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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약속 가장 잘 지키는 대통령… 북미 톱다운은 회의적”[김미경의 다른 시선]

    “트럼프, 약속 가장 잘 지키는 대통령… 북미 톱다운은 회의적”[김미경의 다른 시선]

    美 상하원에 한국계 4명 당선미국은 지금 ‘아시아인의 시대’앤디 김, 실력 있는 라이징 스타주류 정치인 움직여 ‘한미 가교’비전·전략이 있는 트럼프 2기‘MAGA’ 앞세운 사회운동 성공취임 때 국경 장벽 다시 쌓을 것100일간 이민자 조사 등 속도전트럼프 2기, 한미 관계 우려美 관세·방위비 인상 독주 가능韓 어젠다 美에 전달 안 돼 걱정모든 네트워크로 美와 접촉해야美 ‘북한 문제’는 후순위협상 성사는 김정은이 더 관건북미 실무자들 간 대화하다가인기 있으면 트럼프 개입할 것도널드 트럼프(79)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70년이 훌쩍 넘은 한미동맹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41)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날 것인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 정치 1번지인 워싱턴과 뉴욕에서 지난 30년간 한인 유권자들을 위한 풀뿌리 시민참여운동을 해 온 김동석(67)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미국의 시각에서 트럼프를 볼 수 있는 현지 전문가로 꼽힌다. 김 대표는 특히 지난해 11월 한국계 첫 상원의원이 된 앤디 김(43) 의원 등의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한국협상학회 초청으로 지난해 12월 하순 방한한 김 대표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한국계 미 상하원 의원 4명은 물론 한국의 가용 자산을 총동원해 트럼프 2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미국으로 돌아간 뒤 이메일 등을 통해 질의응답을 추가로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미 연방의회 선거에서 한국계 첫 상원의원이 탄생했는데. “한인 사회의 가장 큰 성과다. 한국계, 한인 2세가 드디어 상원에 입성했다. 앤디 김(민주·뉴저지) 의원은 젊고 실력 있는 ‘라이징(떠오르는) 스타’다. 당내에서도 인정받기 어려운 3선 하원의원이 자력으로 100년 공화당 지역구인 ‘적진’에 뛰어들어 상원의원이 된 것은 의미가 크다. 민주당 내 부패에 대한 개혁을 부르짖은 것이 유권자들에게 어필했다. 그가 차기 대권도 바라볼 수 있다고 평가한다.” -미 상하원 의원에 한국계 4명이 당선됐다. 한인 사회에 어떤 의미인가. “미국은 지금 ‘아시안(아시아인)의 시대’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도 아시아계다. 특히 한인이 상원 1명, 하원 3명(공화 1명, 민주 2명)으로 상하원 모두에 진출했으니 아시안 그룹 중에서 정치력이 가장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한인 사회의 결집력이 높아졌다. 우리도 언젠가 대선 후보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한인 유권자 운동을 시작한 30년 전에는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다.” -한미 관계를 위해 한국계 의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이들을 통해 백인 주류 정치인들을 움직여 한미 관계에 관심을 더 갖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유대계의 전략이기도 하다. 물론 한미 정상회담 등을 할 때 한국 측이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는 등 접촉과 대화가 더 수월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관련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 동료 의원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미주한인유권자연대는 현재 ‘한국계 입양인 시민권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2기에서 이민은 큰 이슈이기 때문에 한국계 의원들과 함께 힘을 합친다면 입법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국계 중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는. “3선에 도전했던 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이 아쉽게도 지난 선거에서 낙마했다. 하지만 미셸은 공화당 소속으로 트럼프 측과 가까워 행정부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하원 진출 전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자문위원도 맡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주한 미 대사 설도 나온다. 3선에 성공한 영 김(공화) 하원의원은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을 또 맡을 것으로 보여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외교위에서 미국의 대중 관계를 총괄하며, 특히 아태소위에서 중국을 집중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니 그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곧 시작되는 트럼프 2기에 대한 평가는. “트럼프 2기는 2017년 1기에 비해 훨씬 준비된 권력이다. 얼떨결에 당선됐던 1기와 달리 이번에는 권력에 대한 비전과 전략이 있다. 미국의 지난 대선은 트럼프의 단순한 선거 캠페인이 아니라 ‘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를 앞세운 사회운동이었다. 민주당 정권에 실망한 백인 노동자들이 결집했고 보수 브레인들이 MAGA를 체계화해 성공했다. 이들은 ‘헤리티지 프로젝트 2025’를 통해 6000명을 훈련시켜 3000명을 선거운동에 투입했다. 트럼프 측이 자금난을 겪자 일론 머스크 등 빅테크 우파 기업인들이 트럼프를 후원했다. 이때 이들이 트럼프에게 연결해 준 사람이 부통령으로 발탁된 J D 밴스(41)다. 밴스는 MAGA 운동의 구체적 실행자이자 계승자로, 차기 권력을 이어 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트럼프가 자신의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 것으로 보나.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난민, 이민 문제가 미국의 제일 골치 아픈 이슈가 됐다. 인간은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하기 마련이니 중남미 등에서 계속 들어온다. 트럼프는 취임 즉시 민주당이 반대했던 ‘장벽’을 다시 쌓을 것이다. 2020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때 외쳤던 것이 경찰 등 공권력 개혁이었는데 오히려 대도시 범죄율이 높아졌다. 또 조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고물가 등 경제 문제도 트럼프에게 득이 됐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공권력 강화, 불법 이민자 추방, 관세 정책 등이 어필하게 됐다. 트럼프는 첫 100일 동안 ‘이민자 조사·분리·추방’ 등 자신의 공약을 빠르게 실천할 것이다.” -트럼프 측이 한국의 최근 상황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데. “트럼프가 최근 한국 관련 얘기를 안 하는 것은 당연하다. 2021년 지지자들의 미 의회 폭동이 떠오르니 자기를 닮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점은 트럼프는 당시 군 동원에 실패했고 민간인 피해가 있었는데 한국은 군이 동원됐으나 시민들이 막아 민주주의를 지켰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한국 상황에 대해 침묵했지만 앤디 김 의원을 비롯해 미 의회에서는 백악관이나 국무부보다 먼저 성명을 냈다. 그만큼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평가한 것이다. 한국이 미 권력 교체기에 한국의 어젠다와 입장을 트럼프 측에 계속 전달하고 정책 조율에 나서야 하는데,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의 리더십 공백으로 이런 것이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아 걱정된다. 워싱턴과 뉴욕, 플로리다로 전 세계에서 몰려와 난리인 상황이다.” -트럼프 2기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트럼프는 역사적으로 자신이 선거 때 내놓은 약속을 제일 많이 지킨 대통령이다. 2기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공약인 고관세와 방위비 인상 등도 예외가 아니다. 바이든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많이 손볼 것이다. 상원도 공화당이 장악한 만큼 트럼프의 입법 독주가 가능하다. 한국 정부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도 어려운데 대책을 제대로 못 세우니 안타깝다. 대행 체제라도 미 측과 다각도로 접촉해야 한다. 주한 미 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더 적극적으로 대사관과 정부 측에 연락해야 한다. 특사도 활용하고 정·관계, 재계, 종교계 등 모든 네트워크를 활용해 트럼프 측과 접촉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두 개의 전쟁이 진행 중이다. 트럼프의 선택은. “트럼프는 바이든 때 시작된 두 개의 전쟁을 끝내려고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헤즈볼라 전쟁을 100일 내로 평정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도, 2기 첫 국무장관이 된 마코 루비오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우크라이나 지원 대신 종전 협상을 하자는 것이다. 관건은 미러 간 협상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나토와도 방위비 협상을 하면서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푸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동 문제도 트럼프 1기 때처럼 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과의 거래와 협상을 통해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는데, 그를 다시 만날까. “북한 문제는 미국에 있어 후순위다. 그런데 북한의 러시아전 파병으로 북러가 밀착하니 트럼프는 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개입할 수 있다. 미러 간 이견이 생겨 갈등 관계가 된다면 북한과 직접 접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제는 북한이 미국에 얼마나 구체적 위협이 되느냐다. 트럼프가 북한 담당 특임대사로 임명한 리처드 그리넬도 ‘북한이 미국으로 핵만 안 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이 커져 여론이 악화하니 트럼프가 직접 김정은과 거래하겠다고 나섰다가 ‘톱다운’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협상이라는 건 쌍방의 이해가 있는데 김정은이 더 관건이다. 핵무기 고도화로 몸값을 올리며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북미 간 대화가 이뤄져도 톱다운 방식은 아닐 것으로 본다. 실무자들끼리 하다가 잘 되는 거 같고 인기가 있을 거 같으면 트럼프가 개입할 수도 있다.” -계엄과 탄핵 사태 후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언은. “계엄 선포 후 그 늦은 시간에 시민들이 국회로 몰려가 계엄군을 막는 건 미국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런 장면을 보면서 한국은 걱정할 거 아니구나 싶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시민의 저항 정신과 복원력이 있는 것이다. 한국이 처한 국가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대행 체제라도 리더십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특히 국민을 위해 국회가 초당적으로 일해야 한다. 한국의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마당에 경제 살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트럼프 2기를 맞아 한국의 여야 의원들이 손잡고 함께 방미하기를 바란다. 국익을 위해 여야가 합심해야 한다. 초당적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야 트럼프 정부도 경청할 것이다.” ■김동석 대표는 1958년 강원 화천 출생으로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에 다니면서 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민주화운동청년연합 활동을 하다가 1985년 도미했다. 1994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 미 사법당국이 한인들에게 피해를 준 흑인들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 것을 보고 한인 권익 신장을 위해 일하기로 마음먹고 1996년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KAVC)를 세웠다. 미 연방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 등에서 한인 의견이 반영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8년 뉴욕 미국시민참여센터(KACE)를 만들었고 2013년 워싱턴DC로 옮겨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를 운영하고 있다. 글·사진 김미경 논설위원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대한민국 협상 대상‘ 수상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대한민국 협상 대상‘ 수상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18일 중앙대 법학관에서 열린 한국협상학회 주최 ‘2020 대한민국 협상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한국협상학회는 1996년부터 국내외에서 뛰어난 협상 능력을 발휘해 국가 이익에 기여한 인물에게 대한민국 협상대상을 주고 있다. 한국협상학회는 “신 부회장이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협상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국가 이익에도 기여했다”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LG화학은 올해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 달성은 물론 분기 사상 최대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로부터 코로나19 이후 기업 가치가 상승한 글로벌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LG화학은 최근 배터리 사업 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독립시켰다. 함영주 한국협상학회장은 “신 부회장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방향성을 제시하고 토론·설득을 통해 합의를 끌어냈다”면서 “이러한 경영 리더십으로 위기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경영 성과까지 창출해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이로리 계명대 교수,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

