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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미술사학 기틀 세운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한국 미술사학 기틀 세운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한국 미술사학의 기틀을 세운 안휘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가 20일 별세했다. 86세. 고인은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홍익대 미대를 거쳐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 한국미술사학회장, 서울대 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 건립 자문위원, 삼성미술문화재단 이사,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2012년 국외소재문화재재단(현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2006년 옥조근정훈장, 세종문화상(2011년·학술 부문), 연세대 용재학술상(2013년), 대한민국학술원상(2015년·인문학 부문) 등을 받았다. 1980년 출간한 ‘한국 회화사’가 유명하다. 한국 회화사 연구자들에게 필수 자료로 꼽힌다. ‘한국회화의 전통’, ‘한국 풍속화’, ‘나의 한국 미술사 연구’ 등 저서를 냈다. 유족으로 아내 김유정씨, 아들 우영씨, 딸 지현씨 등이 있다. 빈소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22일 오전 9시. (02)2072-2010.
  • 70대에 ‘화성’의 경지… 유홍준이 극찬한 ‘겸재 정선’

    70대에 ‘화성’의 경지… 유홍준이 극찬한 ‘겸재 정선’

    2009년 절판한 책의 개정 증보판미술사 빛낸 예술가 삶 첫 시리즈겸재, 조선 산천 담은 진경산수 개척60~70대에 인왕제색도 등 걸작 완성 “설령 직접 밟으며 두루 유람한다 한들, 어찌 머리맡에 두고 실컷 보는 것만 하랴.” 겸재 정선(1676~ 1759)의 ‘금강전도’ 상단에 누군가 이 그림을 칭찬하며 남겨놓은 시 한 구절이다. 금강산을 직접 가서 유람하는 것보다 작품을 베갯머리에 두고 감상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정도라니 작품에 보내는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로 대중에게 문화유산을 보는 안목과 ‘눈맛’의 기쁨을 선물하며 인문학 열풍을 일으켰던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새로 쓰는 화인열전’을 통해 한국 미술사를 빛낸 예술가들의 삶을 소개한다. 화인열전은 한국 미술사를 빛낸 예술가들의 삶을 소개하는 책으로 빈센트 반 고흐나 파블로 피카소 같은 서양 화가보다 한국 화가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새로 쓰는’이라는 말이 붙은 건 2001년 출간했다가 2009년 절판한 화인열전의 개정증보판이기 때문이다. 그사이 조선 회화사 연구는 괄목할 성과가 축적됐고, 유 관장은 이를 반영해 “완전히 새로 쓰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밝혔다. 시리즈의 첫 주인공으로 조선 후기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담아 진경산수라는 장르를 개척한 겸재 정선을 내세웠다. 유 관장은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남다른 인복과 노력으로 70대에 예술의 절정기를 맞은 겸재를 ‘그림의 성인’인 화성(畵聖)이라고 극찬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찬사만을 늘어놓진 않는다. 겸재의 금강산 그림 중 자신이 최고봉으로 꼽는 금강전도와 1711년 겸재가 36세 때 그린 신묘년 풍악도첩 중 ‘금강내산총도’를 비교하며 “도저히 같은 화가의 작품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노년작과 비교해 구도와 필치가 매우 미숙하다는 것이다. 그는 겸재가 금강전도를 59세가 아닌 70대에 그렸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한다. 금강전도 상단에 낙관처럼 적혀 있는 ‘갑인동제’(갑인년 겨울에 썼다)를 통해 1734년에 그린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유 관장은 겸재의 ‘풍악내산총람’, ‘금강내산’ 등 다른 작품과 화풍 비교를 통해 겸재의 70대 중엽 작품으로 추정한다. 저자는 겸재를 대표적 ‘대기만성의 화가’로 평가하며 겸재의 예술의 여정을 세 시기로 나눈다. 첫째는 진경산수를 개척해 가는 모색기(60세 이전), 둘째는 진경산수 화풍을 완성하는 확립기(60대), 그리고 셋째는 필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원숙기(70대 이후)다. 대부분의 화가는 60세를 넘기면 세상을 떠나거나 만년기로 들어가지만, 겸재의 경우 60~70대에 예술의 절정기를 맞으며 ‘인왕제색도’, ‘독서여가도’, ‘박연폭도’ 같은 걸작을 완성했다고 설명한다. 겸재의 인간적인 면모를 소개하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당대의 인기 화가였던 만큼 쏟아지는 ‘러브콜’을 마다하지 않았던 모습이나 그림에 유머를 담는 모습 등도 엿볼 수 있다. 올해 겸재 탄생 35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대규모 특별전 ‘겸재 정선’이 열린 데 이어 대구 간송미술관은 오는 9월 겸재 전시를 예고한 상태다. 잇따르는 겸재 전시에 이 책이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검은 비단 위 ‘금빛 기개’… 조선은 꺾이지 않았다

    검은 비단 위 ‘금빛 기개’… 조선은 꺾이지 않았다

    민족 정신 담은 매화·대나무·난초 보물 이정 ‘삼청첩’ 56면 최초 공개 “성글어도 즐거워할 만하고 빽빽해도 싫지 않다. 소리가 나지 않아도 들리는 듯하고, 색이 비슷하지 않아도 참모습을 지녔다.” 임진왜란과 광해군 즉위 무렵 조선 최고의 문장가로 꼽혔던 최립(1539~1612)이 ‘하늘로부터 타고난 재능’이라고 극찬했던 탄은 이정(1554~1626)의 대나무 그림이 눈앞에 펼쳐진다. 대구간송미술관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전시 ‘삼청도도(三淸滔滔)-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에서는 임진왜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어두운 시기 꺾이지 않았던 민족의 정신적, 문화적 힘을 삼청(三淸), 매화·대나무·난초 그림을 통해 선보인다. 도도는 물이 막힘없이 흐른다는 의미다. 전시 중심에 ‘삼청첩’이 있다. 2018년 보물로 지정된 삼청첩은 이정의 그림과 시를 함께 엮은 시화첩으로 한국 회화사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가진 작품이다. 이정은 임진왜란 때 왜적의 칼에 팔을 크게 다쳤으나 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한 뒤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고 조선의 자존과 사기를 북돋우고자 1594년 삼청첩을 완성했다. 여기에 최립, 한호(한석봉), 차천로가 글을 더했다. 이후 삼청첩과 유사하게 이정의 작품과 문인들의 글을 엮어 만든 ‘유금강산권’, ‘탄은삼청첩’ 등이 계속 만들어져 당대 삼청첩에 대한 인기가 굉장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표지와 빈칸을 포함해 모두 56면으로 이뤄졌는데, 전면을 온전히 펼쳐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개 전시실이 오로지 삼청첩으로만 꾸며져 있어 시와 그림 사이를 거닐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림은 먹으로 물들인 비단 위에 금가루를 아교로 갠 금니로 그렸다. 검은 바탕을 뚫고 금빛으로 선명하게 드러난 매, 죽, 난은 화려하지만 가볍지 않다. 특히 12폭을 차지하는 비와 바람, 이슬과 서리, 안개에 따라 서로 다른 기개를 보여 주는 대나무 그림을 두고 최립은 서문을 통해 “기운을 형상화하지 않아도 상쾌한 바람이 불어닥치는 듯하고, 덕을 베풀지 않아도 의연하여 공경할 만하다”고 감탄했다. 여기에 화려함과 간결함이 공존한 매화, 강인하게 뻗어 나간 난초의 모습에서 국난 극복의 의지가 오롯이 드러난다. 거울로 마감된 전시장 벽면은 시야를 확장해 삼청첩의 영향이 당대는 물론 후대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병자호란 때는 화재로 소실 위기를 겪고 19세기 일본으로 반출되기도 했던 삼청첩은 1935년 간송 전형필 선생이 수집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또 다른 전시실에서는 이정의 묵죽화 가운데 백미로 꼽히는 ‘풍죽’을 만날 수 있다. 대나무 줄기와 잎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을 정확하게 포착했으며 공간감을 살리기 위해 짙은 먹과 흐린 먹의 구별이 뚜렷한 대나무들을 대조시켰다. 백인산 대구간송미술관 부관장은 “고난과 시련에 맞서는 선비의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풍죽의 내재된 본질과 의미를 이만큼 잘 살려 낸 작품은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선시대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가혹한 억압 속에서 이어진 삼청의 정신도 엿볼 수 있다.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김진우가 원형 화폭에 그린 대나무 ‘허심수덕’과 항일독립군의 초석이 된 이회영의 작품도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전시는 오는 12월 21일까지. 추석 당일엔 문을 닫는다.
  • 아이에겐 상상력, 어른은 예술 감성… 방학, 여기 어때?

