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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7세 여성 눈 속 파고든 ‘기생충’, 결국 눈꺼풀 꿰맸다…“출산 고통보다 더해”

    47세 여성 눈 속 파고든 ‘기생충’, 결국 눈꺼풀 꿰맸다…“출산 고통보다 더해”

    영국의 한 여성이 더러운 흙탕물에 빠진 뒤 콘택트렌즈를 낀 채로 얼굴을 씻었다가 기생충과 곰팡이균에 동시에 감염돼 시력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이 여성은 결국 각막에 구멍이 뚫려 눈꺼풀을 일시적으로 꿰매는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랭커셔주 웨일리에 사는 전직 퍼스널 트레이너 에마 마스든(47)의 사연을 보도했다. 그는 마구간을 청소하던 중 흙탕물로 가득 찬 손수레에 얼굴부터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손과 얼굴을 대강 씻어내긴 했지만 눈에 착용하고 있던 콘택트렌즈는 그날 저녁에서야 뺐다. 나흘 뒤 눈이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참기 힘든 통증과 함께 시야가 흐려졌다. 급히 병원을 찾은 그에게 담당 의사는 큰 종합병원으로 갈 것을 권했다. 정밀 검사 결과 마스든은 ‘가시아메바 각막염’ 진단을 받았다. 이는 각막에 기생충이 파고들어 발생하는 감염 질환이다. 의료진은 그가 콘택트렌즈를 낀 채 얼굴을 씻는 과정에서 수돗물에 있던 기생충이 눈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았다. 설상가상으로 흙과 진흙을 통해 옮은 곰팡이 감염인 ‘푸사리움 각막염’까지 동시 진단됐다. 가시아메바는 호수, 강, 바다는 물론 수돗물, 수영장, 온수 욕조, 흙 등에 흔히 존재하는 미생물이다. 그러나 각막에 침투하면 심각한 염증을 일으키며, 특히 콘택트렌즈 착용자에게 발병률이 높다. 마스든은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음 날 아침에는 빛이 조금만 닿아도 통증이 너무 심해 눈을 뜰 수조차 없었다”며 “세 아이를 낳았지만 출산은 이번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염증이 악화되면서 결국 그의 각막에는 구멍이 뚫렸다. 의료진은 상처 치유를 돕기 위해 오른쪽 눈꺼풀을 서로 꿰매어 붙이는 수술을 진행했다. 의료진은 향후 각막 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밝혔지만 기생충 문제로 인해 실제 이식까지는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태다. 현재 그는 매주 병원을 방문해 경과를 관찰하고 있으며 두 시간마다 여섯 차례씩 안약을 넣으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마스든은 “콘택트렌즈를 낀 채 샤워를 하거나 수영을 하고, 세안을 하는 일상적인 행동이 이런 결과로 이어질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다른 이들에게 각별히 주의해서 콘텍트렌즈를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 곰팡이로 만든 고기 맛, 놀라운데… [달콤한 사이언스]

    곰팡이로 만든 고기 맛, 놀라운데… [달콤한 사이언스]

    세균(박테리아)이나 곰팡이라고 하면 질병을 일으키는 해로운 생물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런데, 세균이나 곰팡이로 고기를 대체할 수 있고, 건강 검진도 불편함 없이 받을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중국 장난대 공동 연구팀은 3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특정 곰팡이를 편집해 고기와 똑같은 맛과 식감을 가진 단백질 식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전자 편집을 통해 곰팡이의 생산 효율성도 높이고, 단백질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도 진짜 고기 생산과 비교해 최대 61% 줄일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생명과학 저널들을 출간하는 ‘셀 프레스’에서 발행한 생명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생명공학의 경향’(Trends in Biotechnology) 11월 20일 자에 실렸다. 최근 환경 문제와 식량 위기에 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담을 줄이면서 충분한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대체육’ 개발 연구가 활발하다. 그중 곰팡이도 대체 단백질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푸사리움 베네나툼’이라는 곰팡이는 닭고기와 비슷한 식감과 풍미를 갖고 있어 영국, 미국, 중국 등 여러 나라 식품 당국이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문제는 푸사리움 베네나툼 곰팡이는 세포벽이 두꺼워 사람이 먹었을 때 영양분을 소화·흡수하기가 어렵고,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곰팡이 내부의 키틴 합성 효소와 피루브산 디카르복실화 효소와 관련된 유전자 두 개를 제거했다. 키틴 합성 효소 유전자 제거로 곰팡이 세포벽은 얇아져 세포내 단백질이 소화하기 쉬운 형태로 변했다. 또 피루브산 디카르복실화 효소 유전자를 없애자 곰팡이의 신진대사 조절이 쉬워지면서 단백질 생산에 필요한 영양분 투입은 줄이고 생산량은 늘릴 수 있었다. ‘FCPD’라는 이름이 붙여진 새로운 곰팡이 균주는 기존 균주와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당분 투입량을 44% 줄였고, 생산 속도는 88% 빨라졌다. 또, 연구팀은 FCPD 곰팡이 생산이 동물 단백질 생산에 필요한 자원 투입량과 환경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조사 결과, FCPD 생산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존 육류 생산보다 최대 60% 줄일 수 있고, 담수 오염 위험도 78%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중국 상하이 화둥이공대, 저장 공과대 공동 연구팀은 장내 이상을 감지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개발하고, 이를 캡슐 형태로 담은 센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생물학적 센서는 위장은 물론 소장, 대장 등 장내 이상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CS 센서스’ 11월 19일 자에 실렸다. 한국에서는 대장암 환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20~40대의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대장암 역시 조기 발견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내시경 검사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대장 내시경 검사 준비 과정이 번거롭고 검사 방법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대장암이나 대장염 감지 주요 표지자 중 하나로 적혈구 구성 성분인 ‘헴’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헴을 감지하면 빛을 내는 박테리아와 자성 입자를 식품에 사용하는 증점제(점도 높이는 물질)인 ‘알긴산나트륨’ 덩어리 안에 캡슐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생체 마이크로구슬 센서는 산도가 높은 위장에서도 분해되지 않고, 장까지 쉽게 이동하고 체외에서 자석을 이용해 쉽게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실제로 대장암을 일으킨 생쥐에게 실험한 결과, 장내 출혈과 이상 신호를 분석하는 데 25분밖에 걸리지 않았고, 신체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서가 방출하는 빛의 강도에 따라 대장암이나 대장염 진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으로 박테리아를 변형시킨다면 다른 장 질환 검진도 빠르고 손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곰팡이 핀 ‘이 음식’ 좀 떼고 먹었다간 큰일…독소가 간암까지, 왜

