미국은 전쟁이 2년을 넘어가자 손을 떼고 싶어 했다. 한국전쟁에서 미군 사망자는 3만여명이다. 이 대통령은 안보장치 없이 한국전쟁을 끝내려는 미국에 반기를 들었다. 반공 포로 2만 6424명을 석방하거나 단독으로 북진하겠다고 미국을 압박해 안전보장을 받아냈다. 이 대통령은 전쟁 중에 대통령 선거도 치렀다. 그래서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일기에 이 대통령은 “마음에 들지 않는 동맹”이라고 적혀 있다. 외교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면죄부를 줄 것을 우려한다. 미국이 종전을 계기로 노르트스트림2 재가동에 참여하는 등 미러 경제협력을 추진할 가능성도 벌써 거론된다. 국제사회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고 오로지 국익만이 존재한다며 ‘핑퐁외교’를 견인한 키신저의 외교철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신냉전’이란 단어로는 포괄할 수 없는 변칙적 국제질서가 트럼프 행정부 2기에 전개된다. 80년간 적용되던 자유진영의 블록과 가치를 미국 정부가 스스로 깨고 있는데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변칙적 스텝에 적응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 방위산업과 반도체 등 제조업을 두 손에 꽉 쥐고. 문소영 대기자
  • 북한의 ‘우크라 파병’ 현실로?…“北 정예 군사교육 대표단, 러시아 방문” [핫이슈]

    북한의 ‘우크라 파병’ 현실로?…“北 정예 군사교육 대표단, 러시아 방문” [핫이슈]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강화된 가운데, 북한의 정예 인민군 군사교육을 담당하는 간부들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로이터 통신의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김금철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 군사교육일군(간부) 대표단은 전날 평양을 출발해 러시아로 향했다.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은 장교를 재교육하는 군사학교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스위스에서 유학한 후 해당 학교에서 포병학 등 군사 지식을 배운 교육기관으로 유명하다. 조선중앙통신은 군 교육기관 대표단의 방러 소식을 전하면서도, 대표단 소속 명단이나 방문 목적, 기간, 장소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달 19일 군사동맹에 준하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뒤 북한군 관계자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앞서 김 위원장은 평양 금수관 영빈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우리 두 나라 사이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북러 동맹 복원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한미동맹과 마찬가지로 북한과 러시아가 상대방의 유사시 군사적으로 돕겠다는 뜻이 된다. 북한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이후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를 공급해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는 대가로 첨단 미사일 기술을 전수해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더불어 푸틴 대통령이 방북 당시 김 위원장에게 북한군 파병을 요청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까지 잇따르며, 양국의 군사협력 수준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대외적으로 양국의 친밀감을 과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양국의 군사적 협력관계가 공개적으로 확대하자, 한국과 미국 관계자들은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를 러시아로 수출했다는 증거가 있으며,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공개되지 않은 지원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 불평등한 한미SOFA 개정 시민주권모임·한국미래연합·국제문화진흥협회, 8일 양주 효순미선평화공원서 공동기자회견 개최

    불평등한 한미SOFA 개정 시민주권모임·한국미래연합·국제문화진흥협회, 8일 양주 효순미선평화공원서 공동기자회견 개최

    2002년 미군의 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양의 22주기 추모일을 맞아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시민주권모임(상임대표 박현수)과 한국미래연합(세계평화위원회 대표 장영권), 국제문화진흥협회(회장 노지훈)가 8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효순미선평화공원에서 공동주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현수 상임대표, 장영권 대표, 노지훈 회장을 비롯해 종교단체 관계자 등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신효순, 심미선양의 명복을 빌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념일 제정을 통해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자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주최 즉은 “미군의 장갑차에 치어 처참하게 바로 이곳에서 신효순, 심미선 양이 생을 마감했다”라며 “하지만 22년이 지난 지금도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미 양국은 상호 협력과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관계를 유지가 불가하다”라고 전했다. 주최 측은 이어 “1967년 2월 9일 한미 소파(SOFA) 협정이 정식 발효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 여러 시민단체는 불합리하고 불법적인 협정의 개정 요구를 지속해서 이어나가고 있다”라며 “잊히고 있는 각종 미군 범죄,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 그리고 이곳에서 일어난 비참한 압사 사고, 아직도 현재진행 중인 주한미군들의 범죄, 대한민국 안전 주권이 짓밟히며 무너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미 소파(SOFA) 규정 및 상위법인 한미상호방위조약(1954)은 대한민국의 방역 주권, 보건 주권과 관세 주권이 미군기지 안과 미군 화물의 세관 검역 통과 등에서 매우 허술하게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또한 형사 관할권의 불평등성, 특히 초동수사 규정으로 인해 한국인의 생명과 재산이 안전하게 보호되지 못하고 있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불평등한 한미소파(SOFA) 개정을 통해 8개 항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세부적으로 ▲이 땅 한반도는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한국의 형사재판권 행사 제약 조항을 전면 삭제하라 ▲효순, 미선이의 한을 풀기 위해 기념일을 제정하라 ▲미군 피의자에 대한 지나친 특혜조항을 폐지하라 ▲대한민국의 형 집행권을 제약하는 조항을 전면 삭제하라 ▲미군 병력의 이동, 살상 무기의 반입 및 군사훈련 시 사전 통보. 협의 의무 조항을 신설하라 ▲불평등한 한미 소파(SOFA)의 문제점을 즉각 개정하라 ▲한미 양국은 상호 협력과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더 큰 평화를 유지하라 등이다. 주최 측은 “사고를 낸 미군 병사들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의해 미군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에서 분노를 감출 수 없다. 이 때문에 항의 집회가 개최되는 등 반미 감정 확산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라며 “대한민국 주권 회복을 위한 행동 실천을 위해 국회 상임위 및 정부 부처를 통해 한미 소파(SOFA)개정 결의를 조속히 실행할 것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시민주권모임은 ‘주한미군인권백서’를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전달할 예정이다.
  • [포착] “오늘은 내가 운전사!”…푸틴, 김정은 태우고 드라이브(영상)

