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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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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보기의 책보기] 불로초는 없다 원시인처럼 살아라

    [최보기의 책보기] 불로초는 없다 원시인처럼 살아라

    전라남도 고흥군 바닷가에 팔영산이 있다. 병풍처럼 연이은 봉우리가 다도해 절경과 어우러지는 탓에 전국 등산객의 발길이 잦은 도립공원이자 해상국립공원지구다. 팔영산에는 전설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는 천하를 손에 넣은 중국 진시황이 늙음으로써 그 천하를 잃을까 두려워하던 차에 팔영산에 불로초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신하를 보냈다는 전설도 있다. 저 넓은 대륙과 한반도에 불로초가 있을 만한 산이 반도 끝 해발 약 600M 산이었겠는가 의심이 들고, 진시황 이하 모든 선조들이 불로장생에 실패했음을 보아 불로초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울러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몸은 아프나 정신은 훨씬 성숙한 경우와 몸은 건강한데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경우도 많으니까. 특히 치매처럼 뇌(腦)에 문제가 생기면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까지 말못할 고생을 겪는다. 치매를 예방하는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발생하면 치료도 쉽지 않아 개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지만 안타깝게도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분명한 지침이 없어 나이가 들수록 안 걸리기만 바랄 뿐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 『평생 젊은 뇌』를 집필한 손유리 저자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신경과 전문의로서 뇌(腦) 건강 전문가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유튜브 채널 <브레인튜브>도 운영하는 저자는 ‘뇌는 그저 늙어갈 뿐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다시 젊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강하게 한다. 『평생 젊은 뇌』는 바로 뇌 박사의 그런 주장, 나이가 들어도 뇌를 젊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총정리했다. 뇌졸중 같은 뇌질환을 예방하면서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원시인처럼 살 필요가 있다. 원시인의 핵심은 ESP! ‘잘 먹고(Eat), 잘 자고(Sleep), 잘 놀고(Play)’, 쓰리 고! 음식을 골고루 먹고, 잠을 충분히 자고,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신나게 열정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뇌질환 예방에 중요하다. ESP는 무엇보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뇌를 알고 내를 아는 것이 건강한 내 뇌를 지키는 출발점이다. 『평생 젊은 뇌』로 일단 뇌부터 알아보자. 우리 선조들 또한 무병장수의 비결로 ESE,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라(Excrete)’ 하지 않았던가! 최보기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
  • 과학도 어쩔 수 없는 노화…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

    과학도 어쩔 수 없는 노화…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

    ‘우리는 왜 죽는가’노화과학 최근 50년 연구 정리‘젊게 늙는 사회’초고령 개인·사회 시스템 진단‘인생의 짧음에 관하여’늙고 죽는 것, 학문적 이론 소개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한 이후 꿔 왔던 거의 유일한 꿈은 바로 ‘늙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이었다. 최근 과학기술과 의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불로초를 찾으려 했던 진시황제가 바랐던 수준의 불로장생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대수명은 100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기대수명과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숙명인 ‘노화’와 ‘죽음’을 일종의 질병으로 생각하고 꺼리게 된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죽음이나 노화가 사라진다면 인간은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서로 다른 관점으로 노화와 죽음을 바라보는 책들이 최근 잇달아 출간되면서 눈길을 끈다.‘우리는 왜 죽는가’(김영사)는 2009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분자생물학자 벤키 라마크리슈난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노화과학의 최근 50년 연구를 총정리한 책이다. 노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하나씩 살펴보고, 이를 늦추기 위해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어떤 장애물들이 있는지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분야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공적 및 사적으로 엄청난 자금이 투자되며, 그로 인해 엄청난 거품이 끼어 있다”며 최근 수명 연장과 항노화 산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자신도 70대의 늙은 과학자로서 죽음과 노화가 생물학적으로 필요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지, 수명 연장이 가져올 사회적 문제는 없는지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게 펼쳐내고 있다.국내 보건사회학 1세대 학자인 조병희 서울대 명예교수와 건강정책, 노인 보건을 연구하는 정영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함께 쓴 ‘젊게 늙는 사회’(지식의날개)는 보건사회학적, 보건통계학적으로 초고령사회에서 개인의 건강과 사회 시스템의 관계를 짚어 내고 있다. 이들은 나이 들면서 필요한 것은 노화를 역행하거나 불로장생이 아니라 ‘건강노화’라고 말한다. 건강노화는 혼자 움직이고, 식사 준비를 하며, 위생 관리를 하고,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는 등 기능적으로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건강하게 나이 먹는 것을 말한다. 건강노화의 핵심은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공동 노력이다. 특히 저자들은 초고령사회에서 건강은 노인의 말년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가 건강하게 나이 드는 일까지 포함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인생의 짧음에 관하여’(을유문화사)는 호주 시드니대에서 현대물리학사와 철학을 가르치는 딘 리클스 교수가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것에 관해 과학자와 철학자, 심리학자, 문학자들의 다양한 주장과 이론을 소개하며 ‘인간의 유한성’에 대해 고찰하게 만든다. 리클스 교수는 “인간이 필멸의 존재이기 때문에 수많은 과학과 철학이 탄생할 수 있었다”며 “인생이 유한하지 않다면 인생의 여러 시기를 거치며 자기 생각과 믿음에 주의를 기울이는 법, 온전한 사람이 되는 법, 진정한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힌다.
  • 당대표 연임 걸림돌 없앤 민주… ‘이재명 일극체제’ 쐐기

    당대표 연임 걸림돌 없앤 민주… ‘이재명 일극체제’ 쐐기

    더불어민주당이 당의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가 발생했을 때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무공천 규정을 폐지한다. 또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년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에 예외를 두기로 했다. ‘검찰 독재’와 여당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정치개혁은 후퇴하고 이재명 대표의 일극 체제만 강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일 이러한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했다. 개정안은 12일 당무위원회와 17일 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민주당 귀책사유에 따른 무공천’은 2015년 김상곤 당시 혁신위원장 시절 마련한 정치개혁 조항으로 책임정치를 구현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 비위 사건을 계기로 2021년 치러진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비해 민주당은 2020년 전 당원 투표를 통해 후보를 낼 수 있는 예외 조항을 신설했다. 이번엔 한술 더 떠 무공천 규정 자체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의힘엔 이러한 의무 조항이 없어 형평성 문제도 있고 당이 아닌 선출직 공직자의 개인적 문제까지 당이 책임지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당직자가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등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되면 직무를 정지하는 조항도 폐지하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은 2022년 해당 혐의로 기소되더라도 정치 보복으로 인정되면 직무 정지를 취소하는 내용으로 당헌을 개정했는데 당시에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고려한 방탄용 개정이라는 반발이 있었다. 이번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유죄판결 와중에 이 조항을 아예 없애기로 한 것이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검찰 독재 정권하에서 이 대표와 야당 의원들에 대한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이뤄지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 최고위는 당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도 의결했다. 이 대표가 연임 뒤 2027년 대선에 출마하려면 규정에 따라 2026년 3월엔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예외 조항 신설로 2026년 6월 지방선거까지 마무리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게 가능해졌다. 이 수석대변인은 “여러 차례 토론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것이고, 현행 조항이 완결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위인설관’ 방식의 당헌·당규 개정을 구태여 추진할 필요가 있나”라며 “무리한 개정은 국민으로부터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최고위는 국회의장 후보와 원내대표 당내 경선에 온라인·ARS 등의 방식으로 권리당원이 투표한 결과를 20% 반영하는 ‘당원권 강화’ 조항도 추가했다. 지도부뿐 아니라 시도당위원장 선출 때도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 반영 비율을 20대1 미만으로 조정해 권리당원의 입김이 강화됐다. 중앙당에 당원주권국을 신설하고 당 지도부를 뽑는 ‘전국대의원대회’의 명칭을 ‘전국당원대회’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당심’의 지지를 받은 추미애 의원이 탈락한 이후 당원들의 탈당과 지지율 하락 등에 대응해 당원 참여 보장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있었던 만큼 잡음이 예상된다. 이 밖에 민주당은 경선 후보자가 3인 이상인 경우 선호투표 또는 결선투표를 실시하도록 했다. 총선 후보 부적격 심사 기준 중 ‘당의 결정 및 당론을 위반한 자’에 대한 규정을 구체화해 당론에 반대하면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게 했다. 이번 당헌·당규 개정으로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이 공고해졌지만 전반적으로 개악한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귀책 시 재보궐선거 무공천이나 부정부패 관련 혐의자 직무 정지 등은 책임정치를 강조하면서 다른 정당들도 따라올 수 있도록 추진했던 것들”이라며 “정치개혁 측면에서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당헌·당규 개정 움직임을 중국 진시황이 책을 불태운 ‘분서갱유’(焚書坑儒)에 빗대 비판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차기 대선 도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당헌 조항들을 모조리 바꾼 것”이라며 “탈법으로 당헌을 불사르는 국회판 분서갱유를 획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당원권 강화가 무슨 시대적 요구라며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은 모두 이재명 독재를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 “흥민이 월드클래스 아직, 실력·인품 동반되어야… 잘 이끌려고 책 놓지 않았다”

