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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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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위당국자 “DMZ 폭발, 가능한 일 다 점검 중...안보협의도 빠르게 추진”

    고위당국자 “DMZ 폭발, 가능한 일 다 점검 중...안보협의도 빠르게 추진”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2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할 수 있는 일을 다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고 관련 외교부 차원의 조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최종 발표가 되면 거기에 따라 외교부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치들을 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2015년 이른바 ‘목함지뢰 사건’ 등 과거 사례를 참고해 “유엔을 포함해 현실성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응 등을 포함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2015년과) 상황은 다르다”며 반드시 같은 대응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대미투자 공식 발표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이 포함된 점에 대해 “이것이 한미 간에 어떤 쟁점으로 다시 부각할 것이냐,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알래스카 사업 역시 적절한 절차를 거쳐 검토할 것임을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에게 분명히 밝혔다면서 “그런 면에서 (한미 간) 이견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텍사스주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프로젝트 1호로 확정했을 뿐 알래스카와 원전 사업은 추후 협의 과제로 남겨둔 상황이었던 터라, 한미 간 이견이 불거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엑스에서 “미국이 발표한 대미 투자 사업 중 알래스카 LNG 사업은 상업성이 확인되고 대한민국 법 절차에 부합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워킹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위 당국자는 그간 한미 간 현안들에 대한 미측 불만이 누적됐다는 우려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일단은 해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 협의 문제도 조만간 다시 가동돼 우리가 원하는 대로, 가급적 빨리 협상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핵추진 잠수함, 원자력연료 농축·재처리, 조선업 협력 등 안보 협의와 관련해 “우리 기대만큼 진척을 이루지는 못했다”면서도 “곧 다시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앞서 미국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맞바꿀 수 있다’는 취지로 한 발언에 대해 고위 당국자는 “현재의 고착된 상황을 깨는 돌파구”를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하나의 방안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보고, 실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미군 유해 발굴

    [씨줄날줄] 미군 유해 발굴

    텍사스 주 출신 리카도 가르사 일병은 1950년 7월 11일 미 육군 21보병연대 소속으로 한국 조치원 인근에서 북한군의 공격을 받고 전사했다. 미 전쟁부(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은 지난달 6일 무명용사 묘에 묻혀 있던 한국전쟁 실종 미군 유해 가운데 800번째로 가르사 일병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DPAA는 미군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고 감식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 DPAA에 따르면 6·25참전 미군 중 7400명 이상이 여전히 미확인 상태. 이 가운데 5300여명은 북한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켈리 매케이그 DPAA 국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부터 북미 정상이 합의에 이를 경우 DPAA가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7월 미 공군 수송기는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55개 상자에 담긴 6·25전쟁 당시 미군 유해를 인도받아 오산 미군기지로 이송한 일이 있다. 북한 지역과 비무장지대(DMZ)에는 3만여 구의 국군 유해도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미 회담 이후 북한에서 돌려준 미군 유해를 분석할 때 한국군 뼈가 섞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전투 사상자 가운데는 미군에 배속된 카투사도 있었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북한에서 발굴돼 미국 하와이의 DPAA로 이송됐다가 한미 공동감식에서 국군전사자로 판정된 147구가 국내로 송환된 일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되면 미군 유해 추가 발굴 및 송환 문제도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나라의 부름에 생면부지의 땅에 와서 자유를 지키다 영면한 젊은이들이 한 명이라도 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북미 대화가 어떻게 진행되든, 남북이 서로를 어떤 관계로 규정하든,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에도 박차를 가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포기할 수 없는 인도적 문제이자 국가의 의무다. 박성원 논설위원
  • APEC 이후 세계인이 찾는 경북… 관광산업 새 반세기 첫걸음

    APEC 이후 세계인이 찾는 경북… 관광산업 새 반세기 첫걸음

    ‘경북 방문의 해’ 연계 사업 활성화PATA 총회 개최 MICE 역량 증명日 여행사 상품 기획자들 초청 홍보 백두대간 트레킹 등 콘텐츠 고도화울릉도 체류형 ‘섬케이션’ 조성 추진숙박·미식 소비 유도 지역 수익 증대경북문화관광공사가 반세기 대한민국 관광 역사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포스트 APEC 원년이 되는 올해 실질적인 관광 성과를 실현해 새로운 반세기의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으려 한다. 지난해 APEC 정상회의가 몰고 온 한국과 경북에 관한 관심을 이제는 지역 주민과 상권이 체감할 수 있는 관광 수익 및 지속 가능한 소비로 끌어내 완성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 ‘경주 보문’ 29일 공사에 따르면 상반기 동안 추진해 온 경북 관광 주요 사업들이 하반기엔 확실한 성과로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6 경북 방문의 해’와 연계한 관광 사업들을 활성화하고 대한민국 관광을 이끌어온 저력과 새로운 반세기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공사는 대한민국 제1호 관광단지인 보문관광단지와 함께 1975년 탄생했다. 197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주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육성하라는 지시와 함께 ‘경주 관광종합개발계획’을 확정하며 보문단지 조성이 시작됐다. 이에 보문단지 개발과 관리를 전담하기 위해 대한민국 최초의 관광 전문 공기업인 공사가 설립돼 현대 관광의 역사가 출발한 것이다. 이후 보문단지는 1979년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차총회를 계기로 관광 산업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APEC 정상회의로 다시 한번 국제 사회에 대한민국과 경북 관광의 매력을 알리게 됐다. 이런 역사와 성과를 바탕으로 공사는 포스트 APEC 전략 실행과 글로벌 관광객 발길을 모으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5월 35개국 550여명의 글로벌 관광 리더가 경주를 찾은 ‘2026 PATA 연차총회’는 해외 공략의 성공적인 신호탄이 됐다. 47년 만에 PATA 연차총회를 재차 개최하면서 전 세계에 경북의 관광·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역량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안동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또한 경북 관광의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했다. 정상회담 이후 공사는 곧바로 일본 주요 여행사 상품 기획자들을 대상으로 경북 북부권 초청 홍보 여행을 전격 실시했다.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정기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대만 타이베이 K-관광 로드쇼에 참가해 3100여명을 대상으로 여행 성향과 소비 동향을 조사하며 현지 수요 분석에 나서는 등 중화권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 대만 소셜미디어(SNS) 채널 신규 팔로워 확보와 함께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와 대만관광협회, 현지 여행사 등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마케팅 기반을 넓혔다. 공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일 정상회담에서 주목을 받은 ‘안동 선유줄불놀이’를 해외 관광객 유치를 견인할 대표 킬러 콘텐츠로 육성, 하반기엔 본격적인 상품 개발과 실행에 집중할 방침이다. ●트레킹·미식·섬·농촌 ‘TGIF 경북’ 단순 관광객 유치를 넘어 지역에 머무는 체류 시간을 늘려 실질적인 소비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전략이 바로 ‘TGIF 경북’이다. TGIF는 트레킹(Trekking), 미식(Gourmet), 섬(Island), 농촌(Farmstay)이라는 전략을 담고 있다. 공사는 먼저 백두대간 자원을 활용한 트레킹 콘텐츠를 고도화한다. ‘백두대간 트레일 6 챌린지’와 ‘경북 12선 둘레길’ 조성, 팸투어 운영으로 브랜드화를 추진한다. 미식 분야에서는 종가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종가 다이닝’을 상품화하고, 종부와의 차담·레시피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한다. 월별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월간 미식여행’(M.E.T.I.) 캠페인과 ‘기차 타고 경북맛로드’도 확대해 체류형 소비를 유도할 계획이다. 해양 관광은 울릉공항 개항을 대비한 선제적 투자에 초점을 맞춘다. 독도와 울진 왕돌초 등을 포함한 ‘경북 수중 비경 10선’을 발굴해 다이빙 관광을 활성화하고, ‘울릉 나리옛길’과 결합한 장기 체류형 ‘섬케이션’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농촌 체류를 늘리기 위해 고택과 농가를 활용한 ‘경북형 촌캉스’, ‘논멍·밭멍’ 체험형 숙박을 통해 감성 소비를 자극한다. ‘금요일 퇴근길 팜파티’ 등 생활밀착형 상품도 함께 추진한다. 체류 시간을 늘려 숙박 수요를 높이고, 미식과 체험으로 소비를 유도해 지역 관광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 1~5월 경북을 찾은 누적 외지인 방문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성장한 약 7654만명을 기록했다. 이들을 지역에 머물도록 해야만 지역 주민과 상권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효과로 전환되는 것이다. ●경주를 MICE 산업 메카로 공사는 문화 콘텐츠 다변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2월부터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경북청년작가 기획전은 그간 3만 2000여명이 다녀갔다. 관광객들을 위한 문화 경험 공간을 마련함과 동시에 지역 청년 예술가들에게는 무대를 열어준 것이다. 최근 보문관광단지 개장 및 공사 창립 5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인 공동집필 출판물 ‘그래도 보문이더라’도 발간했다. 책에는 보문관광단지 조성 과정과 대한민국 관광산업 초기의 기록을 담았다. 또한 관광·건축·조경·호텔 분야 전문가와 시민 27인이 참여해 보문단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양한 시선으로 조명했다. 책에는 포스트 APEC 시대를 맞이한 경주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세계적인 MICE 산업 메카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책은 국제적인 대형 행사의 중심지로 떠오른 경북과 경주의 관광 인프라를 운영하는 공사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기록해 새로운 반세기를 이어 나갈 나침반이 될 전망이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APEC을 통해 전 세계에 경북과 경주의 존재감을 알린 만큼 포스트 APEC 전략을 발 빠르게 실현해 실질적인 관광 성과로 끌어낼 것”이라며 “오래 머물고 싶은, 다시 찾고 싶은 경북 관광이 될 수 있도록 매력적인 콘텐츠를 지속해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 “中·러와 연대한 北… ‘북미대화 해야만 생존’ 생각 안 해” [김상연의 Deep Into]