    이로리 계명대 교수,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

    이로리(47·여) 계명대 법학과 교수가 한국의료분쟁조정제도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 교수는 2017년부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비상임조정위원으로서 의료분쟁사건 조정, 의료분쟁조정기법 관련 특강 및 의료분쟁해결 가이드 콘텐츠 개발 연구 등 의료분쟁 조정 실무, 관련 교육 및 연구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의료분쟁조정제도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게 됐다. 이 교수는 Asia Mediation Handbook, Mediation in Asia Pacific Region, 분쟁해결협상론 등 국내외 분쟁해결 협상 및 조정분야의 전문서적을 저술한 분쟁해결 전문가다. 현재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한국조정학회 교육이사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상생의 분쟁해결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분쟁해결제도 연구 및 실무교육을 활발하게 수행해 왔다. 2005년부터 계명대에 재직 중이며, 국제법 외에도 법협상론, 창의적 문제해결 협상론, 소비자분쟁해결론, 분쟁조정론 등의 과목을 담당하며,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법학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4월 9일 ‘창립 8주년 기념식’을 통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장 수여식을 가지려고 했으나, 코로나19 호가산 방지를 위해 행사를 취소하고 수상자들에게 개별 전달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국제통상학회장에 최병일 교수

    국제통상학회장에 최병일 교수

    이화여대는 최병일(58) 국제대학원 교수가 한국국제통상학회 제22대 회장에 취임했다고 3일 밝혔다. 최 신임 회장은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FTA 교수연구회’를 창설해 현재까지 회장으로 재임 중이다. 한국협상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통상교섭자문회의 의원, 통일부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위원, 유엔한국협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서울시의회 김구현의원 “합리적 지식인 네트워크 ‘정책포럼 한걸음’ 창립총회”

    서울시의회 김구현의원 “합리적 지식인 네트워크 ‘정책포럼 한걸음’ 창립총회”

    좋은 정치를 위한 대안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정책포럼 한걸음’의 창립총회가 3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정책포럼은 주준희 한국협상리더십연구원 원장, 김구현 서울시의원(사진·성북3, 더불어민주당), 하영권, 구자홍, 조국형 등이 주축이 되어 설립됐다. 김구현 서울시의원은 “최근 나라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국가적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렇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한국정치의 난맥상을 극복하기 위한 열망과 지혜들을 모아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지식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정책포럼 한걸음의 설립 취지를 밝혔다. 또한, “’정책포럼 한걸음‘이라는 이름에는 모두가 다함께 크게 도약하기 위한 첫 걸음을 준비하겠다는 마음과 산적한 현안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며 차근차근 걸음을 내딛겠다는 각오를 담았다”며 ’모두가 함께 가는 한걸음, 크게 도약하는 한걸음, 한 가지라도 고치는 한걸음‘이라는 구호도 밝혔다. 이번 창립총회에는 김부겸 의원, 김용태 의원, 김현권 의원, 손학규 전 대표, 안철수 대표, 유승엽 의원, 최명길 의원 등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창립 축사를 통해 김부겸 국회의원은 “포럼 설립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뜻을 모아준 창립위원들께 감사드린다”며 “사회 불균형 심화, 동북아 정세 불안정, 정권실세 비리 등으로 인한 정치 신뢰가 바닥을 보이는 현 시점에서 정책포럼 한걸음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참 많다고 생각된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양준욱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국정농단 사건 등 낡은 한국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중된 권력을 배분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합리적인 분권을 통해 견제와 균형을 달성해나갈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서면을 통해 “혼란의 시기일수록 생색내기 좋은 당면 문제에 치중하기보다 근본을 찾는데 힘써주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식인의 성찰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구현 시의원은 포럼 창립에 대해 “역사의 전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속도를 더하는 것이 바로 정치이고, 정치의 힘을 바탕으로 세계 속에 바로 서는 것이 외교”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외교학도로서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연대하고 공론화하여 현실에서의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협상 대상’ 수상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협상 대상’ 수상

    김정태(가운데)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이문동 한국외대 오바마홀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협상 대상’ 시상식에서 금융권 인사로는 처음으로 대상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 회장은 옛 외환은행 임직원을 설득해 하나은행과의 조기 합병을 성사시켰다. 왼쪽부터 유장희 전 동반성장위원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 회장,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조남신 한국협상학회장. 하나금융 제공
  • 김희정 장관, 포럼 본서 “가족친화경영을 트렌드로”

