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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음악극 선보이는 이하느리 “많이 배워…제대로 해봐야겠단 맘 생겼다”

    첫 음악극 선보이는 이하느리 “많이 배워…제대로 해봐야겠단 맘 생겼다”

    “동화를 망가뜨리고 싶은데 무슨 동화가 좋겠느냐”고 물었다. ‘바리데기’ 신화 같은 여러 후보가 오갔는데 캐릭터와 구조를 세우기에 알맞다는 생각에 ‘아기돼지 삼형제’가 낙점됐다. 어릴 때 보던 이야기이지만 어떤 판본에선 아이들이 볼 만한 내용이 아닌 것도 있었다. “지금 다시 보면 그런 (잔혹한) 게 더 느껴져요. 아이들이 읽도록 포장된 부분을 조금 적나라하게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오는 15~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 오르는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의 연출과 작곡을 맡은 작곡가 이하느리(20)는 이야기의 시작을 조곤조곤 설명했다. 이 작품은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Sync Next) 26’의 한 편이자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상주작곡가인 그의 첫 음악극이다. 12일 세종 아티스트라운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하느리는 앞선 간담회에서 시노그라피와 의상을 맡은 조각가 양정욱(44)이 전한 무대 이야기에 음악적 살을 보태 작품을 소개했다. 원작을 부수는 데에서 출발했지만 ‘아기돼지 삼형제’여야 했던 건 그 안에서 관계를 설명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양정욱은 “세 돼지의 관계, 돼지들과 늑대의 각각의 관계, 그 관계들이 생기면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구조로 적절했다”면서 “해외에서 TV를 볼 때 언어를 모르거나 완전히 음소거가 돼도 괜찮은 영상들을 계속 보게 되는 것처럼, 우선은 관계 변화를 주면서 시선을 붙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무대 위에 늑대는 없다. 세 인물이 누구인지도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형들을 늑대가 먹고 그 늑대를 막내가 먹으니 결국 막내가 형들을 흡수하는 셈인데, 그 과정이 실제로 벌어지는 일인지 아닌지는 정하지 않았다. “확실하게 설정할 수가 없어서 할 수 없는 상태로 놔둬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이하느리는 “얘가 누군지 몰라도 두 사람이 무대에 서 있고 거기에 어떤 음악이 얹히면 생기는 관계가 있다”고 했다. 무대 장치를 건드리는 동작, 어느 위치에 섰을 때 흘러나오는 소리 같은 무언의 관계라는 것이다. 관객에게 그것이 전해질지는 그도 장담하지 않았다. “저는 너무 많이 노출돼서 이미 다 알아버렸거든요. 처음 보는 분들에게 어떻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작품은 음악이 서사를 이끈다. 뚜렷한 기승전결도, 사건을 설명하는 대사도 없다. 첫째와 둘째, 막내 돼지가 차례로 나와 비슷한 행동을 되풀이하고 같은 음악이 돌아오는 사이 세 존재의 믿음과 두려움이 서로에게 스민다. 이하느리는 “같은 음악과 언어, 행동이 반복될수록 섞이고 조금씩 왜곡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곡도 그 구조를 따라 거꾸로 갔다. 구성 전체를 통제할 수는 없겠다고 판단한 그는 어느 대목에서 어떤 행동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그림을 먼저 세우고, 그 행동에 이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역순으로 짚어 올라갔다. 음악이 완성된 뒤에야 드라마가 정리된 대목을 전하면서 이하느리는 “원래 이렇게 작업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흥미로웠다”고 했다. 소리는 전자음과 신시사이저를 축으로 타악기와 관악기, 성악까지 뒤섞인다. 편성은 오히려 덜어내는 쪽이었다. 애초 네 종류가 더 있었지만 무대 위에 누가 서고 무대 밖에 누가 남을지를 그리다 보니 꼭 필요한 것만 남겼다. 함께 곡을 쓴 신예훈(30), 이한(28)과 장면을 나눠 맡되 각자 잘하는 자리에 섰다. 전자음악은 이한이, 신시사이저는 신예훈이 맡았고 이하느리가 마지막에 전체 틀에 맞춰 다시 짰다. 공연 자체를 해체하는 3막은 이한의 몫이다. 양정욱의 무대에는 집의 감각이 흩어져 있다. 정형화된 구조 몇 개와 안무에 따라 위치를 바꿀 수 있는 비정형 장치가 놓인다. 목재를 주로 다뤄온 그에게 이번 작업은 제약이 많았다. 방염과 안전 규정을 확인해야 해 즉흥적인 변경이 어려웠고, 대신 길이와 속도, 밝기를 조정하며 밀도를 맞췄다. 끝은 영상으로 닫힌다. 이하느리가 붙든 소재는 ‘엘사게이트’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무단으로 끌어와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 대량 유통돼 2017년 국제적 논란이 된 사건이다. 초등학생 시절 그 영상들을 보고 자란 그는 어른이 되어서야 무엇이 이상했는지를 알았다. “출처도 없고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영상이 그렇게 쏟아졌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제가 하는 작업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영상들을 모아 편집한 엔딩 영상이 에필로그로 붙는다. 15일과 16·17일의 마무리는 다르다.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된 첫날은 딱 끊기는 엔딩으로, 나머지 이틀은 코다를 더해 관객이 언제 자리를 떠야 할지 모호한 상태로 남겨둔다. 첫 음악극은 이하느리에게 여러 ‘처음’을 안겼다. 예산을 직접 굴려야 하는 일이 특히 그랬다. “이전에는 리허설하고 공연하는 사람이었는데 프로세스가 많이 달랐다”는 그는 “사비를 써야 할 때도 있었다”며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평소에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연락할 명분이 생긴 데 여러 번 고마워했고, “많이 배웠다”고도 했다. 인스타그램으로 지켜보던 양정욱에게 시상식 자리에서 인사를 건넨 것이 협업으로 이어졌고, 영상 작업은 최근 인상 깊게 본 이은솔에게 맡겼다. “작곡가는 혼자 방에서 종이만 들여다보는 사람이잖아요. 계속 밖으로 나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많은 분께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다원예술 전반에 대한 동경은 늘 있었지만, 이번 경험이 그 동경의 성격을 바꿔놓은 듯했다. “그냥 해보는 게 아니라 제대로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들리는 것만 신경 쓰던 사람이 이제 보이는 것까지 신경 쓰고 싶어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싱크 넥스트에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더 잘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아기돼지’ 비틀고 형식 부순 음악극…양정욱 “원작은 치킨일 뿐”

    ‘아기돼지’ 비틀고 형식 부순 음악극…양정욱 “원작은 치킨일 뿐”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뒤집은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가 15~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Sync Next) 26’의 한 편으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상주작곡가 이하느리(20)와 작곡가 신예훈(30)·이한(28)이 음악을 맡았다. 이하느리에게는 첫 음악극이자 연출작이다. 조각가 양정욱(44)은 시노그라피(공간연출)를 담당한다. 2024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최종 수상자이자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미술 부문 수상자인 그가 무대와 의상 등 시각적인 요소 전체를 설계하며 서사가 비워둔 자리를 감각으로 채운다. 3일 세종문화회관 연습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양 작가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시상식(지난해 11월 7일)에서 만나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그게 인상적이었는지 협업으로 이어졌다”면서 “제 작업실에 자주 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고 작업의 시작과 과정을 소개했다. 공연의 제목은 원작을 거꾸로 읽은 데서 나왔다. 첫째·둘째 돼지가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판본의 결말은 막내 돼지가 늑대를 삶아먹는 결말이다. 결국 셋째가 형들을 먹은 셈이 된다. 양 작가는 세 존재를 움직임과 소리로 갈랐다. 첫째는 몸짓에서, 둘째는 소리에서 예고 없이 불편함이 튀어나오고, 셋째는 그 둘을 모두 흡수한다. 돼지 탈 같은 의상도 없다. 그가 직접 디자인한 의상은 얼굴을 덮는 커다란 형태여서 누가 늑대이고 누가 몇째인지 분간되지 않는다. 애매한 설정에 대해 양 작가는 치킨에 빗대 설명했다. “저녁 늦게 몇 명 모여 치킨을 먹지만 사실 치킨은 중요하지 않은 거예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거죠. 아기돼지 삼형제라는 치킨이 나오는 순간부터 효과가 쌓이고 단계를 거치면서 하게 되는 이야기는 전쟁에 대한 것일 수도, 주식에 대한 것일 수도 있죠.” 공연은 3막이다. 돼지들이 등장하는 1막, 인터미션처럼 보이지만 실은 극의 일부인 2막, 공연 자체를 해체하며 앞선 장면을 뒤흔드는 3막이다. 여기에 공연 전 장면과 에필로그, 코다가 앞뒤로 20~30분 붙는다. 2막에서 무대는 설치미술 전시장처럼 바뀌며 관객을 객석에 붙들어 둔다. 음악은 이하느리와 신예훈, 이한이 손을 바꿔가며 이어 쓴다. 전반부는 이하느리가 주도하고 뒤로 갈수록 전자음악의 비중이 커진다. 드럼과 퍼커션, 색소폰, 트럼펫, 키보드, 일렉트릭 기타와 신시사이저가 투입된다. 간담회 시점까지 그는 전곡을 듣지 못했다. 완성된 지 열흘 남짓인 음악을 리허설에서 처음 만나니 무대는 조각보다 설치에 가까워졌다. 이달에만 네 작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그는 “음악적 구성이 끝나고 무대에 구체화하니 안전성에 3회 공연을 버틸 내구성이라는 현실적인 것들을 생각해야 하니 어렵다”면서도 “작업이 재미있다”며 웃었다. 움직임 설계까지 깊이 관여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시노그라퍼라기보다는 미수에 그친 느낌”이라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음악은 정말 좋을 것”이라면서 작곡가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여기에 ‘젊은 작곡가의 새로운 시도’를 분명히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세종 지하에 펼쳐질 난장… “무슨 일 벌어질지 무용수도 관객도 몰라요”