    “中·러와 연대한 北… ‘북미대화 해야만 생존’ 생각 안 해” [김상연의 Deep Into]

    北 엘리트 그룹 ‘중대위기 직면’ 판단선대 통일정책 부정… 南과 관계 정리‘제1 적대국’은 아직 헌법에 안 담아南 측과 평화적 공존 공간 남겨놓아북중 두만강 개발로 패러다임 전환남북이 뭘 주고받는 시대는 지나가李대통령, 핵 동결부터 단계 접근론北, 확실한 대가 없인 응하지 않을 것정부 통일백서에 ‘평화적 두 국가론’영토 ‘한반도’ 모순… 南 헌법 바꿔야현실 인식 바탕 새 관계형성 옳은 길남북 아닌 ‘한국’ ‘조선’ 호칭 인정해야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12월 선언한 ‘적대적 두 국가론’이 올해 3월 북한 헌법에 명문화됐다. 이번 개헌의 핵심은 통일 조항의 삭제, 영토 조항의 신설, 김정은의 핵무력 지휘권 독점이다. 그러자 통일부는 지난달 발간한 통일백서에서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국가론은 북한을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한 우리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신문은 17일 북한 문제에 정통한 송두율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수십 년간 통일을 주장해 온 북한이 갑자기 두 국가론을 주창한 배경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 혼란스러운 상황을 진단해봤다. 현대 사회철학의 거장 위르겐 하버마스를 사사(師事)한 송 교수는 2009년 독일 뮌스터대에서 퇴임한 뒤 현재는 대서양이 내려다보이는 포르투갈 알가베에 살고 있다. 강단에서는 은퇴했지만 저술 활동과 사유는 더 치열해졌다. 두 달 전엔 ‘현대의 단층’(Bruchlinien der Moderne·사진)이라는 제목의 독일어 책을 냈다. 남과 북의 경계인으로 살았던 그가 이번엔 동서양의 경계인적 시각에서 여러 세계적 위기를 고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의 통일 정책을 부정하면서까지 두 국가론을 주창한 배경은 무엇일까. “선대의 엄청난 유훈인 민족통일 문제를 정리했다는 것은 김정은 시대 들어와 자기들이 현재 처한 위치를 심각하게 보고 많은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이 아닐까 한다. 국제관계를 지배냐 예속이냐라는 힘의 관계로 본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신현실주의 논리처럼 지금 북의 엘리트 그룹은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해 그런 결정을 했을 수 있다. 특히 2018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 미국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납치, 이란 하메네이 참수 작전, 쿠바에 대한 엄청난 압력 등을 보면서 북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남한과의 관계를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어느 나라나 새로운 세대의 지도부는 선대와는 다른 사고를 하지 않나. 물론 핵무력이라는 수단이 없다면 이런 변화는 실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예상과 달리 올해 안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긴 힘든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김정은과의 제1차 북미 정상회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불쑥 올리긴 했는데. “그런 것(북미 정상회담 예상)도 옛날얘기다. 북으로서는 지금 당장 구석에 몰린 것도 아니고 중국, 러시아와의 연대가 있기 때문에 북미 대화가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노이 노딜로 북은 미국을 믿을 수 없게 됐다. 다시 북미 대화를 한다면 적어도 제재 철폐, 나아가 종전선언, 평화선언, 그리고 국교 정상화까지 긴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이런 게 트럼프를 만나서 당장 해결될지 의문이다. 몇십 년을 끌어온 북미 간 장애물을 한순간에 쉽게 넘어설 수 있겠나. 중국도 미국과 걸린 문제가 많아 중재자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 -김정은이 2023년 지시했던 ‘제1의 적대국’ 조항이 올해 개정 헌법에는 담기지 않았는데 남북 대화 여지를 남겨둔 걸까. “그렇게 본다. 적대국이라는 것을 헌법에 박아 놓으면 모든 길을 막게 된다. 적대적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고 평화적 공존으로 경쟁할 수 있는 공간을 남겨 놓은 것이다. 북의 체제가 안정되고 남쪽이 북에 위협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남쪽의 평화적 두 국가론과 접점이 있지 않겠나.” -북한이 핵 무력 직접 지휘권을 헌법에 명시한 건 비핵화 협상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즉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도일까. “그렇게 볼 수 있다. 여전히 남쪽에서는 비핵화 원칙을 버리지 않겠다고 하지만, 가장 강력한 체제 보호막인 핵무력을 헌법에 넣었다는 것은 협상을 통해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제재를 당했나. 심지어 중국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에 찬성하는 상황에서도 핵무력을 꾸려왔는데 그걸 포기하겠나. 그래서 중국도 그 문제를 이번 북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언급 안 한 것이다. 완전히 다른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현실적으로 비핵화에 앞서 북한 핵을 동결하는 게 급선무라며 단계적 접근론을 밝혔는데. “확실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동결도 응하지 않을 것이다. 1년에 수십 개씩, 그리고 운반수단까지 만들고 있는데 쉽게 동결하겠나. 며칠 전 이 대통령과 유럽연합 정상의 공동성명도 다시 비핵화를 얘기하면서 남북 관계의 개선을 말하는 모순을 보였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확보하는 관계가 됐기에 더이상 남한의 지원도 필요치 않은 상황이 됐고, 그래서 두 국가론을 주창하는 걸까. 그렇다면 우리의 경제적 지원을 대가로 남북 관계 개선을 도모했던 패러다임도 변해야 하는 걸까. “이제 남북이 뭘 주고받는 시대는 아니다. 최근 북중 정상회담은 두 국가론 이후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북중 간 두만강 하구 개발은 기존의 지정학적 사고를 깨는 큰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그동안 중국은 동북 3성 생산물이 동해로 나가는 길이 막혀 있었는데 두만강을 통해 북과 중국, 러시아의 3각 협조로 새로운 공간이 뚫리면서 숙원이었던 동해 뱃길이 생기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북의 나진·선봉, 중국의 훈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가 연결되면서 물류가 열리는 큰 공간이 되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북중러 공조의 성격이 바뀌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행사 때 북중러 정상의 만남에서부터 분명해졌다.” -이런 변화는 중국의 힘이 세진 게 영향을 미쳤을까. “그것이 결정적이다. 