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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착] 초고속 제트 드론에 ‘쾅’, 이게 되네?…우크라 “휴대용 미사일로 격추” [영상]

    [포착] 초고속 제트 드론에 ‘쾅’, 이게 되네?…우크라 “휴대용 미사일로 격추” [영상]

    우크라이나군이 휴대용 대공 방어시스템(맨패즈)을 이용해 전장 상공에서 러시아의 제트 추진 드론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제208여단 소속 모나코 요격 무인기 부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콜라이우 지역 상공에서 발생한 방공 작전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여단에 따르면 전날 미콜라이우 상공에 러시아의 제트 추진 드론이 식별되면서 요격 드론과 재래식 방공 무기가 모두 동원된 교전이 벌어졌다. 모나코 요격 무인기 부대는 평소 요격 드론으로 러시아 드론을 방어해 왔지만, 이번에는 휴대용 대공미사일 체계를 사용해 목표물을 격추했다. 이번 사례는 러시아가 급속도로 생산 중인 제트 추진 샤헤드 계열 자폭 드론을 휴대용 대공미사일 체계로 격추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이 쏟아졌다. 일반적으로 러시아가 운용하는 샤헤드 계열 공격 드론은 프로펠러식 엔진을 사용하지만, 이번에 요격된 것은 제트 엔진을 사용한 초고속 제트 추진 드론이었다. 208여단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공중에서 휴대용 미사일을 맞은 러시아 드론이 화염과 함께 폭발한다. 여단 측은 “러시아 드론에 대응하는 방식이 요격 무인기에만 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휴대용 대공미사일 체계로도 공중 표적을 격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도 “러시아 제트 드론에 대한 맨패즈 사용은 우크라이나 방공 부대가 러시아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요격 드론은 이러한 노력의 한 축이며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은 또 다른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다만 여단 측은 이번 교전에 사용된 휴대용 대공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시속 400㎞ 이상 제트 드론, 우크라에 가장 큰 위협러시아는 2022년 이란에서 샤헤드-131과 샤헤드-136 단방향 공격 드론을 도입했고 이를 러시아식으로 변형해 각각 게란-1과 게란-2로 명명했다. 이후 게란-2를 대체·보완하기 위해 제작한 제트 추진 자폭 드론이 게란-4, 게란-5다. 프로펠러 추진식 엔진을 쓰는 게란-2의 최고 속력은 약 185㎞/h인 반면 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게란-4는 500㎞/h, 게란-5는 약 600㎞/h에 달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쉽게 회피한다. 게란-4·게란-5 제트 드론은 올해 초 전장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장 곳곳에서 발견되더니 이달 초에는 이틀 연속 키이우에서 게란-5 제트 드론이 격추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연설에서 “러시아가 지난 4일 동안 우크라이나를 향해 약 1500대에 달하는 다양한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 중 약 800대는 제트 엔진을 장착한 드론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군인들이 상당수의 드론을 격추하고 있다”면서도 “가장 어려운 임무는 제트 드론을 요격하는 것“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앞서 유라시아타임스는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는 충분한 성능의 요격기를 대량으로 배치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더 비싼 재래식 방공 방식에 의존해야 한다. 주로 F-16 전투기를 운용하여 공대공 미사일로 속도가 빠른 러시아 드론을 요격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지상군은 교전 범위 내의 목표물을 향해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두 방법 모두 고속 공격 드론의 대량 발생에 대처할 수 있는 명확한 저비용 해결책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며 “우크라이나가 아직 요격기 개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 “새 요격 드론 시험 성공”젤렌스키 대통령이 ‘가장 어려운 임무’로 꼽았던 제트 드론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요격 드론 시험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새 요격 드론 시험에 성공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15일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하일로 드라파티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보고를 받은 뒤, 제트 드론에 대응할 새 요격 드론의 시험 결과를 전했다. 그는 “시험 중인 새 요격 드론이 샤헤드를 명중시켰지만 요격 드론의 조종 기능 일부는 보완해야 한다”며 “작업은 계속되고 있으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예우헨 흐마라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달 29일 러시아 제트 추진 샤헤드에 대응할 요격 드론 후보 4종을 현장 시험했다고 말했다. 개발 업체와 구체적인 개발 단계는 밝히지 않았다. 흐마라 장관은 당시 “제트 드론을 겨냥한 요격 드론의 성능을 필요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생산량을 수천 대 규모로 확대하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15일 수도 키이우 공격에도 제트 추진 드론을 투입했다. 이날 공격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으며, 주거용 건물과 데이터센터, 주유소 2곳이 피해를 입었다.
  • ‘더 빠르고 매서워졌다’…러 제트 드론 800대 공습에 우크라 반격 카드 꺼냈다 [밀리터리노트]

    ‘더 빠르고 매서워졌다’…러 제트 드론 800대 공습에 우크라 반격 카드 꺼냈다 [밀리터리노트]

    러시아군이 최고 시속 600㎞에 달하는 제트 추진 드론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퍼붓자,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겨냥한 신형 요격 드론 시험에 성공하며 맞불을 놓았다. 우크라, ‘시속 600㎞’ 고속 드론 잡는 신형 요격체계 시험 성공 15일(현지시간)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하일로 드라파티 총사령관의 보고를 받은 후 러시아의 제트 추진 샤헤드 드론에 대응할 신형 요격 드론 시험을 실시해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샤헤드를 명중시켰으나 조종 기능 일부는 보완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작업이 이어지고 있음을 전했다. 러시아 제트 드론 사용 폭증… 방공망 과부하 심화 최근 러시아는 기존 피스톤 엔진형 드론 대신 제트 엔진을 탑재해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게란(Geran)-3·4·5’ 등 제트 추진 샤헤드 계열 드론 투입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유리 이흐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의 제트 드론 사용량은 전월 대비 약 5배나 급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최근 나흘간 발사된 약 1500대의 드론 중 절반이 넘는 800여대가 제트 추진형이었다며 대응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고가 미사일 소진 막는다… ‘수천 대 대량 생산’ 추진 시속 600㎞로 비행하는 제트 드론은 일반 기관포나 소형 드론으로는 추격이 불가능해 그동안 방공 미사일이나 전투기를 직접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고가 방공 무기의 소진을 막고 효과적인 저지를 위해 속도를 맞춘 요격 드론 개발에 집중해 왔다. 예우헨 흐마라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요격 드론의 성능을 필요한 수준까지 확보하는 대로 수천대 규모의 대량 생산 체제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해 고속 드론 카드를 꺼내 들자 우크라이나가 맞춤형 기술로 응수하면서 양국 간 드론전이 한층 고도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푸틴 “스뱌토히르스크 점령” 주장 반박… 우크라, 비밀 작전으로 10㎢ 탈환공중전뿐만 아니라 지상전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맞불 작전이 이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네츠크주 스뱌토히르스크를 점령했다고 발표하자, 안드리 빌레츠키 우크라이나군 제3군단장(준장)은 해당 지역 수도원 앞에서 찍은 영상과 함께 “러시아 지도부는 광대 탈을 벗어라”며 점령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리만 북쪽에서 ‘비발디’라는 코드명의 비밀 반격 작전을 전개해 침투한 러시아군을 소탕하고 10제곱킬로미터(㎢)의 영토를 탈환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 트럼프와 합의 깨려 배 공격했나…이란 강경파의 선택, 한국도 불안한 이유 [핫이슈]

    트럼프와 합의 깨려 배 공격했나…이란 강경파의 선택, 한국도 불안한 이유 [핫이슈]

