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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묘 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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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끗이 비어 있는 백자 그릇 같은 무대… 한국의 품위와 격 지키는 것을 최우선”

    “깨끗이 비어 있는 백자 그릇 같은 무대… 한국의 품위와 격 지키는 것을 최우선”

    “깨끗하게 비어 있는 백자 반찬그릇 같은 무대를 구상했습니다. 어떤 음식을 올려놓아도 가장 맛있게 보일 수 있도록요.” 한국에서 처음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개·폐회식 연출을 맡은 원일 총감독은 21일 인터뷰에서 “줄곧 ‘백자’를 떠올리며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런 고민 끝에 부산 벡스코 개회식 무대는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정갈한 백자를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채워졌다. 원 감독은 엠블럼 속 종묘 정전 지붕의 한 일(一)자 모양에서 인류 화합의 주제를 착안했고, 무대 바닥과 대형 LED를 비워진 그릇 형태로 연출했다. 이번 개회식을 관통하는 핵심 축은 빛과 시간, 문이다. 광화문 정오의 빛이 수문장에 모인 뒤 밤하늘 강강술래로 달을 띄우고, 마지막엔 부산 영도다리로 빠져나가며 부산의 희망찬 아침 빛으로 이어지는 서사를 담았다. 국가적 위상이 걸린 행사인 만큼 원전과 고증 훼손이 없도록 국가유산청과 지속적으로 재확인 작업을 이어갔다. 그는 “개인 작품이었다면 전통을 과감하게 비틀었겠지만, 이번엔 자리에 걸맞은 품위와 격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다가올 폐회식은 엄숙했던 개회식과 달리 각국 위원회가 자유롭게 교류하는 스탠딩 리셉션 형식으로 진행된다. 원 감독은 “긴 회의의 피로를 씻어줄 사이다처럼 톡 쏘는 독특한 사운드가 중심을 이룰 것”이라고 귀띔했다. 무대에는 해외에서 주목받는 민요 밴드 ‘악단광칠’과 한복을 입고 전통음악 기반 EDM 디제잉을 선보이는 DJ ‘페기 굿’이 올라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치르며 느낀 원 감독의 소회는 대한민국 문화에 대한 깊은 자긍심으로 이어졌다. 원 감독은 “예전엔 해외 무대를 보며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이젠 우리 전통과 자연 속 아름다움을 깨닫고 자긍심을 갖는 시대가 됐다”며 “높아진 문화적 위상만큼 공연예술계도 세계에 당당히 최고의 무대를 제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처용무 추고 백제소주 맛보고…부산 물들일 ‘K컬처’ 축제