    아이에겐 상상력, 어른은 예술 감성… 방학, 여기 어때?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①자유로운 색의 향연 ‘캐서린 번하드’展 먼저 자유로운 색의 향연을 즐기고 싶다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진행 중인 ‘캐서린 번하드 : 썸 오브 올 마이 워크’ 전을 찾으면 된다. 핑크팬더, 심슨, 피카추 등 다양한 캐릭터부터 나이키, 맥도날드 등 소비문화를 대표하는 상표들까지 전방위 주제가 작가의 손을 거쳐 유쾌한 시각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작업실을 옮겨온 듯한 공간, 욕실처럼 구성된 초록 벽면, 핑크색으로 온통 칠해진 섹션 등 전시 공간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2000년대 초반 번하드가 미국 뉴욕 미술계에 처음 데뷔하며 화제를 모았던 슈퍼모델 시리즈부터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작업한 6m 높이의 대형 신작까지 모두 140여점이 전시됐다. 전시는 오는 9월 28일까지 계속된다. ②가족이 함께라면 ‘앤서니 브라운’展 한 층 아래에서는 ‘2025 앤서니 브라운 전 :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 전시가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브라운의 대표작은 물론 ‘우리 할아버지’, ‘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 등 최신작의 원화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설치 작품과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연출 방식도 더해졌다. 특히 놀이형 예술 체험 공간이 함께 마련돼 있어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하는 시간을 선물한다. 이 전시 역시 9월 28일까지 이어진다. ③재밌는 현대미술 ‘크리스찬 히다카’展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는 ‘어린이+전시’인 ‘크리스찬 히다카: 하늘이 극장이 되고, 극장이 하늘에 있으니’가 진행 중이다. 어린이+전시는 어린이를 포함한 모두가 현대미술을 보다 흥미롭고 편안하게 접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된 전시로, 서울시립미술관이 올해부터 시도하고 있다. 일본계 영국 작가인 히다카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작가의 문화 정체성을 바탕으로 동서양의 회화사와 화법을 혼합해 독창적인 세계관 ‘유라시아 모드’를 제안하는 한편 역사 속 여러 시간과 공간을 한 화면에 불러 모아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특히 작가가 미술관에 3주간 머무르며 완성한 대규모 벽화와 설치 작품이 돋보인다. 고대 동굴 벽에 그려진 그림이나 산수화가 연상되는 벽화부터 원근법에 대한 다채로운 해석이 담긴 기하 도형까지 작가는 네모난 캔버스를 벗어나 벽이나 바닥 등 공간 전체를 활용해 그림과 전시를 하나로 연결한다. 어린이의 키만큼 커다란 크기의 아트북도 만나 볼 수 있다. 관람객 누구나 아트북을 넘기며 동서양 문화가 섞인 공간을 탐험하게 된다. 내년 5월 10일까지.
  • 금빛 물든 불경·저승 심판관 그림, 일본에서 돌아왔다

    금빛 물든 불경·저승 심판관 그림, 일본에서 돌아왔다

    ‘감지금니’ 감색 종이에 금가루 필사보물 화엄경과 발원문 내용 일치해‘시왕도’ 조선 전기 완질 2점 중 하나지옥에서 ‘연화화생’ 등장은 첫 발견국보급 유산… “불교사 가치 큰 작품” 부처의 가르침을 감색 종이에 금을 넣은 물감으로 필사한 고려 시대 경전과 저승에서 망자의 죄를 심판하는 열 명의 시왕을 그린 조선 전기 그림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이뤄진 국보급 유산의 환수라 의미가 깊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8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감지금니)와 ‘시왕도’를 공개했다. 감지금니(가로 1088.5㎝, 세로 36.2㎝)는 1334년 인도에서 기원한 ‘대방광불화엄경’을 옮긴 경전이다. ‘금가루를 아교풀에 개어 만든 안료’(금·은니)로 제작됐다. 발원문에는 ‘원통 2년 정독만달아(충렬왕 때 원나라로 가 관직에 오른 인물)가 부모와 황제 등의 은혜에 감사하며 화엄경 81권 등을 사성(寫成)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는 코리아나화장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감지금니 권15’의 발원문과 일치한다. 한역본으로는 진본(晉本), 주본(周本), 정원본(貞元本) 등이 있는데, 환수본은 주본 80권 중 제22권을 옮겨 적었다. 화엄경의 주존불(主尊佛)인 비로자나불이 욕계에 속한 여섯 하늘 중 넷째 하늘에 있는 궁전인 도솔천궁으로 올라가는 과정이 그 내용이다. 특히 경전의 내용을 쉽게 그림으로 그린 변상도(變相圖)가 탁월하다. 배영일 마곡사 성보박물관장은 “부처의 깨달음은 한곳에 한정돼 있지 않고 모든 곳에 있다는 것을 도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능숙한 선의 묘사에서 전문 사경승의 수준급 솜씨가 엿보인다. 완결성 높은 국보급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감지금니는 지난해 10월 일본 측 소장자가 국외재단에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존재가 확인됐다. 이후 조사, 협상 과정을 거쳐 올해 4월 국내로 들여왔다. 시왕도(가로 66㎝, 세로 147㎝)는 재단이 2023년 8월 일본 쪽 경매에 출품됐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낙찰받는 데 성공해 지난해 11월 국내로 돌아왔다. 현전하는 조선 전기 완질 시왕도 2점 중 하나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일본 수집가 이리에 다케오의 ‘유현재선한국고서화도록’에 소개된 바 있다. 10폭으로 구성된 환수본은 한 폭당 한 명의 시왕과 지옥 장면이 그려져 있다. 흔히 알려진 염라왕이 시왕의 한 명이다. 시왕은 중후한 체구에 근엄한 표정이 섬세하게 표현됐으며 체벌을 가하는 옥졸은 우락부락한 근육질로 묘사돼 있다. 등장인물의 의복과 배경에 그려진 구름무늬, 덩굴무늬 등은 고려 불화에서 자주 사용된 문양을 따른다. 지옥 장면 대부분이 고려 후기 시왕도와 유사하나 제6변성왕도는 기존과는 다른 독특함을 보인다. 원래 변성왕도는 쇳물이 끓는 솥에서 삶기는 고통을 받는 ‘확탕지옥’을 묘사하는데, 환수본에는 끓는 물이 극락세계의 연지(蓮池)로 바뀌고 그 속에서 새롭게 태어난 존재를 담았다. 이런 ‘연화화생’이 등장한 시왕도는 처음 확인됐다. 박은경 동아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는 “지옥에서도 죗값을 치르고 뉘우치면 극락에 태어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며 “제작 시기가 15~16세기로 추정되는데, 고려 불화의 양식이 많이 남아 있어 15세기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 회화사를 넘어 불교사의 빈 부분을 연결할 수 있는 사료적 가치가 큰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 조선 영조대 과거 시험 모습과 시 담은 병풍 보물 지정 예고

