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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권 당첨된 줄 알았나”…치매 할머니 통장 ‘싹쓸이’한 34세 손녀 [월드픽]

    “복권 당첨된 줄 알았나”…치매 할머니 통장 ‘싹쓸이’한 34세 손녀 [월드픽]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던 영국의 30대 여성이 할머니의 돈을 제 돈처럼 써버려 법의 심판을 받았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장례비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세 아이의 엄마인 대니엘 램스보텀(34)은 할머니의 은행 계좌에 있던 돈을 불과 10개월 만에 모두 써버렸다. 그는 이 돈으로 외식과 쇼핑을 즐겼고, 집세를 내는 데도 썼다. 사건은 할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고 랭커셔주 뱀버브리지의 요양원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할머니가 스스로 재산을 관리할 수 없게 되자, 램스보텀의 어머니가 먼저 보호법원에 재산 관리인이 되겠다고 신청했다. 하지만 파산 선고를 받은 이력 때문에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어머니는 딸에게 대신 그 역할을 맡으라고 했다. 재산 관리인이 된 램스보텀은 할머니의 집을 판 돈에서 3만 파운드(약 5400만원)가 넘는 금액을 빼돌렸다. 2018년 10월 할머니가 숨을 거두었을 때, 계좌에는 장례 비용을 치를 돈조차 없었다. 이 사실은 램스보텀의 이모가 어머니의 유골을 찾으려고 장례업체에 연락하면서 드러났다. 장례비가 한 번도 지급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램스보텀은 지위를 남용한 사기 혐의를 인정했다. 프레스턴 형사법원의 마이클 마허 판사는 “처음에는 망설였을지 몰라도, 곧 사기로 얻은 돈을 신나게 즐겼다”며 “할머니의 돈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의무였는데, 오히려 계좌를 개인 저금통처럼 털어 썼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7년 12월 이 돈이 통장에 들어왔을 때 크리스마스 복권에라도 당첨된 기분이었을 것”이라며 “당시 본인 통장은 텅 비어 있었다”고 말했다. 판사는 할머니의 처지를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는 “할머니는 빈털터리로 세상을 떠났다”며 “치매로 판단력을 잃은 탓에 손주가 자신의 병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떠난 것이 그나마 작은 위안”이라고 했다. 램스보텀은 이모에게 거짓말까지 했다. 판사는 “이모는 끈질기게 진실을 추적했다”며 “공공후견청과 연금청, 경찰을 오가며 몇 년 동안 이 문제를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판사는 램스보텀에게 날카로운 경고도 남겼다. 그는 “‘아이가 셋이라 시간이 없다’며 동정심에 호소할 생각이라면 짐을 싸 오라”며 “그렇다면 곧장 계단 아래 구치소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램스보텀에게 징역 14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와 함께 150시간의 무급 사회봉사와 5일간의 재활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 “내 이름 못넣으면 폐쇄” 트럼프의 케네디 센터 ‘몽니’ [영상]

    “내 이름 못넣으면 폐쇄” 트럼프의 케네디 센터 ‘몽니’ [영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에 자신의 이름을 넣으려는 시도가 법원에 의해 중단되자 보수 공사 명목으로 공연장을 폐쇄했다. 미국의 수도를 현대화하겠다며 백악관을 비롯한 각종 상징물에 자신의 이름이나 얼굴을 넣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를 법원이 막자 케네디 센터를 ‘인질’로 삼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쿠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이날 케네디센터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넣는 방안을 중단하라며 “의회의 승인 없이 케네디센터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다른 누구, 어떤 것에 대한 기념물도 설치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센터 명칭을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변경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넣었지만, 쿠퍼 판사는 지난 5월 이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쿠퍼 판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때 임명됐으며,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트럼프 2기 들어 모두 친트럼프 인사로 교체됐다. 쿠퍼 판사의 부인 에이미 제프리스 변호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를 맡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정으로 케네디센터 간판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추가됐지만, 현재는 보수공사로 흰색 가림막이 설치됐다. 쿠퍼 판사는 아울러 센터 앞 광장 이름을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 플라자’로 변경하려던 계획도 추진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법원 결정 직후 약 2년 예정으로 보수공사에 들어간다며 공연장을 폐쇄했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센터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영상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공유했다. 러트닉 장관은 “케네디 센터의 지붕이 무너지고, 콘크리트 지지대가 붕괴하며, 철강이 부식되어 안전하지 않은 상태”라며 “오직 트럼프 대통령만이 제때 예산에 맞춰 개·보수를 완료할 수 있으며, 오직 트럼프 대통령만이 센터가 파산하지 않도록 자금을 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장 붕괴는 지난 4일 일어난 사고로 당시 심한 폭풍우로 석고 조각이 떨어져 나가 약 20m 아래 메인 로비로 추락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는 또 케네디 센터가 연간 8000만~1억 달러(약 1000억~136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들어 케네디센터는 연간 관람권 매출이 36%나 감소하는 등 관객이 줄어들고 공연이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수도의 문화 허브로 자리잡았던 케네디 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랜스젠더가 등장하거나 좌파 사상이 담긴 공연을 금지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뮤지컬 ‘해밀턴’을 취소하기도 했다. ‘해밀턴’은 카리브해 출신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삶을 다룬 뮤지컬로 역사적 인물을 흑인·라틴계 배우들이 연기하여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의 케네디 센터 보수 공사는 이사회가 승인한 명칭대로 복구되지 않는다면 시작될 수 없다”면서 ‘트럼프-케네디 센터’가 되어야 한다고 고집했다. 한편 고 케네디 대통령의 유족들은 “현 행정부의 문화 전쟁에서 무기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반발했다. 케네디센터 당연직 이사인 조이스 베이티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 위해 케네디 센터를 인질로 잡았다”고 비난했다.
  • ‘싸구려’ 옛말, 애플도 줄 세웠다… 韓 턱밑 쫓는 ‘中반도체 굴기’ [글로벌 인사이트]

    ‘싸구려’ 옛말, 애플도 줄 세웠다… 韓 턱밑 쫓는 ‘中반도체 굴기’ [글로벌 인사이트]

    세계 4위 中 대표 메모리 CXMT시총 200조원 상장 앞둔 YMTCD램은 창신·낸드는 양쯔 ‘공세’허페이시, 창신에 3조원 80% 투자 한국인 직원 1% ‘기술유출’ 그림자美 제재 비웃듯 장비까지 국산화한국이 중국과 비교해 우위를 보이는 단 하나 남은 분야가 있다면 메모리 반도체다. 지난 7월 상하이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세계 4위 메모리업체로 우뚝 섰다. 올해 연말쯤 상장을 준비 중인 양쯔메모리(YMTC)와 함께 ‘메모리 쌍두마차’로 불리는 두 기업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메모리 품귀현상에 애플의 요구도 무시할 정도로 콧대가 높아졌다. 턱밑까지 따라붙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상황을 짚어봤다. “AI 호황에 취할 때가 아닙니다. 중국이 반도체 물량 공세를 벌이면 가격 침체기에는 감산하는 일반적인 기업 논리가 사라져 다른 산업처럼 점차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습니다.” 15년간 삼성그룹 중국 본사에서 근무한 이병철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내놓는 섬뜩한 경고다. 2016년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창업한 창신메모리의 목표는 ‘중국판 삼성전자’였다. 창신메모리는 파산한 독일 반도체 기업 키몬다의 핵심 기술 자산을 인수해 2019년 D램 생산에 성공한다. 하지만 전체 직원 2만명 가운데 1% 이상이 한국인일 정도로 삼성으로부터의 기술유출이 창신메모리의 눈부신 성장 뒤에 숨어있다. 창신메모리 성공의 또 다른 주역은 지분 36.79%를 보유한 허페이시다. 중국 안후이성의 성도 허페이시는 2016년 창신메모리 1기 프로젝트에 투입된 3조 6300여억원 가운데 약 2조 9000억원을 투자했다. 10년 넘게 기다린 끝에 지난해 처음 창신메모리가 흑자를 기록한 뒤 올해 상장에도 성공하면서 초기투자금의 80%를 감당했던 허페이시는 그야말로 ‘대박’을 거뒀다. 평범한 중소도시가 첨단산업 육성의 투자자로 나서며 중국에선 ‘허페이 모델’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중국산 반도체는 저렴할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도 뒤집히고 있다. 지난 6월 창신메모리 공장에서는 반도체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던 화웨이 협력사 직원들이 클린룸에서 쫓겨난 일이 있었다. 트럼프 정부의 반발에도 중국 반도체를 사용하겠다고 나선 애플 역시 가격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신메모리 D램을 탑재한 64GB DDR5가 경쟁사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더 높은 가격을 매길 정도로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산업계에서는 이제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고객을 선별할 정도로 협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창신메모리 D램 가격이 삼성전자보다 높아진 것에 대해 “순간적인 수요와 공급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창신메모리는 상하이와 허페이에 두 개의 공장을 신설 중이며 세 번째 공장 부지도 지방 정부와 협상 중이다. 2030년이면 현재 생산량의 두 배인 매달 6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해 마이크론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 ‘반도체 국가대표’로 밀고 있는 창신메모리는 반도체 경기가 죽는다 해도 마이크론보다 버티는 힘이 훨씬 강해 세계 3위 메모리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상장으로 시가총액 1조 위안(약 200조원)을 목표로 하는 양쯔메모리도 연말에 완공되는 우한의 세 번째 공장에 이어 두 개 공장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최대 장애물은 미국이 수출을 막은 네덜란드 ASML의 노광장비와 같은 기술 장벽이다. 중국 화웨이는 수년간에 걸쳐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국산화를 총괄하며 반도체 자립을 이끌고 있다. ‘칩 설계도’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새겨 넣는 노광장비는 ASML이 세계적으로 독점 중인데 미국의 제재가 되레 중국의 독자 기술 발전을 가속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액 성과급이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차단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황재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전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인물인 량몽송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를 거쳐 중국 반도체업체 SMIC의 최고경영자가 됐다”면서 “금전 보상만으로 인재 유출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 메모리 쌍두마차가 턱밑까지 따라붙은 상황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은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되어 ‘반도체 낙동강 전선’을 사수해서 중국의 추월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국판 삼성전자’ 목표였는데 더 비싼 반도체 파는 창신메모리