    김희정 장관, 포럼 본서 “가족친화경영을 트렌드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19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나인트리컨벤션에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을 초청, ‘국가의 미래는 일·가정 양립과 양성평등 사회로부터’를 주제로 제32회 포럼 본(forum BORN)을 개최했다. 김 장관은 이날 특강에서 인터넷과 로봇 등이 생겨나고 백과사전 책자 등이 사라진 가운데 우리나라의 출산율과 경제성장률 등이 낮아지고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국가의 미래는 여성인력 활용에 달렸고 이를 위해 일·가정 양립과 양성평등 사회 구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채용(Recruit), 경력 유지(Retain), 재취업(Re-start), 여성대표성 제고(Representation) 가운데 채용은 여성이 남성을 따라잡아 여성천하가 이미 이뤄진 것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키지만 나머지는 많이 뒤쳐져 있기 때문에 경력 유지와 재취업에 더 신경을 써서 대표성을 높일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 국민소득의 상관관계가 높아서 우리도 여성고용률을 높여야 하고, 가족친화기업의 이직률과 매출액 입사지원율 등이 비친화기업과 차이가 커서 가족친화경영이 기업의 트렌드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내년부터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로 동화 같은 작은 결혼식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고, 사회 저명인사들의 주례 재능기부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아빠를 찾을 때는 엄마가 없을 때라며 아빠의 역할 회복을 촉구하고, 1개월 동안 통상임금의 100%를 받으며 휴직할 수 있는 ‘아빠의 달’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으면 파파 쿼터제, 자동육아휴직제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 최초로 공개 입양된 어린이들로 구성된 한국입양어린이합창단이 오프닝 이벤트를 장식했다. 입양의 중요성과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 부정적인 입양하는 부모들과 사회에 감동과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확산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메조소프라노 김수정씨가 8명의 입양어린이들과 함께 노래하면서 2006년 출범한 합창단이다. 김행 양평원장은 “내년부터는 8인의 포럼 본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양평원은 지원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서 “많은 여성리더들이 포럼본 네트워킹을 통해 대한민국의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리더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포럼 본 운영위원으로는 김귀순 한국여성세무사회장, 김성옥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회장, 김성형 한국협상아카데미 대표, 오세임 OCBC뱅크 본부장, 이은주 한국여성관세사협회장, 최대원 한올테크놀로지 상무, 황상섭 한국 페링 대표 등이 위촉됐다. 이날 포럼에는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조희진 서울고검 차장검사, 최정숙 포커스컴퍼니 대표, 김덕자 하나은행 전무,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 이윤자 광주여성재단 대표이사 등 여성리더들과, 여성리더 서포터즈 역할을 약속한 남성리더 김교식 전 여가부 차관,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 본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미래성장 동력으로서 여성의 역할을 제시하기 위해 2010년 출범해 우리사회 최고위 여성들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역량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여성인재양성 외래교수 6명 위촉

    여성인재양성 외래교수 6명 위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14일 여성인재양성센터 외래교수로 권영걸 한샘 대표, 박영혜 한불협회 회장, 정이만 전 63시티 대표이사, 김성형 한국협상아카데미 대표, 김행미 전 KB국민은행 본부장, 오세임 OCBC 뱅크 본부장 등 6명을 위촉했다. 이들은 글로벌여성분야, 기업경영, 조직관리, 협상 등 관련 전문가로 여성역량강화를 위한 자문 및 강의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 한국경제연구원장 최병일씨 내정

    한국경제연구원은 신임 원장에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내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최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원장과 자유무역협정(FTA) 교수연구회 회장, 한국협상학회 회장,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 [서울광장] ‘10급 공무원’들의 이유 있는 항변/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10급 공무원’들의 이유 있는 항변/노주석 논설위원

    공무원 직제상 ‘10급 공무원’은 실재하지 않는다. ‘기능직 ○급 공무원’이 공식 명칭이다. 없는 직급을 들먹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당사자들이 ‘기능직’이라는 명칭에 치를 떨기 때문이다. 1963년 처음 생긴 이래 이 용어는 기능직 사회에서 차별이나 멸시와 동의어처럼 쓰였다. ‘주홍글씨’이거나, ‘한국판 카스트제도’쯤으로 여겨졌다. 왜 그럴까. 세금을 내는 국민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방공무원법 제2조를 보면 일반직 공무원은 기술·연구·행정업무를 담당하며, 기능직공무원은 기능적인 업무를 담당한다고 규정돼 있다. 일반직과의 업무분장이 모호하다. 사무, 운전, 방호, 교환, 간호조무 등 40가지가 넘는 세부 분야가 있다.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은 94만 5230명. 기능직 공무원은 13%를 상회하는 12만 4000여명에 이른다. 1∼9급까지 일반직 공무원이 ‘정규’ 공무원이라면, 기업의 골칫거리인 비정규직처럼 기능직 공무원들은 자신들을 ‘비정규’ 공무원쯤으로 비하한다. 10급 공무원이라는 명칭도 그래서 나왔다. 공직사회가 일반직과 기능직으로 갈려 수상쩍은 분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심각성을 알아차린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말 ‘기능직 공무원의 인사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시대에 뒤떨어지고 공무원의 자긍심을 깎아내리는 명칭을 바꾸고, 기능직도 5급까지 승진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자연감소와 명퇴 등으로 자리가 비면 기능직의 일반직 전환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발표되자 난리가 났다. 평소 많아야 검색건수 1000여건에, 댓글은 거의 달리지 않던 행안부 홈페이지가 이날은 검색횟수 1만 1548건에, 댓글 636개가 달렸다. ‘눈 가리고 아웅’식 개선안을 조목조목 따지거나, 기능직이 겪는 압박과 설움을 눈물로 하소연했다. ‘하늘의 별 따기’ 같은 기능직 승진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현실을 외면한 ‘맹탕 개선책’에 기능직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기능직이 처한 현실을 보면 이방, 형방, 호방으로 불리던 조선시대 아전(衙前)이 떠오른다. 아전들은 두보(712∼770년)의 시구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을 좌우명으로 애용했다고 한다. 사또는 왔다가 가 버리면 그만이지만 아전은 바닥돌처럼 남는다는 뜻이다. 남명 조식(1501∼1572년) 같은 이는 “전정(田政)·군정(軍政)·환정(還政) 등 삼정(三政)을 유발한 아전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땅을 쳤다. 다산 정약용(1762∼1836년)은 ‘아전론’에서 목민관의 경계대상 1호로 아전을 지목했다. 상당수의 기능직 공무원이 배우자, 자식, 친지에게 자신의 신분과 직급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콤플렉스와 무기력증에 빠져있다. 20년 넘게 근무해도 갓 들어온 일반직 9급 공무원의 아랫자리에 앉아 지시를 받아야 하는 현행 기능직 공무원제도를 그대로 뒀다간 혹여 ‘현대판 아전’이 재현될까 걱정스럽다. 이미 일부 자치구 기능직공무원이 장애인 보조금 등 복지비에 손을 댔다. 신임 이달곤 행안부 장관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장,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을 역임한 자·타칭 ‘행정의 달인’이다. 한국협상협회를 이끈 갈등해결 전문가이기도 하다. 국회의원에 이어 장관직을 맡으면서 ‘현실에 다가서려고 작심했다.’고 했다. 그런데 공무원 사회를 갈라놓는 갈등에는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현안이 또 있는지 사뭇 궁금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박철 한국외대 총장 ‘한국협상대상’

    한국외대는 12일 박철 총장이 ‘2008 한국협상대상’ 을 수상했다고 밝혔다.이 상은 한국협상학회가 매년 성공적으로 협상을 이끈 인물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박 총장은 장기간 계속된 학내 노조 파업을 성공적으로 종결시키는 등 노사문화 선진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 [아프간 피랍사태] 아프간서 온 편지 Ⅷ

    아프간 카불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는 윤성환(39·굿네이버스 아프간 지부장)씨는 8번째 편지에서 “탈레반이 한국 인질을 붙잡고 있는 정당성을 찾기 위해 기독교 포교자들이 나눠준 파슈툰어로 된 성경이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한국 협상단이 가즈니 지역에 피랍자 석방 호소문을 뿌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파키스탄이 아프간 탈레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외신의 보도에 대해 “탈레반 중심세력이 카불에서 겨나 파키스탄으로 옮겨갔다.”면서 “탈레반의 정신적인 지주이며 실질적인 통치자인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는 지금도 파키스탄에 있다.”고 말했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직접 협상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즈니 현지에는 탈레반과 한국정부 협상단이 현지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이 시작됐습니다. 탈레반은 가즈니 현지에 아프간 사람이 몰고 다니는 차 안에서 파슈툰어로 된 성경이 발견됐으며 이것을 번역해서 나눠 주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라고 언론을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한국인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자신들이 여성들을 잡고 있는 정당성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는 거죠. 한국 협상단측에서는 호소문을 작성해서 가즈니 주 지역에 뿌리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호소문에는 중앙아시아 태권도 대회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아프간 태권도 대표가 한국인 사범에 의해 훈련받았다는 것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사범은 현지에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중 가즈니 주에서 태권도장을 하는 사람은 신망이 큰 인물입니다. 또 한국에 14만명의 무슬림이 있지만 한국 정부가 포교를 전혀 막지 않는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탈레반 중심세력 파키스탄에 거주 현지 언론과 현지인 등은 대면협상으로 인해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는 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카드가 없기 때문이죠. 한국협상단은 돈으로 해결하려고 할 텐데 이미 돈으로 해결되는 시점은 훨씬 지나간 거죠. 현지의 관심은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과 아프간 정부의 협상입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어떤 형태로든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탈레반의 요구인 죄수들과 인질들이 맞교환이 되든 안되든 어떤 쪽으로라도 결정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지 언론은 탈레반이 여성 인질들의 목소리를 공개하는 것은 두 정상의 만남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해석합니다. 이번 사태에 파키스탄이 깊이 개입돼 있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많은데 그것은 탈레반 역사를 볼 때 당연한 것입니다. 탈레반이 5년간 아프간을 통치할 때에는 중심세력이 카불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을 등에 업고 탈레반과 대치하고 있던 마수드의 북부동맹이 카불을 점령하고 아프간을 통치한 후에는 중심 세력이 파키스탄으로 옮겨간 거죠. 파키스탄에 있는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는 탈레반의 정신적인 지주이며 실질적인 통치자입니다. ●교민 200명 중 120명 철수 지난 3일에는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각 봉사활동단체의 대표들을 불러서 독신자들은 8월10일까지, 가정이 있는 사람들은 8월31일까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철수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봉사활동단체 대표들은 한 두 단체의 잘못으로 인해 모든 단체가 굴비 엮듯이 일률적으로 강제 출국시키는 것은 국민보호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처사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200명 중에 80명은 잔류대상이고 120명은 철수대상으로 구분됐습니다. 잔류 대상은 공무로 일하는 사람들과 아프간 정부나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과 사업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단체에서 일하는 현지인 직원이 70여명이나 되는데 이들의 충격을 생각하면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②-한솔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②-한솔그룹