    조선 영조대 과거 시험 모습과 시 담은 병풍 보물 지정 예고

    조선 후기 영조 대 과거 시험의 모습과 왕과 신하가 함께 나눈 시를 담은 병풍인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이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궁중 행사를 기록한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을 비롯해 ‘자치통감 권81~85’,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목판’, ‘치문경훈 목판’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은 1747년(영조 23년) 숙종 비 인원왕후 김씨의 회갑을 맞아, 존호(덕을 높이 기리는 뜻으로 올리는 칭호)를 올린 것을 축원하고 기념하기 위해 경복궁 옛터에서 시행된 과거 시험(정시)의 모습과 영조가 직접 지은 시에 50명의 신하들이 화답한 연구시를 담은 작품이다. 연구시는 여러 명이 시의 마지막 자인 운자를 공유해가며 함께 짓는 시를 의미한다. 영조실록과 승정원일기의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이 작품은 모두 8폭으로 구성돼 있다. 이 병풍은 궁중 행사를 표현한 병풍 중 이른 시기의 사례이자 제작 시기가 명확한 기년작으로 회화사적 가치가 크다고 국가유산청을 설명했다. 영남대학교중앙도서관 소장 ‘자치통감 권81~85’는 1434년(세종 16년) 편찬에 착수해 1436년(세종 18년)에 완료된 총 294권 가운데 권81~85의 5권 1책에 해당한다. 국가유산청은 “유사한 판본이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등 여러 곳에 소장돼 있으나, 전해지는 내용과 수량이 많지 않아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에 함께 지정 예고된 청도 운문사 소장 목판 4건은, 국가유산청이 성보문화유산의 가치 발굴과 체계적 보존 관리를 위해 불교문화유산연구소와 연차적으로 시행 중인 ‘전국 사찰 소장 불교문화유산 일제조사’ 사업을 통해 2016년에 조사한 경상남도 지역 사찰 소장 목판 중 완전성, 제작 시기, 보존 상태, 희소성 등을 판단해 지정됐다.
  • 꽃바람, 묵향 싣고… 겸재 정선이 온다

    꽃바람, 묵향 싣고… 겸재 정선이 온다

    간송미술관과 함께 소장작 선봬홍라희, 리움 명예관장으로 추대 ‘종금각답수금편(從今脚踏須今遍·설령 지금 당장 걸어서 두루두루 다닌다 한들) 쟁사침변간불간(爭似枕邊看不慳·베갯머리에 두고 아낌없이 보는 것에 비기랴)’ 겸재 정선(1676~1759)의 ‘금강전도’에 곁들여진 시구의 일부다. 정선이 쓴 것인지 추후 누군가 덧붙인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직접 가서 보는 것보다 머리맡에 두고 감상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정도라니 작품에 대한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한국 회화사의 대표 작가이자 진경산수의 창시자인 정선의 작품 165점(국보 2건, 보물 7건 포함)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찾아왔다.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삼성문화재단)이 간송미술관과 손잡고 2일부터 선보이는 특별전 ‘겸재 정선’이다. 정선의 시대별 작품을 보유한 간송미술관과 정선의 대표작을 소장한 삼성문화재단이 만나 역대 최대 규모의 정선 전시를 성사시켰다. 정선은 18세기 조선 회화의 전성기를 이끈 화가로, 전통 회화의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며 당시 화단을 주도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관을 개성적인 필치로 그려낸 진경산수화를 정립해 당대는 물론 후대 화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정선의 진경산수화는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조선 후기 회화의 사상적·미학적 변화를 반영한 시대적 산물로 평가받는다. 입구에 들어서면 국보인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금강산은 정선이 가장 많이 그린 주제이며 평생에 걸쳐 여러 차례 금강산 일대를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전체 모습을 담은 전도 형식으로 돼 있어 제일 위 비로봉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나무숲이 우거진 토산의 모습을, 오른쪽엔 뾰족한 바위산의 모습을 대비시켜 표현했다. ‘인왕제색도’의 인왕산은 여름날 소나기가 내린 후 개기 시작한 하늘 아래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5월 6일까지만 전시되며 이후 2027년 상반기까지 해외 순회전 일정으로 당분간 국내에서는 감상이 어렵다. 정선은 금강산 말고도 한양과 한양 근교의 풍경을 즐겨 그렸다. ‘청풍계’(장동팔경첩)에서는 지금의 종로구 청운동 일대 골짜기의 모습을 그렸으며, 친구이자 뛰어난 시인이었던 이병연과 시와 그림을 서로 바꾸어 보기 위해 만든 ‘경교명승첩’도 눈에 띈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매력은 진경산수화 외에도 문인화, 화조화 등 정선이 그린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살필 수 있다는 점이다. ‘독서여가도’, ‘인곡유거’ 등에서 서책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그가 가지고 있던 문인 의식과 집안에 대한 자부심도 엿볼 수 있다. 조선 시대 작품에선 찾아볼 수 없는 무지개를 표현한 ‘홍관미주도’나 절을 분홍빛으로 표현한 ‘사문탈사’ 등 정선 작품의 다양한 면모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조지윤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본격적으로 준비한 시간만 3년에 이르는 전시”라며 “이번 전시는 정선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시는 오는 6월 29일까지 계속되며 2026년 하반기에 대구간송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한편 삼성문화재단은 이번 전시에 맞춰 고 이건희 선대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명예관장으로 추대했다. 홍 명예관장은 이번 전시 도록에 인사말을 남겼다.
  • 겸재 정선부터 물방울 화가까지… 올해 ‘보는 눈’이 깊어진다