    곰팡이 핀 ‘이 음식’ 좀 떼고 먹었다간 큰일…독소가 간암까지, 왜

    냉장고에서 꺼낸 음식에 곰팡이가 살짝 피었을 때 그 부분만 잘라내고 먹어도 될까? 독성학 전문가들은 곰팡이가 핀 음식을 먹으면 가벼운 식중독부터 간암까지 심각한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2일(현지시간)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브래드 라이스펠드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화학생물공학·생명의학공학·공중보건학 명예교수는 곰팡이가 보이는 부분만 잘라내도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곰팡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뿌리 같은 구조를 음식 깊숙이 뻗어 독소를 퍼뜨리기 때문이다. “고기, 냄새 안 나도 치명적 세균 득실”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는 어떤 형태든 먹어서는 안 된다고 라이스펠드 교수는 말했다. 과일이나 채소, 유제품은 주로 곰팡이가 문제지만, 고기는 세균이 부패를 일으킨다. 상한 고기는 미끈거리는 질감이 생기고 녹색이나 갈색으로 변색된다. 문제는 고기에 자라는 해로운 세균이 항상 냄새를 풍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썩는 냄새는 부패 과정 후반에 나오는 화학물질 때문인데, 이 물질 자체가 메스꺼움, 구토, 복통은 물론 두통, 안면 홍조, 급격한 혈압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상한 고기에는 치명적인 세균들이 들어있을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대장균으로, 주로 소고기에서 발견되며 심각한 위장 질환과 용혈성요독증후군이라는 위험한 신장 질환을 유발한다. 닭고기 같은 가금류에는 캄필로박터 제주니균이 많다. 이 세균은 설사, 복통, 발열을 일으키고, 드물게는 면역체계가 신경을 공격해 일시적인 마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살모넬라균도 주의해야 한다. 상한 고기뿐 아니라 날달걀이나 덜 익힌 닭고기에서 발견되며, 장 내벽에 독소를 방출해 극심한 염증을 일으킨다. 보툴리누스균은 보툴리눔 독소를 생성하는데, 아주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이며 부적절하게 보관되거나 통조림으로 만든 고기에 숨어있을 수 있다. 고기가 익혔든 날것이든 상한 흔적이 조금이라도 보이거나 냉장고에 너무 오래 있었다면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과일, 보이지 않는 독소가 깊숙이”과일도 독소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라이스펠드 교수는 말했다. “과일이 멍들거나 너무 익었을 때, 또는 습한 환경에 보관되면 곰팡이가 쉽게 자라고 해로운 물질을 만들어낸다”고 그는 설명했다. 과일이 과숙하고 결국 썩으면 곰팡이가 생긴다. 사과 밑면에서 발견되는 녹색, 노란색, 검은색, 흰색의 보송보송한 반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 곰팡이는 퀴퀴한 냄새를 풍기고 마이코톡신이라는 독성 화학물질을 만들어낸다. 마이코톡신에 노출되면 마이코톡시코시스라는 중독 증상이 나타나는데, 가벼운 독감 증상부터 장기 손상과 암 같은 심각한 합병증까지 다양하다. 사과, 배, 체리, 복숭아를 감염시키는 주요 곰팡이는 페니실리움 익스판숨이라는 푸른 곰팡이다. 이 곰팡이는 파툴린이라는 독소를 만드는데, 세포의 핵심 효소를 공격해 정상적인 세포 기능을 방해하고 체내 DNA, 단백질, 지방을 손상시킨다. 파툴린이 다량 축적되면 신장, 간, 소화관, 면역체계 같은 주요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라이스펠드 교수는 “곰팡이 핀 부분만 잘라내고 나머지를 먹고 싶은 유혹이 들 수 있다”며 “하지만 곰팡이는 균사라는 뿌리 같은 미세한 구조를 깊숙이 뻗어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부분까지 침투한다”고 경고했다. 또 “특히 부드러운 과일은 균사가 더 쉽게 자라기 때문에 곰팡이가 핀 것은 버리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곰팡이 핀 빵, 간암 유발 아플라톡신 주의”빵은 곰팡이 핀 부분만 떼어내고 먹고 싶은 유혹이 가장 큰 음식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간 손상과 심지어 암까지 걸릴 위험이 있다고 라이스펠드 교수는 경고했다. 곡물과 견과류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곰팡이는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와 아스페르길루스 파라시티쿠스 두 종류다. 이들은 아플라톡신이라는 마이코톡신을 방출하는데, 이 물질이 만들어낸 분자가 DNA에 결합하면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아플라톡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간이 손상되고, B형 간염 같은 기존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의 경우 간암과도 연관이 있다. 밀, 보리, 옥수수 같은 곡물에 곰팡이로 자라는 또 다른 병원균 그룹은 푸사리움이다. 이들은 습한 환경에서 자라며 곡물을 변색시키거나 분홍빛을 띠게 만든다. 푸사리움은 세포를 손상시키고 소화관을 자극하는 독소를 만들며, 세포가 외벽을 만들고 유지하는 방식을 교란시킨다. 빵은 특히 위험하다. 빵은 구멍이 많은 다공성 구조라서 눈에 보이는 곰팡이 부분 너머로 쉽게 퍼질 수 있다. 이런 곰팡이는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존재한다. 라이스펠드 교수는 이렇게 조언했다. “곡물이나 견과류가 곰팡이가 피었거나 변색됐거나 쪼글쪼글해 보이거나 이상한 냄새가 난다면 버리는 게 낫다. 특히 아플라톡신은 강력한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어서 안전한 노출 수준이 없다.” “치즈, 곰팡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즉시 버려야” 치즈에 핀 곰팡이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사실 로크포르나 스틸턴 같은 일부 치즈는 특정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화학물질로 인한 톡 쏘는 풍미로 유명하다. 브리나 카망베르 같은 치즈는 부드럽고 하얀 껍질로 덮여 있는데, 이것도 곰팡이로 만들어진 것으로 풍미와 질감에 기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치즈 덩어리에 핀 보송보송한 곰팡이를 먹어도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라이스펠드 교수는 말했다. 원치 않는 형태의 곰팡이는 보송보송하거나 가루 같아 보이며 녹색을 띤 검은색이나 빨간색처럼 이상한 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아스페르길루스 종에 의해 생길 수 있으며, 발견 즉시 버려야 한다. 치즈에서 흔한 또 다른 종인 페니실리움 코뮌은 시클로피아존산이라는 독소를 만드는데, 이것은 신경과 근육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수치가 충분히 높으면 떨림과 신경계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드물긴 하지만 이 곰팡이는 보통 날카롭고 시큼하고 역한 냄새를 풍긴다. “일반적으로 리코타, 크림치즈, 코티지치즈 같은 부드러운 치즈는 곰팡이가 조금이라도 보이는 즉시 버려야 한다. 이런 치즈는 수분이 더 많아서 곰팡이의 실 같은 구조가 쉽게 퍼진다”고 라이스펠드 교수는 설명했다. 이어 “체다, 파마산, 스위스 치즈 같은 단단한 치즈는 구멍이 덜하다. 그래서 곰팡이가 핀 부분 주변을 최소 1인치(2.5㎝)는 잘라내는 것이 더 안전하다. 단, 칼이 곰팡이에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바나나’가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