    처용무 추고 백제소주 맛보고…부산 물들일 ‘K컬처’ 축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맞아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대규모 축제의 장이 부산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20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내 종합 홍보 전시 공간인 ‘대한민국관(K-Heritage House)’을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정부 부처와 불교·유교계, 민간 재단 등이 대거 참여해 다채로운 특별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대한민국관 내부 주무대인 ‘K-헤리티지 스테이지’(K-Heritage Stage)에서는 열흘 동안 다채로운 전통 공연이 펼쳐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처용무와 북청사자놀음, 영산재·수륙재 시연을 비롯해 부산의 멋을 담은 동래학춤 등 총 38건의 고품격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전시관이 문을 여는 20일 오후에는 방송인 서경석이 진행하는 ‘이어지교 오픈클래스’가 열려 세계유산의 가치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전통 복식을 갖춰 입은 수문장들의 근무 교대식과 조선 왕실의 행렬을 재현한 ‘왕가의 산책’ 등 궁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행사도 상설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인형 탈을 쓴 파수군 캐릭터와 기념사진을 찍거나 우리 세계유산 17곳 중 하나를 골라 타투 스티커를 체험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 기관들의 특색 있는 홍보관도 눈길을 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20종의 세계기록유산과 100여 점의 기록물을 특별 전시하며, 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각각 한국의 갯벌과 장 담그기 문화를 앞세워 ‘K-푸드’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불교계는 해인사 팔만대장경과 통도사 등을 소개하며 인류무형유산인 영산재와 진관사 국행수륙재의 예술성을 사진과 영상으로 전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세계유산에 걸린 한국의 편액’을 주제로 나만의 편액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공식 협력기관인 저스피스재단은 홍보대사인 가수 지드래곤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과 세계유산기금 도시캠페인 ‘헤리티지 인 피스(Heritage in Peace)’를 소개, 세계유산 보존과 사회공헌의 의미를 함께 전한다. 국가유산청 산하 국가유산진흥원은 이번 위원회 개최를 기념해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17건을 활용한 문화상품 10품목을 새롭게 출시한다. 세계유산 일러스트를 담은 스프링 마그넷, 나무 조각을 직접 조립하는 DIY 우드 엽서, 자투리 한지를 재활용한 수첩 등을 선보인다. 특히 전통주 전문 유튜버 ‘술익는집’과 협업해 종묘 정전의 기와지붕과 전통 단청 문양을 디자인에 적용한 ‘백제소주33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한정판 에디션’도 현장 팝업스토어에서 한정판으로 판매한다. 부산 벡스코 현장에 마련되는 팝업스토어에서는 신상품을 포함해 총 140여 품목의 전통문화상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기념 기획전과 다양한 SNS 이벤트가 동시에 진행된다.
  • 도서관 천장 틈 쏟아지는 햇살…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도서관 천장 틈 쏟아지는 햇살…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도서관 길이 92m 종묘 정전 모티브내부 삼각 구조에 ‘책의 산’ 경외감조선 실학자 황윤석 ‘기록의 대가’53년간 57권 백과사전급 일기 남겨1~2층 잇는 계단 잔뜩 꽂힌 만화책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은 도서관‘취석정’ 정자 마당 7개 고인돌 눈길‘운곡습지’ 탐방로 1코스 원시림 방불“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는 정말 중요하지. ···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독서라는 것은, 아니 도서관이라는 것은 교회와 비슷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야.“ 마쓰이에 마사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중에서 어떤 의미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눈부시게 환한 햇살, 윤슬처럼 반짝이던 눈동자, 나란히 앉아 수박을 베어 물던 얼굴들. 황윤석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다 내가 당신들과 여름의 한가운데를 함께 지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밑줄 쳐진 시간들 여름날, 할머니의 과수원이었다. 점심을 먹고는 마루에 누워 사탕을 녹여 먹고 있었다. 햇살은 한 뼘씩 슬그머니 얼굴 위로 번졌다. 졸음을 견디지 못해 잠이 들려는 찰나, 미처 녹아내리지 못한 사탕이 목구멍에 턱하고 걸렸다. 