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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자산 거래소 ‘큰손’에 1000억대 수수료 혜택… 공시 들쭉날쭉

    빗썸, 5년 아닌 올해 2~3월만 반영업비트, 3명만 공개… 기준 ‘제각각’코인원, 특정 이용자에 1163억 혜택일반 투자자 수수료 부담 증가 우려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해 온 수수료 할인·쿠폰·이벤트 등 재산상 이익이 공개되면서 ‘큰손 우대 구조’가 수치로 처음으로 확인됐다. 최대 1000억원대에 이르는 혜택이 일부 이용자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시가 늦고 기준도 제각각이라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소별 수수료 수준 등 혜택 구조를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5대(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거래소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함께 마련한 ‘가상자산사업자의 광고·홍보 행위 모범규준’에 따라 재산상 이익 등을 공시했다. 법적 의무가 아닌 자율 규정이다 보니 시행 초기부터 혼선이 나타났다. 코인원·코빗·고팍스는 기한을 지켰지만 업비트와 빗썸은 이틀 늦은 지난 17일 공시했고, 금융감독원은 사유 제출을 요구했다. 공시 기준도 제각각이다. 코인원·코빗·고팍스는 최근 5개 사업연도 누적 기준으로 공개했지만, 빗썸은 올해 2~3월만 반영했다. 업비트의 경우 기준을 충족했다는 이용자 3명만을 공개했다. 같은 공시임에도 기준이 달라 소비자가 명확하게 혜택 수준을 따지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공시된 혜택 규모는 상당하다. 수십억원에서 1000억원대에 이른다. 코인원은 특정 이용자에게 1163억원의 거래 수수료 할인 혜택을, 빗썸은 두 달간 100억원대 쿠폰을 제공했다. 이어 코빗 98억원, 업비트 66억원, 고팍스 39억원 등이다. 거래량이 많은 일부 이용자에게 혜택이 집중된 모습이다. 거래 금액에 비례한 수수료 감면이 누적된 결과다. 거래소 수수료는 통상 0.05~0.25% 수준인데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VIP 등급을 적용해 수수료를 낮추는 방식이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수수료율이 0.2% 수준일 경우 거래 규모가 50조원대를 상회하면 수수료 감면액이 100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가능하다. 실제 코인원에서 1000억이 넘는 수수료 할인을 받은 투자자는 50조가 넘는 금액을 거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구조는 일반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많은 이용자에게 수수료 혜택이 집중될수록 일반 투자자의 수수료 부담은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될 수 있다”며 “결국 동일한 시장에서도 이용자 간 거래 비용 격차가 발생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혼선은 규정의 한계와도 맞닿아 있다. 닥사 모범규준은 ‘최근 5년 합산 10억원 초과 시 공시’만 규정했을 뿐 세부 공시 범위와 적용 방식은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수수료 공시는 소비자가 거래소 선택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는 장치”라며 “초기 시행 과정에서 혼란이 있었다면 기준을 정교하게 맞춰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사우디 투자장관, 한국에 “에너지·인프라·스마트시티 참여해달라”

    사우디 투자장관, 한국에 “에너지·인프라·스마트시티 참여해달라”

    ‘사우디 실세’ 빈 살만 왕세자 17일 방한농수산·게임·엔터·바이오·수소 등 투자 확대산업부·중기부 장관 잇단 면담 경제협력 강화알팔레, 韓스타트업 축제 ‘컴업’ 현장 체험도사우디아라비아의 ‘큰손’이자 실세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가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오는 17일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글로벌 공급망 허브 도약을 위한 에너지·인프라·스마트시티 등 주요 사업에 한국이 적극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알팔레 장관 등 사우디 투자부와 함께 ‘한-사우디 비즈니스 워크숍’을 열었다고 밝혔다. 워크숍에는 사우디 주요 기업 10여개사와 우리 기업 90여개사가 참석했다. 알팔레 장관은 세계 공급망의 중심이 되기 위해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달 발표한 총 107억 달러(14조 7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글로벌 공급망 회복 이니셔티브(구상)의 추진 계획을 설명하며 우리 기업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또 현지 인력 고용 의무 완화, 비자 발급 제한 완화, 정부 조달 입찰 우대 등 인센티브 정책들을 소개했다. 사빅, 네옴, 사우디 산업투자공사 등 사우디 주요 기업들은 에너지·인프라·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했다.알팔레 장관은 이어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할랄푸드 등 농수산업, 게임·엔터테인먼트 등 문화산업, 바이오·수소 등 첨단산업, 스마트시티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양국 투자 확대와 경제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또 2017년부터 운영한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로 조선산업 기반 등 제조업 분야에 협력 성과를 도출됐다며 협력 분과를 5개에서 농수산 분과 신설 등 7개로 늘렸다. 양국은 사우디 킹살만 해양산업단지에 9조 2000억원 규모의 조선소 등을 합작 투자했다. 알팔레 장관은 이날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2020’ 현장을 찾아 체험하고 벤처투자 협력 방안과 사우디 측에서 관심이 높은 게임·엔터테인먼트 분야 스타트업의 중동 진출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한국의 1위 원유수입국(전체 원유 수입의 29.3%)이자 중동 1위 교역 대상국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와 한국의 교역 규모는 275억 9600만 달러(약 38조 1500억원)이다. 한국에서는 자동차, 철강류 등을 주로 수출하며 사우디에서는 원유, 석유제품 등을 수입하고 있다.
  • ‘김생민의 영수증’ 김생민, 60대 큰손 엄마에 스튜핏 세례…두 손 모아 공손하게 “스튜핏”

    ‘김생민의 영수증’ 김생민, 60대 큰손 엄마에 스튜핏 세례…두 손 모아 공손하게 “스튜핏”

    욜로의 중심에서 꿋꿋하게 ‘절약’을 외치는 화제의 남자 김생민. 언제 어디서나 흔들림 없이 ‘그뤠잇’과 ‘스튜핏’을 외치는 그가 예상외의 난적을 만났다. 바로 30대 세 딸이 대리 제보한 ‘60대 큰손 엄마의 영수증’이 그 주인공.연일 상승하는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꿀잼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화제의 방송 ‘김생민의 영수증’(제작 컨텐츠랩 비보+몬스터 유니온/ 연출 안상은) 3회가 오늘(2일) 밤 10시 45분 방송된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김생민-송은이-김숙이 진행하는 저축, 적금으로 국민 대통합을 꿈꾸는 ‘과소비근절 돌직구 재무상담쇼’. 재무설계 준프로인 김생민이 의뢰인이 보낸 한 달치 영수증을 통해 소비패턴을 분석해 신랄한 코멘트를 하는 형식을 취하는데, 김생민이 의뢰인의 잘못된 소비를 꾸짖는 발언인 “스튜핏(STUPID)!”이 유행어로 번질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화제를 입증하듯 ‘김생민의 영수증’ 앞으로 특별한 영수증이 배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60대 큰손 엄마의 영수증’이 도착한 것. 김생민은 “저보다 연장자의 영수증은 처음”이라며 들뜬 모습으로 급 공손모드에 돌입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공손하게 두 손 스튜핏을 드리겠습니다”라며 연장자 우대 조건을 내걸어 웃음을 빵 터지게 했다. 하지만 김생민은 ‘큰손 엄마 영수증’을 살펴보며 흔들리는 동공을 숨기지 못했고, 떨리는 목소리로 “어머님!”을 외쳤다고. 다채로운 ‘스튜핏’과 큰손 엄마의 소비를 줄일 효도 꿀팁까지 전수하며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과연 이날 김생민을 당혹케 한 큰손 엄마의 영수증에는 어떤 지출내역이 있을지, 큰손 엄마의 노후자금을 위한 김생민의 극약처방은 무엇일지 오늘 밤 10시 45분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은 총 6회이며, 토요일 밤 10시 45분, 15분 분량으로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14조원 토지보상금 잡아라” 은행들 ‘큰손’ 유치전 후끈

    경기 고양시 A은행 부지점장인 김모(42)씨는 최근 “매일 은행으로 출근할 필요 없다”는 지점장 특명을 받았다. 일상 업무에 매달리지 않아도 좋으니 지역 부동산 등을 돌며 누가 토지보상금을 받는지 등을 알아내 미팅을 주선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김씨는 “기존 지역 유지보다는 외지 땅 주인을 찾는 것이 더 고급 정보”라며 “외지인은 농협 등 지역 조합보다는 은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공략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토지보상금 시장이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른바 ‘큰손’을 잡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권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마땅한 먹거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 계산으로 1억원 이상 현금 자산을 돌리는 VIP급 고객이 14만명 이상 나오는 셈이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본점 개인자산관리(PWM)센터와 지역 본부가 양동작전을 벌이고 있다. 토지보상금을 받는 고객을 지점에서 보고하면 본점 토지보상 전문가가 출동해 복잡한 법률부터 감정평가, 세무 등의 자금 운용 등 전반에 대해 일대일 맞춤 컨설팅을 한다. 전국 지점에 토지보상 안내 책자를 배포하는 한편 토지보상과 관련한 4가지 전용 상품도 준비했다.우리은행 역시 본점 자산관리(WM)자문센터를 주축으로 ‘토지보상금 지원 전담반’을 구성했다. 법률 및 세무 무료 상담 서비스와 부동산 대체 투자처 등도 소개한다. KB국민은행은 지역 지주 등을 대상으로 절세 방안, 보상 자금 운용, 부동산 대체 취득 등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이동 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고민도 적지 않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정작 은행이 제시할 수 있는 금리가 최대 연 2%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지인은 통상 채권으로, 현지인은 일부 현금 및 채권으로 받고 있지만 저금리 탓에 예적금 수요보다는 부동산 대체 투자처에 관심들이 높다”면서 “큰손들이 혹할 만한 우대금리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고객을 유인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16만 유커 잡자” 통 큰 카드할인… 수지맞을까