    “흥민이 월드클래스 아직, 실력·인품 동반되어야… 잘 이끌려고 책 놓지 않았다”

    “리더 역량을 길러야 (손)흥민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독서에 더 집중했습니다. 의미 있는 구절이 있으면 책에 표시해 흥민이 머리맡에 둔 적도 있었어요.” 강도 높은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길러 낸 손웅정(62) 감독이 아들 손흥민(32·토트넘)을 지도할 때마다 보여 준 진지한 표정으로 ‘독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책을 읽는 것은 축구인이 사고력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모두에게 공평한 24시간을 활용해 나를 성장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 감독은 17일 서울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자신의 두 번째 책인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축구 지도자들도 리그에서 우승하면 6개월에서 1년 쉬면서 책을 읽어야 한다”며 “타성에 젖기 전에 자신을 되돌아보고 발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에게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손 감독은 “책을 읽는 아버지를 통해 존중, 예의, 배려 등의 의미를 깨달으면 자연스럽게 읽게 될 것”이라며 “독일에 (손)흥민이를 데려가 훈련시킬 때 제가 먼저 강도 높게 운동하고 따라 하게 했다. 가난뿐 아니라 부지런함, 게으름도 대물림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흥민이 ‘월드클래스’인지 묻자 “공만 잘 차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손 감독은 “개인적으로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이상의 선수라고 평가하는 요한 크루이프가 월드클래스는 그에 맞는 인품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손)흥민이는 공 차는 것도, 인품도 아직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손 감독은 대표팀에서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과 몸싸움을 벌이며 힘든 시간을 겪은 손흥민에게 특정 책을 추천하기보다 겸손한 자세를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중국 진시황릉에서 선 자세의 병마용은 훼손이 심한데 낮은 높이의 궤사용(무릎 꿇은 궁병)은 모습을 보전하고 있다”며 “몸을 낮추는 게 가장 큰 삶의 지혜”라고 말했다. 다만 “자신의 기준선을 넘으면 가차 없이 응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흥민이의 리더 되기 위해 독서…월드클래스 아직, 실력·인품 동반되어야”

    “흥민이의 리더 되기 위해 독서…월드클래스 아직, 실력·인품 동반되어야”

    “리더 역량을 길러야 (손)흥민(32·토트넘)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독서에 더 집중했습니다. 의미 있는 구절이 있으면 책에 표시해서 흥민이 머리맡에 둔 적도 있었어요.” 강도 높은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길러낸 손웅정(62) 감독이 아들 손흥민을 지도할 때마다 보여주는 진지한 표정으로 ‘독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책을 읽으면 축구인이 사고력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모두에게 공평한 24시간을 활용해 나를 성장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 감독은 17일 서울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자신의 2번째 책인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축구 지도자들도 리그 우승 등 큰 성공을 거두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쉬면서 책을 읽어야 한다”면서 “타성에 젖기 전에 자신을 되돌아보고 발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에게는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손 감독은 “책을 읽는 아버지를 통해 존중, 예의, 배려 등의 의미를 깨달으면 자연스럽게 읽게 될 것”이라며 “독일 함부르크에 (손)흥민이를 데려가서 운동시킬 때 제가 먼저 강도를 높여 운동하고 따라 하게 했다. 가난뿐 아니라 부지런함, 게으름도 대물림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흥민이 아직도 ‘월드클래스’가 아닌지 묻자 “공만 잘 차서 되는 게 아니”라며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손 감독은 “개인적으로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이상의 선수라고 평가하는 요한 크루이프가 월드 클래스는 그에 맞는 인품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손)흥민이는 공 차는 것도 인품도 아직 월드클래스가 아니다”고 답했다. 손 감독은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과 몸싸움을 벌이며 힘든 시간을 겪은 손흥민에게 “특정 책을 추천하기보다 겸손한 자세를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손 감독은 “중국 진시황릉에서 선 자세의 병마용은 훼손이 심한데 앉은 자세인 궤사용(무릎 꿇은 궁병)은 모습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면서 “몸을 낮추는 게 가장 큰 삶의 지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자신의 기준선을 넘으면 가차 없이 응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포착]“세계 최대 불가사의 맞네”…中 진시황릉서 완벽 보존된 마차 발굴, 도굴꾼 피한 비결

    [포착]“세계 최대 불가사의 맞네”…中 진시황릉서 완벽 보존된 마차 발굴, 도굴꾼 피한 비결

    중국 최초의 황제이자 첫 통일군주인 진시황의 무덤에서 금과 은, 4륜 마차 등의 유물의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상태로 발견됐다. 관영매체 인민망 등 현지 언론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진시황릉유적지박물관은 최근 서북부 산시성(省) 진시황릉 1호 갱에서 새로운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거의 완벽한 형태로 보존된 4륜 나무 마차다. 해당 유물은 2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땅속에 묻혀있다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화려한 채색 문양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다.마차의 전체 길이는 7.2m에 달하며, 해당 마차는 진시황의 장례식에서 관을 운반하는데 사용됐던 ‘영차’(靈車)로 추정된다. 발굴 프로젝트를 이끄는 장웬샤오 수석 고고학자는 “완벽하게 보존된 채 발견된 4륜 나무 마차는 진시황의 장례 과정에서 관을 운반하는데 사용됐던 영차였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함께 발굴된 다른 유물들도 진왕조(BC221~BC206) 시대의 장례 전통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유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고학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4륜 나무 마치와 금, 은, 청동과 옥 등으로 만든 유물 다수에서 도굴의 흔적은 거의 없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4륜 마차와 같은 복잡한 유물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고고학적인 지식과 철저한 발굴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굴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유물에 속하며, 이러한 이유가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2200여 년 전 유물을 발굴해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불멸을 꿈꾼 진시황, 진시황릉 속 ‘보물’에 관심 쏠려 진시황은 내세를 믿고 불멸을 꿈꾼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사후세계로 이동한다고 믿고, 즉위 초부터 남북 515m, 높이 약 76m에 달하는 거대한 무덤을 짓기 시작했다.사료에는 진시황릉의 내부에 수은으로 만든 강과 바다가 있고, 천상을 모방한 지하궁전이 존재한다고 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실제로 발굴되지는 않고 있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병마용은 세계 최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동시에, 진시황릉이 가진 가치의 ‘빙산의 일각’이라는 기대가 있을 정도다. 2009~2022년 진행된 1호갱 발굴에서도 수백 개의 병마용이 발굴됐다. 중국 당국은 진시황릉의 학술적‧유물적 가치가 상당하다고 보고, 발굴과 공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 진시황릉의 완전한 발굴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전 세계의 중국학자와 아시아 역사학자들은 진나라 시대의 유물이 온전히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진시황릉에 대해 갈수록 뜨거운 호기심을 보내고 있다.
  • 100년 전 ‘망명녀’ 다시 잇다