    세종 지하에 펼쳐질 난장… “무슨 일 벌어질지 무용수도 관객도 몰라요”

    ‘킬링 하이라키’는 위계(Hierarchy)를 전복시키는(Killing) 시도다. 동시에 ‘킬링 파트’(핵심 구간) 같은 활용처럼 ‘위계를 확립하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될 수도 있다. 안무가 김관지는 그런 중의적인 제목 아래 서울 세종문화회관 지하 S씨어터를 놀이마당이자 신전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난장으로 바꿔 놓을 참이다.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김관지는 “이곳에서 제가 난장을 일으킨다는 게 가장 웃긴다”면서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의 무용 프로그램인 ‘킬링 하이라키’(24~27일)는 초인공지능과 결합한 근미래 인류라는 SF적 설정을 즉흥이라는 한국 춤의 어법으로 풀어낸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이머시브 공연의 절정’으로 불리는 ‘슬립노모어 서울’에 출연한 표혜인(한국무용)과 정필균(현대무용), ‘스테이지 파이터’로 얼굴을 알린 김재진 등 전문 무용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정해진 대본이나 안무 동작은 없다. 관객과 한 공간에서 뒤섞였다가 이들을 이끌기도 하면서 순간순간 즉흥으로 호흡할 뿐이다. 김관지는 미래 사회의 불평등을 머리칸과 꼬리칸으로 그린 영화 ‘설국열차’에 빗대 “위계는 죽여도 다시 태어나고 계속 재생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태에 노출시켜 자기만의 관점과 해석을 낳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위계’에 대한 고민은 그의 성장기 경험에서 출발했다. 전통예술영재원과 선화예중·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로 이어지는 정통 코스를 밟았다. ‘선생님’의 행동까지 그대로 모사하는 한국 무용의 수직적 전수 구조는 매혹인 동시에 굴레였다. 그는 “한국 춤의 근본적인 멋은 즉흥성인데 전수 방식이 스스로 한계를 짓더라”고 했다. 지난해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의 대형 문을 통째로 열어 극장을 광장으로 바꾼 ‘별도깨비’, 은박지와 레이저를 결합한 공연을 잇달아 선보이고 올 초 봉산탈춤과 현대무용을 뒤섞은 ‘에피소드:2, 탈춤’에 참여한 것도 그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였다. 이번 공연은 객석이 아니라 로비에서 시작된다. 무용수들이 관객을 이끌고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고, 무대 위에도 객석이 놓인다. 관객은 은박지와 플래시를 손에 쥐고, 채찍과 마이크를 든 김관지는 이들을 끌어안았다가 밀어낸다. 대본 없는 3회 공연은 매번 다른 ‘현상’이 된다. 출연진에게도 이 무대는 해방이자 시험이다. 표혜인은 “무용수로서 ‘쓰임’에 대한 본능이 튀어나왔다”면서 “공간과 관계, 몸이 맞닿는 것, 은박지의 소리, 이 순간을 느끼는 게 놀이의 방법이더라”고 했다. 정필균 역시 “퍼포머로 있을지, 실존하는 정필균으로 있을지 순간마다 판단해야 한다”며 이 예측 불가능성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김재진은 물이 닿으면 녹는 소재로 만든 셔츠를 입고 무대를 돌아다닌다. 이 역시 어떤 현상을 빗어낼지 모른다. 무용수 8명에 음악감독 이예찬과 악사 8명이 힘을 보탠다. 방울과 징, 꽹과리, 판소리를 무대에 올리는 것은 무당의 세계를 오늘의 재료로 번역해온 오랜 방법론이다. 칼과 지전(종이돈), 거울 같은 무구(巫具)는 은박지가 대신하고, 조명기는 신의 눈처럼 무대를 내려다보며, 레이저가 촛불 자리를 채운다. 이 모든 수단으로 도달하려는 곳은 춤의 원점이다. “춤은 추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느끼면서 추는 거예요. ‘클럽 왔으니 춤춰야지’ 하면 춤이 안 나오잖아요. 역전된 춤의 방향을 되돌리는 게 소망입니다.” 농인 관객과 함께하는 배리어프리 운영도 작품의 일부다. 공연은 24·25일 오후 9시, 27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린다. 26일 오후 4시에는 관객 참여 워크숍이 마련된다.
  • “무대서 만난 깨달음… 탈에 메탈을 얹어 해탈을 빚습니다”

    “무대서 만난 깨달음… 탈에 메탈을 얹어 해탈을 빚습니다”

    고전 ‘싯다르타’서 영감받은 공연탈춤·메탈 리듬 결합으로 재해석이주원 대표 “현대 탈춤 고민 담아진리 깨치고 ‘록’ 듣듯 호응해 주길” 독서를 멋진 활동으로 인식하는 ‘텍스트힙’(Text Hip) 현상의 정점에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가 있다. ‘데미안’과 함께 대표적인 성장소설로 꼽히는 ‘싯다르타’는 불교 창시자 고타마 싯다르타와 이름이 같은 청년이 깨달음을 향해 가는 여정을 그린다. 텍스트힙의 아이콘으로 소환된 고전 속 청년이 전통 탈춤, 격정의 메탈 음악과 만나면 어떤 얼굴을 하게 될까. 오는 10일과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 오르는 ‘천하제일탈공작소(천탈)×baan(반)’이 그 답을 내놓는다.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의 두 번째 작품이다. 최근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만난 이주원(46) 천탈 대표는 공연의 출발을 묻자 “말장난”이라고 답했다. 탈춤과 메탈을 이어 보자는 세종문화회관의 제안을 받고는 “천탈과 메탈을 계속 생각하니 해탈이 떠오르고 해탈이면 ‘싯다르타’, 이런 연상 과정이었다”고 웃었다. 오래전 ‘싯다르타’를 읽으며 탈춤으로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음악의 순서는 올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헤비니스 음반상을 받은 반의 앨범 ‘노이만’을 따른다. 성장하는 결이 싯다르타의 일생과 닮아서다. 반의 리더 반재현(27)은 “그대로 가면 성의 없어 보일까 봐” 음반 순서를 바꾸고, 장면을 잇는 ‘강의 테마’를 새로 썼다. 탈춤이 메탈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건 반의 음악이 뜻밖에도 국악과 닮아서다. 이 대표는 “서양 메탈은 보통 4박을 쓰는데, 반은 자진모리·굿거리 장단 같은 3박 계열로 곡을 쓴다. 별달거리와 박 구조가 똑같은 곡도 있어 탈춤 춤사위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면서 “강렬한 사운드 속에 묘한 여림도 있다”고 설명했다. 탈에도 의미가 있다. 싯다르타와 관계 맺은 인물만 탈을 쓰고, 강가에서 탈이 사라지는 순간 사람들을 다면적으로 이해한다. 이 대표는 “단면만 보다가 끝내 그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요즘의 멀티 페르소나처럼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무대에는 황해도(봉산·강령·은율 탈춤)와 경상도(고성·통영 오광대) 탈춤에 경기 무속 춤이 더해진다. ‘얼리버드’엔 고성오광대·강령탈춤, ‘강의 테마’엔 봉산탈춤, 부처 장면엔 통영오광대, 뱃사공 대목엔 고성오광대 덧뵈기춤이 깔린다. 반재현부터 기타 박현민(25), 드럼 이성재(23), 베이스 김진규(22)까지 젠지 세대인 이들에게도 탈춤은 신선한 문화다. 박현민은 “탈이 모두 비슷하게 생겨서 좋다”고 했다. 결국 다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탈춤을 처음 본 이성재는 “생각과 달리 무용 같더라”며 신선해했다. 반 멤버들의 반응은 천탈의 시작이자 역할이며 숙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 출신인 이 대표는 무형문화재로 굳어버린 탈춤에 질문을 던지며 20년 전 천탈을 세웠다. “오래전엔 신과 잇는 매개로, 근대엔 지배층을 풍자하는 도구로 변하며 대중을 만났는데, 전승의 틀에 갇히면서 관객과 접점이 사라졌죠. 여성이나 장애인을 다루던 방식도 지금의 감수성과는 멀고요. 오늘의 탈춤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천탈의 작업은 두 갈래다. 전통 레퍼토리는 원형대로 지키되, 창작은 춤사위·탈 제작 방식 등 요소만 빌려 새로 짠다. 한 대목을 독무로 확장한 ‘가장무도’, 전통 인물을 오늘로 불러낸 ‘추는 사람’에 이어 셰익스피어 비극의 ‘오셀로와 이아고’, 염상섭 ‘삼대’, 박지원 ‘열하일기’를 거쳐 ‘싯다르타’까지 왔다. 이 대표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과 춤을 나누는 탈춤의 매력을 담아 “진리의 소리 ‘옴’을 함께 울리고, 록(rock)을 듣듯 호응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탈춤을 보면서 ‘경외심’, ‘기괴하고 멋진’이라는 표현을 꺼내든 반의 멤버들은 “공연 끝에 ‘내가 뭘 본 거지?’ 싶을 거다”라고 덧댔다. “몸으로 겪고 느껴라, ‘싯다르타’처럼 변화를 느끼게 될 겁니다.”
  • 소리, 호흡, 연주… 그저 만나게 할 뿐