    “16만 유커 잡자” 통 큰 카드할인… 수지맞을까

    춘제 앞두고 VIP서비스 올인… 일각 “결국 수수료 장사일 뿐”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 기간(7~14일)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16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금융권의 유커(遊客) 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공항 의전부터 ‘통 큰’ 할인까지 갈수록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주선한다. 컨시어지 서비스란 짐 들기부터 통역, 공항 의전, 교통·관광·쇼핑·음식점 안내, 티켓 예약 등 고객의 요구에 맞춰 모든 것을 일괄 처리해 주는 일종의 VIP 서비스다. BC카드 관계자는 “회당 25만~27만원임에도 편한 여행을 선호하는 큰손들은 이 서비스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춘제 기간에 한해 결제 영수증을 보여 주면 고가 화장품,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홍삼세트 등도 준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텐센트와 결제 제휴를 맺은 우리은행도 오는 14일까지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페이백 이벤트를 벌인다. 스마트폰에 텐센트 앱을 설치해 모바일 결제를 하면 10만원당 1만원 상품권을 주거나 같은 금액을 즉석에서 할인해 준다. 은행이 가맹점 대금을 대신 지급한 뒤 나중에 텐센트와 정산하는 방식으로 우리은행이 지난해 11월 텐센트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관광객과 외국인 거주자(유학생)를 위한 전용 계좌 및 체크카드 상품도 판매 중이다. 우리은행 측은 “교통카드 기능과 환율 우대 등을 제공한 덕에 지난달 말 현재 2500여명이 이 카드를 이용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중국 최대의 온라인 금융결제 서비스 업체인 알리페이와 손잡고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과 동대문 상가 등에서 지급결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알리페이 앱을 설치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하나은행과 가맹점 계약을 맺은 식당, 상점, 성형외과 등에서 휴대전화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탄식도 나온다. 환전만 해도 사설 환전소로 주도권이 넘어간 지 오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설 환전소는 은행보다 1위안당 5~7% 정도 더 쳐준다”면서 “결제 대행 등의 수익 모델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이 역시 수수료 장사를 기본으로 하는 탓에 손에 쥐는 이익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단독] 신종 꺾기 수단 변질된 퇴직연금

    [단독] 신종 꺾기 수단 변질된 퇴직연금

    불안한 노후로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퇴직연금이 신종 ‘꺾기’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 금융 당국의 감독이 요구된다. 기업이나 개인이 기존 대출을 만기 연장하거나 대출 금리 인하를 요청할 경우 은행들이 퇴직연금 가입을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금이 필요한 일부 기업은 ‘알아서’ 은행에 퇴직연금을 몰아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근로자가 직접 금융사를 고르는 확정기여(DC)형의 인기가 높아지자 ‘특별’ 신용대출금리를 미끼로 퇴직연금을 유치하기도 한다. 퇴직연금은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금융권의 자정 노력과 당국의 단속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A제조업체는 지난해 말 수십억원에 이르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보험사에서 은행으로 옮겼다.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사업자가 보험사에서 은행으로 바뀐 것이다. DB형은 DC형과 달리 회사가 운용사를 골라 자금을 맡기고 근로자 퇴직 시점에 정해진 금액을 주는 형태다. 큰손 고객을 빼앗긴 해당 보험사 관계자는 “A사가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거래 은행에서 (퇴직연금을) 옮겨 오라고 했다며 미안해했다”고 전했다. 은행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반대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은행이 훨씬 유리한 시장이라 극히 드물다. 업계에서는 주거래 은행이 바뀌면 퇴직연금 사업자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등에 들어가 주채권은행이 기업의 ‘생명줄’이라도 잡게 되면 더욱 그렇다. B그룹은 한 계열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는데 모(母)기업의 퇴직연금 사외 납입금 50%를 옮겨 달라는 말에 퇴직연금 사업자를 C은행으로 바꿨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들은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해 퇴직연금을 반드시 사외 금융사 등에 적립해야 한다. D그룹은 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 조건으로 퇴직연금 사업자에 자신들을 넣어 달라는 E은행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D그룹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받은 요구에 비하면 그래도 양반인 셈”이라면서 “그런데 은행 요구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몰라 내심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런 갑을 현상을 본 F그룹은 퇴직연금 사업자로 아예 처음부터 은행만 이용한다. 언제 아쉬운 돈 얘기를 하게 될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다. 중견기업도 마찬가지다. 공장 기계 등을 대출받아 사들여온 G사는 퇴직연금 사업자로 은행과 은행 이외 업권 두 군데를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은행만 거래한다. 해당 거래 은행이 대출 연장 조건으로 적립금 추가 납부를 요구했는데 돈이 없어 다른 금융권 계약을 해지해 옮긴 것이다. 기업 경영진이 대출 연장, 금리 추가 할인 등을 위해 퇴직연금을 옮기는 경우도 있다. 근로자에게 중요한 수익률이나 수수료 등은 뒷전인 셈이다. 문제는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게 아니라는 데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 제공된 1년 만기 원리금보장상품의 평균 금리는 은행이 2.4%(DB형 기준), 증권이 3.01%다. DC형도 금리 차이가 비슷하다. 퇴직연금 수수료도 증권이 더 싸다. 금리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지난해부터 DC형의 인기가 높아지자 금융사들은 기업과 연계해 가입 창구를 앞다퉈 열고 있다. 이 상담 과정에서 차별적인 신용대출 금리가 발생한다. 퇴직연금 가입 조건으로 제시되는 신용대출금리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보다 1∼2% 포인트가량 낮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신용카드나 급여통장 개설 등에서 주어지는 우대금리가 0.1∼0.3% 포인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금리 혜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자의 상품교환 의무화로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나 보험사의 금리연동형 상품 등을 은행이 가져가고 있다”면서 “반면 금리가 낮은 신용대출 상품은 우리가 가져올 수 없는 불공정거래”라고 지적했다. DC형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신용대출 파격 금리는 소비자 간 역차별 문제도 야기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 대출이 많은 기업은 거래 은행의 ‘성과 평가’ 이야기만 나와도 알아서 퇴직연금을 싸간다”며 “회사 자금 사정에 (근로자의 미래인) 퇴직연금이 휘둘리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DC형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집단 신용대출 금리에 대해 현장에서는 ‘일부 특수한 경우’라고 설명하며 어물쩍 넘어간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당국의 단속 손길은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글로벌 나눔 바이러스 2010] 연극공연 활성화 지원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글로벌 나눔 바이러스 2010] 연극공연 활성화 지원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시나리오 작가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문학과 소설, 연극 예술에 뿌리 깊은 끈을 대고 있었죠.” 황성호(57) 우리투자증권 사장의 ‘연극 살리기’ 노력에는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어간다는 뜻이 깃들어 있다. ●작가의 아들, 연극 살리기 나서다 업계 1위 증권사를 이끄는 황 사장은 지난달 24일 금융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서울연극협회와 ‘연극 공연 활성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 황 사장의 부친인 고(故) 황호근 작가는 경북 경주의 한 고교에서 역사를 가르친 선생님이자 유명한 영화 시나리오 작가였다. ‘사랑의 동명왕(1962)’, ‘이차돈(1962)’, ‘정동대감(1965)’, ‘공주님의 짝사랑(1967)’, ‘양반전(1966)’, ‘초원의 연인들(1967)’ 등의 영화 시나리오가 아버지의 서재에서 탄생했다. 작가의 아들로 태어나 금융 최고경영자(CEO)가 된 황 사장은 “하루에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경제 활동에 대한 것만 생각하며 살지만 그래서 더 의식적으로 짬을 내 문화 공연을 즐기려 애쓴다.”고 말했다. 서울연극협회와 맺은 MOU를 통해 우리투자증권은 연극협회 소속 극단의 연극 티켓인 ‘우리서울티켓’을 매월 1000만원씩, 연간 1억 2000만원어치씩 사들이는 연극계의 큰손 예술 후원자(메세나)가 됐다. 특히 매월 티켓 구매금액의 20%를 재정 상태가 열악한 극단에 지원한다. 뮤지컬, 영화 등 블록버스터급 문화 상품에 밀려 쪼그라든 연극 공연을 살리고 관객층도 더 넓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겠다는 꿈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답례로 서울연극협회 소속 극단은 우리투자증권 고객이 연극 티켓을 사면 일정 수준의 우대 할인율을 제공한다. 황 사장은 “적극적인 기업 메세나 활동을 펴 나가면서 우리 회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문화예술에 대한 참여와 관심을 높이고 문화적으로 풍요롭고 건강한 사회를 이끄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천사펀드로 어린이 후원해요 지난해 겨울 황 사장은 난생 처음 김치 담그기에 도전했다. 직원 60여명과 함께 김장김치 100포기를 담가 서울 은평구 신사동 인근 보육시설 3곳과 저소득층 가정 50여가구에 나눠주며 느꼈던 ‘짠한 기쁨’을 그는 아직 잊지 못한다. 우리투자증권이 세상에 뿌리는 나눔바이러스는 이뿐만이 아니다. 임직원들이 후원금과 후원대상 프로그램을 정해 매월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자동 기부하고 회사가 임직원 기부금과 동일한 금액을 기부하는 ‘우리천사펀드’는 벌써 5년째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인 액수가 7억 5753만원에 이른다. 이 기부금은 구호단체 월드비전을 통해 국내외 아동 1대1 자매결연, 국내 아동 긴급구호, 매년 추석 불우한 가정에 생필품을 전하는 사랑의 도시락 행사 등에 쓰이고 있다. ●‘희망나무 장학금’도 기반 탄탄 ‘종이비행기’, ‘사랑나누리’, ‘푸른하늘’ 등 직원들이 직접 꾸린 봉사 동아리들은 노인 무료 급식과 위탁 어린이 돌봄 활동에 힘쓰고 있다. 2005년 하반기부터 매년 저소득층 가정의 우수 고등학생 40명을 선발, 등록금과 급식비 등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희망나무 장학금’도 탄탄히 기반을 잡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8%대 예금·채권투자 노려라