    미국과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를 흔들려고 이란 강경파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공격을 주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협상에 참여한 대통령뿐 아니라 혁명수비대 총사령관도 공격을 미리 알지 못했다는 내부 증언이다. 에너지 수송로의 안정을 기다리는 한국에도 협상 타결만으로 안심하기 어렵다는 과제를 던진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이란 현직 관리 8명과 혁명수비대 관계자 3명, 전직 관리 4명을 인터뷰하고 지난 6~9월 고위 인사들의 공개 발언을 검토해 합의가 무너진 경위를 보도했다. 내부 사정을 전한 관계자들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라며 익명을 요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7월 초 이라크 방문 중 자국 병력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3척을 공격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불이 붙고 다른 선박들도 피해를 입었다. 미국과 이란이 6월 양해각서에 합의한 뒤 전쟁 종식을 기대하던 시점이었다. 페제시키안은 아마드 바히디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에게 전화해 공격을 무모한 행동이라고 질책하며 설명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바히디는 자신이 승인하지도, 사전에 알지도 못했다고 답했다. 전쟁과 협상을 조율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 역시 몰랐다는 설명이었다. 대통령은 곧바로 테헤란으로 돌아갔지만 미국은 보복 공습에 나섰다. 이후 이란 지도부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고위 장성 2명이 사임을 거론했으며, 반역과 배신이라는 비난까지 등장했다고 NYT는 전했다. 공격 결정 배후로 지목된 강경파…“합의 무너뜨릴 목적” 이란 관리 3명은 정부와 보안 기관의 내부 조사에서 상선 공격 결정이 영향력 있는 정보 기관 출신 성직자 호세인 타에브으로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타에브는 처음부터 미국과의 합의에 반대했고,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전쟁을 끝내고 합의한 것은 실수라는 주장을 펴왔다고 한다. 이란 정부와 접촉을 유지하는 전직 관리이자 전문가 알리레자 남바르 하기기는 NYT에 이번 공격이 트럼프 행정부와 맺은 양해각서를 무너뜨리고 후속 협상 가능성까지 차단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 당국이 조사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아니다. 공격 결정의 배후에 관한 관리들의 증언과 합의 파괴 의도에 관한 전문가의 분석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지시 경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는 서로 다른 설명도 나왔다. 현장 지휘관들이 중앙의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선박을 공격할 수 있도록 한 기존 지침에 따라 행동했다는 해명이 먼저 등장했다. 이후 장성들이 최고지도자가 승인했다고 설명하자 대통령은 증거를 요구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이 동결 자산 해제 등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합의를 먼저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NYT 취재원들은 지도부 내부에서도 이런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 인사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이지 않는 최고지도자…협상보다 확전 택한 세력 명령의 진위를 둘러싼 혼선에는 최고지도자의 공개 활동 부재가 자리한다. NYT는 모즈타바가 지난 3월 취임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육성을 공개하지 않았고, 그의 이름으로 나온 서면 지시의 진위에도 내부 의문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고지도자가 실제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다. 그의 신변 이상이나 강경파의 명령 조작이 입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지도부의 노선 충돌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의 해상 봉쇄를 풀기 위해 협상에 복귀하자는 주장과 미군·지역 석유 시설 공격을 확대하자는 주장이 맞섰다. 강경파 장성들은 예멘 후티와 이라크 무장 세력까지 동원해 공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미국과 동맹국의 부담을 키워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페제시키안 등은 더 거센 미국 공습과 경제 압박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NYT는 결국 강경파가 우위를 점했다고 전했다. 한국에는 ‘합의 이후의 안전’도 문제 한국이 주목할 부분은 누가 협상에 서명하느냐뿐 아니라 그 합의를 실제 군사 행동에 반영할 수 있느냐다. NYT 보도처럼 공격 명령과 협상 방침이 따로 움직였다면, 합의 발표 이후에도 선박 운항의 불확실성이 남을 수 있다. 한국의 호르무즈 의존도는 낮지 않다. 지난 4월 정부 발표를 전한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원유의 61%, 나프타의 54%가 이 해협을 통과했다. 정부는 당시 호르무즈를 거치지 않는 경로로 연말까지 공급받을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t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지난해 수송 구조와 4월 확보 계획으로, 현재 공급 부족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회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지역 석유 시설과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면 운송 일정과 비용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 이번 보도가 드러낸 위험은 합의문 밖에 있다. 협상 당국의 약속을 현장 무장 세력이 따르는지, 공격을 막을 지휘 체계가 작동하는지까지 확인해야 호르무즈 통항의 안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 한국에도 종전 선언만큼 중요한 것은 실제 공격 중단과 안전한 에너지 수송로의 복원이다.
  • 종전 합의 하루 만에 판 엎어졌다…이란 내부서 벌어진 강경파 vs 온건파 ‘역대급’ 충돌 [밀리터리노트]

    종전 합의 하루 만에 판 엎어졌다…이란 내부서 벌어진 강경파 vs 온건파 ‘역대급’ 충돌 [밀리터리노트]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이행되던 지난 7월, 평화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돌발 사태가 발생했다. 이란 군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상선 3척을 전격 공격하면서 합의 이튿날 미국의 반격과 함께 MOU가 사실상 폐기된 것이다. “누구 마음대로 쐈나”…대통령 격노에도 통제 불능에 빠진 권력 14일 뉴욕타임스(NYT) 보도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이란 수뇌부를 거치지 않은 군부 현장 지휘관들의 ‘독단적 판단’과 함께 평화 협상을 추진하던 온건 실용파를 무력화하려는 극단적 강경파의 공작이 자리 잡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선 공격 소식을 접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흐마드 바히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에게 즉시 전화해 고성을 지르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황당하게도 “사전에 보고받지도, 공격을 승인하지도 않았다”는 해명이어서 통제 불능에 빠진 국가 안보 시스템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조차 이번 공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지휘관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위반하는 선박을 공격하라”는 기존 내부 지침을 빌미로 지도부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이란 수뇌부 내부에서는 “역사상 가장 격렬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피 튀기는 정치적 충돌이 벌어졌다. 장성급 인사 2명이 사임하겠다고 압박하고 SNSC 사무총장이 전격 교체되는 등 지휘부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6개월째 모습 감춘 최고지도자…‘권력 공백’ 틈탄 강경파의 도발 이처럼 군부 강경파가 정부 지휘봉을 건너뛰고 판을 엎을 수 있었던 근본적 원인으로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부재’가 꼽힌다. 그는 지난 3월 취임 이후 6개월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지난 7월 부친의 장례식에마저 불참해 생사조차 불분명하다는 의구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최고 권력자의 부재로 생긴 권력 공백을 틈타 미국과의 협상에 반대해 온 호세인 타에브 등 혁명수비대 출신 극단적 강경파 세력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강경파는 “협상이 파탄 나 국제 유가가 폭등해야 이란에 유리하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예멘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저항의 축’을 동원한 공격적 전쟁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경제 회복 꿈꾸던 온건파의 좌절…벼랑 끝으로 내몰린 이란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 등 온건 실용파는 미국의 경제 제재를 풀고 파탄 난 민생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공들여 MOU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군부 강경파의 ‘뒤통수’ 도발로 미국과의 대화 채널이 다시 닫히면서 온건파의 노력은 순식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수위가 다시 높아지는 가운데 내부 주도권마저 강경파에게 빼앗긴 온건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최고지도자의 가시적인 영도력이 회복되지 않는 한, 군부의 독단적 행동을 막을 통제 장치가 사라진 이란은 향후 한동안 극단주의 강경파의 폭주 속에 국제적 고립과 안보 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확전이다”…이란 “美 군함에 ‘신형 미사일’ 테스트” 과시, 새 무기 정체는? [밀리터리+]

    “확전이다”…이란 “美 군함에 ‘신형 미사일’ 테스트” 과시, 새 무기 정체는? [밀리터리+]

    이란이 미 군함을 향해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새로운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은 전날 현지 국영 방송에 출연해 “이란이 미국 군함을 상대로 신형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5일 이란이 미군 함정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 유조선 3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러한 일련의 충돌은 위험한 확전”이라고 규정하며 “이란은 지난 6개월의 전쟁 동안 해상에서 주로 상선을 공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이번 공격에서 상선이 아닌 미군의 전력 자산에 대한 직접 공격을 시도한 것은 이란 전쟁이 확전으로 이어지는 중대한 계기가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 군함 직접 타격한 신형 미사일 정체는?이란은 미군 함정을 향해 어떤 신형 미사일을 발사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미사일이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카셈 바시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카셈 바시르 미사일은 이란이 지난해 5월 공개한 신형 탄도미사일로, 기존의 ‘샤히드 하지 카셈’ 미사일을 개량한 모델이다. 이 미사일의 가장 큰 특징은 유도 능력과 종말 단계의 기동성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기존 탄도미사일은 발사된 뒤 미리 설정된 목표를 향해 비행하지만, 카셈 바시르는 이란 측 설명에 따르면 목표에 접근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기동하며 비행 경로를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란은 이러한 능력을 통해 적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피하고 목표물을 보다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더불어 해당 미사일은 GPS 신호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전자전이나 전파 교란 상황에서도 목표물을 찾아낼 수 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이란은 전날 보고서에서 “카셈 바시르 미사일이 이란의 방어 전략에 있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해당 미사일에는 500㎏급 탄두가 탑재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미사일의 방어망 돌파 능력과 실제 정확도, 전자전 저항성 등이 독립적으로 검증된 적은 없다. AP 통신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올해 초 이란을 공격해 전쟁을 촉발한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짚었다. 이란 혁명수비대 “미사일 90% 건재, 생산 시설도 복구”이란은 최근 자국의 미사일 무기고의 대부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사일 생산 속도도 사용량을 앞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모하마드 레자 나크디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고문은 레바논의 친헤즈볼라 매체인 알마야딘에 “우리는 미사일의 90%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의 미사일 무기고는 새로운 미사일들로 계속 채워지고 있으며, 생산량이 사용량을 압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피해를 봤던 미사일 생산 시설들을 당국이 신속하게 복구했다”며 “이란 내 수백 개의 도시와 산업 단지를 통해 지상과 지하를 막론하고 생산 시설을 완벽히 은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들도 이란이 여전히 공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7일 “이란이 전쟁으로 상당한 군사적 손실을 입었음에도 미국과 주변 지역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면서 “최근 미 해군 함정들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그 증거”라고 분석했다. 앞서 전쟁 초기인 3월 미국 정보당국은 당시 이란이 보유했던 미사일 전력 가운데 약 3분의 1이 파괴됐다고 주장했지만 나머지 전력의 상태는 정확히 파악된 바가 없다. 이란은 전쟁 이전 중동 최대 규모의 탄도미사일 전력 보유국이었다. 로이터의 지난 6월 보도에 따르면 전쟁 전 이란은 2500~6000발의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했으며 이 중 일부는 사거리가 약 2000㎞에 달해 이스라엘까지 타격할 수 있었다. 한편 이란 당국은 최근 미국의 파병 압박을 받는 한국을 향해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 “수백 개 지하도시로 은폐”…이란이 말하는 ‘자급자족’ 미사일 공장의 비밀 [밀리터리노트]