    겸재 정선부터 물방울 화가까지… 올해 ‘보는 눈’이 깊어진다

    8월 김창열 9월 도자공예 신상호 등국립현대미술관 한국 대표 작가전11월엔 ‘故이건희 기증품’ 국외 순회호암, 정선 산수화·‘거장’ 부르주아리움 ‘인류 탐구’ 작가 이불 개인전 겸재 정선, 김창열, 루이즈 부르주아, 이불까지 올해 미술계가 풍성한 전시를 예고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7일 김창열, 신상호, 이대원 등 독보적인 한국 작가를 재조명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2025년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물방울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창열의 전시를 오는 8월 서울관에서 선보인다. 그는 1973년 물방울을 주제로 한 개인전의 성공 이후 평생 한 가지 주제에 천착했다. 전시는 초기 작업부터 뉴욕 시기, 프랑스 초기를 거쳐 2021년 세상을 뜰 때까지 그의 삶을 물방울로 이끈 창작 여정을 집대성할 계획이다. 9월 과천관에서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흐름을 주도한 대표 작가 신상호전이 열린다. 12월 덕수궁관에서는 작고 20주년을 맞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 작가 이대원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또 한국 미술의 세계 확산을 위해 서울관과 과천관에서 대대적인 상설전을 선보이고 세계 유수 미술관과의 협력 전시를 대륙별로 펼칠 것이라고 알렸다. 대표적인 것이 오는 11월부터 미국 스미스소니언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유수의 박물관에서 진행되는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 국외 순회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과 청주관 분관 체계를 도입, 올해부터 각 운영부장이 학예·행정·시설 업무를 총괄하는 자율 운영 체계를 강화한다.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삼성문화재단은 호암미술관과 리움미술관에서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먼저 호암미술관에서는 한국 회화사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진경산수화의 대가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겸재 정선’전이 오는 4월 열린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공동주최하는 이 전시는 정선의 회화 세계 전모를 살펴볼 수 있는 매우 드물고 귀한 기회다. 진경산수화는 물론 인물, 꽃과 새, 동물을 그린 화조영모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12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8월에는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루이즈 부르주아 개인전도 열린다. 한국에서 25년 만에 열리는 부르주아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거대한 거미 조각인 ‘엄마’와 ‘밀실 XI(초상)’ 등 호암 소장품과 한국에서 최초 전시되는 초기 회화 등 주요 작품이 관람객과 만난다. 리움미술관은 인간과 기술의 관계, 유토피아적 모더니티, 인류의 진보주의적 열망과 실패에 대한 탐구를 이어 온 이불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개인전을 9월 개최한다. 1970년 서울 인사동에서 ‘현대화랑’으로 첫발을 내디딘 갤러리현대는 오는 4월 개관 55주년 기념 특별전을 연다. 갤러리현대는 국내 미술계에 단색화 열풍이 일기 이전부터 김환기, 유영국,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정상화, 이우환 등과 함께 추상미술의 지평을 넓혀 왔으며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 등 한국 실험미술을 주도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해 왔다.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함께한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하며 한국 현대미술사의 주요한 흐름을 살피는 한편 다가올 반세기를 상상해 보는 자리가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갤러리는 3월 설치미술가 최재은 개인전을 필두로 정연두(4월), 부르주아(9월), 장파(12월) 개인전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 석촌호수 산책하다 미술 작품 감상… 송파 ‘더 갤러리 호수’ 내일 개관展

    석촌호수 산책하다 미술 작품 감상… 송파 ‘더 갤러리 호수’ 내일 개관展

    서울 송파구는 구립미술관 ‘더 갤러리 호수’ 개관전이 22일 오후 5시 개막한다고 20일 밝혔다. ‘더 갤러리 호수’는 송파구가 건립한 첫 단독건물 미술관으로, 석촌호수 산책로와 연결돼 있어 ‘호수를 품은 미술관’으로도 불린다. 시민 누구나 호수를 걷다 편하게 전시회까지 감상할 수 있다. 참여 작가는 ▲형용사를 채집해 색으로 표현하는 이경 작가 ▲꿈과 환상, 희망을 색으로 전달하는 제이미 리 작가 ▲강렬한 색채로 컬러밴드에 감정을 담아내는 하태임 작가 등 3명이다. ‘색’을 주제로 한 제2전시실 전시에서는 초겨울 석촌호수의 다채로운 색을 만날 수 있으며, 미술전시 관람 경험이 적은 방문객도 거리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특별히 이경 작가는 2012년부터 채집한 ‘형용사로서의 색’ 420여개 중 이번 전시에서 석촌호수와 어울리는 색들을 작품에 담아냈다. 호수를 배경 삼아 작품을 감상하면 더 풍성한 전시가 될 수 있다고 송파구는 설명했다. 제1전시실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전시가 열린다.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등 작가 18인의 작품 18점을 통해 한국 현대 회화사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야외에서는 설치미술가 남다현, 황혜선 작가와 조각가 강재원, 박안식, 조영철 작가의 작품 19점을 감상할 수 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앞으로 ‘더 갤러리 호수’를 통해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여 주민과 방문객이 언제든 예술로 즐거움과 행복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개관특별전은 내년 2월까지 이어진다.
  • ‘간송 스승’ 오세창의 안목을 엿보다