    한솔그룹은 삼성가(家)의 맏딸인 이인희(76) 고문이 일궈낸 기업이다. 아울러 ‘큰 소나무’란 뜻의 순 우리말 이름을 가진 국내 최초의 대기업이기도 하다. 1991년 삼성가로부터 전주제지(현 한솔제지)를 받아 ‘홀로서기’에 나선지 15년. 이 ‘큰 소나무’는 한때 1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서열 11위(자산규모 9조 3970억원)까지 올라 ‘리틀 삼성’으로 불렸다. 계열분리 당시 매출액은 3400억원에 불과했지만 금융과 정보통신, 제지의 3개 부문을 축으로 삼아 급성장하며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한솔도 생채기는 있었다.1998년 외환위기 파고에 휩싸이며 ‘곁가지’를 잘라내는 아픔을 겪은 것. 매출액은 1999년 4조 5000억원을 정점으로 2003년 2조 5000억원으로 떨어지며 한동안 자존심에 작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2002년 이후 3년 연속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온갖 풍상을 이겨낸 소나무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것처럼, 한솔은 올해 불혹(창사 40돌)을 맞아 한솔제지를 중심으로 재도약을 다지고 있다. 구조조정에 나설 당시에 ‘어디까지나 내일의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일 뿐’이라는 이 고문의 약속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고 이병철 회장 “쟤가 아들이라면…” “이리 오세요.” 어두운 극장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던 나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맡겨둘 수밖에 없었다. 이인희 고문의 남편인 조운해(80) 전 강북삼성병원(옛 고려병원) 이사장이 회고록에서 밝힌 아내와의 첫 상견례 대목이다. 조 전 이사장은 1948년 이 고문과 첫 만남에서 발생한 ‘작은’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통 큰 여장부’와 ‘숫기 없는 남자’로 살아갈 운명을 예감했다고 한다. 조 전 이사장은 회고록에서 아내인 이 고문에 대해 “수완이 탁월할 뿐아니라 사업가적 재질이 뛰어난 전형적인 삼성가 출신”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꼬장꼬장한 자신과 달리 아내는 남자처럼 걸걸한 편이어서 우리 두 사람은 서로 뒤바뀐 부부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고문의 경영자적 자질을 가장 아꼈던 사람은 부친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고 이 회장은 이 고문에 대해 “쟤가 아들이라면 내가 지금 무슨 근심 걱정이겠노.”라고 수시로 말했다고 한다. 당시 고 이 회장은 삼성의 후계자 문제로 골치를 썩을 때였다. 그래서인지 고 이 회장은 골프 라운딩을 할 때마다 맏딸인 이 고문을 데리고 다녔다. 이 고문에게 인사 교류의 폭을 넓혀주고, 경영에 관한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였다. 이 고문도 부친을 기쁘게 하기 위해 남모르게 골프 연습을 많이 했다. 그는 골프도 연구하는 자세로 임했다. 골프에 관한 노트가 수십권이나 된다. 고 이 회장의 메모하는 습관을 그대로 닮았다. 이 고문은 “라운딩할 때마다 아버지한테서 회사를 경영하는 기법이나 노하우를 많이 배웠다.”고 회상했다. 이 고문의 골프 스타일은 경영에서 그대로 묻어난다. 주도면밀하게 연구한 뒤 한번 결정하면 그대로 밀어붙인다. 이런 경영 스타일은 정보를 중요하게 여겼던 고 이 회장의 경영관과 다르지 않다. 이 고문은 “골프는 연습한 만큼, 그리고 노력한 만큼 거두는 운동이며 기업 경영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삼성에서 한솔이 분리된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적이 거의 없다. 대표이사를 할 때도 그의 직함은 ‘고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카리스마와 결단력은 고 이 회장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고 한다. 자식들의 무리한 공격 경영으로 한솔이 휘청거린 1998년, 그는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회사를 정상으로 회복시켜 놓았다. 그리고 나서 3남인 조동길(50)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었다. 고 이 회장이 경영능력이 뛰어난 3남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의 대권을 물려준 것과 같은 대목이다. 이 고문의 경영철학을 단적으로 드러낸 일화가 있다. 한솔은 1996년 종합레저산업에 진출하면서 오크밸리 건설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됐다. 이 고문이 참석한 가운데 콘도 분양을 위한 모델하우스 신축 문제를 놓고 임원회의가 열렸다. 한 임원이 모델하우스의 시공은 실제 콘도의 객실보다 조금 크게 시공해서 고객의 호감을 얻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당시는 모든 건설사가 그런 관행을 따르고 있던 때였다. 이 고문은 “정직하지 못하면 그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실제와 하나도 다름없이 시공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이 고문은 벽지부터 손잡이에 이르기까지 2년 후에 개관될 콘도 자재를 긴급 구입해 실제 콘도 객실과 똑같은 모델하우스를 만들었다. 이 고문은 부친인 고 이 회장만큼이나 자존심이 강하다. 삼성가의 장녀로서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지녔다. 삼성에서 한솔이 분리될 무렵 그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은 “우리가 삼성에 들어왔지 전주제지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라는 직원들의 인식이었다. 이 고문은 이를 받아들여 직원들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복리후생을 제공했다. 특히 삼성가로부터 받은 삼성중공업의 일부 지분을 임직원에게 그냥 나눠준 것은 ‘한솔은 사람이다.’라는 경영 이념과 ‘통 큰 여장부’로서 기질을 잘 보여준 대목이다. 이 고문은 또 직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배려와 관심을 쏟았다. 공장을 방문하면 식당에 어떤 꽃을 갖다 놓으라든지, 직원 유니폼 선정 등을 일일이 챙길 정도다. 한번은 한 사원이 사옥 로비에서 인사를 드리자 이 고문은 사원 이름을 불러 감동을 주기도 했다. ●경북의 명문가 조씨 가문 조운해 전 이사장은 경상도 명문가인 한양조씨 일문인 조범석가(家)의 3남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부친인 조범석씨는 일찍이 금융계에 투신, 대구금융조합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조씨 가문은 경북 영양에서 의사와 학자, 판·검사를 두루 배출한 경북 일대의 명문 집안으로 유명했다. 해방 이후 박사만 14명이나 배출했다. 시인 조지훈(본명 조동탁)도 이 집안 인물이다. 조 전 이사장의 초등학교 동창인 김집 전 체육부 장관은 어린 시절 조 전 이사장의 집안에 대해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고 술회하곤 했다. 조 전 이사장은 1948년 11월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중매로 이 고문을 아내로 맞았다. 박 전 의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모친인 고 박두을 여사의 조카다. 박 여사는 맏딸인 이 고문의 배필을 박 전 의장에게 부탁했고, 박 전 의장은 경북중학교 1년 후배인 조 전 이사장을 추천한 것이다. 조 전 이사장은 경북대 의대(옛 대구의전)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원에서 소아과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경영과 거리가 먼 서울대학교병원 근무를 시작으로 의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 고문은 이화여대 3학년 때 양가 집안의 합의로 결혼함으로써 이대 학칙상 학업을 끝내지 못했다. 그 후 이 고문은 이화여대를 위해 많은 공헌과 후원을 해왔으며, 특히 전문 여성 양성을 위한 두을장학회 초대 이사장을 맡아 우리나라 여성인력 육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정략 결혼은 ‘NO’ 한솔가의 2세(3남2녀)들은 정략 결혼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재벌가의 결혼이 ‘끼리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3남인 조동길 한솔 회장 아내인 안영주(48)씨의 집안이 그나마 좀 알려진 편이다. 안씨의 부친은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이다. 장남인 조동혁(55) 한솔 명예 회장은 이정남(54)씨와 신혼 살림을 차렸다. 조 명예 회장의 장녀인 연주(27)씨는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차녀인 희주(25)씨와 아들 현준(16)군은 학생이다. 차남인 조동만(52) 한솔아이글로브 회장은 대학시절 친구 소개로 부인 이미성(49)씨를 만났다. 장녀인 은정(25)씨와 차녀인 성진(19)양, 아들인 현승(15)군은 모두 학생이다. 3남인 조 회장은 부인 안씨를 만나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녀인 나영(23)씨는 현재 삼성전자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들 성민(18)군은 학생이다. 며느리 세 명이 모두 이화여대 출신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솔가의 막내딸인 조자형(33)씨는 타이완계 미국인 빈센트 추(36)와 국제결혼했다. 이 고문은 당시 “너희 둘이 좋다는데 국제결혼이면 어떠냐.”면서 결혼을 승낙했다는 것이다. 결혼식은 타이완에서 열려 가족들만 조용히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센트 추는 현재 중국에서 정보기술(IT)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양(6)과 경(3) 등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장녀인 조옥형(44)씨는 권대규(46) 한솔창업투자 부사장과 연애결혼했다. 권애영(17)양과 권이주(10)양 두 딸은 학생이다 ●‘3각 분권형’에서 조동길 회장 ‘단독 체제’ 한솔은 장남 조동혁 명예회장과 차남 조동만 한솔아이글로브 회장,3남 조동길 한솔 회장이 1997년부터 모두 부회장을 맡아 공동으로 그룹을 이끌었다. 장남은 금융을, 차남은 정보통신을,3남은 제지 부문을 맡았다.3형제가 각자의 관심과 능력에 따라 그룹 사업부문을 자연스럽게 떠안은 셈이었다. 이 고문은 경영 조언자로서 2선에서 자식들을 지원했다. 3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인물은 차남 조동만 회장이었다. 발이 넓은 조 회장은 1996년 개인휴대통신(PCS) 사업권을 따내며 물오른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룹이 PCS사업을 KT에 매각한 뒤 통신사업에서 손을 떼고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장남인 조 명예회장은 1994년 부친의 뒤를 이어 강북삼성병원을 경영하다가 1995년 한솔에 합류했다. 그는 한솔종금(당시 대아금고)과 한솔창투(동서창투) 등을 인수하며 한솔의 금융업 확대를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한솔의 주력사업이 제지로 재편된 뒤인 2002년 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돼 경영 일선에서 한발 비껴섰다. 그는 선이 굵고,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명예회장은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며 세계적인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넓히고 있다. 3남인 조 회장에게는 ‘실무를 아는 최고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형제들 가운데 가장 먼저 한솔에 합류해 ‘제지통’으로 성장했다. 삼성물산의 자금업무와 JP모건을 거친 만큼 재무 감각도 남다르다. 형들이 신규 사업 확장에 나설 때 그는 조용히 한솔제지의 내실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신문용지 사업을 매각하고, 팬아시아페이퍼 합작법인을 주도해 모친인 이 고문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본 NHK방송은 한국기업의 모범적인 구조조정 사례로 한솔을 소개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솔은 금융·정보통신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의 주력사업을 제지로 전환함으로써 조 회장은 2002년 자연스럽게 한솔의 ‘대권’을 물려받게 됐다. ●한솔의 전문 경영인 선우영석(61) 한솔제지 부회장은 삼성출신 한솔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조 회장과는 동서지간이다. 그의 아내 안인숙씨는 조 회장의 부인인 안영주씨의 언니다. 선우 부회장은 1998년 합작사(한솔·캐나다 아비티비 콘솔리데이티드·노르웨이 노르스케 스코그)인 팬아시아페이퍼 대표이사를 맡아 매년 매출액을 10%씩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입장과 문화가 다른 세 회사를 조율하고 설득시키며 우량 회사로 발돋움시켰다. 이에 앞서 그는 한솔 상하이공장을 건립한 뒤, 공장을 가동하던 첫 해부터 흑자를 내는 사업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선우 부회장은 유창한 영어실력과 국제적인 경영감각, 추진력 등 최고경영자(CEO)로서 지녀야 할 덕목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제일모직에 입사,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1993년 한솔로 옮기기 전까지 삼성의 해외 부문과 기획업무를 맡았다. 신현정(56) 경영기획실장은 한솔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살림꾼이다. 신 실장은 삼성물산 총괄경영지원본부장과 제일모직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문주호(58) 한솔제지 영업·생산 부문 대표이사는 타고난 영업맨으로 매년 영업 사원들에게 직접 새 신발을 신겨주는 행사인 ‘착화식’을 갖고 ‘발로 뛰는 영업’을 강조한다. 유명근(58) 한솔홈데코 대표는 영업·생산·기획 등을 두루 거치면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최근 기후변화협약이 시행됨에 따라 탄소배출권 확보가 한층 중요해진 가운데 그는 90년대 초 이미 해외조림 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인 식견있는 CEO다. 서울대 임학과를 나왔다. 지난해 취임한 권교택(57) 한솔케미칼 대표는 적자에 시달렸던 한솔케미칼을 단숨에 흑자로 전환시킨 능력있는 CEO다. 침착한 성격에 세심한 경영 스타일이다. 김근무(60) 한솔개발 대표는 고객서비스를 최고의 경쟁력으로 강조한다. 오크밸리는 4년 연속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한 서비스품질 최고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유재철(54) 한솔건설 대표는 삼성건설 총괄팀장과 공사지원팀장을 거친 정통 건설맨이다. 업계에서 치밀하고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서강호(56) 한솔CSN 대표의 경영철학은 ‘선택과 집중’. 그는 인천화물터미널과 한솔CS클럽을 매각하며 물류사업에 집중, 한솔CSN의 경영을 정상화시켰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40분에 주파하는 마라톤 마니아다. 한솔LCD를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키운 김치우(56) 대표는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CEO다. 정형근(55) 한솔EME 대표는 엔지니어링 전문가로 꼽힌다. 한솔텔레컴 유화석(53) 대표이사는 온라인게임과 인터넷 포털 등 적자사업을 정리해 경영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조동길회장 ‘테니스 경영’ 조동길 한솔 회장은 대단한 테니스 예찬론자다. 마니아 수준을 넘어 테니스를 경영에 접목시킬 정도다. 현재 한국테니스협회 회장이다. 그는 테니스와 경영의 공통점으로 ▲강인한 기초 체력 ▲요행수가 통하지 않는 실력주의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을 꼽는다. 조 회장의 남다른 점은 ‘테니스 경영이론’을 실제 비즈니스에도 적용한다는 것이다.9년째를 맞는 한솔-미국 앨라배마 펄프사간 친선 교류행사가 그 예이다. 이 행사는 테니스와 골프 두 종목으로 친선 경기가 이뤄지는데, 조 회장은 직접 테니스 선수로 뛴다. 또 매년 사내 테니스 대회를 열어 선수로 뛸 뿐 아니라 경기가 끝난 후에도 출전 선수와 격의없이 어울리곤 한다. 러시아의 ‘테니스 요정’인 마리아 샤라포바 초청 이벤트는 조 회장의 ‘테니스 경영’을 가장 잘 드러낸 대목이다. 한솔은 지난해 9월 개최한 제1회 ‘한솔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에 세계적인 스타 샤라포바를 초청, 이른바 ‘샤라포바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100억원이 넘는 홍보효과를 거뒀을 뿐 아니라 적자가 당연시되던 테니스 대회도 흑자가 가능하다는 값진 수확을 올렸다. 당시 조 회장의 ‘레이더’에 포착된 선수가 바로 샤라포바. 샤라포바는 그 때까지만 해도 기량보다 외모로 유명한 테니스 선수 중 하나였다. 그래서인지 조 회장측의 적극적인 설득에 어렵지 않게 구두 승낙을 얻어냈다. 특히 샤라포바가 세계 최고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를 우승하면서 조 회장이 빼든 ‘샤라포바 카드’는 그야말로 대박이 예견됐다. 하지만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였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된’ 샤라포바는 ‘작은 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각종 스케줄이 밀려 있어 방한할 수 없다고 강짜를 부리기 시작한 것. 이 때부터 기업인 최초로 한국협상협회에서 협상 대상을 받은 조 회장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조 회장은 “비즈니스는 신의가 최우선이다. 구두 약속도 계약서에 서명만 안했을 뿐이지 사실상 약속이다. 스타가 약속을 저버리기 시작하면 팬들은 당연히 돌아설 수밖에 없다. 약속을 지켜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샤라포바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유리 샤라포바를 집중 공략했다. 양측은 윔블던 우승 ‘프리미엄’을 약간 얹어주는 수준에서 최종 합의에 성공했다. ■ 이인희고문의 자식교육 이인희 한솔 고문도 자식 교육 만큼은 한국의 ‘보통 어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재계의 대표적인 여성 CEO(최고경영자)로서 한솔을 키우느라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자식을 잘되게 하기 위해 때로는 어머니로서의 냉정함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고문은 한솔이 삼성에서 분리된 이후 동혁, 동만, 동길 3형제와 한지붕 아래 같이 살면서 엄격하게 경영 수업을 시켰다. 3형제는 회사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어머니 대신 고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할 정도이다. 그만큼 어머니를 ‘경영 스승’으로서 깍듯하게 대한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며느리들도 한때 어머님 대신 고문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고문도 호칭에 대해 굳이 반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식들 앞에서 경영자로서의 위엄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다. 한솔의 공동 경영자로서 강한 ‘경영 마인드’를 심어주자는 깊은 뜻에서다. 그러나 마냥 엄한 어머니만은 아니었다. 장남인 조동혁 명예 회장이 미국 유학시절 크게 다치자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수주일 동안 직접 병수발을 들며 가슴 아파했을 만큼 자식 사랑이 끔찍했다. 다만 약한 어머니를 내보이지 않기 위해 이를 감췄을 뿐이었다. 이 고문은 자식들을 어릴 때부터 해외에 보내 외국어와 국제 감각을 익히도록 했다.3형제 모두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왔으며, 장남인 조 명예회장은 대학까지 미국에서 졸업했다. 또 이 고문 가족이 한동안 일본에서 생활한 덕분에 3형제 모두 일어와 영어에 능통하다. 이 고문은 자식들의 영어 테스트를 위해 수시로 영어 대화 시간을 갖곤 했다. 일반적인 대화가 아니라 경제와 정치, 사회문제 등을 주로 다뤄 자식들이 고급 영어를 쓸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고문도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독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고문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에 머물고 있다. 매년 겨울이면 그곳에서 건강을 돌보다가 3월쯤 한국에 돌아온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대학 이색강좌 “눈에 띄네”

