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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에 굴욕 안긴 우크라”…‘미국의 무능함’ 세상에 알린 역대급 공습 [핫이슈]

    “트럼프에 굴욕 안긴 우크라”…‘미국의 무능함’ 세상에 알린 역대급 공습 [핫이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감행하면서 모스크바 인근에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주요 정유시설이 파괴됐다. AP 통신과 우크라인스카, BBC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역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흑해 해상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1100대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대공세가 하원 선거를 방해하려는 공격이라고 맹비난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지난 19일부터 각지에서 격추한 드론이 1600대 이상이며 이 중 모스크바로 날아온 드론 450대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일부 드론은 모스크바 정유 공장을 타격해 시설을 훼손했고 일부는 주거 건물에 떨어졌다. 소뱌닌 시장은 “모스크바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은 총선을 방해하기 위해 감행된 것”이라며 “하지만 적(우크라이나)은 이와 관련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한 언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총선에 맞춰 감행한 역대 최대의 공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불편한 심기를 심어줬다고 분석했다. 영국 독립 매체인 언허드는 이날 ‘모스크바에 대한 공격은 트럼프를 격분시킬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크라이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총선 승리에 찬물을 끼얹고 (드론 공격을 통해)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려는 것이 분명하다”며 “반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번 선거 결과를 전쟁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포장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이러한 전술이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지는 의문”이라며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는 러시아인들은 자신들의 집을 공격하는 자들에게 보복하는 방향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확대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전쟁과 공격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언허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 중 가장 의존적이고, 따라서 가장 미움을 받는 우크라이나는 항상 비난의 화살을 맞는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러시아의 경유 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강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유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좋지 않은 징조”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백악관의 거센 비난을 예상해야 한다. 특히 이번 대규모 공격은 연료 가격 상승을 부추길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인 휴전을 이끌어 낼 능력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또 “러시아 유권자들은 화염에 휩싸이고 드론이 하늘을 뒤덮은 도시 속에서 투표소로 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린 것을 자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욕감을 안겨줬다”고 짚었다. 트럼프·젤렌스키 전화 통화, 어떤 내용 오갔나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공습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일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중요한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논의했다. 뉴욕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미국 팀과 협력하고 있고 매우 중대한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전에 밀려 한때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중재 노력을 최근 다시 강화하고 있다.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지난 5~6일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잇따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 각각 만났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대표인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전반적 추세는 긍정적이다. 미국이 전쟁 종식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오는 22일 예정돼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오전 유엔총회 연설도 할 예정이다. 악시오스는 “이번 회동이 백악관의 중재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또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세계 경유 가격 상승 요인이 된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며 통화 중 ‘디젤’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이날 사흘간의 하원(국가두마) 선거가 마무리됐다. 개표율 50.03% 기준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57.87%를 득표했다. 반전 노선의 야블로코당은 대법원 판결로 정당명부 투표에서 배제된 채 치러진 선거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푸틴 대통령의 정국 장악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접전 벌이는 스웨덴 총선…좌파, 정권 탈환 성공하나

    접전 벌이는 스웨덴 총선…좌파, 정권 탈환 성공하나

    유럽 전역에서 반이민 정서를 등에 업은 극우 정당이 위세를 떨치는 가운데, 스웨덴 총선에서 중도좌파 정당들로 구성된 야권 연합이 극우와의 연정을 선언한 집권 우파 진영과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사회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이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의 우파 연합을 근소하게 앞섰으나 승패를 단정 짓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스웨덴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94% 진행된 14일 오전 기준, 전체 349석 중 좌파 진영이 176석, 우파 진영이 173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승부가 초박빙인데다 투표 당일까지 각 투표소에 도착하지 않은 사전·해외 투표 개표가 오는 16일부터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라 최종 결과는 뒤바뀔 수도 있다. 선거 기간 내내 좌파 연합의 낙승이 점쳐졌으나 선거 직전 양측의 격차가 좁혀지면서 2022년 총선에 이어 또다시 초박빙 양상이 펼쳐졌다. 2021~2022년 스웨덴 최초의 여성 총리를 지낸 안데르손 대표는 공공 지출 확대, 복지 강화, 가계 지원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4년 만에 정권 탈환에 나섰다. 반면 이민 통제와 조직범죄 척결을 앞세운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재집권시 스웨덴 정치사상 처음으로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이번 선거가 현 정부가 극우 정당과 맺은 연정 관계에 대한 국민투표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신나치주의에 뿌리를 둔 스웨덴민주당은 그간 변방에 머물다 반이민·반이슬람 정서를 자극하며 정당 지지율 2위로 급부상했다.
  • [기고] 곪으면 터진다, 참정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고] 곪으면 터진다, 참정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3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감사원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실태를 감찰하려 했다. 그러나 2025년 2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이를 전원일치로 위헌이라 결정했다. “대통령 소속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하여 직무감찰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3·15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선거관리를 정부로부터 떼어낸 헌법 정신을 지키려면, 행정부 소속 기관이 그 독립성을 들여다보는 일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다만 헌재는 이 배제가 “부패행위에 대한 성역의 인정으로 호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국정조사와 국정감사, 수사기관의 통제, 헌법상 탄핵심판제도가 외부 통제 수단으로 남아 있으며, 그 빈자리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선관위 자체 감찰기구로 채워지리라는 것이 헌재의 전제였다. 감사원 감사를 되살릴 개헌이든 법 개정이든 빈자리를 다른 무엇으로 메울 것이든 앞으로도 다퉈질 문제이지만, 이 전제만은 분명했다. 선관위 스스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감찰 체계를 마련하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전제는 어느 것도 지켜지지 않았다. 선관위는 2024년 감사관을 외부 인사로 바꾸고 외부 위원 중심의 감사위원회까지 신설했지만, 자체 감사 지적사항의 92.3%는 현지 시정으로 종결됐고 채용비리 관련자 중 파면, 해임, 혹은 강등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채용 비리와 내부 인사 돌려막기는 국회 결산 검토보고서에도 매년 지적돼 온 사안이었지만, 2019년 한 간부 아들의 부정 채용도, 2023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도 막지는 못했다. 헌재가 감사원 대신 남겨둔 통로들은 적어도 이 사안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올해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이어진 국정조사는 선관위의 선거관리 부실이 훨씬 광범위했음을 드러냈다.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축소한 지침부터가 그랬다. 결재 없이는 상정될 수 없는 안건인데도 함께 올라간 다른 다섯 건과 달리 결재 기록이 없었다는 사실이 청문회에서 제기됐고, 위철환 상임위원에게 언제 보고됐는지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그 계산이 얼마나 틀렸는지 증명해 줄 유일한 물증인 잠실 투표용지 보관함은 법원 증거보전 결정이 오기 한 시간 전 폐기업체로 넘어가 용해됐다. 선관위가 이 사실을 내부적으로 인지하고도 외부에 알린 것은 네 시간 뒤였다. 폐기 과정과 별개로 알리는 것 자체를 늦췄다는 의심을 남긴 대목이다. 위원장이 직접 제안한 잠실 재검표도 마찬가지였다. 특검 연계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는 사이 세 차례 청문회가 지나갔고, 활동 기한이 다가오도록 재검표는 표결에 한 번도 부쳐지지 못했다. 한편 국정조사를 통해 참정권 침해의 실제 규모가 드러났다. CCTV로 확인한 결과 최소 91명이 끝내 투표를 못 했고, 교부 검증 절차가 지켜지지 않아 서울에서만 653건의 중복투표가 있었다. 곪은 것은 결국 터지고, 그 대가는 투표소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평범한 유권자들의 몫이었다. 헌재가 예정해 둔 마지막 견제 장치, 수사기관 통제도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투표자 수 통계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해 중앙선관위와 전국 9개 선관위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확대했다. 실무자들이 오입력을 감추려 절차 없이 수치를 다른 투표소로 떠넘겼다는 의혹이고, 관련자들은 허위 입력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 착오라 보기 어려운 정황도 있었다. 청문회에서는 수정을 금지한 내부 지침의 실질 이유가 ‘수치가 줄면 외부에서 의혹이 제기된다’는 내용으로 문건에 명기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조직이 실수를 감추기로 판단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7일 이태한 전 검사를 선관위 특검으로 임명했다. 준비 기간을 거쳐 9월 초 본격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검이 할 일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게 아니다. 국정조사가 강제력 없이 멈춰 선 지점에서 인쇄지침 결재의 진실과 통계 조작의 실체, 증거물 폐기의 고의성을 확정하는 일이다. 돌아보면 헌재가 전제한 내부 감찰과 외부 통제는 결국 작동했다. 다만 그 작동은 참정권 침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됐다. 뒤늦은 견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선관위를 둘러싼 견제 체계 전반을 지금 다시 설계해야 한다. 곪을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이번에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배운 교훈이다. 서휘원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 주진우 “선관위, 대선·총선도 ‘타임머신 조작 입력’…성역 없는 조사 필요”