    ‘간송 스승’ 오세창의 안목을 엿보다

    53년 만에 유료화 전환 간송미술관위창이 감식한 컬렉션 108점 소개입수 경위 등 숨겨진 이야기도 선봬한국회화사 백미 ‘근역화휘’ 전시도 “간송 전군이 꼭 원첩을 얻고자 벼른 것이 몇 년이더니 이에 많은 돈을 아끼지 않고 그것을 사들여서 진귀한 비장품으로 삼았다. 나는 지금 빌려 감상하고서 곧 화첩의 끝에 이 글을 쓴다. 병자년 초봄 사현에 위창 노부 오세창은 쓰노라.”(혜원전신첩 발문)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스승이자 간송컬렉션을 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위창 오세창 선생의 안목을 엿볼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린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간송미술관은 15일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근대 미술계의 상징적인 인물인 오세창(1864~1953) 선생을 기념하는 전시 ‘위창 오세창: 간송컬렉션의 감식과 근역화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위창의 탄생 16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위창은 33인 민족대표의 한 사람으로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 전각가, 수장가 등 근대의 역사, 문화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이번 기획전은 위창의 감식을 중심으로, 그의 안목을 거친 대표적인 간송컬렉션 총 52건 108점을 소개한다. 1층 전시실에는 위창이 보관 상자와 미술품에 친필로 남긴 상서(서화 등을 넣은 상자에 진품임을 보증해 작가나 감정가가 서명 날인하는 것)와 발문의 기록을 통해 유물의 입수 경위와 수장 내력 등 간송컬렉션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 위창이 간송에게 증정한 서화들과 간송이 직접 수집한 서화를 만날 수 있다. 단원 김홍도와 쌍벽을 이룬 동갑내기 화원 이인문의 ‘한중청상첩’,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 등 위창의 감식이 담긴 발문 등을 선보인다. 2층 전시실에서는 이번 전시의 제목에도 들어간 간송미술관 소장본 ‘근역화휘’ 3종(7책·1책·3책)을 비롯해 여기에 수록된 대표작품 39건 46점을 선보인다. 그동안 ‘근역화휘’는 서울대박물관에 1종류, 간송미술관에 1종류 등 총 2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통해 간송미술관에 3종류의 근역화휘가 있다는 사실과 그 구체적인 내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똑같이 3책으로 구성된 서울대박물관 소장본과 간송미술관본 중에서는 간송미술관본이 더 앞선 시대에 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근역화휘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근역(무궁화가 많은 땅이라는 뜻)의 이름 아래 역대 서화가의 회화 작품을 엄격하게 선별해 엮어 낸 화첩으로, ‘한국 회화사의 백미’라 불리는 작품이다. 1971년 제1회 ‘겸재전’을 시작으로 53년간 무료로 전시를 개최했던 간송미술관이 이번 가을 전시부터 유료(성인 5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3000원)로 바뀐다. 이에 대해 전인건 관장은 “미술관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미술관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1일까지.
  • 美 민티어 부부, 근현대 유물 1516점 기증

    美 민티어 부부, 근현대 유물 1516점 기증

    50여년 전 한국에 머물렀던 미국인 부부가 당시 수집했던 근현대 도서 및 그림, 사진 자료 등 총 1516점을 기증했다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31일 전했다. 게리 에드워드 민티어(77)와 메리앤 민티어(77) 부부는 미국이 한국에 파견한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서울과 부산에 거주하며 영어 강사 등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6년여 거주 기간 한국 문화에 반해 근현대 서화 등을 수집하고 부산을 중심으로 한 1970년대 한국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했다. 부부가 기증한 물건 중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여럿 있다. 조선 후기 화가인 사호 송수면(1847~1916)이 그린 ‘매화도’, ‘묵죽도’는 작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근대기 우리 회화사의 다양성을 살필 수 있는 자료다. 또한 조선 중기 학자 고산 이유장(1625~1701)이 ‘춘추’의 핵심을 모아 편집한 ‘춘추집주’ 목판도 희소성이 높은 자료로 평가된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찍은 사진에는 1970년대 부산의 모습이 당대 생생한 풍경과 생활상을 전한다. 부부가 기증한 사진은 오는 8월 4일부터 9월 3일까지 부산박물관에서 열리는 ‘1970년 부산, 평범한 일상 특별한 시선’에서 공개된다.
  • 한국에 봉사왔던 미국인 부부, 근현대 유물 1516점 기증

    한국에 봉사왔던 미국인 부부, 근현대 유물 1516점 기증

    50여년 전 한국에 머물렀던 미국인 부부가 당시 수집했던 근현대 서화 및 전적, 사진 자료 등 총 1516점을 기증했다. 31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이번에 기증을 결정한 게리 에드워드 민티어(77)와 메리앤 민티어(77) 부부는 미국이 한국에 파견한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서울과 부산에 거주하며 영어 강사 등으로 활동했다. 평화봉사단은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미국의 독립 행정기관으로 한국에는 1967년부터 1981년까지 총 1700여명이 다녀갔다. 이들은 6년여 거주 기간 한국 문화에 반해 근현대 서화 및 전적 등을 수집하고 부산을 중심으로 1970년대 한국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했다.이번에 기증한 물건 중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여럿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조선 후기 화가인 사호 송수면(1847~1916)이 그린 ‘매화도’, ‘묵죽도’는 작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근대기 우리 회화사의 다양성을 살필 수 있는 자료다. 현재 남은 작품은 7점이지만 원래는 8점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다른 작품과 비교해도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조선 중기 학자 고산 이유장(1625~1701)이 ‘춘추’의 핵심을 모아 편집한 ‘춘추집주’ 목판도 희소성이 높은 자료로 평가된다. ‘춘추집주’ 5권 5책 중 부부가 기증한 자료는 권2에 해당하는 책판으로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한 권1의 내용을 판각한 것과는 다른 책판이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찍은 사진은 1970년대 부산의 생생한 풍경과 생활상을 전한다. 민티어 부부는 1981년 부산 도시철도 1호선 건설로 철거된 부산 서면 서탑, 부산 금정산 병풍암 석불사, 부산 보수동 산동네 풍경 등을 남겼다. 흑백과 컬러 사진들은 촬영 당시 연대 및 장소가 기록돼 있어 현대사의 사료적 가치 및 문화유산의 기록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이번 기증은 재단과 국립중앙도서관, 부산박물관이 민티어 부부의 문화유산 소장 정보를 확인한 후 신뢰 관계를 쌓으면서 이뤄지게 됐다. 지난해 부부가 “외부에 판매하지 않고 한국에 돌려주겠다”고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부부가 부산박물관에 기증한 1366점의 사진은 오는 4일부터 9월 3일까지 열리는 ‘1970년 부산, 평범한 일상 특별한 시선’을 통해 공개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기증받은 105건 150점의 유물을 소독 및 등록작업을 거쳐 내년 4월 도서관의 날 행사에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재단은 “이번 기증 자료가 향후 지역 연구 및 우리 현대사 연구에 중요한 기반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석농화원 ‘묵매도’ ‘동파입극도’…조선 회화의 전설이 돌아왔다