    100년 전 ‘망명녀’ 다시 잇다

    신랄하고 리듬감 넘치는 근대 여성 작가 김말봉의 이야기를 한 세기 뒤의 여성 작가인 박솔뫼가 이어서 썼다. 같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말씨도 어휘도, 심지어 그들이 서 있는 마음의 풍경조차도 크게 다르다.‘기도를 위하여’(작가정신)는 출판사의 프로젝트인 ‘소설, 잇다’의 네 번째 책이다. 근대와 현대의 여성 작가를 한 명씩 선정한 뒤 이들의 소설을 한 권의 책에 담아서 읽어 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선배가 쓴 소설의 뒷이야기를 후배가 상상력을 발휘해 이어 나가는 방식이다. “나를 흉악한 구렁에서 건져낸 은인에게 머리를 베어 신이라도 삼아 바쳐야 할 윤숙이에게 이렇게 쓴잔으로 갚아야 되는가 어디 남자가 없어서 하필 윤숙이의 애인을 빼앗게 되는고……”(‘망명녀’, 44쪽)김말봉의 데뷔작 ‘망명녀’는 박솔뫼의 ‘기도를 위하여’로 이어진다. 담배와 모르핀에 중독된 명월관 기생 최순애는 친구 허윤숙의 도움으로 구렁텅이 같은 삶에서 빠져나올 계기를 얻는다. 그러나 이미 흐트러진 생활의 기강을 혼자서 다잡는 건 어려운 일. 그러던 순애는 별안간 윤숙의 애인 윤정섭이 설파하는 공산주의 사상에 매료되고, 자연스레 그에게도 이끌린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 떠오르는 세 사람의 엇갈린 사랑. 순애는 정섭과 결혼을 맹세하고 그와 함께 나라에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둘의 결혼식 날 정섭은 순애에게 소포를 보내는데, 어떤 위험한 물건을 전해 달라는 내용이다. 박솔뫼는 감옥에 갇힌 순애와 정섭이 ‘옥중 혼례’를 치른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 이번에도 윤숙의 도움으로 순애는 감옥을 빠져나오지만, 목숨을 오래 부지하지 못하고 숨을 거둔다. 하지만 죽은 순애는 이내 산 사람의 세계로 넘어오고 순애의 혼과 윤숙, 정섭은 한자리에 눕는다. 셋은 각자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단편과 장편을 넘나들며 활약한 김말봉은 개성이 뚜렷한 필치에도 불구하고 문학사에서 좀처럼 제대로 자리가 마련되지 않았다. 그는 당대 어느 문학평론가가 소설을 왜 쓰느냐고 묻자 대뜸 “돈 벌려고 쓰지”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누가 뭐래도 소설은 재밌어야 하고 널리 읽혀 독자들에게 선의의 감동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설은 철저히 대중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철칙을 지켰던 그는 현실에서도 대중 안에 있었다. 3·1운동 때 시위대 맨 앞에 있다가 구금됐으며, 해방 후에는 공창 폐지 입법화에도 앞장섰던 대가 센 여성 운동가다. ‘망명녀’ 외에도 김말봉의 걸작 단편 ‘고행’과 ‘편지’도 실려 있다. 특히 ‘고행’은 읽고 있으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좀체 참을 수 없을 정도다. 같이 영화를 보기로 한 아내를 속이고 내연녀 ‘미자’의 집으로 간 주인공 남성. 그러나 미자와 절친한 사이인 그의 아내도 때마침 미자네 집으로 찾아온다. 결국 알몸으로 벽장에 숨어서는 아내가 한시라도 빨리 집에 돌아가기만을 기다린다. 하필 수박을 한 접시 먹고 거기다가 맥주까지 마신 그는 밀려오는 요의에 정신이 아득해지는데…. 힘껏 오줌을 참으면서 자신의 부도덕한 행동을 합리화하는 그의 모습은 애잔하기 짝이 없다. “그래 남자가 오입 좀 하였기로서니 어떻단 말이야. 세계를 정복한 나폴레옹의 궁중 생활은 어떠하였으며 더구나 진시황은 삼천 궁녀를 그리고 솔로몬 왕은 일천 왕비를 두지 않았는가. 남자가 이렇게 담이 없고 기분이 없어 어디다 써?”(‘고행’, 82쪽)
  • DMZ 무단 외국인 침입 벌금은…세계에서 방문이 금지된 장소[투어노트]

    DMZ 무단 외국인 침입 벌금은…세계에서 방문이 금지된 장소[투어노트]

    한반도 비무장지대(DMZ)가 사진 등을 찍기 위해 무단으로 들어갔을 경우 벌금을 물어야 하는 '방문이 허용되지 않는 금지된 장소'로 해외 매체에 소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 전문 매체인 스트리트 인사이더(Streetinsider.com)는 최근 '방문이 허용되지 않은 금지된 장소'(Forbidden Places in the World You Aren’t Allowed to Visit) 200여곳에 대한 정보를 올리며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를 5번째로 소개했다. 매체는 최근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사용해 호기심에 대한 장벽이 사라졌지만 방문히 엄격히 제한된 세계의 유명 장소를 소개했다. 금지된 장소에는 위험한 상황, 정치적 문제, 유령 및 외계인에 대한 소문 등의 이유로 일반인들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다. 특히 휴대전화 등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몰래 들어가려고 할 경우 감옥은 아니더라도 무거운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위험한 장소, 정치적 이유, 유령, 외계인 소문 등으로 방문 금지    비무장지대(Korean Demilitarized Zone, DMZ)는 남한과 북한 사이의 장벽 역할을 하는 곳으로 실제 총격전이 벌어지는 곳이라고 소개됐다. 특히 DMZ는 울타리가 처진 철저하게 고립된 장소로 지뢰가 많으며, 2020년에는 DMZ 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무단으로 방문했을 경우 155달러(약 2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소개하면서 '한국에서 적발됐을 경우'라는 설명을 달았다.  금지된 장소로 가장 먼저 소개된 미국 네바다주의 미 공군기지인 51구역(Area 51)은 무단으로 방문했을 경우 2280달러의 벌금을 내야한다고 밝혔다. 바티칸 비밀 기록 보관소(Vatican Secret Archive)는 75세 이상의 승인받은 학자들만 스위스 경비대를 통해 들어갈 수 있으며, 무단으로 방문했을 경우 275달러의 벌금과 무단 침입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고 소개했다.DMZ 무단 방문했을 경우 155달러 벌금 부과  바하마에 있는 리틀 홀 연못 케이(Little Hall’s Pond Cay)는 개인 소유의 섬으로 캐러비안 해적에 나온 조니 뎁(Johnny Depp)이 구입한 뒤 이후 해리포터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JK롤링(J.K. Rowling)에게 팔았다. 무단으로 방문할 경우 50달러의 벌금을 물게된다. 일본에 있는 이세 신궁(Grand Shrine of Ise)은 승려나 여사제, 일본 황족만 들어갈 수 있고, 외지인들은 외부를 돌아볼 수 있지만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무단으로 들어갔을 경우 벌금 712달러 또는 징역 최대 3년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의 진시황릉(Mausoleum of Qin Shi Huang)은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 내부를 2000년 동안 실제 본 사람이 한명도 없다고 밝혔다. 무단으로 침입했을 경우 처벌 비용에 대해 '사망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전세계에 있는 '구글 데이터센터'(Google Data Centers,벌금 500~5000달러), 프랑스 '쇼베동굴'(Chauvet Cave, 벌금 1만 6000달러), 이탈리아 베네치아 호수에 있는 '포베글리아'(Poveglia, 벌금 30~300달러), 하와이 '니하우섬'(Niihau Island, 벌금 최대 1000달러), 등이 꼽혔다.
  •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 트레일… 자연이 빚은 걸작 만나러 떠나요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 트레일… 자연이 빚은 걸작 만나러 떠나요