    서울대와 고려대·한양대가 정부와 시민단체,학회 등의 요청으로 이색강좌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서울대는 내년 1학기부터 외교통상부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인권법’ 강의를 신설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또 여성환경시민연대 등 여성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법여성학’강의도 개설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와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7월 서울대에 공문을 보내 인권보호를 위한 국제 협력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인권국가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강좌를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학 법대 3학년을 대상으로 3학점짜리 전공선택 과목으로 개설되는 ‘인권법’ 강의에서는 교내 수업뿐만 아니라 각종 인권기구와 관련 단체의 현장 실습도 병행된다.또 인권과 관련된 국제기구의 동향이나 관련 판례 등을다룬다.강의는 정인섭(鄭寅燮) 교수가 맡는다. 고려대는 한국협상학회가 “외교·무역 등 복잡한 국제현안 해결에 필수적인 협상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과목을 신설해 달라.”고 요구함에 따라 2∼4학년생을 위한 교양과목으로 ‘협상론’을 신설한다. 수강 인원이 40명인 이 강좌는 협상이론과 협상사례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된다.강의를 맡은 박노형(朴魯馨) 교수는 “정몽준·노무현 단일화 협상,하이닉스 매각협상 등 최근 사례를 토대로 강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양대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함께 전 학년을 대상으로 2학점짜리 ‘국제이해와 국제자원활동’이란 교양과목을 내놓았다.국내·외 인사 16명이 특강 형식으로 강의하며 수강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국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다.아프가니스탄과 남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월드비전의 긴급구호팀장으로서 강의할 한비야씨는 “학생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구혜영 윤창수 박지연기자 koohy@
  • 韓·日 어협 추가협상 쟁점