    ‘중국판 삼성전자’ 목표였는데 더 비싼 반도체 파는 창신메모리

    한국이 중국과 비교해 우위를 보이는 단 하나 남은 분야가 있다면 메모리 반도체다. 지난 7월 상하이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세계 4위 메모리업체로 우뚝 섰다. 올해 연말쯤 상장을 준비 중인 양쯔메모리(YMTC)와 함께 ‘메모리 쌍두마차’로 불리는 두 기업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메모리 품귀현상에 애플의 요구도 무시할 정도로 콧대가 높아졌다. 코끝까지 따라붙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상황을 짚어봤다. “AI 호황에 취할 때가 아닙니다. 중국이 반도체 물량 공세를 벌이면 가격 침체기에는 감산하는 일반적인 기업 논리가 사라져 점차 다른 산업처럼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습니다.” 15년간 삼성그룹 중국 본사에서 근무한 이병철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내놓는 섬뜩한 경고다. 2016년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창업한 창신메모리의 목표는 ‘중국판 삼성전자’였다. 창신메모리는 파산한 독일 반도체 기업 키몬다의 핵심 기술 자산을 인수해 2019년 D램 생산에 성공한다. 하지만 전체 직원 2만명 가운데 1% 이상이 한국인일 정도로 삼성으로부터의 기술유출이 창신메모리의 눈부신 성장 뒤에 숨어있다. 창신메모리 성공의 또 다른 주역은 지분 36.79%를 보유한 허페이시다. 중국 지방정부는 지하철 건설보다 반도체 산업에 집중 투자하며 ‘허페이 모델’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기업의 투자자이자 지원자로 활약했다. 10년 넘게 기다린 끝에 지난해 처음 창신메모리가 흑자를 기록한 뒤 올해 상장에도 성공하면서 허페이시는 그야말로 ‘대박’을 거뒀다. 지난 6월 창신메모리 공장에서는 반도체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던 화웨이 협력사 직원들이 클린룸에서 쫓겨나는 일이 있었다. 트럼프 정부의 반발에도 중국 반도체를 사용하겠다고 나선 애플 역시 가격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4GB DDR5는 경쟁사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더 높은 가격을 매길 정도로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됐다. 이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창신메모리 D램 가격이 삼성전자보다 높아진 것에 대해 “순간적인 수요와 공급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창신메모리는 상하이와 허페이에 두 개의 공장을 신설 중이며 세 번째 공장 부지도 지방 정부와 협상 중이다. 2030년이면 현재 생산량의 두 배인 매달 6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해 마이크론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 ‘반도체 국가대표’로 밀고 있는 창신메모리는 반도체 경기가 죽는다 해도 마이크론보다 버티는 힘이 훨씬 강해 세계 3위 메모리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상장으로 시가총액 1조 위안(약 200조원)을 목표로 하는 양쯔메모리도 연말에 완공되는 우한의 세 번째 공장에 이어 두 개 공장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중국의 양대 메모리 기업이 AI 붐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는 가운데 한국도 K-반도체 로드맵을 완성했다. 호남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 중인 산업통상부의 안홍상 반도체 과장은 중국처럼 두둑한 배짱 투자를 할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부지만 확보된다면 2년 정도에 공장 가동까지 끝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대만 TSMC의 일본 구마모토 공장처럼 초단기 완공도 가능하다”며 “호남반도체는 부지 조성부터 새롭게 해야 해서 시간이 좀 더 걸릴 뿐 실제로 공사 속도는 일본과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착공에서 가동까지 22개월 걸린 일본 TSMC 공장은 ‘구마모토의 기적’으로도 불린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최대 장애물은 미국이 수출을 막은 네덜란드 ASML의 노광장비와 같은 기술 장벽이다. 중국 화웨이는 수년간에 걸쳐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국산화를 총괄하며 반도체 자립을 이끌고 있다. ‘칩 설계도’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새겨 넣는 노광장비는 ASML이 세계적으로 독점 중인데 미국의 제재가 되레 중국의 독자 기술 발전을 가속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액 성과급이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차단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황재원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전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인물인 량몽송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를 거쳐 중국 반도체업체 SMIC의 최고경영자가 됐다”면서 “금전 보상만으로 인재 유출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인재들이 창업을 하거나 학계에서 개인적 성취감을 느끼고 업계의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국 메모리 쌍두마차가 코끝까지 따라붙은 상황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은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 전 부사장은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되어 ‘반도체 낙동강 전선’을 사수해서 중국의 추월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케어네이션, 6년 플랫폼 데이터 바탕으로 시니어 시장과 실제 돌봄 수요 간 시차 분석 공개

    케어네이션, 6년 플랫폼 데이터 바탕으로 시니어 시장과 실제 돌봄 수요 간 시차 분석 공개

    통합 돌봄 플랫폼 케어네이션(김견원 대표이사·서대건 각자대표)이 6년 동안 축적한 플랫폼 데이터를 근거로 국내 시니어 시장과 실질적인 돌봄 수요 사이에 대략 10년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케어네이션 김견원 대표는 9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2026 K-ICT WEEK in BUSAN 에이지테크 포럼’에 키노트 연사로 참여해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시니어·돌봄 시장의 흐름과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김 대표는 “65세에 진입한 시니어는 곧바로 돌봄 수요자로 전환되기보다 소비 행위를 지속하는 시니어 소비자에 가까우며, 간병·요양 등 실제적인 돌봄 수요는 75세 안팎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난다”라며 “시니어 시장의 규모가 크다는 점과 돌봄 수요가 크다는 사실 사이에는 약 10년의 시차가 존재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베이비붐 세대인 1955~1963년생 약 710만명 인구가 70대로 접어드는 2029~2035년을 국내 돌봄 시장의 ‘골든 윈도우’ 기간으로 전망했다. 중장년층(30~60대) 보호자 회원이 케어네이션 간병비 결제의 86%를 차지하며 돌봄 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이들은 실질적인 돌봄 서비스 결정과 비용 집계를 주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고령 인구의 숫자뿐만 아니라 누구에게 돌봄이 필요하고 비용을 부담하는가도 함께 파악해야 한다”라며 “‘간병 파산’이라는 단어가 실제 플랫폼 데이터상에서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5년 결제 데이터 기준 연간 간병 지출액이 가장 높았던 질환은 다발골수종으로 약 5600만원이었고, 뇌경색이 약 5280만원, 뇌출혈이 약 468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케어네이션은 간병 공고 등록부터 결제, 간병일지 작성, 이용 후기, 서비스 이용증명서 발급까지 모든 서비스 과정을 앱 내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21년 3월부터는 매달 업계 동향을 담은 ‘대한민국 돌봄동향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김견원 대표는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AI 전환(AX)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호자가 입력하는 환자의 상태를 정제된 데이터로 구조화하고, 공고 한 건당 환자 상태·요구 조건·가격·기간·평가 등 50개 이상의 데이터 항목을 수집해 예상 간병비 안내 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따른 민간 플랫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견원 대표는 “전담 인력 5394명이 242만명에 달하는 대상자와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라며 디지털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케어네이션은 서울 강남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통합돌봄 제공 시스템 모듈화에 착수했으며, 향후 돌봄 인프라와 인력이 취약한 읍·면·동 지역까지 공급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장기요양 수급자를 대상으로 방문요양, 비대면 진료, 의약품 배송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원스톱으로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케어네이션은 병원간병과 재가간병을 시작으로 병원동행, 가사돌봄, 아이·산후돌봄에 이어 방문요양·가족요양까지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돌봄 매칭을 제공하는 통합 돌봄 플랫폼이다. 현재 환자·보호자 회원 약 58만명과 케어메이트(돌봄제공자) 회원 약 30만명을 확보하고 있으며, 돌봄 앱 다운로드 점유율 92%(보호자·케어메이트 전용 앱 합산)를 기록 중이다.
  • 사우디 오일머니 끊긴 LIV 골프, 기업 회생 절차 신청

