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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이동장벽 낮춰, 경제공동체 구축을”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한일 이동장벽 낮춰, 경제공동체 구축을”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한일 양국이 상품·자본·인재·데이터의 이동 장벽을 낮추는 ‘기능적 경제공동체’를 구축해야 합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신문 주최 ‘2026 미래경제포럼’에서 “양국은 해외 공급망 충격에 많이 노출돼 있어 신뢰할 수 있는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포럼은 ‘경제동맹, 새로운 길을 열다: 한일 경제협력 가속화와 글로벌 확장’이란 주제로 열렸다. 장 원장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양국 상위 20개 품목 중 12개가 같고 중간재 비중은 70.8%”라며 “긴밀히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제도와 규범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관 ‘경제공동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인구감소와 제조업 인력난에 대응할 ‘한일 인적이동 협약’을 맺자고도 제안했다.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국제학부 교수)은 “미국의 보호무역과 중국의 공급망 통제, 유럽연합(EU)의 탈탄소 규제에 각자도생식 대응은 한계가 있다”며 “제3국 공동 진출과 공급망·수소 협력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준형 산업통상부 통상협력국장은 “한일 산업·통상정책 대화 첫 회의가 곧 열린다”며 “가입 공론화를 시작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은 한일 경제협력 확대의 좋은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 “통관·비자 허들 낮추고 ‘기능적 공동시장’ 열어야”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통관·비자 허들 낮추고 ‘기능적 공동시장’ 열어야”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단순교역 넘어 인재·자본 연결 필요中광물 의존 탈피… 공동투자 시급한일 양국이 경제협력 분야에서 단순히 교역 확대를 넘어 공급망·기술·인재·자본을 연결하는 ‘경제공동체’로 발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양측이 이미 반도체·소재·부품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규제와 통관, 데이터, 인력 이동 등 국경의 장벽을 낮춰 실질적인 공동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미래경제포럼’에서 “세계경제가 효율성만 중시하던 시대에서 ‘경제안보’와 ‘공급망 안정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면서 “한일 경제공동체는 산업·자본·인재·기술·데이터가 이동할 때 수반되는 비용과 장벽을 낮추는 ‘기능적 공동시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한일 경제공동체가 필요한 이유로 ‘공급망 회복력’을 꼽았다. 미중 갈등과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경제안보와 공급망 회복력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자원 빈국인 한국과 일본은 반도체와 핵심광물, 에너지 등을 공동으로 확보하고 제3국 광산·정제시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리, 리튬, 희토류 등에서 중국 집중도가 과거보다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지를 늘려 ‘경제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장 원장은 한일 경제공동체가 유럽연합(EU)처럼 정치·제도적으로 통합하는 형태가 아니라 ‘기능적 공동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관과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한국 기업이 활동할 때 느끼는 국경의 비용과 장벽을 가능한 분야부터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분야로 ‘인적 이동’을 꼽았다. 장 원장은 “한국의 전문가가 일본에서 일하거나, 일본 연구자가 한국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여전히 비자, 취업절차, 자격·경력 인정, 사회보장 등의 장벽이 남아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한·일 인적이동 협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한·일 경제협력의 실행방안으로 먼저 ‘한·일 경제공동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양국 경제계가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민관 실행 플랫폼을 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자는 척했던 거인창신메모리, 5년 내 판도 엎을 것국가 빅펀드, 수십조원 씨앗 뿌려IPO로 시장에서 자본 회수 모델DDR4 반값에 뿌리며 시장 잠식삼전닉스, 멈추는 순간 따라잡혀AI 응용시장에 사활 거는 中14억 인구와 데이터 원석이 무기AI로 제조업 전환, 생산성 극대화2500명 필요했던 공장, 로봇 대체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가동원가절감해 제조업 세계 1위 목표한국의 대응방안은한국 제조업·미국 빅테크 손잡고중국처럼 생산 원가 낮춰 생산을반도체·배터리·바이오 최종 보루규제·주52시간 근무 등 타개하고고품질·고신뢰 첨단 공급자 돼야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인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중국이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을 만나 중국 반도체·AI 굴기의 비결, 한국 반도체의 갈 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 소장은 “최근 반도체 초호황은 미중 갈등에서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것으로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며 “미국도 중국도 못 하는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기술 공급자 포지션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유일하게 中 앞선 반도체, 기술 격차 3년 -창신메모리(CXMT)가 최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시가총액 1위(약 770조 원)에 올랐다. “잠자던 거인이 깨어난 게 아니라, 사실 자고 있던 척했던 거다. 지금은 세계 4위지만 5년 안에 판도가 뒤집힐 것이다. 현재 우리와 기술 격차는 범용 D램은 3년, HBM은 5년 격차, 이 숫자를 편하게 볼 수 있는 한국 기업은 없다. 올해 2분기 CXMT의 D램 점유율은 불과 1년 만에 4%에서 10%로 2.5배 뛰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CXMT에 자금과 자신감을 동시에 선물했다. 호황의 과실이 경쟁자를 키우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국가 보조금’에서 ‘증시 활용’으로 전략을 바꿨나. “씨앗은 국가가 뿌리고 열매는 시장이 따가는 구조다. 1단계는 국가 빅펀드가 수십조원을 쏟아 기술 기반을 닦는 것, 2단계는 기업공개(IPO)로 자본을 회수하는 것이다. CXMT는 666억 위안, YMTC는 330억 위안을 증시에서 확보할 예정이다. 리스크는 국가가, 수익은 시장이 가져간다. 반도체에 이어 로봇까지 이 공식이 반복된다. 더 교묘한 건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여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반도체에 돈을 넣게 만들면, 미국도 함부로 제재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이다. 외국 돈이 들어오면 미국도 쉽게 손을 못 댄다.” -CXMT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시점은. “범용 D램 기술 격차 3년, 실적 타격은 5년, 달력을 보면서 긴장해야 할 숫자다. CXMT는 지금 DDR4를 반값에 뿌리며 시장을 잠식 중이다. 가격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한국에 남은 방어선은 HBM뿐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HBM4, HBM4E에 자원을 집중하고 범용 D램 의존도를 줄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중국이 쫓아올 수 없는 속도로 계속 앞으로 달아나야 한다. 멈추는 순간 따라잡힌다.” -HBM 경쟁에서 중국은 아직 못 따라오고 있는데. “5년 격차의 기술 해자(진입 장벽), 지금은 든든해 보이지만 해자도 메워진다. HBM은 단순 반도체가 아니라 패키징·적층 공정이 결합된 복합 기술이다. 2030년 이전에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중국이 HBM3를 양산하는 순간, 한국은 HBM4E와 HBM5로 이미 올라서 있어야 한다. 기술 우위란 결국 속도 경쟁이다. 앞서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가장 위험하다.” -최근 반도체 호황은 우리 기업의 실력 아닌가. “운을 실력으로 오판하는 착각이다. 미중이 싸우는 바람에 우리한테 황금비가 내린 것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AI 제재가 없었다면 지금의 초과수요는 절반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지정학적 횡재를 실력으로 포장하는 순간 판단이 흐려진다. 지금 대비해야 할 건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부동산 폭락보다 더 빠르고 더 깊을 수 있다.” -중국의 AI모델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딥시크가 증명한 건 단순하다. 돈 많이 쓴다고 이기는 게임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AI 기업들은 오픈AI·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모델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은 물량으로, 중국은 저비용 효율로 싸운다. 다만 추론 극한·에이전트 AI·멀티모달 최전선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6~12개월 앞서 있다. AI는 1등이 독식하는 시장이다. 그 격차가 작아 보여도 결정적이다.” -중국은 AI보다 기존 산업에 AI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인데. “중국은 이걸 ‘AI플러스’라 부른다. AI 모델 전쟁에서 이기기 어려우면 AI 응용 시장에서 이기겠다는 전략이다. 14억 인구와 세계 최대 제조업이 데이터 원석이다. 제조·물류·농업·의료에 AI를 입히면 데이터가 폭발하고 AI 성능이 다시 올라가는 선순환이 생긴다. 제조업의 AI 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수출이 금지된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없어도 산업적인 응용은 중간급 칩으로 충분히 작동한다. 싸움터를 자신에게 유리한 곳으로 옮긴 것이다.” ●저비용 두뇌·몸통 단 中휴머노이드 -AI플러스로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나. “작년에 중국의 가전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다녀왔다. 과거 2500명이 돌리던 라인을 지금은 로봇과 자율 운반차가 대신한다. 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돌아가는 공장, 이른바 ‘다크팩토리’(Dark Factory)다. 현재 중국에서 수백 개가 가동 중이다. 중국이 노리는 건 AI로 생산원가를 절반으로 자르는 것, 제조업 세계 1위를 기술이 아닌 원가절감으로 굳히는 것이다. AI를 목적이 아니라 돈 버는 수단으로 본다.” -중국의 AI플러스 전략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AI플러스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다. 반도체 빼고 제조업에서 중국을 앞서는 분야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다크팩토리로 인건비를 0에 수렴시키고 원가를 40~50% 낮추면 한국 제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경고음은 울리고 있지만 한국은 듣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제조업에서도 AI를 활용할 방안이 있다면. “한국이 미국에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를 투자해도 원금 회수가 쉽지 않다. 그 해법으로 산업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한국의 제조업과 미국의 빅테크가 손 잡고 중국처럼 생산원가를 낮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현대차와 오픈AI, 삼성전자와 클로드, SK하이닉스와 구글이 손잡고 ‘한국형 AI플러스’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한국에서 다크팩토리를 만들어 원가가 50% 절감되는 것을 보여주는 시범사업을 한 뒤 미국에 이런 공장을 짓는 것이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도 상장해 주가가 폭등했다. “1600만 원짜리 휴머노이드가 로봇 시장의 문법을 바꿨다. 테슬라 옵티머스보다 싸고 더 많이 찍어낸다. 유니트리 G1은 글로벌 가격 파괴를 선도하며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의 32%를 장악했다. 중국의 강점은 부품 공급망이 전부 국내에 있다는 점이다. 모터·배터리·센서·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을 외국에서 조달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설치 시장 상위 4개사가 전부 중국 업체다. 로봇 시장을 만든 것도, 지배하는 것도 중국이다.” -중국 휴머노이드 밸류체인이 세계에 주는 영향력은. “딥시크라는 저비용 두뇌에 유니트리라는 저비용 몸통, 이 조합이 ‘피지컬 AI’ 양산 시대를 열고 있다. 모터·배터리·AI 모델·로봇 프레임까지 밸류체인이 중국 안에서 완결된다. 외부 의존도가 거의 없다. 역설적으로 이 지점이 한국의 기회다. 서방 기업들이 중국산 하드웨어를 꺼리는 상황에서, 자동차·정밀기계 기반을 갖추고 신뢰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한국이 믿을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미국 제재에도 중국의 반도체·로봇 기술이 향상되는 이유는. “미국 제재가 오히려 자립을 강요했다. 화웨이가 미국 칩 공급이 끊기자 기린 칩을 스스로 만든 게 상징적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게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거다. 그 결과 중국 반도체 엔지니어 수는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공대생이 의대생보다 대우받는 나라, 그 선택이 지금의 기술력을 만들었다. 현재 반도체 자립도 33%, 로봇 자립도 55~65%다. 제재의 역설이다.” ●수명 다한 전략적 모호성 버려야 -이대로면 우리 기업이 코너에 몰리지 않을까. “가마솥의 개구리가 물이 뜨거워지는 걸 모르듯, 위기는 천천히 온다. 철강·조선·가전·화학은 이미 중국에 내줬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가 마지막 보루인데, 이마저 내주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해체된다. 다음 세대 기술인 HBM5·차세대 배터리·바이오신약에 지금 당장 베팅해야 한다. 중국보다 1~2세대 앞서 있으면 가격이 아닌 기술로 싸울 수 있다. 규제·주 52시간 근무·데이터·벤처자본 등 발목을 잡는 구조를 빨리 타개해야 한다.” -미중패권 시대 한국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나. “전략적 모호성은 수명이 다했다. 이제는 선택적 명확성의 시대다. HBM·AI 반도체·첨단 방산은 미국 동맹 체계 안에서만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경제와 시장에서는 중국과의 실용적 관계를 끊을 수 없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 최대 수출처다. 등을 돌리는 건 전략이 아니라 자해다. 미국도 중국도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것,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부품 공급자 포지션을 선점하면 양쪽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나라가 된다.” -오래전부터 중국을 지켜봤다. 느끼는 점은. “중국은 느리다는 편견은 착각이었다. 20년 전 중국 공대생은 100만 명이었다. 지금은 이공계 졸업생만 480만 명, 한국 전체 대학생보다 많다. 중국 기업가들의 위기의식은 한국보다 훨씬 날이 서 있다. ‘내일 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혁신을 만든다. 실패해도 다시 하는 집요함이 있다. 한국은 대기업 시스템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45일에 한 번씩 AI·빅데이터 등 첨단 산업을 함께 공부한다. 국가 장기 산업전략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밀어붙인다.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략이 흔들린다. 그 차이가 지금의 격차를 만들었다.” ■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은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푸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반도체와 IT애널리스트로 17년간 일했다.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를 역임한 이후 20년여간 중국 경제와 금융을 연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기술패권시대의 대중국 혁신전략’, ‘한국반도체 슈퍼乙전략’,‘차이나 퍼즐’ 등이 있다. 최광숙 대기자
  • 미스트랄, 삼성전자 주도 30억 유로 투자 유치…기업가치 210억 유로

