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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달 2일 ‘조용히’ 간판 거는 공소청

    새달 2일 ‘조용히’ 간판 거는 공소청

    중수청 차장엔 공안통 임현 거론검찰, 공소청 출범 전 마지막 인사 다음달 2일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체제가 시작되는 가운데 공소청이 개청식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휘부 공백 상태에서 ‘개문발차’하는 중수청도 조용하게 개청식을 하기로 했다. 78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변화를 앞두고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다음달 2일 현재의 대검찰청 청사인 공소청 본청에서 간부들을 중심으로 개청식을 연다. 언론 등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내부 행사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초대 공소청장 대행을 맡게 된 이정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새로운 형사사법시스템의 방향성을 어떻게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차장은 지난 23일 첫 출근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사건 공소취소에 대해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진상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밝힌 만큼, 추가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수청도 출범 당일 간소하게 개청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초대 중수청장이 정해지지 않아 업무 분담, 인력 배치 등 세부 사항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향후 절차를 고려하면 수장이 개청식에 참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 차장으로는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 대검 공공수사정책관 등을 지낸 ‘공안통’ 임현(사법연수원 28기) 변호사가 거론된다. 이에 따라 우선 초대 차장을 임명하고 차장이 청장 대행 업무를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21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했을 때도 수사국장이 직무대리를 맡았다. 일선 검찰청에서는 ‘검찰 지우기’ 및 실무 매뉴얼 마련 등 후속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청사 유리문에 붙은 검찰 로고를 뗐다. 대검 정문과 서울중앙지검 정문에 걸린 현판도 조만간 제거하고 공소청 출범에 맞춰 간판을 교체할 방침이다. 별도의 현판 교체식은 진행하지 않는다. 광주고검 등도 이날부터 건물 외벽에 붙은 대형 명칭 간판을 떼는 작업에 돌입했다. 광주고검은 기존 간판이 있던 자리에 공소청의 새 외벽 간판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검찰 내 대표적 ‘개혁론자’인 임은정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서울동부지방공소청’으로 간판을 교체했다. 새 상징 문양(CI) 등 실무적인 결정도 현재진행형이다. 대검은 지난주 일선 청에 자체 CI 개발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정부 상징인 태극 문양 밑에 ‘공소청’ 글자를 넣은 임시 문양을 사용하라고 공문을 내렸다. 2004년부터 사용한 다섯 개의 대나무가 세로로 그려진 기존 검찰 CI를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청 폐지 흐름에 반한다는 비판 여론을 고려해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공소청 출범에 앞서 마지막 검찰 인사도 이뤄진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공소청 출범에 따른 인사 원칙과 비직제 부서 정비 방안 등을 심의했다. 출범 초기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인사 규모는 최소화하는 동시에 인권보호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 등 비직제 조직·보직은 폐지 또는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선거 사건 및 개청일로부터 90일까지 수사 기한이 유예된 사건 등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중간 간부를 배치하고, 신설되는 불송치심사부에는 업무 경험이 풍부한 부장검사를 보임한다.
  • 수장 공백 속 출범 앞둔 중수청… 간판만 ‘한국형 FBI’ 우려

    수장 공백 속 출범 앞둔 중수청… 간판만 ‘한국형 FBI’ 우려

    법무부·공소청 등 지휘부 전원 공석사법체계 안착 위한 조직 정비 시급‘인력난’ 중수청 평검사 47명뿐… 수사권 견제할 장치도 필요 다음달 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초유의 ‘지휘부 전원 공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형 연방수사국(FBI)’을 지향하며 새롭게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의 수장뿐 아니라 법무부 장관, 경찰청장 등 4대 핵심 보직이 모두 공석인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새 형사사법시스템 연착륙의 조건으로 ▲지휘부 인선의 골든타임 확보 ▲조직 정비 ▲기관 간 협력 체계 구체화를 꼽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사장 출신인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는 지난 8일 지명됐으나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임명 절차가 답보 상태다. 김 후보자가 대검찰청 형사부장이었던 지난 2022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했다고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추가 검증에 돌입했다. 초대 공소청장 인선 작업도 기약이 없다. 공소청장은 기존 검찰총장과 같이 법무부 산하 후보추천위원회에서 3인 이상의 후보를 압축하는데, 추천위를 꾸릴 법무부 장관 자리가 공석이다.  지난 23일 취임한 이정현 신임 대검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지만 새 조직이 안착하는 과정에서 법적 권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달라진 형사사법 체계에서 존재감이 커질 경찰청장도 21개월째 공석이다. 개청을 나흘 앞둔 중수청은 인력 확보 및 배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중수청은 검찰청 검사, 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1·2차 특례임용을 진행했는데 1차 특례 임용자로 선정된 검사 80명 중 33명이 부장 이상 검찰 중간 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검사는 47명으로 전체 중수청 수사관 정원인 2874명의 약 1.6%에 불과하다.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가 과장급인 3급으로 임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수사 실무를 맡는 검사 출신 수사관은 22명에 불과해 현장의 체감 인력난이 극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소청도 검사 정원 감축, 인지·합동 수사 부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수정 직제안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수청·공소청 지휘부 인선을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근우 가천대 법대 교수는 “주요 보직 인사, 부서별 사건 배분, 보완수사 이행 및 통보 절차 등 업무를 제때 이행하지 못하면 인지수사는커녕 공소청과 경찰에서 넘겨받은 사건조차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낸 민만기 변호사는 “공소청의 기능이 바뀌는 상황에서 대검 차장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긴 어렵다”며 “미제 사건을 수사 기관에 넘기고 새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선 총장을 선임해 부서 배치, 업무 정비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수청과 공소청, 경찰 간 협력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소청이 수사 개시 단계부터 법률판단, 증거 수집, 의견 제시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경우 수사기관이 이를 실무에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개정 형소법에 따르면 공소청은 중수청과 경찰의 송치 사건에 대해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을 땐 검사가 다른 수사 기관을 지정해 사건을 넘길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면밀한 기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초대 중수청장은 수사 능력 이전에 조직 안정 역량을 갖춰야 한다”면서 “공소청뿐 아니라 경찰, 공수처 등과 협력 관계를 세밀하게 설정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중수청 등의 수사권을 견제할 장치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중수청이 출범 초기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감행할 우려가 있고, 경찰과의 주도권 다툼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형소법 개정에 따라 공소청이 송치 사건을 검토하기 전까지 수사 기관을 견제할 방법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교수는 “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설치한 뒤 무리한 수사를 중지하라고 명령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병원까지 폭격, 잔해에서 꺼냈다”…두 번 죽을 뻔한 모즈타바 새 증언 [핫이슈]

    “병원까지 폭격, 잔해에서 꺼냈다”…두 번 죽을 뻔한 모즈타바 새 증언 [핫이슈]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지난 2월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해당 병원까지 폭격을 받아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는 이란 고위 성직자의 증언이 나왔다. 최고지도자 취임 이후 6개월 넘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그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의문이 다시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란 전문가회의 소속 모흐센 헤이다리는 최근 카타르 매체 알아라비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28일 공습 당시 모즈타바가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전문가회의는 이란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기관이다. 헤이다리는 “그가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테헤란의 병원 3곳이 폭격을 받았다”며 모즈타바가 세 번째로 피격된 병원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를 “잔해 속에서 꺼냈다”고 말했다. 다만 모즈타바가 머물던 병원이 그를 겨냥해 공격받았는지, 헤이다리가 밝힌 구체적인 경위가 모두 사실인지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전역을 대규모로 공격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모즈타바의 아버지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미·이스라엘 측은 군 지휘부와 핵·미사일 관련 시설 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부친 사망 뒤 최고지도자 됐지만 모습 감춰 모즈타바는 부친 사망 이후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그러나 취임 이후 공개 행사에 직접 등장하거나 영상·음성 연설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서면 메시지를 통해 이슬람권에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단결하라고 촉구했지만 이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장기간 공개 행보 공백을 두고 건강 이상설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모즈타바가 살아 있다고 본다면서도 공습 당시 왼쪽 팔과 다리 등 “왼쪽 신체 전체에 매우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이 구체적인 근거를 공개하지 않아 이 주장 역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란 정부의 설명은 정반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약 한 달 전 모즈타바와 직접 만나 약 7시간 동안 대화했다며 그가 “완전히 건강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 정책의 큰 방향과 지침도 최고지도자에게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건강하다”는데 왜 공개석상에는 안 나오나 그럼에도 모즈타바가 취임 후 한 번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란 국영 IRNA는 이달 그의 과거 사진을 공개했지만, 해당 사진은 약 2년 전 촬영된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전쟁 상황에서 최고지도자의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해외 언론과 이란 반정부 매체들은 건강 상태와 실제 국정 장악력을 둘러싼 의문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의 장기간 부재가 이란 내부에서 건강과 통치 구조를 둘러싼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헤이다리의 증언은 모즈타바가 처음 공습에서 다친 뒤 치료 과정에서도 추가 공격을 겪었다는 새로운 주장을 더했다. 다만 그의 현재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이나 공개 행보가 없는 만큼, 상반된 주장들을 독립적으로 검증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 종전 합의 하루 만에 판 엎어졌다…이란 내부서 벌어진 강경파 vs 온건파 ‘역대급’ 충돌 [밀리터리노트]