원래는 2035년쯤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중국의 굴기가 무서운 기세다. 상대적으로 미국이 약화되고 있다. 유럽은 유럽대로 우크라이나 대리전쟁에 내몰리고, 그렇다고 미국으로부터 혜택보다는 요구조건만 많아 진퇴양난이다.” -우리 헌법엔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이고 통일을 지향한다고 적시돼 있어 두 국가론은 위헌이 된다. 그런데 최근 통일부가 통일백서에 ‘평화적 두 국가론’을 실어 논란이 됐다. “평화적 두 국가 개념 자체는 옳은 개념이다. 남북이 통일될 때까지는 서로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평화적 두 국가를 하자면서 영토는 그대로 두는 건 모순이다. 헌법을 부정하는 데 따른 현실적 고민이 있으니 한반도와 부속 도서를 영토로 규정한 헌법 개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현실을 인정한 뒤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게 옳은 길이다.” -얼마 전 북한 여자축구단 감독이 한국 기자의 ‘북측’ 호칭에 반발하는 일이 있었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불러 논란이 되고 있는데. “그동안 우리는 관성적으로 ‘북한’이라고 하고 심지어는 ‘북괴’라고 한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 정식으로 서로를 불러 줘야 하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물론 어느 날 갑자가 북한을 ‘조선’이라고 부르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북한도 우리를 ‘대한민국’이라고 부르지 않나. 현실적으로 배움과 훈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공자도 정명(正名), 즉 이름을 바르게 하는 게 모든 삶의 기초라고 하지 않았나.” -통일 전 동서독은 서로를 어떻게 불렀나. “동독, 서독 이렇게 불렀다. 그러나 독일은 지방 분권이 강한 반면 우리는 중앙집권이 강력하다. 우리는 동족상잔 전쟁으로 분리 감정이 심각한 반면 독일은 내전을 겪지 않았다. 중국 사람들은 서로를 ‘대륙 지구’, ‘대만 지구’로 호칭하면서 민감한 부분을 피해 간다. 희망적인 부분은 앞으로 우리 자녀 세대가 되면 정치적 감정 없이 자기가 살아왔던 세계 중심으로, 국가 단위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두 국가론은 통일을 요원하게 하고 남북을 두 국가로 고착화시키지 않을까. “원래 같은 민족이었던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예를 보자. 신성로마제국이 무너진 뒤 성립된 독일 연방 속 프러시아와 오스트리아가 ‘형제의 전쟁’을 벌여 프러시아가 승리했다. 그 후 양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합병, 분리를 겪다가 1955년 영세중립국이 됐다. 지금 오스트리아 인구는 900만명이지만 빈의 음악과 철학 등 정체성이 분명하며 자부심을 갖고 잘 산다. 우리도 북은 북대로 잘 살고 남쪽은 남쪽대로 정체성 충돌 없이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역사는 끝난 것이 아니고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 독일도 통일 이후 후유증이 크지 않았나. 옛 동독 지역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득세했고 지금은 옛 서독 지역까지 그 영향이 뻗쳐서 극우 판이 됐다.” -독일, 오스트리아처럼 다른 나라가 된다면 슬플 것 같다. “우리 세대만 하더라도 그런 감정이 든다. 통일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 뛰던 세대 아닌가. 하지만 북이 선대 유훈에도 불구하고 생존의 길로 이렇게 결정한 데는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통일이라는 것은 절대 사건, 즉 어느 날 손잡고 춤추는 이벤트가 아니다. 통일은 과정, 프로세스다. 자라나는 세대가 미래에 통일을 어떻게 상상하며 현실로 옮길 수 있을지 이를 준비하는 교육도 굉장히 중요하다.” -두 국가론이 고착화될 경우 북한 급변사태 시 한국의 권리가 사라질 우려는 없을까. 중국군이 북한으로 진주해 영유권을 주장할 가능성은. “중국, 러시아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의 동북 4성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비극적 사태가 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것이 숙제다.” -1972년 서독은 ‘동서독 기본조약’ 체결을 통해 흡수통일을 골자로 한 할슈타인 원칙을 포기하고 두 국가론을 인정했다. 이에 서독에서도 위헌 논란이 있었으나 헌법소원 끝에 합헌으로 판정됐는데, 이런 사례가 우리 현실에도 적용이 가능할까. “북은 동독과 정체성이 달라 비교하기 힘들다. 당시 동독엔 소련군이 주둔해 있었다. 하지만 북에는 외국 군대가 없다. 당시 동독은 후견인 소련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브란트가 동방정책으로 소련과의 협상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었다.” -동서독 기본조약 7조의 교류 확대, 8조의 상주 대표부 설치 등으로 동서독 간 교류가 활발해졌고 이것이 향후 통일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 우리도 북한에 상주 대표부 설치를 요구하는 등 두 국가론을 교류를 늘리는 명분으로 역이용할 수도 있을까. “그렇게 할 수 있다. 서독 정부엔 통일부라는 조직이 없었고 ‘내독관계성’(內獨關係省)이라는 조직이 있었다. 우리도 통일부의 이름을 바꿔 평화적 두 국가로 정상화하는 업무를 할 필요가 있다.” -두 국가론이 현실화하면 이산가족 상봉은 어떻게 되는 건가. “이산가족들 대부분이 돌아가셨다. 그보다는 두 국가가 되면 탈북자들, 특히 젊은 탈북자들이 외국인 출신처럼 되니 정체성 문제를 잘 살펴야 한다.” -김주애로의 4대 세습 가능성은. “그건 본질을 흐리는 얘기다. 13~14살 되는 아이로 어떻게 세습을 하겠나. 4대 세습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자꾸 백두혈통 운운하는데, 김정은 어머니가 백두혈통이 아니지 않나. 북한도 정상적인 사회다. 북중 현안을 다루는 것만 보더라도 아주 섬세하고 전략적인 두뇌들이 많다. 두만강 물류 개발이라든지, 두 국가론의 첫 번째 단계를 조중 정상회담으로 한 것이라든지, 역사적 단계를 끌어가는 로드맵을 나름대로 잘하고 있고 세계질서의 흐름 속에서 자기 위상을 정립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북한이 핵보유국 위상을 굳힐 경우 한국은 안보 불안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우리가 핵을 가지려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야 하고 대만도 핵을 가지려고 할 테고 일본은 내일이라도 당장 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중국이 가만히 있겠나. 상당히 복잡한 일이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도쿄서 한일 경제 라운드테이블…피지컬 AI 등 협력 논의

