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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산부에게 칭찬 받는 선물?…태아 건강 챙기는 ‘엽산제’

    임산부에게 칭찬 받는 선물?…태아 건강 챙기는 ‘엽산제’

    엽산은 임신 초기 필수 영양제 중 하나로, 태아의 세포 재생에 관여해 신경관결손, 심장기형 등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엽산을 충분히 섭취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무뇌증, 이분척추증(척추기형) 아이를 낳을 확률이 72%나 적었다. 이 같은 이유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엽산 복용 시기인 임신 3개월 전부터 임신 17주차까지 하루 600~1000㎍의 엽산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엽산제는 이미 동네 약국에서 국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나우푸드, GNC, 암웨이 등 인기 해외업체 제품을 아이허브나 아마존, 비타트라 등 해외직구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임신 초기 엽산 영양제를 택할 때는 광고나 추천 글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그것이 천연 제품인지 아니면 합성 제품인지의 여부다. 자연에서 얻는 천연 엽산제 대신 합성 엽산제를 선택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의학저널리스트인 한스 울리히 그림은 합성 엽산의 제조방법에 대해 “200mL의 물에 개구리 피부 100g을 넣어 15~30분간 끓인 다음 알코올과 에테르를 넣어 분리한 기름방울이 바로 합성 엽산의 성분인 프테리딘”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이렇게 제조된 합성 엽산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노르웨이 보건 연구소 S. E. Haberg 박사는 3만2000여 명의 임산부와 그 자녀를 5년간 관찰하는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합성 엽산제를 복용한 임산부의 자녀는 그렇지 않은 자녀에 비해 천식과 하부 호흡기 질환 발생이 최대 24%나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런 합성 엽산의 단점 때문에 최근 천연원료 엽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천연 엽산과 합성 엽산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제품의 뒷면 ‘원재료명 및 함량’을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락토바실러스(엽산 1%)’처럼 천연원료명과 영양성분이 함께 표기됐다면 천연 엽산이고, ‘엽산’처럼 영양성분만 있다면 합성 엽산이다. 엽산제를 비롯해 임산부용 종합비타민이나 철분제 등을 선물할 땐 막연히 브랜드 인지도나 가격, 주변의 추천 등에 의존해 제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까지 생각한다면, 임산부 선물을 고를 때 직접 원료와 제조상의 특이점을 확인하고 천연원료 엽산제를 선물해주는 것이 좋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세계에서 두번째로 작은 여자 엄마 됐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여자가 엄마가 됐다. 건강하게 태어난 첫 아들은 신생아지만 키는 엄마의 허리를 넘는다. 아기가 슈퍼베이비가 아니라 엄마가 워낙 작기 때문이다. 지난 주 브라질 북부 벨렌에서 마리아 산토스(37)가 첫 아기를 순산하고 퇴원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아기는 이제 막 태어났지만 벌써 엄마의 허리에 온다. 엄마의 키는 79cm, 아기의 키는 46cm다. 마리아 산토스는 2006년에 첫 아이를 낳은 후 최근 세 번째 아이의 엄마가 된 스테이시 헤럴드(키 71cm)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여자다. 마리아 산토스는 연골무형성증을 앓고 있다. 유전적으로 옮겨지는 병이다. 머리와 몸통은 정상이지만 비율적으로 짧은 팔과 다리를 갖고 있다. 마리아 산토스는 척추기형까지 앓고 있어 등이 굽어 있다. 그래서 주변에선 임신이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실제로 작은 몸집 때문에 마리아는 임신기간 중 고생이 많았다. 배가 불러오면서 평소 21kg인 몸무게가 26kg로 불어나 출산을 앞두고는 서 있기가 곤란했다. 마리아는 그러나 뱃속의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출산은 자연분만 대신 수술을 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엄마가 워낙 작아) 자연분만을 하면 산모와 아기 모두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40분간 전신마취를 하고 제왕절개수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아기는 몸무게 2.375kg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춘성의 건강칼럼] 산악인과 외과의사