    8%대 예금·채권투자 노려라

    ‘금융 불황기’에는 고수익률보다 안전 자산이 더 인기다. 한때 연 1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던 차이나 펀드 등이 ‘반토막’난 요즘, 더디지만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은행 정기예금 상품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더구나 금융기관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일부 저축은행은 8%에 육박하는 연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 역시 소비자들 처지에서는 희소식이다.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메리트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복리 계산때 8.08%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불황기’에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금융상품은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예금상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도 금리를 계속 높이면서 1년 기준 예금금리가 연 8%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최고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영업하는 삼성저축은행은 이날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7.2%에서 7.7%로 인상했다. 매월 이자를 받아가는 단리 기준 연환산 금리는 7.7%이지만 1년 뒤 한꺼번에 이자를 타는 복리로 계산하면 연 7.97%에 이른다. 인터넷뱅킹으로 이 회사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 0.1%가 추가돼 이를 복리로 계산하면 금리가 8.08%나 된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도 지난 9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7.4%에서 7.6%로 0.2%포인트 올렸다. 만기에 이자를 한꺼번에 지급받는 복리식 정기예금 상품에 1000만원을 1년 동안 맡겼으면 세전 78만 7040원(수익률 7.87%)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 현대스위스, 동부, 프라임 등의 저축은행도 7.4~7.5%의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 5월 평균 저축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는 6.3%. 그러나 현재 6.9%까지 올라갔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증시 불황에 따라 투자자산이 갈 곳이 없고, 최근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대출 수요가 많아 은행들이 수신액을 늘리고자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면서 “은행별 사정에 따라 8% 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지만 예금금리의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도 예금 유치 혈안 시중은행들 역시 고금리 예금상품으로 자금을 흡수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구은행은 최근 통장 또는 신용카드 거래 실적이 많은 고객에게 추가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통장 실적연동 정기예금과 신용카드 실적연동 정기예금 금리를 연 0.2~0.6%포인트 인상했다. 통장 실적연동 정기예금은 최고 연 7.0%, 신용카드 실적연동 정기예금은 최고 연 6.8%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이 KB금융지주 출범을 기념해 내놓은 온라인 전용 예금인 ‘e-파워정기예금’은 오는 11월까지 가입하면 금리를 최고 0.6%포인트 더 얹어줘 1년 만기짜리는 최고 연 6.9%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연 5%대 중반이었던 은행 예금 금리가 7%에 육박한 셈이다. ●안전자산 채권 눈길 대안상품인 고수익 채권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월 채권 판매액이 3000억원가량이었던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서는 4000억원 수준으로 규모가 늘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채권 총 판매액이 1조원이나 순증했다. 예년과 달리 큰손들보다는 수백만원 미만의 ‘개미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대투증권은 산은캐피탈, 기은캐피탈 등 은행 계열 캐피털 채권이 많이 팔리면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채권 판매액이 1조 9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판매액인 1조 7000억원을 벌써 뛰어넘었다. 채권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으로 연 8%대의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현재 증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하나은행 후순위채 연수익률은 8.81%, 삼성카드 채권도 8.31%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자 은행이나 카드사들이 연수익률이 8%가 넘는 고금리 채권을 잇달아 발행, 높은 수익을 얻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뉴센추리 파산선언… 美금융계 쇼크

    뉴센추리 파산선언… 美금융계 쇼크

    미국 주택 대출시장의 ‘큰손’ 뉴센추리 파이낸셜이 지급불능을 선언, 파산상태에 빠졌다. 미 경제계는 이 여진이 금융계를 강타하고 경제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며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뉴센추리가 12일(현지시간)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되돌려달라고 요구한 84억달러의 상환 능력이 없음을 선언하고 사실상 파산을 선언했다.”고 13일 전했다. 뉴센추리는 미국 두 번째 규모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업체. 지난해 이후 주택경기가 침체로 돌아서고 거품이 빠지면서 소액대출 상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 데다 담보물 매각이 어려워 현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투자은행들이 자금을 더이상 빌려주지 않자 뉴센추리는 손을 들게 됐다. 씨티그룹 등 투자은행들은 주택 침체가 앞으로 한동안 지속되고 주택시장의 자금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추가 대출을 중단했다. 당장 금융계부터 흔들리고 있다. 대출금을 갚지 못해 저당잡힌 집을 잃는 서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로이터는 “대출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지난해에만 20개 이상의 회사가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담보대출로 집을 산 일반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지고 금리 인상 및 대출금 조기 회수로 집을 잃을 ‘희생자’들이 속출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150만가구가 집을 잃고 10만명이 실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소재 경제 비정부기구(NGO) ‘센터 포 아메리칸 프로그레스’도 “몇 년 동안 220만가구가 대출 부담을 견디지 못해 집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파는 채권과 외환시장에까지 미치고 있다. 파문이 ‘쓰나미’로 변해 주변국을 강타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로이터는 “안전한 투자수단을 찾는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엔 가치가 달러와 유로화에 비해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서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12일 엔은 유로 대비 0.3%포인트 올라 유로당 154.70엔에 거래됐고 달러도 엔에 비해 0.7%포인트 떨어져 달러당 117.50엔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번 사태가 엔 강세를 부채질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뉴센추리 주식은 최근 폭락을 거듭, 현재 시가총액이 1억 7800만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주가도 올들어 이미 90% 급락한 데 이어 거래가 정지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뉴센추리의 상장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 미 재무부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여유를 부리고 있다.ECB의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도 12일 스위스 바젤에서 10개국(G10) 중앙은행총재 회담 참석 후 “최근의 금융시장 소요가 세계경제 성장에 타격을 가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경기 하락이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소프트 랜딩(연착륙)’할 것이란 믿음이 더욱 엷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용어 클릭]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우대 금리보다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말한다. 주로 신용도가 일정 기준 이하인 개인들에게 주택담보 대출을 해준다. 대신 일반 대출보다 비싼 이자를 내야 한다. 부동산시장 활황시에 활발하게 사용된다. 금리보다 주택 상승액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저금리 상황속에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금리가 뛰고 주택시장이 침체되면 돈을 빌린 실수요자들은 물론 관련 금융업체들까지도 위기에 쉽게 빠질 수 있다. 모건스탠리 등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및 헤지펀드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열풍을 과도하게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부자 그들만의 은행’

    은행들의 ‘부자마케팅’ 경쟁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3억원, 많게는 10억원 이상 예금을 맡기는 ‘큰손’ 고객들을 붙잡으려다 보니 서민들과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서비스는 뒷전이다. 지난달 출범한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이 프라이빗 뱅킹(PB)영업에 치중하면서 전체 금융권으로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큰손 고객만 모십니다?’ 은행들은 점포·직원 축소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도 부자고객을 상대로 PB지점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국민·하나·신한은행 등에 농협까지 가세해 서울 압구정동과 성남시 분당 등에 PB센터 및 PB영업점을 잇따라 개설했다. 이번주 들어서만도 PB센터 3곳이 문을 열었다. 국민·신한·하나은행은 PB전용 증권·신탁·펀드 등 고수익 투자상품을 출시하는 등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은행 관계자는 “서민·직장인 등 일반고객을 수백명 붙잡는 것보다 PB고객 1명을 유치하는 것이 수익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PB고객에게는 ‘우대금리’ 명목으로 예금금리를 더 주고 대출금리는 깎아준다. 각종 서비스 수수료 면제·할인이나 우대환율 혜택도 준다. ●금리·수수료 ‘극과 극’ 하나·신한·외환·한국씨티·국민은행 등이 앞다퉈 출시한 고금리 특판정기예금도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1인당 최소 가입액이 1000만∼5000만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대출도 보증이나 담보 없이는 쉽지 않을 뿐더러 금리도 상대적으로 높다. 서민들은 금리 혜택도 받지 못하면서 송금·계좌이체 등 각종 서비스 수수료 현실화로 부담만 커지고 있다. 특히 카드업계는 우량고객에게는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10% 안팎으로 낮춰주고 있으나 신용도가 낮은 서민층에게는 25∼30% 이상을 적용, 불만을 사고 있다. ●“중소기업·서민금융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부자고객을 중심으로 소매금융에만 치중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중 2조 9000억원이나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1조 1496억원 감소했다. 특히 음식·숙박업 등 업황이 어려운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은 대출을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연구원 김병연 박사는 “외국자본 유입의 영향으로 은행들이 수익성 제고에만 급급한 측면이 있다.”면서 “은행권이 서민·중소기업 금융을 등한시하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공회대 유철규 경제학부 교수는 “부유층·대기업 위주가 아니라 중소기업과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고, 이들의 발전과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진정한 토종은행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당·정/핫이슈 「종합과세」 어떻게 결론 낼까