    자연이 빚은 조각품을 만나러 떠나볼까.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의 지질자원을 국내외에 홍보하고 지질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오는 13~15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와 화순리 일대에서 지질트레일 행사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지질트레일은 산방산과 용머리일대를 탐방하는 일반적인 코스와 함께 해안 및 산방산 경관 탐방코스, 화순금모래 해변에서 황우치해변으로 이어지는 지질중심코스까지 3개 코스가 운영된다. 특히, 화순금모래해변에서 황우치해변으로 이어지는 코스에서는 해설사와 함께하는 지질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해 제주 자연자원의 가치와 안덕면 지질이야기를 직접 듣는 기회를 하루 총 5회 마련한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해설사와 함께하는 지질 탐방 프로그램, ‘신의 지문을 찾아서’, ‘사회관계망(SNS) 이벤트’, ‘지오 엑티비티 (산방산 유람선)’ 지질 트레일 이벤트, ‘쓰레기업GEO(지오) 이벤트’, ‘사계리부녀회 먹거리장터’, 지역마을 연계 농산물 판매부스, 생물권․지질공원 브랜드 상품 전시 및 무료 시식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지질트레일 행사가 펼쳐지는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은 제주도 세계지질공원의 대표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산방산은 국내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희귀한 용암돔 화산지형이며, 제주도 남서부지역의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내는 주요 랜드마크다. 특히 용머리해안은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체로 세 번의 수성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됐고, 분화구 이동 현상과 화산재 지층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해안의 절벽이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그 형상이 마치 용의 머리를 하고 있는데서 붙여졌다. 용머리해안은 제왕의 탄생을 우려한 진시황의 사자 고종달이 혈맥을 끊기 위해 용의 꼬리를 자르고 허리를 두번 내리친 다음 머리를 자르자 피가 솟구쳐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김희찬 세계유산본부장은 “산방산·용머리 지질트레일이 세계지질공원의 모범적인 지질트레일 대표장소로 자리잡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지질관광산업이 활성화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문화마당] 섭씨 233도, 책맹의 온도/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문화마당] 섭씨 233도, 책맹의 온도/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물이 끓기 시작하는 온도는 섭씨 100도. 생활에서 꼭 필요한 정보이니 잊을 일도 없다. 종이가 타들어 가기 시작하는 온도는 몇 도일까? 살면서 굳이 필요 없을 것 같은 종이의 발화점이 섭씨 233도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소설 ‘화씨 451’을 원작으로 만든 동명의 영화 덕분이다. 영화는 책이 금지된 미래 사회를 그린다. 사람들이 쾌락적인 문화를 추구하는 가상의 사회에서 당장의 편리와 즐거움을 주는 정보만이 가치를 갖는다. 정부는 독서를 불법으로 규정한다. 본질적인 사고, 비판적 사유는 사회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제 유지의 첨병 방화수(fireman)는 세상에 남은 책과 그림을 찾아 불태운다. 인류가 수천 년간 쌓아 온 생각의 근거, 사유의 흔적을 지우려는 것이다. 방화수들이 책을 불태울 때 책에 불이 붙는 온도가 ‘화씨 451도’, 섭씨 233도다. 책을 불태우는 광란의 반지성은 실제 역사에서 적지 않게 벌어지는 일이다. 책을 불태우고 유학자들을 산 채로 파묻었다는 진시황의 ‘분서갱유’, 히틀러의 나치, 중국 공산당의 홍위병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독재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생각을 탄압했다. 독재자들은 비판적 사고가 담긴 책을 불에 태움으로써 새로운 생각을 금지하고 엄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대중 앞에 시위했다. 반면 근대 이후 급속한 발전을 이룬 나라들에서는 국민의 독서 문화를 증진하기 위해 큰 노력을 해 왔다. 책은 근대적 의미의 시민을 양성하는 한편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책을 통한 지식과 정보의 교류는 무한한 산업적 가치를 창출하며 물질적 풍요를 이끌었다. 한국 사회가 이룬 사회적ㆍ정치적ㆍ경제적 성취 또한 국민의 독서에 힘입은 바가 클 것이다. 한 사회가 책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회의 자유와 개방성, 창의성과 상상력, 민주주의 성숙도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다른 의미로 한 사회의 건강성과 미래 세대의 문화적 자산을 내다볼 수 있는 척도가 될 수도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발표된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안은 독서 문화에 대한 정부의 걱정스러운 인식 수준을 보여 준다. 올해 60억원 규모로 운영해 온 ‘국민독서문화증진지원’ 사업이 통째로 사라지고 그 밖의 독서 문화 관련 예산들이 큰 폭으로 삭감된 것이다. 국민 한 사람당 120원, 독서 문화를 증진한다고 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지만, 이 돈은 그나마 책과 국민 사이를 알뜰하게 이어 줬다. ‘북스타트’ 사업은 갓 태어난 아기에게 첫 책을 만나게 해 주었고, ‘책 체험버스’는 도서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구석구석의 예비 독자를 찾아 나섰다. 이 예산은 작은 독서 모임을 지원하기도 했고, 책 읽기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에 쓰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독서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다. 마침내 한 해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성인이 절반을 넘어섰다. ‘화씨 451’이 그려 낸 세상처럼 생존을 위한 정보, 말초적인 즐거움의 콘텐츠만 득세한다. 책이 사그라지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았을까? 우리 사회는 화씨 몇 도의 사회일까? 독서를 개인 취향의 영역으로만 바라본다면 국민 다수가 ‘글은 알지만 책 한 권을 읽지 못하는 책맹’의 시대 또한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할 것이다.
  • 진시황릉 병마상의 엄지 부러뜨려 집에 가져간 미국 남성에 “보호관찰 5년”

    진시황릉 병마상의 엄지 부러뜨려 집에 가져간 미국 남성에 “보호관찰 5년”

    중국 정부가 미국의 두 도시에만 순회 전시를 허락하며 건넨 진시황릉 병마용갱의 병사 조각 엄지를 부러뜨려 훔친 델라웨어주 남성에게 지난 7일(현지시간) 5년의 보호관찰형이 선고됐다. 정신 나간 장본인은 마이클 로하나(29). 2017년 12월 21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의 프랭클린 연구소 박물관에 전시 중인 병마의 엄지를 절단 내고 집에 가져간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마침 이 박물관에서는 성탄절을 앞두고 파티를 열었는데 로하나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그만 취하고 말았다. 폐쇄된 출구를 통해 침입한 그는 병사 조각 옆에서 셀피를 찍은 뒤 왼손 엄지를 부러뜨렸다. 백화점 구두 판매원이었던 그는 엄지를 주머니에 쑤셔 넣은 뒤 달아났다. 한심한 것은 당국이 2주 뒤에야 병사 조각의 엄지가 사라진 것을 파악하게 됐다는 점이다. 당연히 중국 정부는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 박물관들에 순회 전시하도록 건넨 병마 조각은 8000여점 가운데 가장 보존 상태가 나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450만 달러(약 60억원) 값어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로하나는 박물관의 대형 작품을 훔친 절도, 훔친 장물을 다른 주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는데 징역 30년형이 선고될 수 있었다. 나중에 인류학적 자산을 훔치고 주간 이동하려 한 혐의 하나로만 기소됐다. 물론 그는 유죄 인정을 하는 조건이었다. 법원은 5년의 보호관찰 명령을 선고했다. 아울러 벌금 5000 달러에 사회봉사 명령 100시간 이수, 프랭클린 연구소와 보험사, 박물관에 변상할 것을 명령했다고 일간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전했다. 그런데 변상 액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온라인 매체 넥스트 샤크는 다음날 전했다. 로하나는 후회된다며 가족과 중국 정부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중국에게 죄송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가족에게 사과한다고 밝히는 것은 아마도 가족들이 변상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된다. “이 모든 일을 통해 나는 이들 인류학적 품목들을 엄청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들은 망가져서도 부러져서도 어지럽혀져서도 안된다.”
  • 혹시 우리도 칭기즈칸의 후예일까?…닮은 점이 많은 한국과 몽골 [한ZOOM]

    혹시 우리도 칭기즈칸의 후예일까?…닮은 점이 많은 한국과 몽골 [한ZOOM]