    전문 산악인은 치명적인 사고를 당할 위험이 높다.8000m 봉우리 하나 올랐으면 그만둘 법도 한데, 또 다른 목표를 찾아 떠너는 엄홍길씨나 박영석씨 같은 산악인의 마음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산행을 위한 경비를 마련해야 하고 스폰서를 구하느라 동분서주해야 한다. 명예 때문에 산에 오르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8000m 정상은 이미 여러 사람들이 올랐기 때문에 맨 처음 에베레스트에 오른 ‘힐러리 경’과 같은 영예는 기대할 수 없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무모함으로 비쳐지는 산악인들의 위험한 산행. 도대체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모험을 반복하게 만드는 것일까. 외과의사인 필자는 이들이 줄기차게 산을 타는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 자아 실현, 즉 자신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외과 의사도 매일 간이식 수술, 심장 수술, 척추기형 수술, 뇌 수술 등 사고 위험이 높은 수술을 한다. 위험한 수술을 하면 월급이 더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병원은 오히려 위험이 높은 수술을 싫어한다. 만에 하나 의료사고라도 나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배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 간이식 수술을 하는 의사나 정신과, 피부과 의사나 월급의 차이도 크지 않다. 산악인들이 위험한 산을 피하고 매일 북한산이나 도봉산만 오른다면 과연 만족할까. 아마도 “도대체 나는 세상을 왜 살까.”라는 자괴감으로 괴로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위험하고 힘든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들이 매일 간단한 수술만 하면 자신과의 타협이라고 느껴져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온갖 어려움과 위험을 무릅쓰고 8000m 정상을 정복한 뒤에 느끼는 만족감과 희열은 대수술을 집도한 뒤 외과의사의 그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당사자가 아니면 느껴보지 못할 그 감정은 물론 오래 가지 않는다. 며칠만 지나면 또 다른 봉우리에 도전하고 싶듯이 외과의사도 또 다른 수술을 시도하게 된다. 산에서 예상치 못한 기상변화로 사고를 당하는 것처럼 외과의사도 예상치 못한 의료사고에 맞닥뜨릴 수 있다. 산악인들이 낭떠러지에 떨어지지 않게 온갖 안전장치를 갖추는 것처럼 의사도 만전을 기한다. 우리사회의 관심도 중요한 안전장치다. 포기하지 않도록 따뜻하게 격려해야 정상을 정복하고 고난이도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다.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이춘성의 건강칼럼] 위대한 발명품 ‘척추경 나사못’

    척추관 협착증이 심한 환자는 우선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을 받게 된다. 주변의 뼈나 관절을 제거해 공간을 넓혀 줌으로써 오랜 기간 압박된 신경을 풀어주는 것이다. 이를 ‘신경 감압술’이라고 한다. 감압술을 시행하고 나면 각각의 마디가 불안정하게 되는데 놔두면 장기적으로 여러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척추 유합술’로 척추의 상태를 안정화시켜야 한다. 이는 인접해 있는 척추뼈들을 ‘척추경 나사못’을 이용해 고정한 뒤 뼈 이식을 통해 한 개의 통뼈로 합쳐주는 과정이다. 유합술은 퇴행성 척추질환, 척추 골절, 척추 기형, 목 디스크 등 대부분의 척추질환에 사용하는 유용한 수술법이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몸 속에 나사못이 박히는 것에 대해 겁을 내고 거부감을 보인다. 하지만 알고 보면 나사못은 환자들이 대단히 고마워 해야 할 의료기기다. 척추경 나사못이 없었던 1980년대 중반까지는 환자들이 수술 후 이식한 뼈가 굳을 때까지 3개월 이상 온 몸에 기브스를 하고 꼼짝 없이 누워 있어야만 했다. 물론 환자 보호자들이 매일 대·소변을 받아내야 했기 때문에 고충이 컸다. 반면 나사못이 도입된 이후에는 수술 후 4∼5일 뒤부터 환자가 혼자 걷고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움직이면서도 뼈가 굳을 수 있게 척추뼈들을 견고하게 고정해 주는 ‘척추경 나사못’은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와 함께 척추 수술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능케 한 일대 전환점이었다. 척추외과 의사가 되는 과정은 나사못을 척추경에 안전하게 삽입하는 것을 배우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척추외과를 전공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나사못을 삽입하는 데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뒤틀리고 휘어진 척추기형 환자에서 나사못을 박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이춘성의 건강칼럼] 외과의사도 피가 무섭다?