    한·일 어업협정 실무 추가협상 8일째인 15일에도 양국은 구체적인 조업척수와 어획량 등에 대해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일본은 이번 협상에서 쌍끌이 조업을 통째로 누락시킨 한국협상팀의 체면을 감안,조업재개에는 합의했으나 그 외에는 조금도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자신들의 실익을 챙기기에 분주하다. 추가협상에서 논의되고 있는 쟁점을 사항별로 짚어본다. ●쌍끌이 우리 협상대표들은 지난 실무협상에서 누락된 쌍끌이 어선의 일본수역 내 조업재개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으나 총어획량 15만t 외에 추가쿼터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우리측은 다른 어업쿼터를 전용해서라도 쌍끌이 조업을 재개하기로 하면서100척에 해당하는 1,800t을 기존 쿼터 내에서 요구했지만 일본은 ‘두 자리’를 고집하고 있다.또 쿼터를 구체화하지 않는 대신 ‘선조업-후정산’방식이나 조업실적·상황에 따라 쿼터를 조정하는 분할쿼터 방식의 적용을 제안했다. 한편 일본은 우리측의 쌍끌이 조업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백조기 주요어장인 제주 남서쪽에서 조업할 수 있는 이서(以西)저인망 어선을 35척에서 48척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했다. ●복어 채낚기 오징어 채낚기 어선 중 100여척 정도가 오징어 어기가 끝난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동중국해의 센카쿠열도 북단 중·일 잠정조치수역에서 조업해 왔으나 일본측의 나포위협이 제기되면서 중국쪽으로 물러난상태.양국은 이번 추가협상에서 일본과 중국간 센카쿠열도 영토분쟁과 별개로 한국어선의 조업을 허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현재 조업가능수역을 ‘북위 27도 이북,동경 127도 서쪽’이라는 기본안을 놓고 조정중이다. ●갈치 채낚기 오징어 채낚기 어선으로 조업허가를 받은 제주도 어선 18척이 일본 규슈 서쪽 수역에서 갈치를 잡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일본측이 받아들였다.그러나 구체적인 조업수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咸惠里 lotus@
  • 미군정 폐지와 행정권 인수(대한민국 50년:7)