    “수백 개 지하도시로 은폐”…이란이 말하는 ‘자급자족’ 미사일 공장의 비밀 [밀리터리노트]

    미국의 연이은 정밀 타격에도 불구하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전략 미사일 비축량의 90% 이상이 온전히 남아 있다”고 주장하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미군의 주요 방공망과 군사 거점 폭격 이후 이란의 무기 역량이 크게 약화했을 것이라는 서방 언론과 군 당국의 추정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공습의 충격 속에서도 이란이 이처럼 당당한 군사적 자신감을 내보일 수 있는 배경에는 수십 년간 구축해 온 ‘지하 군사 도시’와 ‘자급자족형 미사일 생산 체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백 개 지하도시로 은폐”…미군 정밀 폭격 무력화하는 분산 전략 모하마드 레자 나크디 IRGC 총사령관 고문은 최근 위성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은 수백 개의 도시와 산업시설 단지를 갖고 있어 지하와 지상의 여러 장소에 무기 생산 과정을 은폐·분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미사일 기지는 단일 초대형 시설이 아닌, 전국 각지 깊은 산악 지대 콘크리트 지하 터널에 거대망처럼 연결돼 있다. 이는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나 ‘벙커버스터’ 같은 강력한 땅속 침투용 무기로도 단번에 타격하기 어려운 구조다. 한 곳이 파괴되더라도 다른 지하 기지에서 즉각 발사 및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이른바 ‘생존성 중심 분산 전략’이다. ‘완전 자급자족’ 국산화 공급망…피해 봐도 안전지대서 재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고강도 경제 제재 속에서도 이란이 미사일을 계속 찍어낼 수 있는 핵심 비밀은 부품과 기술의 ‘국산화’다. 나크디 고문은 “이란의 큰 강점 중 하나는 무기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점”이라며 무기 생산망의 장기 지속 가능성을 자신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외부 수입 부품 의존도를 최소화한 덕분에 서방의 공급망 차단책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이란 측은 공습으로 피해를 본 생산 시설조차 매우 안전한 대체 장소로 즉각 옮겨 재건했으며, 첨단 기술을 활용해 작전 소모분을 상쇄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미사일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도 협상도 아닌 ‘억지력 확보’…중동 장기전의 변수 이란의 이 같은 군사적 행보는 미군과의 직접적인 전면전을 치르기보다, 미군의 추가 공습 의지를 꺾는 ‘지속 가능한 억지력’을 보여주기 위한 심리전 성격이 짙다. 이란 군 당국 역시 현 우선순위를 ‘전쟁이나 협상’이 아닌 ‘억지력 확보’라고 명확히 선언한 상태다. 결국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재건을 막기 위해 주기적인 공습을 검토하더라도, 지하 깊숙이 자리한 자급자족 생산망을 완전히 뿌리뽑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단기전으로 끝나지 않고 지루한 ‘미사일 소모전’과 심리전 양상으로 장기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이란, 로켓으로 쏘는 ‘신형 기뢰’ 확보한 듯”…트럼프 재공격 이유? [밀리터리+]

    “이란, 로켓으로 쏘는 ‘신형 기뢰’ 확보한 듯”…트럼프 재공격 이유? [밀리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달여 만에 이란에 대한 재공습을 명령하고 이란이 이에 보복을 가하며 중동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된 가운데, 미국의 재공습 배경에 이란의 신형 기뢰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NYT)의 3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동 작전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팀 호킨스 대령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의 라라크섬 공습에 대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전력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기뢰를 탑재한 로켓포를 발사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기뢰 부설용 로켓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뢰는 기뢰 부설함이나 잠수함을 이용해 바다로 살포하거나 항공기에서 낙하산을 달아 바다로 떨어뜨린다. 현재 이란은 사람이 선체에 직접 부착하는 소형 림펫기뢰(흡착기뢰)부터 대형 선박을 침몰시킬 수 있는 대형 기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번에 중부사령부가 언급한 ‘기뢰를 탑재한 로켓포’는 기존 방식과는 상당히 다른 드문 형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상에서 로켓을 발사해 기뢰를 투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해운·해양산업 전문매체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는 이란군이 훈련 중 ‘단일 표류 기뢰’를 수중에 살포할 수 있는 파즈르-5 로켓의 변형 모델을 시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방식은 로켓 구경에 한계가 있는 만큼 대형 기뢰를 설치할 수는 없어서 대형 유조선에 심각한 피해를 주기는 어렵다. 다만 소형 선박에는 위협적인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에 따르면 파즈르-5 로켓은 구경 333㎜ 직경에 폭약량이 수십㎏ 정도에 불과한 소형 기뢰만 탑재할 수 있다. 또 해운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계류기뢰(닻으로 고정하는 방식)가 아닌 표류 기뢰를 부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표류 기뢰는 소형이지만 조류와 바람으로 인해 해안으로 쓸려가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NYT는 “미군의 발표가 사실인지 독립적으로 검증할 순 없었다”면서도 “만약 미군 측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란이 매우 이례적인 새로운 유형의 기뢰를 추가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 한 달여 만에 이란 공격…이란도 곧바로 반격한편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중단한 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공습을 감행했다. 로이터 통신, AP 통신 등은 익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이 지난달 30일 이란 남부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라라크섬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로켓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이번 미군의 공습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31일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미군 함정들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프레스TV는 이 공격 직후 요르단에서도 여러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요르단에는 미 공군기지가 있으며 이란은 이번 전쟁 내내 중동에 주둔한 미군 기지를 표적으로 삼아왔다. 양측이 한 달여 만에 다시 충돌하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이란의 보복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테헤란대 연구원은 알자지라 방송에 혁명수비대가 미국과의 협상을 놓고 “국내 일부 세력으로부터 일종의 압박을 받고 있다”며 “라라크섬과 혁명수비대 시설이 공격받으면서 그 압박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요르단 주둔 미군이 이란의 보복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며, 혁명수비대가 인명 피해를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혁명수비대 “미사일 90% 건재, 생산 시설도 복구”실제로 이란은 미국과의 휴전 기관과 무력 충돌이 잠시 멈칫했던 한 달여의 기간을 이용해 미사일 전력 상당수를 회복하고 생산 시설도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마드 레자 나크디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고문은 31일 레바논의 친헤즈볼라 매체인 알 마야딘에 “우리는 미사일의 90%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의 미사일 무기고는 새로운 미사일들로 계속 채워지고 있으며, 생산량이 사용량을 압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 내 수백 개의 도시와 산업 단지를 통해 지상과 지하를 막론하고 생산 시설을 완벽히 은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란의 최우선 과제는 전쟁이나 협상이 아닌 ‘억지력 달성’”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주식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하거나 자신의 측근들이 석유 부문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전쟁을 기획한다”고 맹비난했다.
  • [데스크 시각] 트럼프의 ‘반공’, 윤석열의 종북세력