    외과의사들은 수술 도중 칼이나 바늘에 찔리는 일이 많다. 특히 피가 튀어 눈에 들어가면 기분이 굉장히 찝찝하다. 혈관으로 직접 피가 들어간 것과 같기 때문이다. 15년 전 미국으로 유학간 첫 달에 있었던 일이다. 척추기형 수술에서 조수를 서던 중 피가 튀면서 눈으로 들어갔다. 순간 당황했지만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 웬만한 수술 전 검사는 다 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수술 조수를 계속 했다. 수술을 마치고 동료인 미국인 의사에게 눈에 피가 들어갔다고 말했더니 화들짝 놀라면서 교수에게 긴급 사안으로 보고하는 것이었다. 잠시 후 어리둥절해 하는 필자에게 교수가 직접 와서 환자의 피 검사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알고 보니 미국에서는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수술 전 에이즈(AIDS) 검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수술했던 환자가 AIDS인지 아닌지 잘 모르니 필자가 원하면 환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피검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찔해졌다. 피검사는 필요 없다고 대범한 척 거절하였지만 그날부터 혼자서 끙끙 앓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집에서 이야기도 못 하고 남 몰래 수저, 식기 등을 따로 사용했다. 연수 기간 내내 ‘머나먼 미국에 공부하러 왔다가 재수없게 에이즈 걸리는 것 아닌가.’라고 후회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몇 년 후 텍사스의 한 병원에서 다시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수술 예정 환자가 수술 전 검사상 에이즈 환자로 판명되어 수술이 취소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리둥절해졌다. 캘리포니아에서 있었던 내 이야기를 들은 텍사스 의사들은 캘리포니아 놈들 웃긴다고 마구 비웃는다. 텍사스는 캘리포니아와는 달리 수술 전에 에이즈 검사를 철저하게 한다고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 정말 황당 그 자체였다. 외과의사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화이트칼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3D 직업이다. 의대 졸업생들이 외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걱정된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이춘성의 건강칼럼] 수술중 마취가 풀린다면

    전신마취 상태에서 수술을 하던 중에 환자의 마취가 풀리는 황당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수 있을까? 국소마취로 치과 치료를 하다가 마취가 풀려 다시 마취를 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전신마취 상태에서 수술 도중 환자가 깨어나는 영화 같은 일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척추수술에서는 이런 상황을 일부러 만들어 활용하기도 한다. 척추수술 중 가장 부담스럽고 위험이 따르는 수술은 측만증 등 척추기형을 바로 잡는 수술이다. 자칫 하반신 마비와 같은 신경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에는 ‘수술 중 척추신경의 상태를 감시하는 모니터링 기계’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런 기계가 없었던 시절에는 수술 후 예상치 못한 하반신 마비가 나타나 의료진이 당황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술 중 환자를 깨워 척추신경의 기능을 체크할 수밖에 없었다. 마취의 심도를 낮춤으로써 전신마취 상태에서 살짝 깨어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환자의 귀에 대고 “발가락을 움직여봐요.” 라고 소리를 지른다. 환자가 발가락을 움직이면 신경기능이 정상이라고 판단하고 다시 마취 심도를 높여 수술을 진행한다. 만약 발가락을 움직이지 못 한다면 척추신경이 손상된 경우로 보고 대책을 강구하게 된다. 이처럼 수술 중 환자를 깨워 신경기능을 체크하는 검사를 ‘깨우기검사(wake-up 검사)’라고 한다. 프랑스의 저명한 척추외과 의사인 스타그나라가 고안, 한 동안 요긴하게 써먹었던 방법이다. 최근에는 척추신경을 모니터링하는 장비가 보편화돼 수술 중 환자를 깨우는 ‘깨우기검사’의 필요성은 많이 줄었지만 더러는 아직도 이 검사를 더 선호하는 의사들도 없지 않다. 이상하게도 우리 나라는 척추신경 모니터링 분야에서 다른 의료선진국보다 유독 뒤진 감이 있었다. 하지만 근래 여러 병원에서 최신 모니터링 기계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의 척추수술이 더 안전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이춘성의 건강칼럼] 君子不器의 정신