    주진우 “선관위, 대선·총선도 ‘타임머신 조작 입력’…성역 없는 조사 필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9일 6·3 지방선거뿐 아니라 지난 대선·총선 당시에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시간대별 투표율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앞당겨 미리 투표자 수를 허위 기입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 로그기록을 조사한 결과 지선 당시 47곳, 대선 26곳, 총선 44곳에서 이른바 ‘타임머신 조작 입력’이 발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특히 타임머신 사례 중에는 여러 읍·면·동 투표구의 최초 입력 시간이 똑같은 경우도 있었다”며 “미래 데이터를 조작 입력하면서 0명을 반복해서 기재하거나 다른 투표소와 똑같은 숫자를 기입한 경우도 다수 발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임머신 조작은 애초에 계획된 부정이자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주 의원은 “선관위의 반복적·조직적 범죄가 이제는 입증된 단계에 이르렀다”며 “합수본에게 강력 경고한다. 수사 범위를 지선에 한정하지 말고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의 투표율 조작 행위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강제수사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차원에서도 어떠한 선입견도, 성역도 없는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국회 선관위 국조특위 위원장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투표율 허위 입력을 득표수 조작이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며 선동”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득표율에 대해서 고의 조작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 놓고 조사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투표자 수도 고의 조작될 것이라 상상도 못 했는데, 다른 부정과 불법이 없다고 누가 무슨 권리로 단정하냐”면서 “단순 실수이지 고의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부정선거를 ‘음모론’ 취급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부정선거 은폐론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역 없는 특검과 국정조사로 국민이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에 보관 중인 투표용지 재검표 일정을 조율 중인 것과 관련해 “선관위의 증거 인멸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조특위 위원들이 247만 표를 재검표하는 과정을 지켜본다고 한들 국민이 어떻게 신뢰하겠냐”며 “특검 없이 현장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강력히 반대하면서 싸우겠다”고 언급했다.
  • 합수본, 송파구선관위 실무진 2명 피의자로…‘투표용지 부족’ 수사 확대

    합수본, 송파구선관위 실무진 2명 피의자로…‘투표용지 부족’ 수사 확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서울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직원 2명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 선관위 예산·채용 비리 의혹까지 겹치면서 수사가 투표용지·해외 출장·예산 문제 등으로 다방면 확대되는 양상이다. 합수본은 28일 송파구 선관위의 선거담당관과 선거1계장을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주무관 1명은 참고인 신분으로 함께 조사했다. 피의자로 입건된 송파구 선관위 직원 2명은 사전 준비 단계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할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하고도 이를 방지하려는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또 선거 당일 실시간 투표율이 높았고, 이후 관내 선관위로부터 투표용지 부족 우려와 추가 용지 요청을 전달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하는 등 적시에 대응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합수본은 이와 별도로 노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관위 관계자 2명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압수물 분석도 병행하고 있다. 앞서 합수본이 진행한 압수수색에서는 노 전 위원장·허철훈 전 사무총장을 비롯해 각 지역 선관위 위원장·사무국장을 피의자로 적시했다. 수사는 투표용지 자체 문제로도 확대되고 있다. 합수본은 송파구선관위 산하 투표소에서 일련번호가 중복 기재된 투표지를 다수 파악해 수사 중이다. 당일 송파구선관위는 서울시선관위로부터 받은 번호를 무번호 용지에 수기로 적어 배부했는데, 이 번호가 송파구 내 다른 투표소 용지와 겹치는 정황이 확인됐다. 시간대별 투표율 허위 입력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중앙선관위·경기도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자 수를 잘못 입력한 실수를 정식 보고·승인 절차 없이 자체적으로 임의 수정해 감췄다는 정황이다. 선관위 채용 비리 의혹도 수원지검에서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채용 비리 사건은 경기도선관위 총무과장과 인사계장이 2021년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일부 응시자의 면접 점수를 임의로 조정했다는 내용이다. 한편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개표소) 봉쇄가 장기화하자 체육단체들이 사무실 출입 정상화를 촉구했다. 대한체육회 산하 9개 회원종목단체는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의 안전한 사무실 출입과 필수 행정 자료·전산 장비 반출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5일 시작된 시위로 54일째 사무실 출입이 막히면서 국가대표 지원과 국내외 대회 운영, 각종 행정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아경기대회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 [단독] 일련번호 같은 투표지 나왔다… 선관위, 무번호 용지 관리 ‘구멍’

    [단독] 일련번호 같은 투표지 나왔다… 선관위, 무번호 용지 관리 ‘구멍’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빚어진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산하 투표소에서 하나의 투표지 일련번호가 두 장의 투표지에 중복 기입된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 투표지 부족으로 무번호 투표용지가 추가 보급됐는데, 임의로 일련번호를 기입하는 과정에서 같은 번호가 사용된 것이다. 선관위 직원들이 지선 투표율을 ‘키맞춤’으로 조작한 정황도 드러난 상태라 부실 선거 관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 커질 전망이다. 27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위 등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송파구 선관위 산하의 두 곳의 투표소에서 같은 일련번호가 적힌 투표용지를 확인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가령 A투표소에서 일련번호 1000번이 수기로 적힌 투표지가 사용됐는데, B투표소에서도 1000번이 기입된 투표지가 발견된 셈이다. 투표용지 일련번호는 공직선거법 상 용지에 사전 ‘인쇄’돼야 한다.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공직선거 절차 사무편람은 일련번호 없는 투표용지를 선거인수의 3% 내외로 준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투표 인증 기기 등을 사전 점검하거나 투표용지 부족 등 사유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송파구 선관위는 상위인 서울시 선관위로부터 일련번호를 받아 무번호 투표용지에 인쇄 기기나 수기로 번호를 적었다. 하지만 이번 지선에서는 송파구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투표용지 일련번호 관리에 구멍이 생겼다. 합수본 관계자는 “동일한 일련번호를 가진 투표지가 여러 장 존재하면 당연히 투표의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없다”면서 “선거 결과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된 사례”라고 말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무번호 투표용지의 일련번호가 통일된 기준 없이 기입된 사례도 드러났다. 또 다른 투표소에서는 ‘1번, 2번’ 등 기준 없이 숫자만 나열한 곳도 있었고, 공란으로 남겨둔 곳도 확인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 중 투표가 중단됐던 전국 26개 투표소에서 무번호 투표용지 3697개가 배부됐다고 판단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합수본이 수사 범위를 확대할 경우 동일한 일련번호가 적힌 투표용지가 추가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합수본은 무번호 투표용지 일련번호 기입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마땅한 처벌 조항이 없어 사법 처리 여부를 고심 중이다. 조현옥 진상규명위원장은 “공직선거법상 일련번호는 투표용지의 진정성을 위해 인쇄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무번호 투표용지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단독] 일련번호 같은 투표지 나왔다…선관위, 무번호 용지 관리 ‘구멍’

    [단독] 일련번호 같은 투표지 나왔다…선관위, 무번호 용지 관리 ‘구멍’

    송파구 투표소서 번호 중복 기입처벌 조항 없어 사법 처리 고심수사 확대되면 추가 발견 가능성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빚어진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산하 투표소에서 하나의 투표지 일련번호가 두 장의 투표지에 중복 기입된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 투표지 부족으로 무번호 투표용지가 추가 보급됐는데, 임의로 일련번호를 기입하는 과정에서 같은 번호가 사용된 것이다. 선관위 직원들이 지선 투표율을 ‘키맞춤’으로 조작한 정황도 드러난 상태라 부실 선거 관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 커질 전망이다. 27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위 등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송파구 선관위 산하의 두 곳의 투표소에서 같은 일련번호가 적힌 투표용지를 확인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가령 A투표소에서 일련번호 1000번이 수기로 적힌 투표지가 사용됐는데, B투표소에서도 1000번이 기입된 투표지가 발견된 셈이다. 투표용지 일련번호는 공직선거법 상 용지에 사전 ‘인쇄’돼야 한다.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공직선거 절차 사무편람은 일련번호 없는 투표용지를 선거인수의 3% 내외로 준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투표 인증 기기 등을 사전 점검하거나 투표용지 부족 등 사유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송파구 선관위는 상위인 서울시 선관위로부터 일련번호를 받아 무번호 투표용지에 인쇄 기기나 수기로 번호를 적었다. 하지만 이번 지선에서는 송파구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투표용지 일련번호 관리에 구멍이 생겼다. 합수본 관계자는 “동일한 일련번호를 가진 투표지가 여러 장 존재하면 당연히 투표의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없다”면서 “선거 결과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된 사례”라고 말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무번호 투표용지의 일련번호가 통일된 기준 없이 기입된 사례도 드러났다. 또 다른 투표소에서는 ‘1번, 2번’ 등 기준 없이 숫자만 나열한 곳도 있었고, 공란으로 남겨둔 곳도 확인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 중 투표가 중단됐던 전국 26개 투표소에서 무번호 투표용지 3697개가 배부됐다고 판단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합수본이 수사 범위를 확대할 경우 동일한 일련번호가 적힌 투표용지가 추가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합수본은 무번호 투표용지 일련번호 기입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마땅한 처벌 조항이 없어 사법 처리 여부를 고심 중이다. 조현옥 진상규명위원장은 “공직선거법상 일련번호는 투표용지의 진정성을 위해 인쇄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무번호 투표용지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투표인원 잘못 입력하고 숫자 조작해 덮은 선관위