    석농화원 ‘묵매도’ ‘동파입극도’…조선 회화의 전설이 돌아왔다

    조선 후기 의관이자 수집가인 석농 김광국(1727~1797)은 10대 후반부터 모은 그림을 50세가 넘어 화첩으로 제작한다. 1784년 원첩 4권을 만들고 1796년 마지막으로 부록을 만든 ‘석농화원’은 김광국이 죽기 전까지 평생 수집한 그림으로 구성된 화첩이다. 고려와 조선, 중국 등의 총 100여명에 달하는 화가들의 그림이 포함됐고, 당대 유명 서예가들이 써 준 화평(畵評)까지 있어 기록적 가치가 남다르다. 석농화원은 조선시대 최대 서화 컬렉션이지만 석농 사후 흩어져 지금은 120여점 정도가 실물로 전해진다. 한국 회화사 연구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 화첩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시대 그림이 미국에서 돌아왔다. 국립광주박물관은 4일 “석농화원 기록을 사실로 확인시켜 주는 작품을 비롯한 조선 후기 미공개 회화 4건을 지난 3월 28일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작품들은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거주하는 게일 허가 시아버지 허민수(1897~1972)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허씨는 전남 진도 출신의 은행가이자 호남화단의 거장 소치 허련(1808~1893) 가문의 후손이다.이번 환수는 지난해 5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게일 허가 작고한 남편이 시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허련의 그림을 기부할 의사를 밝히면서 이뤄지게 됐다. 그가 이웃인 기획재정부 고광희 국장 가족에게 도움을 청했고 이후 연락을 받은 재단에서 소장자의 집을 방문해 조사하다가 김진규(1658∼1716)의 ‘묵매도’와 신명연(1808~?)의 ‘동파입극도’까지 확인하면서 극적으로 존재가 드러났다. 두 작품은 18~19세기 조선시대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미공개 작품들로 평가된다. 특히 ‘묵매도’는 2013년 새롭게 알려진 석농화원 필사본 권1에 제목과 그림의 평만 전해오던 것으로 실제 작품이 발견돼 큰 의미를 지닌다. 동파입극도는 중국 송대 문인 동파 소식(1037~1101)이 귀양 시절 삿갓과 나막신 차림으로 비를 피하는 처연한 모습을 그렸다. 화사한 화훼도로 유명한 신명연의 희귀한 인물화다. 이와 함께 허련의 작품으로 힘차게 뻗은 소나무를 그린 ‘송도 대련’, 8폭으로 된 ‘천강산수도병풍’까지 기증받았다. 게일 허는 “소중한 작품들이 가장 잘 향유될 수 있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한국 회화사의 공백을 채워 줄 작품”이라고 했다. 그림은 보존 처리 작업을 마친 후 하반기에 특별전을 통해 공개된다.
  • 종로구, 성균관대와 손잡고 고품격 인문학 강좌 개설

    종로구, 성균관대와 손잡고 고품격 인문학 강좌 개설

    서울 종로구가 성균관대와 손잡고 이달부터 올해 새롭게 개설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종로-성균 동아시아 아카데미’를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아카데미는 ‘종로, 동아시아를 만나다’라는 부제로 총 20회차 4개 과정으로 구성됐다. 상하반기를 구분해 매주 목요일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소향강의실에서 열린다. 상반기 교육은 ▲1강 동아시아 여행의 문화사① 자아, 경계, 지식정보 ▲2강 동아시아 회화사① 한국의 명화를 다시 보다를 주제로 오는 3월 30일부터 6월 8일까지 진행한다. ‘동아시아 여행의 문화사’는 진재교 성균관대 한문교육학과 교수, 신춘호 한국방송통신대 방송촬영 감독,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김경호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박수밀 한양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조선조 후기 기행과 문화사, 2000년 전 동서 교류의 중심지던 비단길 현장, 열하일기 등을 폭넓게 다루며 주민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시아 회화사’는 고연희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김소연 이화여대 교수, 유재빈 홍익대 교수, 김지혜 건국대 강사, 김수진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학술연구교수가 이끈다. 진경산수화 대가로 불린 정선에 대한 평가와 그 위상이 높아진 과정, 조선시대 국민화가로 꼽히는 김홍도와 천재화가 장승업, 기이한 행적으로 이름난 광인 화가 최북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으로 꾸몄다. 참여 신청은 종로구민(성인) 누구나 종로교육포털에서 1강은 3월 14일까지, 2강은 3월 27일부터 하면 된다. 모집인원은 강좌별 70명이고 교육비는 각 2만원이다. 자세한 교육과정과 일시 등은 구청 누리집 및 종로교육포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반기 강의 일정과 수강 신청은 7월 종로교육포털에서 공지할 계획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수요자 중심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하고, 주민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출 수 있게 돕고자 한다”며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동아시아 아카데미에 많은 관심과 신청을 바란다”고 밝혔다.
  • 전통서 미래를 그리다, 남도의 미술이 열렸다

    전통서 미래를 그리다, 남도의 미술이 열렸다

    조선 회화사의 걸작인 ‘자화상’을 남긴 공재 윤두서,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 현대미술 대표 작가인 김환기, 천경자, 오지호…. 예향(藝鄕) 남도의 명성을 만들고 지켜 온 전남 출신 한국 미술사의 거장들이다. 이러한 든든한 전통을 자산으로 지역 미술의 구심점이자 현대미술의 미래와 함께하는 글로벌 미술관을 지향하는 전남도립미술관이 23일 문을 연다. 2014년 미술관 건립 계획 수립 이후 7년 만이다. 전남 광양시의 옛 광양역사 터에 자리한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9개의 전시실과 대강당, 교육실 등을 갖췄다. 지난 19일 미리 둘러본 미술관은 건물 외벽 전면을 장식한 유리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전시실이 위치한 지하 공간까지 깊숙이 비춰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개관 전시는 신생 미술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보여 주는 첫 관문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를 주제로 지역 미술의 강점인 전통을 되새기고, 이어 현대적인 재해석을 두루 살피는 한편 현대미술의 미래까지 아우르는 작품들로 개관전을 펼친다. 전시 들머리는 남종 문인화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의재 허백련(1891~1977)과 남농 허건(1907~1987)의 발자취로 채웠다. 호남 남종화의 시조인 소치 허련(1808~1893)의 맥을 이은 두 작가는 닮은 듯 다르다. 의재가 이상향으로서의 관념적 산수화를 고수하며 남종화의 전통을 끝까지 지킨 반면, 남농은 남종화법과 현실 풍경을 접목한 재해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의재의 ‘산수팔곡병풍’, ‘계산정취’ 등과 남농의 ‘조춘고동’, ‘취우후’ 등 전시장에 걸린 30여점의 작품을 통해 남종화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2부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에서는 전통 산수화와 수묵화를 현대적이고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이이남, 김선두, 조병연, 허달재, 허진, 장창익, 세오 등 호남 출신 작가 9명과 황인기의 작품을 소개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반전된 산수’는 의재의 ‘산수팔곡병풍’을 모티브로 만든 신작이다. 가로 3.4m, 세로 6m의 직사각형 화면에 그림의 위아래를 뒤집어 만든 디지털 영상을 띄우면 바닥에 설치된 대형 수조에는 본래 그림이 비치도록 해 우리가 보는 것의 실체와 허상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세 폭으로 구분된 캔버스의 왼쪽에는 윤두서의 작품 ‘말 탄 사람’이, 오른쪽에는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총도’와 유사한 장면이 그려져 있다. 가운데에선 일식 같은 신비한 천체 현상이 벌어지는 중이다.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 로랑 그라소가 이번 개관전을 위해 제작한 유화 작품 ‘과거에 대한 고찰’이다. 다양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접목하는 ‘과거에 대한 고찰’은 작가의 오랜 연작으로, 이번 신작은 미술관이 제공한 한국 회화 자료들을 참고해 완성했다. 2008년 ‘마르셀 뒤샹상’을 수상하고, 파리 퐁피두센터와 오르세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열며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은 작가의 작품 34점을 선보이는 ‘로랑 그라소: 미래를 연 역사’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역사, 자연, 과학 등에서 소재를 차용해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그랑소의 작품이 국내 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전통에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미술관의 지향점을 잘 보여 주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7월 18일까지. 광양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의 화폭에 담긴 윤두서·정선의 회화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의 화폭에 담긴 윤두서·정선의 회화