    종전 합의 하루 만에 판 엎어졌다…이란 내부서 벌어진 강경파 vs 온건파 ‘역대급’ 충돌 [밀리터리노트]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이행되던 지난 7월, 평화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돌발 사태가 발생했다. 이란 군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상선 3척을 전격 공격하면서 합의 이튿날 미국의 반격과 함께 MOU가 사실상 폐기된 것이다. “누구 마음대로 쐈나”…대통령 격노에도 통제 불능에 빠진 권력 14일 뉴욕타임스(NYT) 보도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이란 수뇌부를 거치지 않은 군부 현장 지휘관들의 ‘독단적 판단’과 함께 평화 협상을 추진하던 온건 실용파를 무력화하려는 극단적 강경파의 공작이 자리 잡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선 공격 소식을 접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흐마드 바히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에게 즉시 전화해 고성을 지르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황당하게도 “사전에 보고받지도, 공격을 승인하지도 않았다”는 해명이어서 통제 불능에 빠진 국가 안보 시스템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조차 이번 공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지휘관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위반하는 선박을 공격하라”는 기존 내부 지침을 빌미로 지도부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이란 수뇌부 내부에서는 “역사상 가장 격렬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피 튀기는 정치적 충돌이 벌어졌다. 장성급 인사 2명이 사임하겠다고 압박하고 SNSC 사무총장이 전격 교체되는 등 지휘부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6개월째 모습 감춘 최고지도자…‘권력 공백’ 틈탄 강경파의 도발 이처럼 군부 강경파가 정부 지휘봉을 건너뛰고 판을 엎을 수 있었던 근본적 원인으로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부재’가 꼽힌다. 그는 지난 3월 취임 이후 6개월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지난 7월 부친의 장례식에마저 불참해 생사조차 불분명하다는 의구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최고 권력자의 부재로 생긴 권력 공백을 틈타 미국과의 협상에 반대해 온 호세인 타에브 등 혁명수비대 출신 극단적 강경파 세력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강경파는 “협상이 파탄 나 국제 유가가 폭등해야 이란에 유리하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예멘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저항의 축’을 동원한 공격적 전쟁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경제 회복 꿈꾸던 온건파의 좌절…벼랑 끝으로 내몰린 이란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 등 온건 실용파는 미국의 경제 제재를 풀고 파탄 난 민생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공들여 MOU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군부 강경파의 ‘뒤통수’ 도발로 미국과의 대화 채널이 다시 닫히면서 온건파의 노력은 순식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수위가 다시 높아지는 가운데 내부 주도권마저 강경파에게 빼앗긴 온건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최고지도자의 가시적인 영도력이 회복되지 않는 한, 군부의 독단적 행동을 막을 통제 장치가 사라진 이란은 향후 한동안 극단주의 강경파의 폭주 속에 국제적 고립과 안보 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한국군, 여기로 간다고?” 이란이 거듭 때린 美기지…장병 안전 괜찮나 [권윤희의 월드뷰]