    투표인원 잘못 입력하고 숫자 조작해 덮은 선관위

    “결과만 같으면 된다”… 선관위, 실시간 투표율 의도적 변경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위 등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23일 6·3 지방선거에서 선관위 직원들의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발견하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실시간 투표율 집계 과정에서 오기된 숫자를 고치지 않고 다른 투표소의 투표인원 수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게 핵심이다. 선관위 직원들의 관리 부실을 넘어 조작까지 이른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합수본은 이날 투표율 허위 입력 관련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 경기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영장에는 선관위 직원들의 공전자기록 위작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가 적시됐다. 또 지난달 11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1차 압수수색 이후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중앙선관위, 송파·강남·서초구 선관위 등에 대한 수색도 병행했다. 합수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관위, 경기도 선관위 관계자들의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발견하고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합수본은 지난달 압수수색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경기 지역 선관위 직원이 투표인원 오기를 확인했음에도 이를 수정하지 않고 중앙선관위 직원과 모의해 분산 입력하도록 한 내용으로 파악했다. 선관위 직원들의 투표율 허위 입력 의혹은 오기한 실시간 투표인원을 정정하는 대신 다른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조작해 이른바 ‘키 맞추기’를 했다는 게 골자다. 가령 한 투표소에서 투표인원 100명을 1000명으로 잘못 입력했음에도 수치를 수정하지 않고 다른 투표소 9곳에 100명씩 분산해 투표율을 집계했다는 것이다. 실시간 투표율은 시간이 지나면 투표자 수가 늘어나 수치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투표율을 맞출 수 있다. 투표 결과가 바뀌지 않는 만큼 ‘결과만 같으면 된다’는 취지의 생각으로 선관위 직원들이 실시간 투표자 수를 조작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합수본에 따르면 투표 당일 각 투표소의 투표관리관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시간 총 12번 실시간 투표자 수를 보고한다. 읍·면·동 선관위는 보고받은 누적 투표자 수를 선거관리시스템에 입력하고, 구·시·군 선관위 및 각 시도 선관위, 중앙선관위가 이를 확인한다. 일반적으로 투표소에서 투표인원을 오기한 경우 중앙선관위 등의 수정 지시를 통해 수치를 바로잡아 실시간 투표율을 계산하는 게 정상적인 절차다. 선관위의 선거 통계 시스템에 대한 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안의 중대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관위 직원들의 관리 부실 혹은 직무유기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과 달리 의도적으로 실시간 투표율을 조작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선관위 통계 수치 및 전산 조작 가능성도 의심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투표율 허위 입력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스템에 입력된 투표자 수와 실제 투표자 간 괴리가 생길 경우 용지 부족 상황을 보고받고도 실체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수 있다. 합수본이 이날 송파·강남·서초구 선관위 등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선 것도 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에 기록된 투표자 수와 실시간 투표자 수의 차이를 확인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합수본 관계자는 “객관적이고 투명해야 할 절차에 조작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관행이나 편의에 따라 업무를 해 왔을 수도 있다.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투표 통계 조작’ 포착 선관위 압수수색…단순과실 넘어 ‘의도적 범법’

    ‘투표 통계 조작’ 포착 선관위 압수수색…단순과실 넘어 ‘의도적 범법’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통계 조작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23일 오전부터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와 송파구·강남구·서초구 선관위 등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압수수색 영장에는 공전자기록위작 등 혐의가 기재됐다. 합수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관위, 경기도 선관위 관계자들의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발견하고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수본은 지역 투표소 관리를 담당한 선관위 실무자급 직원들이 투표자 수 오입력 실수를 은폐하기 위해 전산상 통계 수치를 임의로 수정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입력 시 상부에 보고하고 결재를 받아 수치를 수정해야 하는 절차를 무시하고 실무자가 임의로 숫자를 바꾸는 방식으로 통계를 조작했다는 것이 혐의의 주된 내용이다. 합수본은 이와 관련해 선관위 직원들이 ‘숫자 맞추기’를 하자고 모의한 메신저 대화 내용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 선거 통계 시스템에 대한 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관위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직무 태만을 넘어선 심각한 범법 행위마저 드러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선관위 직원들을 불러 투표율 허위 입력 등 조작을 벌인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과거 다른 선거에서도 통계 조작 행위가 있었는지, 투표자 수 외에 다른 통계 지표에서도 임의로 수정이 이뤄졌는지 등도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 직원들의 관리 부실 또는 직무 태만에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고의성 여부에 따라 선관위 관계자들이 직무유기 등 혐의로 처벌되거나, 단순 징계에 그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단순 과실의 수준을 넘어선 의도적인 범법 행위에 해당하는 투표 통계 조작 정황이 확인되면서 사안의 중대성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관위 실무 직원들이 손쉽게 통계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던 만큼 투표율 통계뿐 아니라 다른 통계나 전산의 조작 가능성도 열려 있어 사건이 확대될 여지도 크다.
  • [김상연 칼럼] 천안함 음모론과 부정선거 음모론

    [김상연 칼럼] 천안함 음모론과 부정선거 음모론

    제목만 보고 부정선거와 관련한 무슨 엄청난 팩트가 실렸을 것이라 기대하고 들어온 독자들이 있다면 이 지점에서 나가셔도 된다. 팩트는 다뤄질 만큼 다뤄졌다. 이미 법원 판결까지 나왔고 현직 국회의원이 부정선거론자들과 생중계 맞짱토론도 벌였다. 이제 부정선거론은 팩트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가 됐다. 다 나온 팩트를 놓고 믿을지 안 믿을지는 결국 상식의 영역이다. 이 글은 상식을 연료로 나아갈 것이다. 2010년 창졸간에 천안함이 침몰했을 때 원인을 놓고 별의별 가설이 난무했다. 암초에 부닥쳤다, 내부폭발이 있었다, 배가 낡아서 저절로 쪼개졌다, 미군이 훈련 중 오폭했다…. 정부는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 4개국 전문가 24명으로 합동조사단을 출범시켰고, 34일간의 조사 끝에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침몰 원인으로 발표했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은 조사단에 참여해 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거절했고, 러시아는 뒤늦게 3명의 전문가가 방한해 1주일간 조사하고 돌아간 뒤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시중엔 “수중에서 발견된 북한 어뢰는 사후에 위조된 가짜”라는 음모론이 돌았다. 그 어떤 증거를 들이대도 조작됐다고 우기면 설득할 도리가 없다. 이럴 때 상식이 등장해야 한다. 만약 조작이라면 한국은 물론 중립국인 스웨덴의 전문가들까지 수많은 사람이 공모하고 완벽히 비밀을 지키는 게 가능한가. 없는 사실도 만들어 폭로하는 세상 아닌가.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는 왜 억울하다는 북한 편을 들지 않는가. 부정선거 음모론도 상식으로 풀면 쉽게 정답이 나온다. 만약 부정선거가 의심된다면 누가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할까. 바로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한민국에서는 낙선한 당사자들은 조용하고 제3자가 부정선거라고 열을 올린다. 국민의힘의 어떤 국회의원은 누구도 믿을 수 없어 가족과 친척을 개표 참관인으로 지정한다고 한다. 그 참관인들이 개표 현장에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집계까지 전 과정을 단계별로 눈에 불을 켜고 확인한다고 한다. 그러니 낙선한 후보가 부정선거를 주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부정선거라면 그 많은 선관위 직원과 참관인이 모두 공모해 완벽히 비밀을 지키는 게 가능한가. 없는 사실도 만들어 폭로하는 세상 아닌가. 지난달 지방선거에서는 호남 10곳, 인천 2곳 등 일부 투표소에서 ‘쌍둥이 득표’가 나와 또 부정선거론을 자극했다. 하지만 통계학자들은 그런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통계학을 잘 모르는 일반인은 전문가의 말을 믿어야 한다. 상식적으로 통계학자들이 무슨 이득을 본다고 단체로 거짓말을 하겠나. 그리고 부정선거를 하려면 접전지에서 하지 왜 국민의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호남에서 하겠나. 한번 빠지면 악화일로를 걷는 게 음모론의 악마성이다. 일부의 부실, 일부의 우연이 도파민으로 활활 타오르는 확증편향에 기름을 부으면서 전체의 부정으로 확대된다. 천안함 음모론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둘 다 믿는 사람도 봤다. 전자는 좌파적 음모론이고 후자는 우파적 음모론인데, 이념이고 뭐고 음모론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그리고 마침내 전직 국무총리가 1미터 높이에서 “조심해”라고 외치며 투신해 전경의 품에 안기는 장면에서 음모론의 슬픔은 완성된다. 우리가 인생의 꽃다운 나이를 바쳐 오랜 기간 학교를 다니는 것은 사회에 나와 미적분과 방정식을 써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다. 그 소양이란 여러 팩트들과 전문가의 의견들을 놓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상식의 힘을 말한다. 아무리 이렇게 얘기해도 부정선거론자 10명 중 9명은 설득되지 않을 것이다. 가치관 전체가 부정당하는 인지부조화를 견디지 못해 신념이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다만 단 1명이라도 자신의 믿음이 틀릴 수 있다는 회의를 품는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그 육중한 회의의 문을 열고 나가면 재미없고 덜 자극적이지만 보편과 합리의 파도가 넘실대는 상식의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선관위 노조 “사전 투표 없애자”…개표는 ‘투표 다음 날’ 제안