    [포착] “오늘은 내가 운전사!”…푸틴, 김정은 태우고 드라이브(영상)

    전 세계의 관심 속에서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아우루스를 선물했다. 아우루스는 러시아산 최고급 세단으로, 주로 푸틴 대통령의 전용 또는 외국 정상의 의전 차량으로 사용돼왔다. 아우루스 세나트 리무진 모델은 러시아 현지에서 4000~8000만 루블, 한화로 약 6억~13억 원에 판매된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새벽 북한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과 이동할 때 아우루스를 함께 탑승했다. 외신이 공개한 영상에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아우루스 앞에서 서로에게 먼저 타라고 양보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푸틴 대통령은 19일 저녁 북한을 떠나기 전 김 위원장에게 아우루스 한 대를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아우루스를 선물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두 번째 아우루스의 번호판에는 ‘7 27 1953’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이는 한국전쟁 정전 협정을 맺은 1953년 7월 23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기념해 왔다.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에는 대미 항전 전승절 행사가 열리며, 대대적인 열병식을 하는 등 군사력을 과시해왔다. 이런 배경 탓에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북한에게 ‘미국을 이겨라’라는 의미를 담은 번호판을 차량에 달아 선물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오늘은 내가 드라이버!” 푸틴, 직접 운전도 나서 평소 운전하는 모습을 자주 공개해 온 푸틴은 이날도 김 위원장을 조수석에 태우고 직접 아우루스에 탑승해 운전했다.러시아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운전석에 앉은 푸틴 대통령과 조수석에 앉은 김 위원장이 경호팀과 보안팀이 지켜보는 가운데 짧은 거리를 운전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다만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아우루스 운전석에 앉은 푸틴 대통령의 표정이 어두웠다”면서 “평소 직접 운전해서 다니지 않는 푸틴이 운전석에서 잠시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모퉁이를 돌아오는 길에는 푸틴 대통령이 아닌 김 위원장이 운전대를 잡았다. 두 사람은 차에 내리면서 만족한 듯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의 자동차 선물, 대북 제재 위반?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두 번째로 아우루스를 선물한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일 가능성이 크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에는 사치 품목에 대한 북한 수출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 운송수단의 직간접적인 대북 공급·판매·이전 금지 조항에도 위반될 수 있다.그러나 북한과 러시아는 보란 듯이 고가의 선물을 주고받으며 양국 관계를 과시해 왔다.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연해주에서 생산된 방탄복과 자폭 드론 5대, 수직 이륙 기능을 갖춘 정찰용 드론 1대 등을 선물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양국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28년 만에 동맹관계를 전격 복원했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 금수관 영빈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우리 두 나라 사이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북러동맹 복원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한미동맹처럼 북한과 러시아가 상대방의 유사시 군사적으로 돕겠다는 뜻이 된다. 푸틴 대통령도 공동언론발표에서 “오늘 서명한 포괄적 동반자 협정은 무엇보다도 협정 당사자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 미 하원, ‘주한미군 2만 8500명 유지’ 명시한 국방수권법안 처리