    사우디 오일머니 끊긴 LIV 골프, 기업 회생 절차 신청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지원 중단으로 재정난을 겪는 LIV 골프가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골프위크 등 미국 언론은 LIV 골프가 미국 뉴저지 법원에 파산 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고 9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챕터11은 기업이 영업을 이어가면서 채무를 조정하고 회생을 추진할 수 있도록 법원이 채무 이행을 일시 중단시켜주는 제도다. 일종의 기업 회생 절차이다. LIV 골프는 새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한 시간을 벌 목적으로 이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LIV 골프의 스콧 오닐 최고경영자(CEO)는 홈페이지에 ‘LIV 골프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글을 올려 “다음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 법원의 감독 하에 구조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LIV 골프는 “우리의 목표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대회는 계속 개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닐 CEO는 앞으로도 5개 대륙에 걸친 대회를 계속하겠다면서 출전 선수를 75명으로 확대하고 컷 탈락 제도와 월요 예선 도입을 약속했다. 그러나 주요 선수가 이탈이 예상되는데다 마땅한 투자자를 찾는 게 쉽지 않아 LIV 골프의 이번 파산 보호 신청은 진짜 파산으로 가는 길목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욘 람(스페인) 등 LIV 골프의 정상급 선수들에게 보장한 돈을 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잔류 여부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22년 출범한 LIV 골프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정상급 선수들을 끌어들였지만 올해 초 PIF가 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 전 여친 부모 살해한 총동아리 회장의 끔찍한 사생활…최연소 사형수 장재진의 그날[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전 여친 부모 살해한 총동아리 회장의 끔찍한 사생활…최연소 사형수 장재진의 그날[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으며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기사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4층 베란다의 비명, 지옥문이 열리다2014년 5월 20일 오전 9시,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한 아파트 단지. 평화롭던 아침 공기를 깬 것은 처절한 비명과 화단 위로 떨어진 둔탁한 추락음이었다. 4층 베란다 창문에서 떨어진 이는 대학생 A 양이었다. 추락의 충격으로 골반이 부서지고 피를 흘리면서도 A 양은 산소마스크를 씌우려는 구급대원의 소매를 필사적으로 부여잡았다. “우리 집으로 빨리 가보세요... 장재진이 우리 부모님을 죽였어요!” 경찰관들이 서둘러 아파트 4층 문을 여는 순간 좁은 복도를 타고 숨이 턱 막히는 비릿한 피비린내가 현관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거실의 참상은 처참했다. 바닥과 벽면은 붉은 피로 얼룩져 있었고 그 위에는 기괴하게도 핏물을 덮기 위한 하얀 밀가루가 어지럽게 뿌려져 있었다. 현관 바로 옆에는 이 집의 가장인 A 양의 아버지가, 안방 욕실 바닥에는 어머니가 참혹한 시신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평범하고 화목했던 가족의 보금자리가 단 하룻밤 만에 잔혹한 학살의 현장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범인은 A 양의 대학교 선배이자 전 남자친구였던 24세의 대학생, 장재진이었다. ‘자존감의 가면’을 쓴 대학 총동아리 회장1990년생인 장재진은 대외적으로는 싹싹하고 예의 바른 복학생으로 통했다. 복학 후 그는 학내 활동에 집착하며 ‘총동아리 연합회 회장’이라는 감투를 썼다. 학과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총동아리 회장이라는 지위는 그에게 대학 내에서 비뚤어진 우월감을 선사하는 왜곡된 자존감의 절대적 기둥이었다. 그러나 화려한 가면 뒤편에는 극도로 폭력적이고 비굴한 괴물이 웅크리고 있었다. 장재진은 해병대 복무 시절 후임병들에게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폭력을 행사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전과자였다. 그의 가학적 성향은 2014년 2월, 대학 새내기 A 양을 만나 교제하게 되면서 다시 폭발했다. 장재진에게 이 연애는 정서적 교감이 아닌 소유욕과 지배욕의 연장선에 불과했다. 그는 교제 내내 집요하게 성관계를 강요했고 A 양이 이를 완곡하게 거절할 때마다 극도의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다. 자신의 욕구가 거절당하자 장재진은 비열하게 A 양을 깎아내렸다. 동아리 부원들과 술을 마시며 “잠자리도 안 해준다”, “비싸게 군다”며 추잡한 음담패설과 험담을 일삼았다. 이 뒷담화가 A 양의 귀에 들어가고 그녀가 항의하자 장재진은 적반하장으로 A 양의 뺨을 수차례 때리며 폭력을 행사했다. A 양은 비로소 그의 추악한 본모습을 직시하고 이별을 선언했다. 5시간의 감금 폭행, 나락에 떨어진 괴물의 앙심이별 통보를 받은 장재진은 집착과 광기에 사로잡혔다. 감히 총동아리 회장인 자신이 거절당했다는 사실 자체가 그의 왜곡된 자존심에 치명적인 생채기를 냈기 때문이다. 장재진은 끊임없이 스토킹을 일삼았고 A 양이 번호를 차단하자 분노는 폭발했다. 결국 2014년 4월, 장재진은 대학교 화장실에서 나오는 A 양을 발견하고 덮쳤다. A 양이 격렬하게 거부하자 복도 한복판에서 잔혹한 폭행이 시작되었다. 그는 A 양의 뺨을 무수히 내리쳤고 그녀가 쓰러지자 발로 무참히 짓눌렀다. 그것도 모자라 기절해 신음하는 A 양을 끌고 가 자신의 자취방에 납치했다. 그곳에서 장재진은 A 양을 감금한 채 5시간 동안 무차별적인 구타를 이어갔다. 동아리 선후배들이 들이닥쳐 구조하기 전까지 피해자는 지옥 같은 공포를 겪어야 했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은 딸의 모습에 부모는 억장이 무너졌다. 분노 속에서도 부부는 대단히 이성적으로 대처했다. 보복을 염려해 고소 대신 장재진의 부모를 찾아가 확실한 재발 방지와 격리를 약속받았다. 이 사실을 안 장재진의 아버지는 아들을 심하게 꾸짖으며 휴학을 명령했다. 하지만 이 대처는 자존감의 괴물이었던 장재진에게 파멸의 칼날이 되었다. 범행이 퍼지면서 장재진은 동아리 연합회 회장직에서 해임당했다. 한순간에 흉악범으로 나락에 떨어진 장재진은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지 않았다. 대신 “그 여자애와 부모가 내 인생을 망쳤다”며 맹목적인 피해 의식을 키웠다.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은 그들의 삶을 파괴하는 복수뿐이라는 광기에 사로잡힌 그는 잔혹한 사냥을 위한 치밀한 살인 시나리오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치밀하게 설계된 살인 연극과 참혹한 사냥의 시작장재진의 계획은 정교했다. 그의 수첩에는 배관을 수리하는 ‘배관 수리공’으로 위장할 가짜 멘트 대본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도구 준비 또한 소름 돋을 정도로 철저했다. 눈에 뿌려 시야를 차단할 락카 스프레이, 흉기와 몽키스패너, 갈아입을 여벌 옷, 자신의 상처를 대비한 소독약과 붕대 그리고 흘러나올 혈흔을 빠르게 덮어 현장을 정리할 밀가루였다. 장재진은 A 양이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가 집을 비우는 시간대를 노려 공구 가방을 짊어지고 A 양의 아파트로 향했다. 배관공으로 위장한 장재진이 벨을 눌렀고 어머니는 의심 없이 그를 들여보냈다. 화장실 배관을 점검하는 척하며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와 어머니 두 사람만 있음을 확인한 그는 “부품을 더 가져와야 한다”며 유유히 나왔다. 놀이터에서 타이밍을 조율하던 그는 비상계단을 타고 다시 4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자 괴물의 학살이 시작되었다. 그는 어머니를 안방 화장실로 유인한 뒤 락카 스프레이를 분사하고 둔기와 흉기로 잔혹하게 공격해 숨지게 했다. 소리를 듣고 깁스를 한 아버지가 다가오자 거동이 불편해 대항할 수 없던 아버지마저 바닥에서 처참하게 살해했다. 시신 곁에서 마신 소주와 ‘지옥의 6시간’부부를 살해한 장재진은 도주하지 않았다. 거실 바닥에 하얀 밀가루를 뿌려 핏물을 가리고 시신을 이불로 덮은 뒤 옷을 갈아입었다. 현장 정리를 마친 그는 기괴한 여유를 부렸다.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내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켜고 술을 마시며 밤이 깊어가기를 기다렸다. 이 참혹한 현장은 장재진에게 죄책감의 장소가 아니라 계획을 성공시켰다는 지배욕을 만끽하는 공간이었다. 그는 숨진 어머니의 휴대전화로 딸 A 양에게 다정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새벽 0시 30분경 귀가한 A 양이 문을 열자 장재진이 튀어나와 A 양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안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거실 구석의 이불에 덮인 아버지를 발견하고 울부짖는 A 양에게 장재진은 가스라이팅을 시작했다. “아버지는 기절했을 뿐 아직 살아 있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당장 목숨을 끊어버릴 것이며 안방에 있는 어머니의 생사도 네 행동에 달렸다”는 협박이었다. 부모의 목숨이 그에게 달려 있다고 믿은 A 양은 필사적으로 무릎을 꿇고 눈물로 애원했다. 장재진은 그녀의 간절함을 비웃으며 숨진 아버지가 곁에 있는 참혹한 거실 바닥에서 A 양을 무참하게 성폭행했다. 유린이 끝난 새벽 6시경, 장재진은 A 양을 안방 화장실로 끌고 가 어머니의 싸늘한 시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비웃었다. 자신이 부모를 살리기 위해 굴복했다는 잔혹한 진실을 마주한 A 양의 정신은 완전히 붕괴되었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자해를 시도하자 장재진은 그녀를 방에 감금한 채 가혹한 협박을 이어갔다. 사투 끝의 투신, 그리고 최연소 민간인 사형수의 최후오전 9시경, 장재진이 흔적을 정리하기 위해 방을 나선 사이 A 양은 온몸이 찢겨나가는 듯한 고통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창문을 향해 기어갔다. 이대로 있다가는 살해당할 것이 뻔했기에 그녀는 4층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바닥을 향해 몸을 던졌다. 추락음을 듣고 주민들이 모여들자 도주한 장재진은 자취방 인근 마트에서 대담하게도 흉기와 술을 사 자취방 침대에서 잠들었다가 범행 발생 4시간 만에 체포되었다. 병원으로 이송되던 A 양이 마지막 정신을 쥐어짜 “장재진”을 진술한 덕분이었다. 이후 이 사건을 다룬 방송에서 범죄심리학 전문가들은 장재진의 심리를 분석하며 취약한 내면을 ‘감투’라는 외적 도구로 부풀렸던 나르시시스트가 자존감의 파산을 맞이하자 모든 원인을 외부로 돌린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한다. 피해자의 인생을 가장 뿌리부터 파괴하기 위해 부모를 도륙하고 그녀가 평생 죄책감 속에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을 복수의 완성으로 삼은 극단의 가학성이었다. 법정에서도 장재진은 “술을 마시고 자수하려 했다”며 뻔뻔하게 감경을 노렸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장 존엄한 인간의 생명을 두 차례나 아주 가볍게 여기고 앗아갔으며 사형 구형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 죽음의 공포에 질린 장재진은 감형을 받기 위해 항소심을 앞두고 무려 67장에 달하는 반성문을 구구절절 써서 제출했다. 그러나 항소는 기각되었고 2015년 대법원에서 사형이 최종 확정되었다. 감형의 가능성이 사라지자 그는 그날 이후 단 한 장의 반성문도 쓰지 않았다. 현재 장재진은 대한민국 수감자 중 ‘최연소 민간인 사형수’로 대구교도소에 격리되어 있다.
  • 법무부 2027년 예산…과거사 국가배상금 1488억→8400억원 확대