    중국 대륙을 통일한 진시황(秦始皇·기원전 259~ 210)은 13살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을 때부터 자신의 무덤을 만들기 시작했다. 산시성(陝西省) 린퉁현(臨潼縣) 여산(驪山)에 있는 진시황릉은 약 70만명이 약 38년 동안 만든 것이다. 무려 211만㎡(약 70만평)에 이르는 대단한 규모다. 1974년 진시황릉에서 약 1㎞ 떨어진 곳에서 우물을 파던 농부에 의해 병사와 말을 본뜬 도기인형들이 발견되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병마용갱(兵馬俑坑·병사와 말 인형이 묻힌 땅꿀)이다. 약 8000명이 넘는 병사인형 모두 서로 다른 얼굴과 표정을 하고 있다. 반면 화려한 진시황릉에 비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단일제국을 완성한 칭기즈칸(Chingiz Khan·1162~1227)의 경우 무덤은 물론 기념비조차 찾아볼 수 없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칭기즈칸의 시신을 비밀리에 땅에 묻은 후 기마병 800명이 그 위로 말을 달려 땅을 평평하게 만들어 흔적을 지웠다고 한다. 무덤 위치를 발설하지 못하도록 800명의 기마병들은 다른 병사들에게 죽임을 당했고, 그 병사들 역시 다른 병사들에게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무덤의 위치는 지금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약 50㎞를 가면 칭기즈칸 기마상을 만날 수 있다. 약 40m 높이의 기마상은 스테인리스로 만들었으며, 칭기즈칸의 고향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韓國)’은 ‘칸의 나라’로 해석 칭기즈칸의 본명은 테무친이다. 칭기즈칸은 몽골부족을 통일한 테무친의 왕호(王號, 왕의 이름)이다. 칭기즈칸의 ‘칸’은 영어식 표기 ‘Genghis Khan’ 때문에 ‘칸’으로 발음되지만, 몽골어로는 ‘한’이 정확한 발음이다. 조금 더 설명하면 짧은 발음 ‘한’은 부족장, 긴 발음 ‘한:’은 왕을 뜻하기 때문에 ‘칭기즈 한:’으로 발음해야 한다. 우리말에도 짧은 발음 ‘말’은 동물, 긴 발음 ‘말:’은 언어처럼 길이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칸’의 몽골식 발음 ‘한’의 한자표기는 한(韓) 또는 한(汗)이다. 몽골은 한자 문화권이 아니기 때문에 한(韓) 또는 한(汗)은 몽골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몽골식 발음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칭기즈칸 사후 몽골제국은 중국대륙의 원(元)나라와 남러시아 ‘킵차크 한국’, 서아시아 ‘일 한국’, 중앙아시아 ‘차가타이 한국’, 서북 몽골 ‘오고타이 한국’의 4한국으로 나누어진다. 여기서 ‘한국’의 ‘한’은 ‘Khan’을, ‘한국’은 ‘칸의 나라’를 의미한다. 한자로는 한국(韓國) 또는 한국(汗國)으로 표기한다.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단재(丹齋) 신채호 선생 역시 한국(韓國)과 한국(汗國)을 같은 '칸의 나라'로 해석한 바 있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대한민국(大韓民國)의 한국(韓國)과 ‘칸의 나라’ 한국(韓國)은 왜 한자 표기가 같은 것일까? 이야기는 다시 우리나라 고조선으로 거슬러 간다.  고조선 건국과 한국(韓國)의 유래 초나라 항우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한나라 유방은 공신 노관에게 연(燕)나라를 떼어 준다. 그러나 유방이 죽고 유방의 부인이 공신들을 숙청하자 연(燕)나라 왕(王) 노관은 흉노로 망명해 버린다. 왕의 망명으로 사실상 연(燕)나라가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기원전 195년 노관의 신하 위만은 약 1000명의 무리를 데리고 고조선으로 망명한다. 고조선의 준왕은 위만을 받아들이고 서쪽 변방을 지키도록 했다. 그러나 위만은 연(燕)나라에서 망명한 무리들로 세력을 만들어 준왕을 쫓아내고 스스로 고조선의 왕이 된다. 나라를 빼앗긴 준왕은 고조선 유민들을 이끌고 한반도 아래로 내려간다. 시간이 흘러 위만의 손자 우거왕이 고조선의 왕이 된다.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력이 점점 강해지자 고조선이 흉노와 손을 잡을 것이 두려워진 한(漢)나라 한무제가 고조선을 공격한다. 고조선은 최선을 다해 버텼지만 기원전 108년 결국 멸망한다. 그리고 고조선 유민들은 한반도 아래로 내려간다.  준왕은 지금의 전라도 지역으로 내려가 마한(馬韓)을 세웠으며, 마한은 훗날 백제가 된다. 고조선이 멸망하고 지금의 경상도 지역을 내려간 유민들은 진한(辰韓)을 세웠으며, 진한은 훗날 신라가 된다. 그리고 마한과 진한의 사람들이 지금의 경상남도로 내려가 변한(弁韓)을 세웠으며, 변한은 훗날 가야가 된다. 마한, 진한, 변한을 우리 역사는 삼한(三韓)이라 부른다. 삼한의 한(韓)은 당시 북방지역에서 ‘한’으로 소리나는 ‘Khan’(칸)을 의미하며, 삼한(三韓)은 칸이 다스리는 세 나라를 의미한다.  시간이 흘러 한국사에 한(韓)이 다시 등장한다. 삼국통일을 다르게 부르는 말, 바로 ‘삼한일통’(三韓一統)이다. 여기서 한(韓)은 마한, 진한, 변한의 한(韓)이 아니라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을 의미한다. 후삼국시대를 거쳐 고려가 건국될 때도 삼한일통이 강조된 바 있다. 종합해보면 고조선부터 사용한 한(韓)은 영어식 표기 Khan의 정통발음 ‘한’의 한자식 표기이며, 당시 한국(韓國)은 몽골제국 4한국의 한자식 표현 한국(韓國·汗國)과 같은 ‘칸의 나라’라는 의미다. 인종과 언어, 문화에서 유사점이 많은 두 나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와 ‘테를지 국립공원’을 다녀왔다. 테를지 국립공원은 낮에는 동물들이 초원을 뛰어놀고 밤에는 게르(Ger·몽골 전통가옥) 위로 별빛이 내리는 아름다운 곳이다. 그 곳에서 만난 몽골 사람들의 모습은 한국인과 구별하기 어려웠다. 가장 가까운 나라 중국과 일본 사람들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그런데 몽골 사람들은 한국 사람과 그 모습이 너무 닮았다. 우리 역사가 시작된 고조선의 위치와 몽골이 근접해 있었고, 지금은 반론이 많지만 우리 언어가 알타이어족에 속하고, 칸(Khan)과 한(韓)이 같은 ‘왕’의 의미인 것을 보면 어쩌면 우리와 몽골은 조상이 같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에는 수많은 바위가 여러가지 형상을 하고 있다. 게르는 유목민족이었던 몽골 사람들이 초원을 옮겨 다니기 위해 개발한 전통가옥이다. 2020년 통계조사에 따르면 몽골 가구의 약 40%가 아직도 게르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73년 몽골에 대항하는 삼별초의 항쟁이 끝나고 몽골은 삼별초 잔당을 제거하기 위해 제주도에 탐라총관부를 세운다. 그리고 일본정벌을 준비하기 위해 제주도를 군사용 말 사육의 기지로 삼는다. 물론 1274년부터 시작된 두 차례의 여몽연합군 일본정벌은 폭풍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나 몽골이 남긴 말들은 제주도에 남아 품종개량을 거듭하며 지금의 제주말이 된다. 한국과 몽골은 역사, 문화, 인종 심지어 동물까지 연결되는 부분이 제법 많은 것 같다. 우리에게는 몽골의 지배를 받은 약 100년의 아픈 역사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지배, 피지배에 묶여 있지 않은 더 넓은 세계관과 역사관을 가질 때이다.