    ◎정부방침 유지하며 당 의견 일부 수렴/절세형 상품 기존가입자 구제 가능성 당정간 핫 이슈가 된 채권과 양도성예금증서(CD)의 종합과세 문제가 어떻게 귀결될까. 민자당은 정부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중대정책을 당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불만을 표시하며,부작용 극소화를 위한 보완을 요구중이다.반면 정부는 『채권 등의 만기전 매각을 과세키로 한 것은 금융기관들이 종합과세에서 빠져나가는 절세형 상품을 경쟁적으로 개발,종합과세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라며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당과 사전협의가 없었던 대목에 대해선 홍재형 부총리가 공식 사과했다. 당정간 불협화음은 11일의 당정회의를 계기로 일단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그러나 당의 보완요구와 정부의 원칙고수가 맞서 있는 상태에서 청와대가 지속적인 개혁을 강조하는 분위기여서 정부방침대로 추진하되 세부사항에서 당의 의견을 수용하는 쪽으로 타협이 이루어질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실 채권 등의 종합과세 문제는 일반서민과 관계가 없다.적어도 연간 금융소득(이자와 배당)이 4천만원이 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예금으로 치면 4억∼5억원의 잔고가 있어야 한다. 이런 문제지만 당은 「중산층 껴안기」라는 명분으로 문제제기를 했다.개혁정책 추진으로 민심이반이 일어 6·27 선거에서 쓴잔을 들었던 당으로선 제기할법한 일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절세상품이 큰손들에게 종합과세에서 도망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놓아 실명제의 꽃이어야 할 종합과세가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기 직전이라는 게 정부판단이다.재경원 관계자는 『채권의 만기전 매각에 이자소득세를 물리지 않으면 수십억,수백억원어치의 채권을 갖고 있는 사채업자나 부유층 인사들이 이자한푼 안내고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다』며 『이점을 이용해 금융기관이 개발한 상품에 1조2천억원이나 몰려있다』고 밝혔다. 「개혁의 구멍」을 놓아둘 수 없다는 데엔 청와대와 재경원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대신 과세대상과 만기 전 기준 등 세부규정을 만들면서 당의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민자당도 정책배경을 잘 몰랐다가 11일의 당정회의에서 이해하고 과세방침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청와대의 기류가 이해를 도왔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종합과세 대상상품과 만기 전 기한 설정,원천징수 의무기관 등이 세부 핵심내용에서 당정이 접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과세 대상범위=채권 등 유가증권을 만기일 전에 발행금융기관 등에 파는 경우를 종합과세 대상에 넣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따라서 유가증권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가 관심거리다. 채권 CD·CP(기업어음)환매조건부형 금융상품 등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당쪽에서는 금융기관이 만기전에 되사주겠다고 약속한 상품에 한정하자는 얘기를 하고 있는 상태다. ◇만기전 범위=만기 전을 언제까지로 볼 것이냐도 쟁점이다.만기전이라는 게 만기 10일 전이냐,한달 전이냐를 분명히 규정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만기전을 전체 기간(만기)중 10%로 규정한다면,만기 3백60일짜리의 경우 36일 전인 3백24일이 되는 날 이후에 팔 때부터 과세대상이 된다.물론 그 이전에 팔 경우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그러나 최악의 경우 하루 차이로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어 당정이 제한 없이 토론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원천징수 의무기관 등=당초 원천징수 대상기관을 은행 등 발행기관과 매출기관,증권사 등 중개기관,연기금,법인까지 확대할 방침이었다.개인들이 금융기관 뿐 아니라 만기전에 기업에 팔 경우에도 종합과세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법인까지 포함하면 「공사가 커져」 법인은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절세상품에 이미 가입한 사람들의 구제문제도 있다.이미 가입한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구제해야 한다는 게 당의 주장이어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채권·CD과세」 청와대 입장/“「전면배제」는 있을수 없다”/“국민 불편덜게 당·정 협의통해 보완” 채권 양도성 예금증서(CD)·기업어음(CP)등의 중도환매 이자에 대한 종합과세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답답하다는 것이다.일반 국민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일부 금융상품에 대한 과세문제를 놓고 마치 당정간 큰 견해차가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의 입장은 확고하고 또 변함이 없다.『금융실명제의 원칙을 지키되 일반 국민의 불편을 없게 하라』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지난 4일 국무위원 조찬에 이어 12일 민자당 당직자 및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도 『금융실명제는 개혁중의 개혁이니 원칙을 지키라』고 강조했다.김대통령은 『토론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있는 것은 좋지만 국민에게 분열된 모습을 비쳐서는 안된다』면서 『긴밀히 협의해 다수 국민을 위한 최대공약수를 찾아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의 지시는 이번 파문과 관련,해법의 방향을 시사하고 있다. 첫째는 CD·CP등 금융상품에 대한 종합과세를 전면배제하거나 실시를 유예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둘째,종합과세의 틀을 건드려 개혁조치의 의미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는 범위내에서 다소의 보완은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셋째,국민들에게 마치 당정이 제각각으로 분열된 인상을 주어 불안감을 주지않도록 조용히 당정협의를 진행시키라는 지침도 내포되어 있다. 이번 금융상품 종합과세문제에 직접 이해가 걸린 사람은 3만1천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금융권에서는 중요한 일이겠지만 일반이 피부로 느낄만한 사안은 아니다.그럼에도 정부 조치가 오락가락하는 인상을 주어 금리가 오르내리고 나라가 온통 떠들썩 시끄러워 진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바람직스럽지 않은 양태라는 지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마치 당정간 힘겨루기로 비치는 것에도 청와대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경제와 무관한 이원종정무수석이 11일부터 이와 관련한 당정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것도 사안의 본질과 관계 없이 당정간 신경전이 빚어져 정치적 부담이 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설명에 따르면 남은 문제는 어느 정도의 기간까지 분리과세를 허용하느냐와 CD·CP를 매입하는 기관을 누구로 한정하느냐로 모아진다.실무적 어려움은 예상되지만 당정이 「조용히」 절충을 진행,수일내 해답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외국서도 진통겪어/논란 거듭… 아직 「실명제」조차 도입 못해­일본/자금 해외 이탈 등 부작용 불구 93년 강행­독일 채권과 양도성 예금증서(CD)·기업어음(CP)등을 만기전 되팔았을 때 이자소득을 종합과세하는 사안에 대한 당정간의 마찰이 그리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 같다.금융실명제의 완결판으로 일컬어지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의미가 크다는 점을 반증하는 사례다. 외국도 과거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시행과 관련해 우리와 비슷한 홍역을 치른 것으로 전해진다.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시행과 관련해 가장 큰 진통을 겪은 대표적인 나라는 일본과 대만 및 독일이다. 일본의 경우 지금껏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이 제도의 전 단계인 금융실명제 자체가 도입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일본은 현재 모든 금융소득에 대해 금액과 상관 없이 20%의 세율로 원천징수해 분리과세하고 있다. 일본은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전 단계인 금융실명제의 추진을 위해 지난 80년 소득세법 및 조세특별조치법을 일부 개정,84년부터 「그린카드」(소액저축 이용자 카드)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었다.이 카드를 제시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각종 소액 세금우대 저축의 혜택을 줌으로써,타인 명의나 가공 명의 등을 통한 비과세 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세법 개정안이 중·참의원을 통과한 이후 3∼4개월간 도시은행의 개인저축액이 32.7%나 감소,자금이 실물 쪽으로 빠져나가는 등의 큰 부작용이 생겼다.그 여파로 84년도에 가서는 3년간 시행을 연기했다가 85년 1월에는 결국 폐지해 버렸다. 그 뒤 88년 4월 발효된 소득세법 부칙에 「이자소득에 대한 소득세 과세방식은 종합과세로의 이행문제를 포함,필요에 따라 법률 시행 이후 5년이 경과한 다음 재검토한다」고 규정,종합과세 도입의 여지를 남겨뒀다.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껏 금융실명제 및 종합과세는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명거래를 유도하고 있을 뿐이다.그러나 일본은 지난 7월 초 교수 등으로 짠 세제조사단을 재정경제원에 파견,우리의 금융실명제 및 종합과세의 시행방법 등을 배워갔다.지금도 물밑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대만도 89년부터 모든 이자 소득에 대해 10%의 세율로 원천징수해 종합과세하고 있으나 진통을 겪었다.종합과세의 대상을 넓히기 위해 80년대 말 주식의 양도차익을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시킨다고 발표했었다.그 직후 종합주가지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주가가 폭락하자 두달만에 방침을 철회,지금까지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비과세하고 있다. 독일은 연간 이자소득에 대해 연말 자진신고를 받아 종합과세하다가 92년 종합과세의 방식을 매월 원천징수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그러자 자금이 일시에 룩셈부르크 등의 해외로 빠져나가는 등 부작용이 생겼다.그럼에도 독일은 이에 아랑곳 없이 방침을 강행,예정대로 93년부터 매달 원천징수해 종합과세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도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도입 단계에서 우리와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으나 우리처럼 기준금액(4천만원 이상)이 정해져 있는 나라는 우리 뿐이다.
  • 3단계 금리자유화 24일 시행/은행금리 1∼4%P 인상