    ‘바나나’가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

    우리가 즐겨먹는 바나나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희망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 연구팀은 캐번디시 바나나를 멸종위기로 몰고있는 치명적인 곰팡이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는 논문을 저널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금도 마트에 가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값싸고 맛좋은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있다는 보도는 한편으로는 의아하지만 이는 역사적으로도 현실이다. 사실 1950년대 이전만 해도 사람들은 지금의 바나나와 다른 종의 바나나를 먹었다. 이 종의 이름은 ‘그로미셸’(Gros Michel)로 흥미롭게도 지금 바나나보다 더 진하고 달콤한 맛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부터 ‘푸사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porum)이라 불리는 곰팡이로 인해 생긴 ‘파나마병’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결국 그로미셸은 멸종됐다. 이를 대체해 등장한 바나나종이 바로 현재 우리가 먹고있는 캐번디시(Cavendish)로 전세계 상업용 바나나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기존 종을 대신해 개량 재배된 캐번디시는 당시 유행한 파나마병을 이겨내며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과일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바나나의 비극’은 이 대목에서 시작됐다. 전세계 농장이 캐번디시 위주로 단식 재배하면서 병충해와 질병을 유발하는 지름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1990년대 두번째 파나마병이 발생하면서 캐번디시 역시 그로미셸과 같은 길을 걷게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Foc TR4라는 이름의 곰팡이 병원균이 캐번디시의 ‘푸자리움 시듦병’(FWB)을 일으키는데, 이로인해 바나나는 물과 영양소의 흐름이 막혀 시들어지다가 결국 죽는다. 이번에 연구팀은 Foc TR4가 1950년 대 바나나를 멸종시킨 균주에서 진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과 곰팡이의 독성이 산화질소 생성 관련 보조 유전자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통해 연구팀은 Foc TR4의 확산을 늦추거나 퇴치할 수 있는 전략적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리준 마 교수는 “오늘날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조부모가 먹었던 바나나와 다르다”면서 “그로미셸 바나나는 멸종되었으며, 1950년 대 푸사리움 발병의 첫 희생자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면 독성이 감소해 질병을 통제하는데 중요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면서 “매년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바나나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로, 다양성이 없으면 병원균의 쉬운 표적이 된다. 앞으로 바나나를 살 때는 다른 품종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 “멸종위기 빠진 바나나를 구하라”…멸종 막을 ‘단서’ 찾았다 [핵잼 사이언스]

    “멸종위기 빠진 바나나를 구하라”…멸종 막을 ‘단서’ 찾았다 [핵잼 사이언스]

    우리가 즐겨먹는 바나나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희망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 연구팀은 캐번디시 바나나를 멸종위기로 몰고있는 치명적인 곰팡이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는 논문을 저널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금도 마트에 가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값싸고 맛좋은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있다는 보도는 한편으로는 의아하지만 이는 역사적으로도 현실이다. 사실 1950년대 이전만 해도 사람들은 지금의 바나나와 다른 종의 바나나를 먹었다. 이 종의 이름은 ‘그로미셸’(Gros Michel)로 흥미롭게도 지금 바나나보다 더 진하고 달콤한 맛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부터 ‘푸사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porum)이라 불리는 곰팡이로 인해 생긴 ‘파나마병’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결국 그로미셸은 멸종됐다. 이를 대체해 등장한 바나나종이 바로 현재 우리가 먹고있는 캐번디시(Cavendish)로 전세계 상업용 바나나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기존 종을 대신해 개량 재배된 캐번디시는 당시 유행한 파나마병을 이겨내며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과일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바나나의 비극’은 이 대목에서 시작됐다. 전세계 농장이 캐번디시 위주로 단식 재배하면서 병충해와 질병을 유발하는 지름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1990년대 두번째 파나마병이 발생하면서 캐번디시 역시 그로미셸과 같은 길을 걷게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Foc TR4라는 이름의 곰팡이 병원균이 캐번디시의 ‘푸자리움 시듦병’(FWB)을 일으키는데, 이로인해 바나나는 물과 영양소의 흐름이 막혀 시들어지다가 결국 죽는다. 이번에 연구팀은 Foc TR4가 1950년 대 바나나를 멸종시킨 균주에서 진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과 곰팡이의 독성이 산화질소 생성 관련 보조 유전자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통해 연구팀은 Foc TR4의 확산을 늦추거나 퇴치할 수 있는 전략적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리준 마 교수는 “오늘날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조부모가 먹었던 바나나와 다르다”면서 “그로미셸 바나나는 멸종되었으며, 1950년 대 푸사리움 발병의 첫 희생자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면 독성이 감소해 질병을 통제하는데 중요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면서 “매년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바나나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로, 다양성이 없으면 병원균의 쉬운 표적이 된다. 앞으로 바나나를 살 때는 다른 품종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 유니메드 백내장 수술보조주사제 등 3개 허가 취소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은 유니메드제약의 백내장 수술 보조 주사제 ‘유니알주15㎎’ 등 3개 품목 허가를 2월 4일자로 취소한다고 28일 밝혔다. 최근 증가한 백내장 수술 후 진균성 안내염 발생 관련 역학조사 결과 유니알주와 진균성 안내염 발생과의 연관성을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안내염은 눈 속으로 세균이나 진균이 침입해 시력 저하와 시력 상실을 유발하는 염증을 가리킨다. 백내장 적출이나 여과수술의 합병증으로 흔히 발생한다. 질병청은 지난해 9∼11월 사이 발생한 백내장 수술 후 진균성 안내염 사례 146건 중 136건(93.2%)이 유니알주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해당 품목에 대한 식약처 품질검사에서 확보한 진균과 해당 품목을 사용한 진균성 안내염 환자 42명의 검체를 배양한 결과 모두 진균인 푸사리움균을 확인했다. 진균성 안내염 발생은 유니알주의 문제가 되는 제조번호 제품이 공급된 9월 1건 발생한 이후 10월 31건,11월 90건으로 증가했고, 해당 물질 사용을 중단하자 12월에는 24건으로 감소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말 안과의사회 등 의료계에서 유니알주 등 백내장 수술 보조요법제로 안과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진균성 안내염이 발생했다는 보고 건수가 급증하자 품질조사에 나섰다. 식약처는 유니알주의 품질 부적합을 확인하고 제조소인 유니메드제약 공장을 조사해 제조시절 전반에 걸쳐 오염 가능성을 확인한 후 모든 제품(5개 품목)에 대해 잠정 제조 및 판매 중지 명령을 내렸다. 식약처는 유니알주 외에도 관절 염증치료에 쓰이는 ‘히알론디스포주’ ‘유닐론디스포주’ 등 히알루론산나트륨 성분 품목에서 곰팡이균을 발견해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와우! 과학] 금을 끌어당겨 자기 몸에 두르는 곰팡이 존재 첫 확인