    예전에는 의사들의 전문 분야가 지금처럼 촘촘히 세분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에 따라 198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점차 세분화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정형외과의 경우 척추, 고관절, 슬관절, 손, 어깨, 발, 스포츠 외상 등 여러 분과로 나뉘었으며, 척추 분과는 다시 목, 허리, 척추기형 전공 등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의료 선진국일수록, 또 대형 병원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군자불기(君子不器)’는 논어(論語)의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말이다.‘군자는 그릇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그릇의 의미는 특정한 기능 소유자, 즉 전문가를 의미한다. 논어의 배경이 되는 춘추전국시대에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전문화된 직업이 있었다. 수레바퀴를 만드는 일, 배를 만드는 일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직종은 항상 하층민의 몫이었다. 전문화란 노예 신분에게나 요구되는 하찮은 직업 윤리였기 때문이다. 이상적, 전인적(全人的)인 인간이 되려면 모든 면을 두루 갖춰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귀족은 전문가가 되어서는 안 되었다. 귀족이라면 누구나 어려서부터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의 육예(六藝)를 두루 익혀야 했다. 전인성(全人性)을 강조하는 동양 사회의 관점에서 볼 때 의학의 세분화, 전문화는 그다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의학의 세분화, 초전문화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이다. 어떤 질병을 깊이 연구하고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면에서 보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세분화가 진행될수록 환자를 인격체로 보지 못하고 단지 질병을 가진 개체로만 취급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세분화가 진행될수록 환자를 전인간적(全人間的)으로 파악하려는 군자불기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의학이 발전할수록 의학교육 과정에서 휴머니티(humanity)를 강조하는 문사철(文史哲)의 인성(人性)교육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다.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박사

    “학교검진으로 척추측만증을 찾는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사람들은 학생의 건강보다 다른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척추측만증은 전염병인 결핵과는 다릅니다.” 의료계 안팎에서 ‘정직한 의사’,‘의학 원리주의자’로 평가받는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50) 박사. 언제나 문제의식을 달고 살지만 뜻있는 사람들이 그를 외면하지 못하는 것은 그가 항상 탐구하는 자세를 흐트리지 않으며, 또 항상 ‘꼭 그래야만 하는 문제’를 들추기 때문이다. 그를 만나 청소년에게 많은 척추측만증을 두고 얘기를 나눴다. 측만증 학교검진이 왜 문제인가.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이게 학생 100명 중 2명 꼴로 있는 병인데 이걸 찾으려고 수많은 학생의 웃통을 벗겨 줄을 세운다는 점이다. 이게 정말 학교검진 대상인지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게 집단의 건강을 해치지도 않고, 또 대부분의 부모들이 문제를 알고 있는데, 개인의 신체적 비밀을 드러내 친구들 놀림감을 만들어서야 되겠나. 이 병의 조기발견이 조기치료에 도움이 되느냐를 두고도 학계에서는 논란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영국에서는 지난 83년부터 이 병의 학교검진을 이미 중단했다. 그의 논리는 명쾌했다. 지난 93년 미국에서의 의사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이 문제를 곧장 제기해 척추학회 찬반투표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이걸 가진 학생이 100명 중 2명이라고 했지만 그나마 문제가 되는 상태, 즉 척추가 20도 이상 휜 경우는 1000명 중 2∼3명 정도입니다. 그러니 여기에 쓰이는 인력과 예산을 다른 전염성 질환이나 비만, 자살예방 등 현실적인 곳에 쏟으라는 거지요.” 