    소리, 호흡, 연주… 그저 만나게 할 뿐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 기념“전통과 현대, 언어와 악기처럼서로 다른 기준 만나 음악 전달”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공연장 안에 공조기 돌아가는 소리, 관객이 자리에 앉아 옷을 여미는 소리, 동반자와 속삭이는 소리가 뒤섞이며 공간은 점차 생동감을 얻는다. 한글과 알파벳 자음이 적힌 커다란 현수막이 천장에서 바닥을 타고 맞은편 천장으로 이어져 관객을 감싼다. 15㎝ 높이의 낮은 무대를 원형으로 둘러싼 방석과 의자에 앉은 관객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거대한 미디어 아트의 일부가 된다. 오는 3~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Sync Next) 26’의 개막작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공연장 안 모든 존재가 지닌 소리의 질감이 만나는 무대다. 지난 2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해미 클레멘세비츠는 이번 공연을 두고 “전통과 현대, 언어와 악기의 질감처럼 서로 다른 기준이 만나 음악이라는 형태로 전달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출신 사운드 아티스트 클레멘세비츠는 ‘싱크 넥스트 25’에서 선보인 무용작 ‘핑크’와 서울시무용단 ‘스피드’의 음악으로 한국 관객을 만나왔지만, 그의 본령은 시각예술과 소리를 잇는 작업에 있다. 국립미술학교 마르세유 보자르(Beaux-Arts de Marseille)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2013년 한국에 와 설치미술과 작곡, 연주를 결합한 작업을 국공립 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 등에서 선보여왔다. 이번 무대의 중심에는 클레멘세비츠와 해금 연주자 김예지, 옛 현악기 비올라 다모레를 켜는 프랑스의 올리비에 마랭이 있다. 김예지와 마랭은 2024년 처음 공연을 함께했고 지난해 클레멘세비츠가 이들의 공연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불수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과 프랑스의 소리를 잇는 구상을 더해, ‘핑크’로 맺은 싱크 넥스트 25의 인연으로 세종문화회관에 다리를 놓았다. 클레멘세비츠의 작업 뿌리는 어린 시절에 있다. 화가였던 아버지가 1990년대 한국에서 전시를 열고 한글책과 전통음악 음반을 사 와 한국어에 호기심이 생겼다. 아홉 살 무렵엔 자기만의 알파벳을 만들어 썼던 그에게 한국어는 기호이자 소리이자 이미지로서 오랜 화두가 됐다. 원형의 스피커를 자음 ‘ㅇ’으로 삼고 모음을 덧댄 사운드 퍼포먼스 ‘OUI(위)-우이’(2022)에서 지속되는 소리 위에 악기 소리를 쌓아 음악을 빚어냈던 실험이 이번 공연으로 확장됐다. 같은 ‘우’라도 한국어와 프랑스어에서 미묘하게 갈라지는 모음, 그 음을 길게 뽑는 정가(조윤영)와 중세 성가(크리스티앙 플루아)의 선율 위로 해금·거문고(심은용)·비올라 다모레·드럼이 끼어든다. 다섯 챕터로 이뤄진 공연은 유럽 선율에 국악기를 포개고 동서양의 옛 목소리를 교차시킨다. 4장은 S씨어터의 공간 그 자체에서 태어났고, 5장은 그가 온전히 작곡해 여섯 연주자의 소리가 한데 울린다. 극장 구성도 흥미 요소다. 원형 객석 한가운데 십자 단상이 놓이고 거문고와 드럼이 한 축의 양 끝에서 정가와 중세 성가 가창자가 다른 축 끝에서 마주 본다. 스피커들은 관객 틈을 오가며 소리를 흩뜨린다. “이 공연이 어떤 의미를 전하려고 만들었느냐는 질문은 저한테는 참 어렵다”는 클레멘세비츠는 “계속 탐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미술과 음악이라는 다른 전공, 이질적인 동서양 악기의 부딪힘은 진행형이다. “완성이란 결국 합의”라는 그가 좇는 것은 “이질적인 요소를 최대한 덜 이질적으로 느끼게 하는 만남”이다. 세종문화회관과 프랑스 국립 기메 동양박물관이 공동 제작한 작품은 ‘더 윈드 앤 샌드 투어-소닉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투어를 이어간다. 투어는 오는 7일 일민미술관에 이어 10월엔 파리 기메 박물관, 영국 런던 스톤네스트로 향한다. 공간마다 순서와 길이를 달리하며 완성하는 공연이 어떤 형태가 될지 S씨어터에서 처음 확인할 수 있다.
  • 요즘 핫한 예술 궁금하다면

    요즘 핫한 예술 궁금하다면

    세종문화회관이 실험정신을 꾹꾹 눌러담은 예술작품으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세종문화회관은 16팀이 10개 프로그램, 총 28회 공연을 선보이는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Sync Next 26)을 오는 7월 3일부터 두 달 동안 선보인다. 탈춤과 메탈, 음악과 텍스트, 포크, 전자음악에 서커스까지 장르 경계를 넘고 이질적인 요소를 작품에 공존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16팀이 10개 프로그램, 총 28회 공연 27일 제작 발표회에서 안호상 사장은 “1978년에 이렇게 큰 공연장이 문을 열면서 가졌던 상징성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퇴색되고 부족한 점들이 많았다”면서 “프랑스 파리의 테아트르 드 라 빌, 영국 런던의 로열 페스티벌 홀 등은 오래 되고 시설이 열악한 약점을 콘텐츠로 극복했고 좋은 아티스트들을 배출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들이 19~20세기 예술을 이끌었다면 현시대는 우리 ‘싱크 넥스트’가 컨템퍼러리 플랫폼으로서 흐름을 주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막작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7월 3~5일)는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 공연이기도 하다. 프랑스 출신 사운드 아티스트인 해미 클레멘세비츠와 해금연주자이자 작곡가 김예지 등 프랑스와 한국 아티스트 6인이 뭉쳤다. 한국어와 프랑스어 언어 구조를 연구하고 정가와 프랑스 중세 성악, 동서양의 악기를 활용해 색다른 소리의 장을 펼친다. 천하제일탈공작소, 반(baan)은 7월 10~11일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를 출발점 삼아 탈춤이 가진 재담과 몸짓에 강렬한 메탈을 조합했다. 김관지 안무가는 ‘킬링 하이라키’(7월 24~27일)로 위계가 생성되고 전복되는 사회상을 구현하고, 김혜경 안무가는 ‘묘묘: 고양이 무덤’(8월 21~24일)으로 사라지고 잊히는 죽음에 대한 사유를 무용으로 풀어낸다. 이번 ‘싱크 넥스트’에서는 서커스를 처음 선보인다. 코드세시(8월 1~3일)는 ‘놀이터’를 모티브로 기예와 오브제를 접목해 기술적인 묘기를 넘어 구조와 감각을 함께 다루는 공연 형식으로 확장한다. 포크 음악과 영상을 결합한 여유와 설빈(7월 17~19일), 지난 1월 두산아트랩에 이어 규모를 키운 음이온의 ‘개기일식 기다리기’(8월 7~10일), 국악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작곡가 이하느리의 첫 장편 무대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8월 15~17일) 등 다양하게 꾸몄다. 프로듀서 제이플로와 래퍼 짱유는 테크노 사운드와 퍼포먼스로 장식한 ‘힙노시스테라피’(9월 4~5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탈춤·메탈·서커스 공존… 김창완 밴드도 한국 대중음악의 정서를 품은 김창완밴드(8월 28~29일)도 ‘싱크 넥스트’의 한 축을 장식한다. 이날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가수 김창완은 “내년이면 활동 50년 된 가수에게 컨템퍼러리라는 말이 합당한가 되물었다”면서 “낡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내 노래들이 현재성을 획득하는 시간이라고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왁, 부드러운 소재 차별화… 쾌적한 착용감 자랑