    미 하원, ‘주한미군 2만 8500명 유지’ 명시한 국방수권법안 처리

    미국 하원이 14일(현지시간) 현재 규모 수준의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국방예산법안)을 처리했다.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8953억 달러(약 1243조 5700억원) 규모의 NDAA를 찬성 217표, 반대 199표로 가결했다. 전체 국방예산은 2024회계연도 대비 약 1% 포인트 가량인 90억 달러(약 12조5000억원)가 인상됐다. 법안은 특히 주한미군과 관련, “평화롭고 안정된 한반도라는 공동의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국방부가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의회의 인식”이라며 “여기에는 한국에 배치된 약 2만 8500명의 미군을 유지하는 것과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모든 방위 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미국의 공약을 확인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법안은 또 북한과 이란의 장거리 탄도미사일로부터 미국 본토를 보호하기 위해 2030년까지 미국 동부에 있는 뉴욕주 포트드럼 기지를 거론하며 제3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할 것도 요구했다. 법안은 국방부가 미군 혹은 그 가족이 낙태를 위해 여행할 경우 어떤 비용을 제공하는 것도 금지했으며, 군의 다양성 및 평등, 포용 이니셔티브를 삭제하도록 했다. NDAA는 미국의 국방 예산과 관련해 예산 수준과 사업을 제안하는 성격을 가진 법률이다. NDAA는 상·하원 각각 의결, 상·하원 합동위원회의 조문 단일화 작업, 상·하원 재의결, 대통령 서명을 거쳐 확정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의 별도 NDAA 의결 후 단일안 조문 작업 과정에선 양당 간 치열한 신경전이 전망된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하원의 NDAA 통과에 대해 “논란이 많은 문화 전쟁과 관련한 개정안들이 승인됐다”며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과 대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NDAA 통과 후 성명을 통해 “이번 NDAA는 전 세계에 걸쳐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방어하는 핵심 임무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남서부 국경에 주방위군을 배치하는 데 자금을 지원하며,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무기에 대한 획득 일정을 줄이며, 동맹을 지원하고 우리의 핵 태세와 미사일 방어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악관 ‘행정 관리 예산국’은 앞서 2025 NDAA 중 제3 미사일 기지 구축 요구에 대해 “오는 2028년까지 알래스카에 배치될 차세대 요격미사일(NGI) 개발을 완료해 미사일 위협을 성공적으로 요격할 확률을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반대한 바 있다. 한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하게 압박하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해온 만큼 관련 조항의 변경 가능성도 주목된다. 미국 의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 3년간 NDAA에 주한미군 감축을 위해선 사실상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바 있다. 다만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주한미군 감축·철수 우려가 줄어들면서 2022회계연도 NDAA부터는 지금과 같은 표현으로 정착됐다.
  • 트럼프 압박에도… 美하원 법 초안에 ‘주한미군 규모 유지’ 명시

    트럼프 압박에도… 美하원 법 초안에 ‘주한미군 규모 유지’ 명시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가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인 2만 8500명으로 유지하는 내용이 명시된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 자체는 법적 강제성이 없지만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압박하는 상황에도 의회가 주한미군에 초당적 지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2025회계연도 NDAA는 올해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적용된다. 22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이 공개한 초안에 따르면 한국과 관련해 “평화롭고 안정된 한반도라는 공동 목표를 지원하고자 국방부가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의회의 인식”이라며 “여기에는 한국에 배치된 약 2만 8500명의 미군 유지,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모든 방위 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 제공 공약을 확인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초안은 또 북한과 이란의 장거리탄도미사일로부터 미 본토를 보호하기 위해 2030년까지 미 동부에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간 협력 문제에 대해서도 국방부 장관이 연말까지 브리핑을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번 초안에 포함된 한반도 관련 내용은 지난해 NDAA와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주한미군 재배치에 나설 수 있기에 이번 초안은 그의 ‘예측 불허 행보’를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상하원 심사 과정에서 관련 표현이 더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 [박성원의 직설대담] “오류 판명된 이들이 이승만 부정… 자학사관 벗어나 자부심 가질 때”

    [박성원의 직설대담] “오류 판명된 이들이 이승만 부정… 자학사관 벗어나 자부심 가질 때”