    ◎6개월∼1년 정기예금·1년∼2년 적금 대상/CD만기 최저 30일로 단축/정책자금 금리도 자유화 오는 24일부터 제 1,2금융권의 6개월 이상 1년 미만 정기예금 및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적금의 금리가 자유화된다.한국은행의 정책자금지원 대상인 상업어음할인과 무역금융 및 소재부품 생산자금 등의 대출금리도 자유화되며,CD(양도성예금증서)와 RP(환매채) 및 CP(기업어음) 등 단기시장성 상품의 자유화 폭도 확대된다. 재정경제원은 20일 이같은 내용의 제3단계 금리자유화 추진계획을 확정,금융통화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4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은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5%에서 6∼7%로,상업어음 할인금리는 연 9%에서 9.5∼10.5%로 올리기로 하는 등 수신금리는 상품에 따라 최고 4%포인트,여신금리는 평균 1%포인트 가량 오를 전망이다.또 정책금융 대출금리의 자유화로 중소기업들은 연간 1천7백억원 정도의 금리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유화 대상은 수신의 경우 은행은 만기 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정기예금과 만기 1년이상 2년미만의 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근로자 주택마련저축이다.상호금융과 신협 및 새마을금고 등의 제 2금융권에서는 만기 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정기예탁금과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의 정기적금 및 자유적립 적금이다. 상호신용금고는 만기 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정기예금과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의 정기적금·신용부금·자유적립식 신용부금이다. 자유화 대상 여신은 한은의 총액한도 대출대상인 상업어음 할인과 무역금융 및 소재부품 생산자금 등 세가지이다.한은으로부터 연 5%로 지원받는 대신 중소기업 어음을 우대금리(9∼9.5%) 수준에서 할인해 준다. 자유화조치로 은행들은 기업의 신용도 등에 따라 최고 2.5%포인트까지 금리를 가산할 수 있다. CD 등 단기시장성 상품의 최단(최단) 만기는 현 60일에서 30일로 줄였으며,최저발행금액도 CD와 CP·RP·무역어음 등은 3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중개어음은 5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은행의 표지어음은 2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이번 조치로 전체 수신의 자유화율은 75%에서 77%로,여신은 89.5%에서 95.3%로 각각 높아진다. ◎3단계 금리자유화 박스/개인도 CD·RP등에 손쉽게 투자/중기 대출금리 1%P가량 추가 부담/은행권이자수익 「고장저」현상 예상 20일 발표된 3단계 금리자유화는 자유화 대상이 전체 수신 중 2%,여신 중 5.8%에 불과,지난 해 7월과 12월 부분적으로 단행된 금리자유화 조치에 비해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그러나 자유화 내용을 보면 기업이나 개인고객의 주머니 사정에는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금까지 큰손들의 투자대상으로 여겨지던 양도성 예금증서(CD)나 투금사의 거액 상업어음(CP),환매조건부 채권(RP),표지어음 등의 최저 가입금액이 1천만∼2천만원 낮아지고 만기도 30일씩 단축됨에 따라 일반 고객의 접근이 한결 쉬워졌다. 따라서 1천만∼2천만원 정도의 여유돈을 1∼2개월 굴리려는 고객이 있다면 당연히 이들 상품으로 눈길을 돌림직하다.또 이번 자유화조치로 수신금리가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정기예금이나 1년 이상 2년 이하의 정기적금에 가입한 고객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더 높은 이들 상품 쪽으로 눈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정기 예·적금을 해약하지 않더라도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CD 등에 굴리면 지금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반면 우대금리(연 9∼9.5%)로 상업어음을 할인받았던 우량 중소기업의 경우 상업어음 할인금리 자유화조치로 대출금리가 지금보다는 1%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그만큼 금리부담이 늘어난다.그러나 지금까지 역마진을 우려,중소기업 상업어음 할인에 소극적이었던 은행들이 보다 적극성을 나타낼 경우 어음할인이 활성화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은행권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수지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상업어음 할인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은행의 수입은 1천7백70억원 정도 늘어난다. 반면 이번에 수신금리가 자유화되는 정기예금은 9천7백38억원,정기적금 1조6천7백27억원,상호부금 2천9백60억원,주택부금 3천4백75억원으로 총 3조2천9백억원에 불과하다.이들 예·적금의 수신금리가 모두1%포인트 오른다 하더라도 은행의 추가부담은 3백3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여신금리와 수신금리의 상승으로 인한 은행수지의 변동은 1천4백억원 흑자라는 계산이 나온다. 또 2금융권의 CP에서 자유화조치로 경쟁력이 높아진 은행의 CD쪽으로 자금이 다소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정기 예·적금 중 일부가 CD 등으로 옮겨갈 경우 은행으로서는 조달비용이 금리차이만큼 높아지는 측면도 있어 수익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전문가 좌담(금융실명제 1년:7·끝)

    ◎“차·도명거래 근절 보완조치 시급”/차명땐 기관포함 가입자도 처벌 마땅/자금투명성 확보·신용사회 정착 성과/차명추정 예금 30조원중 10만% 실명 전환/법인세 인하… 특소세 개편 등 세제손질 절실/사정 명분으로 거래비밀 보장 안하면 곤란 ▷참석자◁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 이필상 (고려대 교수) 위성복 (조흥은행 상무)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지 1년을 맞는다.실명제 초기에는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현금인출 사태가 발생하고 기업들의 연쇄부도가 속출할 것이라는 「금융 대란설」까지 나돌았으나 예상과 달리 순조롭게 정착했다는 평가이다.그러나 한편에서는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가 유보돼 차명거래를 뿌리 뽑고 지하경제를 추방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다.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를 좌담으로 엮어본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실명제의 지난 1년은 1단계에 해당하는 실명화 단계입니다.가명거래를 실명으로 바꾸는 과정으로 이 단계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오지 않습니다.다만 심리적인 불안감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 우려됐습니다만 보완조치를 통해 자금의 해외도피나 부동산 투기 등을 잘 막은 것 같습니다.자금을 미리 풀어 중소기업의 부도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부작용을 최소화했다는 점은 평가할 수 있지만,실명제를 개혁의 수단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은 다소 실망했을 것입니다.이것은 실명제의 마지막 단계에 가야 충족 될 것입니다.그러나 기업부도와 관련,중기에 대한 금융지원책이 미흡했고 과세자료를 노출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실명제는 자금의 흐름을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그런데 그러한 경제논리 대신 세무조사를 무기로 사정논리를 펼친 것이 잘못됐습니다.또 실명제의 주체인 금융기관에 대한 마땅한 통제수단이 없었던 점도 지적돼야 할 것 같습니다.그래서 실명제를 위반한 경우가 많았지요.자금시장의 경색을 막기 위해 보완 조치로 장기 무기명 채권을 내놨지만 투자상품으로서의 매력은 없었습니다.오히려 당장의 위기를 막기 위한 각종 보완조치 때문에실명제의 취지가 상당히 퇴색된 감이 있습니다.느슨해진 실명제로 지하자금을 산업자금으로 끌어들이는 데 실패한 것 같습니다.무장 해제된 실명제라고 할까요. ○사정논리 펼친건 잘못 ▲위성복 조흥은행 상무=금융기관의 입장에선 성과를 3가지로 봅니다.우선 음성적인 기업의 비자금이 많이 줄었습니다.자금의 흐름이 투명해져 기업의 실상을 파악하기가 쉬워졌습니다.둘째로 신용사회로의 진전이 빨라졌습니다.신용대출이 증가하고,결제수단이 직불카드 등 다양화됐지요.요즘은 기업의 접대비도 현금이 아닌 법인카드로 결제합니다.지난 해 5월 13만개에 불과했던 법인카드 수는 올해 20만개로 늘었습니다.또 금융기관의 경영혁신도 가속화되는 중입니다. ▲이소장=제2 금융권 특히 증권 쪽은 실명제 초기에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결과가 좋았습니다.큰손들의 영향력이 떨어져 이젠 장난을 치지 못합니다.대신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커졌습니다.질적으로도 많이 개선돼 주식의 위장 분산도 옛날보다 어려워졌습니다.아직도 차명계좌가 많아 만족할 수준은 못 되지만 실명제 이전보다는 훨씬 개선됐습니다. ▲이교수=실명제는 정치자금과 이권의 연결고리를 차단,정경유착을 단절시키고,지하경제를 불식시켜 돈의 흐름을 투기에서 투자로 전환시킵니다.국민들은 지하자금의 노출로 세금 부담이 줄어들지요.부의 세습이나 기업의 불공정 거래도 차단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정경유착은 많이 사라진 것 같은데,내면적으론 그대로 남아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상무대 관련 국정감사에서 예금비밀 보호 규정은 부패를 덮어주는 보호막 구실을 했습니다.지하경제 척결도 요원합니다.금융기관이 단기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변칙거래를 하기 때문입니다.이런 측면에서 지난 1년간 이뤄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위상무=지하경제와 불로소득의 근절은 오는 96년으로 예정된 종합과세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과소비 풍조,저축률의 하락,무자료 거래자들의 은행 기피현상 등과 같은 실무 차원의 문제점이 있지만 보완책이 마련되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증시큰손 사라져 다행 ▲이교수=실명제 그 자체는 목표가 아닙니다.경제정의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 목표입니다.따라서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내놔야 합니다. ▲위상무=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이교수=실명제 1년이 지난 지금도 차명거래는 근절되지 않았습니다.위상무님도 말씀하셨다 시피 차명예금으로 추정되는 30조원 가운데 실명으로 전환한 것은 3조원에 불과합니다.차명 규모에 대한 추정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만,아직도 차명예금의 상당부분이 실명 형태로 숨어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습니다.현 시점에서 최대 과제는 실명화가 진정으로 뿌리내리게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따라서 차명 및 도명 거래를 근절할 수 있는 보완조치가 시급합니다.이를 위해 금융기관 이외에 거래당사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실명화 의무를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금융기관들도 직원들이 실명제를 위반하지 않도록 맹목적인 수신경쟁을 지양해야 합니다. ▲위상무=실명제의 최대 과제는 세제 및 세정의 개혁을 통해 공평 과세를 실현하는 것입니다.그러자면 우선 과세자료를 양성화해야 합니다.그런데정부는 기업들이 과세자료를 양성화하면 그 실적에 따라 세율을 점차 낮춰주겠다고 하고,반면 기업이나 상인들은 정부가 먼저 세율을 대폭 낮추지 않는 한 현재의 세율로는 도저히 모든 거래자료를 노출할 수 없다고 합니다.따라서 기업들의 과표 양성화를 유도하려면 정부가 과감하게 먼저 세율을 낮춰야 합니다.법인세율을 대폭 낮추고 특소세 및 부가세 제도도 전면 개편해야 합니다.종합과세 실시 대상을 연간 금융소득 얼마 이상으로 설정하느냐가 중요합니다.종합과세 대상을 지나치게 확대하면 금융자산이 빠져나가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옮겨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교수=제 눈에는 세제와 세정을 과감히 개혁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대표적인 예가 종합과세 대상 금융소득의 기준금액을 설정하는 문제입니다.조세연구원은 종합과세 대상을 연간 금융소득 4천만원 이상으로 하자고 재무부에 건의했습니다.금리를 연 10%로 본다면 예금이 4억원 이상인 사람만 종합과세한다는 얘기인데,대상이 과연 몇 명이나 될 지 의문입니다.주식과 채권의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도 이 정부 임기 중에 않겠다고 한 것도 재고해야 합니다.재테크 등 자금의 왜곡현상을 심화시키고,형평과세의 원칙에도 맞지 않습니다. ○종합과세 과신은 금물 ▲위상무=차명거래를 뿌리 뽑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이 문제는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가 96년부터 시행되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봅니다만,그 이전에라도 예금의 명의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명의자 과세 제도를 도입하고,상장증권의 예탁을 의무화해 실물보유를 억제하며,실물보유자에 대한 배당금은 손비로 인정하지 않는 등 다각적인 보완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교수=종합과세를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친 낙관입니다.실명제가 실시된지 1년이 지난 지금 쯤은 그동안 감춰졌던 세원이 드러나면서 세수는 늘어나고 세율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야 합니다.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정부는 실명제를 했으니 할 일 다 했다는 식으로,보완작업을 게을리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이소장=차명거래는 실명제의 2단계인 종합과세가 시행되면 상당 부분 해결되겠지만,그렇다고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습니다.실명제가 모든 병리적 현상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기 때문입니다.실명제에 지나친 기대를 갖는 것도 금물입니다.부정부패의 척결은 공무원의 봉급을 현실화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으로 풀어야지 실명제에만 맡긴다고 되는 일이 아니지요. ▲이교수=금융거래의 비밀보장 조항은 비리 척결을 위한 조사가 가능하도록 완화돼야 합니다.무엇을 위한 실명제인지 납득이 안 될 때가 많습니다.국회·감사원·국세청 등 공적인 사정기관의 계좌조사는 허용해야 합니다.다만 수사기관이 얻은 금융거래 정보를 수사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남용하는 것만 막으면 됩니다. ▲위상무=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금융거래에 대한 비밀은 앞으로도 철저히 보장돼야 합니다.실명제 1년이 지나면서 이 문제가 점차 소홀히 다뤄지는 경향이 있어 걱정입니다.사회정의를 위해 각종 불법·음성 거래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도 일리가 있습니다.그러나 저축증대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투자확대를 위해 더욱 절실한 과제입니다.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우선은 실명으로 거래하는 의식과 관행을 정착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사정활동은 나중의 과제입니다.실명제의 성공 여부는 1차적으로 금융거래를 실명으로 하는 관행과 인식을 어떻게 뿌리내리느냐에 달려있습니다.만약 비밀보장에 구멍이 생긴다면 실명거래가 정착하기 어렵습니다. ▲이소장=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명분으로도 금융거래의 비밀보장을 허물어서는 안 된다는 위상무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전반적으로 비밀보장 장치를 허무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그 대신 일정 직급 이상인 공직자에 대해 재임기간 및 퇴임 후 3∼5년까지 비밀보장의 예외로 하면 두가지 목표를 어느 정도 조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이 정도만 조사하면 우리나라의 부패는 다 나오지 않겠습니까. ○중기신용대출 바람직 ▲이교수=경제개혁에서 실명제는 그 시작이지 결코 전부가 아닙니다.실명제가 성공을 거두려면 다른 개혁조치들이 지속적으로 뒤따라야 합니다.중앙은행의 독립성 보장,재벌의 경제력 집중 및 부의 세습 방지,금융의 자율화 등이 입체적으로 추진될 때 실명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소장=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가 시행되면 실명제의 부작용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저축의욕이 떨어지고 금융자산이 빠져나가 땅이나 귀금속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기가 일거나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따라서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합니다.예컨대 토지관련 세금을 매기는 기준시가를 대폭 현실화해야 합니다.자산을 상속하는 경우 지금은 예금보다 땅이 훨씬 유리합니다.땅은 실제 가격의 20∼30%만 과세표준으로 잡히지만 예금은 전액이 과세표준으로 잡히기 때문입니다.세제상 예금보다 땅을 우대하는 것은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큽니다.또 중소기업을 너무 소홀히 다루는 것 같습니다.실명제를 계기로 이번 기회에 상당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관행을 확립해야 합니다.지금까지는 말 뿐이었지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중소기업의 법인세율을 지금의 절반으로 낮추고 그 대신 과세자료 양성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가·차명계좌 단자·증권에 많았다”/실명화마감 결과 분석