놀란 나는 캑캑거려 사탕을 뱉어내고는, 손바닥 위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 서러워 그만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뒤늦게 놀라서 달려오던 할머니의 발자국 소리가 그 여름 그늘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전북 고창 황윤석도서관에서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비채)를 읽다가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 책을 내려놓고 고개를 드니 도서관 용마루의 투명한 틈새로 하늘색이 보였고 햇살이 넉넉하게 쏟아졌다. 나는 왜 여태껏 그날을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의 인생에는 이처럼 밑줄 쳐진 시간들이 있다. 사카니시에게는 존경하던 건축가 무라이와 보낸 스물세 살의 한철이 그랬을지 모를 일이다. 무라이의 설계사무소는 매해 7월 말에서 9월 중순 사무실을 여름 별장으로 옮겨 일했는데 그해에는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공모를 준비한다. 소설은 중년이 된 사카니시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너무도 아름다운 그 시절의 여름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고창은 소설 속 여름 별장이 있는 아오쿠리 마을과는 다르다. 아오쿠리는 가상의 지명으로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의 어디쯤이다. 아사마산 기슭의 휴양지로 초기에는 외국 선교사들의 별장지였고 시간이 지나 저명한 인사들의 휴양지로 변화했다. 그럼에도 고창에서 여름 별장을 떠올린 건 고창이 간직한 ’짓다‘라는 행위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고창에는 태초의 건축이 깃들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이다. 건축학자 김봉렬은 고인돌을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이고 “예술적 기념물”이라 했다. 고창 고인돌은 죽림리와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1748기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군집이다. 여름 별장이 생각난 이유는 또 있다. 건축가가 설계한 도서관이 있어서다. 고창 황윤석도서관은 tvN ‘알쓸신잡’ 등으로 잘 알려진 유현준 건축가가 디자인했다. 지난해 12월 개관했는데 곧장 고창의 랜드마크로서 도시의 자긍심을 높였고 여행자들의 목적지가 됐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책의 성소 도서관은 어떤 곳이어야 할까? 70대의 노 건축가와 20대 신입 건축가가 마주 앉아 도서관 건축에 관해 이야기 나누던 소설 속 장면을 좋아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이 소설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곁의 건축가가 도서관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소설과 비교해 들여다보는 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에는 스웨덴 건축가 군나르 아스플룬드의 우드랜드 공동묘지(숲의 묘지)가 중요하게 언급된다. 그는 훗날 스톡홀름공공도서관을 설계했다. 그래서 무라이는 도서관을 ‘교회와 비슷한 곳’이라 말했을지도. 건축가들에게 도서관은 성스러운 장소인 걸까? 황윤석도서관은 우리 왕가의 제례 공간인 종묘의 정전(101m)을 모티브로 했다. 길이가 무려 92m에 달한다. 첫인상은 그로 인해 강렬하다. 벽면서가인 북마운틴과 맞은편 열주의 벽이 92m 끝의 소실점을 향하는데 공간의 깊이가 극대화된다. 또 삼각의 구조가 겹치며 북마운틴 서가는 그 이름처럼 책의 산이 된다. 건축이 연출하는 책의 경외감이다. 첫걸음을 뗀 많은 이들은 ‘도서관이 이런 곳이었나’라며 감탄했겠다. 유현준 건축가는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서 황윤석도서관 건립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그는 도서관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용하지만, 결국 개개인이 선택한 자리에서 홀로 책에 몰입하는 장소라고 말했다. 소설 속 사카니시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는 누군가 옆에 있어도 혼자인 것 같았다고 했다. 스승 무라이는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답한다. 유 건축가는 가로로 긴 도서관에 여러 개의 사선으로 이를 형상화한다. 그리고 비스듬한 선들은 장방형의 공간에 여러 개의 단면을 연출한다. 도서관 정문이 있는 남쪽 처마는 직선이 아니다. 서에서 동으로 가며 낮아진다. 건물의 용마루는 의도적으로 동서축을 살짝 틀었다. 2층 높이의 도서관 내부는 거대한 북마운틴 서가가 대각선으로 공간을 가른다. 그러므로 폭과 너비, 빛의 세기와 그림자, 각기 다른 공간의 구조를 만든다. 그 결과 92m의 단면은 조금씩 달라지고, 이용자는 각자의 위치에 따라서 매번 다른 공간적 경험을 가진다. 군중 가운데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하는 것이다. ●여름휴가를 고창 도서관에서 황윤석의 흔적 또한 눈여겨볼 일이다. 황윤석도서관은 왜 그 이름이 붙었는지부터 전시하고 설명한다. 황윤석은 고창에서 태어난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기록의 대가’다. 1729년에 태어나 열 살 때부터 1791년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까지, 53년간 57권에 달하는 이재난고(頤齋亂藁)를 남겼다. 