    법무부 2027년 예산…과거사 국가배상금 1488억→8400억원 확대

    교정시설 확충 195억원 투입범죄피해자 지원도 49억원 늘어법무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7010억원(14.9%) 늘어난 5조 4056억원으로 편성했다. 법무부는 4일 2027년 예산안을 발표하며 범죄로부터 안전한 나라,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 경제를 살리는 실용 법무행정 3대 분야에 재원을 중점 편성했다고 밝혔다. 회계별로는 일반회계 15.2%(6896억원), 교도작업특별회계 5.5%(43억원), 범죄피해자보호기금 6.9%(70억원) 등이 증가한다. 먼저 교정시설을 확충 및 개선하는데 171억원을 추가 편성해 195억 1900만원을 투입한다. 유휴 수용동 환경 개선,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검토 및 연구용역, 교도소 작업장 신축 등에 쓰인다. 또 소년보호전문기관을 신설하고 청소년 범죄 예방을 강화하는데 308억 9000만원이 배정됐다. 교정시설 내 자살·병사 등 사고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계호 시스템 개선에는 108억원이 쓰인다. 일대일 전자감독 확대와 현장감독 강화에는 96억 5700만원이 투입된다. 과거사 등 피해자 신속 구제를 위한 국가배상금은 기존 1448억원에서 84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된다. 위기 채무자를 위한 개인회생·파산·면책 무료 법률지원 확대 및 대국민 홍보에는 116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범죄피해자 지원 예산은 49억원이 늘었다. 범죄피해구조금은 116억 3600만원에서 140억 4600만원으로,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 추가 배치 예산도 66억 6100만원으로 확대한다. 인공지능(AI) 국제법무 리스크 분석을 통해 국제투자분쟁 위험도를 사전에 진단·분석하고, 후속·파생절차 대응기반을 확충하는 데에는 3억 26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AI 빅데이터 분석으로 자동출입국심사 편의성·보안성을 강화하고 대화형 AI 민원상담서비스 제공 등을 제공하는 데에도 150억 5500만원이 투입된다.
  • 복권 당첨보다 어렵다?…“24만원에 샀는데 5억 됐어요” 투자 대박 비결 [월드픽]

    복권 당첨보다 어렵다?…“24만원에 샀는데 5억 됐어요” 투자 대박 비결 [월드픽]