    [와우! 과학] 금을 끌어당겨 자기 몸에 두르는 곰팡이 존재 첫 확인

    주변 흙에서 금을 끌어당겨 자기 몸에 두르는 진균(곰팡이)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ABC 뉴스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연구진이 서호주 퍼스에서 남쪽으로 약 100㎞ 거리에 있는 보딩턴 광산 인근 지역에서 채취한 특정 진균이 자기 몸에 금을 부착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호주연방과학원(CSIRO)과 서호주대 등 연구진은 보딩턴에서 채집한 토양 표본을 실험실로 가져왔으며, 거기서 다른 균들과 분리해 순수 배양한 ‘푸사리움 옥시스포름’(Fusarium oxysporum)이라는 학명의 이 진균 균주를 자세히 관찰했다. 참고로 이 진균은 전 세계에서 흔히 발견되며 바나나 등의 작물을 공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결과, 금으로 자기 몸을 덮은 진균이 그렇지 못한 진균보다 더 크게 자라고 더 빨리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진균이 금을 자기 몸에 부착해서 얻는 생물학적인 혜택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이번 연구를 주도한 CSIRO의 지구미생물학자 칭 보후 박사는 “균류는 알루미늄과 철 망간 그리고 칼슘 등 금속을 산화·환원시킬 뿐만 아니라 나뭇잎과 나무껍질 등 유기물질을 분해하거나 재활용하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금은 화학적으로 비활성이므로 이런 상호 작용은 매우 이례적이면서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보고 나서야 믿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또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이 진균이 금을 분해할 수 있는 초산화물(슈퍼옥시드)로 불리는 화학물질을 생성하는 것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용해된 금을 다시 나노 입자의 형태로 고체화하는 다른 화학물질도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금은 이 진균이 어떤 형태의 탄소를 분해할 때 돕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진은 이 진균이 왜 금과 상호 작용하는지부터 이 균을 지표 삼아 더 많은 금이 묻혀 있는 광산을 찾을 수 있는지 분석하고 모형화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최신호(23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안녕? 자연] 바나나는 정말 멸종될까?…기후변화가 위험 키운다

    [안녕? 자연] 바나나는 정말 멸종될까?…기후변화가 위험 키운다

    우리가 즐겨먹는 바나나의 멸종위험을 알리는 연구결과가 또 발표됐다. 최근 영국 엑서터대학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바나나의 천적인 곰팡이병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마트에 가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값싸고 맛좋은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는 보도는 한편으로는 의아하지만 이는 역사적으로도 사실이다. 사실 1950년대 이전만 해도 사람들은 지금의 바나나와 다른 종의 바나나를 먹었다. 이 종의 이름은 ‘그로미셸’(Gros Michel)로 흥미롭게도 지금 바나나보다 더 진하고 달콤한 맛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부터 ‘푸사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porum)이라 불리는 곰팡이로 인해 생긴 ‘파나마병’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결국 그로미셸은 멸종됐다. 이를 대체해 등장한 바나나종이 바로 현재 우리가 먹고있는 캐번디시(Cavendish)로 한마디로 '클론 바나나'다. 이렇게 기존 종을 대신해 개량 재배된 캐번디시는 당시 유행한 파나마병을 이겨내며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과일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바나나의 비극'은 이 대목에서 시작된다. 캐번디시만 단식 재배되면서 병충해와 질병을 유발하는 지름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는 1980년대부터 현실이 됐다. 기존 ‘푸사리움 옥시스포룸’ 곰팡이의 변종이 등장하면서 캐번디시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또다른 바나나 품종이 개발되지 않는 한 향후 15년 안에 바나나가 멸종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에 엑서터대학 연구팀이 주목한 대목은 바나나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역시 곰팡이로 인해 생기는 ‘블랙 시가토카'(Black Sigatoka)의 확산이다. 블랙 시가토카병은 1963년 처음 발견됐으며 지금은 주 바나나 생산지인 라틴 아메리카 등 지구촌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 병에 감염되면 바나나 생산량도 80%나 감소해 일부 농장은 경제적으로 먼저 쓰러졌다. 특히 연구팀은 블랙 시가토카 확산에 기후변화가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베버 박사는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의 평균 온도와 습기가 변화하면서 1960년 대 이래 바나나나무가 블랙 시가토카에 감염될 위험이 44%나 증가했다"면서 "블랙 시가토카는 기후에 의해 수명이 결정되는 곰팡이(Pseudocercospora fijiensis)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가 곰팡이의 포자 발아 및 성장을 위한 더 좋은 온도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새로운 바나나에 적응할 준비 되셨나요?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새로운 바나나에 적응할 준비 되셨나요?