    ◎전환액 계좌평균 2억·1억6천만원/은행의 1백95만원보다 1백배이상 큰손들은 검은 돈을 역시 단자·증권사에 남의 이름으로 숨겨두고 있었다. 또 가명계좌의 평균 실명전환 금액은 6백만원,차명계좌의 평균금액은 1천60만원으로 나타났다.평균전환액은 금융기관별로 단자사가 가장 많아 가명계좌가 2억4천7백만원,차명계좌는 1억8천7백만원으로 은행보다 각각 1백27배,23배나 됐다. 13일 재무부에 따르면 가명계좌의 실명전환 실적은 45만3천1백계좌 2조7천4백80억2천만원으로 집계됐다.계좌 기준으로는 총 56만5천9백계좌의 80.1%이며 금액으로는 총 2조8천6백23억4천만원의 96%이다. 가명계좌의 실명전환율을 기관별로 보면 큰손이 많은 단자사와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높아 2금융권에 평소 돈세탁을 위한 돈들이 몰려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단자사의 전환율은 무려 99.4%로 가장 높고 증권사가 98.3%,신용금고가 97.8%,은행 91.2%,투신사가 90.5%로 가장 낮았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가명계좌의 평균 실명전환 규모도 단자사가 2억4천7백만원으로 가장 많고 증권사는 1억6천4백만원으로 1억원을 넘었다.반면 은행이 1백95만원으로 가장 낮았으며 투신사 3천8백만원,신용금고가 1천5백만원이었다.단자사와 증권사에 은행보다 각각 1백27배,84배에 달하는 큰손들의 비밀자금이 숨겨져 있었던 셈이다. 증권·투신사의 나머지 미전환 가명계좌의 평균액은 2백70만원,2천2백만원으로 실명전환 계좌보다 크게 낮아 평소 큰손들이 돈세탁을 하고 소액을 그대로 놔둬 거래가 정지된 것으로 추정됐다.전체 금융기관의 미전환 계좌 평균액은 1백만원이었다. 이같은 추세는 차명계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단자사의 평균 실명화 금액이 1억8천7백억원으로 가장 많았다.다음은 투신사가 1천7백만원,증권사 1천6백만원,신용금고 1천1백만원,은행이 8백만원,보험사가 4백9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처럼 은행을 제외한 금융권의 경우 차명에서 전환한 평균금액이 가명에서 전환된 규모보다 크게 적어 차명예금에는 소규모 자금이 많이 포함돼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은행의 경우 차명에서 실명화된 계좌의 평균금액이 8백만원으로 가명에서전환된 2백만원보다 4배나 많아 평소 은행에는 큰 금액의 가명자금이 별로 없는 대신 세금우대 저축상품 등에 차명으로 예금한 사례가 많음을 보여줬다. 이밖에 총 예금계좌의 실명확인율은 금액기준 79.6%로 2백73조원을 웃돌았다.
  • 주가 5백40선 회복/이틀 올라/만원이하 저가주 강세

    주가가 연이틀 소폭 오르며 종합주가지수 5백40선을 회복했다. 주말인 19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53포인트 오른 5백40.55를 기록했다. 개장초부터 금리인하에 따라 투자심리가 호전되며 오름세로 출발했다.노태우대통령의 민자당탈당과 중립내각구성으로 정국불안이 해소될 것으로 알려진 것도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증권주를 제외한 전업종이 올랐으며,삼영모방이 상한가를 기록하는등 큰손작전설이 나돈 1만원대 이하의 저가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거래량은 1천4백35만주.
  • “재벌 땅투기 봉쇄”초강경처방/「5ㆍ8부동산대책」배경과 전망