    도쿄서 한일 경제 라운드테이블…피지컬 AI 등 협력 논의

    한국무역협회는 15일 일본 도쿄 국제문화회관에서 일본경제동우회와 함께 ‘제5차 한일 경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일 경제 라운드테이블은 무역협회 한일교류특별위원회와 일본경제동우회가 양국 경제인 간 민간협력과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협력 채널로, 2024년 5월 도쿄를 시작으로 연 2회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한·일 산업협력 강화’를 주제로 열렸으며 양국 기업인 30여명이 참석했다. 퓨리오사 AI, 뉴빌리티 등 한국 AI 스타트업 관계자들도 참석해 일본 기업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일교류특별위원회 위원장 대행을 맡은 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력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며 “AI 산업은 양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대표적 협력 분야로, 정부가 마련한 협력 기반 위에서 민간 경제계가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성 제고 방안, 노인 돌봄을 위한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활용 방안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양국이 직면한 고령화와 노동력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돌봄 로봇과 피지컬 AI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공유하고 산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 [사설] 트럼프 대북 대화 예고, 통미봉남 되지 않게 철저 대비를

    [사설] 트럼프 대북 대화 예고, 통미봉남 되지 않게 철저 대비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소셜미디어(SNS)에 2018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나란히 산책한 사진을 불쑥 올렸다. SNS에 이란과의 종전합의 서명식 일정을 알린 지 한 시간 뒤에 이 사진을 올린 것이다. 이란전쟁을 마무리한 뒤 북한과의 대화를 본격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는 해석이 나올 만하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란 핵에 이어 북핵 문제 해결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싶을 수 있다. 안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김정은과의 만남을 희망해 왔다. 지난해 10월 아시아 순방 때는 “그와 만나고 싶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걱정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운신의 폭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집권 1기 때는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중재자 역할을 했다. 반면 지금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으로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북미 회담을 하더라도 비핵화가 아닌 군축 협상으로 끌고 가고 싶을 것이다. 북한 외무성은 어제도 “핵보유국으로서의 현 지위를 절대로 변경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최근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명기되지 않은 점도 심상치 않다. 자칫하면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우리가 통미봉남(通美封南)을 넘어 관전자로 밀려날 우려가 있다. 이런 때일수록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관철해야 한다.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신뢰를 강화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어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목표 연도를 올해 연말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목표 연도를 놓고는 우리 정부는 내년 말, 미국은 2029년 1분기로 견해 차이가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정보 유출 논란으로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이 계속되는 등 안보 불안이 해소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 전작권 전환부터 서두르려 하니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 “두 정상국가로서 교류 확대… 남북 평화 돌파구 열린다” [월요인터뷰]

    “두 정상국가로서 교류 확대… 남북 평화 돌파구 열린다” [월요인터뷰]

    남북관계 돌파구는 北축구단 방한 통해 정상국가 강조헌법 개정에서도 적대적 표현 제외 ‘다른 외국’처럼 평범한 관계로 대응 두 국가 통해 평화 더 빨리 올 수도이재명 정부의 외교정책 실용·스마트·매력 외교 정책 추진 트럼프 회담서 핵잠수함 등 성과각국 정상들과 인간적 관계도 구축엄혹한 정세 속에서도 관리 잘 해와한미관계 전망정동영 구성 발언 문제? 이해 안돼 과도한 정치화… 실체 있는지 의심 미국도 한국 주도 재래식 방어 원해한미 대등한·건설적 동맹 향하는 중최근 남북 관계는 ‘바늘구멍’ 찾기도 힘들 정도로 꽉 막힌 형국이다. 이재명 정부는 적극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손짓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강화하면서 남한을 밀어내고 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 정세마저 요동치면서 우리 외교는 험난한 시험대에 올랐다. 역대 모든 남북 정상회담에 관여했던 문정인(75)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국내·외 국제정치학계의 대표적인 학자다. 외교가에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가진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1년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보내며 한국 외교의 활로를 찾고 있다. 문 교수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동아시아재단에서 진행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북한을 현실의 ‘정상국가’로 인정하고, 두 국가 간의 일반적 관계로 담담하게 접촉을 늘려야 오히려 평화의 돌파구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어떻게 지내고 있나. “싱크탱크 회의들이 많아 바쁘게 지내고 있다. 지난주에는 중국에서 현대국제관계연구원과 사회과학원을 방문해 현안을 논의했다. 7월 초에 또 중국에서 회의가 있다.” -이재명 정부 1년 외교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재명 정부 외교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국익에 기초한 ‘실용 외교’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을 두 차례 만나면서도 핵추진잠수함 등을 얻어내며 잘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음은 ‘스마트 외교’다. 옆에서 지켜본 이 대통령은 준비를 철저히 하는 사람이다. 외교 사안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수사에서 군더더기나 실수가 없다. 마지막으로는 ‘매력 외교’다. 정상 간의 관계를 정립할 때는 인간적 매력도 중요한데 이 대통령은 상대방의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런 점에서 1년은 엄혹한 국제정세에서도 외교가 잘 관리됐다” -이스라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에는 우려도 있는데. “실용 외교를 강조하다 보면 자칫 원칙을 저버릴 수도 있다. 실용주의와 기회주의는 종이 한 장 차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평화라는 원칙에 대해서는 흔들리지 않고 지키고 있다. 이스라엘이 나포한 우리 국민 2명을 곧바로 석방한 것도 기본 원칙을 포기하지 않은 성과라고 본다.” -정부 대북 정책의 핵심은 뭔가. “철저한 현실주의에 입각하고 있다. 정부는 중단·축소·폐기라는 장기적 관점의 핵 없는 한반도를 제시했다. 장기적인 목표를 뒀기 때문에 그 시간까지는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겠다는 것이다. 그 사이 국제사회와 우리의 노력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시키고 핵무기 숫자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관계 회복의 길은 보이지 않는데. “남북 관계는 당분간 냉랭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이 ‘정상국가’로서의 접촉은 피하지 않는 것은 희망적이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한이 그 예다. 오히려 축구단을 보내지 않으면 비정상 국가가 되는 셈이다. 북한이 최근 개정 헌법에서 한국에 대한 적대적 표현을 뺀 것도 긍정적이다. 헌법에서 특정 국가를 적대국으로 표현하는 국가는 없다. 북한은 지극히 정상국가의 궤도로 가는 중이다.” -북한을 대하는 우리의 시각도 달라져야 하나. “다른 외국처럼 똑같이 대하면 된다. 오면 오는대로, 가면 가는대로. 특별한 의미 부여 없이 평범하게 대응하는, 두 정상 국가 간의 그런 일반적인 관계다. 오히려 두 개의 국가로 갈라서는 게 남북의 평화가 더 빨리 찾아온다는 역설성이 있다. 정상국가로서 접촉이 많아지고 이해와 소통의 공간이 더 넓어지면 거기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통일부가 제시한 ‘평화적 두 국가’가 논란인데. “헌법 제3조 영토 조항에 대한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 헌법 3조는 1948년 제헌 헌법을 만들 때 우리의 희망을 나타낸 것이다. 지금 북쪽에는 유엔 회원국인 주권 국가가 엄연히 존재한다. 그런데 헌법은 우리 영토를 불법 점유하고 있는 행위자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적 감정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제법적인 준거에 따르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본인들이 독립 국가라고 얘기하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데 우리가 그걸 어떻게 부정할 수 있겠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시 만날까.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이란 전쟁 등 트럼프 대통령이 벌려 놓은 것들이 많아 북미 대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또 다른 기회로 보고 준비해야 한다. 다만 김 위원장은 확실하지 않으면 나서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러시아라는 새 우군을 얻었기 때문에 과거처럼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절실한 것도 아니다.” -미국의 대북 접근법은 어떻게 가야 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비핵화 구상을 받아야 한다. 과거 미국은 비핵화가 끝나면 북한과 수교를 해주겠다는 입장이었다. 김 위원장을 만나주는 것만으로 북한에 엄청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란 생각으로 접근하면 진전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지금은 첫 단계에서부터 수교를 선물로 줄 필요가 있다. 북한 적대시 정책을 해소하는 최고의 방법은 수교다. 거기에 더해 북한에 대한 금융 제재를 풀어주고, 한미 연합훈련을 조정해 나가는 등 전향적 조치를 하는 것이 대화의 첫걸음이다.” -정부 내 ‘자주파’와 ‘동맹파’의 불협화음이 있다는데. “외교 안보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다. 남북 관계를 한미동맹보다 우선시하느냐, 남북보다 한미 관계를 더 중요시하느냐의 차이다. 행정 부처 사이에 갈등과 대립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건설적이고 건강하다는 증표다. 지금까지는 이 대통령이 중심을 잡고 조율을 잘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북 정보공유 중단이 논란이 됐다. “한 편의 초현실주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한 언급은 구체적인 정보가 하나도 담기지 않았다. 북한 구성시의 원심 분리기 개수나 농축 우라늄 숫자 등을 언급했으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단지 구성이라는 두 글자를 썼다고 미국에서 문제 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 장관을 흔들기 위해 외부로 문제를 노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과도하게 정치화된 부분이 있다. 정말 실체가 있는 사건인지 의심스럽다.” -올해 초 탄생한 ‘한미 대북정책 협의체’가 과거 ‘워킹그룹’을 답습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대북 정책에서 한미는 보조를 어떻게 맞춰야 하나. “사안마다 미국과 협의가 필요한 일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은 관료 정치 때문에 북한과 교류 사업을 하려면 국무부, 재무부 등 다양한 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우리가 미국 행정 부처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승인을 받으려고 하니 복잡하고 시간이 걸려 워킹그룹에 한데 모은 것이다. 물론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따질 건 따지겠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미국의 주장에 안 붙들리면 되는 문제다. 협의 기구는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소신을 갖고 주체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청와대가 책임을 지고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란 전쟁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반도에서 전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미국은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를 수 없다. 또 북한은 이란이 아니다. 북한은 핵을 가졌고 이란은 핵을 가지지 못했다. 이란은 국내 정치적 동요가 컸고 체제 전환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전쟁을 일으켰지만 북한은 김정은 지도 체제가 확실하다. 다만 이란 사태를 학습한 북한은 군사력이나 방어력에 더 많은 대비를 할 것이다. 그러면 한반도 문제를 푸는 데 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동맹의 양상이 변해가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 정책은 기존 미국 공화당 주류의 동맹관과 확연히 다르다. 트럼프식 접근은 철저한 거래주의에 가깝다. 이제는 동맹국들이 그만큼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고 경제적 기여를 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런 변화 속에서 한미동맹도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다.” -앞으로 한미동맹은 어떤 방향으로 갈까. “정부가 먼저 미국에 의존하는 안보 구조에서 주도적인 재래식 방어 체제로 전환하려는 방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핵우산 제공은 계속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원하는 답을 전향적으로 먼저 제시해버린 셈이다. 그러니까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여러 차례 국제 사회에 한국을 배우라고 얘기한다. 한미 동맹은 대등한 동맹, 더 건설적 동맹으로 가는 중이다.” ■문정인 명예특임교수는 1951년생으로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인 ‘햇볕 정책’과 ‘평화번영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해 평양을 방문했다.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도 특별수행원으로 참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 임명돼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과 평양 정상회담에 깊숙히 관여했다. 현재는 외교 관련 영어 계간지 ‘글로벌 아시아’의 편집인으로 외교·안보 담론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 ‘한일 회담’ 안동 재조명…고택·미식·야간 관광 ‘세계인 머무는 도시’ 도약