    ◎정부수립후 3개월 지나서야 ‘정권’ 확보/한·미대표단,군­경찰 지휘권 놓고 첨예 대립/하지­이승만 직접담판 통해 ‘점진 이양’ 합의 1948년 9월4일 열린 제헌국회 제57차 회의에서 이범석 국무총리는 대한민국 정부와 미군정 사이에서 진행되는 행정권이양 회담에 관해 중간보고를 했다.이총리의 보고는,국회가 9일전 긴급결의해 국회의장 명의로 서한을 보낸데 따라 갖게 됐다.이총리는 회담에서 한국측 수석대표였다. 이총리는 먼저 “한미 양국간에 이견이 있어 회담에 매달리다 보니 경과보고가 늦어졌다”고 사과한 뒤 “행정권을 완전히 이양받은 다음에야 인적·물적 토대에 근거하여 시정방침(국정지표)을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이날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지 20일째인데도 정부가 아직 행정권을 인수하지 못해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사실을 국무총리가 공개시인하고 양해를 구한 것이다. ○재산권처리 협상도 난제 2년 11개월에 걸친 미군정은 형식상 48년 8월16일 0시를 기해 폐지됐다.16일 아침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령 제1호를 발표,미군정청 과도정부로부터 이관되는 행정업무를 11부4처별로 정리했다.이에 따라 17일부터 신생정부 각부처의 장은 과도정부의 미국인 고문들과 구체적인 인수절차 협의에 들어갔다.19일에는 대통령 담화를 통해 과도정부에 소속된 한국인 관리의 직책을 새정부에서도 보장했다. 이처럼 한국정부가 발빠르게 인수절차를 밟았다고 해서 행정권이 쉽게 넘어온 것은 아니었다.양쪽은 인계인수할 행정권의 범주를 결정하는 큰 테두리에서 상당한 견해차를 보였다. 한국정부와 미군정 간의 행정권이양 회담은 16일 하오2시 중앙청내 미군정 민사처 사무실 200호실에서 처음 열렸다.양쪽 대표는 한국에서 이총리와 윤치영 내무부장관·장택상 외무부장관,미군정측의 무초 주한미국대사·헬믹미군정 민사처장(소장)·드럼라이트 미군정 정치고문 참사관 등 6명이었다.무초대사는 그달 23일에야 부임하는 바람에 첫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회의는 처음부터 순조롭지 않았다.첨예하게 대립한 부분은 ▲군(당시의 조선국방경비대와 해안경비대)과경찰에 대한 지휘권 문제 ▲한미간 재정 및 재산권처리에 관한 협정 등이었다.군정측은 한국에 미군이 주둔하는 한 군과 경찰에 대한 지휘권을 미군사령부가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국정부로서는 어림없는 일이었다. 재정문제에 관해서는 한국측이 미군정이 보유한 물적 재산을 최대한 넘겨받기를 원했고,더불어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도 요구했다.회의에 진전이 없자 양쪽은 하루에 상하오 두차례로 회동을 늘리기로 합의,이를 한국정부 김동성 공보처장이 정식 공표하기도 했다. 당시 회담에 임한 미군정측은 “이범석 총리를 비롯한 한국측 대표들이 이승만 대통령의 손아귀에 쥐어 있기 때문에 논의과정에서 권위를 갖지 못한다”는 시각을 가져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주한미군 사령관 하지가 출국을 사흘 앞둔 8월24일 이대통령을 방문,직접 담판을 짓고서야 ‘군경에 관한 통수권’문제가 해결됐다.26일 조인한 ‘군사통수권 이양에 관한 협정’내용은 ▲군경에의 통수권은 가급적 점진적으로 이양하되 ▲미국이 국방경비대·해안경비대 장비를 원조하며 ▲미군이 주둔하는 한 이 문제를 계속 협의한다는 것이었다. ○9월30일에 시정연설 이 합의에 따라 경찰지휘권이 대한민국의 내무부장관에게 정식으로 넘어간 것은 9월3일 정오를 기해서였다.내무부는 곧바로 경찰조직 9국실 가운데 감찰실·총감부·수사국·교육국·공보실 등 5개국을 없애고 공안국·통신국·총무국·여자경찰국 등 4국실만 남기는 개혁을 단행했다.지방경찰 직제는 그대로 유지했는데 막상 지방 경찰력을 인수할 때는 미군정청과 가까운 일부인사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물자 현금 인사 및 정부직권의 이양’협정은 9월11일 타결됐다.이승만 대통령은 9월30일 국정지표를 제시하는 시정방침 연설을 할 수 있었다.미군정 과도정부의 중앙 각부처가 인원·재산 등을 한국정부에 이관하는 작업이끝난 날은 11월 18일이었고 지방 행정기구까지 완전히 신생정부가 인수한 때는 11월 20일이었다.정부수립 석달여가 지나서야 대한민국의 행정권이 비로소 확립된 것이다. 미군정청(재조선미육군사령부군정청·USAMGIK)은 1945년 9월9일 서울 중앙청(옛 총독부)에 설치됐다.행정실무를 책임질 첫 군정장관으로는 아놀드 소장이 임명됐다.미군정은 초기부터 ‘영어를 알고 행정겸험이 있는’한국인을 활용한 고문제도를 시행했다.45년 12월에는 한 직위에 미군과 한국인을 한사람씩 두는 ‘한인·미인 양국장’제도로 바꾸었다.이때 참여한 인사가 광공국장 대리 오정수,학무국장 유억겸,농상국장 이훈구,경무국장 조병옥 등이다. ○행정훈련서 친미 양성 해방된지 1년쯤 지났을 때는 모든 부처의 장에 한국인이 진출,한인관료 체계가 자리잡았다.47년 2월12일 안재홍을 민정장관에 임명했고,그해 6월3일에는 미군정청 한국인기구를 ‘남조선 과도정부’라 개칭했다.이어 47년 9월12일에는 행정권을 남조선과도정부에 넘겨 새정부에의 이양에 대비했다. 이같은 미군정청의 정책에 대해서는 두가지 엇갈린 평가가 존재한다.하나는 미군정이 나름대로 일정표를 갖고 한국인들에게 행정훈련을 시켰다는 것이며,다른 하나는 신생국가에 친미파를 조직적으로 양성했다는 시각이다. 미군정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토대를 마련한 공이 적지 않은 반면에,일제의 한인 관료군대부분에게 재생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일제청산에 큰 걸림돌을 남기기도 했다. 미군정이 이땅에 시행한 법령은 태평양 미육군 총사령부 포고 4건,남조선과도정부법령 14건,미군정법령 219건,행정명령 24건,부령 및 지령 115건,조선과도정부입법결의안 4건,미군정청포고 7건,기타 11건 등 모두 398건에 이른다. ◎미,한국협상대표단 불신/본사 특별취재반,‘제이콥스 보고서’ 입수 확인/“이범석 권한 없고 이승만이 모두 결정” 미국이 한미 행정권 이양회담에 임하면서 이범석총리를 비롯한 한국측 대표단에 불신을 가진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이 최근 입수한 ‘제이콥스 보고서’는 당시 회담 분위기를 선명하게 보여준다.J K 제이콥스는 주한 미24군 정치고문으로 회담경과를 정기적으로 미 국무부에 보고했다.이번 자료는 1948년 8월22일 작성했으며 그가 보낸 5번째 보고서이다. 제이콥스는 8월20일 상오10시와 하오2시 7∼8차 회의가 잇따라 열렸으며,7차 회의에서 이총리가 “자신에게는 권한이 없고 결정권은 아직도 이승만 대통령 수중에 있다”고 실토했음을 보고했다.이어 미군정측의 헬믹소장이 구체적인 항목들을 나열하며 의견을 물었지만 이총리는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한국측 태도에 자극받았음인지 하지사령관은 8월24일 이승만을 만나 ‘군사통수권 이양 협정’을 직접 협상했다.미 본국 정부도 우회전술로 한국정부를 압박했다. 트루만 미국대통령은 8월27일 ‘한국경제원조 계획’을 미군정에서 다루지 말고 국무부 경제협력국에서 수립할 것을 지시했고,마샬 국무장관은 9월1일 기자회견 석상에서 “미국은 국제연합 한국위원단(UNTCOK)의 보고가 있을때까지 행정권 이양에 관한 최종 결정을 미룰 수밖에 없다”고 공언했다. 이후 한미행정권 이양에는 가속도가 붙었다.이승만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기 보다는,회담에서 상대가 내민 카드를 서로 탐색하다가 결국 수뇌부에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특별취재반 ▲이경위 부국장겸 정치부장 ▲이용원 문화부 차장 ▲김경웅 정치부기자 ▲최병렬 문화부 기자 ▲김종면 문화부 기자 ▲박정현 정치부 기자 ▲서정아 정치부 기자 ▲강선임 DB부 기자
  • 채권단,한국협상안 긍정 반응/뉴욕 외채협상

    ◎금리수준 상호협의 결정방식 제시 【뉴욕〓이건영 특파원】 한국의 외환협상단은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미국·일본·유럽 등 10개국 14개 국제채권은행단과의 1차 협상을 갖고 단기외채의 만기 연장문제 등 외채구조 조정방안을 공식 제의했다. 양측은 23일 상오2차 협상을 속개,구체적인 방안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한국 외환협상단의 김용환 수석대표는 “오늘 협상에서는 올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금융기관의 단기부채 2백50억달러 정도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측안이 제시됐으며 채권은행단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대표는 “정부의 지급보증 범위는 국회의 동의를 얻은 2백억달러 내외이며,금리문제는 양측이 추후 협의,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한국측은 금리 결정방식과 관련,J.P.모건은행이 제시한 국제입찰 방식은 금리부담이 높아 외환위기 해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상호협의해서 금리수준을 결정하는 ‘네고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외채협상 본격 착수/JP모건은행측 수정안 거부키로