정치, 경제, 문학, 수학, 천문학, 예술 등을 아우르는 백과사전 급의 일기는 당시 시대상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이를 건축으로 풀면 세상의 모든 이치와 지혜를 담은 책의 집, 도서관이겠다. 이재난고의 책을 펴듯 두서없는 걸음으로 도서관 자료실을 옮겨 다닌다. 북마운틴을 사이에 두고 남쪽 자료실은 층고가 높아 성스럽다. 도로와 맞댄 북쪽 자료실은 단층이어서 포근하다. 북마운틴 난간에서 남쪽 자료실을 내려다보면 창가 쪽으로 열주, 즉 서까래까지 연결된 거대한 나무 기둥이 압도하는데, 폭넓은 판형의 기둥이 열람석 사이 칸막이 역할을 해 이용자들은 혼자만의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북쪽 후문 입구에는 무인카페가, 반대편 서쪽 끝에는 예각의 삼각 공간이 있는데 조용히 작업하기에 알맞다. 1~2층을 잇는 계단 서가에는 만화책이 잔뜩 꽂혀 있다. 곳곳의 숨은 자리들은 낯선 이들마저 환대한다. 도서관 안에는 이미 고창 사람뿐 아니라 여행자가 한데 섞여 책을 읽거나 공간을 누리는데, 멋진 서재에 들어온 듯한 기분은 도서관을 별장처럼 느끼게 한다. 왠지 이 아담한 도시에서 조금 긴 여름을 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휴가를 계획하기 시작하는 여름의 초입이다. 여름 여행은 바다를 먼저 떠올리는 이가 많겠지만 모두가 푸른 바다에 풍덩 뛰어드는 것으로 여름을 견디지는 않는다. 때로는 느긋하게 시골 동네의 시간을 빌려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침에 일어나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으로 도서관에 들리고, 느긋하게 고창읍성을 한 바퀴 걷고 다시 도서관에 와서 오후의 책장을 넘기는 하루. 도서관은 휴관인 월요일과 주말을 제외하고는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해가 기울고 밤이 깃든 시간은 또 어떤 비밀의 장막을 열어젖힐까. 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은 장소, 그런 목적지가 있어 동네 사람처럼 얼마간의 여름을 지날 수 있을 테지. 그러고 보니 사카니시가 머물던 여름 별장의 방은 침대가 있는 서고였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지만 각자이기도 한 공간, 1층 남쪽 창가에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다가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북마운틴 서가 위로 햇살과 그림자가 조금씩 기울고 있었다. ●고인돌이 있는 특별한 풍경 고창에는 옛사람의 도서관 같은 공간이 여럿 있다. 노동저수지 인근의 취석정이 대표적이다. 조선시대 선비 노계 김경희가 을사사화를 겪고 고향으로 내려와 지었다. 지금의 건물은 300년쯤 지나 후손들이 고쳐 지은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한옥으로 가운데 한 칸이 온돌방이고 나머지는 계자난간을 두른 마루다. 난간에는 태극, 팔괘 등을 조각했으니 그에게 이곳은 하나의 우주였겠다. 정자 이름 취석(醉石)은 술에 취해 바위 위에서 잠들기도 했다는 도연명의 일화에서 따왔다. 마루에 앉아 세상을 내려보듯 마당을 살피면 일곱 개의 커다란 취석이 보인다. 그냥 봐도 예사 돌이 아니란 걸 알겠는데 고인돌이다. 처음 정자를 지은 노계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담장 안팎으로는 정자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느티나무 여러 그루가 자란다. 덕분에 나뭇가지가 하늘을 가려 숲에 안긴 듯하다. 선비들은 작은 별장 같은 집에서 고인돌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글을 짓고 친구를 불러 환담했겠다. 고창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다. 고인돌은 고창고인돌박물관을 목적지 삼아도 좋다. 주변이 온통 고인돌의 군집이다.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고인돌의 형태를 고루 살필 수 있다. 더운 여름에는 모로모로 탐방열차를 타고 돌아보는 게 낫다. 잠깐씩 내려 유적지를 관람하고 해설도 들을 수 있다. 고창의 숨은 명소 운곡습지도 같이 돌아볼 일이다. 죽림리 고인돌 유적 옆에 운곡습지탐방안내소가 위치한다. 원래 360여 명의 사람들이 살던 농촌은 영광원자력발전소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저수지를 조성하며 사라졌다. 28년이 지나 다시 알려졌을 때는 습지가 되어 있었다. 자연은 놀랍게도 스스로 폐경지를 변화시켜 산지형 저층습지로 만든 것이다. 탐방로는 4개 코스가 있는데 죽림리 안내소에서 원점으로 회귀하는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 중심의 1코스를 추천한다. 습지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구간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좁은 데크 위를 걷는데, 이곳의 주인은 이제 사람이 아닌 습지라는 선언 같다. 원시림에 가까운 초록의 습지는 도서관보다 고요하다. 허물어진 담장 등은 사람이 살던 시절의 흔적을 전한다. 그 또한 습지 식물에 뒤덮인 채다.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 반대편에는 운곡습지 생태공원이 있다. 가족 단위에 적합한 공원이다. 안내도에는 죽림리와 연결돼 있지만 통행이 어렵다. 용계리 탐방안내소(친환경주차장)로 이동해 도보나 탐방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생태공원 내에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고인돌이 볼거리다. ‘동양 최대 고인돌’로 무게가 300톤에 달한다고. 거대한 바위 앞에서 다시금 고인돌은 청동기의 무덤이 아닌 성전일 수도 있었겠다 싶다.
  • ‘종묘대제’ 봉행… 세계에 보여 준 조선 왕실 품격