    몇 년 전부터 바나나의 멸종에 관한 이야기가 주변에서 끊이질 않았다. 일 년 내내 마트와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데다 질량에 비해 가격이 싼 과일인 바나나가 멸종된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멸종’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숲속의 고귀한 식물만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싸고 흔한 바나나가 숲속 어느 자생식물의 멸종 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현재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아메리카 숲속 야생 바나나 나무의 열매와는 형태가 다르다. 야생의 바나나는 과육 안에 검정 씨앗이 촘촘히 박혀 있고 과실 크기도 작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았고, 여러 육성 과정을 거친 후 우리는 비로소 현재 형태의, 씨앗이 거의 없고 크기도 큰 캐번디시(Cavendish) 바나나를 먹게 됐다.어느새 인류가 재배하는 바나나의 80%는 캐번디시 바나나가 되었다. 당도가 높아 맛있는 데다 천천히 익기 때문에 수확 후에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말하자면 세계 곳곳에 수출하기 좋은 국제적 작물인 캐번디시는 육성된 이래 세계 최고의 바나나로 불려 왔다. 다른 품종들을 왜 육성하지 않았겠느냐마는 사람들은 그중 가격도 싸고 당도도 높은 이 품종만을 소비했고, 결국 모든 재배농가가 바나나 중 가장 돈이 되는 캐번디시 품종만을 재배해 온 것이다. 바나나란 곧 캐번디시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그런데 이 세계 최고의 바나나, 캐번디시가 현재 아프리카와 아시아, 호주, 중동의 농작물을 없애고 있는 곰팡이의 위협을 받고 있다. 품종 개량된 원예종은 원종보다 유전적으로 약해 바이러스와 해충에 늘 취약하고, 푸사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porum)이란 이 곰팡이는 바나나를 검게 만들어 식물 자체를 죽이고 있다. 그리고 이 곰팡이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재배지의 바나나까지 위협한다. 바나나는 40년 전에도 지금 이 사태와 비슷한 일을 겪은 바 있다. 1950년대 세계는 현재의 캐번디시처럼 그로미셸(Gros Michel)이란 품종의 바나나를 재배했으나, 캐번디시를 없애고 있는, 같은 곰팡이의 위협으로 그로미셸은 재배가 중단되었고, 후에 그로미셸을 대신할 캐번디시 바나나가 나타났다. 문제는 이 일을 겪은 후에도 인류가 그 많은 바나나 중 캐번디시 한 품종만을 재배한 데 있다. 캐번디시 바나나만이 아닌 다른 품종도 재배했다면 캐번디시가 멸종되더라도 다른 품종이 그 자리를 대체해 바나나 자체가 멸종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유전자 다양성의 열쇠를 갖고 있는 야생의 원종 바나나는 이미 없어진 지 오래다. 먹을 때 식감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씨앗을 없앤 덕에 바나나 나무는 스스로 번식을 하지 못하게 됐고, 인간에 의한 접목의 방식으로만 번식할 수 있다. 번식의 기능을 상실한 생물이라니. 오로지 인간의 식량으로서만 존재하는 무생물과 다름없어진 셈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바나나가 없으면 망고나 파인애플을 먹으면 되죠. 나는 원래 바나나를 안 좋아했어요.” 나 역시 특별히 바나나를 편애했던 것도, 바나나 없이 삶을 사는 데에 지장도 없지만 이 사태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나나의 멸종은 비단 바나나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이나 밀, 또 우리나라 대부분의 요리에 들어가는 고추, 파, 마늘이 바나나처럼 바이러스에 걸린다면? 이들이 멸종 위기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1840년대 아일랜드에서는 아일랜드의 척박한 토양에 맞는 감자 한 품종을 육성해 대대적으로 재배했고, 아일랜드의 모든 농가가 이 품종의 감자만을 재배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감자잎마름병이 나타나면서 감자 대기근이 시작되었다. 이를 주식으로 먹던 아일랜드는 긴박한 식량난에 처해 5년간 인구의 3분의1이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이를 아일랜드 감자 대기근이라 하며, 단종 재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그래서 인류는 다양한 품종을 육성한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주식부터 과일, 채소, 화훼식물까지. 우리나라가 작물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1970년대 이후, 연구자들이 우리 국민에게 꼭 필요한 쌀을 시작으로 고추, 마늘과 같은 주요 작물부터 육성해 보급하는 데 힘을 쏟은 건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니 쌀과 고추가, 또 마늘이 (당장은) 멸종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도 식물학자들이 파푸아뉴기니의 정글에서 질병에 저항력이 있는 캐번디시 변종 바나나를 찾고 있듯이, 많은 연구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식물을 수집하고, 기록하고, 연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바나나는 사라지고 있지만 우리는 분명 이 바나나를 대체할 또 다른 바나나를 발견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는 곧 새로운 바나나의 맛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 [식품 속 과학] 유용한 곰팡이 해로운 곰팡이/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식품 속 과학] 유용한 곰팡이 해로운 곰팡이/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감귤이 하룻밤 새 푸른곰팡이로 뒤덮힌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빵이나 떡에 핀 곰팡이가 몸에 해롭지 않느냐는 질문도 받는다. 곰팡이가 핀 식품은 보통 오래된 것이라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먹고 별 문제가 없다면 그 곰팡이는 위산에 의해 분해됐다는 의미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일부러 곰팡이를 피게 하는 식품도 있다. 블루치즈는 푸른곰팡이, 브리나 카망베르 치즈는 흰곰팡이를 사용한다. 블루치즈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을 때는 곰팡이 때문에 불량식품으로 의심받았다고 한다. 간장·된장을 만드는 메주, 술을 빚는 누룩도 곰팡이를 이용한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다. 곰팡이를 피운 뒤 생기는 효소로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시키면 깊은 맛이 나고 전분은 당화돼 발효시키기 좋아진다. 유럽의 햄이나 일본의 가쓰오부시도 곰팡이를 이용해 만든다. 곰팡이는 의약품 분야에서도 중요한데, 푸른곰팡이의 대사산물로 만든 항생제 ‘페니실린’이 대표적이다. 한편으로 곰팡이 대사산물 중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도 많다. 대표적으로 곰팡이 ‘아스퍼질러스 플라버스’의 대사산물인 ‘아플라톡신 B1’은 강한 간독성물질로 간암을 일으킨다. 곰팡이 대사산물 중 사람이나 동물에게 유해한 것을 총칭해 ‘곰팡이독’이라고 한다. 1960년대 영국에서 사료에 오염된 곰팡이독에 의해 1개월 만에 10만 마리 이상의 칠면조가 폐사한 사건도 있었다. 다행히 아플라톡신을 생성하는 아스퍼질러스 플라버스는 주로 열대나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며 온대 지방인 우리나라의 농산물에서 생성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온대 지방에서는 붉은곰팡이인 ‘푸사리움 모니리포메이’가 자라기 쉽다. 옥수수의 상처 부위에 잘 피고 보리에서도 대량 발생하며 간암이나 식도암을 일으키는 ‘푸모니신’을 만든다. 식품을 100~210도로 가열하면 대부분의 미생물은 죽지만 곰팡이독은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다만 식용유처럼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이 있으면 곰팡이독에 오염돼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땅콩 등 견과류나 곡류는 벌레 먹은 부분이 변색돼 있으면 곰팡이독에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먹어서 쓴맛이 나면 뱉어내고 삼키지 말아야 한다. 곰팡이는 공기, 토양, 물 등 자연계 어디에나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곰팡이독 기준을 두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보관 과정에서 곰팡이가 피면 곰팡이독에 노출될 수 있다. 곡식이나 견과류는 습기가 적고 서늘한 곳에 잘 보관하고, 곰팡이가 핀 것은 오염이 퍼지지 않도록 바로 버려야 한다. 냉장고도 수시로 청소해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와우! 과학] 당신이 즐겨 먹는 바나나, 멸종으로 가고 있다?