    “한국군, 여기로 간다고?” 이란이 거듭 때린 美기지…장병 안전 괜찮나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한국군의 호르무즈 파병 거점 후보로 검토되는 아랍에미리트(UAE) 알 다프라 공군기지는 이란이 지난 3월 반복적으로 공격 대상으로 삼았고 실제 격납고 피해도 확인된 미군 전진작전기지다.● 한국이 이곳에서 P-8A 해상초계기를 운용하려면 장병과 항공기를 미사일·드론 공격에서 보호할 기지방호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P-8A가 피격돼 손실되면 6대뿐인 한국의 최신예 대잠·해상감시 전력에도 직접적인 공백이 생긴다.● 파병은 호르무즈 자유항행과 한미동맹에 기여하고 UAE와의 안보·방산협력을 넓힐 수 있지만, 이란은 군사력 배치와 작전 참여 자체를 미국 지원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군의 임무와 정보공유 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할지도 파병의 핵심 쟁점이다. 지난 주말 UAE로 파견된 국방부 현지조사단은 현지 점검을 마치고 10일 귀국했다. 조사단은 알 다프라 공군기지와 미 해군 함정이 기항하는 두바이 제벨알리항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P-8A를 유력 후보로 검토하는 만큼 알 다프라에서는 항공기 운용과 정비·보급 등 지원 여건을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바레인에도 별도 조사단을 추가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이 직접 살펴본 알 다프라는 이란이 반복적으로 공격 대상으로 삼아온 미군의 중동 전진작전기지다. 상업위성 사진에서는 실제 격납고 피해도 확인됐다. 한국군이 이곳을 거점으로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를 운용한다면 장병과 항공기를 미사일·드론 공격에서 어떻게 보호할지가 파병의 핵심 과제가 된다. 이란, 3월 최소 11일 알 다프라 겨냥…격납고 실제 파손알 다프라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 예하 공군중부사령부(AFCENT)가 전투기·무인기와 정보·감시·정찰(ISR), 공중급유 전력을 전개하는 주요 전진작전기지다. AP통신에 따르면 통상 약 2000명의 미군이 주둔하며 F-35 스텔스 전투기와 무장 무인기 등도 운용해왔다. 이란 측 공개 발표를 날짜별로 대조한 결과 알 다프라는 지난 3월 최소 11일에 걸쳐 공격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군 당국은 패트리엇 레이더와 관제탑, 항공기 격납고, 연료저장시설, 조기경보레이더 등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알 다프라가 미국의 대이란 정보수집과 작전지원 거점으로 활용됐다는 점도 공격 이유로 들었다. 이란군 전시지휘부인 하탐알안비야 중앙사령부는 3월 7일 알 다프라 공격으로 미군 약 200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미국이 지난 3일까지 공개한 이란전 관련 미군 전체 인명피해는 사망 18명, 부상 750명 이상이다. 알 다프라의 구체적인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설 피해는 상업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AP통신이 플레아데스 네오 위성이 3월 15일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기지 북서쪽 격납고 일부가 파손됐고 남동쪽 격납고 한 동은 화재로 크게 훼손됐다. 인접 격납고 지붕에서도 피해 흔적이 확인됐다. 알 다프라는 이달 들어서도 다시 이란군의 공격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란군은 지난 2일 공격드론 수십 대를 투입해 알 다프라와 알민하드 공군기지의 레이더와 미군 주둔시설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알 다프라에 실제로 드론이 명중했는지와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의 추가 현지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바레인의 미군 거점도 지난 3월 공격을 받았다. 바레인에는 미 해군중부사령부와 제5함대, 연합해군사령부(CMF) 본부가 있다. AP통신의 위성사진 분석에서는 제5함대 기지의 대형 건물 한 동이 파괴됐고 레이돔 2개에서도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가 포착됐다. P-8A만 가는 게 아니다…지원인력까지 전개, 기지방호가 첫 관문P-8A를 알 다프라에서 지속 운용하려면 조종사와 전술승무원뿐 아니라 정비·군수·지상지원 인력까지 현지에 전개해야 한다. 알 다프라가 다시 공격받으면 한국 장병과 P-8A도 피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파병이 현실화되면 현지 미군·UAE군의 방공·대드론 방호 범위가 한국군 주둔구역과 P-8A 계류·정비 구역까지 포함하는지, 어느 수준까지 보호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한국군이 대드론체계와 단거리 방공 등 자체 기지방호 전력을 별도로 전개할 필요가 있는지도 검토 대상이다. P-8A 무슨 임무 맡나…6대뿐, 장기전개 땐 한반도 부담정부는 P-8A를 활용한 해상감시와 해군 폭발물처리(EOD) 요원·무인체계를 활용한 기뢰 탐색·처리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대이란 직접 타격보다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을 지원하는 임무에 무게를 두고 있다. P-8A는 대잠전·대수상전과 정보·감시·정찰을 수행하는 다목적 해상초계기다. 호르무즈에서 해상감시 임무만 맡더라도 선박과 수상표적을 탐지·식별·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다른 전력과 공유할 수 있다. 과거 미·UAE 연합훈련에는 미 해군 P-8과 알 다프라에 있는 미 공군중부사령부 항공전센터가 함께 참가한 전례도 있다. 당시 P-8을 비롯한 항공·수상 전력은 모의 고속공격정을 추적하고 대응하는 절차를 숙달했다. 문제는 한국 해군이 보유한 P-8A가 6대뿐이라는 점이다. P-8A는 북한 잠수함 탐지와 광역 해상감시를 담당하는 최신예 해상초계기다. 일부 기체를 중동에 장기간 전개하면 그만큼 한반도에서 즉시 운용할 수 있는 가용대수가 줄어든다. 현지에서 공격을 받아 장기간 운용할 수 없게 되면 가용전력은 더 감소하고, 기체를 완전히 잃으면 보유전력 자체가 줄어든다. P-3CK 7대가 이달부터 시험·훈련비행과 안전성 확인을 거쳐 해상초계 임무 복귀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P-3CK 복귀와 별개로 P-8A 일부를 해외에 장기 전개하면 한반도에서 운용할 수 있는 최신예 해상초계기 가용대수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에너지·동맹 실익 있지만…이란은 군사력 배치 자체에 경고파병으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실익도 있다. 한국 원유 수입의 6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항로 안전과 자유항행 회복은 에너지안보와 직결된다. 정찰·기뢰대응 등 해상안보 임무에 참여하면 핵심 수송로의 안전 확보에 직접 기여하는 동시에 미국에 동맹 기여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UAE와의 기존 안보·방산협력을 넓힐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UAE군은 한국산 천궁-II를 지난 3월 이란 미사일 요격에 실전 투입했다. 지난 6월에는 C-17 수송기를 한국에 보내 천궁-II 3번 포대와 요격미사일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공수했다. 한국과 UAE가 지난 2월 체결한 방산협력 프레임워크에는 통합방공체계가 협력 분야로 포함돼 있다. 향후 UAE가 방공망을 추가 확충하면 천궁-II 도입을 넘어 레이더와 지휘통제, 요격체계를 연동하는 통합방공체계 협력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반면 이란은 한국이 내세우는 ‘자유항행 지원’이라는 임무 성격보다 군사력 배치와 작전 참여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배치하거나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는 미국의 공격을 직접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심각한 결과”를 경고했다. 미국의 압박과 위협에 굴복해 공격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한국어 경고도 내놨다. 이란 핵협상팀의 미디어 고문을 지낸 모하마드 마란디 테헤란대 교수는 경고 수위를 더 높였다.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참여하면 이란이 한국을 적으로 간주하고 걸프 지역의 한국 군사·경제 자산을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쿠웨이트, UAE, 카타르에 있는 한국 자산까지 공격 대상으로 거론했다. 이 때문에 파병이 결정되더라도 한국군의 임무 범위는 명확히 정해야 한다. 미국 주도의 ‘해양자유구상’(Maritime Freedom Construct·MFC)과 연계할 경우 P-8A가 수집한 해상감시 정보를 미군·다국적 전력과 어디까지 공유하고 다른 전력의 작전에 어느 수준까지 협조할지가 쟁점이다. 정보공유와 작전협조가 확대될수록 한국군의 임무도 자유항행 지원에서 미군·다국적 전력의 작전 지원 쪽으로 넓어질 수 있다. 자유항행 지원과 대이란 군사작전 지원 사이에서 어디까지 임무를 제한할지가 파병안의 관건이다. 실사 마친 정부…알 다프라서 장병·P-8A 지킬 수 있나현지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정리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조사가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며 파병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실제 파병이 결정되면 국회의 동의도 필요하다. 10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해상초계기·군수지원함 등의 호르무즈 파병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45%로 찬성 36%보다 높았다. 임무를 제한하더라도 알 다프라를 P-8A의 작전 거점으로 택한다면 장병과 항공기를 어떻게 지킬지 답해야 한다. 이란이 반복적으로 공격 대상으로 삼았고 실제 격납고까지 파손된 기지에 한국군을 전개하려면 현지 방공·대드론체계가 한국군 주둔구역과 P-8A 운용구역을 어느 수준까지 보호할 수 있는지 파병 결정 전에 확인해야 한다. 한국군 자체 대드론·단거리 방공 전력까지 필요하다면 파병 규모와 구성도 달라진다. P-8A를 보낼지뿐 아니라 어떤 방호전력을 함께 보내야 장병과 항공기를 지킬 수 있는지까지 파병안에 담아야 한다.
  • 이채명 경기도의원, 출연·위탁 동의안 성과와 변화로 심사해야

    이채명 경기도의원, 출연·위탁 동의안 성과와 변화로 심사해야

    경기도 산하기관에 대한 출연계획과 민간위탁 사업 동의안 심사 시 단순한 추진 가능성 검토를 넘어 기존 성과와 향후 개선 계획을 객관적인 잣대로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도의회 이채명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양6)은 지난 7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제2차 상임위원회에서 미래평생교육국과 여성가족국 소관 출연계획 및 위탁 동의안을 심사하며 심의 기준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이 의원은 “의회가 알고 싶은 것은 위탁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지난 기간 무엇이 좋아졌고 다음 기간 무엇을 바꿀 것인지”라며 성과 분석과 개선 대책, 명확한 행정 절차를 심사의 핵심 기준으로 내세웠다. 특히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출연계획 동의안 심사 과정에서는 불안정한 인력 운용 실태가 집중 지적됐다. 이 의원은 일반직과 공무직의 정·현원 격차가 심각하다고 꼬집으며, 향후 3~5년 단위의 중장기 인력운영계획과 기간제 노동자 배치 현황 자료를 요구했다. 장기화된 지휘부 공백에 대해서도 “192억 원이 넘는 출연금을 책임지는 기관에서 기관장 공석이 장기화하는 것은 조직의 책임성과 의사결정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원장 및 본부장 인선의 조속한 매듭을 주문했다. 예산 전환 기준과 민간위탁 절차의 투명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의원은 기존 자체 재원 사업을 출연금 사업으로 전환할 때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짚으며, 민간위탁 동의안 제출 시 직전 위탁 기간의 구체적 성과와 개선안, 수탁기관 성과평가 결과를 의무적으로 첨부할 것을 집행부에 주문했다. 여성가족국 심사에서는 절차적 엄밀성과 조사 설계의 정밀화가 강조됐다. 1인 가구 실태조사의 위탁 기간이 사전 심의 후 변경된 점을 짚으며 “중요 사항이 심의 이후 변경됐다면 재심의하거나 변경 사유를 명시해 보고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사의 실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2021년 조사와의 시계열 비교 체계를 갖추고, 성별·연령·지역·소득별 교차분석을 거쳐 청년, 중장년, 여성, 노년 등 계층별 특화 문제를 세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의 연구 성과와 관련해서는 보고서 발간 건수 위주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 의원은 “보고서를 몇 권 냈느냐보다 연구 결과가 도 정책과 조례, 예산에 얼마나 반영됐느냐가 성과”라며 최근 3개년 연구 결과의 정책 반영률을 전수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 밖에도 지역아동센터 시도지원단의 남·북부 인력 산출 기준과 아동그룹홈지원센터의 실효성 있는 성과지표 설정을 점검했다. 이채명 의원은 “정책의 성적표는 단순한 실적이 아니라 도민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에 있다”라며, “무엇이 달라졌는지, 결과로 확인하는 의정활동으로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 미국은 이란과 전쟁 중인데, 미군과 전쟁 중인 국방장관 [글로벌 인사이트]

    미국은 이란과 전쟁 중인데, 미군과 전쟁 중인 국방장관 [글로벌 인사이트]