    ‘한일 회담’ 안동 재조명…고택·미식·야간 관광 ‘세계인 머무는 도시’ 도약

    경북 안동시가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세계인이 찾는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안동시는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안동 정상회담 성과를 글로벌 체류형 관광도시 조성으로 살려 나가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안동의 전통문화(세계유산 하회마을 등)와 미식(안동찜닭의 원형 ‘전계아’와 안동한우, 안동소주 등), 야간관광 콘텐츠(하회 선유줄불놀이)가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평가에서다. 시는 앞으로 전통문화 체험과 고택 숙박,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미식 관광, 하회선유줄불놀이와 월영교 야경 등 야간관광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낮에 집중됐던 관광 동선을 밤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들렀다 가는 관광지’에서 ‘머물고 싶은 문화·관광 도시’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또 숙박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는다. 고택·한옥 숙박의 전통적 매력과 다양한 관광 편의시설을 국내외 관광객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기반을 지속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국제회의와 국제행사 유치에도 공을 들일 예정이다. 경북도도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높아진 도시 이미지를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도는 한·일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안동을 중심으로 한 북부권 문화관광 활성화 방안, 일본과 다양한 교류 확대 방안 등을 준비 중이다.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 세계적 문화유산과 전통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경북이 보유한 관광자원과 산업 경쟁력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2026 경북 방문의 해’와 연계해 국내외 홍보 마케팅, 안동을 거점으로 한 북부권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일본인 관광객 유치 확대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배용수 안동시장 권한대행은 “한·일 정상회담은 안동의 전통문화와 미식, 야간관광 콘텐츠가 세계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고유한 관광자산을 체계적으로 연계해 전 세계인이 먹고, 자고, 머무는 글로벌 체류형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 한일 에너지 협력… 원유 스와프 추진

    한일 에너지 협력… 원유 스와프 추진

    LNG·석유제품 공급 민관 대화 장려미중과 협력·한반도 평화 의견 교환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진 것과 관련, 양국 간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스와프(교환) 거래를 포함해 이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105분간의 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문을 내고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공급망 위기를 겪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심화해 나갈 것을 제안해 줬고 저는 공감을 표하고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핵심 에너지원인 LNG 및 원유 분야의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며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 또한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앞서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JERA는 지난 3월 LNG 수급 협력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산업통상부와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러한 LNG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원유, 석유제품의 스와프 및 상호공급과 관련한 민관 대화를 장려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과 함께 한중일 협력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양 정상은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한일 회담에서 언급했던 ‘비핵화’라는 단어를 이번에는 담지 않았다. 이날 만남은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사이의 네 번째 대면이자, 세 번째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우주탐사, 바이오, 초국가 스캠범죄 공동 대응 등을 언급하며 “양국은 지난 1월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다양한 분야의 실질 협력 방안들이 각급에서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진전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도주의적인 부분부터 협력해 나가는 것으로 해결하자는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언제든 필요할 때 만나 소통하는 ‘셔틀외교’가 완전히 정착했다며 “앞으로도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도 “최근 국제 정세를 봤을 때 핵심광물을 포함한 일한 간의 공급망 협력은 중요하다”며 “에너지 공급 강화와 원유·석유제품 및 LNG의 상호 융통 스와프 거래를 포함한 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 두 가지를 중심 축으로 하는 협력을 시작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공동으로 검토해 나가기로 뜻을 같이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국제 상황을 감안하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일미동맹, 한미동맹 그리고 전략적인 연대를 통한 억지력, 대처 능력의 유지 및 강화를 포함해 일한 양국이 능동적으로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북한 대응에 대해 논의를 했고 일한, 일한미가 긴밀히 연계해서 대응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 [사설] 흔들리는 동맹 질서… 한일 경제·안보 협력 더 단단해져야