    미스트랄, 삼성전자 주도 30억 유로 투자 유치…기업가치 210억 유로

    유럽 인공지능(AI) 기업 미스트랄이 삼성전자 주도로 30억유로(약 4조 9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가 210억유로(약 34조원)를 넘어서며 창업 3년 만에 유럽을 대표하는 AI 기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미스트랄은 8일 시리즈D 투자 라운드를 통해 30억 유로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주도했으며 EQT가 운용하는 스케일업 유럽 펀드와 기존 투자자인 PSG에쿼티가 공동 주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미스트랄에 따르면 이번 투자 유치는 유럽 민간 기술기업의 지분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애드벤트와 블랙록이 운용하는 펀드 및 계정, 룩셈부르크 대공국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고, 기존 투자자인 ASML과 엔비디아,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Bpifrance, 제너럴캐털리스트 등도 추가 투자했다. 미스트랄은 확보한 자금을 첨단 AI 모델 연구개발(R&D)과 컴퓨팅 인프라 확충, 제품 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기업과 정부가 데이터와 AI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버린 AI’ 사업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2023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미스트랄은 기업이 자체 환경에 AI 모델을 구축하고 필요에 따라 수정·활용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AI 모델뿐 아니라 이를 구동하는 컴퓨팅 인프라와 기업용 서비스까지 직접 제공하는 풀스택 전략도 추진 중이다. 현재 20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에어버스와 ASML, HSBC 등 125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아르튀르 멘쉬 미스트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연구개발과 제품, 인프라 투자를 더욱 가속화하고 기업과 기관이 각자의 환경에서 AI를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투자 유치를 유럽 AI 산업이 미국과 중국 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선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했다. 앞서 미스트랄의 지난해 투자 라운드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13억유로를 투자하며 주도했다. 당시 ASML은 미스트랄의 AI 모델을 제품과 연구개발 등에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도 맺었다.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투자 라운드를 이끌면서 미스트랄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간 협력이 한층 확대되는 모습이다.
  • 꿈의 ‘수출 1조 달러’ 눈앞… 트럼프 통상 압박 더 커질 우려도

    꿈의 ‘수출 1조 달러’ 눈앞… 트럼프 통상 압박 더 커질 우려도

    한국 수출이 지난 5일 기준 7094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면서 사상 첫 연간 1조 달러 달성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대미 무역흑자가 가파르게 늘면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 오히려 통상 압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시 기준 수출액은 7094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 7093억 달러를 117일 앞당겨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긴장하는 대목은 빠르게 불어나는 대미 무역흑자다. 올해 1~8월 대미 수출은 127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495억 달러였던 대미 흑자는 올해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이미 647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8개월도 지나지 않아 지난해 연간 흑자를 157억 달러나 웃돈 것이다.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10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와 현지 투자 확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대미 흑자 증가는 통상 협상의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수출 증가가 미국 입장에서는 무역 불균형 확대로 읽힐 수 있어서다. 대미 흑자 규모가 추가 시장 개방이나 현지 생산 확대를 요구하는 압박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들과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미 흑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정부도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수출 자체는 기업의 영역이라면서도 대미 흑자 문제가 기업 부담으로 번지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수출은 기업의 영역이고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 투자 측면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상호이익 관점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해 기업이 우려할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쏠림이 심해졌다. 올해 1~8월 반도체 수출은 281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2.7배로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연간 24.4%에서 올해 1~8월 40.6%로 확대됐다. 반도체 업황이나 글로벌 정보기술(IT)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전체 수출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출 호조가 내수와 고용으로 퍼지는 힘도 예전보다 약해졌다. 수출 5000억 달러를 달성한 2011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이 3.6% 성장하고 취업자가 41만 5000명 늘었다. 반면 수출 7000억 달러를 넘어선 지난해는 GDP 성장률 1.0%, 취업자 증가 폭 19만 3000명에 그쳤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7%로 반등했지만 수출 회복세가 내수와 고용 전반으로 확산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산업부는 미국과 중국에 쏠린 수출시장을 넓히기 위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가입하지 않은 대규모 다자간 경제협력체를 통해 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4일에는 농어업계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업종별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관훈토론회에서 “한국 같은 통상 국가가 CPTPP에 가입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농수산 분야의 우려를 충분히 듣겠다고 밝혔다.
  • 꿈의 ‘수출 1조 달러’ 코앞…트럼프 통상 압박 더 커지나