    육군 현대화 주도한 드리스콜 장관헤그세스와의 마찰 끝에 결국 사표육참총장·해군장관에 육군장관까지전쟁 중에 공석 된 초유의 사태 발생인사 기준,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장성 감축 외치며 외모 기준 제시도트럼프는 여전히 헤그세스 전폭  신뢰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 국방부가 심상치 않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군 수뇌부 간 갈등이 수면 위로 터져 나오면서다.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장성들을 대거 물갈이했던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에도 군 지휘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강한 보수 성향의 헤그세스 장관이 이념전쟁에 몰두하면서 군 지휘 체계와 미래전에 대비한 전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주요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 육군의 개혁을 이끌었던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까지 최근 헤그세스 장관과의 갈등 끝에 사의를 밝히면서 군 내부의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임 의사를 밝힌 드리스콜 장관은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으로, 값비싼 전통 무기체계에 의존하는 대신 드론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며 육군 현대화를 주도했다. 하지만 드리스콜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을 경질하고 고위 장성들의 승진을 잇달아 막으면서 갈등을 빚다 결국 물러나게 됐다. 이에 미군은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육군 장관과 참모총장이 모두 공석인 사태를 맞았다. ‘아프가니스탄의 마지막 미군’ ‘한 세대에 나올까 말까 한 명장’으로 불렸던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 육군 유럽·아프리카 사령관이 지난달 27일 사임한 배경에도 헤그세스의 몽니가 있었다. 상식적인 군 인사권자라면 1순위로 곁에 뒀을 베테랑이었지만, 헤그세스는 도나휴를 향해 ‘자기 홍보에 치중한다’는 식의 마타도어로 공격하며 스스로 군복을 벗게 만들었다. 헤그세스 장관과 수뇌부의 불편한 관계는 지난해부터 지속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전격 경질하는 것으로 행보를 시작했다. 흑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미군 최고위직에 오른 브라운 의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다. 이어 리사 프란체티 해군참모총장과 미 국가안보국(NSA)·사이버사령부를 동시에 이끌던 티머시 호크 사령관 등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헤그세스 장관의 칼끝은 개별 인사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엔 현역 4성 장군과 제독 자리를 최소 20% 줄이고 전체 장성급 직위도 10% 감축하도록 지시했다. 불필요한 지휘 계통과 관료주의를 걷어내고 전투 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울러 미군 지휘부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등 이른바 ‘워크(woke·진보적 가치)’에 매몰돼 전투력이 떨어졌다며 문화전쟁도 벌였다. 군부와의 갈등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장면은 지난해 9월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펼쳐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세계 각지에 배치된 장성과 제독 수백명을 이례적으로 불러 모아 미군이 ‘전사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며 체력과 외모, 군 기강 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자신에 동의하지 않는 장성들에게는 “명예롭게 사임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미군 지휘부가 지나치게 비대해졌고 관료주의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신기술 도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첨단 기술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지휘체계를 간소화하고 급변하는 양상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데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군 인사의 기준이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육군장관의 후임으로 헤그세스 장관의 측근인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군인 출신인 파넬 대변인은 트럼프 2기 국방부 수석대변인 겸 국방장관 수석고문에 임명되면서 헤그세스 장관의 최측근 인사가 됐다. 현재 미국은 중동에서 장기간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고, 중국의 팽창에 대비해야 하는 등 다양한 안보 현안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 최고위층의 잦은 교체와 인사 공백은 미국의 군사적 대응 능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드리스콜 장관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뒤 헤그세스 장관이 문화전쟁에 치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헤그세스 장관에게 힘을 싣는 모양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며 그는 펜타곤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며 옹호했다.
  • 미국은 이란과 전쟁중인데 미군과 전쟁중인 국방장관[글로벌인사이트]

    미국은 이란과 전쟁중인데 미군과 전쟁중인 국방장관[글로벌인사이트]

    육군 현대화 주도한 드리스콜 장관헤그세스와의 마찰 끝에 결국 사표육참총장·해군장관에 육군장관까지전쟁 중에 공석된 초유의 사태 발생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 국방부가 심상치 않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군 수뇌부 간 갈등이 수면 위로 터져 나오면서다.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장성들을 대거 물갈이했던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에도 군 지휘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강한 보수 성향의 헤그세스 장관이 이념전쟁에 몰두하면서 군 지휘 체계와 미래전에 대비한 전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주요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 육군의 개혁을 이끌었던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까지 최근 헤그세스 장관과의 갈등 끝에 사의를 밝히면서 군 내부의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임 의사를 밝힌 드리스콜 장관은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으로, 값비싼 전통 무기체계에 의존하는 대신 드론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며 육군 현대화를 주도했다. 하지만 드리스콜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을 경질하고 고위 장성들의 승진을 잇달아 막으면서 갈등을 빚다 결국 물러나게 됐다. 이에 미군은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육군 장관과 참모총장이 모두 공석인 사태를 맞았다. ‘아프가니스탄의 마지막 미군’ ‘한 세대에 나올까 말까 한 명장’으로 불렸던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 육군 유럽·아프리카 사령관이 지난달 27일 사임한 배경에도 헤그세스의 몽니가 있었다. 상식적인 군 인사권자라면 1순위로 곁에 뒀을 베테랑이었지만, 헤그세스는 도나휴를 향해 ‘자기 홍보에 치중한다’는 식의 마타도어로 공격하며 스스로 군복을 벗게 만들었다. 헤그세스 장관과 군 수뇌부의 불편한 관계는 지난해부터 지속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전격 경질하는 것으로 행보를 시작했다. 흑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미군 최고위직에 오른 브라운 의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다. 이어 리사 프란체티 해군참모총장과 미 국가안보국(NSA)·사이버사령부를 동시에 이끌던 티머시 호크 사령관 등도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났다. 헤그세스 장관의 칼끝은 개별 인사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엔 현역 4성 장군과 제독 자리를 최소 20% 줄이고 전체 장성급 직위도 10% 감축하도록 지시했다. 불필요한 지휘 계통과 관료주의를 걷어내고 전투 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울러 미군 지휘부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등 이른바 ‘워크(woke·진보적 가치)’에 매몰돼 전투력이 떨어졌다며 문화전쟁도 벌였다. 군부와의 갈등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장면은 지난해 9월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펼쳐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세계 각지에 배치된 장성과 제독 수백명을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불러 모아 미군이 ‘전사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며 체력과 외모, 군 기강 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자신의 정책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장성들에게는 “명예롭게 사임하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미군 지휘부가 지나치게 비대해졌고 오랜 관료주의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신기술 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복잡한 지휘체계를 간소화하고 급변하는 전쟁 양상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군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데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인사기준,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장성 감축 외치며 외모 기준 제시도트럼프는 여전히 헤그세스 전폭 신뢰하지만 군 인사의 기준이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육군장관의 후임으로 헤그세스 장관의 측근인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군인 출신인 파넬 대변인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국방부 수석대변인 겸 국방장관 수석고문에 임명되면서 헤그세스 장관의 최측근 인사가 됐다. 현재 미국은 중동에서 장기간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고, 중국의 팽창에 대비해야 하는 등 다양한 안보 현안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 최고위층의 잦은 교체와 인사 공백은 단순한 조직 내부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대응 능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드리스콜 장관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뒤 헤그세스 장관이 문화전쟁에 치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CNN방송은 헤그세스 장관이 육군을 현대화하고 새로운 전쟁 환경에 적응시키기 위한 노력을 주도하던 군 주요 직책 인사들을 밀어낸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헤그세스 장관에게 힘을 싣는 모양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며 그는 펜타곤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며 옹호했다.
  • 광주비엔날레 32년 ‘민낯’…국제행사에 걸맞은 조직인가