    다큐 영화 ‘건국전쟁’ 관람객 수가 116만명을 넘어섰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에 관해 왜곡되거나 잘못 알려진 얘기들을 실증적 자료 발굴을 통해 다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 것이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그동안 이 전 대통령에게 덧씌워졌던 가짜뉴스는 무엇이었으며, 대한민국의 출범과 번영을 가능케 한 역사적 사실은 무엇이었을까.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는 ‘건국전쟁’이 공감을 얻게 된 요인으로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강화되면서 일어난 우리 현대사에 대한 자각”과 “이제는 자학사관에서 벗어나 자부심을 가질 때가 됐다는 시민들의 심리 상태”를 꼽았다. 그는 또 “자유당의 부정부패에 대한 염증이 ‘이승만 정부=친일 정부’라는 매도와 비판의 자양분이 됐다”면서 “이 전 대통령의 현실주의 노선으로 인해 자신들의 논리가 오류라는 게 판명된 쪽에서 이승만을 부정하고 그의 노선을 끈질기게 비난해 왔다”고 말했다. 한국정치외교사학회장, 한국정치학회장 등을 지낸 심 교수는 해방공간 사회주의 계열 인물에 관해 많은 연구 업적을 쌓았다. 한국 정당정치사는 물론 근현대사 연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22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이뤄졌다.-왜 지금 이승만 다시보기가 활발해진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 현대사에 대해서는 부정적 담론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북한의 실상이 알려지고, 우리 국력과 국제적 위상이 강화되면서 우리 현대사가 부정적,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었다는 자각이 일어났다. ‘이제는 자학사관에서 벗어나 현대사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될 때가 됐다’는 시민들의 심리 상태가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체제를 도입한 이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게 만든 것으로 본다.” -이 전 대통령이 4·19 때 부상당한 학생들을 문병하며 울먹이고 장제스 대만 총통에게 보낸 편지에선 학생들의 거사를 칭찬했다. 그런데 이런 사실들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듯하다. “자유당의 부정부패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자유당 총재인 이 전 대통령도 동일시돼 실상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부정적 담론이 너무 지배적이었기에 사실을 규명하려는 노력도 의지도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미국으로 떠날 때 망명이 아니라 잠시 다녀온다고 하면서 떠났는데,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하와이에서 생을 마감했다. 어떤 상황이었나. “본인은 하야할 때 국민들이 보여 준 높은 지지로 봐서 정국이 안정되면 귀국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으로선 신구파 갈등과 사회적 혼란으로 취약한 권력기반이 더욱 약화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귀국을 반대했고, 군사정부도 정통성에 의문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귀국을 막았던 것이다.” -하와이에서 한인 소녀들을 데려다 교육을 시킨 일이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6년 의무교육을 실시한 일, 여성 참정권 부여에 대한 선각자적 의지를 보여 주는 대목들도 나오는데. “미군정에서 마련한 선거법이 보통선거 요소로 돼 있기도 했지만 이 전 대통령 본인이 평등사상이 체질화된 분이고 미국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여성의 참여가 활발할수록 나라가 발전한다는 근대적·개방적 사고를 갖게 됐다고 본다.” -근현대사 연구 학자로서 영화에서 발굴한 새로운 내용 중 가장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대목은. “뉴욕의 환영 퍼레이드가 인상 깊었다. 공산 침략에 굴하지 않고 이를 물리친 것이 미국인들에게 감명을 주었던 것 같다.”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해 여전히 제대로 다뤄지지 못해 아쉽게 생각하는 것들은 없는지. “전에 이화장에서 이 전 대통령 관련 자료들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옥중에서 영한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영어단어 밑에 우리말 풀이를 써 놓았던 카드가 많이 있었다. 또 하나는 금전출납부 형식의 장부였는데, 기부금을 받고 발급한 영수증이 많이 있었다. 액수가 아주 적은 것까지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어 독립자금을 유용했다는 일부 주장은 오해이거나 근거가 약할 수도 있겠다 생각된다.” 이화장은 해방 후 미국에서 귀국한 이 전 대통령에게 지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련해 준 거처로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 자리해 있다. 이곳에 살면서 정부 수립 운동을 벌였고 대한민국 초대 국회의장에 당선됐다. 정부 수립과 함께 초대 대통령에 당선돼 경무대(지금의 청와대)로 이사한 1948년 7월까지 살았다. 사적 제497호. -해방 직후 여러 정치세력이나 지도자들 가운데 우남 이승만은 어느 정도 지지와 영향력을 갖고 있었나. “우익 진영의 한국민주당은 물론 좌익 진영에서 선포한 인민공화국도 주석으로 추대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미군정이나 맥아더 사령부가 해방 후 정국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서는 이 전 대통령의 귀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국제정치의 현실에 대한 분석도 탁월했다.” -독립운동사에서 이승만을 중심으로 하는 외교노선과 국내외 무장투쟁, 교육·문화 등을 통한 자강운동 각각의 기여와 역할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각각의 운동이 나름대로 의미와 기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장투쟁은 국내에선 소규모 폭탄 투척 등을 제외하곤 불가능했고, 국외의 경우 청산리·봉오동 전투를 제외하고 1920년대 초반 이후에는 일본군의 탄압으로 무장투쟁을 전개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만주에 있던 독립군이 시베리아로 갔으나 자유시 참변으로 대부분 적군으로 흡수되거나 해산당하는 비극을 맞았다. 1940년대 들어 중경에서 광복군이 결성되고 연안에 조선의용군이 창설됐지만, 독자적으로 일본군을 상대로 무장투쟁을 전개한 게 아니라 중국의 국민당군과 공산당군의 후원 아래 활동한 것이다. 합방 이후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말 보급이나 민족의식 고양 등을 위한 신문 발행 등 교육문화사업밖에는 없었다.” -2000~3000명의 독립군으로 700만명의 일본군을 무력으로 이길 수도 없었기에 외교, 특히 미국의 힘을 빌려 해방을 이루는 외교노선이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내나 중국이 아닌 지역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외교활동뿐이었다. 미국 조야를 상대로 식민통치의 부당성을 널리 알리는 일은 무장투쟁 못지않게 중요하다. 결국 미국이 참전함으로써 일본이 패망했고, 그 결과 해방을 맞이한 것이기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초대 내각엔 친일파가 없고 독립운동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반면 북한은 초대 내각에 친일파가 적잖이 기용됐다. 그럼에도 남한은 친일파 정권이고 북한은 친일파 청산을 철저히 했다는 식의 얘기가 지배적으로 돼 온 이유는. “북한의 비난과 남로당의 비판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북한으로서는 김일성의 항일 활동을 부각하기 위해 남한을 친일파 정권으로 매도할 수밖에 없었고, 남로당의 경우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남한 정부를 비판하는 수단으로 친일담론을 꺼낸 게 영향을 미쳤다. 자유당 정권의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에게는 이런 비판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자양분을 제공한 셈이다. 학계의 무관심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1946년 6월 3일 이 전 대통령의 정읍 발언을 두고 그를 ‘분단의 원흉’으로 낙인찍는 비판이 있어 왔다. 이보다 앞선 북한의 정권수립 과정에 관해 러시아의 관련 문서 등이 공개된 뒤에도 이런 주장들이 버젓이 계속된 원인은. “1946년 2월 8일 북한에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수립돼 정부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북한 스스로도 주권기관이 수립됐다고 하는 마당에 남한도 이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게 정읍 발언이다. 분단의 원흉이라는 주장이 계속되는 건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는 데 인색한 연구 풍토가 작용한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을 상대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관계를 구축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이승만의 힘은 어디서 나왔다고 보는가. “공산주의의 본질에 대해 누구보다 예리하게 파악했던 분석력과 반공포로 석방이라는 승부수가 미국으로 하여금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게 만든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이 없었더라도 누군가 북한 공산주의에 맞서고 근대국가로의 전환을 이끌 수 있었을까. “당시 이 전 대통령만큼 카리스마가 있는 정치인이 없었다. 백범도 그를 깍듯이 형님으로 모셨을 정도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 -북한에서 이 전 대통령 사후에도 그토록 오랫동안 ‘타도 이승만’을 외치고, 한국에서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건국대통령이 없는 나라가 돼 온 이유는. “북한은 이 전 대통령이 김일성을 능가하는 카리스마와 업적, 혜안을 갖춘 데다 남침을 막아 냄으로써 자신들의 도발이 무모했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에 미워하는 것이다. 남한의 경우 이 전 대통령의 현실주의 노선으로 인해 이상주의자들의 논리가 오류라는 게 판명됐기 때문에 자신들의 주장을 우습게 만든 그를 부정하고 그의 노선을 비난하는 것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에 대한 평가를 ‘공칠과삼’(功七過三)으로 봐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선 이 전 대통령이 공은 없고 과만 있는 인물로 묘사되거나 ‘공3 과7’ 정도로 보고 있다고 생각된다. ‘공7 과3’이나 ‘공6 과4’ 정도로는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심지연 교수는 ▲76세 ▲서울대 정치학과·대학원 ▲서강대 정치외교학 박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정당학회 회장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 ▲한국정치학회 회장 ▲국회 입법조사처장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현)
  • 이승만 띄우는 김진태…“갖은 난관 이겨내고 건국 완성”