    꿈의 ‘수출 1조 달러’ 코앞…트럼프 통상 압박 더 커지나

    이달 초 7094억 달러 작년 실적 넘어 대미 흑자도 불어나 지난해 2배 전망 美, 시장 개방·현지 생산 압박 가능성 “상호이익 관점 투자…기업 걱정 없게” 정부, 미중 없는 CPTPP 가입도 검토 한국 수출이 지난 5일 기준 7094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면서 사상 첫 연간 1조 달러 달성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대미 무역흑자가 가파르게 늘면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 오히려 통상 압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시 기준 수출액은 7094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 7093억 달러를 117일 앞당겨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긴장하는 대목은 빠르게 불어나는 대미 무역흑자다. 올해 1~8월 대미 수출은 127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495억 달러였던 대미 흑자는 올해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이미 647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8개월도 지나지 않아 지난해 연간 흑자를 157억 달러나 웃돈 것이다.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10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달에도 대미 수출은 165억 달러로 89% 증가했는데 반도체 수출이 300% 증가 등 대미 흑자의 중심에 섰다. 컴퓨터 1040%, 미국이 고율 관세 장벽을 쳤던 철강도 109% 수출이 늘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인프라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와 현지 투자 확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대미 흑자 증가는 통상 협상의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수출 증가가 미국 입장에서는 무역 불균형 확대로 읽힐 수 있어서다. 대미 흑자 규모가 추가 시장 개방이나 현지 생산 확대를 요구하는 압박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 기업의 반도체 수요 증가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늘었으니 그만큼 미국에 재투자하라고 요구할 개연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 시간)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들과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미 흑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정부도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수출 자체는 기업의 영역이라면서도 대미 흑자 문제가 기업 부담으로 번지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수출은 기업의 영역이고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 투자 측면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상호이익 관점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해 기업이 우려할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유럽연합(EU)·멕시코 등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에 대한 교역 중단을 시사했던 그날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드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저탄소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에 참석했다. 김 장관은 축사를 통해 “대규모 현지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미국 내 조달이 어려운 공장 설비와 자재 등에 대한 관세 부담을 완화해 달라”고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요청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투자하는 만큼 철강 등의 관세 부담을 낮춰 달라는 의미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쏠림이 심해졌다. 올해 1~8월 반도체 수출은 281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2.7배로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연간 24.4%에서 올해 1~8월 40.6%로 확대됐다. 지난달(1~25일)에는 반도체 비중이 47.8%까지 치솟았다. 반도체 업황이나 글로벌 정보기술(IT)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전체 수출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출 호조가 내수와 고용으로 퍼지는 힘도 예전보다 약해졌다. 수출 5000억 달러를 달성한 2011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이 3.6% 성장하고 취업자가 41만 5000명 늘었다. 반면 수출 7000억 달러를 넘어선 지난해는 GDP 성장률 1.0%, 취업자 증가 폭 19만 3000명에 그쳤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7%로 반등했지만 수출 회복세가 내수와 고용 전반으로 확산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산업부는 미국과 중국에 쏠린 수출시장을 넓히기 위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가입하지 않은 대규모 다자간 경제협력체를 통해 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4일에는 농어업계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업종별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김정관 장관은 지난달 관훈토론회에서 “한국 같은 통상 국가가 CPTPP에 가입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농수산 분야의 우려를 충분히 듣겠다고 밝혔다.
  • 7월 경상수지 421억달러 흑자…“상반기 세계 2위”

    7월 경상수지 421억달러 흑자…“상반기 세계 2위”

    반도체 수출 호조 지속에 우리나라 7월 경상수지가 동월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420억 8000만달러(약 57조원)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6월(497억 3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2위 흑자 규모다. 7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2023년 5월부터 39개월 연속 흑자 기조도 이어졌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0억 90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98억 2000만달러)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한은은 앞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를 기존 2500억달러에서 4500억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계절적 하방 요인으로 인해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흑자 규모가 축소됐지만 여전히 400억달러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상반기 수출 실적 관리를 위해 6월에 수출을 집중하는 기저효과로 전월보다 수출과 상품수지가 줄어드는 경우가 잦다는 설명이다. 유 부장은 원·환율 하락의 경상수지 영향과 관련해 “최근 상품 수출은 반도체 등이 주도하고 있고,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기조적 수요에 영향을 받고 있어 환율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반도체 경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연간 전망치(4500억달러) 달성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며 “어느 정도는 전망치에 부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는 중국, 독일, 일본, 대만이 우리나라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컸는데, 올해는 상반기 기준 중국을 제외한 독일, 일본, 대만을 추월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강조했다. 7월 상품수지는 404억 3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수출은 1004억 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5.3% 증가하며 두 달 연속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176.3%)와 컴퓨터 주변기기 SSD(344.5%)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었다. 수입은 600억 2000만달러로 21.7%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율보다는 낮았다. 서비스수지는 19억 7000만달러 적자로, 전월(-12억 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특히 여행수지가 6월 4억 4000만달러 흑자에서 7월 3억 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여행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3개월 만이다. 본원소득수지는 43억 5000만달러 흑자로 전월(32억 7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커졌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영업이익 확대에 따라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403억 2000만달러 증가해 지난 6월에 이어 역대 2위 증가 폭을 기록했다.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는 59억 8000만달러 늘었다. 6월 316억 1000만달러 급감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한 뒤 증가로 전환했다. 국내 발행 주식 매도세가 완화된 가운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이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순매수로 전환한 것은 6개월 만이다.
  • 삼성·LG ‘AI 홈 라이프’… 당신의 패턴대로 움직인다