    광주비엔날레 32년 ‘민낯’…국제행사에 걸맞은 조직인가

    제16회 광주비엔날레가 개막을 열흘 앞두고 ‘대만 파빌리온(Taiwan Pavilion)’ 명칭 변경 논란으로 전시 파행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봉합됐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국립대만미술관(NTMoFA)이 제출한 변경 승인 신청을 수용해 파빌리온 명칭을 ‘대만 파빌리온’으로 확정했고, 지연됐던 작품 반입과 설치 작업도 재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무게는 단순한 명칭 논란을 훌쩍 넘어선다. 광주비엔날레가 32년 역사와 회당 100억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국제 미술행사의 조직·행정 시스템이 과연 세계 무대에 걸맞은지, 그 근본을 되묻는 사건이었다. 화려한 외형 뒤에 감춰져 있던 기형적 조직 구조, 미숙한 불통 행정, 그리고 지휘부의 무책임한 방관이 한꺼번에 드러났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재단은 그간 대만 측과 협의해온 ‘대만관’ 명칭을 돌연 ‘NTMoFA 파빌리온’으로 바꾸겠다고 통보했다. 대만 문화부와 참여 작가들은 “사전에 논의된 국가명이 일방적으로 삭제됐다”며 강력 반발했고, 논란은 곧 ‘정치적 검열’시비로까지 번졌다. 재단은 “NTMoFA가 기관 자격으로 참여해 올해 초 전시 계약을 체결한 만큼 기관명을 표기한 것”이라는 방어 논리를 폈지만 파장은 잦아들지 않았다. 지난 18일께 국내에 반입된 대만 측 작품은 정작 예정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에 한동안 짐조차 풀지 못한 채 대기해야 했다 ▒ 27개국을 떠맡은 계약직원 고작 2명 이번 ‘대만관 사태’는 극도로 취약한 광주비엔날레재단의 조직 구조와 주먹구구식 인력 운영이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초대형 국제행사를 지탱하는 재단의 비엔날레 담당 인력은 30여 명 수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 단기 계약직으로 운영돼, 핵심 업무의 연속성이 매 회기마다 단절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이번에 외교적 마찰이 된 대만 파빌리온 담당 부서의 실상은 더욱 참담하다. 기존 계약직 6명 가운데 5명이 지난해 일제히 퇴사해 업무 인수인계가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공백을 지난 3~4월 부랴부랴 배치된 신규 계약직원이 메웠다. 또한 2명의 계약직 직원이 대만을 비롯한 27개국·기관과의 소통과 행정 실무 전체를 감당해 왔다. 전문 인력의 부재와 소통 체계의 붕괴가 이번 사태를 예견된 인재(人災)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제 미술행사의 속성상 참여국·기관·큐레이터와의 협의는 장기간 축적된 경험과 지속적인 관계 관리 위에서만 굴러간다. 담당자가 짧은 주기로 교체되면 협약의 맥락, 과거 협의 이력, 기관별 민감 사안이 온전히 승계될 수 없다. 대만관 명칭 논란 역시 이 같은 조직적 취약성이 의사결정 단계에서 걸러지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20대 실무자 ‘총알받이’…숨어버린 수뇌부 국제적 신뢰가 걸린 사안임에도 재단 최고위층의 대응은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의 표본이었다. 외교적 갈등이 확산되고 전시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순간까지도, 광주비엔날레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은 언론이나 유관 기관 앞에 나서 사과하거나 수습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실무 미숙을 성토하는 외부 목소리에 대해서는 올해 채용된 20대 실무직원을 앞세우는 이른바 ‘방패막이’ 처사가 되풀이됐다. 결재 라인의 부장과 대표 등 정작 책임져야 할 임직원은 뒤로 숨은 채 사태를 관망했다는 것이 내부 증언이다. 이로 인해 재단 안팎에서는 “수뇌부가 책임은 지지 않고 자리 지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통탄이 터져 나왔다. 이번 대만관 사태의 파장이 큰 것은, 최종 책임 소재와 의사결정 구조가 여전히 안갯속에 있기 때문이다. 대만 측과의 협의 과정에서 누가, 어떤 판단으로 명칭 변경을 결정했는지, 그 과정에서 상급자 결재와 법률·국제협력 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한 재단의 설명은 아직 없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겸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은 2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대만사태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광주로서는 몹시 부끄러운 일이다. 예술 영역에 정치나 행정 권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번 일로 광주의 대외 이미지가 훼손된 데 대해 사후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급한 불은 껐지만,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오는 9월 5일 개막해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파빌리온 프로젝트에는 16개 국가관과 11개 기관이 참여한다 광주비엔날레. 1995년 첫 회를 연 이래 광주비엔날레는 국내를 대표하는 국제 미술행사로 성장했으나, 규모의 성장에 걸맞은 조직·행정 체계는 아직도 뒤따라오지 못했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냉정한 결론이다. 광주비엔날레가 국제 교류와 파빌리온 업무처럼 전문성과 연속성이 생명인 영역까지 단기 계약직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가 지속되는 한, 유사한 혼선은 언제든 재발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대만관 사태는 하나의 명칭을 둘러싼 갈등에서 끝나지 않는다. 누가 국제행사를 설계하고, 누가 협약을 관리하며,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최종 책임을 지는가-조직의 기본기를 정면으로 묻는 사건인 것이다.
  • 법무·검찰 수장 동시에 공백… 중수청·공소청 출범 전 ‘혼선’

    법무·검찰 수장 동시에 공백… 중수청·공소청 출범 전 ‘혼선’

    초대 중수청장은 국민 추천받아공소청장은 논의조차 시작 못 해하위법령·직제 개편 등 지연 우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에 이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의 출범을 앞두고 법무부와 검찰 수장이 동시에 공백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초대 중수청장 인선에 착수했지만, 법무부는 공소청장 인선 작업을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들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행안부는 19일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26일까지 국민으로부터 후보자를 천거 받는다고 밝혔다. 후보추천위는 당연직 6명·위촉직 3명 총 9명으로, 이주원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원장을 맡는다. 후보자는 수사 또는 법률 관련 업무에 15년 이상 종사하거나 재직한 사람으로, 중수청법에서 정한 임명 자격과 결격사유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위원회가 3명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행안부 장관은 1명을 중수청장 후보자로 제청하며, 이후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윤호중 장관은 브리핑에서 “중수청장 임명이 마무리되는 것은 9월 하순쯤”이라며 “지금까지 권위적인 기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검찰청 같은 곳과 달리 중수청은 국민 인권을 보호하고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는 상징성을 담아 국민 천거 절차를 뒀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 장관은 오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업무보고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당장 급한 업무는 계속 할 것”이라며 “업무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국회와 정부는 형사사법제도의 소유자가 아니다”는 글을 올리며 형소법 개정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검찰은 ‘대행의 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구 대행은 지난달 31일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책임을 표명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박규형 대검 기조부장이 업무를 대리하고 있다. 정 장관 사표까지 재가되면 법무부는 차관 대행 체제로, 검찰은 ‘대대행’ 체제로 동시에 조직을 지탱해야 한다. 지휘부 공백 속에 하위 법령 개정, 공소청 직제 개편, 수사준칙 정비 등 후속 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자 법무부 장관이 추천하도록 돼 있는 공소청장 인선은 아직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출범 과정에서 민생 사건 처리가 지연되거나 사건·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정성호, 李 만류에도 결국 사표… “국회서 형소법 문제점 수정”

    정성호, 李 만류에도 결국 사표… “국회서 형소법 문제점 수정”

    법무·검찰 지휘부 동시 공백 속공소청 직제 마련 등 과제 산적李 “후임 인선까지 역할 해달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취임 1년여 만이다. ‘건강’을 이유로 앞세웠으나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는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완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검찰개혁을 주도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에 마지막까지 우려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이 만류했으나 입법이 마무리되자 거듭 밝혀 온 사퇴 의사를 공식화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와 인사혁신처 등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 장관은 건강상의 이유와 검찰개혁 관련 주요 입법이 마무리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면서 “개정 형소법도 통과가 됐고, 공소청 출범은 중대범죄수사청과 달리 간판만 다는 것이어서 제 역할이 크지 않다”며 “국회에 가서 당 통합이나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신속히 수정하는 데 할 일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검찰개혁 입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사퇴 의사를 밝혀 왔다. 지난달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10월 2일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하면 검찰개혁의 95%는 달성됐다고 본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검찰개혁 입법 과정에서 여당 내 강경 기류와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검찰의 직접수사개시권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에는 일관되게 찬성했지만,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는 반대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정 장관의 사퇴 의사에 선을 그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정 장관에게 “잘 버티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정 장관은 8월 중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건강상 이유로 면직을 요청해왔다. 이 대통령이 후속 인사 때까지 역할을 다해달라 당부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이 물러나면 법무부는 당분간 이진수 차관의 장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대검찰청도 검찰총장이 공석인 가운데 구자현 총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31일 형소법 개정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내면서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대행’을 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법무·검찰 지휘부의 임시 체제가 계속되면서 공소청 등 출범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후임 인선은 난항이 예상된다. 새 장관은 공소청 직제 마련과 수사준칙 등 하위 법령 정비 등 과제를 안게 됐다. 여권에서 거론되는 조작기소 특검법도 새 장관이 맞닥뜨릴 사안이다.
  • “수사 기간 줄이고 송치 심사 강화”… 경찰, 국민 우려 넘어라