    이승만 띄우는 김진태…“갖은 난관 이겨내고 건국 완성”

    김진태 강원지사는 1일 “3·1운동 정신을 바탕으로 1919년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 바로 이승만이다”고 말했다. 김 진사는 이날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3·1운동 정신은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계승됐고, 8·15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으로까지 이어졌다. 자유민주 대한민국의 씨앗을 뿌린 것이 바로 3·1운동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독립운동가 이승만은 3·1운동 이후에 독립의 당위성을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 등 전 세계 주요 인사에게 설파하는 독립외교를 펼쳤다. 이를 통해 식민지 조선의 독립을 최초로 결의한 카이로 선언이 1943년 선포됐고, 이러한 독립 외교가 빛을 발해 광복을 이룬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은 갖은 난관을 이겨내고 이 땅에서 유사 이래 최초로 민주주의 절차에 의거한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을 건국했고, 농지개혁과 문맹퇴치,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대한민국 건국을 완성하고 번영의 토대를 굳건히 이뤘다”고 강조했다. 앞선 지난달 5일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건국전쟁’을 연출한 김덕영 감독과 찍은 사진과 함께 “건국전쟁을 보셨나요?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건국의 맨얼굴 이제 그 원본이 공개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 한동훈, 외교안보 인재 영입…현직 북핵 수석대표 입성은 논란