    삼성·LG ‘AI 홈 라이프’… 당신의 패턴대로 움직인다

    140여개국 첨단 미래 기술 한자리삼성은 경험 확장· LG는 맞춤 혁신기기의 경계 허물고 AI 생태계로中, 휴머노이드 로봇 등 대거 등장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26’에서 중국 업체들이 인공지능(AI) 가전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세워 유럽 시장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홈 솔루션’을 앞세워 글로벌 선두 수성에 나선다. 가전 기기 간에 연결성을 높여 소비자의 생활패턴을 이해하는 AI 전략이 차별화 요소다. 삼성전자는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IFA에서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를 주제로 TV와 가전, 스마트 기기를 연결하는 기존 ‘AI 홈’을 여가와 건강관리 등 일상 전반으로 확장한 ‘AI 리빙’ 경험을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대화형 AI로 개인 맞춤 콘텐츠를 추천하는 ‘비전 AI 컴패니언’과 AI 카메라를 활용한 냉장고 등도 전시한다. 차세대 TV 기술인 ‘마이크로 RGB’와 에너지 절약·공간 효율에 초점을 맞춘 가전도 공개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선보인 ‘AI 가전 오케스트라’ 개념을 발전시켜 AI 연결 생태계를 확장한다. 이번 IFA에서 처음 공개하는 ‘씽큐 클로’ 기술은 AI 홈에 텍스트 기반 대화를 접목해 사용자의 일정과 생활 패턴, 가전 사용 정보 등을 바탕으로 필요한 행동을 제안한다. 건물 관리 플랫폼 ‘씽큐 프로’를 통해 AI 홈을 주거 공간에서 상업 공간으로 확대하고, 집안일을 돕는 홈 로봇 ‘LG 클로이드’도 선보인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기업 간 거래(B2B) 고객을 겨냥했다. 삼성전자는 B2B 고객과의 접점을 더 직접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메인 전시관인 메세 베를린이 아닌 도심의 훔볼트 카레 컨벤션 센터에 단독 전시관을 꾸렸다. 지난 1월 CES 2026에서 별도 전시관을 꾸렸던 전략을 이어간 것이다. LG전자는 전시 부스의 절반에 가까운 46%를 비즈니스 파트너 전용 상담 공간으로 마련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프라이빗 부스로 현지 유통 업체를 비롯한 B2B 고객을 적극 공략한다는 취지다. 이번 IFA는 중국 기업들의 강세가 눈에 띈다. 중국의 드론 기업 DJI는 로봇청소기 ‘로모 2’를 유럽 시장에 처음 공개한다. 드론에 적용했던 카메라와 장애물 감지, 공간 인식 기술을 실내 자율주행 기기에 접목했다. IFA에 첫 출전한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생활가전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을 전시한다. 단순히 생활가전 역량을 결집한 로봇 하드웨어를 넘어, 전기차 공장에서의 작업 실증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처음 마련된 별도 ‘IFA 넥스트’ 전시관에선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와 애지봇, 딥로보틱스, 엔진AI 등이 차세대 로봇 기술을 선보인다.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이 등장하는 ‘로봇 런웨이’와 ‘로보 월드컵’ 등 관련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특히 올해 IFA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932개의 중국 기업이 참가한다. 지난해보다 약 200곳 늘어난 규모다. 하이센스와 TCL 등은 TV와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이고, 로보락·드리미·에코백스 등은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공개한다. 엔비디아와 AMD 등 AI 반도체 기업들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엔비디아는 AI·창작·게이밍 등 분야의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컨슈머 테크 데모 쇼케이스’를 열고, AMD는 ‘개인화된 AI의 시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이번 IFA에는 세계 140개국에서 22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 유가·재정적자·AI 회사채 압박… 글로벌 국채 금리 급등에 비명

    유가·재정적자·AI 회사채 압박… 글로벌 국채 금리 급등에 비명

    미국에서 시작된 국채금리 급등세가 일본과 유럽 등 전 세계 채권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중동발 고유가로 물가 불안이 커진 데다 각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국채 발행이 급증한 영향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투자를 확대하는 빅테크까지 대규모로 돈을 빌리면서 전 세계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2일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8% 안팎까지 치솟았다. 일본 10년물 금리는 3%를 넘어서며 199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독일 10년물도 3.3%대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장기 국채금리가 수십 년 만에 고점을 넘나들고 있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반대로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물가와 재정에 대한 불안이 커지거나 시장에 국채가 많이 풀리면 투자자들은 채권을 사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안전한 채권만으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 증시에는 부담이 된다. 실제 이날 주식시장에도 여파가 곧바로 번졌다. 코스피는 3.99% 급락한 6562.7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9197억원, 2조 43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3% 가까이 떨어졌고 대만 자취안지수 역시 1%대 하락했다. 앞서 뉴욕증시에서도 3대 지수가 일제히 내렸다. 국채금리를 다시 끌어올린 직접적인 불씨는 고유가다. 이날 브렌트유는 95달러를 넘어서며 물가 불안을 키웠다. 이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재정 부담이다.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5.33%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에는 미 국채금리가 오르는 주요 원인으로 기준금리가 꼽혔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너무 많은 빚을 내고 있다는 걱정이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국채 발행은 계속 늘어나는데 이를 사줄 투자자가 충분하지 않다면 미국 정부는 더 높은 이자를 줘야 돈을 빌릴 수 있다. 실제 삼성증권 분석을 보면 지난 7월 미국 10년물 금리가 0.31% 포인트 오르는 동안 기준금리 전망의 영향은 거의 없었다. 대신 상승분 대부분은 ‘기간 프리미엄’에서 나왔다. 이는 국채를 10년이나 30년같이 오래 보유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투자자가 요구하는 추가 이자다. 쉽게 말해 “미국에 오랫동안 돈을 빌려주려면 이자를 더 달라”는 요구가 커진 것이다. 배경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미국의 빚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39조 100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22.6%에 달했다. 미국 재무부가 올해 3분기 시장에서 새로 조달해야 할 돈만 7390억 달러다. 문제는 이렇게 쏟아지는 국채를 사줄 ‘큰손’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4월 1조 2100억 달러에서 6월 1조 1170억 달러로 불과 두 달 사이 930억 달러 줄었다. 중국의 보유액도 6330억 달러까지 떨어져 2009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 됐다. 미국 국채금리가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지만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은 각국에도 있다. 일본은 확장적인 재정정책으로 국채 발행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까지 겹쳤다. 유럽도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에 고유가발 물가 우려가 더해지면서 금리가 오르고 있다. 여기에 AI라는 새로운 자금 수요까지 가세했다. 아마존과 알파벳,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을 짓기 위해 회사채를 대거 발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주요 빅테크 6곳이 올해 상반기 발행한 회사채는 182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배에 달한다. 이 가운데 30% 이상이 만기 30년짜리 장기채다. 미국 정부와 빅테크가 사실상 같은 돈을 놓고 경쟁하게 된 셈인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용도가 높은 빅테크 회사채를 사면 국채보다 1% 포인트가량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미국 정부가 계속 국채를 팔려면 그만큼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 부담 등 장기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높은 금리 수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청소·설거지도 못하는데 ‘품절’…4초마다 팔린 55만원짜리 로봇 오리 [여기는 중국]

    청소·설거지도 못하는데 ‘품절’…4초마다 팔린 55만원짜리 로봇 오리 [여기는 중국]

    청소나 설거지는커녕 양말과 펜 정도만 집을 수 있는 작은 로봇 오리가 전 세계 개발자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하루 만에 260만 달러(약 36억원)어치가 팔리면서 신규 주문은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정도로 밀렸다. 2일 중국 홍성신문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 산하 폴렌로보틱스는 지난달 27일 이족보행 로봇 ‘마이크로덕(Microduck)’의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399달러(55만원)다. 예약판매 6시간 만에 주문액이 100만 달러를 넘어섰고, 24시간 동안 260만 달러 이상의 주문이 들어왔다.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5000대가 넘는다. 주문이 몰릴 때는 평균 4초마다 한 대씩 팔린 셈이다. 회사는 “커뮤니티에서 오리를 너무 많이 주문했다”는 공지를 올렸다. 현재 신규 주문의 배송 대기 기간은 4∼6개월로 늘어나 올해 안에 제품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마이크로덕은 키 25㎝, 무게 800g의 탁상용 로봇으로 두 다리로 걷거나 앉았다 일어날 수 있으며 넘어지면 스스로 몸을 일으킨다. 바퀴를 달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움직이고, 작은 집게 역할을 하는 부리로 양말이나 펜 같은 가벼운 물건도 집을 수 있다. 15개의 모터와 카메라, 소형 라이다, 관성측정장치 2개를 탑재했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근거리무선통신(NFC)도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걷기와 앉기, 공 차기 등 7가지 동작을 할 수 있다. 집안일 대신 개발자가 ‘새 동작’ 가르치는 로봇마이크로덕이 주목받는 이유는 당장 집안일을 대신해주기 때문이 아니다. 개발자가 직접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강화학습을 통해 새로운 움직임을 가르칠 수 있는 오픈소스 연구용 로봇이라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용자는 가상환경에서 로봇의 동작을 훈련한 뒤 이를 실제 마이크로덕에 적용할 수 있다. 자신이 만든 동작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해 다른 개발자와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 연구용 로봇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해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반면 마이크로덕은 399달러에 판매되고 소프트웨어와 학습 도구도 공개돼 학생과 개인 개발자가 로봇 강화학습을 실험할 수 있다. 마이크로덕을 개발한 폴렌로보틱스는 프랑스 보르도에 기반을 둔 로봇 기업으로 2025년 허깅페이스에 인수됐다. 제품 생산은 중국 선전의 오픈소스 하드웨어 기업 시드스튜디오가 맡았으며, 중국 반도체 기업 락칩의 RK3566 칩이 사용됐다. 따라서 중국 기업이 로봇 전체를 개발했다기보다는 프랑스에서 설계하고 허깅페이스의 오픈소스 생태계를 활용해 중국 선전에서 생산하는 글로벌 협업 제품에 가깝다. 중국인들은 “어릴 때 갖고 놀던 동물 장난감이 현실로 나온 것 같다”, “처음부터 거창한 인간형 로봇을 만들기보다 저렴한 장난감부터 기술을 쌓는 방향이 현실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결국 중국은 위탁생산만 맡은 것 아니냐”, “당장은 쓸모없는 부자들 장난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 HBM 수출단가 두달새 31%↑… 8월 반도체 수출 ‘역대 최대’