    조선 회화사의 걸작인 ‘자화상’을 남긴 공재 윤두서,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 현대미술 대표 작가인 김환기, 천경자, 오지호…. 예향(藝鄕) 남도의 명성을 만들고 지켜 온 전남 출신 한국 미술사의 거장들이다. 이러한 든든한 전통을 자산으로 지역 미술의 구심점이자 현대미술의 미래와 함께하는 글로벌 미술관을 지향하는 전남도립미술관이 23일 문을 연다. 2014년 미술관 건립 계획 수립 이후 7년 만이다. 전남 광양시의 옛 광양역사 터에 자리한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9개의 전시실과 대강당, 교육실 등을 갖췄다. 지난 19일 미리 둘러본 미술관은 건물 외벽 전면을 장식한 유리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전시실이 위치한 지하 공간까지 깊숙이 비춰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개관 전시는 신생 미술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보여 주는 첫 관문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를 주제로 지역 미술의 강점인 전통을 되새기고, 이어 현대적인 재해석을 두루 살피는 한편 현대미술의 미래까지 아우르는 작품들로 개관전을 펼친다.전시 들머리는 남종 문인화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의재 허백련(1891~1977)과 남농 허건(1907~1987)의 발자취로 채웠다. 호남 남종화의 시조인 소치 허련(1808~1893)의 맥을 이은 두 작가는 닮은 듯 다르다. 의재가 이상향으로서의 관념적 산수화를 고수하며 남종화의 전통을 끝까지 지킨 반면, 남농은 남종화법과 현실 풍경을 접목한 재해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의재의 ‘산수팔곡병풍’, ‘계산정취’ 등과 남농의 ‘조춘고동’, ‘취우후’ 등 전시장에 걸린 30여점의 작품을 통해 남종화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2부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에서는 전통 산수화와 수묵화를 현대적이고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이이남, 김선두, 조병연, 허달재, 허진, 장창익, 세오 등 호남 출신 작가 9명과 황인기의 작품을 소개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반전된 산수’는 의재의 ‘산수팔곡병풍’을 모티브로 만든 신작이다. 가로 3.4m, 세로 6m의 직사각형 화면에 그림의 위아래를 뒤집어 만든 디지털 영상을 띄우면 바닥에 설치된 대형 수조에는 본래 그림이 비치도록 해 우리가 보는 것의 실체와 허상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세 폭으로 구분된 캔버스의 왼쪽에는 윤두서의 작품 ‘말 탄 사람’이, 오른쪽에는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총도’와 유사한 장면이 그려져 있다. 가운데에선 일식 같은 신비한 천체 현상이 벌어지는 중이다.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 로랑 그라소가 이번 개관전을 위해 제작한 유화 작품 ‘과거에 대한 고찰’이다. 다양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접목하는 ‘과거에 대한 고찰’은 작가의 오랜 연작으로, 이번 신작은 미술관이 제공한 한국 회화 자료들을 참고해 완성했다. 2008년 ‘마르셀 뒤샹상’을 수상하고, 파리 퐁피두센터와 오르세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열며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은 작가의 작품 34점을 선보이는 ‘로랑 그라소: 미래를 연 역사’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역사, 자연, 과학 등에서 소재를 차용해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그랑소의 작품이 국내 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전통에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미술관의 지향점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7월 18일까지. 광양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조선후기 화원들의 역작 ‘10폭 백납병풍’ 첫 공개

    조선후기 화원들의 역작 ‘10폭 백납병풍’ 첫 공개

    정선·조영석·심사정·김두량 작품 등 42점 간송 소장본과 다른 ‘사문탈사도’도 담겨서울 강서구는 오는 28일 겸재정선미술관에서 한국회화사 전문가·연구자 등을 초청, 최근 수탁관리로 소장하게 된 ‘10폭 백납병풍’을 최초 공개한다고 25일 밝혔다. 10폭 백납병풍엔 16~18세기 조선과 중국에서 이름을 떨친 작가들 작품이 대거 포함돼 있다. 겸재 정선의 작품 7점을 비롯해 관아재 조영석, 현재 심사정, 남리 김두량 등 조선 후기 대표 화가들 작품과 중국 명나라 시대 절파계 대가인 소선 오위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10점 등 42점이 수록돼 있다. 겸재 작품 중엔 간송미술관 소장본 ‘사문탈사도’와는 다른 새로운 ‘사문탈사도’가 담겨 있다. 학계에선 그간 사문탈사도 관련,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어느 사찰이 배경인지 등에 대해 논의해왔지만 자료가 많지 않아 추가 작품이 발견되길 고대해왔다. 구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되는 사문탈사도는 기존 작품과 확연하게 비교되는 특징을 지녔고, 완벽한 조형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매우 중요한 미술사적 작품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0폭 백납병풍은 내년 5월 열리는 ‘제6회 겸재문화예술제’ 때 학술세미나와 특별기획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10폭 백납병풍의 역사적·미술사적 의미와 가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대중 관람에 앞서 전문가들을 초청해 공개하게 됐다”며 “내년 특별기획전 때 수록 작품들 의미와 가치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민중미술 대표 평론가 김윤수 前국립현대미술관장 별세

    민중미술 대표 평론가 김윤수 前국립현대미술관장 별세

    盧정부 시절 연임… MB때 해임 수난도한국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평론가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29일 별세했다. 82세. 경북 영일 출신의 고인은 서울대 미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3∼1998년 ‘창작과 비평’ 발행인 겸 대표를 지냈으며, 1984∼2001년 영남대 미대 회화과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전국민족미술인연합 의장 등을 지냈다. 고인은 1970~19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진보적 문화예술 운동을 조직하는데 앞장섰다. 1975년에는 김지하 시인의 ‘양심선언’ 배포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돼 이화여대 미학과 교수직에서 해직되기도 했다. 고인은 1980년대 추상주의에 맞서 민중미술가들에게 이론적 틀을 제공했다. 김정헌·신학철·임옥상 등 현대 민중미술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평론으로 조명해왔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재직해 한 차례 연임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2008년 11월 임기를 10개월가량 남겨놓고 해임됐다. 마르셀 뒤샹 작품 ‘여행용 가방’을 사면서 규정을 위반했다는 명목이었지만 대법원에서 해임 무효 판결을 받았다. 저서로는 ‘한국현대회화사’(1975), 번역서로는 존 버거의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1984), 허버트 리드의 ‘현대회화의 역사(1991) 등이 있다. 장례는 민족예술인장으로 치러진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고 박불똥·백낙청·백기완·강요배 등 진보진영 인사들이 장례위를 구성했다. 유족으로는 동생 김익수(영남대 명예교수)와 부인 김정업(상담심리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월 2일 오전 9시 30분. (02)2072-2091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500년 전 조선 산수화 日서 찾았다