    [사설] 흔들리는 동맹 질서… 한일 경제·안보 협력 더 단단해져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어제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액화천연가스(LNG) 및 원유 등 에너지와 자원 공급망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유사시 원유와 석유제품의 상호 융통을 위한 민관 대화 추진과 정부 간 산업·통상 정책 대화 신설 등 공급망 파트너십도 강화하기로 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이란 전쟁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일이 비상시 공동 대응 안전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두 정상은 동북아 경제·안보와 관련해 한일·한미일 협력과 함께 한중일 협력 강화에도 뜻을 모았다.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열린 이번 회담으로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는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북한 핵위협과 중국의 부상, 미국발 동맹 균열 등 공동 위기에 직면한 한일 양국 정상이 미래지향적 협력에 의기투합한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견지해 온 실용외교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일본이 조세이탄광 발굴 유골에 대한 유전자 정보(DNA)를 감정키로 하는 등 과거사 문제 해결에 뜻을 모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도 적극 논의할 필요가 있다. 경제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한일경제협력체 구성도 적극 검토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공언하는 현실이다. 한일 양국 앞에는 함께 극복해야 할 안보 불확실성이 쌓여 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늘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선언문을 채택, 다극화된 세계 질서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계획이다.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에 맞서 미중 양극 체제를 내세운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공조하는 다극 체제를 적극 도모하고 있다. ‘핵무력 지휘권’을 헌법에 명시한 북한 김정은 정권까지 가세한 북중러 밀착도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 대만해협과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진다면 한국과 일본이 마주하게 될 안보 위협은 서로 밀접하게 연동될 수밖에 없다.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은 신중히 검토해야겠지만 한일 간, 한미일 간 다층적 안보 협력 체계는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성과에 목마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마저 협상 칩으로 삼는 안보 재앙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한일 협력이 어느 때보다 공고해져야 하는 이유다.
  • “어차피 한국 없으면 안 돼”…일본이 한국에 ‘귀한 원유’ 주는 진짜 속내 [핫이슈]

    “어차피 한국 없으면 안 돼”…일본이 한국에 ‘귀한 원유’ 주는 진짜 속내 [핫이슈]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실질 협력 방안들이 각급에서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진전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어야 한다는 점에도 뜻을 같이했다”며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양국은 지난 3월 체결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의 성과를 평가하고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핵심 에너지원인 LNG 및 원유 분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양국이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을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일본, 한국과 원유·석유제품 상호 대여 방안 논의”앞서 일본 언론은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원유와 석유제품을 상호 대여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NHK는 이날 “양국이 교환하는 에너지 안보 강화 문서에는 유사시 한·일이 정제하는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을 상호 공급하거나 수출 규제 자제 협조, 원유 조달 협력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두 정상이 발표할 공동 성명 형태의 문서 초안에는 양국이 비상시 원활한 협력이 가능하도록 민·관에서 대화를 추진하고, 원유나 석유제품을 상호 융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한국으로 향하기 전 “(한·일 정상회담에서) 상호 간 에너지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이 가능한지 충실히 논의하고 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일본은 나프타 등 석유제품 부족으로 과자 봉지조차 흑백으로 인쇄할 만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과 원유·석유제품을 상호 대여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현지에서는 우려가 쏟아졌다. 관련 기사에는 “일본도 부족한 마당에 누구를 도와줄 때가 아니다”, “원유 비축량은 일본이 더 많은데 한국과 협력해 무슨 이득이 있나”, “석유제품 상호 대여는 한국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일본이 한국과의 상호 대여 추진하는 속내다카이치 총리가 국내 여론을 의식하면서도 한국과의 상호 대여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일본과 한국의 산업 특성이 있다. 일본 내 정제 석유제품 시장에서 한국산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월 일본의 석유제품 수입량 약 220만 킬로리터 중 한국산은 약 60만 킬로리터, 27.3% 수준이다. 한국이 재고 부족을 이유로 석유제품 수출을 줄일 경우 일본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현재 일본의 원유 비축량은 하루 평균 소비량 기준 약 200일 이상으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일본의 하루 소비량은 한국의 2배가 넘는 만큼, 절대적인 비축량은 일본이 훨씬 많다. 문제는 일본에 대형 정유시설이 부족해 정제 석유제품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원유를 한국에 빌려주는 대신 한국으로부터 정제유와 정제 석유제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 협력 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비축 강화를 포함한 에너지 공급 강인화와 원유, 석유제품 및 LNG의 상호 융통, 스와프 거래를 포함한 일한 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를 두 축으로 하는 협력을 시작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공동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한일 정상, LNG·원유 분야 협력 합의…“과거사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

    한일 정상, LNG·원유 분야 협력 합의…“과거사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진 것과 관련 양국 간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한중일 3국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며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105분간의 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문을 내고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대해 공감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공급망 위기를 겪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심화해 나갈 것을 제안해줬고 저는 공감을 표하고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핵심 에너지원인 LNG 및 원유 분야의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체결된 ‘LNG 수급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양국 간 LNG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 또한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과 함께 한중일 협력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동북아 지역이 경제·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만큼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양 정상은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했다. 이날 만남은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사이의 네 번째 대면이자, 세 번째 정상회담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성격도 있다. 이 대통령은 AI(인공지능), 우주탐사, 바이오, 초국가 스캠범죄 공동 대응 등을 언급하며 “양국은 지난 1월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다양한 분야의 실질 협력 방안들이 각급에서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진전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이 함께 번영하고 국민들이 그 혜택을 피부로 느끼는 ‘국민체감형’ 협력 방안을 끊임없이 창출해 나가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도주의적인 부분부터 협력해 나가는 것으로 해결하자는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도 곧 시작된다”며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해 나가는 작지만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언제든 필요할 때 만나 소통하는 ‘셔틀외교’가 완전히 정착했다며 “앞으로도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확대 회담 모두 발언에서 “지금 국제 정세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우방국 간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한 때”라고 견고한 한일 관계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중동 정세를 비롯해 국제사회는 대단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 대통령님과 저의 리더십을 통해 양호한 일한 관계의 기조를 꾸준히 발전시켜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화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 李대통령 “국제 정세 폭풍우…우방국 협력”, 다카이치 “양호한 일한 관계 발전시켜야”

    李대통령 “국제 정세 폭풍우…우방국 협력”, 다카이치 “양호한 일한 관계 발전시켜야”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그 어느 때보다 우방국 간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한 때”라며 견고한 한일 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확대회담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 “지금 국제 정세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튼튼한 양국 간 협력과 더불어 국제정세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모습을 통해 양국이 서로에게 얼마나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지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과 4개월 만에 총리님과 제가 서로의 고향을 방문하게 됐는데 이는 한일 관계 역사상 최초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이처럼 전례나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교감의 폭을 넓혀나가면 실용적이면서도 획기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중동 정세를 비롯해 국제사회는 대단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 대통령님과 저의 리더십을 통해 양호한 일한 관계의 기조를 꾸준히 발전시켜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화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한 양측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역내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안동 방문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을 찾은 데 대한 답방이자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지난 1월에 이어 4번째로 양 정상은 넉 달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 美와 대등해진 中… 사실상 휴전 연장 속 ‘대만’ 등 동상이몽