    HBM 수출단가 두달새 31%↑… 8월 반도체 수출 ‘역대 최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한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평균 수출 단가가 두 달 새 31%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연산에 특화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물량뿐 아니라 제품의 고부가화도 뚜렷해진 덕분이다. HBM 등 AI용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한국의 반도체 수출도 8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 서비스에 따르면 HBM 관련 평균 수출가는 지난 5월 58.21달러에서 6월 69.50달러로 19.4% 올랐다. 7월에는 76.13달러로 9.5% 추가 상승했다. 5월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30.8% 오른 것이고, 7월의 경우 처음으로 평균 수출단가가 70달러를 넘어섰다. 수출총액과 수량을 살펴보면 7월 수출총액은 100억 8585만 달러로 6월(126억 8218만 달러)보다 20.5% 감소했다. 수출수량 역시 1억 3248만개로 6월(1억 8245만개)보다 27.4% 줄었다. 이에 1개당 평균 수출단가는 69.50달러에서 76.13달러로 9.5% 상승했다. 수출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개당 수출가치가 높아진 결과다. 최근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HBM의 고부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5달러로 전달(24달러)보다 4.2% 상승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8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0.5달러로 전월(30.1달러)보다 1.4% 상승했다. HBM은 AI 연산에 특화된 고성능 제품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으로, AI 가속기와 함께 사용되는 핵심 메모리다. 일반 D램보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고 제품 자체의 부가가치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D램과 낸드도 AI 데이터센터 수요로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HBM은 AI 가속기에 직접 탑재되는 고부가 제품인 데다 공급업체도 제한적”이라며 “수요 증가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범용 메모리보다 가격 상승 압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수출도 AI 메모리 호황을 등에 업고 크게 증가했다. 8월 반도체 수출은 466억 5000만 달러(약 64조 551억원)로 역대 최대치였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9% 증가했고 3개월 연속 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을 견인하면서 8월 수출액은 982억 5000만 달러(134조 9365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7%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 역시 3개월 연속 900억 달러를 넘겼다. 하지만 AI 메모리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최근 HBM3E를 소량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빅3’가 양산에 들어간 제품보다 불과 한 세대 뒤처진 제품이다. 계획대로라면 이르면 내년부터 이를 탑재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차세대 HBM을 비롯한 고성능·고부가 메모리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6’에서 용량·최적화·대역폭·전력·열효율을 높이는 ‘CUBE’ 전략을 공개했다.
  • 내년 821조 매머드 예산… ‘파킹 통장’ 미래기금 162조

    내년 821조 매머드 예산… ‘파킹 통장’ 미래기금 162조

    내년 정부 예산안의 총지출 규모가 800조원을 훌쩍 넘어 사상 최대인 821조원으로 편성됐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나는 세수를 재원으로 하는 ‘미래대응기금’의 규모는 162조 3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예산 규모는 앞으로 4년간 연평균 8.4%의 증가율로 불어나 2030년에는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앙정부 예산을 기준으로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의 재정지출 대국에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2027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내년 총지출 규모는 올해보다 93조원(12.8%) 늘어난 820조 9000억원으로 편성됐다. 현행 총지출 관리 체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내년 총수입은 올해보다 205조 6000억원(30.4%) 늘어난 880조 8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이 중 국세수입이 584조 4000억원으로 192조 2000억원(49.8%) 늘었다. 전례 없는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의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자 정부는 별도의 돈주머니인 미래대응기금을 만들었다. 최근 10년 내국세 수입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 세수’가 재원이다. 내년 법인세가 더 걷혀 200조원에 이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내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우리는 저성장 고착화냐 잠재성장률 반등이냐의 갈림길 앞에 서 있다”며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산업 역량을 고도화해 다시 재정 여력을 확대하는 생산적 선순환 재정전략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예산안이 되도록 정치권의 대승적 협력을 기대한다”며 “국회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정부도 이를 적극 존중해 달라”고 주문했다. 미래대응기금은 예산과는 별개의 ‘재정 파킹 통장’ 격이지만 쓰이는 방식은 예산과 다르지 않다. 특히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가경정예산은 편성하는 데만 최소 1~2개월이 걸린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대규모 세수를 생산적 지출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재정 안정화 장치”라고 소개했다. 기금은 청년(13조 3000억원), 성장동력(14조 2000억원), 지방(10조 3000억원+여유자금 5조원), 교육·인재(7조 6000억원+여유자금 2조 5000억원) 등 계정에서 지출·관리된다. 내년에는 우선 45조 4000억원(28%)을 사업 예산으로, 12조 5000억원을 국채 신규 발행 물량을 축소하는 데 쓴다. 나머지 104조 4000억원은 여유 자금으로 아껴 두고 굴린다. 주요 사업으로는 ▲청년 첫 취업 지원 ▲청년 공공임대주택 공급 ▲혼인·출산·양육 3종 패키지 ▲프런티어급 인공지능(AI) 개발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구축 ▲차세대 발사체 개발 ▲지방미래성장지원금 ▲지방 5성급 호텔 건립 지원 ▲지방국립대 전액 장학금 등이 있다. 미래대응기금이 국회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조용범 기획처 차관은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할 때 일반 기금은 속한 분기의 다음 달 말일까지 국회에 통보하면 되지만, 미래대응기금은 지체 없이 국회에 통보해야 해 국회의 사후 통제가 다른 기금보다 더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역대급 규모의 돈이 풀리지만 재정 지표는 오히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0.1%가 될 것으로 봤다. 올해 본예산 기준 3.9%에서 3.8% 포인트 개선되는 것이다. 나랏빚인 국가채무는 올해 본예산을 기준으로 1413조 8000억원에서 내년 1519조 8000억원으로 100조원 이상 늘어나지만 명목 GDP 대비 비율은 올해 51.6%에서 내년 48.3%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박 장관은 “경제 성장과 재정 건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상징적인 시점이자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와 정부의 ‘확장적 재정 운용’이 엇박자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박 장관은 “재정이 총수요를 자극하는 측면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잠재성장률 반등, 즉 총공급을 늘려 경제 성장 전반의 여력을 증가시키려는 투자”라면서 “한은도 재정정책이 성장 여력을 높이는 투자라면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아니라고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 “한국차 공장, 유사시 무기 생산”…美 방산업체 주장, 현실 가능성은? [밀리터리+]

    “한국차 공장, 유사시 무기 생산”…美 방산업체 주장, 현실 가능성은? [밀리터리+]