    왁, 부드러운 소재 차별화… 쾌적한 착용감 자랑

    추위가 지나고 골프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컨템퍼러리 퍼포먼스 골프웨어 브랜드인 ‘왁’(WAAC)은 2025 봄여름(SS) 컬렉션을 통해 이번 시즌을 강타할 골프웨어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한다. 왁은 ‘레스트 인 네이처’(Rest In Nature)를 테마로 골프 필드를 단순한 경기장이 아닌 다양한 힐링의 공간으로 표현한 컬렉션을 선보인다. 파스텔 색조의 컬러,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패턴 등의 요소를 의류에 반영했다. 우선 컬러로는 봄철에 어울리는 핑크, 노랑, 하늘색 등의 채도가 낮은 색상을 활용해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뭇잎과 꽃 등 자연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과 그래픽을 선보이고 숲속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담은 패턴으로 왁만의 감각적인 스타일의 점프 슈트도 제안한다. 소재도 차별화했는데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인 시폰, 봄에 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코튼과 유사한 질감을 가진 원단 구성을 확대해 필드에서도 쾌적한 착용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방수 기능이 있는 레인코트, 고신축 나일론 스판 원단을 사용한 ‘집업 아노락’(지퍼와 모자가 달린 가볍고 짧은 재킷) 등 실용성이 높은 아이템을 비롯해 핸드니팅(손뜨개)으로 제작된 반소매 카디건도 새롭게 선보인다. 왁의 신상품은 왁 오프라인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 ‘코오롱몰’, ‘더카트골프’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 ‘퉁소소리’ ‘일무’ ‘파우스트’… 세종문화회관 ‘BEST 11’ 선보인다

    ‘퉁소소리’ ‘일무’ ‘파우스트’… 세종문화회관 ‘BEST 11’ 선보인다

    올해 ‘제작극장 선언’을 한 세종문화회관이 연극 ‘퉁소소리’를 비롯해 모두 11편의 레퍼토리 작품을 선보인다. 23일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국내외 무대에서 검증받은 서울시예술단의 레퍼토리를 2025년 시즌 라인업에 대거 담았다. 레퍼토리는 상시 공연이 가능한 극장의 고유 작품을 말한다.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화제를 모은 서울시극단의 연극 ‘퉁소소리’,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전회차 매진을 기록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서울시오페라단의 ‘파우스트’, 4년 연속 매진을 기록한 서울시합창단의 ‘헨델, 메시아’, 방송인 이금희가 해설을 맡은 ‘가곡시대’, 클래식과 국악이 어우러지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믹스드 오케스트라의 ‘넥스트 레벨’, 서울시발레단의 ‘캄머발레’ 등이 레퍼토리로서 무대에 오른다. ●공연 86% 예술단 작품 구성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공연 29편 중 86%인 25편을 예술단 작품으로 구성하는 등 예술단 중심 기조를 펼칠 방침이다. 다양한 신작도 선보인다. 국내 유일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표방하며 지난해 창단한 서울시발레단은 요한 잉거의 ‘워킹 매드’와 ‘블리스’ 두 작품을 아시아 최초로 공연한다. 잉거는 ‘무용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우수 안무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안무가다. 오하드 나하린의 ‘데카당스’도 선보인다. 영국국립발레단 리드 수석 이상은,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수석 최영규가 올해 객원 수석으로 함께한다. ●오페라 ‘아이다’ ‘마술피리’ 공연 서울시무용단은 서양철학 개념 ‘미메시스’(모방)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작품을 공연한다. 한국 춤의 뿌리인 장단과 속도를 변주한 ‘스피드’도 무대에 올린다.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은 ‘소망’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준비했다. 주세페 베르디의 명작 ‘아이다’와 인기 공연 ‘오페라 갈라’, 야외 오페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등이다. 서울시관현악단은 창단 60주년을 맞아 공연 ‘헤리티지’를 개최한다. 영화 ‘올드보이’의 주제곡을 만든 이지수 작곡가 등이 함께한다.
  • “발레는 마르지 않는 샘물…하고픈 일에 ‘이유’ 없다”[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발레는 마르지 않는 샘물…하고픈 일에 ‘이유’ 없다”[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발레는 마르지 않는 샘물입니다. 무용수의 표현도, 관객의 해석도 서로 무궁무진하니까요.”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소녀에게 ‘다한증’은 치명적이었다. 손에 땀이 줄줄 흐르는데 건반을 제대로 칠 수 있을 리 없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발레 공연 ‘백조의 호수’가 흘러나왔다. 아름다운 발레복과 토슈즈에 어린 소녀는 단숨에 매혹됐다. 초등학교 6학년, 예중 입시를 준비하기엔 다소 늦었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세간의 기준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국립발레단·광주시립발레단에 이은 세 번째 공공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이 지난 2월 출범했다. 공공발레단 창설은 무려 48년 만이다. 서울시발레단의 첫 시즌 무용수로 발탁된 발레리나 원진호(33)를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만났다. 지난달 창단 첫 공연인 ‘봄의 제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는 8월 무대에 오르는 ‘한여름 밤의 꿈’ 연습에 막 돌입한 참이었다. “어렸을 땐 체형상 이점이 컸어요. 팔다리가 길고 발등도 잘 굽었으니까.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기회가 주어졌죠. 몸에서 정신으로 중심이 옮겨간 것은 30대부터입니다.” 발레는 철저한 몸의 예술이다. 그러나 정신적인 성숙 없이는 그저 따분한 몸짓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선화예중·고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영재 입학. “중학교 땐 반에서 꼴찌를 했었다”고는 하지만 명실공히 예술가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건 부정할 수 없다. 2012년 남아프리카 국제발레콩쿠르 2관왕까지 승승장구의 나날이 이어졌지만 이내 시련이 찾아왔다. “2017년 미국 활동 당시 연습 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됐어요. 수술하고 무려 1년 6개월이나 재활에 매달렸죠.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냐고요? 저는 오히려 조금 잘됐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커리어를 통째로 날릴 뻔한 위기를 기회로 바꾼 건 무용수의 마음가짐이었다. 이리된 김에 그간 해 보지 못한 걸 다 해 보자고 마음먹었단다. 미국 한식당 주방에서 요리도 해 보고, 술집에서 바텐더로도 일했다. ‘세상 사람 다 비슷해 보여도 나름의 고충이 있구나’, 오로지 발레만 하던 시절엔 도저히 할 수 없던 생각이다. “틀에 갇힌 걸 좋아하지 않아요. 클래식보단 컨템퍼러리 발레가 제게 더 맞는 옷처럼 여겨지죠. 아직 우리나라에선 컨템퍼러리 인지도가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이런 춤도 있구나’ 하고 봐 주시면 어떨까요.” 서울시발레단은 창단과 동시에 컨템퍼러리를 지향하는 발레단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고전에만 국한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선 동시대 예술로서의 발레를 관객에게 보여 주겠다는 계획이다. 발레 자체의 저변이 그리 넓지 않은 한국에서 상당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원진호가 ‘보깅’ 등 현대의 다양한 춤을 공부하고 이를 발레에 접목하는 개인적인 실험을 하는 이유다. 발레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은퇴 후 발레를 가르치는 교육자로서의 길도 고민하고 있다. “언젠가 제게 레슨을 받는 제자에게 해 줬던 말이에요. 하고 싶은 일에 ‘이유’를 만들지 말라고. 이유가 있으면 그게 무너지는 순간 포기하게 되잖아요. 이유를 댈 수 없이 그냥, 마냥 좋은 일일 때 끝까지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 “시대상 담은 발레… 서울시민 문화갈증 해소”

    “시대상 담은 발레… 서울시민 문화갈증 해소”