    ‘종묘대제’ 봉행… 세계에 보여 준 조선 왕실 품격

    3일 서울 종로구 종묘.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조선 최고의 국가 의례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대제가 엄숙히 봉행됐다.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중 ‘길례’(吉禮)에 속하는 종묘대제는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봉행된다.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왕비와 황제·황후의 신주가 모셔진 종묘에서 진행되는 국가의 핵심 행사로, 왕이 직접 거행한 의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제례와 음악(종묘제례악), 무용(일무)이 결합된 종합의례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대취타 소리에 맞춰 진행된 어가 행렬은 광화문에서 시작해 세종로사거리, 종로 1·2·3가를 거쳐 종묘로 향했다. 오후 2시부터는 시민, 주요 내빈 등 1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전 제향이 거행됐다. 제향 시작 전 정전 각 신실에 제관 184명이 들어서는 ‘취위’(就位)가 시작되자 장내에는 엄숙함이 흘렀다. 올해 제향은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해 정전 밖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현장을 찾은 박선화(59)씨는 “종묘대제처럼 한국적인 미로 가득한 ‘K컬처’를 우리 국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더 많이 향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여행객 이사벨(62)은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에 전통적인 요소가 섞인 모습이 너무나도 훌륭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빗속에서도 빛난 조선 왕실의 품격…인류무형문화유산 ‘종묘대제’ 봉행

    빗속에서도 빛난 조선 왕실의 품격…인류무형문화유산 ‘종묘대제’ 봉행

    황금연휴 기간인 3일 서울 종로구 종묘.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조선 최고의 국가 의례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대제’가 엄숙히 봉행됐다.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중 ‘길례’(吉禮)에 속하는 종묘대제는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봉행된다.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왕비와 황제·황후의 신주가 모셔진 종묘에서 진행되는 국가의 핵심 행사로, 왕이 직접 거행한 의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제례와 음악(종묘제례악), 무용(일무)이 결합된 종합의례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대취타 소리에 맞춰 경복궁 광화문을 출발한 어가행렬은 세종로사거리, 종로 1·2·3가 등 약 2.2㎞ 구간을 거쳐 종묘로 향했다. 비 맞는 것도 잊은 채 행렬의 모습을 사진에 담던 프랑스 여행객 이사벨(62)은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에 전통적인 요소가 섞인 모습이 너무나도 훌륭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후 2시부터는 종묘에서 시민과 주요 내빈 등 1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전 제향이 거행됐다. 제향 시작 전 정전 각 신실에 제관 184명이 들어서는 ‘취위’(就位)가 시작되자 장내에는 엄숙함이 흘렀다. 올해 제향은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해 정전 밖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제향 후에는 신실 내부를 관람객이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현장을 찾은 박선화(59)씨는 “종묘대제처럼 한국적인 미로 가득한 ‘K컬처’를 우리 국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더 많이 향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인 쌍둥이 딸과 함께 온 신지연(45)씨는 “정전 제향 관람 티켓까지는 구하지 못했지만, 어가 행렬을 현장에서 보고 대형 화면으로도 제향을 볼 수 있어 현장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 종묘, 7월 유네스코 ‘부산 세계유산위’ 얼굴 됐다

    종묘, 7월 유네스코 ‘부산 세계유산위’ 얼굴 됐다

    1995년 한국 문화유산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종묘’가 오는 7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공식 얼굴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부산에서 진행될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공식 상징(엠블)을 25일 공개했다. 세계유산위원회 엠블럼은 종묘 정전의 기와지붕 형태와 색채를 소재 삼아 제작됐다. 좌우로 장엄하게 펼쳐진 종묘 고유의 지붕 곡선을 통해 서울 도심 속에서 600여년간 이어온 조선 왕실의 의례적 질서, 전통 건축 등 국가유산 보존의 의의를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엠블럼을 통해 연결과 평화, 협력이라는 세 개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종묘 정전의 신실이 대를 이어 무한히 확장된 것에서 착안해 세계유산의 보호를 통한 세대 간 연결을 표현했다. 또한 조상과 자손의 평안을 기원하던 공간으로서 종묘의 의미를 담아 갈등을 극복하고 국제적 평화를 실현하는 협약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위원회를 계기로 한 지붕 아래 세계인을 모아 국제적 협력과 연대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 국가유산청, 경복궁 어좌 앉고 종묘 ‘차담회’ 벌인 김건희씨 경찰에 고발