    “수사 기간 줄이고 송치 심사 강화”… 경찰, 국민 우려 넘어라

    ①‘수사 완결성’ 구체적 로드맵 확보②국수본 인력 추가… 조직 재설계③사건핑퐁 막을 검경 협업 재정립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경찰도 후속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 수사의 한계를 메워온 검사의 보완수사 기능이 사라진 데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오는 10월 법 시행까지 얼마나 촘촘한 대응책을 마련하느냐가 새 형사사법 체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수사권 확대에 따른 경찰 책임 강화와 통제 장치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수사의 완결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과의 협력 강화, 경찰 비위와 권한 남용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 방안 등을 점검했다. 유 직무대행은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먼저 ‘수사 완결성 확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사의 검증 기능이 약화하면서 부실 수사와 사건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송치 전 심사 체계와 수사 매뉴얼을 어떻게 정비할지 명확한 계획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부실 수사의 견제 장치로 둔 현행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송치 이후 사후 심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실효성도 떨어진다”며 “심의위 의결과 검토 절차를 강화하는 등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 인력과 조직 운영 방식 재설계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보완수사 요구 증가로 인한 사건 적체 가능성에 대비해 수사 인력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지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수사본부는 우선 내부 인력 1900여명을 수사 부서에 재배치하고, 추가 인력 확보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인력 증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건 부담과 낮은 보상, 기획·인사 등 비수사 분야 중심의 승진 구조가 숙련된 수사관 육성의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조직 구조와 업무 배분, 승진 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 경찰에 필요한 것은 사람 수가 아니라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력”이라며 “행정·관리 업무에 치우친 조직을 현장 중심으로 바꾸고, 사건 난이도에 따른 인력 운영과 승진 구조까지 함께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검사 간 협업 체계 재정립도 시급한 과제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서 기관 간 책임 공방이나 보완수사 요구 반복에 따른 ‘사건 핑퐁’ 우려가 커지는 만큼, 사건 협의와 소통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고검 부장검사 출신 박찬록 법무법인 해송 변호사는 “검사는 수사권이 없어 사건을 송치받더라도 ‘내 사건’이라는 책임감을 발휘하기 쉽지 않고, 수사 주체인 경찰과 충분한 대화 없이 보완수사 요구만 반복하면 사건 맥락을 놓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와 관련해 유 직무대행은 공소시효가 임박한 모든 사건은 시효 만료 3개월 전부터 공소청과 의무적으로 협의해 처벌 공백을 막겠다고 밝혔다.
  •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 사의 표명…최대 위기 맞은 검찰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 사의 표명…최대 위기 맞은 검찰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 직후 사의를 표했다. 공소청 출범이 두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지휘부 공백을 맞은 검찰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구 대행은 31일 형소법 국회 통과 후 퇴근길에 “형소법 개정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방금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 구성원 모두의 성찰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그런 이유로 제도 개편이 이뤄지더라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피해자를 비롯한 사건 관계인을 보호하는 검찰 제도의 본질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 소위를 통과한 직후에도 그는 “1차 수사기관의 수사 내용에 대한 검사의 실효적인 점검·보완·시정 기능이 사라진다면 진실은 은폐되고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체계는 무너질 것”이라며 “그로 인한 피해는 누구보다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께서 부담하시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구 대행은 지난해 11월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 이후 물러난 노만석 전 대검 차장검사의 뒤를 이어 차장검사에 임명돼 약 8개월간 검찰총장 직무대행 업무를 맡았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이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구 대행도 사의를 표하면서 검찰은 오는 10월 공소청 개청을 앞두고 최대 위기에 빠졌다. 그동안 법무부와 대검은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에 있어 같은 목소리를 냈지만, 정작 검찰청을 대체하게 될 공소청 직제 및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형소법 개정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또 형소법 개정으로 관련 사항 정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수장 공백을 맞게 돼 형사사법체계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기존 형소법을 근간으로 하는 형사소송규칙과 검찰 내 수사준칙, 내규도 손질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의를 표한 구 대행의 빈자리는 당분간 박규형(33기)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맡을 예정이다.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임채진 검찰총장이 사직했을 당시 문성우 대검 차장의 퇴임이 맞물리면서 5일가량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을 지낸 전례가 있다.
  • “대만 터지면 북한도 움직인다?”…한국 덮칠 동시다발 전쟁 시나리오 [밀리터리+]

    “대만 터지면 북한도 움직인다?”…한국 덮칠 동시다발 전쟁 시나리오 [밀리터리+]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중동의 휴전마저 불안한 상황에서 대만해협까지 무력 충돌에 휩싸이면 북한이 한반도에서 동시에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의 전력이 여러 전선으로 분산된 틈을 이용해 북한이 전쟁 초반 대규모 포병·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앤드루 미흐타 미국 플로리다대 해밀턴스쿨 전략학 교수는 지난 6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매체 19포티파이브 기고문에서 “여러 지역의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면 한반도가 부차적인 전선이 아니라 전체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위험한 지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흐타 교수는 미국이 이미 유럽과 중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고 북한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면 미군은 인도·태평양과 유럽, 중동에서 병력과 탄약, 요격체계를 나눠 써야 한다. 그는 이런 동시다발 위기가 북한의 군사력 자체보다 더 큰 위험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다른 지역에서 증원 전력을 신속히 끌어와야 하지만, 여러 전선이 동시에 열리면 대응 속도와 규모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첫 몇 시간, 포병·미사일로 한미 대응 흔들기 북한의 핵심 전략은 장기전보다 전쟁 초반에 한미 양국의 대응 체계를 흔드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미흐타 교수는 북한이 병력 규모와 기습, 장거리 정밀 타격을 결합해 단시간에 미군 피해를 키우고 증원 전력의 진입을 늦추려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수천 문의 야포와 방사포를 배치하고 상당수를 지하 진지에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평택 캠프 험프리스와 오산 공군기지, 한국군 비행장과 군수 거점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섞어 발사하면 한미 미사일방어체계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필요하면 일본 내 미군기지까지 공격해 전장을 넓힐 수 있다는 게 미흐타 교수의 설명이다. 북한의 상비병력은 약 128만명으로 추산된다. 교도대와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 등을 포함한 예비전력은 약 762만명에 이른다. 육·해·공군에 포함된 특수작전군도 약 20만명 규모로 평가된다. 이들은 전쟁 초기 비행장과 통신시설을 파괴하고 군 지휘부와 보급망을 교란하는 임무를 맡을 수 있다.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새로운 변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던 북한군 일부가 실전 경험을 갖고 귀환해 교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전술핵을 항모전단과 지휘시설, 병력 밀집 지역을 겨냥하는 전장 무기로 운용할 가능성도 위험을 키운다. 미군 탄약 부족 노리나…한반도 위기 ‘연쇄 폭발’ 가능성 미흐타 교수는 미국이 한반도에 전력을 집중할 수 있다면 북한의 수적 우위를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위기, 대만 충돌이 겹치는 경우다. 장기간 여러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면 정밀유도무기와 미사일 요격탄 등 핵심 탄약이 부족해질 수 있다. 소진한 무기를 다시 생산하는 데 수개월이 아니라 수년이 걸린다는 점도 미국과 동맹국의 약점으로 꼽힌다. 유럽의 무기·탄약 생산 능력 역시 단기간에 크게 늘리기 어렵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서방의 생산 병목과 전력 공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반도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도 국경 지역의 불안정과 미군의 움직임을 외면하기 어렵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이 강화되면서 유럽과 동아시아의 안보 위기도 직접 연결됐다. 결국 대만해협의 전쟁은 한국과 무관한 먼 지역의 충돌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이 중국 대응에 집중하는 동안 북한이 포병·미사일 공격과 국지 도발을 병행하면 한반도는 독자적인 위기를 넘어 여러 전선이 맞물린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 다만 이번 주장은 실제 공격 징후를 포착한 정보당국의 평가가 아니라 국제안보 전문가가 제시한 가상 시나리오다. 북한이 반드시 대만 충돌과 연계해 군사 행동에 나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사설] 초유의 경찰 ‘투 톱’ 공석, 뒷전으로 밀린 민생 치안