    국내 첫 공공 컨템퍼러리(현대) 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이 창단했다. 국내 클래식 발레단과 달리 서울시발레단은 오늘날의 시대상을 담은 안무가의 창작물과 한국적 독창성이 담긴 작품들을 지향한다는 게 차별점이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20일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통해 시대와 호흡하는 컨템퍼러리 발레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국내에 공공발레단이 창단된 건 국립발레단(1962년), 광주시립발레단(1976년)에 이은 세 번째로 48년 만이다. 이날 창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내 발레의 저변이 부족하고 티켓 가격도 부담스러워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시민들이 즐기기에 충분치 않았다”며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 K콘텐츠의 스펙트럼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발레단은 오는 4월 창단 사전공연으로 현대무용 대표작과 창작 발레를 재구성한 ‘봄의 제전’(안무 안성수·유회웅·이루다)을 선보인다. 이어 8월 창단 공연은 재미 안무가 주재만이 연출·안무를 맡은 셰익스피어 원작의 ‘한여름 밤의 꿈’을 국내 초연한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클래식 발레를 하는 상황에서 서울시발레단까지 (클래식 발레를) 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며 “세계적 발레 흐름도 클래식 발레와 현대 발레가 5대5가 되고 있다”고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시발레단은 단장(예술감독)과 단원이 없는 ‘프로덕션 시스템’ 운영 방식을 실험한다. 단장과 정년이 보장된 단원으로 운영되는 기존의 공공예술단 시스템을 탈피해 안무가와 작품별로 공연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매 시즌 선발된 시즌 무용수와 프로젝트 무용수,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200여명의 한국인 무용수가 객원으로 무대에 선다. 창단 첫 시즌 무용수로 129명의 오디션 참가자 중 선발된 김소혜(34), 김희현(37), 남윤승(22), 박효선(35), 원진호(33) 등 5명이 올 시즌 공연을 이끈다. 프로젝트 무용수 17명도 선정됐다. 안 사장은 “궁극적으로는 예술감독 체제를 지향하지만 향후 1~2년 동안은 새로운 공공모델 방식으로 운영할 생각”이라며 “시즌 단원제는 많은 무용수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은 독창적인 자체 레퍼토리를 조기에 개발하면서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라이선스 공연과 신작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 2030 홀린 여우, 독일서 온 보스… K그린서 첫 라운딩 뜬다

    2030 홀린 여우, 독일서 온 보스… K그린서 첫 라운딩 뜬다

    ‘MZ세대 신명품’ 메종키츠네첫 골프라인 한국서 4월 공개휴고보스도 아시아 공략 준비美 블랙클로버도 출시 예고빈폴골프, 전인지 내세워 재단장올봄 그린 위 ‘패션 대전’ 치열 2030세대 사이에서 불었던 골프 광풍이 한풀 꺾인 가운데 올봄 골프복 시장에선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로 인해 불안한 소비심리와 함께 해외여행 자유화, 테니스 열풍 등 고객 선택지가 넓어지면서다. 업계는 시장 양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골프 인구가 늘어난 만큼 팬층을 다지거나 입지를 강화하려는 각 업체의 시도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팬덤이 확실한 인지도 높은 글로벌 브랜드의 시장 참전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종키츠네’, ‘휴고보스’, ‘에코’ 등 굵직한 라이선스 브랜드가 골프복 시장에 진입한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이 독점 수입하는 메종키츠네는 올해 상반기(4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골프 라인을 선보인다. 여우 로고를 심벌로 하는 이 프랑스 브랜드는 ‘신명품’의 선두주자로 최근 수년간 MZ세대(20~30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메종키츠네만의 감성을 담아 이른바 ‘영리치’(젊은 자산가) 골퍼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첫 시즌 반응을 바탕으로 유통망을 확장하는 한편 글로벌 역수출까지 타진한다. 독일의 남성복 브랜드 휴고보스도 국내 기업과 골프복 라이선스 계약을 마치고 글로벌 첫 골프 라인을 준비 중이다. 하이테크 소재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앞세우는 한편 한국을 기반으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파트너로는 ‘PXG어패럴 신화’를 쓴 신재호 카네·로저나인 회장을 낙점했다. 신 회장은 알록달록한 디자인이 중심이었던 골프복 시장에 ‘블랙&화이트’ 열풍을 불러오며 출범 4년 만에 연매출 1400억원(클럽매출 포함)을 쓴 바 있다.네잎클로버가 새겨진 메모리핏 모자로 유명한 미국 골프 브랜드 ‘블랙클로버’의 의류도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랙클로버의 국내 유통을 총괄하고 있는 비씨케어는 지난해 8월 모자·용품 론칭에 이어 본사와의 의류 라이선스 계약을 마치고 올해 본격적으로 골프의류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캉골’과 ‘헬렌카민스키’ 등을 전개하고 있는 에스제이그룹은 덴마크 라이선스 라이프스타일 골프웨어 브랜드 에코골프를, ‘캘빈클라인’, ‘DKNY골프’ 등을 운영하는 코웰패션은 벨벳 등 독특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유명한 ‘쥬시꾸뛰르’로 골프의류를 새롭게 선보인다. 잦아든 골프 열풍에도 대어급 신규 브랜드의 국내 골프복 론칭은 한국 등 아시아 골프복 시장이 아직도 성장세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복 시장 규모는 6조 3350억원으로 직전 연도(5조 6850억원)보다 약 11% 확대됐다. 2018년과 비교하면 50% 이상 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기존 골프복 브랜드들도 입지 강화에 나선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지포어’는 올봄 ‘데님’ 소재를 앞세운다. 기존 캐주얼하게 인식되던 데님 소재를 고급스럽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국내 출시 2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지포어는 올해도 프리미엄 골프복 브랜드로서의 선두 이미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코오롱Fnc의 ‘왁’은 올해 캐릭터 ‘와키’의 세계관 확장을 통해 ‘캐릭터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북미시장, 대만 등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삼성물산패션부문의 ‘빈폴골프’도 재단장을 마쳤다. 빈폴골프는 올해 전인지 선수로 모델을 교체하고 전 선수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브랜드에 입힌다. 자전거바퀴와 홀컵 안의 골프공을 의미하는 2개의 원, 알파벳 B를 강조한 브랜드 신규 로고도 선보였다.지난해 하반기 정식 골프 라인을 선보인 삼성물산패션부문의 컨템퍼러리 브랜드 ‘구호’도 올봄 볼륨과 곡선이 강조된 디자인을 내놨다. 애시드코랄, 파우더핑크를 조합한 색으로 화사함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골프 브랜드 관계자는 “골프웨어 시장이 지난해 고속 성장했기 때문에 올해는 성장률 둔화가 예상된다”면서도 “이 가운데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확고하고 경쟁력 있는 브랜드는 지속적인 고객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공연장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들/무용평론가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공연장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들/무용평론가

    2000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개관해 22년 동안 최첨단 예술 메카로 자부해 온 LG아트센터가 강서구 마곡으로 옮겼다.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착공 4년 6개월 만인 지난 10월 재개관하면서 이름도 ‘LG아트센터 서울’로 바꿨다. 역삼에서만 총 450만명의 관객이 867편의 작품을 관람했다는데, 무용작품이 차지한 비중도 만만치 않았다. 가장 먼저 독일의 거장 피나 바우슈가 떠오른다. 개관작으로 올린 ‘카네이션’을 시작으로 한국을 소재로 만든 ‘러프 컷’ 등 총 여덟 작품을 올렸다. 세계 어느 극장과 비교해도 많은 수다. 그 외에도 남자 백조로 선풍을 일으킨 영국 안무가 매슈 본의 ‘백조의 호수’, 러시아 특유의 드라마 발레를 선보인 보리스 에이프만의 ‘차이콥스키’ 등 세계적으로 이목을 끈 화제작은 대부분 거쳐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기 마랭, 필리프 드쿠플레 등 저명한 프랑스 현대 무용가의 신작도 영락없이 소개됐다. 국내 안무가를 중심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노력도 없진 않았지만, 그보다는 이 시대를 대표할 만한 해외 우수작을 소개하며 ‘컨템퍼러리 댄스의 성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역삼보다 2.5배나 넓어진 마곡 시그니처홀 무대에는 첫 무용작품으로 영국 안무가 아크람 칸의 ‘정글북: 또 다른 세계’가 올랐다(11월 18~19일). 기후위기가 낳은 지구상의 난제를 잘 알려진 이야기로 풀고자 했다는 의도가 말해 주듯이 아크람 칸이 재해석한 정글북은 해수면이 상승해 바다가 육지를 거의 삼켜버린 미래가 배경이다. 인간이 버리고 간 땅은 동물들이 점령했고, 가족을 잃고 바다에 빠진 소녀를 늑대 무리가 발견한다는 설정이다. 원숭이, 늑대, 곰 등을 표현하기 위해 무용수들은 전신을 이용해 각각의 동물을 모사했다. 기괴하리만큼 사실적이어서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다. 극을 통해 기후변화를 인식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적이지만 작품 제작에서도 탄소 배출 최소화를 직접 실천했다. 무대 세트를 없애고 배경은 물론 새, 코끼리 등의 동물도 애니메이션으로 대체했다. 프로젝션과 영상만으로 표현한 무대는 기술과 예술의 조화를 감상하기에 제격이었다. SF영화 한 장면이 떠오를 만큼 흥미진진했고, 서사적 맥락을 잘 표현했다. 흠이 있었다면 반복적으로 스크린에 투사되는 한국어 자막이었다. 무용극 형식을 강조하다 보니 줄거리를 나열하고 설명해야 했는데 그때마다 등장하는 내레이션을 해석한 자막이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아크람 칸이 시의성에 민감한 안무가라면 뒤를 이어 소개될 프랑스 안무가 요안 부르주아는 초현실세계를 구현하는 몽상가다. 무용과 서커스를 접목한 예술로 명성을 얻은 그가 보여 줄 작품은 ‘기울어진 사람들’과 ‘오프닝2’이다(11월 25~27일). 첫 내한공연이지만 애플 에어팟 광고, 패션브랜드 갭 광고에 2017년 발표한 ‘위대한 유령’ 영상이 온라인으로 소개되면서 국내 팬층이 두터운 터라 개관프로그램 중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LG아트센터가 공연계에 남긴 업적은 무엇보다 경영 혁신에서 비롯됐다. 1년 프로그램을 담은 시즌제를 도입하고 초대권을 없앴다. 청탁금지법과 함께 공연계 오랜 관행인 초대권 문화가 지금은 사라졌지만 22년 전 개관 당시만 해도 파격적이었다. 이런 운영방침을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예술가들 작품을 시차 없이 소개해 애호가층은 탄탄해졌고, 세계적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마곡에서의 두 번째 장은 그동안 쌓은 예술적 신뢰에 덧붙여 공공성도 추구한다. ‘건축학교’, ‘몸으로 예술놀이’ 등의 교육프로그램이 주목된다. 앞으로 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커뮤니티센터로서의 역할도 소화하리라 기대한다. 운영방식과 프로그램에서 파격과 혁신을 추구했던 만큼 더 좋은 시설과 환경 속에서 공연계 아방가르드 아이콘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 “엘레강스하면서 정확한 프랑스 발레 기대하세요”…박세은 ‘에투알 갈라’로 금의환향