    [데스크 시각] 트럼프의 ‘반공’, 윤석열의 종북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조지아주 애틀랜타 고등학교 유세에서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단순한 좌파나 사회민주주의자가 아니라 하드코어 공산주의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불과 일주일 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는 “공산주의 위협이 역사상 미국에 가해진 진주만 공습이나 9·11테러보다 더 큰 단일 최대 위협”이라며 내부의 적을 먼저 소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카시즘 광풍이 불던 1950년대도 아닌 2026년 미국 한복판에서 공산주의의 부활이라니. 트럼프가 꺼낸 것은 실재하는 정적이 아니라 미국인의 기억 속에 자리잡은 냉전의 유령이었다. 공산주의 망령의 소환은 태평양 건너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났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평소 입버릇처럼 외쳤던 반국가·종북 세력의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에 투입돼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려던 시도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그의 주장이 안보 위협 때문이었는지, 정치적 수세를 벗어나기 위함이었는지는 이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과 재판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이처럼 권력은 위기에 몰릴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의 적을 불러내 비상한 조치를 정당화한다. 한나 아렌트가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지적했듯, 대중을 통제하려는 권력에게 적의 실재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를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적이 존재한다’는 서사의 영향력만이 관건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 트럼프의 이런 주장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사회주의로 몰아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다. 결국 트럼프의 ‘공산주의자’도, 12·3의 ‘반국가세력’도 분단의 트라우마와 냉전의 기억이라는 익숙한 재료를 빌려와 위협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두 사례는 겉으로는 국가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뒤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는 점도 소름 끼치게 닮았다. 12·3 당일 계엄 포고령 1호는 국회와 정당의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것이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운 조치가 정작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기능을 정지시키려 한 것이다. 트럼프는 더 노골적이다. 공산주의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면서 정작 대내적으로는 정부가 시장가격과 기업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국가 자본주의적 행보를 서슴지 않는다. 자국 기업 인텔에는 반도체 보조금을 정부 지분으로 전환하도록 압박했다. 동맹국과 다른 나라를 향해서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그의 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과 며칠 만에 다른 법 조항을 근거로 10% 관세를 강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트럼프를 ‘계획경제주의 총사령관’으로 명명하며 전통적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이 중국식 국가 자본주의 모델을 모방하고 있다고 꼬집은 이유다. 물론 두 사례의 결말이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계엄 선포로부터 채 다섯 달이 지나기도 전에 대통령을 전격 파면했다. 국회와 사법부 그리고 한겨울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증명해 보였다. 반면 8월 말 미국은 아직 그 결말을 알 수 없는 안갯속 정국 한가운데에 있다. 카를 마르크스는 일찍이 정치적 행위자들이 자신들의 싸움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거 역사적 투쟁의 언어와 상징을 빌려와 무대에 올린다고 통찰했다. 공교롭게도 오늘날 공산주의라는 유령을 다시 무대에 세워 위기를 연출하는 이들의 행태가 역설적으로 공산주의의 창시자인 마르크스의 예언을 입증하는 셈이다. 실체 없는 적을 불러내 권력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를 감시하고 검증하는 일 역시 모든 시민이 치러야 할 몫이다. 누가 적을 정의하는가, 그리고 그 정의를 누가 검증하는가. 이 질문 앞에 2024년 12월의 서울도, 2026년 11월의 워싱턴도 함께 서 있다. 최재헌 국제부 차장
  • “인간 방패냐” 주거지 옆 탄약고 ‘대폭발’ 79명 사상…젤렌스키도 격노 [배틀라인]

    “인간 방패냐” 주거지 옆 탄약고 ‘대폭발’ 79명 사상…젤렌스키도 격노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러시아 드론 공격 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밀라의 군 탄약 저장고가 폭발해 최소 37명이 숨졌다. ● 지난 7월에도 키이우 외곽 비슈네베의 무기창고 폭발로 10명이 숨졌고,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부적합한 시설에 허가 없이 탄약을 보관한 책임을 물어 방산기업 관계자 2명을 구금한 바 있다. ●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시 책임자 처벌과 유사 시설 점검을 요구했지만 두 달도 안 돼 비슷한 참사가 되풀이되자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를 “범죄적 과실”이라고 비판했고, 당국은 다시 탄약 저장과 관리 책임을 수사하고 있다. 러시아 드론 공격 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군 탄약 저장시설에서 대규모 유폭이 발생해 최소 37명이 숨졌다. 지난 7월에도 키이우 외곽 무기창고가 러시아 공격 뒤 폭발해 10명이 숨졌고, 방산기업 책임자 2명이 직무상 과실 혐의로 구금됐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책임자 처벌과 유사 시설 점검을 요구했지만 두 달도 안 돼 비슷한 참사가 다시 발생했다. 키이우 외곽 군 탄약 저장시설 유폭…37명 사망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키이우주 부차구 밀라 마을의 군 탄약 저장시설이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은 뒤 화재와 대규모 유폭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당초 27명에서 최소 37명으로 늘었고, 어린이 4명을 포함해 42명이 다쳤다. 주민 381명이 대피했으며 주변 주택 약 50채와 노인·장애인 보호시설 등이 파손됐다. 희생자 가운데는 현장 지원에 나섰던 드미트리우카 지역 자치단체장 타라스 디디치도 포함됐다. 구조·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추가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사고를 “폭발물을 사람들 바로 옆에 보관한 이들의 끔찍한 과실”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첫 타격 지점은 애초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될 방위전력의 탄약 저장시설이었다”며 “포탄과 지뢰, 다른 탄약과 드론이 유폭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 비슈네베 참사를 거론하며 “또 이런 범죄가 발생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참사의 “근본 원인은 러시아”라고 강조하면서도 민간 주거지와 사람들이 머무는 장소 근처에 탄약창고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장소에 무기와 탄약창고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한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지시도 현재 유효하다고 확인했다. 검찰과 경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탄약 저장과 관리 책임에 대한 직무상 과실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7월 비슈네베서도 10명 사망…책임자 2명 구금비슷한 참사는 지난 7월 6일 키이우 서쪽 비슈네베에서도 발생했다. 러시아 공격으로 무기를 보관하던 창고에 불이 붙은 뒤 2차 폭발이 이어져 10명이 숨지고 주택 수백채가 파손됐다. SBU는 수사 결과 해당 시설이 애초 탄약 보관용으로 설계되지 않았으며 필요한 허가도 없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생산담당 부대표는 주거지역 바로 옆의 부적합한 창고에 탄약을 보관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SBU는 방산기업 대표와 생산담당 부대표를 직무상 과실 혐의로 구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당시 법률과 최고사령관 참모부 결정이 위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련자 처벌과 다른 유사 시설에 대한 점검을 요구하고 “우크라이나에는 무기와 탄약을 보관하기 위한 지정시설이 있으며 주거지역과 떨어져 있도록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 총리 “같은 실수 반복은 범죄적 과실”세르히 코레츠키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번 참사 직후 비슈네베 사건을 거론하며 “비슈네베의 끔찍한 참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면전 5년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범죄적 과실”이라며 관련자 전원을 엄중히 처벌할 것을 수사당국에 요구했다.
  • 젤렌스키, 최장기 집권할까? 전시 선거 거부…“분열 쓰나미” [권윤희의 월드뷰]