    [와우! 과학] 당신이 즐겨 먹는 바나나, 멸종으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촌 모두가 즐기는 바나나를 못 먹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초 영국 BBC 등 해외언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현재 우리가 즐겨먹는 바나나가 확실히 멸종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시중 어디에서나 흔하게 접하는 바나나가 멸종위기에 놓여있다는 보도는 한편으로 의아하지만 이는 과거 역사에도 기록이 있다. 사실 1950년대 이전만 해도 사람들은 지금의 바나나와 다른 종의 바나나를 먹었다. 이 종의 이름은 '그로스 미셸'(Gros Michel)로 흥미롭게도 지금 바나나보다 더 진하고 달콤한 맛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부터 ‘푸사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porum)이라 불리는 곰팡이로 인해 생긴 '파나마병'이 전세계로 서서히 퍼지면서 결국 그로스 미셸종은 생산이 중단됐다. 이를 대체해 등장한 바나나종이 바로 현재 우리가 먹고있는 캐번디시(Cavendish)다. 기존 종을 대신해 개량 재배된 캐번디시종은 당시 유행한 파나마병을 이겨냈고 지금은 연간 5500만 톤을 생산할 만큼 대세가 됐다. 그러나 캐번디시종 또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1980년 대 부터 기존 ‘푸사리움 옥시스포룸’ 곰팡이의 신종이 등장해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 독성이 매우 강한 신종 파나마병은 뿌리를 시들게 하는 것은 물론 신발의 흙으로도 운반돼 지금까지 축구경기장 2000개 이상 크기의 바나나 농장을 오염시켰다. 문제를 이를 극복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교 게르트 케마 박사는 "지금 당장 슈퍼마켓에서 바나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문제는 캐번디시를 대체할 종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질병에 강한 종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신종이 나와도 맛과 생산량이 떨어져 수출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바나나, 더이상 못먹을 수 있다…곰팡이탓 멸종 중”

    “바나나, 더이상 못먹을 수 있다…곰팡이탓 멸종 중”

    바나나는 물론 바나나를 넣은 셰이크나 케이크를 먹을 수 없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나나가 느리지만 확실히 멸종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네덜란드와 호주, 미국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푸사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porum)이라는 치명적인 곰팡이가 바나나를 멸종으로 몰고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일반적으로 곰팡이로 인한 병을 ‘파나마병’이라 부르는데 이 감염병은 바나나의 잎을 시들게 해 결국 죽게 만들며 1950년대 동남아 일대에 급속도로 번졌다. 이 때문에 당시 진한 맛과 달콤한 향으로 인기를 끌었던 ‘그로 미셸’ 품종의 바나나는 결국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새로운 품종을 찾아 개량·재배한 것이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캐번디시’ 바나나다. 그런데 이 품종 역시 ‘TR4’(Tropical race 4)라고 불리는 곰팡이에 의해 죽어가게 된 것이다. TR4는 앞서 그로미셸 품종을 멸종시킨 곰팡이인 ‘푸사리움 옥시스포룸’의 생리형(race)이다. 이는 형태적으로 같은 병원균이 식물 품종에 따라 병원성이 달라지는 병원균의 계통을 말한다. 1980년대 대만에서 처음 발견되기 시작한 ‘TR4’에 의한 파나마병은 이후 중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를 넘어, 최근에는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치명적인 감염병을 아직도 막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 따라서 이 병이 세계 최대 바나나 산지 중 하나인 중남미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논문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면역학 전문지 ‘플로스 패서전스’(PLoS Pathogens) 최근호에 발표했다. 사진=ⓒ포토리아(왼쪽), 네덜란드 와게닝겐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바나나 전염병 인체에는 무해하지만…파나마병 변종으로 바나나 대량멸종 하나

    바나나 전염병 인체에는 무해하지만…파나마병 변종으로 바나나 대량멸종 하나

    ‘바나나 전염병 인체’ ‘파나마병’ 바나나 전염병인 ‘파나마병’의 확산으로 전 세계에서 바나나가 사라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바나나 전염병 파나마병의 일종인 TR4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바나나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바나나 전염병 TR4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바나나 전염병 TR4에 감염되면 수년 내 바나나 농장 전체가 고사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세계 바나나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캐번디시 품종에 특히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바나나 품종은 1,000여 종에 달하지만 캐번디시는 글로벌 작황의 45%를 차지하며, 우리가 먹는 바나나의 대부분도 캐번디시 품종이다. 개량된 캐번디시 품종은 씨가 없이 꺽꽂이 방식으로 번식되기 때문에 유전자의 다양성이 떨어져 면역력이 떨어진다. 파나마병(푸사리움)의 일종인 ‘TR4’를 처음 발견한 미국 플로리다대 랜디 플로츠 식물병리학과 교수는 “그동안 바나나 생산·수출의 주류였던 캐번디시 종은 TR4의 확산으로 멸종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면서 “다른 바나나 품종의 개발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나나 전염병은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담배, 토마토 등에도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릉숲 개화 시기 50년 만에 8일 빨라졌다