    美와 대등해진 中… 사실상 휴전 연장 속 ‘대만’ 등 동상이몽

    미일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서면·통화 인터뷰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사실상 ‘휴전 연장’으로 평가했다. 겉으로는 협력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실제로는 갈등 봉합보다 충돌 관리에 가까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보다 훨씬 자신감 있는 태도를 드러낸 중국에 주목했다. 미국의 경제 압박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계산 속에 중동 정세 변화까지 맞물리며 중국이 이전보다 한층 대등한 자세로 회담에 임했다는 평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강경 발언 역시 달라진 미중 관계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교섭 재료’로 거론하면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 원칙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대만 강경 노선… 트럼프는 미중 관계 개선 강조 ●사일러 美 CSIS 선임고문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시드 사일러 선임고문은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사전에 예고됐던 범주를 벗어난 내용이 전혀 없었다. 회담의 목표가 비교적 소박했던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자국의 국민을 의식한 행보를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사일러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국내적으로 복잡한 현안을 안고 이번 회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및 경제 문제, 시 주석은 군부 부패 문제와 인민해방군 전투 태세에 대한 의구심 등 이슈가 있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었지만 이를 최대한 감춘 채 협상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사일러 고문은 시 주석에 대해 “중국 특유의 화려한 의전 절차를 통해 겉으로는 예의를 갖추면서도 대만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매우 강경한 노선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제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있었을지 모른다”고 짚었다. 시 주석이 매우 공격적으로 이번 회담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존중하고 높이 평가해 양국 관계가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자세를 취하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내지 않아 위축되지 않았다고 사일러 고문은 평가했다. 사일러 고문은 중국이 대만에 대해 강경 입장을 취한 걸 거론하며 “한국의 경우 지리적으로 인접한 지역에 적대적 ‘고래’라 할 수 있는 중국, 그리고 러시아도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7년보다 성과 적어… 美기업 무엇을 얻었는지 불확실 ●커닝엄 美 스팀슨센터 연구원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마이클 커닝엄 중국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막고, 관세 및 수출 통제에 대한 휴전을 연장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이 양국 관계를 ‘건설적인 전략적 안정 관계’로 정의한 건 서로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다고 풀이했다. 커닝엄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이번 회담은 25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협력 발표가 있었던 2017년 회담에 비해 구체적인 성과는 적었다. 중국을 방문한 미국 기업인들이 무엇을 얻었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짚었다. 커닝엄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졌고,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자랑할 만한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과거처럼 무리하게 양보할 필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이미 양국 관계에서 미국이 모든 영향력을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은 2017년 당시보다 훨씬 더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대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커닝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날 의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북한이 이번 회담과 관련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은 걸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커닝엄 연구원은 “한국은 중국과 주로 경제적 측면에 의한 관계지만, 미국과는 안보까지 아우르는 다면적인 관계”라며 균형 외교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만 둘러싼 거래 가능성… 한일 협력 필요성 더 커질 듯 ●나카바야시 日 와세다대 교수 일본의 대표적인 미국 정치·국제관계 전문가인 나카바야시 미에코 와세다대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잉 항공기 구매와 농산물 수입 확대 등 겉으로는 경제 협력 분위기였지만 실제로는 충돌을 피하면서 경쟁을 이어가는 새로운 미중 관계의 틀을 확인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나카바야시 교수는 특히 “중국은 경제 문제에서는 유연성을 보였지만 대만 문제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드러냈다”며 “이전보다 훨씬 자신감 있는 중국의 모습이 보였다”고 진단했다. 중동 정세와 미국의 정치 일정 등이 맞물리며 중국 역시 과거보다 한층 대등한 태도로 회담에 임했다는 의미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을 주목해야 한다고했다. 그는 “기존 미국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도 대만 지원 기조 자체는 흔들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무기 판매 문제까지 협상 카드처럼 다루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 해결이나 경제·무역 협력 확대를 대가로 중국과 일정 부분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나카바야시 교수는 “향후 아시아는 전면전보다는 경제 압박과 공급망 재편, 정보전·사이버전 등이 이어지는 장기 경쟁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일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관계도 매우 깊다”며 “반도체·인공지능(AI)·희토류·배터리 분야에서는 안보와 경제를 함께 고려하는 ‘경제안보’ 개념과 한일 협력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대만이 美반도체 산업 훔쳐갔다”

    트럼프 “대만이 美반도체 산업 훔쳐갔다”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좋은 협상칩”이라며 미국이 팔 수도, 팔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만에 중국으로부터의 공식적 독립을 추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내가 없을 때라면 (대만을 공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주장하며, “대만에 있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모두 미국으로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만을 안보 파트너로 방어한다는 전통적 접근보다, 무기 판매·대만 독립·반도체 산업을 하나의 거래 패키지로 묶어 다루는 거래주의적 인식을 드러낸다. 특히 대만 무기 판매를 “협상칩”이라고 직접 표현한 것은 중국과의 관계 관리 속에서 대만 안보 공약을 유동적 카드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산업을 훔쳤다”는 주장까지 더해지면서, 트럼프가 대만 문제를 중국 견제뿐 아니라 미국 제조업·반도체 이익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만에 무기 팔수도, 안 팔수도”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브렛 베이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추가 무기 판매 승인 여부에 대한 질문에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며 “승인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우리는 대만과 무기 판매에 관한 모든 것을 아주 상세히 논의했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미국은 1982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대만에 약속한 ‘6대 보장’에 따라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중국과 사전 협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무기 판매를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직접 언급하면서 중국의 요구가 향후 미국의 무기 판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 집권당에 ‘독립시도 말라’ 경고 메시지도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을 향해 중국으로부터의 공식적 독립을 추진하지 말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자신이 대만과 관련한 ‘현상유지’를 선호하며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누군가가 ‘미국이 우리를 밀어주니 독립하자’라고 말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독립 지향적인 대만 민진당 정권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읽히는 대목이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내 생각에 내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그들(중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없을 때라면 (대만을 공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대만이 美반도체 산업 훔쳐…제조사들 미국 오길”그러면서 “대만에 있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모두 미국으로 오면 좋겠다. 긴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훌륭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임기를 마칠 무렵 세계 반도체 산업의 40∼50%가 미국에 위치하길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특히 자신의 전임자들이 대만의 반도체 분야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만이 발전할 수 있었다면서 “그들(대만)은 우리의 반도체(반도체 산업)를 다년간 훔쳐 갔다”고 주장한 뒤, “우리는 반도체 산업을 잃었지만 그것은 모두 돌아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중정상회담 이후 대만인들이 더 안전하다고 느껴야 할지, 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중립”이라며 대만에 대한 정책 변화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누군가가 독립을 선언해서 우리가 9500마일을 건너가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며 대만과 중국 모두 자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환상적 무역합의” 시진핑 “美와 중요 합의”…미중 회담 마무리

    트럼프 “환상적 무역합의” 시진핑 “美와 중요 합의”…미중 회담 마무리

    中권력 심장부 중난하이서 차담트럼프 “미중 많은 부분에서 의견 일치”시진핑 “올바른 공존의 길 가야”9월 초청 응하면 양국 정상 넉달뒤 재회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마련된 미중 정상회담이 15일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 권력의 심장부’로 불리는 중난하이에서 차담을 함께 나누며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중난하이는 시 주석의 관저와 집무실이 위치한 곳이다. 미중 정상은 양국이 중요한 무역합의를 이뤘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차담에서 “우리는 환상적인 무역 합의들을 이뤄냈고, 그것은 두 나라 모두에 훌륭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다른 많은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고, 나는 우리가 매우 많은 부분에서 의견이 일치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과 세계에 매우 유익한 일련의 중요한 합의를 도출하고 여러 협정을 체결했으며, 많은 현안을 해결했다”라고 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서 “우리는 함께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라는 새로운 지위를 확정했고, 경제·무역 관계 안정과 분야별 실무 협력 확장, 상호 우려의 적절한 처리에 관해 중요한 합의를 달성했으며,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문은 상호 이해 증진과 상호 신뢰 심화, 양국 인민 복지 증진에 이롭다”며 “중미가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서 평화 공존·협력 윈윈을 실현하고, 올바른 공존의 길을 가는 것이 양국 인민의 바람이자 세계 각국 인민의 기대임을 다시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중동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미·이란 전쟁 종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란 문제에 대해 매우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그 상황이 끝나기를 원하고, 그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박3일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오후 2시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베이징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 부부를 오는 9월 24일 백악관으로 초청해 시 주석이 답방 요청에 응할 경우 두 정상은 넉 달 뒤 재회하게 된다. 이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12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두 차례 더 만날 가능성이 있다.
  • 한국이 트럼프의 ‘군함 요구’ 거부하면 벌어질 일…‘적반하장’ 위협 나왔다 [핫이슈]