    젤렌스키, 최장기 집권할까? 전시 선거 거부…“분열 쓰나미”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젤렌스키는 2019년 73.22%의 압도적 지지로 집권했지만 러시아 침공 직전 신뢰도가 37%까지 떨어졌고, 전쟁 발발 뒤 90%로 치솟은 뒤 최근 다시 50%대로 내려왔다.● 현재 우크라이나 국민 다수는 전쟁 중 대통령선거에는 반대하지만 전투 중단과 계엄 해제를 전제로 하면 61.7%가 선거 실시를 원하며, 가상 결선에서는 젤렌스키보다 잘루즈니·페도로우·부다노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년 3개월째 재임 중인 젤렌스키가 정권 부패 책임론과 대선 실시 요구에 휩싸이면서, 그가 언제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다음 대선에서도 ‘국민의 종’으로 선택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9년 4월, 드라마에서 대통령을 연기했던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이 실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대선 결선에서 73.22%를 얻어 페트로 포로셴코 당시 대통령을 압도했다. 취임 직후 그를 신뢰한다는 응답도 80% 안팎에 달했다. 3년 뒤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경제와 개혁 성과, 부패 척결을 둘러싼 실망이 커지면서 2022년 2월 젤렌스키의 신뢰도는 37%까지 떨어졌다. 집권을 가능하게 했던 압도적 기대가 상당 부분 사라진 상태였다. 같은 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을 때 젤렌스키는 키이우를 떠나지 않고 항전을 지휘했고 신뢰도는 단숨에 90%까지 치솟았다. 정치적으로 추락하던 대통령에게 전쟁은 두 번째 집권과 다름없는 국민적 결집을 가져다줬다. 전쟁은 대통령선거도 멈췄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부터 계엄령을 유지하고 있다. 계엄 기간에는 대통령선거를 실시할 수 없다. 2019년 5월 20일 취임한 젤렌스키의 5년 임기는 2024년 5월 끝났지만 헌법 108조에 따라 후임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30일 현재 그의 재임기간은 7년 3개월을 넘었다. 독립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오래 대통령을 지낸 레오니드 쿠치마 재임기간과 불과 3년여 차이다. 젤렌스키의 신뢰도는 최근 다시 50%대로 내려왔다. 자신이 발탁했던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은 해임 뒤 젤렌스키 정권의 부패와 전쟁 수행력을 비판하며 대통령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을 향한 반부패 수사도 시작됐다. 전쟁 중 선거를 원하는 국민은 15% 규모지만, 전투가 중단되고 계엄령이 해제된다고 가정하면 61.7%가 선거 실시를 원했다. 그 선거를 가정한 가상 결선에서는 발레리 잘루즈니, 페도로우, 키릴로 부다노우가 모두 젤렌스키를 앞섰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한동안 뒤로 밀렸던 부패 문제와, 차기 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의 뇌관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37%→90%→50%대…전쟁 전과 달라진 젤렌스키젤렌스키는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평범한 교사가 대통령이 되는 역할을 연기한 뒤 같은 이름의 정당을 이끌고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기성 정치권의 부패와 특권을 청산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2019년 대선에서 압승했다. 정권 초반의 기대는 빠르게 식었다. 경제 상황과 개혁 성과, 부패 척결에 대한 정부 평가가 나빠지는 동안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집계한 젤렌스키 신뢰도는 2022년 2월 37%까지 내려갔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은 이런 흐름을 바꿨다. 젤렌스키가 수도 키이우에 남아 전쟁을 지휘하면서 신뢰도는 90%까지 뛰었다. KIIS는 전쟁 초기 전시 지도자를 중심으로 국민이 결집하는 이른바 ‘깃발 아래 결집’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신뢰도는 다시 낮아졌다. 2023년 말 77%, 2024년 2월 64%, 같은 해 5월 59%로 내려왔다. 올해 7월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실시된 KIIS 조사에서는 55%가 젤렌스키를 신뢰했고 40%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보다 이틀 늦게 실시된 레이팅 그룹(Rating Group) 조사에서는 젤렌스키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59%,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8%였다. 같은 조사에서 잘루즈니는 68%, 부다노우는 62%, 페도로우는 58%의 신뢰를 받았다. 젤렌스키를 여전히 신뢰한다는 응답이 과반이지만, 전쟁 직후 90%에 달했던 압도적인 국민 결집은 사라졌다. 국방장관 해임에 수천명 거리로…옛 최측근은 공개 도전가장 직접적으로 젤렌스키에게 맞서기 시작한 사람은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다. 젤렌스키는 지난달 페도로우를 해임했다. 페도로우는 디지털전환부 장관을 거쳐 국방장관에 발탁된 젤렌스키 정부의 핵심 인사였다. 드론과 국방기술 도입을 주도하며 전쟁 중 인지도를 높였다. 해임 뒤에는 예상보다 큰 반발이 나왔다. 지난달 31일 군인과 참전군인, 시민 등 수천명이 키이우 도심을 행진하며 페도로우의 복직을 요구했다. 시위대에서는 “부패가 사람을 죽인다”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페도로우는 거리에서 얻은 힘을 대통령실로 돌렸다. 지난 23일 BBC 인터뷰에서는 대통령실 주변의 부패 의혹을 거론하며 젤렌스키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는지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신이 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젤렌스키에게 불법적이거나 청렴 기준에 어긋나는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도 밝혔다. 25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는 국가기관의 비효율과 전쟁 수행까지 문제 삼았다. 우크라이나가 변하지 않으면 러시아에 점차 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페도로우가 장관일 때는 정부의 전쟁 수행을 지지했다며 해임 뒤 발언이 달라졌다고 맞받았다. 페도로우는 여기서 더 나아가 대통령선거를 요구했다. 젤렌스키는 지난 23일 전쟁 중 선거가 우크라이나를 갈라놓는 “쓰나미”가 될 수 있다며 페도로우의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페도로우는 “선거가 실시되지 않으면 우리는 더 이상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며 전쟁 중에도 선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2019년 집권시킨 ‘반부패’…수사는 대통령실 주변으로부패 문제는 젤렌스키 정치의 출발점과 맞닿아 있다. 그는 2019년 기성 정치권의 부패와 올리가르히의 영향력을 줄이겠다고 약속하며 집권했다. 하지만 지금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과 반부패특별검사실(SAPO)의 수사는 대통령실 주변까지 올라왔다. NABU와 SAPO는 지난 19일 현직·전직 의원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등이 연루된 범죄조직 사건을 공개했다. 같은 날 이리나 무드라 당시 대통령실 부실장과 관련된 장소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젤렌스키는 무드라를 해임했다. 지난 5월에는 젤렌스키의 오랜 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전 대통령실장도 4억 6000만 흐리우냐가 넘는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피의자 통보를 받았다. SAPO는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사건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젤렌스키도 부패 수사와 자신을 분리했다. 하지만 페도로우는 법적 책임과 별도로 대통령의 정치적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부패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강한 위치에서 끝내는 것을 막고 있다”며 국방 예산으로 장기간 사익을 챙겨온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9년 젤렌스키를 대통령으로 만든 반부패 의제가 전쟁 5년차에는 대통령실 주변 수사와 옛 최측근의 공개 비판이라는 형태로 다시 그의 앞에 놓였다. 지금 선거는 15%만 찬성…전투 멈추고 계엄 풀리면 61.7%우크라이나 법은 계엄 기간 대통령·의회·지방선거를 금지한다. 젤렌스키의 임기가 2024년 5월 끝난 뒤에도 대통령직이 공석이 되지 않은 이유도 헌법에 있다. 헌법 108조는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현직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하도록 한다. 여론도 전쟁 중 투표소를 여는 데에는 부정적이다. KIIS 조사에서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 선거를 실시하자는 응답은 15%였다. 휴전과 안전보장이 확보된 뒤 실시하자는 응답은 23%, 최종 평화협정 체결과 전쟁 종료 뒤 선거를 치르자는 응답은 57%였다. 반면 사회·마케팅연구센터(SOCIS)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는 전투가 중단되고 계엄령이 해제될 경우 61.7%가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계속 미뤄야 한다는 응답은 25.7%였다.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유권자 다수는 선거보다 전쟁 수행을 우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투가 멈추고 계엄령이 해제되면 지금까지 미뤄진 대통령 경쟁도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차에선 선두권…결선에선 잘루즈니·페도로우·부다노우에 열세선거가 열리면 젤렌스키가 다시 2019년의 압승을 재현할 수 있을까. SOCIS가 같은 조사에서 대통령선거를 가정해 물었더니 1차 투표 지지도는 젤렌스키가 22.3%, 잘루즈니가 21.4%였다. 페도로우는 13.1%였다. 결선 가상대결에서는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잘루즈니는 젤렌스키를 66.2% 대 33.8%, 페도로우는 63.8% 대 36.2%, 부다노우는 60.3% 대 39.7%로 앞섰다. 잘루즈니는 전면 침공 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으로 전쟁을 지휘하며 전국적 인물이 됐다. 페도로우는 젤렌스키 정부에서 디지털전환부 장관과 국방장관을 지낸 뒤 공개 비판자로 돌아섰다. 부다노우도 군사정보국장을 거쳐 현재 대통령실장을 맡고 있다. 세 사람 모두 러시아와의 전쟁 속에서 정치적 몸집을 키웠다. 실제 선거가 열릴 때까지 후보와 전황, 휴전조건이 달라질 수 있으나 젤렌스키가 다음 선거에서 맞닥뜨릴 정치 환경은 분명 2019년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젤렌스키 7년3개월째…쿠치마 최장기 기록까지 3년3개월독립 이후 우크라이나 최장기 집권 대통령은 레오니드 쿠치마다. 쿠치마는 1994년 7월 19일부터 2005년 1월 23일까지 10년 188일 재임했다. 젤렌스키는 2019년 5월 20일 취임해 30일 현재 7년 3개월째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가 2029년 11월 말까지 재임할 경우 쿠치마의 재임기간을 넘겨 최장기 집권 대통령이 된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잘루즈니와 페도로우 등 잠룡들의 대선 실시 요구와, 정권 부패에 대한 책임론도 커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서방과 러시아의 휴전 협상이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젤렌스키가 언제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다음 대선에서도 ‘국민의 종’으로 선택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트럼프의 ‘멀티 유니버스’ 열렸다…“이란 임무 완수” 선언 [핫이슈]