  • 야만족으로 기록된 흉노족의 진짜 모습…중화사상에 갇힌 세계관 [한ZOOM]

    야만족으로 기록된 흉노족의 진짜 모습…중화사상에 갇힌 세계관 [한ZOOM]

     역사의 사전적 정의는 인류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을 의미한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 H. Carr)는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통해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로 정의한 바 있다. 역사에 대한 정의가 다양한 만큼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배운 세계사는 그리스, 로마에서 시작해서 유럽, 미국 그리고 중국이 전부였다. 그렇게 시험을 봐야 했고, 그 결과 닫힌 세계관을 가져왔다. K-컬처가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과거의 대한민국과 끊임없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열린 세계사관이 필요하다.    한나라의 굴욕…흉노에 대한 두려움이 만든 만리장성 기원전 202년 한나라 유방과 초나라 항우의 마지막 전쟁이 벌어졌다. 항우를 포위한 한나라 군사들이 초나라 노래를 불렀다. 사실 이들은 초나라 군사 출신들이었다. 항우의 폭정을 이기지 못하고 한나라로 넘어갔던 것이다. 항우는 패배를 직감하고 사랑하는 여인 우희를 죽인 후 치열하게 싸우다가 목숨을 잃었다.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불린다는 고사성어 사면초가(四面楚歌)가 바로 여기서 유래했다. 유방이 세운 한나라(漢)는 진시황이 세운 진나라(秦)에 이어 중국대륙을 두 번째로 통일한 국가가 되었다. 한나라는 중국인들이 자신들을 한족(漢族)이라 부르고, 자신들의 문자를 한자(漢子)라고 부를 만큼 눈부신 문화적 성장과 국력을 자랑했던 나라였다. 그런 한나라에게도 두려움의 대상이 있었다. 바로 북쪽에 있는 흉노였다.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은 것도 흉노 때문이었다. 한나라와 초나라가 전쟁을 하는 동안 흉노는 중앙아시아 전역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 유방은 흉노를 전멸시켜 완벽한 중국 대륙의 통일을 달성하고 싶었다. 그래서 직접 32만의 군사를 이끌고 흉노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흉노는 오합지졸의 유목민족이 아니었다. 유방은 백등산에서 포위를 당했고, 겨우 버티다가 흉노 부족장 부인에게 뇌물을 써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이후 한나라는 한무제(漢武帝)가 등장하기 전까지 흉노에게 조공을 바쳐야 하는 굴욕의 역사를 가지게 되었다.  야만족으로 기억된 흉노는 중국인들이 남긴 편견 흉노(匈奴)는 오랑캐 흉(匈)과 노비 노(奴)를 합친 말이다. 이름 그대로 보면 ‘오랑캐+노비’로 풀이된다. 이것은 흉노를 두려워하고, 이미지를 깎아 내리려는 중국인들의 입장에서 만든 표현이다. 흉노의 어원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흉노 스스로가 자신들을 Hun[흉]으로 불렀으며, 중국인들이 흉(匈)이라는 글자를 붙였다는 것이 유력하다. Hun은 흉노의 언어인 퉁구스어로는 그냥 ‘사람’이라는 뜻이다. 중국인들은 여기에 멸시하는 의미인 노(奴)까지 붙인 것이다. 불행히도 흉노에 대한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흉노는 문자기록이 없다. 흉노에 대한 기록은 사기(史記), 한서(漢書), 후한서(後漢書) 등에 많이 남아있지만 모두 흉노를 싫어하는 중국인들이 남긴 편견의 기록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역사를 배운 우리들에게 있어 흉노는 중국을 괴롭힌, 북방 야만족이다. 그러나 흉노는 북방 유라시아 최초로 강력한 제국을 건설한 민족이었다. 이후 돌궐로 이어져 유럽, 서아시아, 북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오스만투르크를 지나 지금의 튀르키예(터키)가 되었다. 애석하게도 중국의 역사를 배우는 동안 흉노는 잠시 야만인으로 등장할 뿐이다.   편견이 만들어낸 닫힌 세계사관의 위험 중화(中華)란 중국인들이 스스로 중국대륙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은 역사서술에 있어 자신을 중심에 두고 화(華)라고 불렀다. 그리고 중국대륙 바깥쪽에 있는 오랑캐를 각각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이라고 불렀다. 이 중에 익숙한 이름이 있다. 바로 동이(東夷)다. 고대사에서 중국은 우리민족을 동이족으로 불렀다. 고구려, 발해 등 중국대륙과 팽팽하게 경쟁했던 역사를 가진 우리 입장에서는 억울하지만, 그들에게 있어 우리는 흉노와 같은 오랑캐에 불과했다. 우리를 오랑캐로 보는 역사관을 가진 민족의 역사를 우리는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 유비, 관우, 장비가 나오는 삼국시대를 비롯해서, 진, 한, 수, 당, 송, 원, 명, 청 등 년도와 순서까지 달달 외웠다. 그러면서 중국의 역사를 가운데 두고 주변을 이해하는 갇힌 세계사관을 갖게 되었다.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문화적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중국을 전부로 보는 세계사관은 다른 민족과 역사를 무시하는 갇힌 세계관을 가지게 될 수 있다. 강대국 중심의 세계관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더불어, 한국문화가 전세계를 열광시키는 지금 우리도 닫힌 세계사관을 버리고 다양한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고구려 시대부터 이어진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튀르키예는 우리에게 ‘형제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와 튀르키예는 3·4위전에서 만났다. 대한민국은 태극기와 똑같은 크기의 튀르키예 국기를 만들어 ‘우리는 형제의 나라’임을 보여주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튀르키예 선수들에게도 응원과 박수를 보내면서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튀르키예와 대한민국은 왜 형제의 나라가 되었을까? 한국전쟁 당시 튀르키예는 약 2만명이 넘는 군인을 파병했다. 다른 참전국들과 달리 전쟁이 끝난 후에도 재건을 위해 1971년까지 계속해서 군대를 파견했던 고마운 나라였다. 그러나 파병만으로 형제의 나라라고 할 수는 없다. 튀르키예와의 인연은 고구려 시대부터 시작된다. 당시 중국 수나라는 고구려를 포함한 주변 오랑캐 나라들을 정복하려 했다. 그러나, 흉노의 후예인 돌궐과 고구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고구려와 돌궐 역시 수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돈독한 동맹을 유지했다. 이 돌궐(突厥)이 바로 투르크, 터키 그리고 지금의 튀르키예로 이어진다.
  • 밥에서 ‘쥐 머리’ 나왔는데…“오리고기” 우기는 中