    500년 전 조선 산수화 日서 찾았다

    조선 전기 학자이자 화가인 학포(學圃) 양팽손(梁彭孫·1488∼1545)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16세기 초 조선 산수도가 일본에서 발견됐다.이 그림은 양팽손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국립중앙박물관의 16세기 산수도와 크기가 거의 같고, 구도가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화풍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 작품에는 모두 ‘학포’(學圃)라는 인물이 쓴 글이 남아 있다. 중국미술연구소는 지난해 11월 일본 나라현의 야마토 문화관에서 열린 ‘조선의 회화와 공예’ 특별전에 학포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산수도가 출품됐다고 7일 밝혔다. 일본인이 소유한 이 산수도에는 학포가 쓴 ‘산사는 산간에 어슴푸레 보이고/ 돛배는 큰 강의 수면에 떠 있다/ 어선은 빨리 정박하면/ 풍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라는 시가 적혀 있다. 그림은 가로 56.7㎝, 세로 88.7㎝ 크기로 가로 46.7㎝, 세로 88.2㎝인 국립중앙박물관의 16세기 산수도와 비슷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산수도가 왼쪽으로 치우친 구도라면, 일본에서 발견된 산수도는 풍경이 오른쪽에 쏠려 있다. 한국·중국 회화사 연구자인 이타쿠라 마사아키 일본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교수는 전시 도록에서 “두 그림은 화풍뿐 아니라 서체, 인장까지 일치해 동일 화가의 작품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시에서 그림을 직접 살펴본 장진성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임진왜란 이전에 제작됐다는 조선 회화 가운데 믿을 만한 작품은 국내외에 100여건만 남아 있다”며 “1530∼1550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조선 전기 회화 연구에서 가치 있는 자료로, 해외 문화재 환수 차원에서 국내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달항아리부터 김환기까지… 300년 절정의 美

    달항아리부터 김환기까지… 300년 절정의 美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까지 한국미술사에 획을 그은 거장들이 남긴 최고 걸작으로 꾸민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노화랑이 새해맞이 전시로 특별기획한 ‘한국미술사의 절정’전이다.조선 후기 백자 달항아리와 근현대를 대표하는 수화 김환기(1913~1974)의 추상회화 작품 외에 겸재 정선(1676~1759)과 단원 김홍도(1745~1806), 대향 이중섭(1916~1956)과 미석 박수근(1914~1965) 등 다섯 거장의 대표작 16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판매가 아닌 ‘최고의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이번 전시는 모두가 유명한 개인 컬렉터들의 소장품으로 구성돼 있다. 여간해선 공개하지 않는 최고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작품 수는 적어도 보험가액 371억원에 이르는 격조 있는 메가톤급 전시다. 전시를 기획한 미술사학자 이태호 전 명지대 교수는 “백자 달항아리부터 김환기까지 300년은 한국미술사에서 가장 조선적인 것, 혹은 한국적인 것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가들이 배출된 시기였다”며 “절정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놓고 한국미술의 동질성 내지 정체성을 확인해 보는 자리”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공사립미술관에 소장된 작품 못지않은, 개인소장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전시장을 채웠다”며 “개인소장자들이 애지중지하는 귀한 작품을 ‘절정’이라는 전시 기획에 공감해 선뜻 내 주었다”고 말했다.●선비·서민의 정서 담긴 조선 달항아리 화랑 1층에는 달항아리 2점과 김환기의 아름다운 추상작품이 한데 전시됐다. 조선 선비의 지성과 서민의 질박한 정서를 절묘하게 품고 있는 백자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먼저 발견하고 애지중지했던 이가 바로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김환기였던 까닭이다. 그는 달항아리를 늘 끼고 감상하면서 1950~60년대의 작품 속에 그 지극한 애정을 표출했다. 전시에 선보인 높이 48.2㎝, 지름 50㎝의 달항아리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2007년 뉴욕 크리스티에 나온 것을 김환기의 ‘항아리와 매화’에 푹 빠져 있던 호텔프리마 이상준 회장이 덤벼들어 낙찰받은 것이다. 살짝 주저앉은 형태에 연푸른 기운이 감도는 유백색이 단아하고 아름답다.다른 한 점은 높이 47㎝, 지름 48㎝의 큼직한 항아리로 굽는 과정에서 심하게 주저앉아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재미가 있다. 주름에 옛 도공의 손맛이 뚜렷하게 남아 있어 뭉클하다.●달항아리에서 영감받은 김환기 유화·점화 우리 미술시장의 지존으로 떠오른 김환기의 작품은 추상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유화 ‘산월’과 4점의 점화가 선보인다. 점화의 초기에 속하는 블루계통의 1969년작 ‘무제’와 생애 마지막 해인 1974년작 회색조의 ‘무제’가 포함됐다. 2층으로 올라가면 이번 전시의 간판격인 겸재의 ‘박연폭포’가 단원의 ‘죽하맹호도’와 나란히 걸려 눈길을 잡아끈다. 이 교수는 “겸재가 현장에서 느낀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마음으로 그렸다면 조선 회화사에서 가장 묘사력이 뛰어난 단원은 눈으로 본 리얼리티를 그렸다”며 “두 천재화가의 대표작을 비교 감상하도록 걸었다”고 설명했다. ●겸재의 감성 - 단원의 리얼리티 비교 감상 1750년대에 그려진 ‘박연폭포’는 1740년대의 ‘금강산도’, 1751년작 ‘인왕제색도’와 함께 겸재의 3대 진경산수화로 꼽히는 작품이다. 화면 왼편 아래의 송림에서 올려다본 폭포의 소리감을 수묵으로 담은 대작으로 겸재의 3대 명작 가운데 유일한 개인소장 작품이다. 시가 100억원으로 평가된다. 바위의 중량감을 시커멓게 표현해 그 위로 떨어지는 폭포 소리의 위력이 전해지는 듯하다. ‘죽하맹호도’는 영·정조 시절 어진 화가로 조선시대 최고의 묘사력을 갖춘 단원의 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황기로는 그림에 “진짜 호랑이도 놀랄 만큼 사실감이 넘친다”고 화평을 적었다.●근현대 20세기 작품은 이중섭·박수근 근현대 20세기 작품으로 이중섭의 은지화 ‘다섯 아이들’, ‘여섯아이들’ 2점과 유화 ‘복사꽃 가지에 앉은 새’, 박수근의 유화 ‘산동네’, ‘독서하는 소녀’, ‘여인’, ‘초가집’이 소개되고 있다. 노화랑의 노승진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명작을 꾸민다는 생각으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준비했다”며 “보험료 부담도 크고 귀한 작품이 상할까 봐 걱정이 돼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작품의 가치를 아는 분들이 많이 찾아와 감상하고 좋은 전시라고 평해 주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시는 28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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