    과거 자녀 학비 마련을 위해 약 24만원을 주고 샀다가 잊고 지냈던 위스키 원액 오크통 한 통이 무려 5억원에 달하는 행운으로 돌아왔다는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최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에 거주하는 앵거스 커(81)씨는 1971년 투자 목적으로 구매했던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로시스’(Glenrothes) 캐스크(오크통)를 최근 경매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현재 책정된 예상 판매가는 27만 파운드(약 5억원)로, 구매 당시 가격인 130파운드(약 24만원)와 비교해 무려 2000배 이상 뛴 수치다. 이 통에 담긴 위스키는 현존하는 동종 글렌로시스 원액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표준 규격(700㎖) 기준 약 287병을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커씨는 “아이들의 학비를 마련해 보려고 새로 채운 위스키 캐스크를 판매한다는 회사의 광고를 보고 투자했다”며 “만약 투자가 망하더라도 ‘위스키에 수영이라도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본래 5년 뒤 시세 차익을 남기고 되팔 계획이었으나, 판매 회사가 얼마 못 가 파산하면서 오크통을 잊고 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바보 같은 짓을 했다’며 자책하고 오크통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살았다”고 말했다. 몇 년 뒤 커씨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한 창고 업체로부터 오크통 보관료가 연체됐으니 내라는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오크통의 존재를 확인하긴 했으나, 이후 그는 사업과 육아 등 바쁜 일상에 치여 또다시 수십년 동안 이를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러다 최근 오크통 전문 중개업체 마크 리틀러에 감정을 의뢰한 커씨는 뜻밖의 횡재를 맞았다. 50년 넘게 숙성된 위스키의 맛과 향이 “환상적”이라는 전문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최고 수준의 평가를 끌어낸 것이다. 위스키는 통 안에서 장기 숙성될수록 알코올 도수가 기준치 이하로 증발하거나 과도한 오크(참나무) 향으로 변질할 위험이 크지만, 커씨의 위스키는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 스카치위스키를 즐기지 않는다는 그는 “내가 마신다면 18파운드짜리면 충분하다”며 “27만 파운드가 잔돈처럼 느껴질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이조스 같은 억만장자 구매자가 나타나길 바란다”고 농담을 던졌다. 판매 대금 사용 계획에 대해 커씨는 “자녀들과 손주 8명이 있어 돈을 쓸 곳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도 “요즘은 돈이 워낙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며 웃음을 지었다.
  • 전쟁에 치이고 가뭄에 말라붙은 밀 곳간… 빵값 대란 온다[글로벌 인사이트]

    전쟁에 치이고 가뭄에 말라붙은 밀 곳간… 빵값 대란 온다[글로벌 인사이트]

    핵심 생산지 들이닥친 가뭄·폭염밀 수확량, 반세기 만에 최악 수준전쟁 여파로 유가 폭등·무역 마비물류비도 올라 식량 위기 ‘이중고’저소득 국가, 자급률 낮아 치명타연말쯤 ‘고물가 식탁’ 현실화 전망세계 밀 시장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폭등,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흑해 수출항 마비, 역대급 엘니뇨가 불러온 가뭄이 동시에 지구촌 곡창지대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밀 가격 폭등은 시차를 두고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중미와 남아프리카 등 식량 자급률이 낮은 저소득국가에 더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원활한 무역과 저렴한 에너지, 안정된 기후라는 세 가지 전제로 설계됐던 기존 식량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대 악재 겹친 밀 곡창지대 글로벌 농산물 시장을 뒤흔드는 가장 큰 축은 기후 위기다. 미국 농무부(USDA) 8월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핵심 밀 생산지인 대평원 지역을 덮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올해 미국은 1970년 이후 반세기 만에 최악의 밀 수확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 최대 밀 생산국인 프랑스는 산불이 밀 재배지대를 비껴갔지만 폭염으로 수확량 감소가 기정사실화됐으며, 독일 최대 농민단체 역시 가뭄과 기온 급등으로 주요 작물들이 바짝 타들어 갔다고 발표했다. 유럽 농산물 무역단체 코세랄은 7월 특별 공고를 통해 올해 유럽 대륙과 영국의 곡물 수확 전망치를 2억 8660만t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년도 수확량(3억 1000만t)에 비해 2340만t(약 8%) 감소한 수치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미국산 연질 적색밀 가격은 올해 7개월 동안에만 25% 급등했고, 경질 적색밀 가격은 이보다 더 가파르게 솟았다. 조지프 글로버 IFPRI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국제 시장의 문제는 공급의 유무가 아니라 비싸진 밀을 살 수 있느냐는 ‘감당 가능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해·흑해 막힌 해상무역 글로벌 곡물 공급망인 해상 무역로도 전쟁과 지정학적 위기로 꽁꽁 묶였다. 전 세계 밀 수출량의 약 3분의 1을 공동 점유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본격적인 수확철에 흑해 무역로를 사실상 봉쇄했다. 최근 몇 주간 상대국의 곡물 수출 터미널과 수송선에 대한 보복성 공격 수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흑해 핵심 항구이자 최대 곡물기지인 노보로시스크는 8월 초 드론 공격으로 곡물 터미널 가동이 전면 중단됐고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곡물 수출에 의존하는 우크라이나도 오데사 항구 폭격으로 수출길이 막혔다. 물류 대안으로 삼은 다뉴브강 수로도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급락해 대형 수송선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까지 더해져 곡물선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는 길고 비싼 우회 항로로 돌아가며 물류비를 끌어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흑해 무역 봉쇄로 수천만명이 식량 위기에 직면했던 악몽이 되풀이될 조짐이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농업위원회는 “이번 위기는 농가들의 대규모 파산 사태로 이어질 수 있어 2022년보다 훨씬 심각하고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엘니뇨의 경고와 저소득국 덮친 이중고 하늘과 땅에서 동시에 터진 ‘복합 위기 청구서’는 식량 자급률이 낮고 경제 기반이 취약한 저소득 국가들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가혹하게 배달된다. 국민들의 주식인 빵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국내 농가에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밀 생산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고질적인 물 부족으로 인해 자급률을 높이기엔 역부족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 전쟁의 불똥까지 튀면서, 미국산 밀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던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신흥국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값에 밀을 사들여야 하는 덫에 걸렸다. 이번 밀 가격 폭등 위기는 극한 기상을 몰고 오는 강력한 ‘엘니뇨’와 시기가 일치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글로벌 밀 가격은 8월 기준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대형 엘니뇨가 닥친 2015~2016년 당시 전 세계 식량 불안 인구가 최고 1억명에 달했다. WFP는 이번 엘니뇨가 심화할 경우 하루 필요 열량을 채우지 못하는 세계 식량 불충족 인구가 기존 2억 2500만명에서 2억 7400명까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밀 선물 가격 변동이 수확을 거쳐 소비자가 마주하는 빵과 파스타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평균 6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 올여름 전 세계 곡창지대를 뒤흔든 위기의 청구서는 이르면 다가오는 연말쯤 세계 경제에 본격적으로 닥칠 것이란 의미다. 세계 식량 시스템을 연구하는 에번 프레이저 캐나다 겔프대학교 교수는 “과거의 안정적인 환경에 맞춰 설계된 식량 시스템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며 “인류가 스스로를 어떻게 먹여 살릴지 식량 안보의 판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고 경고했다.
  • 전쟁에 치이고 가뭄에 말라붙은 밀 곳간…빵값 대란 온다[글로벌인사이트]

    전쟁에 치이고 가뭄에 말라붙은 밀 곳간…빵값 대란 온다[글로벌인사이트]