    ◎투기열풍 재우게 산업ㆍ금융자본 유입 차단/담보활용가치 제한,과다보유 원인제거/비업무용의 한계모호… 일부 반발 우려도 정부가 그동안 「방치」해 오다시피했던 재벌의 부동산투기에 대해 큰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이 「칼」이 재벌의 투기행위를 뿌리뽑는 데 얼마만큼 유효적절하게 사용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8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대책은 발표내용만을 놓고 볼 때 과거의 부동산 대책과는 전혀 궤를 달리하는 고단위 처방들을 포함하고 있다. 우선 이번 대책은 정부의 여신관리를 받고 있는 49대 재벌그룹과 증권ㆍ보험회사 등 금융기관으로 그 대상을 국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거대한 자금동원 능력을 갖고 있는 부동산시장의 「큰손」들이다. 이들은 국가경제의 토대를 이루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주체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동안 이들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은 당국의 투기억제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본업인 생산활동보다는 투기를 통해 엄청난 「불로소득」을 챙겨온 장본인이라는 비난을 듣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한 온갖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때마다 「큰손들은 빠져나가고 송사리만 걸려든다」는 비난과 함께 국민들의 정책에 대한 불신과 대기업등에 대한 위화감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이들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부동산투기에 대한 제재조치를 가시화 하지 않고는 만연된 투기심리를 붙들어 맬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재벌의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해 이번 대책에서 동원되고 있는 정책수단은 「비업무용 부동산 강제 매각」과 「부동산 담보취득의 부분적 제한」으로 간추려 볼 수 있다. 전자는 대기업이 갖고 있는 부동산 보유량을 강제적인 방법으로 줄이는 것이고 후자는 부동산을 과다하게 보유할 필요를 느끼지 않도록 만듦으로써 대기업의 부동산 보유욕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동산 투기억제의 일환으로 정부가 개인이든 기업이든 민간부문에서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해 강제매각 방식을 동원한 것은 그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는 그동안대기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여신관리 차원에서 비업무용 부동산보유를 금지해왔다. 또 이미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비업무용으로 판정될 경우 6개월이내에 이를 처분토록 하는 강제규정도 두고 있다. 그러나 강제처분권이 행사된 적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제매각 방식에 대해서는 그 합법성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합법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강제매각으로 인한 후유증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리도 많다. 물론 강제매각은 비업무용으로 판정된 부동산을 소유한 기업이 자체매각을 하지 않을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토지개발공사나 성업공사에 「위임」하는 요식절차를 밟아서 이루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업에는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여신을 쥐고 있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처분 위임명령」이 내려지면 해당 기업은 이를 거스를 수 없다. 따라서 강제매각 방식은 대통령의 긴급명령권을 제외하면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비상수단인 셈이다. 정부는 이같은 비상조치에 대해 재계 일부에서 반발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상당수준의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이다. 이미 김종인 청와대경제수석을 비롯한 정부관계자들의 잇단 재계인사들과의 접촉을 통해 노태우대통령의 재벌투기 근절에 관한 의지가 매우 강한 톤으로 전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개인이나 기업은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잡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가운데 기업(계열및 비계열 포함)의 비업무용 부동산,개인의 사치성토지(별장ㆍ골프장ㆍ고급주택ㆍ고급오락장 등)및 토지초과이득세 과세대상인 유휴토지,대출받는 사람과 담보부동산의 소유자가 다른 제3자 명의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담보취득이 금지된다. 이는 부동산의 담보활용 가치를 상당부분 제한하는 것으로서 부동산의 과다보유 동기를 제거함으로써 투기억제에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조치에는 현재의 담보대출 중심에서 점차적으로 신용대출 중심으로 금융관행의 선진화를유도해 나가겠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부동산담보 취득제한조치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업무용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규모는 파악할 수 없지만 제3자 명의인 부동산을 담보롤 한 대출이 금융기관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선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로 미루어 당장에는 상당한 대출압박이 불가피해질 것이며 그 대부분은 담보능력이 빈약한 중소기업과 서민에게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 이번 「4ㆍ8 투기억제 대책」은 산업ㆍ금융자본이 비생산적인 부동산시장으로 빠져나가는 구멍을 틀어 막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자금흐름의 왜곡」 현상은 우리 경제를 위기상황으로 몰아 넣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기업이 생산활동을 통해 땀흘려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부동산투기로 앉아서 손쉽게 떼돈을 벌려고 하는 풍토는 두가지 측면에서 경제의 활력 회복을 더디게 하는 장애요소로 작용했다. 그 하나는 제조업의 공동화현상을 초래함으로써 산업기반을 강화하는 데「기여」하지 못한 점이고 다른 하나는 부동산 투기 열풍을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 재생산하는 데 기여한 점이다. 「5ㆍ8대책」은 이같은 병리현상을 치유함으로써 「기업은 생산활동을 통해 사회복지에 기여해야 한다」는 기업윤리 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급박한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이번 대책이 적용대상으로 49대 재벌기업을 선택한 것도 바로 이같은 「상징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과연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마디로 기업은 생산활동과는 직접 관련되지 않는 비업무용 부동산을 사지도 갖지도 말라는 것이 이번 대책의 골자이지만 어디까지가 「업무용」이고 어디까지가 「비업무용」인지를 구분짓는 한계는 기업당사자가 아닌 한 가려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을 계기로 기업가들의 각성과 자발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부동산 투기억제 특별대책 주요내용 ◇대기업 보유부동산 관련 ●대책내용 비업무용부동산의 처분 -판정기준 90년 4월 개정된 법인세법 시행규칙적용 -여신관리대상 계열기업군 6월말까지 자체처분계획 제출 -국세청 내무부 은행감독원 실태전면조사 ㆍ5대계열 기업군 5월중 조사 ㆍ44개 계열 기업군 6월중 조사 -해당기업 비업무용 판정시점으로부터 6개월이내 자체매각 또는 성 업공사에 매각위임,토지개발공사에 매수요 청 ㆍ토개공 택지개발 가능토지를 감정가격으로 채권매수 ㆍ기타 토지 건축물 부속토지는 성업공사 경쟁입찰 매각(6개월내 미조치시 신규부동산 취득전면 금지,신규여신 금지) -해당기업군 기업체및 계열주와의 특수관계인 매수불가 비업무용 판정기준 정비강화 -8월말까지 새로운 판정기준 강화정비(91년1월 시행) ㆍ생산에 직접 사용되지 않은 부동산 비업무용 판정기준강화(연수 원등) ㆍ현행 법인세법 지방세법 토초세법상 판정기준 통일 계열기업군의 부동산 신규취득 억제 -91년6월말까지 생산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부동산만 취득 허용(공장부지,창고,연구시설,주택건설용토지 등) -콘도업,전문휴양업(민속촌 해수욕장온천장 수영장 등),오락업 신규진출금지(골프장,스키장,목장,조림용 임야 등은 90년1월에 신규진출금지조치) -구체적 판정기준 은행감독원이 제정 주거래은행 부동산취득 승인시 은행감독원과 사전협의(내무부 국세청은 관련자료 협조) -주거래은행승인 없이 부동산 취득시 ㆍ취득가액상당 대출금에 연체대출금리(19%)적용 ㆍ규정위반정도따라 신규취득 금지 또는 신규대출중단 금융기관의 부동산 담보취득제한 -비업무용 부동산 금융기관 담보취득금지(제2금융권도) ㆍ담보취득 금지대상 ①계열및 비계열기업포함한 법인및 개인기업 비업무용부동산 ②별장,골프장,고급주택,고급오락장 등 사치성재산 ③ 개인소유토지중 토지초과이득세 과세대상 유휴토지 -제3자 담보취득금지(제2금융권도 준용) *금융기관 담보취드중인 비업무용및 제3자명의 예외인정 기업부동산 세제혜택 축소 -특별부가세 과세범위 확대 ㆍ조세감면규제법시행령 개정 조세감면범위 대폭축소(예:2년 이상 가동공장등) -차입금 과다기업 부동산매입시 지급이자 손비부인범위한정 ㆍ상품전시장 판매장등 취득시 지급이자 손비부인 제3자명의 부동산 실태조사 및 처분 촉구 -30대 계열 기업군 제3자명의 부동산 5월중 자진신고 ㆍ국세청 전면 실태조사 병행 -제3자명의 업무용 부동산 3개월내 기업명의 전환 -제3자명의 보유 비업무용 처분 증여세 추징 -임직원 개인목적 취득경우 자금출처 및 탈세여부 집중조사 ㆍ대기업 개발예정지 주변지역 구입사례조사 추진체계의 일관성 확립 -대기업부동산 과다보유 억제대책 계속 보완 -일선집행기관 집행상태 철저 감독 -감사원 및 중앙행정기관 집행기관에 대한 정기감사 실시 □금융기관 관련 증권ㆍ보험사의 과다보유 부동산매각 -89년1월1일이후 취득한 다음 부동산중 투기성향 또는 과다 인정되면 매각 ㆍ점포용 사옥용으로 구입후 미착공상태 부동산 ㆍ연수원 체력단련장등 영업목적이외 부동산 ㆍ상당부분 임대하고 있는 부동산(신축중 건물포함) -88년말이전 취득한 다음 부동산도 매각 ㆍ취득후 3년 경과되고 2년이내 당초 취득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 는부동산 ㆍ개발제한지역등에 소재,업무용으로 활용될 수 없는 부동산 -구체적 매각대상 증권 보험감독원 조사후 확정 -처분대상 부동산 3개월내 자체매각 -처분기간중 매각되지 않으면 성업공사 매각 위임 ㆍ택지개발 가능 토지는 토개공에 매각 또는 매수의뢰 -처분대상 보유시 성업공사와 별도 협약체결(공개경쟁 입찰) -해당 계열기업군및 계열주와의 특수관계인 매수불가 금융기관 점포신설 동결 -은행 증권 보험등 금융기관 금년중 점포신설동결 ㆍ신설금융기관경우 별도기준에 의해 최소한 신설허용 -91년부터 금융기관 점포설치에 관한 새로운 기준설정 ㆍ은행 증권 보험감독원등 3개 감독기관 금융기관 점포 협의회 설치 운용 ㆍ적자점포 매각합병및 교환유도 금융기관 부동산 신규취득 억제 -별도기준 정해 필수적 부동산만 취득허용
  • “정부정책의 신뢰회복이 급선무”/고위당정회의 무슨말 오갔나