    한국 외환협상단은 21일 하오(한국시간 22일 새벽)뉴욕 시티은행 본점에서 미국·일본·유럽의 채권은행단과 3월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2백50억∼3백억달러에 이르는 단기외채의 구조조정을 위한 방안을 본격 협상한다. 이날 협상에서는 특히 미국계 은행보다 대한 대출이 많은 유럽계 은행들이 단기부채의 중장기 채권전환을 위한 조달금리를 연간 5.7% 수준인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2∼2.5%를 가산한 8%선 수준에서 5년간 모두 2백50억달러를 차환해주는 한국측에 유리한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경제대책위원장인 김용환 자민련 부총재가 이끄는 한국협상단은 이번 협상에서 1백50억달러 규모의 단기외채를 중장기 채무로 전환하며 신디케이트론(협조융자) 형태로 1백억달러 규모의 신규차관 도입을 타결,외환부족난을 완화시킬 방침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뉴욕에서 12개 채권은행단과의 첫 회동을 앞두고 JP 모건은행이 제시한 수정안을 거부키로 했다. 이에 따라 JP 모건은 ‘재수정안’을 낼 것으로 알려져 단기외채 연장을 위한 협상이 다소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측은 이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즉시 유럽계 은행들을 중심으로 채권은행단과의 ‘개별협상’에 나서기로 내부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측은 금리문제와 관련,한자리수로 억제하는 한편 중도에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1년 이내로 단축하는데 협상력을 모을 계획이다.또한 외화표시 국채발행은 당분간 하지 않고 정부보증 규모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 21세기의 연금술/조남진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굄돌)

    기원전 이집트에서 시작되어 아랍·그리스를 거쳐 중세의 유럽 전역에 유행한 연금술은 구리 철 납같은 비금속을 금 은 백금같은 귀금속으로 변화시키려 했던 노력이었다.연금술사들이 사용한 방법으로는 비금속을 끓인다든지,서로 섞어본다든지,증류시킨다든지 하는 것이었다.우리는 연금술사들의 노력이 헛수고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러나 연금술이 성행한 것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신비성과 인간의 물욕 때문일 것이다.17세기 근대물리학의 시조인 뉴턴도 연금술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사이는 물리학에 대변혁이 일어난 때다.양자론과 상대성이론이 출현하였으며 물질의 궁극적인 구조인 원자의 모형이 정립된 때이다.영국의 러더퍼드는 1919년 질소핵에 알파입자를 충돌시켜 산소핵과 수소핵을 만들었다.물질의 본질인 원자핵을 변화시킨 것으로 인류 최초의 연금술이 이루어진 것이다.이것은 핵반응의 결과이다. 핵분열이란 핵반응이 일어나면 막대한 에너지가 나온다.이 에너지는 전기를 생산하는데 사용할수 있으며 이것이 원자력발전이다.우라늄235는 중성자에 의해 핵분열이 잘 일어나는 핵종이며 원자로의 핵연료로 흔히 사용된다.핵분열의 결과로는 에너지이외에 다른 물질도 생성된다.이중에서 플루토늄은 다시 핵연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귀금속’이라 할 수 있으며,핵분열생성물은 값비싼 희귀핵종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그중 테크니시움99는 병원에서 의학진단용으로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또하나의 ‘귀금속’이라 할 수 있다. 연금술사들이 활동했던 중세에는 핵반응이 발견되기 전이었으므로 기껏 기계적 조작이나 화학반응에 의존했을 것을 상상하면 그들의 실패는 너무나도 당연하다.그러나 21세기의 문턱에 서있는 우리는 그들의 ‘꿈’이 지금 원자로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굄돌 필진이 바뀝니다 8∼9월에는 박경미·이승복·조남진·한만진씨가 맡습니다. ▲박경미(40)=국제화랑 디렉터.이화여대 영문과 졸.이화여대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대학원에서 서양화 전공. ▲이승복(38)=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시인.홍익대 국어교육과,동 대학원 졸.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사무국장 역임.시집 ‘철지난 코트’등. ▲조남진(48)=한구과학기술원 원자력공학과 교수.서울대 원자력공학과 졸,미국 버클리대 석·박사.미국 원자력학회·뉴욕과학원 회원. ▲한만진(45)=LG전자 인재개발 담당 이사.방송통신대 경영학과 졸.93년 산업포장,96년 한국협상학회의 특별상 받음. 지난 6∼7월 수고하신 류재천·이규황·장윤우·하성란씨께 감사드립니다.
  • 황장엽 비 도착/한·중­남북관계 영향

    ◎명분주고 실리챙겨 한·중 신뢰 쌓아/「제3국행」 추방여부 안밝히기 선례 남겨/황 비서 귀국후 행보 남북관계 영향줄듯 황장엽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망명처리 합의는 남·북한과 중국이 만들어낸 하나의 외교적 작품이라고 말할수 있다.북한의 주체사상을 확립한 「이데올로그」 황장엽의 망명은 북한은 물론 중국으로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이었다.반면 한국정부로서는 황비서를 서울로 안전하게 데려오는 것이 중대한 외교력의 시험대였다고 할 수 있다.세 당사자는 상반된 입장 속에서도 황비서 망명 처리를 위한 35일간의 협상을 거쳐 제3국을 통한 서울행이라는 합의에 도달했다.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합의를 이뤄낸 과정과 앞으로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은 한국과 중국,북한의 상호관계에 크고작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선 이번 협상을 통해 중국과의 신뢰관계를 한층 높인 것으로 자체평가하고 있다.정부는 중국과의 협상에서 제3국 일시체류라는 명분을 주고,일정기간뒤 황비서가 결국 서울로 오도록 하는 실리적인 방안을채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황비서가 북경을 떠나는 형식이 망명허용인지,혹은 추방인지 하는등의 절차 문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기로 합의했다.정부는 황비서 망명의 처리가 향후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선례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않고 있다.다만 정부 당국자는 『황비서의 처리자체가 이미 선례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서의 망명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당국자들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사건 발생 5일만인 지난달 17일 북한이 외교부 대변인의 회견을 통해 『변절자는 갈테면 가라』고 황비서의 망명을 사실상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북한 정권내부에서 황비서와 같은 원로세대가 자연적으로 혹은 인위적으로 정리되어가는 시점이지만,북한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한국과 국제사회에 매우 「전향적인」 느낌을 던져줬고,협상 타결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이 사실이다.북한은 또 황비서 망명처리 협상중인 지난5일 뉴욕에서 열린 4자회담 설명회에도 참가했다. 향후의 남북관계는 한국정부가 황비서의 서울 도착이후 처리과정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중국은 한국과의 협상기간중 『황비서의 망명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기자회견 자제등의 조건을 내세우기도 했다.정부는 황비서가 서울에서 할 수 있는 활동 혹은 역할에 대해서도 이미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외무부의 고위당국자는 『황비서의 망명동기 등 기본적인 문제부터 천천히 재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황 비서 망명 일지 △1월28일 국제주체사상연구소 주체 세미나 참석차 평양 출발 30일 북경 경유,일본 도착 △2월4일 도쿄 조선대 강연 11일 귀국길 북경 북한대사관 도착 12일 북경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망명요청 13일 중국,한국협상대표단 접촉 거부 14일 싱가포르 한·중 외무장관회담에서 황장엽 망명사건 논의 15일 남북한,대 중국 외교전 돌입 17일 북한,「갈테면 가라」는 성명을 발표해 망명허용 시사 18일 중국 외교부,「한반도 안정 최우선」이라는 첫 성명발표 19일 등소평 사망,25일까지 애도기간 △3월5일 뉴욕에서 남북한,미국 4자회담 공동설명회 개최 8일 한·중,「제3국 경유 한국행」에 의견 접근 14일 이붕 중국총리,「상황이 무르익었다」며 중국출국 시사 18일 북경출발,필리핀 클라크 공군기지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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