    선관위 노조 “사전 투표 없애자”…개표는 ‘투표 다음 날’ 제안

    선관위 노동조합이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안을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에 본투표 확대 및 익일 개표 등을 골자로 한 선거 실무 개혁안을 보고했다. 민주당은 이러한 실무진 의견을 바탕으로 각계 의견을 추가 수렴해 개혁안을 완성할 계획이다. 한국일보, 뉴시스 등에 따르면 선관위 노조는 이날 ‘민주당 국민참정권 수호를 위한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에 선관위 개혁 방안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해당 문서는 노조가 전국 선관위 실무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작성한 것이다. 민주당 TF는 6·3 지방선거 당일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재발 방지를 목표로 10일 출범했다. 매체에 따르면 의견서에는 ‘사전투표 2일, 본투표 1일’인 현행 선거제도를 ‘본투표 2일’로 개편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본투표 기간을 늘려 국민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선거 행정을 간소화하자는 취지다. 아울러 당선 확정 직후 임기가 시작되는 재·보궐선거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선거에 ‘익일 개표’를 도입하는 방안도 담겼다. 선거 당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개표로 인한 실무 부담을 줄이고 현장 대응 여력을 확보하자는 목적이다. 익일 개표에 따른 보안 우려에는 ▲투표 종료 즉시 투표함 봉인 ▲정당이 추천한 참관인 입회하에 공개적으로 보관 ▲폐쇄회로(CC)TV를 통해 24시간 감시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또 선관위가 투표 감독과 검증에 집중하도록 하고, 실제 투표소 운영 등 선거 집행 실무는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맡기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시스에 ”지금은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라며 ”당 개혁안은 별도로 준비하고 있고, (선관위 노조가 제안한) 안에 구애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TF는 내부 논의를 거쳐 조만간 추가 회의를 열 예정이다.
  • “과도한 중복상장 막아라”…‘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법 나왔다 [주목, 이 주의 법안]

    “과도한 중복상장 막아라”…‘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법 나왔다 [주목, 이 주의 법안]

    매일 수많은 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이 중 언론에 보도되는 법안은 쟁점 법안 등 일부에 그칩니다. 서울신문은 매주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에 주목해 3개 정도 추려 소개를 합니다. 법안 발의 배경부터 핵심 내용, 통과 시 파장 등을 압축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지주사 중복상장 제한 ‘중복상장 제한법’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15일 발의의무지분율 50% 유지, 상장 유인 축소코스피가 지난 18일 ‘9000’을 돌파하면서 이제는 ‘코스피 10000’ 시대도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추가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안들도 있습니다. 특히 중복상장과 관련된 문제는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유동수(3선·인천 계양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복상장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지난 15일 지주회사(모회사)의 자회사 중복상장을 제한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현행법은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해서는 상장회사는 30%, 비상장회사는 50%의 의무지분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자회사를 상장하면 지주회사는 지분 30%만을 유지한 채로 70%는 매각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배주주로 하여금 신규 출자 없이도 지배력을 유지 또는 확대할 수 있도록 하지만, 반대로 지주회사의 지분율 자체가 줄어들고 투자자들은 유망 사업을 직접 보유한 자회사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주회사의 주가는 하락 압박을 받게 됩니다. 이에 유 의원의 개정안은 상장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또는 상장 자회사의 손자회사가 신규 상장할 경우에는 해당 회사의 의무지분율을 50%로 유지하도록 합니다. 지주회사의 중복상장 유인을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유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과도한 중복상장을 제한해 지배주주의 손쉬운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고 , 기존 지주회사 주주 간 이해상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애견실습 동물도 관리·보호’ 동물실습시설법이성권 국민의힘 의원, 17일 발의학원법 아닌 동물보호법으로 관리이번 여름도 반려견의 ‘썸머컷’이 유행입니다. 공인 애견미용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선 일반적으로 사설 애견미용학원에서 6개월~1년 정도 수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수강생들의 실습 과정에서 사용되는 동물에 대한 관리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애견미용학원은 동물보호법 대상이 아니라 귀가 잘리거나 골절이 있는 강아지가 종일 미용 연습에 쓰이기도 합니다. 이에 이성권(재선·부산 사하갑) 국민의힘 의원은 동물미용학원을 ‘동물실습시설’로 새롭게 정의하고 반려동물 관련 영업의 대상으로 포함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지난 17일 발의했습니다. 그동안 동물미용학원은 학원·과외교습법에 따라 교육부 소관 시설로 분리됐는데 이를 동물실습시설로 지정해 등록 또는 관리 대상으로 포함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동안 실습 과정에서 사용되는 동물의 사육과 관리 기준이 없고, 사용 횟수나 건강관리 등에 관한 별도의 법적 기준이나 감독 체계가 없었습니다. 실습동물이 어디서 왔는지, 사용 이력이나 건강 상태 등에 대한 기록과 관리 의무도 없어 학대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실습동물의 건강상태 확인, 사용 횟수 및 시간 제한, 반복 사용 금지 및 휴식기간 부여 등 구체적 준수사항, 실습동물 보호를 위한 구체적 기준을 법률에 규정할 수 있습니다. ●‘본투표 2일·통합부재자투표 도입’ 사전투표폐지법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18일 대표발의 통합 명부로 전국 어디서나 부재자투표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초유의 투표지 부족 사태에 선거관리 시스템에 대한 고강도 개혁과 정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이런 공감대에 2014년 도입된 사전투표제를 폐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지난 18일 발의됐습니다. 박대출(4선·경남 진주갑) 국민의힘 의원은 사전투표제를 폐지해 본투표는 2일로 연장하고 당일 본투표가 불가능한 유권자를 위한 부재자투표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박 의원은 당초 유권자의 투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사전투표제가 입법 편익을 넘어서는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합니다. 현행 제도가 ‘편의성’에만 치우친 나머지 선거의 본질인 공정성과 신뢰성이 반복적으로 훼손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최고조에 달해 투표함 보관과 이송 등 사전투표의 복잡한 관리 절차의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이번 개정안은 사전투표가 아닌 온라인 사전 신고를 통한 ‘통합 부재자 투표 명부’를 도입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현재는 본투표 당일 자신의 지정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는 사전투표, 거소투표, 선상투표만 가능합니다. 개정안이 처리되면 본투표, 부재자투표, 거소투표, 선상투표로 투표 방식이 재편됩니다. 개정안은 사전투표를 없애는 대신 부재자투표를 미리 신고하고, 선관위는 통합부재자투표신고인명부를 만듭니다. 이 명부를 전산으로 연동해 사전 신고인은 전국 읍면동에 1개소씩 설치된 부재자투표소에 가서 투표를 하는 방식입니다. 사전투표 도입 전 옛 부재자투표를 온라인 신고와 통합명부 시스템 구축으로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 여야 ‘선관위 국정조사’ 합의, 위원장은 국힘… 45일간 진행