    한동훈, 외교안보 인재 영입…현직 북핵 수석대표 입성은 논란

    국민의힘이 29일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구홍모 전 육군참모차장 등 인재 4명을 영입하며 ‘더불어민주당의 통진당화’에 대응하는 행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핵 외교를 총괄하는 현직 외교 관리가 정치권으로 직행한 데 대해 논란이 불거졌다. 거대 양당이 이전에도 전직 외교관을 외교 분야 전문가로 영입하긴 했지만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정치권 직행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을 열고 김 전 본부장 등 4명을 소개한 뒤 “저희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통진당화되고 있다’는 사실론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며 “결국 이런 예민한 문제를 설명할 때 ‘색깔론’이라는 케케묵은 방식의 역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실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것이 어떻게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해 내는 실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 전 참모차장의 영입 배경에 대해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토지개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미상호방위조약 자체를 무력화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국회로 진출하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 미래기획위원회 총괄기획국장을 역임한 박수민 아이넥스 메디컬 인공지능(AI) 스타트업 공동대표와 민주당의 예비후보 부적격 판단으로 탈당한 김윤식 전 시흥시장도 영입됐다. 하지만 김 전 본부장의 정치 입문으로 정부의 북핵협상수석대표는 공석이 돼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소속 국장급(북핵차석대표)인 북핵외교기획단장이 당분간 대신하게 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개인의 선택이고 외교부 차원에서 설명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후임 인선까지 북핵 문제 전반에 대해 차질이 없도록 관리를 잘해 나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배경에 관해 함구했다. 김 전 본부장은 최근 외교부에 사직 의사를 밝혔고 이날 의원면직됐다. 한편 한 위원장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전날 민주당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잠재적 당권 경쟁자를 숙청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게 무슨 민주당인가. 이 대표의 이름을 넣어 ‘재명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제 당권을 이용해 (인천) 계양을 원희룡(후보)을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사 일타’ 전한길, 이승만 영화 ‘건국전쟁’ 관람 인증