    미국 방위업체가 비상 상황 발생 시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공장에서 무기를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과 첨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드론·감시체계·자율무기 등을 개발하는 미국의 첨단 방위산업 기업인 안두릴의 팔머 럭키 공동창업자는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전시에는 미국과 동맹국인 한국, 일본의 민간 생산 시설을 무기 생산 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량 생산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자동차 공장에서 전차를 생산했었다. 현대전에서도 수작업 생산에만 의존해서는 필요한 무기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전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민간 공장들이 무기를 생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두릴 공동창업자가 제안한 핵심은 기존 민간 제조 시설을 평시와 전시에 따라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이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이미 미국에서는 GM과 포드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방산 관련 생산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세계적인 수준의 자동차 및 제조 기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방위산업과 연계하여 생산 능력을 신속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안두릴 측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로 민간 시설을 무기 생산이 가능한 군사 시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군사 규격, 품질 관리, 보안, 공급 계약 등 별도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비상시 민간 제조 시설을 군수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은 국내 법규 및 규정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함께, 산업계의 준비 태세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필요로 한다. 현재 안두릴은 전쟁 등 비상시에 1년간 쓸 전략 물자를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조달하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전략 물자 공급망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자 중국이 세계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게르마늄의 미국 내 생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방위산업과 협력 강화하는 안두릴럭키 공동창업자의 이번 주장은 안두릴이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지난해 5월 안두릴은 HD현대중공업과 무인수상정(USV)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한국 조선업계와 협력을 시작했다. 같은 해 8월에는 기존 협력을 구체화해 자율임무수행 시스템과 무인수상정 개발·설계·건조를 중심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비슷한 시기 안두릴은 대한항공과는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겨냥한 자율 무인항공체계(UAS)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난 3월 안두릴은 HD현대와 기존 무인수상함 협력에 이어 첨단 무인잠수정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추가 양해각서를, 지난 5월에는 현대로템과 AI 기반 유·무인복합(MUM-T) 통합 지휘통제체계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안두릴의 AI 운영체계 ‘래티스’를 현대로템의 무인 플랫폼과 주요 지상무기체계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한국 방산기업과의 협력은 안두릴이 한국 제조 및 기술 기업의 역량을 활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방산 공급망이 연결되면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 기업 사이의 기술 이전과 수익 배분 등에 대한 협상은 불가피하다. 더불어 한국 조선의 미국 진출을 둘러싼 진통처럼 미국 의회 등 내부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다. 안두릴은 어떤 업체?한편 한국과 공격적인 협력을 이끄는 안두릴은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가 610억 달러(약 84조원)로 11개월 만에 2배로 뛰어오르는 등 미국에서 주목받는 신예 방산기업이다. 최근에는 미 공군의 차세대 무인 전투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미 육군과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장거리 타격용 순항미사일 ‘바라쿠다’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주요 무기체계 공급업체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안두릴은 전통적인 방산업체와 달리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자율화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미국과 동맹국의 차세대 방위산업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안두릴의 무기가 실제 전장에 투입된 사례도 있다. 안두릴의 알티우스(Altius) 계열 무인기는 미국의 군사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제공됐지만 일부 제품은 러시아군의 전자전에 취약하다는 평가와 함께 성능 논란도 제기됐다. 안두릴은 미 육군과 최대 200억 달러(한화 약 24조원) 규모의 장기 계약을 수주했고 일본 방위성은 이 회사의 래티스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부의 집중·패권 충돌·극단 정치… 1920년대가 보내온 ‘경고’ [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부의 집중·패권 충돌·극단 정치… 1920년대가 보내온 ‘경고’ [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미중 패권경쟁, 100년전과 닮은꼴‘군함·석유’ 대신 ‘반도체·AI’로 맞서부의 불평등은 자본주의 위기 불러극단주의·문화 충돌 ‘반작용’까지대공황·세계대전 필연적 역사 아냐‘불안한 번영’의 경고 외면한 대가중산층 경제·다자주의 질서 재정립‘자유주의 복원’으로 파국 막아야역사가 필요한 시대다. 인공지능(AI)이 산업과 노동시장의 지형을 재편하며 화이트칼라 일자리마저 위협하고, 무역과 기술을 넘어 군사와 이념의 영역으로 확산되는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 대상으로 부상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극우 정당과 포퓰리즘 세력이 주류 정치로 복귀하는 반면 미국 Z세대에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호감과 기술 권력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보이는 변화들이 이제는 하나의 시대적 위기 속에서 얽히며 동시에 밀려오고 있다. 어느 것이 원인이고 어느 것이 결과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정책 하나, 정치인 한 명을 탓하는 진단으로는 이 복잡한 국면을 설명할 수 없다. 다만 흐름의 끝에서 경제위기와 정치적 극단화, 패권 충돌이라는 낯설지 않은 궤적이 어른거린다. 낯선 시대를 이해하려면 먼저 닮은 시대를 찾아야 한다. 미래는 반복되지 않지만 구조는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을 이해하는 데 특히 유용한 시대적 나침반이 바로 1920년대다. ●美서 주목한 1910년대론·1930년대론 현재 미국 학계는 1920년대보다 1910년대와 1930년대에 더 주목한다. 예일대 교수 오드 아르네 베스타는 지금을 1차 세계대전 전야에 견준다. 강대국의 세력균형이 흔들리고 민족주의와 경제적·인종적 긴장이 고조된 시기다. 그는 지금의 다극화가 1914년 이전의 불안정한 세력균형과 닮았다고 본다. 존스홉킨스대 교수 할 브랜즈는 대공황과 파시즘이 부상한 1930년대를 지목한다. 그는 중국을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수정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지금을 그 도전이 본격화되는 국면으로 읽는다. 두 견해는 서로 다른 시대를 호출하지만 국제질서의 불안정을 강대국 간 힘의 이동과 수정주의 세력의 도전에서 찾는다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국제정치라는 단일 축만으로는 불평등과 독점, 금융 불안정, 문화적 충돌 같은 자본주의 체제 내부의 위기를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브랜즈의 1930년대론은 파시즘의 부상을 강조하지만 그 확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대공황이라는 경제위기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국제정치학은 강대국 간 힘의 재편을 설명하는 정교한 이론을 갖추고 있지만 자본주의 내부의 균열을 분석하는 축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그 빠진 축을 채워 줄 역사적 참조점이 1920년대다. 미국에서 1920년대는 흔히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로 불린다.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 시대를 ‘재즈 시대(Jazz Age)’라고 명명하고 대중화했다. 유럽도 비슷했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가 그린 파리와 드라마 ‘바빌론 베를린’이 재현한 베를린에서는 예술과 대중문화가 도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전쟁 뒤 경제적 번영과 대량소비가 확산되고 도시문화는 새로운 해방감을 누렸다. 그러나 그 화려함 아래에서는 국제질서의 재편과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영국의 패권이 저물고 미국의 힘이 부상했지만 권력의 이양은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워싱턴 해군군축조약과 국제연맹이 상징하듯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힘의 재배분은 진행 중이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채권국이 되고도 국제연맹 가입을 거부하며 패권국으로서의 책임을 주저했다. 지금의 미중 경쟁 역시 기존 패권국의 우위가 흔들리지만 신흥국이 기존 질서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 과도기라는 점에서 닮았다. 1920년대 군함과 석유를 둘러싼 경쟁의 자리에는 오늘날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AI와 배터리가 놓여 있다. 자본주의 체제 내부의 유사성도 뚜렷하다. 미국 상위 1%의 소득 비중은 1920년대 말 다시 1차 세계대전 이전의 18~19% 수준에 이르렀다. 포드의 대량생산 체제 아래 ‘모델 T’가 대중 자동차로 자리잡으면서 소수의 거대 기업이 다수의 소비를 조직하는 산업 구조가 확립됐다. 할부 구매와 신용을 동원한 주식 투자가 확대됐고 과도한 부채와 투기는 금융 붕괴의 파괴력을 증폭시켰다. 피츠제럴드의 1925년작 ‘위대한 개츠비’가 화려함 아래 감춰진 공허를 그렸다면, ‘바빌론 베를린’은 그 이면의 정치를 보여 준다. 1929년 베를린의 재즈클럽에서 사람들이 춤추는 동안 거리에서는 공산주의자와 극우 세력이 충돌했다. 미국에서도 재즈 시대의 열기는 이민 배척주의, KKK의 재부흥, 적색공포와 나란히 존재했다. 무솔리니와 히틀러로 모습을 드러낸 극우 세력도 전쟁의 상처와 경제 불안, 불평등, 민족주의가 결합하며 성장했다. 지금도 플랫폼과 AI 붐을 이끄는 빅테크 기업의 천문학적 기업가치와 부의 집중은 1920년대를 연상시킨다. 동시에 예술과 문화는 인간의 정체성과 새로운 생활양식을 둘러싼 사회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자유주의가 중산층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문화적 진보주의가 이를 충분히 다루지 못하면서, 그 반작용으로 공동체와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럽의 극우 정당 약진과 미국의 포퓰리즘 부상 속에서 인종과 이민, 젠더와 정체성을 둘러싼 문화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두 번의 전환이 겹친 시대 1920년대와 지금의 유사성을 관통하는 첫 번째 개념은 ‘패권전이’다. 강대국 간 힘의 배분이 재편될 때 기존 패권국은 쇠퇴하고 신흥국은 부상한다. 어느 쪽도 질서를 온전히 주도하지 못하는 과도기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 두 시기는 모두 미완의 전환 국면에 서 있다. 국제질서에 패권전이가 있다면 자본주의 내부에도 정치와 경제의 국면 전환이 존재한다. 아서 슐레진저 주니어의 정치순환론은 1920년대가 미국 정치의 어떤 국면이었는지를 보여 주고, 피터 터친의 구조인구학 이론은 그 국면에 축적된 불평등과 엘리트 경쟁이 어떻게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한다. 역사학자 슐레진저는 미국 정치가 ‘공적 목적’과 ‘사적 이익’ 사이를 한 세대 안팎의 주기로 오간다고 보았다. 그의 구분에 따르면 1920년대는 진보주의 시대의 개혁이 후퇴하고 방임과 사적 이익이 지배한 국면이었다. 그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가 대공황을 거치며 뉴딜이라는 새로운 공적 목적을 불러냈다. 터친이 ‘종말의 시대(End Times)’에서 제시한 구조인구학 이론(Structural-Demographic Theory)으로 보면, 1920년대 미국은 기존 질서의 균열이 정치적 불안과 폭력으로 분출한 전환기였다. 진화생물학자 출신으로 역사동역학을 연구해 온 터친에 따르면 대중의 생활수준이 정체되는 가운데 엘리트 지망자가 늘어나고 한정된 지위와 권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면 사회의 구조적 압력도 높아진다. 두 이론을 함께 읽으면 지금의 불안은 구조적 패턴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국제정치체제의 패권전이와 자본주의체제의 국면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며 임계점에 가까워지던 시대가 1920년대였다. 지금 그 두 전환이 다시 겹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1920년대가 주는 시대적 교훈 1920년대가 주는 진짜 교훈은 파국이 예정된 운명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무솔리니의 1922년 로마 진군과 히틀러의 1923년 뮌헨 폭동은 파시즘의 부상을 알렸지만 아직 독재의 완성은 아니었다. 무솔리니의 일당독재는 1926년에야 확립됐고 히틀러의 뮌헨 폭동은 실패로 끝났다. 파시즘의 부상과 독재의 완성 사이에는 경로를 바꿀 시간이 있었다. 대공황도 필연은 아니었다. 1929년 주식시장 폭락으로 경제위기가 시작되자 미국의 긴축적 대응은 경기침체를 악화시켰다. 이어 각국이 경쟁적으로 관세를 높이면서 위기는 세계적 대공황으로 확산됐다. 세계대전의 발발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은 아니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1938년 뮌헨협정에서 히틀러를 저지하는 대신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 병합을 허용했다. 그러나 유화정책은 전쟁을 막지 못했고, 히틀러는 이듬해 체코슬로바키아를 해체한 뒤 폴란드를 침공했다. 1930년대의 파국은 경고가 없어서가 아니라 경고를 거듭 외면하고 대응을 미룬 결과였다. 2020년대가 1920년대와 닮았다면 이 역사는 예언이 아니라 파국으로 향하는 경로를 미리 바꾸라는 경고다. 현재와 같은 혼란 속에서 완성된 대안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자유주의의 복원이다. 국내 정치에서는 극단주의와 포퓰리즘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의 제도와 규범을 지켜야 한다. 경제에서는 자유주의를 시장방임과 동일시하지 않고 부의 집중을 완화하며 안정된 일자리와 소득, 사회적 이동성을 뒷받침하는 중산층 경제를 다시 세워야 한다. 국제 정치에서는 강대국의 일방주의와 충돌을 완충할 국제기구의 조정 기능과 중견국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치적 자유, 중산층 경제, 다자주의 국제질서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자유주의 질서다. 개츠비가 밤마다 바라보던 초록빛은 희망인 동시에 끝내 닿을 수 없었던 신기루였다. 1920년대의 사람들은 그 불빛을 좇느라 발밑에서 커지던 균열을 보지 못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초록빛을 좇는 일이 아니다. 이미 도착한 역사의 경고 신호를 읽고 파국으로 향하는 경로를 바꾸는 일이다. 1920년대라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도 바로 그곳이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삼전닉스’ 법인세 11조원… 호황 뒤엔 美·中 이중 압박