    G세계 밀 시장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폭등,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흑해 수출항 마비, 역대급 엘니뇨가 불러온 가뭄이 동시에 지구촌 곡창지대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밀 가격 폭등은 시차를 두고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중미와 남아프리카 등 식량 자급률이 낮은 저소득국가에 더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원활한 무역과 저렴한 에너지, 안정된 기후라는 세 가지 전제로 설계됐던 기존 식량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明 글로벌 농산물 시장을 뒤흔드는 가장 큰 축은 기후 위기다. 미국 농무부(USDA) 8월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핵심 밀 생산지인 대평원 지역을 덮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올해 미국은 1970년 이후 반세기 만에 최악의 밀 수확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 최대 밀 생산국인 프랑스는 산불이 밀 재배지대를 비껴갔지만 폭염으로 수확량 감소가 기정사실화됐으며, 독일 최대 농민단체 역시 가뭄과 기온 급등으로 주요 작물들이 바짝 타들어 갔다고 발표했다. 유럽 농산물 무역단체 코세랄은 7월 특별 공고를 통해 올해 유럽 대륙과 영국의 곡물 수확 전망치를 2억 8660만t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년도 수확량(3억 1000만t)에 비해 2340만t(약 8%) 감소한 수치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미국산 연질 적색밀 가격은 올해 7개월 동안에만 25% 급등했고, 경질 적색밀 가격은 이보다 더 가파르게 솟았다. 조지프 글로버 IFPRI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국제 시장의 문제는 공급의 유무가 아니라 비싸진 밀을 살 수 있느냐는 ‘감당 가능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곡물 공급망인 해상 무역로도 전쟁과 지정학적 위기로 꽁꽁 묶였다. 전 세계 밀 공급량의 약 3분의 1을 공동 점유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본격적인 수확철에 흑해 무역로를 사실상 봉쇄했다. 최근 몇 주간 상대국의 곡물 수출 터미널과 수송선에 대한 보복성 공격 수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흑해 핵심 항구이자 최대 곡물기지인 노보로시스크는 8월 초 드론 공격으로 곡물 터미널 가동이 전면 중단됐고 곡물 수출에 의존하는 우크라이나도 오데사 항구 폭격으로 수출길이 막혔다. 물류 대안으로 삼은 다뉴브강 수로도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급락해 대형 수송선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까지 더해져 곡물선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는 길고 비싼 우회 항로로 돌아가며 물류비를 끌어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흑해 무역 봉쇄로 수천만명이 식량 위기에 직면했던 악몽이 되풀이될 조짐이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농업위원회는 “이번 위기는 농가들의 대규모 파산 사태로 이어질 수 있어 2022년보다 훨씬 심각하고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늘과 땅에서 동시에 터진 ‘복합 위기 청구서’는 식량 자급률이 낮고 경제 기반이 취약한 저소득 국가들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가혹하게 배달된다. 국민들의 주식인 빵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국내 농가에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밀 생산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고질적인 물 부족으로 인해 자급률을 높이기엔 역부족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 전쟁의 불똥까지 튀면서, 미국산 밀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던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신흥국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값에 밀을 사들여야 하는 덫에 걸렸다. 이번 밀 가격 폭등 위기는 극한 기상을 몰고 오는 강력한 ‘엘니뇨’와 시기가 일치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글로벌 밀 가격은 8월 기준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대형 엘니뇨가 닥친 2015~2016년 당시 전 세계 식량 불안 인구가 최고 1억명에 달했다. WFP는 이번 엘니뇨가 심화할 경우 하루 필요 열량을 채우지 못하는 세계 식량 불충족 인구가 기존 2억 2500만명에서 2억 7400명까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밀 선물 가격 변동이 수확을 거쳐 소비자가 마주하는 빵과 파스타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평균 6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 올여름 전 세계 곡창지대를 뒤흔든 위기의 청구서는 이르면 다가오는 연말쯤 세계 경제에 본격적으로 닥칠 것이란 의미다. 세계 식량 시스템을 연구하는 에번 프레이저 캐나다 겔프대학교 교수는 “과거의 안정적인 환경에 맞춰 설계된 식량 시스템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며 “인류가 스스로를 어떻게 먹여 살릴지 식량 안보의 판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고 경고했다.
  • 최두호 서울시의원, 베란다형 태양광 보증 종료 앞두고 사후관리 대책 촉구

    최두호 서울시의원, 베란다형 태양광 보증 종료 앞두고 사후관리 대책 촉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최두호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진2)은 지난달 31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서울에너지공사 업무보고 질의에서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발전소의 사후관리 종료에 따른 안전 공백을 지적하며 서울시와 서울에너지공사의 체계적인 관리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서울시가 2013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4년부터 아파트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 사업을 본격화했으나, 미미한 발전 효율과 사후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2021년에 신규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4년 이후 2021년까지 서울 시내 총 12만 5763가구에 해당 설비가 보급됐으며, 이 과정에서 56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설치업체 약 60곳 가운데 18곳가량이 폐업하거나 파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존 설치업체가 사라진 경우 시민들이 고장 수리나 철거를 문의할 곳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시민은 콜센터 연결이 원활하지 않고 담당 업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현재 민원 접수 후 지역 유지관리업체를 연계하는 콜센터 체계를 운영 중이나, 고질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응대율이 저하되는 한계를 겪고 있다.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향후 자동응답시스템(ARS)을 도입해 시민과 지역별 유지관리업체를 다이렉트로 연결하는 효율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특히 2021년 설치분에 대한 5년간의 품질보증이 올해 말 종료되면 기존 설비의 유지관리와 철거 책임이 사실상 개별 소유자에게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용을 계속하려는 시민뿐만 아니라 노후화나 안전 문제로 철거를 원하는 시민에게도 수리·철거·수거 비용과 신청 절차, 담당 업체 등에 대한 명확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2024년 고층 건물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 고정 볼트 문제로 추락한 사고 사례를 언급하며, 관리되지 않은 태양광 패널은 발전 효율이 떨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시설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원 접수부터 안전 점검, 수리, 철거 및 재활용까지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통합적인 사후관리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베란다형 태양광 관련 사업에 국비 1억 5천만 원과 시비 1억 2500만원 등 총 2억 7500만원의 추경예산이 편성된 점을 언급하며 서울에너지공사의 사업 파악 및 사전 협의 여부를 질의했다. 그러나 공사 측은 서울시와 구체적인 사업 수행 여부가 아직 협의되지 않았다고 답변해, 예산 편성과 집행기관 간 사전 조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 의원은 “12만 가구가 넘는 설비를 보급해 놓고 품질보증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안전관리와 철거 책임을 시민 개인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며 “서울시는 기존 설비의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시민들이 수리와 철거 과정에서 불편을 겪지 않도록 일관된 사후관리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라임 사태’ 이종필 전 부사장, 300억 빼돌린 혐의로 징역 10년 선고

    ‘라임 사태’ 이종필 전 부사장, 300억 빼돌린 혐의로 징역 10년 선고

    1조 6000억원대 규모의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태’로 복역 중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펀드 자금 30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 노유경)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 임원이었던 채모씨에게는 징역 7년과 약 32억원의 추징금을 선고하고, 박모씨에게는 징역 6년과 추징금 약 37억원을 선고했다. 라임자산운용의 전 임원 김모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8년 12월 이 전 부사장 등이 메트로폴리탄 그룹에서 정상적인 사업에 투자를 받는 것처럼 라임 측을 속여 펀드 자금 300억원을 투자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실제로는 불법 도박장이 설치된 필리핀 이슬라 카지노를 인수하려는 목적이었다. 이 전 부사장은 앞서 2022년 ‘라임 사태’와 관련해 징역 20년과 벌금 48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에 2024년 4월 이 사건으로 추가 기소됐다.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에 편입돼 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해 환매가 중단된 사건이다. 재판부는 “금융업에 종사하는 피고인들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산운용사를 기만하고 300억원의 투자금을 편취한 죄책이 무겁다”며 “라임자산운용과 메트로폴리탄이 파산에 이르는 등 그 사회적 해악이 크고, 피고인들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사장은 다른 라임 사건 재판을 받던 중 채씨에게 법정에서 위증하도록 요구한 혐의도 적용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채씨와 박씨는 라임 투자 결정 시스템의 취약점을 악용해 개인 사업에 사용할 목적을 숨긴 채 허위 재무자료를 제출, 210억원을 챙긴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인수한 법인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허위 급여를 지급하며 법인자금 64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 당진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생활안정자금 융자 확대 등 혜택

    당진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생활안정자금 융자 확대 등 혜택

    철강산업 고용위기 행정·재정 지원 강화‘당진철강 버팀이음 프로젝트’ 등 확대 충남 당진 철강산업의 고용 충격 최소화를 위한 지원체계가 강화된다. 23일 충남도와 당진시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20일 당진의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을 심의·의결했다. 지정 기간은 21일부터 내년 8월 20일까지 1년이다.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은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 우려가 있는 지역에 고용 안정과 직업 훈련, 생계 안정 등을 우대 지원하는 제도다. 당진 지역 기업과 근로자는 고용 유지부터 직업 훈련, 전직·재취업, 생계 안정 등까지 강화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대상 노동자는 직업 훈련 내일배움카드 지원 한도가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되고 생활안정자금 융자도 20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늘어난다. 임금 체불 근로자 생계비 융자는 1500만원까지, 직업 훈련 생계비 대부도 2000만원으로 확대된다. 기업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이 1인당 80%(1일 6만 8000원 한도)까지 늘고,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와 고용·산재보험료 납부 기한 연장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기재 당진시장은 “철강산업 재직 근로자 등 3516명에게 1인당 50만원의 고용안정자금을 지역화폐로 지원하는 ‘당진철강 버팀이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이번 지정을 계기로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진 지역 주요 철강 기업 5개 사 영업이익은 2023년 2623억원의 흑자에서 지난해 44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국세 납부액은 2022년 5063억원에서 2024년 1228억원으로 75.7% 급감했다. 법인 지방소득세도 2022년 317억원에서 2024년 28억원으로 91.2% 감소했다. 당진에서는 기업 파산과 생산 중단, 폐업 등 구조조정 사례도 이어지면서 산업 기반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부산시의회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답보 상태, 전재수 적극적 행동 필요”