    “엘레강스하면서 정확한 프랑스 발레 기대하세요”…박세은 ‘에투알 갈라’로 금의환향

    “엘레강스하면서 정확한, 섬세하면서도 세련된 프랑스 발레 기대하세요.” 353년 역사를 가진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동양인 최초의 에투알(수석 무용수)이 된 박세은(33)이 오는 28~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를 앞두고 금의환향했다.25일 광진구 세종대에서 진행된 단체 인터뷰에서 그는 “프랑스 발레의 매력을 보여 줄 좋은 작품을 많이 갖고 왔다”며 “파리 오페라 발레단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외의 작품도 저희만의 스타일로 춤을 추기 때문에 분위기와 공기가 다르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두 사람이 추는 춤)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 파드되, 컨템퍼러리 작품인 ‘달빛’, ‘애프터 더 레인’ 등으로 구성됐다. 관전 포인트로 박세은은 ‘인 더 나이트’를 꼽았다. 그는 “객석에서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 ‘(이 춤은) 프랑스 사람이 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프랑스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의상과 무대 배경,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쇼팽 음악, 프랑스 무용수들의 자연스러운 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에투알 갈라’에는 폴 마르크, 도로테 질베르, 발랑틴 콜라상트, 제르망 루베, 엘루이즈 부르동, 록산느 스토야노프, 제레미 루 케르 등 파리 오페라 발레단 주역들이 함께한다. 박세은은 그중 폴 마르크와 ‘로미오와 줄리엣’ 파드되, ‘인 더 나이트’ 제1커플 파드되 무대 등에 함께 선다. 박세은은 “폴과는 눈빛만 봐도 상대가 뭘 원하는지 안다”며 “춤에 대한 철학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파트너”라고 했다. 이어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할 때 저희 둘 다 의상이 흠뻑 젖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힘들었다”며 “객석에서 볼 때 힘들어 보이지 않도록 쉽게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박세은은 이번 무대로 에투알로서의 첫 시즌을 마무리하고 9월부터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한다. 그는 “올해 시즌을 고국에서 끝낼 수 있게 돼 굉장히 설레고 행복하다”며 “시즌 막바지엔 많은 무용수들이 지치기 마련인데, 사실 이럴 때 가장 좋은 춤이 나온다”고 웃었다.
  • 부르튼 발, 파리의 별… 서울서 봄

    부르튼 발, 파리의 별… 서울서 봄

    한 사진가가 남긴 발레리나 사진. 그의 맨발에 눈이 간다. 검게 변한 엄지발톱, 불툭하게 튀어나온 뼈. 지난해 6월 세계 최정상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수석무용수)이 된 박세은(사진)의 발이다. 1669년 설립된 발레단의 352년 역사상 한국인 최초는 물론, 동양인 최초 에투알이라는 역사를 만든 발이기도 하다. 30일 서면으로 만난 박세은은 “사람들이 제 발을 보며 불쌍하다고 하는데 사실 발레리나에게 이런 고통은 아무렇지 않아서 평소에는 아무 생각이 없다”면서도 “아주 가끔 저도 제 발을 보고 깜짝 놀라곤 한다. 연습의 흔적이라 뿌듯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그가 ‘파리오페라발레 2022 에투알 갈라’로 금의환향한다. 오는 7월 28~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다. 에투알이 된 뒤 첫 고국 무대다. 이번 공연에는 도로테 질베르, 발랑틴 콜라상트, 제르망 루베, 폴 마르크 등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주역들이 함께한다. 박세은이 작품을 고르고 무용수도 섭외했다. 그는 “시대를 대표하는 안무가와의 작업을 국내 팬들께 소개할 기회가 생겨 감사한 마음으로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인 더 나이트’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벌써 저희 발레단 에투알 출신 발레리노 에르베 모로가 출연진을 지도하고 있다”며 기대를 높였다. 프로그램은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시즌 레퍼토리 가운데 고전인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두 사람이 추는 춤), ‘잠자는 숲속의 미녀’ 파드되 등과 컨템퍼러리 작품인 ‘달빛’, ‘애프터 더 레인’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쇼팽의 피아노곡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인 더 나이트’는 파리오페라발레단 소속 피아니스트 엘레나 보네이가 직접 내한해 라이브 연주를 선보이며 파리 가르니에 극장과 바스티유 극장의 분위기를 재현할 예정이다. 어느덧 에투알에 오른 지 1년이 다 돼 가는 그가 느낀 왕관의 무게는 어땠을까. “어느 순간부터 저의 공연이 발레단 전체 퀄리티와 연결되다 보니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커진 게 사실이에요.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갈라 공연 섭외가 들어와 수년 뒤까지 스케줄이 잡혀 있지요. 하지만 춤에 대한 마음가짐은 항상 같아요. 배우는 자세로 매일 연습에 임해서 그런지 힘든 것보다는 재미가 더 커요.”아직 관객에게 보여 주고 싶은 춤이 많다. 그는 “해 본 작품보다 못 해 본 작품이 더 많기 때문에 여러 작품을 통해 충분한 경험을 쌓고 싶다”며 “특히 ‘잠자는 숲속의 미녀’ 전막과 ‘카멜리아 레이디’(춘희), ‘마농’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클래식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예술관을 넓히기 위해 다른 분야 춤의 묘미도 알아 가려고 노력 중이다. 현대무용을 하면서도 클래식 발레에 접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갈라가 아닌 전막 공연으로 한국 팬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전막 내한 공연은 1993년 ‘지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서 갈라가 아닌 전막 발레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지젤’을 한다면 더욱 여한이 없겠지요.” 
  • LG아트센터, 역삼 떠나 ‘마곡 시대’로