    ‘삼전닉스’ 법인세 11조원… 호황 뒤엔 美·中 이중 압박

    올해 법인세 부담 100조 전망도SK하이닉스 반기 납부액 최대美 관세·투자 압박, 中 낸드 추격HBM 수요 급증에 증설 경쟁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상반기에만 11조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하며 반기 기준 역대 2번째 기록을 세웠다. 올해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며 연간으로는 양사의 법인세 부담이 기존 최고 기록인 15조원대를 훌쩍 넘어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의 현지 투자 압박과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추격, 대규모 증설 경쟁이 거세지면서 두 회사가 넘어야 할 파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미국이 반도체 관세를 지렛대로 자국 내 생산 확대를 압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반기·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액은 각각 3조 9876억원, 7조 2207억원으로 합계 11조 20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서버 및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 급증이 반영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19년 상반기 12조 6614억원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 각각 1조 1187억원과 3조 719억원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256.4%, SK하이닉스는 135.0% 증가했다. SK하이닉스로서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시장 평균이 385조원, SK하이닉스는 266조원으로 지난해보다 6~9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양사의 올해 실적에 법인세 실효세율 20%를 단순 적용하면 연간 납부액이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역대급 실적에도 국내외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요구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현지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 착공식을 열고 4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미국 내 첫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을 본격화했다. 삼성전자는 약 51조원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또다시 ‘반도체 관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미국 내 추가 투자를 압박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한정된 자금을 미국에 나눠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최근 기업공개(IPO) 준비 과정에서 이르면 내년 말까지 글로벌 낸드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정조준한 사실상의 선전포고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YMTC의 낸드 웨이퍼 생산량이 올해 201만장에서 내년 249만 6000장으로 48만 6000장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능력 선제 확보도 시급하다. AI 반도체는 생산능력 확보가 고객사 선점과 직결돼 투자가 요구된다.
  • [데스크 시각] 트럼프의 ‘반공’, 윤석열의 종북세력

    [데스크 시각] 트럼프의 ‘반공’, 윤석열의 종북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조지아주 애틀랜타 고등학교 유세에서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단순한 좌파나 사회민주주의자가 아니라 하드코어 공산주의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불과 일주일 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는 “공산주의 위협이 역사상 미국에 가해진 진주만 공습이나 9·11테러보다 더 큰 단일 최대 위협”이라며 내부의 적을 먼저 소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카시즘 광풍이 불던 1950년대도 아닌 2026년 미국 한복판에서 공산주의의 부활이라니. 트럼프가 꺼낸 것은 실재하는 정적이 아니라 미국인의 기억 속에 자리잡은 냉전의 유령이었다. 공산주의 망령의 소환은 태평양 건너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났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평소 입버릇처럼 외쳤던 반국가·종북 세력의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에 투입돼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려던 시도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그의 주장이 안보 위협 때문이었는지, 정치적 수세를 벗어나기 위함이었는지는 이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과 재판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이처럼 권력은 위기에 몰릴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의 적을 불러내 비상한 조치를 정당화한다. 한나 아렌트가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지적했듯, 대중을 통제하려는 권력에게 적의 실재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를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적이 존재한다’는 서사의 영향력만이 관건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 트럼프의 이런 주장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사회주의로 몰아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다. 결국 트럼프의 ‘공산주의자’도, 12·3의 ‘반국가세력’도 분단의 트라우마와 냉전의 기억이라는 익숙한 재료를 빌려와 위협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두 사례는 겉으로는 국가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뒤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는 점도 소름 끼치게 닮았다. 12·3 당일 계엄 포고령 1호는 국회와 정당의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것이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운 조치가 정작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기능을 정지시키려 한 것이다. 트럼프는 더 노골적이다. 공산주의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면서 정작 대내적으로는 정부가 시장가격과 기업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국가 자본주의적 행보를 서슴지 않는다. 자국 기업 인텔에는 반도체 보조금을 정부 지분으로 전환하도록 압박했다. 동맹국과 다른 나라를 향해서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그의 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과 며칠 만에 다른 법 조항을 근거로 10% 관세를 강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트럼프를 ‘계획경제주의 총사령관’으로 명명하며 전통적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이 중국식 국가 자본주의 모델을 모방하고 있다고 꼬집은 이유다. 물론 두 사례의 결말이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계엄 선포로부터 채 다섯 달이 지나기도 전에 대통령을 전격 파면했다. 국회와 사법부 그리고 한겨울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증명해 보였다. 반면 8월 말 미국은 아직 그 결말을 알 수 없는 안갯속 정국 한가운데에 있다. 카를 마르크스는 일찍이 정치적 행위자들이 자신들의 싸움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거 역사적 투쟁의 언어와 상징을 빌려와 무대에 올린다고 통찰했다. 공교롭게도 오늘날 공산주의라는 유령을 다시 무대에 세워 위기를 연출하는 이들의 행태가 역설적으로 공산주의의 창시자인 마르크스의 예언을 입증하는 셈이다. 실체 없는 적을 불러내 권력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를 감시하고 검증하는 일 역시 모든 시민이 치러야 할 몫이다. 누가 적을 정의하는가, 그리고 그 정의를 누가 검증하는가. 이 질문 앞에 2024년 12월의 서울도, 2026년 11월의 워싱턴도 함께 서 있다. 최재헌 국제부 차장
  • 美 매체 “MBK, 中 네트워크 깊이 편입…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막아야”