    국가유산청, 경복궁 어좌 앉고 종묘 ‘차담회’ 벌인 김건희씨 경찰에 고발

    국가유산청이 국가유산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한 자체 특별 감사 결과를 토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궁·능 유산을 관리하고 사용 허가를 정하는 책임이 있는 당시 궁능유적본부장은 직위 해제하고 중징계를 요청했다. 유산청은 이날 종로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김건희가 (당시) 대통령실을 앞세워 국가가 관리하는 재화와 용역을 사적으로 사용·수익하고, 국가유산 관리 행위를 방해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유산청은 지난해 11∼12월 특별 감사반을 꾸려 관련 사항을 조사했다. 김 여사는 2024년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에서 외국인을 비롯한 외부인과 ‘차담회’를 열었으며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신실(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는 공간)까지 둘러본 것으로 확인됐다. 유산청은 “국가 공식 행사나 외빈 방문에 따른 영부인 접견이 아니라 사적인 목적을 위해 종묘 망묘루에서 차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또 김 여사가 권한 밖의 업무도 했다고 지적했다. 유산청은 “대통령의 국가유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월권해 국가 공식 행사로 추진하던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행사를 사전 점검했다”고 비판했다.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가 임금이 앉는 의자인 어좌(御座)에 앉은 것도 문제가 된다고 봤다. 유산청은 이 과정에서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보고 ‘부정 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금지’ 위반 등을 이유로 직위 해제했다. 국가유산 ‘사적 유용’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도 일부 정비된다. 앞으로는 대통령이 참여하는 행사라 하더라도 궁궐이나 왕릉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공문서를 제출하도록 해 허가 과정을 관리할 방침이다. 궁능유적본부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이달 초 행정 예고했다. 공식 절차에 따라 장소 사용 허가의 전 과정을 문서로 남기고,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특별공개’·‘특별관람’ 등 자칫 혼선이 우려되는 용어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궁·능 유적 촬영 허가 지침에 따른 안전 관리 세부 내용도 담았다. 또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라 흡연자를 발견할 시 관람 중지, 퇴장, 금연 위반 단속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 세운4구역 애드벌룬 띄운 서울시 “시뮬레이션과 차이 없어”

    세운4구역 애드벌룬 띄운 서울시 “시뮬레이션과 차이 없어”

    서울시가 종로구 세운4구역 재정비 사업의 고층 건물과 같은 높이에 애드벌룬을 띄우고 종묘에서 사진을 촬영한 결과 경관을 훼손하지 않았다며 8일 사진을 공개했다. 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12월 세운4구역 건축물과 동일한 높이의 애드벌룬을 설치해 현장 실증을 실시한 결과 기존에 공개한 시뮬레이션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는 높이를 가늠하기 위해 4개의 애드벌룬을 세운4구역 건축계획안에 의해 각 건물이 들어설 장소에 비슷한 높이로 띄웠다. 설치 위치는 종로변에는 99m와 94m, 청계천변에는 141m와 142m로, 상단의 풍선을 제외한 끈 길이를 건물 높이에 맞췄다. 한편 세운4구역 주민들은 종묘 인근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현장 실증 촬영 허가와 공동 검증을 요청했다. 주민들은 집회에서 “시뮬레이션 실증 결과를 토대로 논의하는 것이 종묘의 가치를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시는 이날 국가유산청·서울시·기자단·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이 참여하는 현장 설명회를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국가유산청이 불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가유산청은 “서울시가 작년 말 촬영 허가를 신청하면서 출입 인원이 10명이라고 했으나 이후 5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현장 설명회로 확인됐다”며 “신청 내용과 완전히 다른 행사라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불허 이유를 설명했다.
  • 뿔난 세운4구역 주민들, ‘애드벌룬 촬영 허가하라’

    뿔난 세운4구역 주민들, ‘애드벌룬 촬영 허가하라’

    종로 세운4구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주민대표회의와 세운지구상생협의회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다시세운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국가유산청을 규탄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가유산청의 세운4구역 경관 시뮬레이션 검증 애드벌룬 촬영 불허에 항의하며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의 시뮬레이션 현장 실증 촬영 허가와 서울시·국가유산청간 공동 검증을 요청했다.
  • 종묘 경관 실증 촬영 두고 서울시, 국가유산청 충돌