    LG아트센터, 역삼 떠나 ‘마곡 시대’로

    LG아트센터가 서울 강서구 마곡 지역으로 터전을 옮긴다. LG아트센터는 내년 2월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하데스타운’을 끝으로 역삼동 공연장 문을 닫고 내년 10월 마곡 공연장 시대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마곡동 LG아트센터(조감도)는 서울식물원 인근 독립 공간에 1335석 규모의 그랜드 시어터와 365석짜리 블랙박스 등 두 개의 공연장으로 구성된다. LG아트센터만의 특색을 담은 기획공연은 물론 가족 단위나 지역 관객 등 더욱 폭넓은 프로그램을 내보인다는 계획이다. 심우섭 LG아트센터 대표는 “마곡은 잠재력에 비해 문화예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충분치 않은 지역이었다”면서 “(이전에 대한) 고민과 우려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에 더욱 초점을 맞췄고, 문화와 예술, 과학이 어우러진 서울의 새로운 문화예술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00년 3월 27일 개관한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는 867편의 작품을 6300회 공연했고, 450만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특히 기획공연 ‘CoMPAS’ 시리즈를 통해 398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국내 컨템퍼러리 공연 시장을 다졌다. 피나 바우슈, 매슈 본, 로베르 르파주, 이보 반 호프, 레프 도진 등 세계 공연예술계 거장들의 연극과 무용 작품, 재즈의 전설 소니 롤린스, 웨인 쇼터의 내한 공연을 비롯해 쿠바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등 재즈와 클래식, 월드뮤직까지 다양한 음악 공연도 선보였다. 연출가 장진·양정웅·서재형·고선웅, 소리꾼 이자람, 안무가 안은미·홍승엽·정영두 등 국내 창작진과의 협업도 큰 호응을 얻었다.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9개월 동안 장기 대관 공연한 것을 포함해 ‘아이다’, ‘스위니 토드’, ‘빌리 엘리어트’, ‘라 카지’, ‘마틸다’ 등의 국내 초연으로 뮤지컬 시장을 넓히는 데도 기여했다. 이현정 LG아트센터 공연사업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시즌제와 패키지 제도, 초대권 없는 공연장으로 더욱 과감하고 유연하게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었고 관객들에게 더욱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오아이오아이(OIOI), 블랙핑크 로제 모델 선정…첫 화보 발표

    오아이오아이(OIOI), 블랙핑크 로제 모델 선정…첫 화보 발표

    파인드폼(FINDFORM)이 전개하는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5252바이오아이오아이(5252 BY OIOI)와 컨템퍼러리 브랜드 오아이오아이컬렉션(OIOICOLLECTION)이 블랙핑크 로제를 모델로 발탁했다고 17일 밝혔다.블랙핑크의 메인 보컬이자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로제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는 물론 밝고 트렌디한 매력을 두루 갖춰 5252바이오아이오아이가 추구하는 방향성에 부합해 모델로 발탁했다는 것이 브랜드 측 설명이다. 또한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 유통망 확대에 나선 5252바이오아이오아이는 로제와 함께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와 입지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5252바이오아이오아이의 2021 Pre-Fall 컬렉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모델 활동을 전개하는 로제는 최근 첫 화보 촬영을 마치고 그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화보 속 로제는 2021 시그니처 후디와 슬림한 블랙 바이크 쇼츠를 매치해 스포티한 무드의 캐주얼룩을 연출했다. 로제가 착용한 제품은 5252바이오아이오아이의 시그니처 후디로 트윌지에 아플리케로 포인트를 준 2021 FW 시즌 메인상품이다. 슬랙스나 스커트는 물론 쇼츠와 데님 등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전천후 아이템으로 다양한 컬러 옵션은 물론 S부터 XL까지 사이즈 폭도 넓어 여성과 남성 모두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이외 니트와 비니 등 다양한 FW 캐주얼웨어들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브랜드 관계자는 “매 시즌 위트 있는 아이디어와 실용성을 더한 컬렉션으로 MZ 세대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5252바이오아이오아이가 독보적인 매력의 소유자 로제와 함께 만들어갈 새롭고 긍정적인 시너지가 벌써부터 기대된다.”라며 “향후 공개될 영상과 화보를 비롯해 오아이오아이컬렉션의 모델까지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5252바이오아이오아이는 17일 로제의 첫 화보 공개와 함께 23일에는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21 F/W의 온라인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한다.
  • 손예진 원피스 46만원? 괜찮아! 구할 수만 있어다오

    손예진 원피스 46만원? 괜찮아! 구할 수만 있어다오

    “원피스 하나 살까 했더니만 벌써 품절이네요. 매장이라도 가봐야겠어요.” 최근 유명 유튜브 골프 채널 ‘임진한 클라스’에 등장한 배우 손예진씨가 입은 골프 원피스(브랜드명 사우스케이프)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가 예고편에서 입은 흰색 사선 플레어 나시 원피스의 가격은 46만원에 육박했지만 해당 원피스는 본편이 공개되기도 전에 온라인숍에서 동이 났다. 온라인 골프 동호회 카페 등에서는 20~40대 여성 골퍼들을 중심으로 ‘어디 제품이냐’, ‘오프라인 매장은 어디냐’, ‘재입고는 언제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국내 골프 산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가운데 9월 골프 성수기를 앞두고 골프 어패럴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 분야에 여성과 젊은층이 대거 가세한 가운데 여윳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골프 비수기인 혹서기(7월 중순~8월 중순)에도 골프 관련 산업은 성장을 이어 갔다. 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전체 점포의 지난 7월 골프 어패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고, 이 가운데 인천터미널점은 신장률이 61% 달했다. 신세계백화점도 40.4%,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24.5% 올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 수준에 달한다.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은 골프를 친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2040세대가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골프존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골프를 치기 시작한 지 3년 이하 골프 입문자 중 65%는 2040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의 중장년층이 골프클럽 같은 장비에 투자를 많이 했다면 2040 젊은 골퍼들은 골프웨어 같은 패션에 관심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20~40대인 젊은 골프 인구가 기존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골프 시장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이 같은 수요에 발맞춰 업계도 젊은 골퍼를 잡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올 하반기 캘러웨이·테일러메이드 등 정통 퍼포먼스웨어 브랜드가 새롭게 브랜드를 정비해 하반기 골프 의류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구호, 타임 등 국내 고급 여성복 브랜드도 고가 골프 라인을 선보이고 나섰다. 디자인은 모던해졌고 가격은 더 비싸진 게 특징이다.삼성물산 구호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라운딩 시에도 모던하고 미니멀한 감성이 깃든 ‘구호스러운’ 골프웨어를 입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구호 골프 캡슐 컬렉션’을 최근 선보였다. 모던한 디자인에 기능성을 더하면서 여유로운 실루엣, 절제된 디테일로 활동성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단품 코디는 물론 다른 상의와 겹쳐 입을 수 있게 한 레이어링 제품이나 소매를 떼어내 반팔과 긴팔로 모두 착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 눈에 띈다.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를 바탕으로 스카이블루를 포인트로 활용하는 등 몸에 딱 맞고 화려한 컬러를 주로 사용해 온 기존의 퍼포먼스형 골프 웨어와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니트톱, 바지 등의 가격은 3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한다.한섬의 고가 여성복 브랜드 타임도 럭셔리 레저라인 ‘타임 1993 클럽’을 통해 지난달 말 골프웨어를 선보였다. 타임 1993클럽 골프웨어는 어떤 제품들과 연출하느냐에 따라 골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활용도가 높도록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아이보리, 브라운, 그린, 검은색을 바탕으로 아가일 무늬 등을 차용해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타임 1993클럽의 원피스는 70만원 중반대, 골프화는 40만원 초중반대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캘빈클라인골프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30~40대 젊은 골퍼를 타킷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의 제품 라인을 선보인다. 캘빈클라인의 오리지널 콘셉트인 모던 프리미엄 컨템퍼러리를 지향하며 기존 퍼포먼스 중심의 한국 골프웨어 시장과는 다른 스타일로 경쟁하겠다는 포부다. 미국 뉴욕 본사 디자인팀이 시즌별 콘셉트를 제안하면 한국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팀이 국내 고객 요구에 맞게 상품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유통은 백화점과 온라인 위주로 전개할 예정이다. 캘빈클라인골프는 오는 18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롯데백화점 5개 점포에 차례로 입점하는 한편 온라인 채널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로 찾는 무신사와 협업해 제품을 전개하기로 했다. 한편 최근 캘러웨이어패럴과 8년 만에 결별한 한성에프아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테일러메이드어패럴을 새롭게 선보인다. 유현주 프로와 전속 계약을 하고 활동성이 좋은 퍼포먼스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스포티즘과 스트리트 감성이 담긴 라이프스타일군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테일러메이드어패럴에 대해서는 기존 캘러웨이 제품보다 15~20%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등 고가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티셔츠, 치마 등 20만원 초중반부터 가격이 설정됐다. 캘러웨이어패럴은 지난달 1일부터 캘러웨이골프코리아가 직접 전개하고 있다. 캘러웨이골프코리아가 선보이는 ‘올 뉴 캘러웨이’ 라인은 고급스러움과 동시에 젊은 골퍼를 위한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색과 패턴을 도입했다. 캘러웨이골프코리아는 기존에 외부 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할인과 프로모션을 통한 판매를 지속하지만 새로 선보이는 올 뉴 캘러웨이 라인은 전국 대리점과 백화점에서만 판매하며 고가 정책을 펼친다. 품질을 높여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게 캘러웨이골프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 비수기에도 잘나가는 골프웨어…더 모던하게 더 특별하게 더 비싸게!

    비수기에도 잘나가는 골프웨어…더 모던하게 더 특별하게 더 비싸게!