    [사설] 초유의 경찰 ‘투 톱’ 공석, 뒷전으로 밀린 민생 치안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어제 퇴임했지만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국수본부장 임기는 2년이나 박 본부장은 만 60세 정년 규정에 따라 지난해 6월 임명된 지 1년 만에 물러났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탄핵된 이후 1년 6개월 넘게 공석인 경찰청장에 이어 국수본부장까지 대행 체제가 된 것이다. 민생 수사와 치안 공백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치안 정책을 총괄하는 경찰청장과 전국 수사를 지휘하는 국수본부장이 동시에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은 유례없는 일이다. 경찰 ‘투 톱’ 인사가 비정상적으로 지연되면서 일선 현장에선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두고도 여론의 시선은 따갑다. 경찰 수뇌부 공백이 장기화하면 대형 사건 발생 시 신속한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고,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여지가 있다.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더구나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구조 개편이라는 중대 과제가 놓인 시점에서 지휘부 리더십 공백의 여파는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초유의 경찰 인사 공백 사태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년 퇴임처럼 예정된 일정임에도 후임 인선을 제때 못 해 수뇌부 공백을 초래한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편에만 몰두해 정작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 조직은 뒷전으로 미뤄 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검찰 폐지 이후 국수본의 정치적 독립성이 한층 중요해진 상황에서 대행 체제가 길어질수록 정권과 정치권의 입김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을 새겨야 한다. 정부는 인선 절차를 서둘러 치안·수사 지휘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
  • [단독] 고작 한 해 14일… ‘월간 출근족’ 시도선관위원장

    [단독] 고작 한 해 14일… ‘월간 출근족’ 시도선관위원장

    전국 17개 시도의 선거 사무를 총괄하는 선거관리위원장들이 ‘한 달에 한 번’꼴로만 출근한 것으로 18일 파악됐다. 심지어 대선과 총선이 치러진 해에도 이 같은 ‘월간 출근’ 행태가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의 방만·부실 운영이 연일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시도선관위는 사실상 장기간 방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각급 선관위원장 출근일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전국 17개 시도선관위원장의 연평균 출근일은 14.2일에 그쳤다. 한 달에 1.2일을 출근한 셈으로, 법정 근로 가능일을 기준으로 한 출근율은 평균 5.7%였다. 특히 선거가 치러진 해에도 지휘부의 ‘현장 부재’는 달라진 게 없었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겹쳤던 2022년, 총선이 치러진 2024년 평균 출근일은 각각 14.9일, 15.0일에 머물렀다. ‘탄핵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는 15.6일이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지난 9일까지 각 시도선관위원장이 출근한 일수가 평균 11.4일이었다. 선거가 없었던 2023년 11.2일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구시군 단위에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송파구·강남구 선관위원장의 근무일이 각각 9일과 8일로 나타났다. 일반 근로자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월간 출근의 원인으로는 선관위원장의 ‘겸직 구조’가 지목된다. 통상 중앙선관위원장은 대법관이, 각급 선관위원장은 관할 법원장이 겸직하면서 선거 업무를 뒷전으로 미뤄 두는 것이다. 시도선관위는 중앙선관위에 비해 감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 업무 수행이 더욱 불성실했던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이 기간 중앙선관위원장의 평균 출근일은 49.8일로 집계됐다. 앞서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이 불성실한 근태로 비판을 받았지만 시도선관위원장들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였던 셈이다. 채 의원은 “선관위원 대부분이 비상임이다 보니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 지휘부의 ‘출근 공백’은 중앙선관위의 비상임 위원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선거가 없던 해인 2023년 출근일이 25일이었는데, 선거가 치러진 2024년과 지난해엔 각각 19일과 18일로 오히려 2년 연속 감소했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6·3 지방선거 당일에도 출근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선관위원장의 ‘상임직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직을 장악하고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선관위원장의 상근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근직화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투·개표 시 발생하는 문제에 즉각 대응하는 ‘5분 대기조 상황실’ 같은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도선관위원장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처우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행법상 비상임위원들은 비상근 명예직이기 때문에 월정액의 보수를 받을 수 없다. 시도선관위원장은 위원과 마찬가지로 회의 참석 수당 또는 출근 수당으로 1회 12만원을 받는 게 전부다. 중앙선관위원장처럼 안건 검토수당(1건당 10만원)이나 공명선거활동추진비(월 290만원)도 나오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선관위 사무총장의 상임위원 직행을 차단하는 선관위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선관위 공무원이 퇴직 후 3년이 지나기 전에는 상임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단서 조항을 신설해 조직 내부의 ‘회전문 인사’에 제동을 걸었다. 정무직인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곧바로 상임위원으로 임명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던 관행을 막기 위한 것이다.
  • [단독] 선거 치러도 출근은 ‘월 1회’…시·도선관위원장의 ‘근태 사각지대’

    [단독] 선거 치러도 출근은 ‘월 1회’…시·도선관위원장의 ‘근태 사각지대’

    전국 17개 시도의 선거 사무를 총괄하는 선거관리위원장들이 ‘한달에 한 번’꼴로만 출근한 것으로 18일 파악됐다. 심지어 대선과 총선이 치러진 해에도 이 같은 ‘월간 출근’ 행태가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의 방만·부실 운영이 연일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시도선관위는 사실상 장기간 방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각급 선관위원장 출근일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전국 17개 시도선관위원장의 연평균 출근일은 14.2일에 그쳤다. 한달에 1.2일을 출근한 셈으로, 법정 근로 가능일을 기준으로 한 출근율은 평균 5.7%이었다. 특히 선거가 치러진 해에도 지휘부의 ‘현장 부재’는 달라진 게 없었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겹쳤던 2022년, 총선이 치러진 2024년 평균 출근일은 각각 14.9일, 15.0일에 머물렀다. ‘탄핵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는 15.6일이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서는 지난 9일까지 각 시도선관위원장이 출근한 일수가 평균 11.4일였다. 선거가 없었던 2023년 11.2일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구·시·군 단위에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송파구·강남구 선관위원장의 근무일이 각각 9일과 8일로 나타났다. 일반 근로자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월간 출근의 원인으로는 선관위원장의 ‘겸직 구조’가 지목된다. 통상 중앙선관위원장은 대법관이, 각급 선관위원장은 관할 법원장이 겸직하면서 선거 업무를 뒷전으로 미뤄두는 것이다. 시도선관위는 중앙선관위에 비해 감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 업무 수행이 더욱 불성실했던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이 기간 중앙선관위원장의 평균 출근일은 49.8일로 집계됐다. 앞서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이 불성실한 근태로 비판을 받았지만 시도선관위원장들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였던 셈이다. 채현일 의원은 “선관위원 대부분이 비상임이다 보니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이 결여된 것”이라며 “선관위원장을 상임직으로 전환하고, 상임위원 수를 늘리면서 ‘더 무거운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선관위 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관위 지휘부의 ‘출근 공백’은 중앙선관위의 비상임 위원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선거가 없던 해인 2023년 출근일이 25일이었는데, 선거가 치러진 2024년과 지난해엔 각각 19일과 18일로 오히려 2년 연속 감소했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6·3 지방선거 당일에도 출근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선관위원장의 ‘상임직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직을 장악하고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선관위원장의 상근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근직화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투·개표 시 발생하는 문제에 즉각 대응하는 ‘5분 대기조 상황실’ 같은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도선관위원장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처우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행법상 비상임위원들은 비상근 명예직이기 때문에 월정액의 보수를 받을 수 없다. 시도선관위원장은 위원과 마찬가지로 회의 참석 수당 또는 출근 수당으로 1회 12만원을 받는 게 전부다. 중앙선관위원장처럼 안건 검토수당(1건당 10만원)이나 공명선거활동추진비(월 290만원)도 나오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선관위 사무총장의 상임위원 직행을 차단하는 선관위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선관위 공무원이 퇴직 후 3년이 지나기 전에는 상임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단서 조항을 신설해 조직 내부의 ‘회전문 인사’에 제동을 걸었다. 정무직인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곧바로 상임위원으로 임명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던 관행을 막기 위한 것이다.
  • ‘투표용지 대란’ 누가 언제 무엇을 알았는가… 선관위 수사 관문 ‘미필적 고의’ [로:맨스]