    서울 홍릉숲의 개화 시기가 빨라지는 등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생태계에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1996년부터 기후변화에 따른 동식물의 개화, 발생 등의 생체리듬을 모니터링한 결과 중북부 수종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남방계 수종이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조사됐다. 홍릉숲의 경우 생강나무의 개화 시기는 3월 12일, 산수유는 3월 16일, 개나리는 3월 17일 등으로 1960년대와 비교해 8일 정도 앞당겨졌다. 기후변화에 민감한 곤충의 경우 이동성이 큰 나비뿐만 아니라 홍가슴개미 등의 북방계 15종이 감소하고 남방계인 왕침개미 등 10종이 크게 늘었다. 올해 제주 도룡뇽의 첫 산란일은 1월 7일로 지난해(2월 6일)보다 한달, 2011년(2월 26일)보다 50일 가까이 빨라졌다. 아열대성 병해충인 꽃매미와 푸사리움가지마름병이 정착됐고 일년에 1세대 발생하던 솔나방은 최근 2세대가 발생해 수목 피해가 커졌다. 동식물의 생체리듬 변화는 나무 심는 시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별 식목 가능일의 경우 제주도와 남부해안은 2월 19일부터 가능하고 3월 21일에는 전국적으로 나무 심기를 할 수 있다. 나무 심기에 적기인 식목일보다 2주 정도 빨라졌다. 윤영균 산림과학원장은 “수목의 생리적 특성을 고려해 시기와 수종을 선정하는 것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소나무류 가지마름병 확산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에서 잣나무 등 소나무류 가지마름병(가칭)이 확산되고 있어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류 가지마름병 피해는 5개 시·도,38개 시·군·구의 159㏊에 달하며 잣나무 2만 4000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경기와 강원 충북 대구 등 피해지역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가지마름병은 ‘충’에 의해 감염되는 재선충병과 달리 ‘곰팡이’에 의한 피해로 가지가 말라 죽고 결국 나무까지 고사하게 만든다. 국내에서는 리기다 소나무에 푸사리움 가지마름병이 발생했지만 잣나무에 피해를 주는 가지마름병은 처음이다. 산림청이 긴급 방제에 나섰지만 국내에서 첫 발생한 병해충으로 병명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학계에서는 병의 증상을 들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 큰 피해를 입힌 ‘스클레로데리스 가지마름병’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국립산림과학원은 피목 가지마름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가뭄과 올들어 이상고온 등 기상변화로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곰팡이 ‘불완전세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병원성이 강해 나무에 피해를 주는 스클레로데리스와 달리 피목 가지마름병은 피해를 주지 않지만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집단 발생한다. 현재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병원균의 분리·검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는 8월쯤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은 확산 방지를 위해 7월까지 산림부서에 완전 방제를 지시했고 고사목은 제거 후 소각토록 했다. 산림과학원 김경희 박사는 “스클레로데리스 가지마름병에 대비한 방제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상기후와 고온현상으로 그동안 없었던 병해충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예찰·진단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병해충 무차별 공습… 산림이 시름시름

    병해충 무차별 공습… 산림이 시름시름

    각종 병해충의 무차별 공습으로 산림이 몸살을 앓고 있다. 소나무 멸종 우려까지 야기시킨 재선충병이 지난해는 추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연말 경기도 광주에서 잣나무에 발병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전체 산림의 60%를 차지하는 소나무와 참나무에 이어 잣나무까지 피해가 발생하면서 올 한 해도 병해충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재선충병 북상… 시들음병 확산 4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병해충 피해는 38만 6319㏊(경기도 광주시 잣나무 피해 4㏊는 제외)로 집계됐다. 전체 산림(639만 3949㏊)의 약 6%가 병을 앓고 있다. 여의도(840㏊)의 460배, 남산(339㏊)의 1140배에 달하는 규모다. 남쪽에서 발병한 소나무재선충병이 북상 중이고, 북쪽에서는 참나무시들음병이 확산되면서 심각성을 더한다. 충청도를 포함한 중부권에서는 푸사리움가지마름병, 강원도 등지는 솔잎혹파리, 남부지역은 솔껍질깍지벌레가 위험 수위에 달했다. 피해가 소나무에 집중되고 있지만 수종·지역·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병하는 추세다. 1988년 부산에서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는 지난해 말 8개 시·도,53개 시·군·구에서 7871㏊에 이르는 산림에 확산됐다.200만그루가 넘는 소나무가 사라졌고, 올해도 80만그루를 베어내야 한다. 한번 걸리면 100% 고사하는 치명성 때문에 발견즉시 제거할 수밖에 없어 피해를 예측하기 힘들다. 더욱이 소나무 재선충병의 방제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잣나무까지 확산되자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2004년 8월 경기도 성남에서 첫 발생한 참나무시들음병은 61개 시·군·구에 피해면적이 1350㏊에 달한다. 재선충병보다는 덜 치명적이지만 매개충인 광릉긴나무좀이 전국에 분포하는 토착종이고 매개충 없이도 발병한다는 점에서 큰 피해가 우려된다. 60년과 70년대 기승을 부렸던 솔껍질깍지벌레(4만 5138㏊)와 솔잎혹파리(19만 5707㏊) 피해도 확대되고 있다. 치명성이 떨어지고 방제법도 있지만, 재선충병보다 덜 급하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소홀해지면서 감염된 소나무는 잘려나갈 수밖에 없다. 서해안지역에서 내륙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푸사리움가지마름병(4748㏊)은 방제법이 없어 벌채를 통한 수종갱신이 유일한 대안이다. 오기표 산림청 산림병해충팀장은 “소나무재선충병 등 위협적인 산림 병해충은 외국에서 유입된 국제화 산물(?)이다.”면서 “앞으로 병해충 발병 및 산림 피해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예방위한 연구비 확충 필요 산림청의 올해 병해충방제 예산은 676억 7200만원이다. 전년 대비 11.3% 증액됐다. 이 중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비가 68%인 460억원을 차지한다. 솔잎혹파리(106억여원), 솔껍질깍지벌레(35억여원), 참나무시들음병(25억여원) 등에도 배정됐다. 그러나 방제비 대부분이 감염목 제거나 벌채 등 단기 처방에 집중돼 있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방제를 위한 연구비 지원 등 예방 차원의 대비는 미미하다. 소나무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천적인 개미침벌 방사나 참나무시들음병에 대한 주사약제 시연 등은 효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뒷전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각막염 유발 바슈롬 렌즈세척액 리콜