    “원피스 하나 살까 했더니만 벌써 품절이네요. 매장이라도 가봐야겠어요.” 최근 유명 유튜브 골프 채널 ‘임진한 클라스’에 등장한 배우 손예진씨가 입은 골프 원피스(브랜드명 사우스케이프)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가 예고편에서 입은 흰색 사선 플레어 나시 원피스의 가격은 46만원에 육박했지만 해당 원피스는 본편이 공개되기도 전에 온라인숍에서 동이 났다. 온라인 골프 동호회 카페 등에서는 20~40대 여성 골퍼들을 중심으로 ‘어디 제품이냐’, ‘오프라인 매장은 어디냐’, ‘재입고는 언제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국내 골프 산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가운데 9월 골프 성수기를 앞두고 골프 어패럴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 분야에 여성과 젊은층이 대거 가세한 가운데 여윳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골프 비수기인 혹서기(7월 중순~8월 중순)에도 골프 관련 산업은 성장을 이어 갔다. 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전체 점포의 지난 7월 골프 어패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고, 이 가운데 인천터미널점은 신장률이 61% 달했다. 신세계백화점도 40.4%,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24.5% 올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 수준에 달한다.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은 골프를 친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2040세대가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골프존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골프를 치기 시작한 지 3년 이하 골프 입문자 중 65%는 2040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의 중장년층이 골프클럽 같은 장비에 투자를 많이 했다면 2040 젊은 골퍼들은 골프웨어 같은 패션에 관심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20~40대인 젊은 골프 인구가 기존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골프 시장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수요에 발맞춰 업계도 젊은 골퍼를 잡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올 하반기 캘러웨이·테일러메이드 등 정통 퍼포먼스웨어 브랜드가 새롭게 브랜드를 정비해 하반기 골프 의류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구호, 타임 등 국내 고급 여성복 브랜드도 고가 골프 라인을 선보이고 나섰다. 디자인은 모던해졌고 가격은 더 비싸진 게 특징이다.삼성물산 구호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라운딩 시에도 모던하고 미니멀한 감성이 깃든 ‘구호스러운’ 골프웨어를 입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구호 골프 캡슐 컬렉션’을 최근 선보였다. 모던한 디자인에 기능성을 더하면서 여유로운 실루엣, 절제된 디테일로 활동성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단품 코디는 물론 다른 상의와 겹쳐 입을 수 있게 한 레이어링 제품이나 소매를 떼어내 반팔과 긴팔로 모두 착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 눈에 띈다.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를 바탕으로 스카이블루를 포인트로 활용하는 등 몸에 딱 맞고 화려한 컬러를 주로 사용해 온 기존의 퍼포먼스형 골프 웨어와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니트톱, 바지 등의 가격은 3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한다. 한섬의 고가 여성복 브랜드 타임도 럭셔리 레저라인 ‘타임 1993 클럽’을 통해 지난달 말 골프웨어를 선보였다. 타임 1993클럽 골프웨어는 어떤 제품들과 연출하느냐에 따라 골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활용도가 높도록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아이보리, 브라운, 그린, 검은색을 바탕으로 아가일 무늬 등을 차용해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타임 1993클럽의 원피스는 70만원 중반대, 골프화는 40만원 초중반대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캘빈클라인골프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30~40대 젊은 골퍼를 타킷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의 제품 라인을 선보인다. 캘빈클라인의 오리지널 콘셉트인 모던 프리미엄 컨템퍼러리를 지향하며 기존 퍼포먼스 중심의 한국 골프웨어 시장과는 다른 스타일로 경쟁하겠다는 포부다. 미국 뉴욕 본사 디자인팀이 시즌별 콘셉트를 제안하면 한국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팀이 국내 고객 요구에 맞게 상품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유통은 백화점과 온라인 위주로 전개할 예정이다. 캘빈클라인골프는 오는 18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롯데백화점 5개 점포에 차례로 입점하는 한편 온라인 채널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로 찾는 무신사와 협업해 제품을 전개하기로 했다.한편 최근 캘러웨이어패럴과 8년 만에 결별한 한성에프아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테일러메이드어패럴을 새롭게 선보인다. 유현주 프로와 전속 계약을 하고 활동성이 좋은 퍼포먼스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스포티즘과 스트리트 감성이 담긴 라이프스타일군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테일러메이드어패럴에 대해서는 기존 캘러웨이 제품보다 15~20%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등 고가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티셔츠, 치마 등 20만원 초중반부터 가격이 설정됐다. 캘러웨이어패럴은 지난달 1일부터 캘러웨이골프코리아가 직접 전개하고 있다. 캘러웨이골프코리아가 선보이는 ‘올 뉴 캘러웨이’ 라인은 고급스러움과 동시에 젊은 골퍼를 위한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색과 패턴을 도입했다. 캘러웨이골프코리아는 기존에 외부 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할인과 프로모션을 통한 판매를 지속하지만 새로 선보이는 올 뉴 캘러웨이 라인은 전국 대리점과 백화점에서만 판매하며 고가 정책을 펼친다. 품질을 높여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게 캘러웨이골프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 [유통단신]

    삼성물산 오이아우어, 봄 시즌 ‘모던 마린룩’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온라인 전용 컨템퍼러리 여성복 ‘오이아우어’는 올봄 시즌 모던한 마린 룩을 내세운 1차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시즌 컬렉션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수도이자 항구 도시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람들과 아름다운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고 도시적으로 재해석한 마린 룩을 선보였다. 특히 스카이 블루·핑크·옐로 등 파스텔 색상을 중심으로 여유로운 실루엣과 현대적인 디테일을 적용한 상품들을 제안했다. 이지연 오이아우어 팀장은 “올 봄여름 시즌에는 오이아우어의 감성을 담아 도시적으로 재해석한 ‘모던 마린 룩’을 선보인다”며 “부드러운 파스텔 컬러와 여성스러운 실루엣의 아이템은 페미닌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봄 시즌 1차 컬렉션에 이어 오는 4월에는 2차 출시도 앞두고 있다. 라벤더·옐로·라이트 블루 등 화사한 색상의 원피스 및 블라우스·오이아우어 로고 티셔츠 등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코오롱FnC 브렌우드, 기능성 ‘액션슈트’ 출시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브렌우드’는 활동성이 뛰어난 ‘액션슈트’(ACTION SUIT)를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액션슈트는 특허받은 액션밴드를 적용한 기능성 의류다. 움직임이 잦은 어깨 부분에 스트레치 메시를 적용해 활동성과 통기성을 극대화했다. 일반적으로 슈트는 단정한 외관을 보이지만 그만큼 불편함이 따른다. 하지만 액션슈트는 등판과 소매 전체에 스트레치 안감을 적용해 활동성 높은 비즈니스 정장으로, 혹은 캐주얼한 복장으로도 소화할 수 있다. 또 촉감이 우수한 울 혼방 소재와 하의 허리 조절 훅의 디테일까지 함께 적용해 고급스러운 외관과 실용성을 더했다.
  • 모아트, 여름 시즌 맞이 신제품 ‘컬러래스팅 틴트’ 4종 출시

    모아트, 여름 시즌 맞이 신제품 ‘컬러래스팅 틴트’ 4종 출시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메이크업 지속력에 대한 여성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날씨가 덥고 습해지면 땀과 피지의 영향으로 화장이 쉽게 지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메이크업의 포인트라 할 수 있는 립 메이크업은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마시는 일이 잦으면 쉽게 지워져 지속성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가운데 주식회사 플레이스가 전개하는 컨템퍼러리 뷰티 브랜드 ‘모아트(MOART)’가 여름 시즌을 맞아 컬러가 오래도록 지속되는 ‘모아트 컬러래스팅 틴트’ 4종을 출시하여 눈길을 모으고 있다. 모아트의 컬러래스팅 틴트는 ▲C1 레드리드 ▲C2 제스터레드 ▲C3 텐저린 탱고 ▲C4 칼립소 코랄의 네 가지 컬러로 구성된다. 워터 래스팅 제형으로 촉촉하게 블렌딩되며, 빠른 시간 내에 스며들어 묻어나지 않고, 워터와 픽싱텍스쳐를 동시에 연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수분 보호막이 형성되어 건조함을 막아주고, 히알루론산 성분이 들어있어 끈적이거나 각질 부각 없이 입술에 매끈하게 밀착된다. 입술에 바르면 빠르게 착색되어 여름철 물놀이나 페스티벌 등 야외 활동 시 오랜 시간 립 메이크업이 유지되는 지속력 좋은 틴트로, 여름 립 아이템으로 적합하다. 또한 입술에 바르는 립 제품인 만큼 향을 따로 첨가하지 않아 민감한 사람도 부담 없이 바를 수 있고, 인위적인 향이 아니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다. 한편 모아트는 컬러래스팅 틴트 4종 출시를 기념해 공식 온라인몰에서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모아트 공식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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