    美 매체 “MBK, 中 네트워크 깊이 편입…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막아야”

    미국 외교전문매체 FPJ, ‘공급망 안보의 중심, 소유권 문제’ 기고문 게재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74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연계 조명 MBK의 중국 자본·네트워크 긴밀성 지적하며 국가 안보 차원의 통제 필요성 제기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는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미국 외신 기고문이 나왔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저널(Foreign Policy Journal·FPJ)의 티모시 메이슨 선임기자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공급망 안보의 중심에 있는 소유권 문제(The Ownership Question at the Heart of Supply-Chain Security)’라는 제목의 특별 기고문을 게재했다. 메이슨 기자는 기고문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미국 테네시주에서 추진 중인 74억 달러 규모의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핵심 사례로 다뤘다. 그는 “해당 사업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공급망 자립을 목표로 추진하는 협력 프로젝트”라며 “완공 시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해 총 13종의 주요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기고문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MBK·영풍 측의 과거 태도에 아쉬움을 표했다. 메이슨 기자는 “현재 MBK와 영풍은 테네시 프로젝트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앞서 이들 경영진은 전략 자산을 미국의 통제 아래 두는 것이 한국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해당 구상에 공개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MBK의 중국 사업 네트워크와 출자자 구조에 대한 깊은 우려도 드러냈다. 기고문에 따르면 MBK는 베이징 보웨이(Beijing Bowei), 선저우주처(CAR Inc) 등 중국 내 기업들과 깊숙이 연결된 거래를 이어왔으며 스스로도 한국·일본과 함께 중국을 3대 핵심 시장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MBK의 6호 펀드 전체 규모 중 약 5%를 출자했다는 점도 명시됐다. 메이슨 기자는 “업계에서는 MBK가 영풍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 경영권을 잡을 경우 탈(脫)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넓게 형성돼 있다”면서 “한미 양국의 공급망 정책에서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무게감을 감안할 때 MBK의 소유 및 지배구조 생태계를 더욱 엄격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지정학적 위기가 현실화되면 정치적 의도가 없어 보이는 경영·소유 구조조차 치명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며 과거 독일 정부가 안보를 이유로 엘모스(Elmos) 반도체 공장의 중국계 자본 매각을 차단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 역시 MBK·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차단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MBK 측은 그간 제기된 CIC 연계설과 관련해 “CIC는 글로벌 사모펀드 시장의 다수 운용사에 투자를 진행하는 출자자에 불과하다”며 “6호 펀드의 나머지 출자자 역시 각국 연기금과 글로벌 기관투자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출자자가 개별 투자 결정이나 대상 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 글로벌 기업 (주)레이저발테크놀로지 ‘앤드류 김’, 수원시 투자유치 홍보대사 위촉

    글로벌 기업 (주)레이저발테크놀로지 ‘앤드류 김’, 수원시 투자유치 홍보대사 위촉

    수원특례시가 글로벌 기업 ㈜레이저발테크놀러지의 앤드류 김(Andrew Kim) 대표를 수원시 투자유치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부분 레이저 젯솔더링(jet soldering) 시스템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레이저발테크놀러지는 수원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9번째 기업이다. 2024년 11월 협약 체결 후 연구&개발(R&D)·제조 기반을 확대했다. 레이저 광학, 정밀 공정, 비전(Vision/AOI),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해 스마트폰·반도체·첨단 패키징 산업에 최적화된 첨단 솔루션을 제공한다. 삼성, 애플(Apple), 엘지(LG), 폭스콘(Foxconn) 등 글로벌 주요 정보기술(IT)·제조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중국, 베트남, 인도, 미국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6일 위촉장을 준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을 선택해 투자하고 기업을 성장시켜 온 앤드류 김 대표가 수원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동반자로 함께하게 됐다”며 “대표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 해외 기업에 수원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알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석유화학업계, 반도체 소재 ‘승부수’… 고부가로 불황 넘는다

    석유화학업계, 반도체 소재 ‘승부수’… 고부가로 불황 넘는다

    LG화학, 대만 반도체 전시회 참가롯데케미칼, 현상액 설비에 1300억SKC, 유리기판 상용화 투자 속도글로벌 시장 2034년 144조원 전망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장기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가 반도체 소재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 플라스틱은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반면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이 확산하면서 칩을 붙이는 접착필름, 기판을 절연하는 소재, 미세 회로를 만드는 현상액 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화학업계는 AI·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확대에 맞춰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반도체 소재로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다음 달 2~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2026’에 참가해 고객 확보와 사업 협력 확대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LG화학이 반도체 전시회에 참여하는 건 2019년 세미콘 차이나 참가 이후 7년 만이다. LG화학은 ‘칩 바깥의 소재’를 겨냥해 HBM 등 AI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첨단 패키징 및 전력반도체 소재를 선보인다. 회로 기판의 뼈대 역할을 하는 ‘동박적층판’(CCL)과 차세대 AI 반도체용 유리기판 소재인 ‘글래스 코어 솔루션’, 반도체 기판 안에 미세 회로를 여러 층 쌓을 수 있게 해주는 ‘빌드업 필름’, 빛을 이용해 미세 회로를 구현하는 ‘감광성 절연 소재’(PID), 칩을 기판에 붙이는 ‘다이 부착 필름’(DAF) 등이다. LG화학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로 고성능 소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도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시장 확대에 대응하는 고부가가치 소재를 미래 성장축으로 내세웠다. 롯데 화학군 계열사 한덕화학은 총 13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평택 포승지구에 반도체용 현상액(TMAH·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 생산 설비를 건설중이다. TMAH는 웨이퍼에 빛으로 회로를 그린 뒤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미세한 회로 패턴이 드러나도록 하는 현상 공정의 필수 소재다. SK그룹 계열사 SKC는 반도체 패키징 핵심 소재인 유리기판 상용화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리기판은 반도체 칩 아래에 덧대는 사각형 기판을 유리로 만든 것으로,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미세 회로 구현에 유리하다. SKC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화학 산업 비중을 줄이면서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소재와 2차전지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반도체 소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748억 5000만 달러(약 103조 3000억원)에서 2034년 1042억 2000만 달러(약 144조원)로 연평균 4.2% 성장할 전망이다. 독일 바스프 등 글로벌 종합 화학기업들도 전자재료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호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은 건설 단계부터 특정 화학사 소재로 설계되면 이후에 다른 업체로 바꾸는 게 거의 어렵다”며 “화학 업계에 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YMTC “내년 말 삼성·SK하이닉스 제치고 낸드 생산능력 1위 목표”

    YMTC “내년 말 삼성·SK하이닉스 제치고 낸드 생산능력 1위 목표”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내년 말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낸드 생산업체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상하이 증시 상장을 통해 약 50억 달러를 조달해 생산시설 확충과 차세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YMTC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들과 만나 이 같은 사업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YMTC의 모회사 CCSH는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 상장을 신청했다. 목표 조달액은 330억 위안(약 49억 달러)이다. YMTC는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출하량 기준 YMTC의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14%로 처음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25%로 1위,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을 포함해 22%로 2위를 차지했다. YMTC는 일본 키옥시아를 제치며 양사와의 격차를 좁혔다. 실적도 크게 늘었다. YMTC는 올해 1분기 매출 470억 위안을 기록해 2024년 연간 매출 452억 위안을 이미 넘어섰다. 낸드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저장장치 수요 증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해 1분기 낸드 평균판매가격은 지난해 평균보다 173% 상승했고 매출총이익률도 76.8%까지 높아졌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생산라인 고도화와 차세대 낸드·고속 저장장치 연구개발(R&D)에 투입된다. 업계에서는 YMTC의 낸드 생산능력이 올해 월 20만장 수준에서 2028년 월 40만~50만장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메모리 생산 확대가 본격화하면 범용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업체와의 경쟁도 거세질 전망이다. YMTC는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에서는 아직 격차가 있다.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로 첨단 반도체 장비와 기술 확보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출하량 기준 세계 3위에 올랐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키옥시아와 마이크론에도 뒤진 5위다.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보다 소비자용 제품 비중이 높은 영향이다. 대규모 증산이 이어질 경우 낸드 공급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기업용 SSD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늘어난 공급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FT는 YMTC의 상장과 생산 확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온 글로벌 낸드 시장의 경쟁 구도를 흔들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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