    ‘한국사 일타’ 전한길, 이승만 영화 ‘건국전쟁’ 관람 인증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54)이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한 뒤 “이 영화는 당연히 이승만의 긍정적인 업적 위주로 다룬 영화”라며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는 후기를 남겼다. 전한길은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꽃보다전한길’ 커뮤니티에 “최근 가장 핫한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건국전쟁’을 봤다”며 관람평을 썼다. 그는 “노무현, 김대중을 다룬 영화와 마찬가지로 주인공들에 대해서 흑역사를 다룬 것이 아니라 영화의 특성상 감동을 주고 싶으니 좋은 업적 위주로 제작되는 것은 비슷할 것”이라며 “영화 내용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업적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시하면서 ‘적어도 이런 업적도 있으니 좀 알고 가자’는 것과 ‘그동안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 이건 좀 바로잡자’는 취지로 제작된 영화인 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각 당이나 강성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득표 유불리 계산 때문에 더 민감한 듯한데, 다들 그냥 쿨하게 보고 나서 평가는 각자의 몫으로 했으면 한다”며 “편향된 자칭 ‘역사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가스라이팅 당하지 마시라. 자신들의 노선에 유리한 업적만 이야기하고 불리한 것은 숨기고 속이는 것이 너무 많이 보인다”고 했다. 전한길은 “한길샘은 역사학자도 아니고 그냥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영화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겠다”며 “영화든, 책이든 민감한 것이 있으면 일단 보고 나서 이야기해라. 보지 않은 인간들은 입 다물어라.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잘난 척하면서 가르치려고 하지 마라”고 강조했다.이어 “이승만 업적은 90세 인생 동안 격동기를 겪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함께 너무나 업적(공과 과)이 많지만 크게 3단계로 나눠서 독립운동가, 광복 후 초대대통령, 6·25 그리고 장기 집권 위한 독재로 나눠보고자 한다”고 했다. ‘독립운동가’에서 전씨는 “이승만은 기본적으로 당시 식민지 조선은 힘이 없고 일본은 너무 강하니까 무장투쟁으로는 독립이 힘들다고 판단,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강대국의 힘을 빌려서 독립해야 한다는 ‘외교론’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오해를 살만한 일들도 많았다”고 했다. ‘초대대통령’에서 전씨는 “대한민국 초대대통령으로 선출돼 1948년 반민족행위처벌법(반민법), 국가보안법, 1949년 농지개혁법과 귀속재산처리법 등을 만들어서 개혁했지만 안타깝게도 반민법에 의해서 구성된 반민특위 조사를 방해하고 단축시키는 바람에 지금까지도 청산 못한 반민족 행위자의 망령들이 되살아나서 국론 분열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6·25전쟁’과 ‘전쟁 후 독재’에서 전씨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이 주둔한 덕분에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대한민국은 전쟁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니 이때의 이승만의 협상과 주한미군의 주둔으로 평화를 지킨 위대한 업적은 절대로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고, 전쟁 후 이승만 장기 집권 위한 사사오입 개헌, 4·19혁명 야기 등을 거론하며 “이승만 정부의 마지막 독재는 당연히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와 역사적인 인물은 무슨 사건이든, 어떤 인물이든 이렇게 공과 과를 놓고서 평가를 하는 것”이라며 “‘누구 누구는 무조건 싫다. 누구 누구는 무조건 좋다’라는 것은 옳은 평가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을 더 크게 볼 것인지? 과를 더 크게 볼 것인지?’는 모두 각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길샘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정치는 할 생각 추호도 없으며, 그래서 좌로나 우로나 진보나 보수나 치우치지 않고 언제나 ‘상식’을 존중하고, 상식 선에서 생각하고 글을 쓴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홍범도 장군은 ‘훌륭한’ 독립군” 전한길은 지난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에 “정치적 분쟁”이라며 말을 아꼈다가 일각에서 ‘2찍(대선 때 기호 2번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찍었다는 의미) 아니냐’며 비판을 받았다. 전한길은 이에 “홍범도 장군은 훌륭한 독립군으로, 논란 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요즘 홍범도 장군 이야기로 세상이 떠들썩하고 심지어 제가 이에 대해 별말이 없자 어느 쪽 정치 노선이라며 자기들 마음대로 단정 짓고 난리들”이라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싶어서 있는 그대로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홍범도 장군의 업적에 대해서 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지난해 업로드된 강좌 ‘2020 2.0 올인원 개념완성’을 보면 된다”며 “과거 강의 때마다 일관되게 (홍범도 장군을) 훌륭한 독립군으로 강의해왔고 이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다 밝혀지고 알려진 객관적 사실이라 논란될 것이 하나도 없다”며 “다만 지금 문제가 되고 뉴스에 나오는 일들은 이미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돼 여야가 싸우고, 국민도 지지·반대가 나뉘어 있는 상태다. 뭐라고 한마디만 하면 논란이 될 것이 뻔해 참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에 역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지고 수능이든 공무원 시험이든 한국사에 대한 교육과 비중이 커지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우린 팩트만 공부하면 된다” 앞서 ‘한길쌤은 현재 큰 논란이 되는 홍범도 장군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올린 학생은 “선생님께 배울 때 (홍범도 장군이) 1920년 국외 독립운동에 김좌진 장군과 더불어 큰 업적을 세우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문제들이 상당히 당황스럽다”며 “역사 전문가로서 한길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정치적인 문제를 논하자는 게 아니라 이슈가 될 만큼의 근거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썼다. 전한길은 직접 쓴 댓글을 통해 “홍범도 장군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에 대해서 우린 팩트만 공부하면 된다”며 “그 평가에 대한 것은 여당과 야당, 그리고 국방부와 광복회 등이 각자 비중을 두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춰서 정치적인 잣대로 각자 주장만 하고 있어 정치적인 분쟁으로 돼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들도 나뉘었다.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이렇게 정치화된 것은 사실문제가 아니라 가치문제다. 우리 카페 기준 정치와 종교에 대한 것은 개인마다 옳고 그름이 달라 (이야기를) 금기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가 “정치적 분쟁”이라는 이유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과 2021년 문재인 정부의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 등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과거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한길은 “(본인은) 정치인도 아니고, 정치할 생각도 없고, 정치적으로 이해관계도 없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공무원 시험 한국사 강사로서 팩트에 근거해 강의하겠다”고 강조했다.한편 김덕영(59) 감독이 연출한 ‘건국전쟁’은 이 전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 자료, 그의 며느리 조혜자 여사를 포함한 주변 인물과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 이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독립운동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재임 기간 농지 개혁과 같은 업적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이 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 대한 반박으로 볼 수 있다.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1960년 3·15 부정선거와 같은 이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오점을 도외시하진 않는다. 다만 3·15 부정선거의 경우 측근들의 권력욕이 빚은 사건으로, 이 전 대통령의 잘못은 아니라는 게 이 영화의 주장이다.
  • 이승만 영화 ‘건국전쟁’…한동훈·나얼 같은 날 ‘관람 인증’