    ‘투표용지 대란’ 누가 언제 무엇을 알았는가… 선관위 수사 관문 ‘미필적 고의’ [로:맨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수사팀 구성을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출범 일주일 만에 진용을 갖춘 합수본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미필적 고의’의 입증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직무유기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합수본이 검토 중인 혐의들은 대부분 ‘고의’를 전제로 한다. 형법과 선거법 모두 단순 과실을 처벌하는 규정이 드물기 때문이다. 한 부장검사는 “선거관리위원회 수사의 관건은 미필적 고의 입증”이라며 “보고가 있었는데도 조치가 없었거나 지시가 부실했던 부분을 들여다봐야 직무유기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확정적 고의와 달리, 위험을 인식하고도 방치한 정황이 쌓인다면 미필적 고의는 인정될 수 있다. 합수본이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건 지휘부가 ‘누가 언제 무엇을 알았는가’다. 합수본은 선거 당일 오전 11시40~50분경 송파구 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예견하고 서울시 선관위에 문의했음에도 곧바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시 선관위 상임위원과 사무처장은 최초 보고로부터 5시간이 지난 오후 4시 46분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중앙선관위는 그보다 더 늦게, 서울시 선관위의 보고가 아닌 민원을 통해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공백이 단순 업무 소홀인지, 의식적 방치인지가 수사의 출발점으로 예상된다. 미필적 고의를 뒷받침할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선관위가 본투표용지 인쇄 기준을 기존 유권자 수의 60%에서 50%로 하향 조정하면서, 이를 공식 위원회 회의 없이 사무총장 등 실무선 전결로 처리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비용 ‘무번호 투표용지’마저 규정보다 턱없이 적게 준비됐다. 규정상 송파구에는 선거인 수의 3%인 1만 7000매가 교부됐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2000매에 불과했다. 현장에 보낼 여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위험을 인지하고도 편법으로 인쇄량을 줄였다면 ‘투표 방해의 미필적 고의’가 성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수본은 남은 인쇄 예산의 행방을 좇는 ‘업무상 횡령·배임’ 수사도 병행할 방침이다. 오는 18일부터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를 시작으로 45일간의 국조가 예고된 만큼, 합수본 수사도 공소시효와 무관하게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합수본은 이미 직무유기 등 피의자로 입건된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을 출국금지 조치한 상태다. 이들 최고위 지휘부에 대한 소환 조사는 실무진 조사와 7곳의 선관위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이 충분히 진행된 뒤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미군 빼는 대신 토마호크 줘”…발등에 불 떨어진 독일, 트럼프에 매달릴까 [핫이슈]

    “미군 빼는 대신 토마호크 줘”…발등에 불 떨어진 독일, 트럼프에 매달릴까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 감축을 결정한 가운데, 독일은 미국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구매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독일 정부가 토마호크 미사일과 타이폰 지상 발사 시스템을 함께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독일은 지난해 7월 장거리 무기 구매 계획을 제출했지만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의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충돌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했고, 미국은 주독 미군 감축과 함께 올해 독일에 배치할 예정이던 미군 장거리 타격 부대를 다른 지역에 보낼 것이라고 위협해 왔다. 장거리 타격 부대 배치 계획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미국과 독일이 합의한 것으로, 당시 미국은 러시아가 핵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배치한 데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메르츠 총리가 “미국 전체가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란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내 미군 병력을 5000명 이상 감축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주독 미군 재배치가 사실상 이란 전쟁을 돕지 않는 유럽 국가 등 동맹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이 독일의 토마호크 등 장거리 미사일 구매 계획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더불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의 무기 제공 능력이 약화한 것이 독일 등 유럽 국가의 안보 위협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일이 토마호크 미사일에 매달리는 이유독일이 미국과의 관계 악화 속에서도 장거리 미사일 배치에 매달리는 이유는 현재 유럽에 즉각 운용 가능한 지상 발사 장거리 무기 체계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영국은 사거리 1600㎞의 잠수함 발사형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사거리 1000㎞ 수준의 자체 개발 순항미사일을 잠수함에 배치하고 있다. 현재 유럽이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유럽 주둔 미군 감축이 아닌,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의 균열에 따른 안보·경제 리스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지난 2일 “주독 미군 철수 자체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산 자동차 관세 인상, 장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 철회, 이란 전쟁의 여파 등이 유럽에 훨씬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특히 유럽 입장에서 미군 병력 감축보다 이란 전쟁으로 미국의 무기가 급속히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니코 랑게 전 독일 국방부 정무실장은 “유럽이 심각한 안보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재래식 억지력의 공백이 해소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며 “유럽은 아직 해당 능력을 자체적으로 보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무기 제공 능력은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과 네덜란드 등이 주문한 토마호크 미사일의 인도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란 전쟁의 장기화로 정확한 인도 시기를 확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독일은 프랑스·폴란드·영국·이탈리아·스웨덴 등과 함께 유럽산 장거리 타격 체계 공동 개발 프로그램인 ‘엘사’(ELSA) 추진을 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의 자체 장거리 타격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호크 미사일이란?한편 토마호크 미사일은 1991년 걸프전부터 최근 이란 전쟁까지 미국이 ‘전쟁 개시 첫날’ 가장 자주 사용하는 무기로 꼽힌다. 사거리는 1300~2500㎞로 초저공 침투 비행 방식을 활용하며 구축함과 순양함, 핵잠수함 등에서 발사할 수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매우 먼 거리에서 발사가 가능해 조종사의 위험이 없을 뿐 아니라 저고도 비행으로 레이더를 회피할 수 있고, 대량 동시 발사가 가능해 개전 초기에 방공망·지휘부·레이더를 먼저 제거하는 데 특화돼 있다.
  • [임혁백 칼럼] 트럼프의 전쟁과 한국 안보 레버리지 대전환

    [임혁백 칼럼] 트럼프의 전쟁과 한국 안보 레버리지 대전환

    지난 2월 2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지휘부 제거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원인과 목표가 모호한 전쟁이었다. 이란 전쟁의 원인으로 핵무기 개발과 엡스타인 게이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정치폭력 등 미국 내 정치 리스크를 덮기 위한 꼬리 흔들기를 들 수 있으나 어느 한 원인도 지배적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의 목표로 지도부 제거, 정권교체, 핵 개발 능력 파괴 등을 들었다. 그러나 수시로 목표를 바꿈으로써 전쟁을 일관되게 수행할 수 없었다. 트럼프는 지도부를 참수하면 이란 국민이 봉기해 정권을 교체시킬 것이라고 오판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손쉽게 체포한 데서 얻은 과도한 자신감이 그를 오판하게 했다. 미군이 이란 지도부를 통으로 폭사시켜 하메네이를 순교자로 만들자 이슬람 신정독재체제에 저항하던 이란 국민들은 반정부 봉기를 하지 않고 새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중심으로 단결했다. 이제 “4주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던 트럼프의 공언은 지켜지기 어렵게 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에너지 공급망의 대혼란이 일어났고, 국제유가가 폭등했다. 해협 봉쇄 해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분열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국내외에서 트럼프와 미국의 위신과 신뢰를 떨어뜨렸다. 트럼프의 돈로주의 대외전략은 미국의 무력 개입을 서반구와 동아시아로 한정하고 다른 지역에는 개입을 자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트럼프는 해군력을 중동에서 인도태평양으로 이동시키는 오바마의 ‘아시아로의 회귀’를 발전적으로 계승했다. 그런데 트럼프가 다시 중동으로 귀환해 이란과의 전쟁에 나서자 미국 우선주의를 신봉하고 해외 개입을 반대하는 마가(MAGA) 지지층이 반발하고 있다. 유럽을 소멸될 문명이라고 조롱하다가 전쟁이 터지자 나토 동맹국들의 조력을 받겠다는 트럼프에게 스페인, 프랑스, 영국은 공군 기지 사용을 거부하거나 지연시켰다. 이란 전쟁에 대한 대내외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트럼프는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추진력과 정당성을 상실한 채 ‘이란의 늪’에 빠지고 있다. 이란 전쟁은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심각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이 미국의 다음 공격 목표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북한은 이란이 아니며, 북한은 미국의 공격을 견딜 수 있는 내구력과 체제 생존 능력이 있다. 첫째,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선제공격하기 힘들다. 둘째,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지정학적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와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공격을 받을 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셋째,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 시 가장 먼저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전쟁에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은 핵무기가 체제를 지켜줄 것이란 북한의 ‘핵 보검론’을 더욱 강화시켰다. 김정은은 미 본토를 겨냥한 핵능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방공자산 고도화, 지하 방공요새망 구축, 드론 방어 능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로부터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한다. 김정은은 ‘두 국가 전략’으로 한국과는 단절하면서도 트럼프와의 대화의 문은 열어 두고 있다. 이란 전쟁은 한국에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전략자산의 소모가 극심해지자 미국은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체와 같은 주한미군의 전략자산을 중동으로 이동시켰다. 더 나아가서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전략자산의 중동 반출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증대시켜 북한의 전술핵에 대한 한국 방어를 어렵게 할 것이다. 군함을 파견하면 이란 전쟁에 참전하는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한미동맹 전력의 ‘중동으로의 이동’이 일어나면서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압력으로부터 숨 쉴 공간을 얻게 된 반면 한국에서는 안보 공백이 일어나 북한의 전략자산에 대한 억제력이 약화됐다. 정부는 전략자산의 반환을 지렛대로 군함 파견 협상에서 국익을 최대화하는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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