    종묘 경관 실증 촬영 두고 서울시, 국가유산청 충돌

    서울시가 종로구 세운4구역 재정비 사업에 따른 종묘 경관 실증을 국가유산청이 허가하지 않았다며 7일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국가유산청은 서울시가 당초 신청한 내용과 다른 행사를 추진하려고 해 부득이하게 행정 조치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날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이 입장문을 내고 “세운4구역 경관 시뮬레이션의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검증을 위해 요청한 종묘 정전 상월대 촬영을 국가유산청이 일방적으로 불허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한 것에 대한 해명이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12월 26일 서울시가 출입인원 10명으로 국가유산청에 종묘 경관 촬영 허가를 신청했으나, 이후 해당 건이 당초 서울시가 밝힌 것처럼 단순 경관 촬영이 아니라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이 주재하는 50여명 참석 예정의 대규모 현장설명회임이 확인됐다”며 “이번 불허조치는 당초 신청한 내용과 완전히 다른 행사가 추진되는 것에 따른 부득이한 행정조치로, 일방적 불허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인원이 집결하는 현장설명회는 종묘의 보존관리 및 관람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서울시가 이미 종묘 경관을 촬영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소속 관계자 13명은 지난해 12월 21일 종묘 정전 앞에서 다양한 각도로 종묘와 이를 둘러싼 경관을 촬영했다. 국가유산청은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요청한 자료 제출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회신해달라”고 요구했다.
  • 유산청, 종묘 경관 실증 불허…서울시 “갈등 해결 의지 의구심”

    유산청, 종묘 경관 실증 불허…서울시 “갈등 해결 의지 의구심”

    서울시가 종로구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의 고층건물이 종묘의 경관을 훼손하는지 여부를 현장에서 실증하려고 했지만 국가유산청이 허가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현했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7일 입장문에서 “세운4구역 경관 시뮬레이션의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검증을 위해 요청한 종묘 정전 상월대 촬영을 국가유산청이 일방적으로 불허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바라본 세운4구역 경관 시뮬레이션 공개하면서 “세운4구역 고층 건물은 종묘 경관 훼손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변인은 “가짜뉴스를 바로잡기 위해 실증과 공개검증으로 논란을 종결시키려고 했다”며 “시는 세운4구역 건축물과 동일한 높이의 애드벌룬을 설치해 실제 높이를 검증했고 기존 경관 시뮬레이션이 보질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오는 8일 국가유산청, 서울시 기자단, 도시계획위원회 위워들이 참여하는 현장 설명회를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개최해 현장을 공개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국가유산청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촬영을 불허했다”고 했다. 국가유산청은 ‘유산 보전·관리 및 관람환경 저해’를 불허 이유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논란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객관적 검증으로 논란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와 서울시의 노력을 차단한 이번 결정은, 국가유산청이 갈등 해결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을 갖게 한다”며 “논란을 해소하는 길은 회피가 아닌 투명한 공개”라고 강조했다.
  • 오세훈 “서울 집값, 지방선거 화두 될 것”

    오세훈 “서울 집값, 지방선거 화두 될 것”