    이승만 영화 ‘건국전쟁’…한동훈·나얼 같은 날 ‘관람 인증’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24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가수 나얼이 관람 인증사진을 올려 화제다. 나얼은 12일 인스타그램에 영화 ‘건국전쟁’ 포스터 사진과 낡은 성경 사진을 올리며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그 안에 굳게 서고 다시는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는 성경 구절을 적었다. 나얼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며, 이승만 전 대통령 역시 기독교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게시물이 올라오자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얼 2찍(보수 지지자) 인증” “이승만을 존경하는 건 개인 취향 문제가 아니라 지능 문제다. 잘 가라” “교회가 참 문제다” “정이 뚝 떨어진다는 게 이런 거다” 등 비난 댓글이 달렸고, 나얼은 댓글 창을 폐쇄했다. 연예인들이 정치적 소신을 밝혔다가 비난받는 일은 반복되고 있다. ‘먹방’ 유튜버 쯔양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직후인 지난해 9월 수산물을 먹는 영상을 올렸다가 “시국이 시국인데 개념을 장착하라”는 악플을 받았고, 가수 김윤아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공개 비판했다가 악플을 받았다. 이와 관련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에는 굉장히 이상한 방식으로 중립을 요구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며 “미국 같은 경우 연예인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성별이 정치의 문제가 됐고, 정치는 종교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 타자에 대한 혐오가 깔려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견해를 밝혔다.부정선거 이승만 잘못 아니라는 ‘건국전쟁’나경원·한동훈 등 보수 정치인 관람 후 소감 김덕영(59) 감독이 연출한 ‘건국전쟁’은 이 전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 자료, 그의 며느리 조혜자 여사를 포함한 주변 인물과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 이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독립운동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재임 기간 농지 개혁과 같은 업적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이 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 대한 반박으로 볼 수 있다.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1960년 3·15 부정선거와 같은 이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오점을 도외시하진 않는다. 다만 3·15 부정선거의 경우 측근들의 권력욕이 빚은 사건으로, 이 전 대통령의 잘못은 아니라는 게 이 영화의 주장이다. 정치적 입장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관람을 독려하는 분위기도 정치인 다큐의 흥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4월 총선에서 서울 동작구에 도전하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많은 분이 감동적이라고 말씀하신 이승만 전 대통령의 헌신과 투쟁을 재조명한 ‘건국전쟁’을 드디어 관람했다”라며 “이승만 대통령의 애국심이 제대로 평가되는 자유대한민국을 다시금 그려보았는데 국가의 품격은 국가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라고 적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여의도 한 영화관에서 비대위원장실 일부 관계자들과 ‘건국전쟁’을 관람하고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분의 모든 것이 미화돼야 생각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결단이 있었고, 그 결단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한다”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안전한 것이고, 농지개혁으로 만석꾼의 나라에서 기업가의 나라로 바뀐 것”이라고 강조했다.
  • ‘건국전쟁’ 본 한동훈 “만석꾼 나라를 기업 나라로 만든 이승만”

    ‘건국전쟁’ 본 한동훈 “만석꾼 나라를 기업 나라로 만든 이승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을 관람하고 “지금까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그분이 이뤄낸 공과를 감안할 때 박하게 돼 있고 폄훼하는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당 관계자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난 뒤 기자들을 만나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된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영화는 이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독립운동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재임 기간 농지개혁 등을 다뤘다.한 위원장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은 것, 그리고 제가 굉장히 감명 깊이 생각하는 농지개혁을 해낸 것.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농지개혁에 대해서는 “몇 천 년 만석꾼의 나라가 피 한번 보지 않은 상태에서 지주가 한 번에 없어진 것”이라면서 “그게 대한민국을 이 자리에 오게 한 결정적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 전 대통령이 6·25 전쟁 당시 한강 다리 폭파, 사사오입 개헌 등 과오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과가 분명히 있지만, 그 사람 생애 전체로 볼 때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일도양단할 수 없다”며 “한미상호조약으로 우리나라 안보 기틀(을 마련하고) 농지개혁으로 만석꾼의 나라를 기업나라로 바꾼 것은 대단한 업적 아닌가. 4·19 비판은 비판대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민의힘의 ‘운동권 청산론’을 두고 친일파에 빗댄 것을 두고 “자기들을 독립운동가처럼 얘기했는데 어느 독립운동가가 돈 봉투를 돌리고 쌍욕을 하는가”라며 “독립운동가를 모욕하는 표현”이라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선 “항소심 판단이 나자마자 신당 창당을 하는 이유는 법정구속이 될까 봐 그런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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