    중국의 한 대학 식당 밥에서 이빨이 있는 쥐머리가 나오자 당국이 오리고기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중국 당국이 사안 은폐를 위한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현지 당국은 “정밀 검증 중”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6일 상유신문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장시성 난창의 한 직업대학 학생은 “학교 구내식당에서 배식한 음식에서 쥐의 머리로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다”라며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빨과 콧수염까지 영락없는 쥐의 머리 모양이었다. 학생이 항의했지만 주방 조리사는 ‘오리고기’라고 우겼고, 학생은 해당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학교에도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지방 정부까지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결론은 ‘오리고기’였다. 신고한 학생조차 자신이 오리 목살을 쥐 머리로 오해했다고 뒤늦게 말을 바꿨다. 학생은 영상 ‘삭제’ 후 ‘해명’ 문제의 영상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이슈가 되자 학교 측은 “이물질이 아니라 오리의 목으로 만든 정상적인 음식물로 확인됐다. 영상을 올린 학생도 수긍해 해명서를 제출했고,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는 입장을 냈다. 이와 관련 30여년간 설치류를 연구했다는 한 전문가는 “해당 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니라면 쥐의 머리가 맞다”며 “오리의 목이라면 이빨로 보이는 물질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영상 속 이물질의 이빨이나 두개골 구조상 설치류의 머리가 맞다”며 “전문가들이라면 한눈에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두고 중국 네티즌들은 현대판 ‘지록위마’라며 당국의 일방적 결론을 조롱하는 풍자 게시물을 쏟아냈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부른다는 뜻으로 진시황 사후 환관 조고의 권력 농단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다.
  • 死는 곧 生의 기술… 성찰하고 돌아보니, 비로소 죽음도 ‘축제’[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死는 곧 生의 기술… 성찰하고 돌아보니, 비로소 죽음도 ‘축제’[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한식을 맞아 많은 사람이 조상의 산소를 찾았다. 성묘는 죽은 조상과 살아 있는 후손이 여전히 함께하고 있음을 뜻한다. 즉, 죽음과 삶이 하나 되는 순간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묵상했다. 동아시아에도 타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만시(輓詩)가 있는데 이는 영구를 앞에서 끌고 인도하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시라는 의미다. 반면에 자만시(自輓詩), 자만사(自輓詞)는 자기 죽음을 미리 가정하고 생전의 삶을 되돌아보는 애도 문학의 일종이다.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 죽음을 성찰하면서 ‘내 죽음’을 대상으로 삼은 글이다. ●피할 수 없는, 내 죽음에 대한 성찰 내 죽음을 성찰한다니 왠지 낯설게 들릴 수 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두려운 대상이고 더욱이 현대사회는 죽음을 터부시하고 부정(不淨)한 것으로 인식한다. 죽음은 근대 의학이 승승장구하면서 더욱 주변부로 쫓겨났고, 그 결과 환자의 죽음은 의술의 실패로 받아들여지는 사고가 팽배해 있다. 과학이 하루가 다르게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는 시대에 죽음을 말하는 것은 금기로 돼 있다. 하지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영생을 위해 불로초를 찾았던 진시황제도 결국 죽음을 맞았고, 알렉산더 대왕이나 나폴레옹 같은 영웅들도 죽음의 순간에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했다. 사실 개인의 죽음이 있었기에 인류 공동체는 지금까지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공동체의 한 구성원을 잃는 것은 공동체로 보면 분명한 슬픔이자 손실이다. 이때 사람은 죽음을 제례화해 남녀노소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을 의식에 참여시킴으로써 공동체의 응집력을 다시 높이는 한편 죽음에 따른 공동체의 약화를 심리적으로 상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죽음의 의식화와 공개성은 야생마처럼 날뛰며 공동체를 위태롭게 하는 죽음에 대항하는 인간의 보편적 전략이었던 셈이다. 죽은 사람은 주연이 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조연이 돼 재현하는 이 장엄한 장면이 선사하는 감동 속에서 죽음은 그 난폭함을 잃고 얌전하게 길들여졌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은 삶 속에서도 죽음을 인식하게 돼 죽음을 준비하고 막상 죽음이 닥치면 이를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었다.●삶의 일부가 된 ‘죽음의 기술’ 옛날 사람들에게 죽음은 ‘내’ 문제가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의 관심사였다. 서양 사회에는 흔히 공동묘지가 주거 공간과 어우러져 있다. 프랑스 파리의 도심에 있는 페르 라셰즈 묘지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그리스도교도들은 성당의 성인 곁에 매장되기를 원했고 이렇게 해서 교회는 살아 있는 자들을 맞이하는 동시에 죽은 자들로 둘러싸였다. 교회는 묘지이자 산 자와 죽은 자가 교류하는 장소로 변했다. 중세 서양의 한 위대한 기사의 죽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전해진다. “윌리엄은 병석에 누워 살아오는 동안 저지른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빌면서 자신을 수행했던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당시에는 영광스러운 죽음을 하나의 축제처럼 여겼고, 죽음을 맞이하는 의식은 결혼식만큼이나 공개적이고 떠들썩했다.” 죽음의 역사를 연구한 프랑스의 역사학자 필리프 아리에스에 따르면 근대 의학이 등장하기 전에 살았던 중세인들은 죽음을 혼연한 태도로 맞았고 이렇게 해서 ‘죽음의 기술’을 터득하게 됐다고 한다. 사람들은 머지않아 죽음이 다가올 것을 예감했고 자연스럽게 죽음은 삶의 일부가 됐다. 그래서 중세 시대에 죽음을 맞이하는 의식은 공개적이었고 남녀노소가 모여 임종을 함께했다고 한다. 이는 삶의 문제(how to live) 못지않게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how to die)인지 고민한 결과였다. 죽음의 기술은 곧 삶의 기술이다. 옛사람들이 두려워했던 것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바로 죽음의 특정한 방식이었다. 그들은 모르스 레펜티나(mors repentina), 즉 갑작스러운 죽음은 회개할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끔찍하고 비열한 죽음이라고 일컬었다. 그래서 신에게 자신이 죽는 시간을 알게 해 달라고 빌었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올바르게 죽기 위해 기도한 것이다. 스웨덴의 잉마르 베리만 감독은 1957년에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내면을 담담하게 그려 낸 ‘제7의 봉인’을 제작한다. 영화는 십자군 원정에 참여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사에게 어느 날 죽음의 사자가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기사는 사자에게 체스 게임을 하자고 제안하고 체스가 진행되는 동안 자기 죽음을 유예해 달라고 요청한다. 죽음의 사자가 제안을 받아들였고, 죽음을 지연시키는 동안에 기사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신이 존재하는지, 죽음이 무엇인지 알고자 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죽음의 사자와의 체스를 끝낸 기사가 언덕 비탈 위에서 죽음의 사자와 손을 잡고 죽음의 춤을 추면서 영화는 끝난다. 죽음의 실재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이러한 죽음관은 점차 잊혀 갔다. 현대인은 더는 죽음을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키케로는 “지혜로운 사람은 삶 전체가 죽음의 준비”라고 했다. 러시아의 작가 레프 톨스토이도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집필하면서 주인공의 죽음으로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자문자답했다. 삶은 유한해서 언젠가는 끝난다. 첨단 의료기술은 생명의 연장 수단이지 죽음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선한 일만 행하더라도 다하지 못하고 끝나고 마는 것이 우리의 짧은 인생임을 명심하자. 유한한 시간을 나누면서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며 살기에는 인간의 생명은 참으로 고귀하고 가치가 있다. 죽음을 외면하고 망각하는 것은 이반 일리치가 삶의 유한성을 잊고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삶을 살았던 것과 같다.●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 필요할 때 이러한 역사적 교훈에도 우리는 죽음이라는 자연현상을 솔직하게 함께 이야기하기보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첨단 의료 기계만 바라보다가 낯선 밀실에서 고독하게 죽음을 맞게 된다. 가족도 환자가 삶의 마지막을 사람답게 살도록 보살피기보다는 중환자실로 몰아넣느라 바빠 보인다. 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보살펴 주는 죽음에 대한 새로운 태도의 정착이 이제는 필요하다. 우리는 죽음에서 도피할 수 없다. 하지만 문명화된 인간 사회는 위생이라는 이유로 죽어 가는 자들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이를 두고 죽음에 대한 문명사적 고찰을 한 독일의 사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죽어 가는 자의 고독’이라고 했다. 죽음을 특정한 영역에 가둬 놓고 숨기려는 경향은 오히려 더 강화됐다. 과학의 발전으로 질병에 무조건 굴종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 대상으로 이해하기 시작함으로써 죽음 또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오히려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더 크게 확산하고 있다. 죽음을 망각한 채 삶에만 집착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죽음을 은폐하지 말고 삶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동안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죽음과 삶의 변증법을 망각했는지 되돌아볼 때다. 죽음의 역사에 대한 묵상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삶의 교훈을 준다. 이어령 교수는 생전에 “과일 속에 씨가 있듯이, 생명 속에는 죽음도 함께 있다. 죽음이 없다면 어떻게 생명이 있겠나. 죽음의 바탕이 있기에 생을 그릴 수가 있다”고 했다. 죽음을 염두에 둘 때 삶이 더 농밀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1980년대 ‘평화의 전도사’, ‘동유럽 민주화의 구심점’으로 불렸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임종 직전에 인류 평화나 문명 간 화해가 아니라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세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평소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깊은 성찰과 고민을 했던 그가 죽음 앞에서 행복을 선언한 것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공자는 “삶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라는 답을 주었다. 삶의 문제를 이해하면 죽음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즉 죽음을 통해 삶을 반성하라는 말이다. 역사학은 죽은 자의 기억을 성찰하는 학문이다. 죽음에 대한 인식의 부활. 이것이 역사에 대한 올바른 성찰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중앙대 교수·작가
  • ‘불사의 비법은 누가 품었나’… 모처럼 만난 정통 흑백무협[웹툰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불사의 비법은 누가 품었나’… 모처럼 만난 정통 흑백무협[웹툰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레거시(legacy)란 표현이 근래 여기저기 많이 쓰인다. 이는 ‘유산’이란 영어 표현에서 유래된 말로 과거에 있던 체계들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이전 시스템이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만화에 뿌리를 두고 시작되었으나 이젠 독자적인 생태계를 이루고 고유명사가 된 웹툰에도 레거시가 있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만화책? 잡지? 흑백만화?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네이버웹툰 ‘앵무살수’(글·그림 김성진)는 웹툰의 레거시를 온몸으로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항상 앵무새를 데리고 다니는 뱃사공 노소하의 진짜 직업은 살인을 의뢰받는 살수(殺手)다. ‘칼에 피를 묻힌 자 장강의 하류를 건너지 말라’는 무림에 퍼진 소문이 있을 정도의 유명한 살수이며, ‘구파검법’으로 하룻밤 만에 화산파를 무너트린 전설의 고수 이종보의 유일한 제자이기도 하다. 그런 노소하에게 장미려라는 의문의 여인이 본인을 지켜 달라는 의뢰를 하면서부터 이 장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중원을 통일한 진시황제는 불로불사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두 개의 성과를 얻었다. ‘선근경’과 ‘천음경’, 이 두 가지를 얻은 자는 영생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장미려의 비밀은 바로 선근경의 마지막 장이 그녀의 몸에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강호의 일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 노소하지만 장미려에게 마음이 흔들려 의뢰를 받아들인 그는 결국 그녀와 위험한 동행을 시작한다. 장미려를 노리는 무리는 한둘이 아니다. 특히 그중 흑매단은 일족 대대로 내려오는 유전병인 종괴를 이겨 내기 위해 불사의 비법을 얻으려 하고, 이런 흑매단의 뒤에는 불사인 무명(不死人 無名)이라는 절대강자가 있다. 불사인 무명은 진시황의 인체실험 중 태어난 실패한 실험체다. 소년과 청년 사이의 앳된 외모를 지닌 무명은 진시황의 실험을 통해 불로불사는 얻었으나, 실험의 부작용으로 따라붙은 종괴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죽는 것이 차라리 나을 정도의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종괴의 고통을 운기조식으로 겨우겨우 다스리며 긴 세월을 늙지 않고 살아남은 무명은, 선근경과 천음경으로 이 고통을 끝내고 완전무결한 ‘불사인’이 되고자 한다. 이처럼 선근경을 둘러싼 강호의 욕망은 복잡하게 뒤엉키고, 흑매단을 비롯한 수많은 추격자와의 싸움 속에서 노소하는 결국 장미려를 지켜 내는 의뢰에 실패하고 만다. 흑매단의 고수들을 일제히 강호로 보내 소림을 비롯한 무림의 9파 1방을 ‘멸문’시켜 버리려는 무명의 계획도 발동했다. 과연 노소하는 무명의 폭주를 막고, 장미려를 다시 구해 낼 수 있을까? 2020년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이제 3부로 접어들어 절정을 향해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다.‘앵무살수’는 실로 오랜만에 만난 흑백 정통무협이다. 오랫동안 무협을 즐겨 온 중년의 독자들이든, ‘회·빙·환(회귀·빙의·환생) 판타지’에 익숙한 젊은 독자들이든 간에,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정통파의 힘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단행본도 8권이나 코믹스 판형으로 출간되어 있으니 지난날의 향수를 제대로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책으로 읽어도 좋으리라. 지난 세대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모두 다 함께 만나 보시길. 15세 이상 보기를 권하는 작품이다. 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팀장
  • ‘분서갱유 비판’ 中 메이퇀 창업자 2년 만에 SNS 재개