    부산시의회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답보 상태, 전재수 적극적 행동 필요”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준호 의원(국민의힘·금정구2)은 19일 지연되고 있는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보험자병원 전환)과 관련 전재수 부산시장의 적극적인 행동과 결단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박형준) 전 시정에서 어렵게 궤도에 올려놓은 현장 방문이 시정 교체를 계기로 추진 동력을 잃고 있다”라며 “동부산권 필수 의료망 구축은 정쟁이나 관망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는 지역 필수 의료체계 확충이라는 현 정부 정책 기조와 방향을 같이한다. 중앙정부와 부산시가 협력하기에 어느 때보다 좋은 여건”이라며 “그럼에도 속도가 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지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동부산권 의료 공백 해소는 여야를 초월한 최우선 과제”라며 “전 시장은 조속히 건정심(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 현장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최종 통과라는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는 2017년 7월 병원 파산 이후 금정구를 비롯한 동부산권 주민의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추진되어온 사업이다. 오랜 논란 끝에 부산시는 2022년 6월 부지 및 시설물 소유권 이전을 완료하며 사업의 물꼬를 텄고, 2025년 12월 건정심 소위원회는 부산시가 상정한 400병상 규모 급성기 병원안을 심의하고, 현장 방문 후 재논의하기로 했지만 이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현장 방문이 미뤄져 사업 추진이 수월째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 부산 ‘희망상담버스’ 출발…파산·회생·채무조정 지원

    부산 ‘희망상담버스’ 출발…파산·회생·채무조정 지원

    부산시와 신용회복위원회, 한국자산관리공사, 부산회생법원 등 8개 기관은 19일 소상공인의 파산·회생·채무조정 부담을 덜기 위한 ‘민생재기 원스톱 100일 프로젝트’ 업무 협약을 맺었다. ‘민생재기 원스톱 100일 프로젝트’는 이동 버스를 활용한 전문 상담 지원, 파산·회생 전문가 연계 및 관계기관 신청·접수·작성 대행 지원, 수임료·서류발급비·송달료·인지대 등 실비 지원, 폐업 지원·법률 및 금융복지 상담 등 후속 지원 연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협약에 따라 먼저 현장 상담과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희망상담버스’ 2대를 운영한다. 이 버스는 원도심·중부산권·동부산권·서부산권 등 주요 거점을 순회하며 현장 상담을 제공한다. 현장에서 전문가가 개인별 채무 상황을 진단해 적합한 파산·회생·채무조정 방향을 안내하고, 필요한 경우 신청·접수와 서류 작성 등도 지원한다. 부산시는 경제적 부담으로 파산·회생 등의 제도 이용을 망설이는 시민을 위한 비용 지원과 사후관리도 함께 추진한다. 파산·회생 신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임료 등 관련 실비를 1인당 최대 100만원까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지역 파산·회생 신청 건수는 2022년 8263건에서 2025년 2만242건으로 늘었다.
  • 유호준 경기도의원 “10만 도민 일터와 지역경제 버팀목, 홈플러스 정상화에 정치권·정부 책임 다해야”

    유호준 경기도의원 “10만 도민 일터와 지역경제 버팀목, 홈플러스 정상화에 정치권·정부 책임 다해야”

    경기도의회 유호준 의원이 경영 위기에 놓인 홈플러스의 조속한 정상화와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촉구하며 범도민 장보기 캠페인 동참과 사모펀드 규제 입법을 요구했다. 유호준 의원은 지난 13일 오전 수원시 홈플러스 북수원점 정문 앞에서 열린 ‘우리 동네 홈플러스, 우리가 살려요!’ 경기지역 기자회견 및 장보기 캠페인(홈플런)에 참석해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는 유호준 도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국회의원(수원갑), 박옥분 도의원, 신정숙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김진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 송성영 홈플러스 경기공대위 상임대표, 장경란 마트노조 경기본부장 등 정치권과 노동·시민사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연대의 뜻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김병주 회장, 김광일 부회장)의 차입 인수(LBO)와 자산 매각이 홈플러스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오는 9월 4일 서울회생법원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앞둔 시점에서, 10만여 명에 이르는 노동자와 입점 상인, 협력 납품업체의 생존권이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회견을 마친 뒤 매장을 찾아 ‘홈플런’ 장보기 캠페인에 참여한 유 의원은 “영업 재개 첫날 아침 일찍부터 매장을 찾아주신 도민들을 보며 홈플러스가 단순한 대형마트가 아닌 지역 주민의 일상과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임을 재확인했다”며 “MBK와 같은 사모펀드가 노동자의 삶과 지역 상권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지 못하도록 제도적 방파제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 의원은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제안한 사모펀드 통제를 위한 3대 제도 개혁 과제에 공감을 표하며 정부와 금융당국의 능동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핵심 개혁 과제로는 ▲차입 인수(LBO) 방식의 기업 인수 원천 금지 및 파산 시 사모펀드 운용사·임원에 대한 법적 책임 명문화 ▲공공성이 큰 규제산업 및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사모펀드 진입 제한 ▲기업의 자산 약탈 행위 금지 및 노동자 고용 안정 방안 구체적 법제화 등이 제시됐다. 유호준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포용적 금융’ 정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금융위원회가 투기자본 규제와 사모펀드 제도 개혁에 진정성 있게 나서야 한다”며 “마트 노동자들이 책임 있는 노동으로 생존 가능성을 증명하듯, 정부와 정치권도 입법과 행정적 지원으로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의원은 “북수원점을 시작으로 평촌, 김포, 시화, 파주문산 등 경기도 전역으로 이어질 홈플러스 살리기 장보기 캠페인에 도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이용을 부탁드린다”며 “경기도의회 차원에서도 도내 홈플러스 일자리를 지키고 지역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 회생 인가 볼카노CC ‘대중제 전환’ 눈앞… 회원들 “828억 회원권 휴지조각 우려” 강력 반발

    회생 인가 볼카노CC ‘대중제 전환’ 눈앞… 회원들 “828억 회원권 휴지조각 우려” 강력 반발

    회원권 보증금만 8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제주 볼카노컨트리클럽(볼카노CC·옛 레이크힐스)의 대중제 골프장 전환을 놓고 회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800여명에 달하는 회원권 채권자들은 입회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대중제 전환 이후 골프장이 금융권 담보로 제공됐다가 경매나 공매에 넘어갈 경우 자신들의 채권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3일 회생채권자의 법정 동의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볼카노골프앤리조트의 회생계획을 강제 인가했다. 법원은 회생계획이 채무자회생법상 요건을 충족하고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인가된 회생계획에는 회원제를 폐지하고 대중제로 전환한 뒤 골프장 운영과 리조트 분양 등을 통해 채무를 변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볼카노CC는 서귀포시 중문동 일대 27홀 회원제 골프장으로, 전신은 2002년 개장한 레이크힐스제주CC다. 경영난으로 2021년 8월 파산선고를 받았고, 2023년 호림씨앤아이와 다호케미칼에 인수돼 볼카노CC로 재개장했다. 그러나 무리한 이용권 발행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2024년 말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14일 볼카노CC 회원권 채권자 비상운영위원회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인가한 회생계획에는 약 828억원 규모의 회원권·입회보증금 채권 가운데 80%는 5년 만기 무이자 회사채, 20%는 골프장 이용 할인쿠폰​으로 변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회원권 채권자에게 돌아가는 현금 변제는 제로(0%)다. 회원권 채권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대중제 전환 이후다. 회원권 채권자 측 법률대리인은 대중제 전환이 이뤄지면 운영사가 골프장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회원권 채권자 측 법률대리인은 대중제로 전환되면 운영사가 골프장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기존 회원권 채권자들은 담보 없는 일반채권만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회사채의 표면금리와 만기보장수익률은 모두 0%이고 만기는 5년이다. 할인쿠폰도 2027년부터 2035년까지 나눠 발행되며 발행 후 1년 이내 사용해야 하고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없다는 게 회원 측 설명이다. 회원권 채권자 측은 “회원권 채권을 회사채로 바꾸고 회원 지위를 소멸시킨 뒤 대중제로 전환하면 골프장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회사가 가져가는 반면 기존 회원들은 장기간 상환 위험을 떠안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생계획상 약 345억원 규모의 회생담보권은 원금과 개시 전 이자의 95%를 현금으로 변제하고 5%를 출자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들은 이 같은 변제 구조가 불공정하다며 회생계획 인가 결정에 즉시항고한 상태다. 회원들이 요구하는 것은 골프장 정상화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다. 항고심 판단이 나올 때까지 제주도가 대중제 전환 승인을 보류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일단 대중제 전환이 완료되고 금융권의 담보권까지 설정되면 이후 회생계획이 변경되더라도 회원권 채권자의 권리를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률대리인 측은 “대중제로 전환되면 회원권 반환채권이 체육시설법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일반채권으로 바뀔 수 있다”며 “이후 골프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다시 경매나 공매에 넘어갈 경우 낙찰자가 회원권 채권을 승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담보권자는 우선 변제를 받는 반면 회원권자들이 받은 회사채는 사실상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주도에 대중제 전환 보류를 요청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회생계획의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채 변제 재원으로 골프장 운영 수익과 향후 리조트 분양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본격적인 리조트 분양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백억원의 변제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2013년 회원으로 가입한 오모씨는 2024년 회원권 반환 청구소송을 냈지만 현재까지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볼카노가 2024년에는 36억원의 적자를 냈고 2025년에는 4억원 정도 흑자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회사가 800억원이 넘는 회사채를 변제한다는 계획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지난달부터 제주도청 앞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20일과 8월 10일에도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회원 보호 없는 대중제 전환 승인을 보류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퇴직금으로 볼카노CC 회원권을 구입했다는 김형준씨는 1인 시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부터 골프장 정상화를 위해 그린피 인상과 상품권 구매 등 여러 방식으로 유동성 확보에 협조했지만 돌아온 것은 회원권 소멸과 현금 없는 회사채뿐”이라며 분개했다. 회원들은 대중제 전환에 대한 동의 절차에서도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김씨는 “회원들의 60% 이상이 대중제 전환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원들이 대응할 틈도 없이 회생법원이 회생계획을 강제 인가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볼카노CC 측은 제주도에 대중제 전환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권 채권자들은 이 때문에 지금이 회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향후 다른 회원제 골프장의 회생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생절차를 밟은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기존 회원권 채권자의 권리가 충분히 보호되지 않을 경우, 경영난에 빠진 다른 골프장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입회보증금을 현금이 아닌 회사채나 이용권 등으로 대체하고 회원 지위까지 소멸시키는 구조가 가능해질 경우, 골프장 회생에 따른 부담이 회원권 채권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차현진의 박람궁리] 생각 없이 백지장을 맞들다간 찢어진다