    트럼프의 ‘멀티 유니버스’ 열렸다…“이란 임무 완수” 선언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란 전쟁과 관련한 ‘임무 완수’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은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 옆에 ‘임무 완수, 2026’(Mission Accomplished, 2026)이라고 적힌 그림을 담고 있다. 왼쪽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임무 완수 실패, 2001-2021’이라고 적힌 그림이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데일리뉴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임무 완수’를 선언했지만, 이 전쟁은 인기가 없고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이라크 전쟁을 연상케 한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에서 ‘임무 완수’를 성급하게 선언했지만, 전쟁은 그 후로도 수년간 이어졌다. 뉴욕데일리뉴스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전쟁을 통해 세운 목표 중 어느 하나라도 달성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승리 선언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영구 폐지, 이란의 이웃 국가 공격 방지, 테러 대리 단체 자금 지원 차단 등 그가 제시했던 핵심 전쟁 목표에 대한 뚜렷한 진전 없이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 교체를 공언했지만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아들인 무즈타바 하메네이가 이후 권력을 잡았고 이란 정권은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라며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권력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실과 전혀 다른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트럼프의 멀티 유니버스’라는 조롱을 내놓고 있다. 전 세계가 보는 현실과 그가 보는 현실이 전혀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오전엔 “곧 전쟁 끝” 오후엔 “시한 없다”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승리 선언은 어제오늘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오락가락’하는 시간차가 좁혀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 전쟁을 두고 오전과 오후에 각각 상반된 발언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보수 성향 라디오 ‘글렌 벡 프로그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매우 곧 큰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호르무즈해협이 열려 있기 때문에 꽤 빨리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오후에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는 전혀 다른 말을 내뱉었다. 그는 이란에 협상 복귀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시간표는 없다”며 “서두르지 않고 있고 어떠한 시한도 정하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고 답했다. 하루에도 오락가락한 트럼프의 발언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장기화한 전쟁에 대한 부담감을 반영한 말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란을 향해 조급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한 전략이라는 추측도 내놓는다. 이란도 오락가락전쟁과 관련해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이란도 마찬가지다. 미국과의 협상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회담 자체를 비판하는 자국 내 여론과 관련 국영 통신사 IRNA에 “협상은 후퇴의 신호가 아니다”라며 “전쟁의 성과를 공고히 하고 적들이 계획한 심각한 재앙으로부터 나라를 안전하게 이끌기 위해 권력의 수단을 수호하고 보호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강경파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대변인을 통해 “이란과 오만의 영토인 호르무즈해협과 관련해 각자 국가의 몫(통행료)과 그 수익에 대해 합의했다”며 “미국이 양해각서(MOU)로 복귀한다면 합의된 틀 안에서 해협을 개방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 이어 “미국이 조건을 수용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협이 이미 개방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란의 통제하에 있는 페르시아만엔 적의 군함이 없다”며 “미군 함정은 해협에서 최소 250마일(약 400㎞) 이상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4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은 이란을 방문한 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항해를 포함한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지만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해당 보도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 “K2 전차도 당하지 않게”…140억짜리 탱크, 실전서 ‘무쓸모’ 전락한 이유 [밀리터리+]

    “K2 전차도 당하지 않게”…140억짜리 탱크, 실전서 ‘무쓸모’ 전락한 이유 [밀리터리+]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지원을 받아 전선에 배치한 고가의 전차들이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대당 1000만 달러(한화 약 140억원)에 들여온 전차들은 한때 우크라이나가 가장 간절히 원하는 서방 측 무기였다”면서 “그러나 요즘은 숲속에 숨겨진 채 하는 일 없이 거미줄만 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제33 독립기계여단을 직접 찾은 NYT 취재진에 따르면, 고가의 서방 전차들은 전쟁 양상의 변화로 실전 사용이 중단된 상태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직후부터 러시아군에 맞서기 위해 서방의 고성능 전차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영국 등 우크라이나의 우방국들은 러시아의 반발을 우려해 한동안 전차 지원에 난색을 표했지만, 여론의 압박 속에 2023년 1월 지원을 결심했다. 우크라이나에 최초로 지원된 서방 주력 전차는 영국의 챌린저2다. 지난달까지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는 “우리는 기갑차를 사실상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어떻게 하면 드론의 이점을 상쇄하고 우리 전차에 새로운 생명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드론전이 된 현대전…“전차는 매우 고가의 트랙터”NYT가 취재한 우크라이나군 제33 독립기계여단은 서방이 지원해 준 전차를 받기 위해 창설된 부대다. 그러나 챌린저2와 독일의 레오파르트2 등 서방의 고가 전차가 전장에 실제로 투입되기 시작한 2023년 늦은 봄, 전쟁의 양상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러시아는 이란제 샤헤드 계열 드론으로 전방위 공습을 시작했고, 우크라이나 역시 이에 맞서 자체 드론 개발을 시작하는 등 드론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드론은 인명 살상뿐 아니라 전차의 취약 부분을 공격하는 데도 쓰이기 시작했다. 이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낚시에 쓰는 그물망을 동원해 전차를 보호하는 전략까지 취했다. 우크라이나군 제33 독립기계여단의 한 전차 정비 책임자는 “전차를 그물망과 보호망으로 덮는 모습을 보고 숯불구이 석쇠를 만드는 것이냐며 사람들이 비웃었다”며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역시 러시아군의 진격 길목에 수십 m 길이의 대규모 ‘보호망 길’을 설치하는 등 드론의 공격에 대비했고, 전차에도 드론을 막을 수 있는 보호 장구를 씌웠다. 훗날 이러한 상황에서 교훈을 얻은 한국군도 훈련 중인 전차에 보호망을 씌운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드론으로부터 전차를 보호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결국 양측의 격전지에서 중전차는 점차 사라져갔다. 우크라이나군의 한 전차 포수는 NYT에 “전차가 손상된 기계나 차량을 견인하는 ‘무척 고가의 트랙터’ 역할을 할 때도 있지만, 그런 경우도 드론 공격 우려가 줄어드는 악천후 때만 출동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전차 부대에 복무하다 현재 지상 드론 부대로 옮긴 한 분대장은 “(전차의) 해치를 닫고 몰고 나가면, 돌아올 수 있을지 어떨지 알 수가 없다”며 드론이 주도하는 전장에서 전차를 운용할 때의 위험을 설명했다. NYT는 “현재 제33 독립기계여단은 전차 운전과 전투 기술을 유지하기 위해 약 2주에 한 번 훈련을 하고 있다”며 “어떤 대대는 절반이 재교육을 받고 드론 조종 인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K2 전차, 北 드론 맞아도 살아남도록”한편 우리 군도 고도화된 대전차 위협에 대한 대응력 강화를 위해 주력 전차인 K2 흑표 전차의 대대적인 성능개량에 나선다. 지난 11일 방위사업청은 전차의 생존성 및 전투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총 3조 4480억원이 투입해 K2 전차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능개량의 핵심은 고도화된 능동방호체계(APS)다. 능동방호체계는 적의 대전차 미사일 등 대전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다. 기존 수동장갑이 피격 후 충격을 견디는 방식이라면, 능동방호체계는 아예 위협을 차량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는 점에서 대전차 무기에 대한 생존성을 크게 높인다. 일반적으로 능동방호체계는 대응탄으로 위협을 직접 요격하는 하드킬 방식과 전자장비를 이용해 유도체계를 교란하는 소프트킬 방식으로 구분된다. 현재 K2 전차에는 날아오는 미사일의 유도를 방해하는 소프트킬 체계가 적용돼 있지만, 이번 성능개량을 통해 하드킬 체계가 추가된다. 또 하나의 주요 개량 내용은 드론·급조폭발물 재머다. 재머는 전파를 이용해 드론이나 급조폭발물과 관련된 신호를 방해하는 장비를 의미한다. 이번 사업은 특히 드론과 급조폭발물이라는 새로운 전장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K2 전차에 재머를 탑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 K2 전차는 이번 성능개량을 통해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도 탑재할 예정이다. 원격사격통제체계는 전차 승무원이 전차 외부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으로 무장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방사청은 “이번 사업을 통해 대전차 로켓·미사일뿐 아니라 자폭 드론과 같은 미래 전장 위협에 대한 대응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트럼프의 이란전 출구, 이거였나…휴전설에 호르무즈도 움직였다 [핫이슈]