    ‘분서갱유 비판’ 中 메이퇀 창업자 2년 만에 SNS 재개

    이른바 ‘분서갱유 비판’ 파문으로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접었던 ‘중국판 배달의 민족’ 메이퇀디앤핑(메이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왕싱(44)이 SNS를 재개하며 챗GPT 열풍에 가세했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싱은 전날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에 메이퇀의 공동 창업자 출신 왕후이원이 최근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가 SNS에 글을 올린 것은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해당 글은 중국 소셜미디어와 트위터를 통해 퍼져 나갔다. 왕싱은 2년 만에 침묵을 깨고 올린 글에서 “챗GPT 같은 AI봇에 필요한 거대언어모델(LLM)의 잠재적 생산성에 전율을 느끼며 그것이 세상에 미칠 영향이 궁금하다”며 과거 동료이자 최측근이던 왕후이원이 설립한 스타트업 광녠 즈와이에 투자할 것이라고 알렸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매체는 “왕싱은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창업자 리옌훙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중국판 챗GPT 개발 계획과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기술 거부 대열에 합류했다”며 “지난달 중국 2위 포털사이트 소거우의 왕샤오촨 CEO도 챗GPT와 유사한 서비스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왕싱은 중국이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던 2021년 5월 중국 SNS인 판퍼우에 당나라 시인 장갈이 진시황의 분서갱유를 비판하려고 쓴 ‘분서갱’(焚書坑)을 올렸다. 28자로 된 이 한시는 “책 태운 연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동쪽 산에서 반란이 일어나니 유방과 항우는 원래부터 책을 읽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무리 사상을 통제해도 시대의 변화는 막지 못한다는 뜻으로, 중국에서는 종종 체제 비판에 대한 은유로 해석된다. 당시 왕 CEO가 이 시를 빗대 시진핑 국가 주석과 중국 공산당에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에서 ‘분서갱유’는 20세기 문화대혁명 등 지나친 통제에 따른 과오를 상징하는 단어로 쓰이기도 해서다. 왕싱은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이를 삭제하고 “중국 인터넷 업계 내 치열한 경쟁에 관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결국 그는 1만 8000개에 달하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얼마 뒤 메이퇀은 34억 4000만 위안(약 6500억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 [김경민의 강대국 대한민국] 왜 원자력 강국이 되어야 하는가/한양대 명예교수

    [김경민의 강대국 대한민국] 왜 원자력 강국이 되어야 하는가/한양대 명예교수

    일본의 유명한 총리 중 한 사람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두 분야의 거대 과학 벽을 넘어야 한다고 했다. 그 하나가 우주 개발이고 또 하나는 원자력이다. 그는 일본의 우주 개발과 원자력 발전의 기반을 닦은 지도자이기도 하다. 국제정치학자인 필자가 우주 개발과 원자력에 대해 수많은 시론을 쓰게 된 것도 나카소네 전 총리의 말이 지적 자극을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우주 개발도 늦은 감은 있으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랍에미리트(UAE)에 한국형 원전(APR 1400) 4기를 수출할 만큼 원자력도 큰 업적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 정권에서 탈원전 정책을 추구하는 바람에 시간도 많이 잃어버리고 원전 생태계 복원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돼 국가적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한국에 원자력발전소가 없었다면 전기가 많이 들어가는 중공업과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산업은 꽃피우기 힘들었을 것이다. 반도체 생산에 얼마나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지는 중국 시안의 삼성 반도체 공장을 견학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 진시황의 병마용갱이 있는 시안을 방문했을 때 삼성의 반도체 공장은 거의 완성돼 가고 있었다. 현지 법인장에게 공장이 완공되면 전기가 얼마나 필요하냐고 물었다.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지금까지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은 없었다며 알아보고 알려 주겠다고 했다. 그날 밤 돌아온 대답은 190만㎾ 용량이었다. 190만㎾면 전남 영광에 있는 원자로 2기와 맞먹는 양이다. 다행히 시안 근처에 대규모 석탄발전소가 있어 190만㎾의 전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전력 문제는 없다는 그의 설명을 듣는데 원자력발전소가 없었다면 한국의 제조업 발전은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이 지진과 쓰나미를 맞으면서 이후 10년 동안 많은 원전이 폐쇄됐다. 엄격해진 안전규제와 시설을 보완하느라 엄청난 돈도 들어갔다. 이 때문에 원자력을 다시 해야 하는가라는 회의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기시다 정권은 수명이 60년 넘는 새 원전을 개발하는 원자력 강국 계획을 선포했다. 방사능이 나오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 오염 지역을 말끔히 복원하려면 2050년대까지 30년 이상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원자력을 결코 손에서 떼지 못하고 부활을 선언했다. 한국처럼 천연자원이 부족한 일본 입장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방증이다.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말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강대국 반열에 있는 프랑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모두 원자력 대국이다. 강대국을 꿈꾸는 대한민국이 왜 원자력 대국이 돼야 하는가는 바로 이들 나라가 여실히 보여 준다. 윤석열 대통령이 UAE를 방문했을 때 UAE는 “한국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을 지키는 나라”라고 신뢰를 보여 주며 약 300억 달러 규모의 산업 협력을 약속했다. 원전 수출 경쟁국인 미국, 프랑스 등은 약속한 공사 기간을 지키지 못한 사례가 여러 번 있다. 벌금 때문에 파산 위기에 몰린 적도 있다. 미국은 자기 땅에 원전을 짓는데도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해 자금난을 겪기도 했다. 프랑스는 핀란드 원전을 제때 짓지 못해 신용평가가 엉망으로 떨어졌다. UAE 바라카 원전의 터파기 공사가 한창일 때 바라카에 간 적이 있다. 1970년대 섭씨 55도의 중동 땅에서 굵은 땀을 흘리며 혹독한 고생을 했던 한국이다. 그런데 이제 그 땅에 첨단 원전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속에서 깊은 눈물이 났다. 잘못된 탈원전 정책의 손해를 하루빨리 회복해 원자력 대국의 명성을 되찾아야 하겠다.
  • 2K ‘문명6’ 세 번째 리더 패스 공개

    2K ‘문명6’ 세 번째 리더 패스 공개

    2016년 처음 출시한 2K의 ‘시드마이어의 문명 6’이 최근 세 번째 리더 패스를 공개했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문명6의 리더 패스는 게임에서 새로운 통치자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이번 리더 패스는 ‘중국 통치자’ 팩이다. 중국 통치자 팩엔 명나라 3대 황제인 영락제, 유일한 여황제 측천무후, 최초의 황제 진시황이 포함돼 있다. 통치자들은 게임상에서 각각의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다. 영락제는 생산량의 특정 비율을 식량이나 신앙, 금 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 측천무후는 첩보 작전 중인 모든 스파이의 레벨이 1 증가하게 한다. 진시황은 삼십육계 등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문명6 리더 패스는 ‘문명6 앤솔러지’를 보유하고 있으면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 한한령 해제 기대감 커진다… 서귀포시 한중수교 30주년 교류도시 우호전

    한한령 해제 기대감 커진다… 서귀포시 한중수교 30주년 교류도시 우호전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서귀포시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서귀포시와 중국교류 도시 우호전’을 오는 15일까지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함께 걸어 온 30년!, 함께 걸어 갈 30년!’을 주제로 진행되는 행사는 서귀포시와 주제주중국총영사관이 공동 주최하고 있으며 서귀포시와 교류를 맺고 있는 6개의 중국 교류도시, 한국미술협회 서귀포지부, 중국미술협회, 제주한라대학교 공자학원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서예·그림·특산품 전시, 중국 교류 도시 홍보부스 및 중국 문화 체험 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전시 작품으로는 베이징 미술관장인 스제홍 작가를 비롯한 중국미술협회 작가와 중국 교류도시 작가, 서귀포시 미술협회의 작가 작품 75점을 전시한다. 지난 10일과 11일 주말 동안에는 제주한라대학교 공자학원에서 중국 전통문화인 전지(종이 오리기), 중국 팔찌 만들기, 변검체험, 중국 의상 체험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참가자 선착순 200명에게 판다 인형과 경극 인형 냉장고 자석 등 중국 기념품이 제공됐다.서귀포는 중국 진시황제의 불로초와 깊은 관련이 있는 도시다. 진시황제의 명을 받은 서복이 불로초를 찾아 제주를 다녀갔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서귀포시 정방폭포 인근에 서복전시관은 1999년 2월 27일 문화관광부 전국 7대 문화관광권 개발 사업으로 지정되어 2003년 9월 26일 개관했다. 서복은 영주산에서 불로초를 구한 후 서귀포 앞바다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과지: 서복이 이곳을 지나갔다)라는 글자를 새겨 놓고 서쪽으로 돌아간 포구라고 전해진다. 시는 1994년부터 하이난성 샨야시와 교류를 시작하여 싱청시· 항저우시·친황다오시·롱커우시·상해 충밍구 포함해 현재 6개 교류 도시와 행정·문화·관광·경제·청소년 교류를 비롯한 다양한 교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 그간 서귀포시와 중국교류 도시는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친구와 이웃처럼 서로 도우면서 끈끈한 교류 관계를 지속해 오고 있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향후 30년을 이어갈 미래지향적인 교류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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