    미국 바슈롬 사가 15일 눈에 곰팡이균 감염을 일으킨 콘택트렌즈 관리용액 ‘리뉴 모이스춰록’을 전세계적으로 리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홍콩, 싱가포르, 영국에서 모이스춰록이 진균성 각막염을 유발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모이스춰록 사용으로 인한 진균성 각막염 환자 숫자는 122명에 이른다. 바슈롬은 4월 13일부터 미국에서 모이스춰록 판매를 중단했으며, 한국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제품이 회수 조치됐다. 푸사리움균에 의해 감염되는 진균성 각막염은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치명적 질환으로 주로 열대나 아열대 지방에서 발병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더워지는 한반도] 철모르는 꽃들… 기상 대재앙 전주곡

    [더워지는 한반도] 철모르는 꽃들… 기상 대재앙 전주곡

    등산로 길섶에 개나리가 꽃망울을 조심스럽게 틔웠다. 그런가 하면 아파트 화단의 장미도 덩달아 꽃봉오리를 탐스럽게 피워올렸다. 개나리가 봄마중을 나온 것도, 온실 속의 장미가 개화한 모습도 아니다. 동지(冬至)가 코 앞으로 다가온 12월 중순, 서울 근교의 야외 풍경이다. ●헷갈리는 四季… 개나리·장미 활짝 “허…참, 이상하네.” “벌써 봄인 줄 알고 피었나봐.”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고봉산 자락의 등산로. 길가를 노랑으로 듬성듬성 물들인 개나리꽃을 보며 등산객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던졌다.“작년 이맘 때는 살포시 피었는데 올해는 더 활짝 폈네요.” 이 지역 토박이로 고봉산을 즐겨 찾는 정진기(63)씨는 “하루종일 햇볕이 드는 곳이어서 그런지 개나리가 헷갈린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산동 후곡마을엔 또다른 진풍경이 벌어졌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 빨간 덩굴장미가 만개하거나 시들어가는 중이다. 경비원 김영성(63)씨는 “보름 전부터 한두 송이씩 피더니 지금은 꽤 많아졌다. 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살다 보니 이런 광경도 다 본다.”고 전했다. 따뜻한 겨울이 개나리와 장미의 계절감각을 빼앗았다. 이상난동(異常暖冬)으로 인해 ‘철 모르게’ 꽃을 피운 것이다.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기후변동과 생태계의 비정상적인 반응은 이뿐이 아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홍릉수목원. 동백나무를 비롯한 구골나무·황칠나무·아왜나무·팔손이나무 등이 활엽수림 정원 한쪽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전 같으면 제주도나 남부 해안지대 등 이른바 난대림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상록활엽수들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신준환 산림환경부장은 “온실 공간이 비좁아 어쩔 수 없이 한데로 옮겨 심었는데 예상 외로 잘 자란다. 서울의 열섬현상(Heat Island) 영향도 있겠지만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기후가 변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파괴적 얼굴의 지구온난화 지구온난화는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가 지구로부터 방출되는 적외선을 흡수, 지구의 체온을 높여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을 일컫는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딱히 해로운 건 아니다. 오히려 “온실가스가 없으면 지구대기의 기온은 영하 18도로 내려가 생물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고만다.”(환경부 김형섭 지구환경담당관)고 한다. 문제는 온실가스의 농도가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점점 짙어져 가고 있다는 점이다. 산림과학원 임종환 박사는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과 산림훼손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한 기후변화 속도가 산업혁명 이전의 자연적 기후변화 속도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란 어감은 ‘온건’하지만 그 여파는 심각하다. 지구 곳곳의 기상이변과 생태계 교란이 이를 웅변한다. 지난해 여름 유럽의 이상폭염은 2만여명의 사망자를 냈고, 사상 최다인 10개의 대형 태풍이 올해 일본 본토를 휩쓸고 지나갔다. 올 여름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이스라엘, 유럽 일부까지 습격한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떼도 사하라 사막 남쪽에 쏟아진 이상폭우로 번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래의 전망도 우울하다. 이달 초 미국·캐나다 등 북극 주변 8개국 과학자들이 발표한 ‘북극 기후영향평가’ 보고서에선 “21세기가 끝날 무렵엔 북극 바다의 얼음이 거의 사라져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임종환 박사는 “지구가 더워진다는 것은 결국 에너지가 높아지는 것인데, 이렇게 강해진 에너지가 다시 바람과 강수, 해빙과 해수이동 등으로 분배되는 과정에서 기상재해가 일어나게 된다. 각각의 재해는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산불·산사태 등이 점점 대형화하거나 잦아지고 각종 병해충이 창궐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평균기온 상승 ‘지구촌 최고’ 지난 100년간 지구촌의 평균 기온은 0.4∼0.8도 가량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5도 높아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구촌 어느 지역보다도 상승폭이 컸다.”고 한다. 지난달엔 서울의 기온이 매일 영상(零上)을 기록했는데, 기상관측 시작 100년 이래 처음 빚어진 현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2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1990년 대비 배출증가율 세계 1위를 기록한 상태다. 단기간에 이룬 압축적 경제성장·산업고도화가 주 원인임은 물론이다. 특히 동해안 대형산불(2000년)과 극심한 봄가뭄(2001년), 태풍 루사(2002년)로 인한 기록적인 산사태와 초속 60m의 순간최대풍속을 몰고 온 태풍 매미(2003년),3월의 폭설(2004년) 등 최근 수년째 기상이변이 잇따르면서 당국의 긴장감도 더욱 높아가고 있다. 온난화에 따른 병해충의 창궐도 주목 대상이다. 리기다소나무를 고사시키는 푸사리움가지마름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중이고, 소나무 재선충병을 매개하는 솔수염하늘소의 분포도 점차 북상하며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올 가을 첫 발견돼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참나무 시들음병 역시 온난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임종환 박사는 “기후변화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 생태계 먹이사슬의 변화와 함께 일부 종은 멸종할 수도 있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종을 찾아내 보전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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