    트럼프의 이란전 출구, 이거였나…휴전설에 호르무즈도 움직였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좀처럼 찾지 못했던 이란전의 출구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일까. 미국과 이란이 조만간 휴전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전쟁의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에서도 선박 운항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은 아직 휴전 합의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실제 휴전과 해협 재개방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2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군 소식통과 이란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해를 포함한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양측이 며칠 안에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조건이나 소식통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 움직임도 다시 활발해졌다.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은 지난 24일 이란을 방문했다. 파키스탄과 오만은 양국 사이에서 주요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가 찾던 ‘출구’ 열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군사·경제적으로 압박하면서도 전쟁을 장기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그러나 해협 통제와 제재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란 대응의 무게중심을 추가 군사공격에서 경제·해상 압박으로 옮기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25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최근 여러 동맹국 외교장관에게 당분간 이란을 상대로 새로운 공습을 시작할 가능성은 낮으며, 대신 제재 등 다른 압박 수단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해상 봉쇄와 호르무즈 기뢰 제거, 유조선 통항 확대가 이란의 에너지 시장 지렛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재무부도 24일 ‘경제적 왕따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을 시작하고 디지털 자산과 기술, 금, 항공, 해운 등 5개 핵심 분야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을 겨냥한 대규모 제재를 발표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먼저 자국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풀고 원유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호르무즈를 다시 열기로 했지만,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이 무력 충돌로 번지면서 합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당시 MOU에는 이란이 오만 등 걸프 연안국과 향후 해협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결국 휴전설과 미국의 전략 변화, 중재 외교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지만 양측이 핵심 조건에서 접점을 찾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임시 항로부터 기뢰 제거까지…호르무즈도 움직였다 휴전 여부와 별개로 해협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진전이 나타났다. 이란 외무부에 따르면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25일 테헤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안전한 항행과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임시 공동 해상 통로를 개설하고 기뢰 제거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꺼번에 재개방하기보다 단계적으로 통행을 정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후속 실무 협상에서는 영구 해상 통로 구축과 정보 교환, 해상 교통 관리, 보안 서비스 등을 논의한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양국이 앞으로 30~60일 안에 새로운 영구 항로를 논의하기 위한 추가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합의가 곧바로 자유로운 통행 재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지나던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후 사실상 봉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한 뒤 이란은 해협을 막았고 미국도 이란 해상을 역봉쇄했다. 이후 재개방에 합의했지만 통제권 충돌로 다시 막혔다. 이번 이란·오만 합의는 당장 호르무즈가 열린다는 의미라기보다, 지난 6월 무산된 종전 MOU 체제로 돌아가기 위한 절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과 이란이 실제 휴전에 합의하고 호르무즈까지 단계적으로 정상화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찾던 이란전의 ‘출구’가 비로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제재와 해상 봉쇄 등 핵심 갈등이 남아 있어 휴전설이 실제 종전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 러 통신 “며칠 내 美·이란 휴전 발표…호르무즈 통행도 보장”

    러 통신 “며칠 내 美·이란 휴전 발표…호르무즈 통행도 보장”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포함한 휴전에 합의했다는 러시아 국영 통신사의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군 소식통과 이란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해를 포함한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가 며칠 내 발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리아노보스티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보도에 등장한 소식통의 신원과 발언의 신빙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온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국방군 총사령관은 지난 24일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이란 지도부와 회동했다. 앞서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을 대상으로 2차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대이란 경제 압박 강화에 나섰다. 이에 이란은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2개년 경제 계획을 마련했다며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한미훈련 내일 종료… 정부 “당국 모두 몰랐다”

    한미훈련 내일 종료… 정부 “당국 모두 몰랐다”

    미군도 사전조율 못 했다… “韓, 전작권 전환 평가 기회 잃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이미 시작된 훈련이 조기 종료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우리 정부는 물론 주한미군과도 사전 조율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잡음이 이어지던 한미 관계에 트럼프식 ‘톱다운 외교’가 강한 타격을 더하면서 한미동맹이 다른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이번 을지프리덤실드(UFS) 기간을 17일부터 21일까지로 조정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미측 제안에 따라 연습 기간과 규모를 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1일까지로 예정된 방어 연습(1부)만 진행되고 23~27일 예정됐던 반격 연습(2부)은 취소됐다. 총 14건으로 예정됐던 야외기동훈련(FTX)도 조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실제 훈련이 축소된 것이지만 우리 정부와 사전 논의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훈련 축소 지시에 대해 “한미 정부 당국자는 아무도 내용을 몰랐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밝힌 내용은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전혀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또 서울에서도 주한(미국)대사를 초치해서 협의를 나눴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전쟁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발표할 변경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가, 몇 시간 만에 “총사령관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국방부를 찾아 안 장관과 20여분간 만나 훈련 축소를 협의했다. 실전형 야외기동훈련을 최우선시하는 ‘야전형 지휘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브런슨 사령관으로서는 곤혹스러웠을 것이란 해석이 군 안팎에선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 축소가 한미 양국 안보에는 모두 치명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대미 저지선인 제1도련선 안쪽에서 이뤄지는 훈련이 조기 종료되면서 한반도 대비태세는 물론 대중 견제 기회도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주한 미8군은 UFS와 관련해 “(이번 연습은) 제1도련선 내에서 전투력을 신속하게 투사하고 핵심 지형을 확보할 수 있는 동맹의 능력을 입증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의 ‘비용’을 언급하며 훈련 축소를 지시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의 명분이 커졌다는 분석이 있다. 다만 올해 훈련이 축소되면서 당장 전작권 관련 평가 기회를 잃었다는 점은 우리 정부의 손실이다. 이번 UFS 기간에 전작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도 포함돼 있었다. 군 관계자는 “2부 훈련이야말로 연합특수작전구성군사령부, 지상 부대, 해병대 상륙작전 등이 연결 작전을 하는 과정으로, 이를 한국군이 통솔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전작권 전환의 핵심”이라며 “이를 검증할 기회를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하반기 예정된 연합 훈련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유예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8월 말~9월 초로 예상된 한미 해병대 및 해군의 대규모 실기동 상륙훈련인 ‘쌍룡훈련’, 10~11월 중 진행되는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디펜스’ 등이 거론된다. 이는 미 전략자산 전개가 많아 미측 훈련 비용 부담이 높고, 11월 미 중간선거 일정과 맞물리는 만큼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훈련 축소가 지속되면 한미동맹 관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존하는 위협에 대비하고 있는 동맹일수록 사전 협의나 상호 협조가 중요한데, 이번의 경우 미측이 일방적으로, 더군다나 시작된 훈련을 줄이는 것은 동맹 공약에 굉장히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속돼 왔던 대미 투자, 쿠팡 문제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생각을 갖게 한 것”이라며 “앞으로 북미 간 물밑 대화 등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한국이 패싱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미 관계를 빨리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 젤렌스키에 칼 겨눈 우크라 ‘드론 영웅’…페도로우 “전시 대통령 선거하자” [핫이슈]

    젤렌스키에 칼 겨눈 우크라 ‘드론 영웅’…페도로우 “전시 대통령 선거하자” [핫이슈]

    우크라이나의 ‘드론 영웅’으로 불리는 미하일로 페도로우(35) 전 국방장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전시 대통령 선거 실시를 촉구했다. 그는 “장기화한 전쟁 속에서도 완전한 민주적 절차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는 러시아에 인질로 잡힐 수 없다.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바로 자유로운 유럽 국가로 남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구조적인 통치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어떤 개혁은 진행되고 어떤 개혁은 저지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로 영원히 살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페도로우 전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국가 비상사태에도 부패 척결에 어려움을 겪고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국가를 이끌고 있다고 암시했다. 다만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헌법에 따라 2022년 2월 개전 이후 시행된 계엄령으로 선거를 할 수 없다. 선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회에서 계엄령을 해제한 후 날짜를 정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5월 20일 취임해 원래대로라면 2024년 5월 19일 임기가 끝났다. 그러나 계엄령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젤렌스키는 대통령직을 수행 중인데,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불법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 없는 독재자”라고 부르며 대선 실시를 요구했으나 현재는 관계가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치 분석가인 아르템 브론주코프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전면전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해야 할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원래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 전환부 장관을 역임했다. 군사, 정치 경험이 거의 없으나 디지털 전환부 장관 당시 우크라이나군에 드론 기술을 앞장서 도입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월 그를 국방장관에 전격 기용하며 힘을 실어줬고 실제로 장거리 드론을 앞세워 전황의 흐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페도로우 전 장관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드론 영웅’으로 불렸으나 지난 7월 15일 전격 경질됐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으나 전쟁 중 호평받던 장수를 바꿨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세간에 알려진 경질 이유는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간의 전략 전술의 차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페도로우 전 장관의 경질은 국민적인 반감으로 이어져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그의 장관 복귀를 요구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회연구센터(Socis)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 참여 의향이 있는 유권자 중 22.3%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가 21.4%, 페도로우 전 장관은 13.1%를 기록해 3위를 기록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전쟁 초기부터 총사령관을 지내며 대중의 지지를 얻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 이후 2024년 2월 해임됐다.
  • “우크라 자체 개발 탄도 미사일로 러 공격”…젤렌스키에 경질된 ‘드론 영웅’의 자신감 [핫이슈]

    “우크라 자체 개발 탄도 미사일로 러 공격”…젤렌스키에 경질된 ‘드론 영웅’의 자신감 [핫이슈]