    여야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초래한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16일 합의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선관위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원포인트 개헌’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국조계획서를 18일 본회의를 통해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천 원내운영수석은 회동 후 “국민 참정권 침해 상황에 대한 진상을 조속히 규명하고 선관위를 대대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개혁 기반을 마련하는 취지에서 국정조사 진행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운영수석은 “증인 신청은 여야가 행정안전부 장관을 포함한 행안부 소속 공무원,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시군구 관계 공무원 증인 채택에 적극 협조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 기간은 45일로 정하되 필요시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위원은 여야 동수(민주당 9명·국민의힘 7명·비교섭단체 2명)로 구성하며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맡는다. 국정조사 대상을 놓고 기싸움을 벌여온 여야는 논의 끝에 중앙선관위와 각급 지역선관위만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주장하던 청와대와 경찰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당내에 설치한 ‘국민 참정권 수호를 위한 제도 개혁 TF’ 회의를 열고 선관위로부터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선관위는 향후 재발 방지 방안으로 인쇄매수 산정기준 재검토, 추가 배부 절차 표준화 등을 제시했다. 회의 이후 TF 위원인 이주희 의원은 “전국 5개 지역(서울·부산·대구·인천·경기)의 26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중단됐다가 재개됐다고 선관위는 확정했다”며 국민의힘이 제기한 6개 지역 재선거 소청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앞서 TF 부단장인 김영배 의원은 2단계 선관위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중앙선관위원장 상임 제도를 도입하고 상임위원 확대, 독립 감사기구 설치 등을 올해 정기국회까지 추진하겠다”며 “감사원의 감사 제도를 명시하는 개헌 문제는 내년 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투표함 쓰레기통서 발견” 용지 배송도 개표도 ‘엉망’…결선 돌입한 페루 대선, 초박빙 승부

    “투표함 쓰레기통서 발견” 용지 배송도 개표도 ‘엉망’…결선 돌입한 페루 대선, 초박빙 승부

    투표용지 배송 차질과 선거 관리 부실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페루 대선이 결선 투표에 돌입했다. 출구조사와 신속 개표에서 좌우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면서 최종 당선인 확정까지 수주가 걸릴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성향의 로베르토 산체스(57) 후보와 우파 성향의 케이코 후지모리(51) 후보가 맞붙은 가운데, 예비 개표 결과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대표 투표소를 표본으로 집계한 신속 개표 결과에 따르면 산체스 후보는 50.3%, 후지모리 후보는 49.7%를 기록했다. 오차 범위 내 접전으로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산체스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스의 신속 집계는 2001년 이후 페루 대선 결선투표 승자를 모두 정확히 예측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체스 후보는 5년 전 대선에서 후지모리 후보에게 패배를 안긴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카스티요 정부에서 통상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대선 첫 도전인 산체스 후보는 부의 공정한 재분배를 위해 페루의 친시장적인 현행 헌법을 개정하고, 광업과 농업 등 핵심 경제 영역에서 국가의 역할을 확대하며 사회적 지출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후지모리 후보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로, 페루 보수 진영의 대표 정치인이다. 2011년, 2016년, 2021년 대선에 도전했으나 상대 후보에게 적은 표 차로 패배한 바 있다. 대선 4수째인 그는 고질적인 치안 불안에 시달리는 페루에서 강력한 치안 정책과 함께 미국, 아르헨티나, 칠레, 에콰도르의 보수 지도자들과의 우파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1차 투표서 부정선거 의혹 제기…6만여명 투표 못해선관위원장 사임 후 치러진 결선…결과 발표는 7월 중순 전망이번 선거는 장기간 이어진 정치 불안과 치안 악화 속에서 치러졌으며, 부정선거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4월 12일 1차 투표에서는 후보가 35명을 넘어서면서 투표용지 크기가 가로 44㎝, 세로 42㎝에 달하는 초대형으로 제작됐다. 문제는 용지 크기가 아니라 배송이었다. 선거 자재 운송을 맡은 민간업체가 수도 리마 남부 일부 투표소에 용지를 제때 전달하지 못하면서 새벽부터 줄을 선 유권자들이 투표도 하지 못한 채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선거관리위원회(ONPE)는 일부 지역 투표를 하루 연장했지만 상황은 충분히 수습되지 않았다. 리마에서만 약 6만 3300명이 끝내 투표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선거 공정성 자체를 흔드는 중대한 변수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혼란은 개표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리마의 한 쓰레기통에서 투표함이 발견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부정선거 의혹이 증폭됐다. 이후 ONPE 본부는 압수수색을 받았고 피에로 코르베토 선관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개표 결과 발표 역시 한 달 가까이 지연되며 정치적 긴장을 키웠다.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한 로페스 알리아가 전 리마 시장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재투표를 요구했지만 미주기구(OAS)와 유럽연합(EU) 선거 감시단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최종적으로 기각됐다. 산체스 후보의 결선 진출도 5월 중순이 돼서야 확정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 결과가 나오더라도 정치적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투표권 박탈 논란과 관리 부실, 개표 지연 등으로 이미 선거 과정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페루는 최근 10년간 임시 대통령을 포함해 9명의 대통령이 들어서고, 정당이 난립하는 등 극심한 정국 불안을 겪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이 넘는 650만명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결선 투표에서 오차범위 내의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면서 대통령 당선인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당선인이 확정되는 데 한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관측했다. 페루국가선거심판원(JNE)은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결선투표 결과는 7월 중순에나 나올 것”이라며 “이의가 제기된 투표함들을 먼저 대조해야 하고, 여기서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공개 재검표 과정까지 거쳐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초박빙 승부에 더해 부정선거 논란과 선거 관리 실패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페루는 당선인 확정 이후에도 상당 기간 정치적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공정이슈 불붙인 ‘훼손된 한 표’… 잠실로 몰린 2030

    공정이슈 불붙인 ‘훼손된 한 표’… 잠실로 몰린 2030

    최대 3만여명 집결… 절반이 청년층김 총리 “선관위 고위직 다 물러나야”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경찰 추산 최대 3만여명이 모인 이번 시위는 기존 보수 성향 집회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시위 참가자 중 2030세대가 절반 정도 차지했고, 이들은 ‘부정선거’ 대신 ‘공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총학생회협의회가 7일 김민석 국무총리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진상규명을 공식 요구했다. 김 총리는 “선관위의 일정 이상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은 다 물러나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학가의 조직적 움직임과 현장 시위가 맞물리며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일대는 태극기와 ‘재선거’ 손팻말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일부는 돗자리를 펴고 전날부터 밤샘 농성을 이어 갔다. 전날 밤 10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최대 3만여명이 모인 이번 시위 참가자 중 절반가량은 청년층이었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20대 33.6%, 30대 23.6%를 기록했다. 이번 시위는 태극기 집회로 대표되던 기존 보수 성향 집회와는 다른 결을 보였다. 일부 청년 참가자들은 올림픽공원역 인근에서 성조기를 판매하는 상인을 직접 막아섰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여기는 광화문이 아니다”라는 글이 확산됐다. 밤샘 시위가 이어졌던 지난 5일 저녁에는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가 연설하려 하자 한 시민이 말을 끊으며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하도록 놔두시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성조기와 특정 유명인을 내세우던 기존 보수 집회 문법을 청년들 스스로 거부한 셈이다. 시위 현장 입구에는 SNS를 통해 요청된 물과 커피, 음료, 피자 등 식음료가 무료로 끊임없이 제공됐다. 주변에 배치된 커피 트럭에서도 무료 음료수가 시위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지원을 위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까지 만들어졌다. 해당 방엔 오후 5시 기준 970여명이 참여했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자신들을 ‘부정선거론자’로 규정하는 시선에 선을 그으면서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명경민(31)씨는 “특정 정당을 응원하러 나온 것도, 부정선거를 주장하러 나온 것도 아니다”라며 “12·3 계엄 사태 때도 국회로 달려갔고, 이번에도 국민으로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혜은(28)씨는 “단 한 명이라도 투표하지 못했다면 공정성이 훼손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4050 기성세대가 주축이었던 보수 성향 집회에 청년층이 대거 참여한 현상은 최근 2030 유권자들의 정치 지형 변화와도 맞물린다.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2030 남성뿐 아니라 진보 성향이 우세하다고 평가받던 2030 여성층에서도 보수 후보 지지세가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4~5일 잠실7동 제2투표소 앞 밤샘 시위에 참가했던 자영업자 구동주(39)씨는 “현 정부가 대기업은 때리고 중소기업만 챙기는 모습을 보며 공정이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며 “오히려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는 생각에 반발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 역시 같은 맥락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청년들은 집값·취업난 등 구조적 박탈감을 시위 참가의 또 다른 배경으로 꼽기도 했다. 김민성(21)씨는 “부모 세대는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 있었지만 우리는 평생 모아도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렵다”며 “전셋값까지 오르면서 결혼도 미루게 된다. 이런 현실에 대한 분노가 시위로 분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혀 온 86세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날 올림픽공원 시위에 참가한 황서진(29)씨는 “진보 정당에 문제가 생겨도 무조건 감싸는 부모님 세대를 보며 오히려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청년층 사이에서는 정치적 소비문화에 대한 피로감도 감지됐다. 최근 보수 성향을 갖게 됐다는 서시아(33)씨는 “스타벅스가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소비됐다고 느꼈다”며 “정부가 나서서 불매를 독려할 정도의 사안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총학생회협의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김 총리와의 간담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선거관리위원회 쇄신을 요구했다. 지태훈 경기대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요구는 전수조사와 책임 규명, 재발 방지다. 다만 이 같은 목소리가 정쟁에 묻히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찬민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은 “국민의 참정권 침해에 대한 실질적 구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김 총리는 “현행법률상 모든 방법을 다 쓰겠다”며 “필요하다면 국회 논의를 거쳐 국정조사나 특검도 해야 한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 훼손된 한 표가 불붙인 분노… 잠실로 몰린 2030