    한국이 트럼프의 ‘군함 요구’ 거부하면 벌어질 일…‘적반하장’ 위협 나왔다 [핫이슈]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을 위해 한국 등 5개국을 지목해 군함 파견을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혜택을 누리는 나라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동맹국들에 다시 한번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향해 “회원국이 여기에 협력하지 않는다면 매우 암울한 미래(very bad future)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언에서 한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미 행정부 당국자들까지 나서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국가의 협력은 논리적이라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사실상 나토 회원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게도 위협적으로 군함 파견을 요구한 셈이다. 동맹국이나 나토 회원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이든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기뢰 제거선을 언급했다. 그는 “‘악당’들을 제거해 줄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골칫거리가 된 이란의 드론과 기뢰 등을 제거하기 위한 유럽의 특수부대 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트럼프로부터 시작된 호르무즈 봉쇄인데…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4일)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5개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하라고 요구했다. 5시간 뒤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국가들은 그 해협을 관리해야 한다”며 “미국은 아주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해협의 관리 주체로 미국이 아닌 5개국을 앞세운 것이다. 이는 미국이 유조선을 호위할 군함이 부족하고 군사작전에 따른 위험도가 높아지자 결국 중동 원유에 의존하는 나라들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보름째 이어지는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함으로써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고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이 심화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을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임에도 불구하고, 해협이 봉쇄되자 그 해결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입국들에 떠넘긴 셈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요구 받은 5개국 모두 ‘미지근’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를 받은 한국 등 5개국은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는 15일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본은 외무성을 통해 “일본은 자국의 대응을 스스로 결정하며 독자적인 판단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즉각적으로 해군 함정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CNN 방송에 중국은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선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프랑스와 영국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NBC는 “이들 국가가 결국 어떤 조치를 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각국의 미온적인 반응은 호르무즈 봉쇄 사태가 빠르게 해결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A. 헬리어 선임 연구원은 NBC에 “트럼프가 언급한 국가들이 모두 침묵하고 있는데 이는 꽤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했다.
  • 외교부 “美 안보 협상단 방한 보류 아니다… 미국 내 ‘스케줄링 이슈’로 늦어져”

    정부는 24일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 탓에 한미 후속 안보 합의를 위한 미국 협상단의 방한이 보류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보류된 것은 아니고 스케줄링 이슈”라고 했다. 방한이 늦어질 경우 우리 측의 방미 방안도 검토 중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협상단의 방한 일정과 관련해 “미국 에너지부, 국방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무부 등 여러 부서가 조율하고 세세한 입장을 만들어서 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방한이) 더 늦어지면 (한국 대표단이) 중간에 다녀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란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정상회담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있어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과 미국 연방대법원 상호관세 위헌 판결 등으로 안보 분야 협의까지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선을 그은 것이다. 한편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는 이날 두 번째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대미투자특별법 공청회만 진행한 후 여야 대치로 또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안’ 등 쟁점 법안 처리 강행을 두고 국민의힘이 특위 진행 상황과 연계해 ‘보이콧’ 방침을 밝히며 양측 간 ‘책임 공방’도 벌어졌다.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특위 위원장은 공청회 후 “민주당에서 본회의와 관계없이 특위만 정상적으로 운영해 달라는데 그렇게 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에 여당 간사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특별법을 다루는 문제를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서 다루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지적하자 야당 간사 박수영 의원은 “전혀 갈라진 별개라고 보는 것은 어렵지 않나”고 맞받았다. 특위 파행을 두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국익을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이유로 특별법을 볼모로 삼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볼모로 잡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부·여당이 대한민국 대신 ‘이재명 대통령 살리기’를 택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개최되는 국회 상임위 일정에 대해 전면 보이콧하기로 했다.
  • “일본이 한국 배려했다”…‘다케시마의 날’ 파견 인사 결정 배경은? [핫이슈]

    “일본이 한국 배려했다”…‘다케시마의 날’ 파견 인사 결정 배경은? [핫이슈]

    일본 정부가 22일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기존대로 차관급 인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 정부를 배려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20일 “아카마 지로 영토문제담당상이 기자회견을 통해 시마네현에서 열리는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다케시마의 날에는 후루카와 나오키 내각부 정무관이 파견될 예정이다.일본 정무관은 한국의 차관급에 해당한다. 아카마 담당상은 “정부 내부에서 검토한 결과 정무관을 파견하기로 했다”면서도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다. 평화적 해결을 도모하기 위한 유효한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주최해 온 시마네현은 꾸준히 정부 참석 인사의 급을 격상해 장관급 인사가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다카이치 당시 후보는 “다케시마의 날에 대신(장관)이 당당히 나가면 좋지 않은가. (한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총선을 압승으로 마무리한 현재, 다카이치 총리는 해당 행사에 차관급 인사를 파견해 한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중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케시마의 행사는 지방 정부 주최이긴 하나, 한국 정부가 처음부터 ‘즉각 폐지’를 요구해온 대상이라는 점에서 차관급 참석이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일본 내에서는 차관급 참석을 두고 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하는 보수층에서 한국과 독도에 대한 입장이 후퇴했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다카이치 정부가 한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최소한의 제스처로 해석된다. 교도통신 역시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한일 관계 개선 흐름을 고려해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와 집권 자민당 압승으로 끝난 지난 8일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이 ‘경제·물가 안정’에 쏠려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더불어 일본과 중국의 갈등이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을 자국 편으로 끌어당기려는 양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 역시 다카이치 내각이 독도 문제에 원론적으로 대응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와 동시에 한일 정상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정상회담 셔틀 외교로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있는 점 등도 이재명 정부와 다카이치 정부의 한일 관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다카이치, 독도 관련 ‘반전 대응’?…日 다케시마의 날 전망 나왔다 [핫이슈]

    다카이치, 독도 관련 ‘반전 대응’?…日 다케시마의 날 전망 나왔다 [핫이슈]

    총리직을 내건 조기 총선에서 압승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한·일 관계 자세를 확인할 ‘다케시마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을 주최해 온 시마네현은 꾸준히 일본 정부의 정부 참석 인사의 급을 격상해 장관급 인사가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다카이치 당시 후보는 “다케시마의 날에 대신(장관)이 당당히 나가면 좋지 않은가. (한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총선을 압승으로 마무리한 현재, 다카이치 총리의 입장에는 다소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은 장관급인 아카마 지로 영토문제담당상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초청받았으나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차관급 정무관을 행사에 보낸 데 이어, 올해도 기존 수준이 유지되는 셈다. 물론 다케시마의 행사는 지방 정부 주최이긴 하나, 한국 정부가 처음부터 ‘즉각 폐지’를 요구해온 대상이라는 점에서 차관급 참석이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일본 내에서는 차관급 참석을 두고 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하는 보수층에서는 한국과 독도에 대한 입장이 후퇴했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다카이치 정부가 한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최소한의 제스처로 해석된다. 실제로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취임 이후부터 한국과 독도와 관련한 강경 기조를 다소 누그러뜨리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혀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으로부터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참여할 정부 대표를 격상해 각료(장관)를 보낼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부 대표에 대해서는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한·일) 두 정상이 리더십으로 이를 잘 관리해 나가겠다는 뜻을 교환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총리에게 다케시마는 중요하지 않다는 건가? 일한 정상회담에서 (영유권) 주장을 했는가?”라는 추가 질문에는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면서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볼 때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하는 기본적인 입장에 입각해 대응해갈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국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와 집권 자민당 압승으로 끝난 지난 8일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이 ‘경제·물가 안정’에 쏠려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더불어 일본과 중국의 갈등이 봉합될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한국을 자국 편으로 끌어당기려는 양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 역시 다카이치 내각이 독도 문제에 원론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한·일 정상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정상회담 셔틀 외교로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있는 점 등도 이재명 정부와 다카이치 정부의 한일 관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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