    우크라이나에서 ‘드론 영웅’으로 불리는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 자체 제작한 탄도 미사일의 실전 배치를 언급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페도로우 전 장관은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3~6개월 안에 자체 제작한 탄도 미사일로 러시아를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기술 발전 단계에서 러시아를 이겨야 하며 24시간 내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빠르게 혁신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 깊숙이 공격하기 위해 값싼 장거리 드론과 순항 미사일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 무기는 속도가 느려 쉽게 탐지되고 격추되는 단점이 있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탄도 미사일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의 민간 방위 기술 스타트업 파이어포인트(Fire Point)가 개발 중인 탄도 미사일 ‘FP7’과 ‘FP-9’에 주목하고 있다. 사거리가 약 200㎞ 수준인 FP-7은 미국산 ATACMS(에이태큼스)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약 150㎏의 고폭탄 탄두를 탑재했다. 현재까지 시험 발사 15회를 완료해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리나 테레크 파이어포인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FP-7은 인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일정 횟수의 실전 시험 발사를 수행해야 한다”면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가을 내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파이어포인트는 최대 사거리가 855㎞에 달하는 FP-9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800㎏의 탄두를 탑재해 ‘체급’을 훨씬 키운 FP-9는 모스크바는 물론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직접 사정권에 두고 러시아의 핵심 국가 기반 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9일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파이어포인트가 개발 중인 탄도 미사일이 2~3개월 안에 실전 투입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상당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동맹국들의 부품과 자금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7월 중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군 총사령관과의 갈등을 이유로 페도로우 전 장관을 전격 경질해 큰 파장이 일었다. 이에 대해 페도로우 전 장관은 CBS에 “미국 시청자들에게 그 이유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 트럼프와 협상하며 뒤에선 전쟁 준비…이란의 ‘두 얼굴’ [핫이슈]

    트럼프와 협상하며 뒤에선 전쟁 준비…이란의 ‘두 얼굴’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이란 지도부는 뒤로는 더 큰 충돌에 대비해 군사력을 재정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명수비대(IRGC)의 군부 장악력을 높이고 미사일·드론 생산을 확대하는가 하면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과의 공조도 강화했다. 미국과 이란이 같은 합의를 놓고 전혀 다른 미래를 준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강경파 지도부는 지난 6월 미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약 두 달 동안 추가 전쟁에 대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전쟁을 단계적으로 끝낼 출발점으로 합의를 받아들인 것과는 정반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7일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이란과 MOU에 서명했다. 당시 합의에는 이란의 석유 판매를 위한 제재 면제와 동결자금 접근 허용, 3000억 달러 규모의 재건기금 조성 가능성 등이 담겼다. 미국은 이를 계기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후속 핵 협상으로 넘어가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란 지도부의 판단은 달랐다. WSJ가 인용한 이란과 아랍권 당국자들에 따르면 테헤란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세계 경제에 가해지는 압박을 일시적으로 낮춘 뒤 더 큰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벌려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퍼졌다. 이란은 협상에 기대기보다 다음 공격을 견디고 반격할 능력을 키우는 쪽을 택했다. 이란 국방 분석가 모하마드 하산 상타라시는 이란 내부에서 지금까지의 충돌을 본격적인 전쟁에 앞선 단계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고 WSJ에 설명했다. 이란 지도부가 현재 상황을 평시가 아닌 장기적인 전시 체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드론 생산 늘리고 혁명수비대 힘 키웠다 이란은 우선 군 지휘체계를 손봤다. 정규군에 대한 혁명수비대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과거 이란·이라크전과 국내 강경 진압을 경험한 인사들을 요직에 배치했다. 국내 방첩 활동도 강화했다. 동시에 미사일과 드론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란이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손상된 기반시설을 복구하고 미사일 기지에 다시 접근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우려했다. 이란은 미군 기지와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 선박을 공격할 수 있는 전력도 상당 부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혁명수비대의 역할도 커졌다. 이란은 혁명수비대 출신 알리 압돌라히 준장을 정규군과 혁명수비대를 아우르는 지휘체계의 핵심에 앉혔다. 지난 3월부터 사실상 혁명수비대를 이끌어온 아흐마드 바히디도 최근 총사령관으로 공식 임명됐다. 그의 임무에는 적을 상대로 한 공격 작전이 포함됐다. 이란은 예멘과 이라크 등의 친이란 무장세력과도 접촉을 강화했다. 아랍권 정보당국은 이란이 이들 세력과 주고받은 통신에서 전장을 넓히고 미국이 치러야 할 비용을 키우려는 전략 변화의 징후를 포착했다고 WSJ에 전했다. 협상은 교착…“평화보다 다음 공격 대비” 실제 군사행동도 이어졌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공격을 확대했고, 미국과 가까운 걸프 국가들에도 압박을 가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선박들을 공격했으며, 앞서 요르단의 미군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미사일이 방공망을 뚫고 보다 정확하게 목표물을 타격하는 모습에도 주목하고 있다. 물론 이란 내부에서도 전쟁 지속에 대한 이견은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비롯한 실용파는 경제가 더 악화하기 전에 미국과 합의해 제재 완화를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군사·경제 기반이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도 이란의 약점이다. 하지만 현재 협상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해상 봉쇄와 제재 등 경제적 압박이 이란의 태도를 바꾸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란 지도부는 오히려 장기간 버티기 위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란 측 협상 관계자들도 현재의 협상이 더 큰 충돌을 앞둔 휴지기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결국 지난 6월 합의는 워싱턴에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출구였지만 테헤란에는 다음 충돌을 대비할 시간을 벌어준 것으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양측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했던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장기적인 평화협정 역시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사설] 국민 눈높이보다 개인 소신 중요한 안보 장관들, 불안하다

    [사설] 국민 눈높이보다 개인 소신 중요한 안보 장관들, 불안하다

    외교안보 부처 장관들의 언행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그제 권오을 장관이 북한을 ‘인민공화국’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해명이나 유감 표명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앞서 출입기자단 정책간담회에서 북한을 “인민공화국”이라 불렀다. 앞서 지난 5일 정동영 통일부장관도 부처 업무보고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나 ‘조선’으로, 남북 관계를 ‘한조(한국·조선) 관계’로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은 ‘남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북한·북측’ 대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호칭만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동조하는 듯한 권·정 장관의 발언은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헌법 3,4조에 위배된다. 북한의 전략에 말려 자칫 분단을 영구화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오죽했으면 남북간 평화적 공존을 강조해온 이재명 대통령이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일”이라면서 “표현 하나로 정쟁에 휘말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정 장관에게 주의를 줬겠는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복무 시절 탈영 의혹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 6월에는 공군사관학교 생도들 앞에서 6·25전쟁 침략군 총사령관인 ‘마오쩌둥의 좌우명’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본분을 망각한 논란들로 비친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고,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며, 적의 위협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부처의 수장들 아닌가. 국민 상식이나 국가정체성과 거리가 있는 개인적 신념을 공공연히 고집한다면 문제가 작지 않다. 동맹국인 미국은 물론 북한, 중국, 러시아 등에도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전방부대의 빈총 경계, 보고 누락에 따른 미군 드론 격추 위기 등 잇따른 안보 기강 해이도 이와 무관치 않을 수 있다. 정치인으로서 개인적 견해와 국무위원으로서의 직분을 부디 분간하기 바란다.
  • “핵보다 호르무즈”… 이란 안보사령탑에 초강경파 원로 등판

    “핵보다 호르무즈”… 이란 안보사령탑에 초강경파 원로 등판

    16년간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재임신정 지탱한 군부체제 핵심 설계자권력 세대교체 중단… 기득권 득세대미 협상 주도한 온건파 견제 포석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놓고 미국과 이란이 물리적 충돌과 물밑 대화 사이에서 기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이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에 대미 초강경파 인사가 전격 발탁됐다. 이란 내 강경파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며 미·이란 협상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는 한층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대통령실은 9일(현지시간) 최고국가안보회의 신임 사무총장으로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출신의 모흐센 레자이(72)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을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을 전후해 16년간 IRGC를 이끈 최장수 지휘관으로, 이란 신정 정권을 지탱하는 군부 체제의 핵심 설계자로 손꼽힌다. 그는 1978년 이란 내 미국 석유회사 경영진을 겨냥한 암살 사건과 1994년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아르헨티나 유대인 문화센터 폭탄 테러를 배후에서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현재까지 인터폴의 적색수배 대상이며, 2020년 미국 재무부 특별 제재 대상 명단에도 올랐다. 레자이는 미군의 추가 공습에 맞서 이란 수뇌부가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전격 선언할 당시 “이 전략적 요충지는 원자탄 수십 발보다 중요하다”고 공언할 만큼 극단적인 성향을 고수해 온 인물이다. IRGC를 대변하는 준관영 타스님 뉴스는 이란 군부 지도자들의 헌사를 인용해 레자이를 ‘페르시아만에서 미국을 꿇린 지휘관들의 멘토’라고 치켜세웠다. NYT는 레자이가 군사·안보는 물론 외교 노선까지 총괄하는 안보회의를 이끌게 되면서, 이란 권력의 세대 교체는 중단되고 군부 원로 세력의 기득권은 더 단단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레자이 산하 군부 친정 체제는 해협 통제권을 더 강하게 틀어쥘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휴전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 협상을 조율해 온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마수드 페제키시안 대통령 등 온건·실용파 외교 라인의 입지를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안보전문가 하미드레자 아지즈는 “이번 임명은 미국과 물밑 협상을 주도해 온 이란 내 온건파를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며 “이란 체제 안에서 가장 타협 없는 세력이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았음을 증명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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