    훼손된 한 표가 불붙인 분노… 잠실로 몰린 2030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경찰 추산 최대 3만여명이 모인 이번 시위는 기존 보수 성향 집회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시위 참가자 중 20·30세대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이들은 ‘부정선거’ 대신 ‘공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총학생회협의회가 7일 김민석 국무총리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진상규명을 공식 요구했다. 대학가의 조직적 움직임과 현장 시위가 맞물리며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일대는 태극기와 ‘재선거’ 손팻말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일부는 돗자리를 펴고 전날부터 밤샘 농성을 이어 갔다. 전날 밤 10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최대 3만여명이 모인 이번 시위 참가자는 대부분 청년층이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30대 24.8%, 20대 21.5%를 기록했다. 이번 시위는 태극기 집회로 대표되던 기존 보수 성향 집회와는 다른 결을 보였다. 일부 청년 참가자들은 올림픽공원역 인근에서 성조기를 판매하는 상인을 직접 막아섰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여기는 광화문이 아니다”라는 글이 확산됐다. 밤샘 시위가 이어졌던 지난 5일 저녁에는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가 연설하려 하자 한 시민이 말을 끊으며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하도록 놔두시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성조기와 특정 유명인을 내세우던 기존 보수 집회 문법을 청년들 스스로 거부한 셈이다. 시위 현장 입구에는 SNS를 통해 요청된 물과 커피, 음료, 피자 등 식음료가 무료로 끊임없이 제공됐다. 주변에 배치된 커피 트럭에서도 무료 음료수가 시위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지원을 위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까지 만들어졌다. 해당 방엔 오후 5시 기준 970여명이 참여했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자신들을 ‘부정선거론자’로 규정하는 시선에 선을 그으면서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명경민(31)씨는 “특정 정당을 응원하러 나온 것도, 부정선거를 주장하러 나온 것도 아니다”라며 “12·3 계엄 사태 때도 국회로 달려갔고, 이번에도 국민으로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시위에 참여한 조혜은(28)씨는 “잠실에서 사전투표를 했던 만큼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나왔다”며 “단 한 명이라도 투표하지 못했다면 공정성이 훼손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4050 기성세대가 주축이었던 보수 성향 집회에 청년층이 대거 참여한 현상은 최근 2030 유권자들의 정치 지형 변화와도 맞물린다.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2030 남성뿐 아니라 진보 성향이 우세하다고 평가받던 2030 여성층에서도 보수 후보 지지세가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4~5일 잠실7동 제2투표소 앞 밤샘 시위에 참가했던 자영업자 구동주(39)씨는 “현 정부가 대기업은 때리고 중소기업만 챙기는 모습을 보며 공정이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며 “오히려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는 생각에 반발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 역시 같은 맥락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청년들은 집값·취업난 등 구조적 박탈감을 시위 참가의 또 다른 배경으로 꼽기도 했다. 김민성(21)씨는 “부모 세대는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 있었지만 우리는 평생 모아도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렵다”며 “전셋값까지 오르면서 결혼도 미루게 된다. 이런 현실에 대한 분노가 시위로 분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혀 온 86세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날 올림픽공원 시위에 참가한 황서진(29)씨는 “진보 정당에 문제가 생겨도 무조건 감싸는 부모님 세대를 보며 오히려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청년층 사이에서는 정치적 소비문화에 대한 피로감도 감지됐다. 최근 보수 성향을 갖게 됐다는 서시아(33)씨는 “스타벅스가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소비됐다고 느꼈다”며 “정부가 나서서 불매를 독려할 정도의 사안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총리와 대학생들의 긴급 간담회에 참석한 전국총학생협의회 관계자는 “간담회는 정치적 입장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닌, 청년 유권자로서 투표 과정에서 겪은 문제와 향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 감시체계 강화와 참정권 침해 피해자 전수조사 등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고려대·서강대 등 5개 대학이 참여한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도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검사와 국회 국정조사를 통한 독립적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 학생들이 선택한 단체장은 누굴까?…전북 청소년 모의투표 진행

    학생들이 선택한 단체장은 누굴까?…전북 청소년 모의투표 진행

    전북 청소년들은 어떤 단체장과 교육감을 원할까? 전북청소년참정권운동본부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모의 지방선거 투표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전북 청소년 1만 모의투표 참여’를 목표로 한 이번 참정권 활동은 만 16세 참정권 확대를 촉구해온 인후청소년센터(전주YMCA) 등 전북 지역 40여 개 청소년·시민단체와 청소년수련시설로 구성된 ‘전북청소년참정권운동본부’가 운영한다. 청소년들은 이번 모의투표에서 실제 지방선거와 동일하게 도지사·교육감·시장 후보를 대상으로 투표한다. 본부는 5월 30일 인후청소년센터에서 사전 모의투표소를 운영하고, 본 선거일인 6월 3일에는 전주중앙살림광장에 현장 투표소를 설치해 지역 청소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본부는 이번 모의투표를 위해 지난 3월 21일 인후청소년센터에서 전북교육감 예비후보들과 ‘청소년 정책협약식’을 열고 민주시민교육, 청소년 무상교통 지원, 청소년 참여 자치 확대 등 9대 정책과제를 논의했다. 이후 4월 18일에 출범식을 열어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하고 지난 26일 오전 전주 덕진구 온고을중학교에서 모의투표를 시작했다. 본부는 이번 모의투표를 통해 청소년들이 선택한 시장·도지사·교육감 당선 대상자에게 ‘청소년 당선증’을 전달할 예정이다. 본부 관계자는 “청소년 모의투표가 단순한 체험 활동을 넘어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와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민주시민 참여 활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실제 지역사회에 전달되고 청소년 정책 참여 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시도지사 선거 토론회 한 번 하고 끝?…‘최소 3회 보장’ 법안 발의 [주목, 이 주의 법안]

    시도지사 선거 토론회 한 번 하고 끝?…‘최소 3회 보장’ 법안 발의 [주목, 이 주의 법안]