문제가 되는 척추측만증은 어떤 질환인가. -쉽게 말해 척추가 앞뒤가 아니라 옆으로 휘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세부적으로 구분해 달라. -크게 구조성과 비구조성으로 나누는데, 비구조성은 예컨대 다리 길이가 달라 척추가 휘는 경우 등으로 본원적인 측만증과는 거리가 있다. 문제는 구조성으로 특발성, 선천성, 신경근육성 등으로 나누며 이 중 85∼90%를 특발성이 차지한다. 특발성은 대부분 청소년에게서 나타나 청소년측만증이라고도 한다. 유아형이나 연소기형도 있으나 발병 빈도가 많지 않다. 원인은 드러나 있는가. -비구조성은 다리 길이가 다르거나 허리디스크 등이 원인이 된 경우로 진정한 의미의 측만증은 아니고, 가장 발병 빈도가 많은 특발성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선천성은 태어날 때부터 척추 기형이 동반된 경우고, 신경근육성은 신경 및 근육질환에 의해 생긴다. 또 말판증후군이나 신경섬유종증, 골형성부전증에 의한 측만증도 있다. 그는 책걸상이 측만증의 원인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제동을 걸었다.“특발성은 서구에서도 아직 원인을 밝히지 못했는데 책걸상 탓이라고 단정하는 건 신중하지 못한 태도입니다. 지금까지 제시된 유전적 요인, 평형감각이나 성장호르몬 이상 등은 가설일 뿐이고, 최근에는 간뇌 뒤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이 줄면 척추가 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정설은 아닙니다.” 좀 혼란스러운 면이 없지 않은데,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자꾸 일부에서 청소년 3분의2가 허리가 휘었다는 등의 얘기를 해 혼란이 있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 서울대병원이 제시한 측만증 유병률(10도 기준)은 2.28%였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또 판정 기준도 소개해 달라. -진단은 대부분 문진과 진찰,X레이 검사로 충분하며, 신경질환이나 근육질환 등 다른 원인이 의심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CT나 척수강 조영술 등 정밀검사를 한다. 판정 기준은 척추가 휜 각을 근거로 하는데, 통상 10도 이상 휘어 있으면 측만증으로 본다. 치료문제를 거론하자 이 박사는 우리의 부실한 의료체계를 먼거 꺼냈다.“의료사고보험 얘긴데, 제대로 된 나라에 이게 없을 수 없지요. 그러다 보니 의사들은 위축돼 갈수록 방어진료만 하게 되고, 환자들 피해도 크지요. 보세요. 의료사고 한건 터지면 의사들 멱살 잡히기 예사고, 목소리 큰 사람만 득을 보잖아요. 이게 얼마나 기형적입니까. 의사나 환자 모두 낭떠러지에서 외줄을 타는 꼴이지요.” 치료 방법을 소개해 달라. -치료는 크게 관찰, 보조기치료, 수술 등 3가지로 구분한다. 관찰은 20도 미만의 만곡을 가진 환자를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주시하는 치료방법이다. 측만증은 수술이 능사가 아니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무려 70∼80%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좋아진다. 마찬가지로 측만증도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는 단계라면 이런 관찰 과정이 필요하다. 보조기치료는 20∼40도의 만곡을 가졌으며, 성장기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다. 성인 환자에게 이 치료는 효과가 없다. 의사마다 기준이 다르나 내 경우 성장기 환자는 40∼45도 이상, 성인의 경우 50∼55도를 넘으면 수술을 고려한다. 특히 성장기여서 만곡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면 수술치료가 좋다. 수술은 뼈를 이식하는 유합술이나 금속기기를 이용한 교정술을 통해 만곡을 작게 하고, 균형잡힌 척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박사는 의사가 많아선지 너무 공격적인 진료가 문제가 된다며 이런 견해도 덧붙였다.“우스운 얘기지만 환자는 의사 수에 비례해 증가합니다. 작위적인 환자가 적지 않다는 뜻인데, 의사가 떼돈을 벌고, 돈 있는 환자만 양질의 진료를 받는 사회는 분명 잘못된 사회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도 유럽처럼 사회주의 진료체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의 주체는 당연히 환자이고 국민이니까요.” ■ 이춘성 박사는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전임의(척추기형 및 소아정형외과)▲미국측만증연구학회 회원▲미국소아정형외과학회 및 척추외과학회 회원▲1996년 요부변성후만증 세계 최초로 보고▲2000년 미국측만증학회 우수논문상 수상▲‘상식을 뛰어넘는 허리병, 허리디스크 이야기’(서울대 이춘기 교수 공저),‘우리나라 중년 여성의 허리 굽는 병 요부변성후만증’,‘초·중·고등학생 척추 휘는 병 척추측만증’ 등 저술.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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