    [차현진의 박람궁리] 생각 없이 백지장을 맞들다간 찢어진다

    1806년 나폴레옹은 프로이센에 대승을 거둔 뒤 영국을 다음 표적으로 삼았다. 대륙봉쇄령을 통해 다른 나라들이 영국과 무역하는 것을 막았다. 그 추상같던 명령은 3년 만에 깨졌다. 1809년 엄청난 흉작으로 굶어 죽게 된 영국이 어떤 값을 치르고서라도 밀을 수입하겠다고 나서자 나폴레옹이 스스로 원칙을 깼다. 프랑스는 평소보다 3배나 비싼 값으로 영국에 금을 받고 밀을 팔았다. 당시 영국 밀 수입의 80%가 프랑스산이었다. 나폴레옹은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다른 나라들을 향해 “금을 고갈시켜 영국을 파산시킨다”는 자기의 새 계획이 훌륭하다고 자랑했다.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이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이 전 세계를 향해 약속했던 ‘금 1온스=35 미 달러’라는 고정환율 공식을 파기하는 한편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모든 수입품에 10%의 긴급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깜짝 놀란 주요 10개국(G10)이 그해 12월 워싱턴DC에 모였다. 그리고 달러화에 대한 다른 주요 통화의 가치를 10% 이상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른바 스미스소니언 협정인데, 일본 엔화(17%)와 서독 마르크화(14%)의 평가절상률이 가장 높았다. 그러자 닉슨은 긴급관세 계획을 슬그머니 취소하면서 그 협정이 “세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통화협정”이라고 자랑했다. 지난 7월 23일 미 재무부가 ‘미국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 정책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6개월마다 발표되는 그 보고서에는 수년째 일본과 한국이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되어 있다. 며칠 뒤 미 재무부는 “환율의 무질서한 변동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일본·한국 정부와 함께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나폴레옹이나 닉슨식 표변이다. 그 덕분에 환율이 수개월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찍힌 나라들이 환율을 위해 미국과 손발을 맞춘 것은 코미디다. 병 주고 약 주는 것은 강대국의 특권이다. 한국은 부득불 미국에 협력하면서 득실을 따지는 수밖에 없다. 최근의 환율 하락은 우리에게도 득이다. 하지만 그것이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자금 유입이나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확대 등 민간의 자연스러운 수요가 아니라 외환 당국의 인위적 개입의 결과라면 좀더 생각해야 한다. BIS에 따르면 1985년 9월 플라자합의가 이뤄질 당시 국제외환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2000억 달러 정도였다. 지금은 그 60배인 12조 달러에 이른다. 그사이 주요 5개국(G5)의 외환보유액 총액은 고작 14배밖에 늘지 않았다. 따라서 40년 전처럼 G5가 외환보유액을 이용해서 외환시장의 판을 바꾸려는 시도는 실패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미일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도 마찬가지다. 의도했던 효과는 거두지 못한 채 자칫 외환보유액만 낭비할 수 있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이번 정책 공조에서 미국의 개입 규모는 지극히 작았고, 한국과 일본의 부담이 훨씬 컸다. 미 재무부는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별로 없어서 유로화 자산 일부를 엔화로 바꿨는데, 앞으로 두세 번이면 그 자금도 바닥난다. 그러니 “추가적인 공동 개입도 불사하겠다”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발언은 공포탄에 그치기 쉽다. 한국과 일본이 리스크를 부담하고 미국은 말로만 떠드는 정책 공조라면, 방식을 바꿔야 한다. 반도체 공급망 유지 등 한미일이 장기간에 걸쳐 환율 안정에 협력해야 할 이유는 많다. 그렇다면 차라리 1961년 협력 방식이 낫다. 그때 미국과 특별히 가까운 8개국은 경제력에 비례해서 공동기금(런던 골드 풀)을 마련하고 손익 배분을 포함한 모든 외환시장 개입에서 손발을 맞췄다. 그래서 1968년 해체할 때 어떤 나라도 불만이 없었다. 지금 한미일 정부에 그런 기금이 필요하다. 그 공동기금은 강한 상징성과 함께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 계약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동의가 관건이다. 그 동의를 끌어내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과제다. 효과도 장담할 수 없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한, 엉성한 정책 공조는 위험하다. 나중에 원망만 생긴다. 생각 없이 백지장을 맞들다간 찢어진다. 차현진 호서대 디지털금융경영학과 교수
  • 전문가들 “공적 채무진단 의무화… 변제 고비 넘도록 관리해야”

    해마다 늘어나는 개인회생 신청자 중 3분의 1 가량은 절차를 완주하지 못하고 채무의 굴레로 다시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회생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가 접수와 인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신청 전 단계부터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청 전 공적 채무진단을 의무화해 채무자가 적절한 조정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공공이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파산이 필요한 사람이 회생을 신청하는 등 채무자에게 맞지 않는 제도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실제 청년동행센터가 지난 2023년부터 올해 7월까지 상담한 개인회생 사건 가운데 채무자의 건강·소득 상태를 사전에 진단한 다음에 관련 제도를 연계한 경우 인가 115건 중 114건이 정상적으로 변제 중이거나 면책을 마쳤다. 박현근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고문은 “공공이 개입해 상황별로 적합한 채무조정 제도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접근 난이도를 낮춰주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같은 채무진단을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2005년 제정된 파산남용방지·소비자보호법(BAPCPA)에 따라 개인이 파산이나 회생에 해당하는 절차를 신청하려면 180일 이내에 연방관재인이 승인한 비영리 신용상담기관에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신청 후에도 재무관리 교육을 마쳐야 면책이 확정된다. 심사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회생이 유지되려면 법률 비전문가인 채무자가 재산을 지금 청산하는 것보다 계속 일해서 갚는 쪽이 채권자에게 유리하다는 점을 직접 소명해야 한다. 박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향후 채무 상환 능력을 소명하는 과정에서 대응에 서툴러 회생 폐지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에 제공되는 회생위원 선임비용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완주 후 사후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개인회생은 3년, 신용회복위원회 제도는 최장 8~10년을 버텨야 하는 만큼, 소득이 흔들리는 시점을 함께 넘길 복지 연계와 재무상담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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