    ● 깜깜이 선거 방지, 시·도지사 선거 3회 토론법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20일 대표발의법정토론 3회, 사전투표 3일 전부터6·3 지방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부산시장, 강원지사 후보들은 활발하게 토론회를 하는데 반해, 서울·경기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토론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시도지사 선거의 법정 토론회가 선거운동 기간 ‘1회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보니 이같은 현상이 생기는 겁니다.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의 경우 사전투표(29~30일) 전날인 28일 심야 시간대(오후 11시)에 열립니다. 후보들의 선거 전략 등에 따라 토론회 횟수가 달라지는건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법정 토론회 한 차례만 여는 건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김재섭(초선·서울 도봉갑) 국민의힘 의원은 ‘시·도지사 후보 법정토론회 3회 의무화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단체장 선거 법정 토론회를 최소 3회로 늘어납니다. 최초 1회 토론회는 사전투표 개시일로부터 3일 전까지 의무적으로 개최해야 합니다.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토론회에 불참하면 그 후보의 불참 사실을 투표소 앞에 게시해야 합니다. 김 의원은 “사전투표 시작 직전에 토론회를 몰아넣는 방식은 유권자의 실질적인 판단 기회를 빼앗는 ‘깜깜이 선거’를 조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선거의 공정성과 후보 검증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정 토론 제도를 반드시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학교 앞 꼼수 영업 막는 ‘변종 유해업소 차단법’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13일 대표발의업종 무관하게 유해행위 적발 시 ‘사용정지’ 최근 학교 근처에서 ‘스튜디오 대여업’이나 ‘공유오피스’ 간판을 걸고 실제로는 선정적인 노출 방송(BJ 방송)을 진행하는 이른바 ‘변종 유해업소’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박해철(초선·경기 안산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시설을 엄격히 단속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내용의 ‘교육환경법 개정안’을 지난 13일 발의했습니다. 현행법은 학교 주변을 교육환경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유해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단속 기준이 ‘업종 명칭’ 중심이라는 점입니다. 이를 악용해 일반 사무실이나 공간 대여업으로 등록한 뒤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제작하더라도 현장 단속 과정에서는 법적 근거가 부족해 실질적으로 제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건축물의 용도나 등록 업종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청소년 유해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설’을 금지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또 단속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이 교육 환경을 현저히 저해하는 유해 행위를 확인할 경우 즉시 해당 행위를 중지시키거나 시설의 일시 사용 정지를 명령할 수 있는 ‘긴급조치 권한’도 만들었습니다. 박 의원은 “학교 주변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면서 “법의 허점을 악용한 변종 유해업소로부터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킬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보호 장치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 중증장애인 대표자 지원, ‘직무지원인 서비스법’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20일 대표발의공익적 비영리기관 대표자 업무지원김예지(재선·비례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중증장애인 직무지원인 서비스법’(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비영리기관의 중증장애인 ‘대표자’도 지원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업무 능력이 있는 중증장애인 근로자가 장애로 인해 부수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지원인을 배치해 안정적인 직업 생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상 이는 ‘근로자’로만 한정돼 있습니다. 공익을 위해 비영리기관을 운영하는 중증장애인 ‘대표자’들은 실질적으로 근로자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김 의원실이 비영리기관인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전국 180개 센터의 93%는 중증장애인 대표자가 운영하며, 이들 중 78%는 하루 8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응답자의 97%는 중증장애인 대표자에게도 근로지원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개정안은 ‘근로지원인’ 명칭을 ‘직무지원인’으로 변경해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비영리기관의 대표자 등 공익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중증장애인 사업주가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습니다. 김 의원은 “직무지원인 서비스는 모든 중증장애인의 안정적인 직무 수행을 위한 필수적 권리”라며 “이번 개정안을 시작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원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딱 한 번 민주 택했던 ‘보수 텃밭’… 정비사업이 승패 가른다 [6·3 지방선거-서울 구청장 판세 분석]

    딱 한 번 민주 택했던 ‘보수 텃밭’… 정비사업이 승패 가른다 [6·3 지방선거-서울 구청장 판세 분석]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6·3 지방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2018년 더불어민주당은 박원순 시장 당선과 함께 서초구를 제외한 24개구를 석권했다. 보수 텃밭 강남·송파·용산구도 예외가 아니었다. 반면 2022년에는 국민의힘이 오세훈 시장 복귀와 함께 17개구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의 아성 구로·도봉구도 넘어갔다. 이처럼 구청장 선거는 시장 표심과의 상관관계는 물론, 한번 ‘바람’이 불면 전통적 강세 지역도 퇴색하곤 했다. 특히 대선 1년 만에 치러지는 만큼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 의미가 강하다.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을 제외한 21개 자치구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 이번에는 어떨까. 25개구 판세를 짚어보고 주요 후보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강남구는 대표적인 보수 텃밭이다. 2018년 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민주당 정순균 후보가 46.08%를 얻어 진보 진영 첫 강남구청장이 됐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제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국 49.42%를 득표했지만, 강남구에서는 32.23%에 머물렀다. 특히 현대아파트가 있는 압구정동 1·3 투표소에서 각각 6.65%와 7.11%를, 타워팰리스가 있는 도곡2동 3·4 투표소에선 각각 9.22%와 8.56% 득표에 그쳤다. 강남구의 최대현안은 대규모 정비사업이다. 압구정 현대·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속도가 더딘 대단지 정비사업과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 등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사업들이 진행 중인만큼 각 후보의 관련 공약이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형곤 후보 “TF 만들어 재건축 속도 개선… 응급의료 인프라 강화하겠다” “지금의 강남구는 뒤처지고 늙어가고 있습니다. 실행 가능한 비전을 제시한다면 구민들께서 지지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김형곤(55)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04년 민주당에 입당해 강남을 지역위원장, 서울시당 서민주거복지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착실하게 풀뿌리 정치 경험을 쌓았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구의원(개포1·2·4동)에 당선돼 의정활동을 해 온 그는 3일 인터뷰에서 누구보다 강남의 변화를 이끌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금까지 강남구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왔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발전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강남구 현안으로 주거와 의료, 교육 등 3가지 분야를 꼽았다. 김 후보는 “강남구는 이웃한 서초구보다 재건축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면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재건축이 완료된 단지의 전임 조합장 등을 포함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건축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응급의료 인프라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강남구에 응급 의료시설은 종합병원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과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밖에 없어서 야간이나 휴일 등에 긴급 환자가 발생하면 갈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라면서 “구보건소를 휴일과 야간에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는 시설로 바꿔 의료 인프라를 더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청담고 부지에 외국인들을 위한 국제학교 유치, 세텍(SETEC) 부지에 공연장을 갖춘 랜드마크 신청사 건립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국민의힘 김현기 후보 “로봇산업 거점·테헤란로 연계… 은퇴자 재산세 부담 완화할 것” “1975년 개청 이후 51주년을 맞은 강남구는 이제 성장동력이 고갈됐습니다. 강남구 정책의 대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습니다.” 김현기(70) 국민의힘 후보는 3일 인터뷰에서 34년째 강남구민인 동시에 4선 시의원과 시의회 의장의 경륜을 앞세워 강남구를 변화시킬 적임자는 본인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1993년 개포동에 터를 잡은 이후 지역에서 진행된 재건축 과정을 직접 지켜봤고, 시의원으로서 다양한 방법으로 재건축을 도왔다”면서 “재건축은 시간이 곧 비용이다. 조합원 의견을 최대한 빠르게 일치할 수 있도록 현재 운영 중인 구 재건축 전담반을 더 확대해 속도가 붙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 구청장이 추진했던 수서역 일대 로봇특정개발진흥지구와 세곡동 로봇거점지구를 과거 벤처산업 중심지였던 테헤란로와 연계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영동대로 지하개발,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 굵직한 사업에도 구민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적극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재산세를 납부하는 구민들에 대한 대책도 밝혔다. 그는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이 많게는 수천만원의 재산세를 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큰 부담”이라면서 “재산세를 분할납부나 납부유예 등 현실적으로 부담을 줄일 방법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구청 신청사 계획에 대해서는 “세텍(SETEC) 부지 이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선은 강남구청사 현 부지에 대한 활용 방안을 먼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민주화 이후 최강 정당이 됐나[윤태곤의 판]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민주화 이후 최강 정당이 됐나[윤태곤의 판]