    ◎당 “당정 긴밀협조,위기관리능력 보여야”/정 “불안 가라앉힐 가시적 대책 과감하게” 1일 상오 정부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2시간여 동안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는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제반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현상황을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각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난국에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당정관계자의 발언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병렬공보처장관=대화를 통해 KBS사태를 해결하도록 노력했으나 공권력이 투입된 데 대해 유감이다. 원래 현대중공업과 KBS에 공권력을 동시 투입하려 했으나 대화를 통한 자구노력이 엿보여 연기했었다. 그러나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부득이 공권력을 투입했다. 현재 경찰이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으나 지금부터가 문제다. 방송이 제모습을 갖추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정동우노동부차관=KBS사태가 장기화함으로써 정부의 법집행의지가 약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산업현장의 분위기다. 그래서 평균 1일1건이던 노사분규가 최근 1일15건으로 늘어났다. 5월은 특수한 사회상과맞물려 매우 어려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노사관계 관련부처는 1주일동안 비상근무체제에 돌입,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대화와 병행해서 근로자들의 근로의욕고취에 노력하고 있다. ◇강영훈국무총리=KBS와 현대중공업사태는 정치투쟁의 성격이 짙고 기다렸다는 듯이 일부 노사현장에 확산돼 연계투쟁 양상을 보였다. 모든 것은 법절차에 따라 해결하겠다. 법질서의 파괴행위에 대해서 정부는 눈물을 머금고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 ◇이승윤부총리=경제회복을 위한 몇가지 대책을 시행,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중에 KBS사태가 외적으로 나쁜 요인을 미쳐 주가폭락의 한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 증권시장은 2∼3년전부터 대량공급이 문제였다. 또 부동산투기의 매력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주식시장은 기관이 30%,중소업자들이 70% 투자하고 있는데 부양책을 쓰면 큰손만 이익을 따먹고 도망가고 소액투자자는 혜택을 받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증권사도 자금투입의 능력이 없다. 경제적 요인외에도 외적 요인의 호조를 하루속히 기대한다.공황이라고들 말하고 있는데 공황이란 것은 기업이 도산되는 상황이지 지금의 증시현상과는 다르다. 재무부도 대책을 마련중이며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 노태우대통령이 마련하라고 지시한 경제대책중에는 증권시장대책도 포함돼 있다. ◇박태준최고위원대행=정치권이 효과적으로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 불법노사분규 세력은 단순한 세력이 아니라 조직과 뿌리를 갖춘 지휘체계에 따라 움직이는 단체가 많다. 행정부는 이를 고려해서 단속을 실시해야 한다. 외국정보기관 보고서에 의하면 북측이 우리산업을 마비시키도록 불법세력에 지령하고 이를 평가한 보고서에서 다른 것은 효과적으로 시행됐으나 노동자와 학생의 연계에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된 것을 보았다. 불순세력에 대한 원천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일시적으로 막아서는 효과가 없다. 새경제팀의 대책으로 경제회복의 기미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제정책이 국민의 신뢰와 기대감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도 분위기 쇄신에 노력하겠다. ◇박준병사무총장=국민은 경제ㆍ사회문제에 있어 정부가 위기관리능력이 있나를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확고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모든 문제에 순발력 있게 대처해야 한다. ◇김용환정책의장=경제정책을 새로 편다고 해서 금방 효과가 나는 것도 아닌데 국민들의 마음은 조급하다. 무얼 내놔봐야 잘 믿지 않는다. 여러 정책보다는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야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부동산투기와 증시문제에 대해 과감한 가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부동산투기문제는 소액투자자나 개인을 상대로 할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토지과다 보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금융이나 정책 등으로 다루지 않고 근본적인 대책을 통해 대기업이 소유부동산을 처분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증시는 우리경제가 적자경제화하고 정치ㆍ경제불안및 부동산투기가 원인이지만 비경제분야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의 강한 의지표명이 있어야 한다. ◇김영삼최고위원=시각차가 있겠으나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정부정책의 신뢰회복이 급선무다. 정책이 자주 변경돼서는 안된다. 3당통합으로 국민들은 잘될 것으로 기대했다가 재벌의 부동산투기문제등으로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증권시장은 오늘이 어렵더라도 희망을 주면 곧 안정될 것이다. ◇김동영총무=5월의 노사문제,치안ㆍ경제난국 등을 국민에게 직접 호소해 도움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김종필최고위원=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 당과 정부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상호보완 노력으로 국민들이 뭔가 노력하고 해결하려는 정권이라고 믿도록 총체적 난국을 극복해 나가자.
  • “오름세 신호냐 조정지속이냐”/8일만의 주가상승… 엇갈린 전망

    ◎미수정리ㆍ월말수요 겹쳐 일시 하락/「대세전환 전야」 진단… 투매자제 권고/실물경제 회복ㆍ자금유입 없는 한 오름세 속단 일러 걷잡을 수 없이 미끄럼질 치던 주가가 8일만에 일단 멎었다. 그러나 이같은 속락세의 진정이 진정한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29일의 주식시장은 7일 연속의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날 장은 시작되기 전부터 투자자와 증시관계자들의 비상한 주목거리였다. 지난 21일부터 나타난 연중 최장의 이번 속락국면은 딱 떨어지는 그 원인을 쉽게 끄집어낼 수 없다는 데 특징이 있다. 단기적 측면으로만 보면 미수금의 정리매물화를 지적할 수 있다. 3월말 결산법인인 증권사는 각종 인허가 사항의 우대여부가 걸려있는 당국의 경영평점제를 의식,결산기를 맞아 되도록 좋은 경영실적이 나타나도록 해야 하는 처지였다. 미수금정리는 당국이 틈만나면 채근했던 조항으로 경영평가에 중요한 대목으로 쓰일 게 틀림없었던 것이다. 증권사는 미수금이 걸린 투자자들에게 강제적인 반대매매를 통해 이를 정리하겠다고 을러댔는데 3일이내 결제 방식상 29일이 투자자나 증권사나 3월말까지의 미수금을 정리할 수 있는 최종일이었던 것이다. 7일 연속하락과 함께 종합주가지수가 8백10대로 추락한 28일 장이 끝나자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정리매물이 대거 쏟아질 게 자명한 내일 장이 이번 속락국면의 고비』라고 입을 모았었다. 거래량이 평일장 수준을 크게 웃돌았던 이날 장은 초반부터 상승세를 탔고 내내 뚜렷한 오름세 신호를 나타내 장기하락 시황을 역전 시켰다. 이날의 역전으로 이번 속락국면에 완전한 종지부가 찍힌 것인지,앞으로 주가는 위로만 치솟을 것인지. 7일간의 속락을 증시침체 탈피의 마지막 조정단계로 파악,대세상승 전야의 급락이라고 진단,투매를 삼가라던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29일 시장은 미수정리 뿐만 아니라 법인세 납부등 월말 자금 수요까지 겹쳐 우선적으로 팔아야 할 물량이 쌓일 수 밖에 없었는 데 속락 추세에 기대지 않고 전날보다 높은 가격으로 사겠다는 매수세력의 압도적 등장은 「바닥권 탈피」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곁들여이들은 상당수의 전문가들 마저 고개를 흔들었던 이번 속락세의 「이상함」도 따지고 보면 「진정한 바닥을 단단하게 다지는」 데서 나왔다고 해석한다. 7일동안 장이 내림세로 일관했지만 그 낱낱의 장면들은 「내림세를 멈출듯 하다가 다시 조금 내리고 마는」 장중 소폭속락을 어김없이 드러내곤 했다. 이같은 현상을 최저점이 연신 경신된 27일과 28일 후장에서 거래량이 상당폭 늘어나는 것과 연관시켜 볼 때 매수세력의 점진적 증가로 풀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국이 내부의견을 조정하지 못해 모호한 태도를 취한 결과 악재적 요인으로 바뀌었다는 설명도 있으나 증시와 금융실명제를 묶어놓고 볼때 최저점 하향돌파를 납득시키기에는 설득력이 모자란다고 할 수 있다. 대신 직전 최저점이 기록될 때보다 수출등 경기회복ㆍ증시수급불균형 완화를 부인하기 어려운 마당에 주가가 아래로만 치달았던 것은 1년 가까이 끌어온 증시침체의 최종적인 조정국면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이날의 반등세가 일시적인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이날 반등세는 바닥에 닿았다고 확인한 매수층에 의해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증권주의 주식배당 권리가 이날을 시한으로 끝남에 따라 이를 노린 일부 큰손들의 매집에서 나왔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따라서 2월26일의 직전 최저점 이후 주가동향이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차츰 한단계씩 내려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곧 28일의 최저점 보다 낮은데로 미끄러질 소지가 많다는 예상이다. 이들은 투자자들이 여간한 호재가 아니면 반응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장세에 지쳐있다고 지적,7일간의 속락세는 일면 당연하다고 강조한다. 호재적 여건에도 불구,최저수준이 잇따라 기록된 것은 그동안 고객예탁금의 감소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증시 이탈현상이 심도있게 표면화된 실례라는 것이다.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징후를 찾아 볼 수 없는 한 속락세가 진정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이와함께 수출ㆍ경기의 회복 추세가 지표상으로는 그렇게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 어느때보다 확실한 것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이 이를 감지하기에는 아직 무리라고 보고 있다. 이밖에 지난 1년새 25억주에서 42억주로 급격히 불어난 증시의 볼륨도 두고두고 걸리적 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김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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