    같은 당명으로 대통령 두 명 배출민주당 지지도 44%… 국힘의 3배‘盧의 적자’ 문재인 ‘오너십’ 구축당원권 강화 속 구성원 역량 키워‘변방 장수’ 이재명 당의 중심으로 헝그리 정신 인사들 주류에 편입당 주류 스펙과 거리 먼 정청래또 다른 하이브리드형의 강훈식“한 당 내서 정권 교체 1.5당 체제”민주당, 강한 정당 넘어 이뤄낼까현재 대한민국은 양당 정치구조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국민의힘 계열과 민주당 계열 정당이 번갈아 가며 집권했다. 이념적 정체성이나 지지기반의 큰 틀을 유지해 왔지만 분열과 통합을 거듭했고 위기에 처하면 새 피를 수혈하고 당명을 바꾸는 등 혁신 작업을 거쳐 40여년을 이어 왔다. 그런데 같은 당명으로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유일하다. 현재 여당인 민주당은 여러 면에서 볼 때 민주화 이후 최강 정당이다. ●현 정부·여당 어느 때보다도 막강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례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65%로 집계됐다. 비슷한 시기에 김영삼·문재인 두 전직 대통령은 지지율 80%를 넘기기도 했지만 현 정부·여당의 종합적인 힘은 과거 그 누구 때와도 비길 수 없다. 민주당의 의석은 166석으로 제1야당 국민의힘의 107석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연대 전선을 형성한 우당(友黨) 격인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에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을 합하면 190여석에 육박한다. 앞서 인용한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지지도가 44%를 기록해 국민의힘이 기록한 16%의 3배 가까이 된다. 과거에도 민자당, 한나라당 등 강한 여당이 존재했다. 민자당은 한때 국회 재적 의석의 3분의2를 차지했던 초거대 정당이었지만 노태우 정부 3년 차에 민정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합당으로 만들어졌고 6년도 존속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15년을 버틴 강한 당이었지만 이명박 정부 말기에, 즉 여당 시절에 차기 주자인 박근혜에 의해 새누리당으로 개명됐다. 민주당 계열 정당도 부침을 겪은 것은 마찬가지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은 DJP연합, 정몽준과의 단일화를 통해 신승하며 정권을 잡았고 애초에 당력과 지지세가 보수 정당에 비해선 약했다. 당명 변경과 이합집산도 어지러웠다.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한 이후, 지금은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의 새정치연합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이 탄생했지만 이후 친문(친문재인)계와 비문(친안(친안철수)+호남계) 간 계파 갈등 끝에 분당 사태를 겪고 2015년에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했다. 그 이후 10년간 민주당은 점점 강해졌다. 초기에는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세의 대거 이탈로 위축됐지만 오히려 통합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1석 차이의 신승을 거두며 야당 입장으로 원내 제1당으로 올라섰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2017년 제19대 대선 압승,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 석권,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전체 의석수의 60%에 달하는 180석을 얻어 보수 계열 정당을 압도했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0.73% 포인트 차이로 석패하고 연이은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했지만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 직전 총선 때와 거의 비슷한 175석을 얻으며 헌정사상 최초로 단독 과반을 점한 야당이 됐다. 그리고 8년 만에 다시 벌어진 조기 대선에서 손쉽게 승리해 여당 지위를 되찾았다. ●2015년 이후 조직적·인적 진화 지난 10년간 더불어민주당은 조직적, 인적 진화를 거듭하면서 시류에 적응하고 지지기반을 확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국민의당이 분당해 나간 더불어민주당 초기엔 총선에서 1당 자리를 차지했지만 호남에서 완패를 당하는 등 한계도 분명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첫 대표로 선출되면서 일종의 ‘오너십’이 명확해졌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상당한 성과를 보였지만 문재인의 ‘오너십’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당 내부의 결속력, 구심력은 점점 강해졌다. 친노(친노무현)·친문계와 대립각을 세웠던 비주류가 집단적으로 빠져나가 공천 경쟁은 오히려 낮아졌다. 이처럼 내부 갈등 요인이 줄어들고 친노·친문, 86운동권, 박원순 전 서울시장으로 상징되는 시민사회 출신들의 손발은 잘 맞았다. 이로 인해 수도권에서 대약진하면서 당의 체질과 컬러가 ‘선진화’됐다. 그런 와중에 박근혜 탄핵 국면도 노련하게 관리했고 문재인이 더불어민주당 출신 첫 대통령이 됐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 남북·대미 관계 등 국정운영상 실책도 많았지만 민주당은 일관된 당원권 강화 기조 속에서 기획역량(메시지와 이미지, 캠페인 전략), 주요 구성원들의 정무적 역량, 문화 역량 등을 키웠다. 위기가 없진 않았다. 문재인 정부 후반 ‘조국 사태’는 운동권, 진보적 지식인, 정권 주류 인사들의 이중적 면모를 드러냈고 민주당 주류는 검찰에 대한 역공으로 돌파하려다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중도층은 물론 진보 진영의 유명 인사들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민주당의 울타리를 벗어났다. 민주당 출신 서울시장, 부산시장이 성 추문으로 낙마하면서 진보 진영의 도덕성 우위를 잃고 정권도 잃었지만 그 와중에 ‘변방의 장수’ 이재명이 당의 중심에 섰다. 경북 안동 출생으로 학출 노동자가 아니라 소년공 출신, 사회적 비주류이자 진보 진영의 비주류 이재명이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쳐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 기존 민주당 계열 정치인과는 배경도, 캐릭터도, 정치 스타일도 모두 다른 이재명은 특유의 생존력과 돌파력으로 대선 후보 자리에 올랐다. 전남 출생으로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5선 의원, 전남지사, 총리, 여당 대표를 지낸 주류 중의 주류 이낙연은 경선 경쟁자 이재명을 더 빛나게 만들었다. 이재명은 본선에서 윤석열에게 석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날것의 야성’과 ‘헝그리 정신’을 지닌 인사들이 민주당 주류에 편입됐다. 이들은 대선 패배 후에도 당권을 놓치지 않았다. 친문계가 다수인 비주류와 당내 투쟁, 윤석열 정부와의 대여 투쟁 모두에서 강한 전투력을 발휘했다. 이로 인해 이재명의 민주당은 총선, 대선에서 차례로 압승을 거뒀다. 문재인의 민주당을 넘어서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국힘이라면 ‘정·강 투톱’ 나왔을까 반복해 말하지만, 현재 민주당은 강하다. 정청래 대표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민주당의 강력함을 방증하고 있다. 정 대표는 보수 진영으로부터 ‘극렬 운동권’이라고 비판받지만 고향(충남 금산), 출신 학교(건국대 산업공학과)나 전대협 당시의 이력, 정치권 투신 전 직업(보습학원 원장) 등 뭘 봐도 민주당 주류 스펙과 거리가 멀다. 의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생존력과 지지층에 대한 강력한 소구력, 성실성, 온라인 정치에 대한 감각, 상대편은 물론 자기편을 상대로도 주저하지 않는 공격력을 바탕으로 여당 대표가 됐다. 강 실장은 성품, 중도적 이미지, 조정 능력 등에선 정 대표와 정반대다. 정청래가 가진 것은 못 가졌고 정청래가 못 가진 것은 가졌다. 그런데 강훈식 역시 충남(아산) 출생으로 건국대(경영정보학과)를 졸업했다. 강훈식은 총학생회장을 지내긴 했지만 한총련 소속이 아닌 ‘비운동권 총학생회장’이었다. 대학교 내 부재자투표소 설치, 정치권 전체 부패 혐의자에 대한 낙천낙선 운동을 이끈 ‘X세대’다. 게다가 손학규 전 대표가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기지사를 지낼 때 현실 정치권에 들어섰다. 이 대통령이나 정 대표와 또 다른 하이브리드형 인물이다. 1973년생인 강훈식 또래의 민주당 의원들 면면을 보면 9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에 실무자로 합류해 20여년간 당과 국회, 지자체, 청와대와 부처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 많다. ‘폴리티컬 머신’들이다. 또한 전체 숫자가 많다 보니 아예 ‘운동권 물’을 먹지 않은 전문직, 대기업 출신 인사들도 상당수다. 국민의힘과 인적 역량 차이는 의석수 차이 이상이다. ●1.5당 체제 되려면 ‘강한 정당’ 이상 돼야 민주당은 최강 정당의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현재 국민의힘 상황을 보면 오래갈 수 있을 것 같다. 자민당과 ‘기타 정당’이 공존하는 일본식 1.5당 체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은 이미 2019년 4월에 ‘대한민국 중심 정당의 혁신적 포용노선-더불어민주당의 길’이라는 보고서에서 그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민주당의 비전을 ‘중심 정당’으로 제시하면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주변 정당’으로 규정했다. ‘주변 정당’은 “오직 반사이익에 골몰해 집권 여당의 실수만 바라면서 생활인의 절박한 삶의 문제를 외면하는 ‘생활불감 정치’와 시끄러운 소수에 영합해 민심과 당심이 끊임없이 괴리되는 ‘민생불감 정치’를 강행”하는 당이고 ‘중심 정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던 80%의 지지”를 받는 생활정치 정당이다. 여기서 자유한국당이라는 단어를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박근혜라는 이름을 윤석열로 바꾸면 지금의 현실이다. 이 보고서에는 정권 재창출과 ‘중심 정당’의 영속성 강화를 위한 핵심 포인트가 담겨 있다. “여당이 사실상 여야의 역할을 모두 한다. 여야 정권 교체가 중심 정당 내에서 일어나는 1.5당 체제”라는 내용이다. 당과 정부의 인기가 떨어지면 총리가 책임지고 물러나는데 그 자리를 다른 계파 수장이 차지하는 일본 자민당 시스템이다. 그런데 이는 문재인·이재명으로 이어지는 ‘단일대오’ 민주당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시대 한나라당이 부합한다.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는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경선 결과에 승복했고 차별화를 바탕으로 내부 교체, 집권연장에 성공했다. 권력을 잡은 박근혜가 내부 경쟁을 불허하면서부터 그 당은 몰락했다. 민주당은 안철수와 결별한 이후 10년간 지속적으로 구심력을 키우며 강한 정당이 됐다. ‘수박 색출’이 극단적 예다. 하지만 1.5당 체제까지 내다본다면 ‘강한 정당’ 이상이 돼야 한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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