    네 번째 시장 임기의 마지막 해를 앞둔 오세훈(65) 서울시장은 “심판 심리가 두드러진 총선과 달리 지방선거는 미래지향적 투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어떤 후보가 내가 꿈꾸는 내일, 그리고 서울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인지’가 유권자의 판단 기준이 될 것이란 의미”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27일 청사 집무실에서 한 서울신문 신년 인터뷰에서 “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는 근본 원인은 박원순 시장이 재임했던 10년(2011~2020)의 암흑기 때문이며 당시 (뉴타운 해제 탓에) 40만 가구를 공급하지 못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여권은 어떤 해법도 내놓을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누가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느냐가 6·3지방선거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뉴욕의 살인적인 임대료를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건 조란 맘다니 시장의 당선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환호하는 걸 보고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동산 폭등의 원인을 제공한 그들이 위기감을 느꼈어야 정상인데, 큰 착각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신속통합(신통)기획이 지지부진하다’는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몰염치하고 뻔뻔하다”고 직격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뻔뻔한 민주당박원순 때 재건축 사업 389곳 취소40만가구 공급 포기해 집값 폭등美 맘다니 ‘살인 월세’ 때려 당선지방선거서도 비슷한 결과 볼 것답답한 국민의힘불편하고 아프더라도 결단 필요보수의 존재 의미는 ‘사회 통합’‘변화’ 주도해야 한다는 무게 느껴민주 후보들은 ‘이재명 키즈’일 뿐계층 이동 연결고리 ‘디딤돌 소득’‘자산·소득’ 양극화 동시에 벌어져내 집 마련 여건, 지금 같아선 안 돼자산 분배 등 새로운 사회계약 필요계층이동 사다리 복원이 큰 숙제로 -최근 방한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로빈슨 교수가 “한국 사회는 자산 배분과 사회 이동성 회복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 서울시의 ‘디딤돌 소득’(중위소득 85% 이하 가구에 부족한 가계소득 일부를 채워 주는 복지정책)이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수 어젠다가 아닌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제 발전을 이루면서 부의 축적이 시작됐고, 양극화가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 자산과 소득, 두 가지 측면의 양극화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가장 크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정치란 국민께 희망을 드리기 위해 존재한다. 보수든 진보든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이 화두가 될 수밖에 없고,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의 책무다.” -2026년의 화두가 양극화 해소에 모일 것이라는 의미인가. “2026년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한국 정치의 가장 큰 숙제다. 표현하기에 따라 ‘국민 통합’이 될 수도 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과제를 꼽는다면. “자산 양극화를 막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20년쯤 직장생활을 하고 꾸준히 주가지수 추종 상품에 투자하면 노후 준비에 큰 문제가 없다. 우리는 그렇지 못하니 ‘서학개미’가 되려 하고 부동산으로 몰려가고 재테크에 열광하는 것이다.” -10·15 대책 등 정부의 거듭된 대응에도 서울 집값은 백약이 무효다. 원인은 무엇인가. “누가 뭐래도 전임 (박원순) 시장 10년의 암흑기 탓이다. (이전에) 지정됐던 389곳의 재건축·재개발 구역을 취소하지만 않았어도 가격 폭등을 절반쯤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런데 민주당은 ‘공동체가 파괴된다’, ‘저소득층 임차인들이 전부 내몰린다’는 논리로 전부 해제했다. (공급 부족 원인에 대한) 진단이 선행되지 않고는 해결할 수가 없다. 민주당은 ‘그땐 어쩔 수 없었다’고만 하는데 공급할 수 있었던 40만 가구를 포기한 걸 인정하지 않으면 해법이 나올 수 없다.” -정작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진척이 더디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전혀 더디지 않다. 재개발·재건축은 족히 20년이 걸린다. 시장으로 다시 와서 용적률과 높이 제한 완화 등 사업성을 높이는 제도 보완을 4년 동안 했다. 20년 걸리던 걸 12년으로 줄였다. 그런데 ‘신통기획이 신통치 않다’고 민주당은 억지를 부린다. 몰염치하고 뻔뻔하다. 그래서 이들에게 (서울을) 절대 맡기면 안 된다. 시민들도 안다.” -한강버스 얘기를 해 보자. 민주당은 ‘전면백지화’, ‘관광용 활용’을 주장한다. 여전히 교통수단으로 효용성이 있다고 보는가. “한강에서 움직이는 배가 어떻게 지하철보다 빠를 수 있겠는가. (속도만 따진다면)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이다. 봄이 오면 12대가 다 확보된다. 정시성이 강해지고 환승에 문제가 없다. 7곳의 선착장 중 3곳은 지하철역에서 도보 5분 이내다. 런던 템스강의 ‘리버버스’, 뉴욕 허드슨강의 ‘NYC 페리’도 잔고장이 많다. 수상 운송수단이 본래 그렇다. 혹한기와 혹서기, 폭우로 유속이 빠를 때까지 1년 정도 지나야 한다.”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얘기인가. “당연하다. 마치 대형 사고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건 정치(공세)다.” -종묘 보존과 세운지구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한강버스보다 더 뜨겁다. “정부의 스탠스는 매우 우려스럽다. ‘어떻게든 막아야겠다’는 정치적 승부처로 보는 것 같다. 종묘 정전 위로 세운지구에 계획한 건물의 최고 높이(142m)에 풍선을 띄워 시뮬레이션했더니 국가유산청이 제시했던 모습과 달랐다. 서울시는 종합행정을 하는 곳이다. 문화재도 중요하지만 도심 개발도 필요하다. 총리 밑에는 국무조정실이 있다. 기관 사이에 이견이 있으면 양쪽을 불러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데 (김민석) 총리가 한술 더 떴다. 싸우자는 것밖에 안 된다.” -대통령 업무보고 생중계가 화제였다. “공무원을 긴장시켜 일을 하도록 만들겠다고, 국민에게 보이려는 이벤트다. 한 번은 몰라도 상설화는 문제다. 더군다나 지방선거 전에 또 하겠다는 것 아닌가. 기본적으론 공무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시해야 큰 실수가 없고 성과도 난다.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이벤트화하는 걸 보면 공무원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11월 뉴욕시장에 민주당 맘다니 후보가 당선되자 한국의 민주당 후보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뉴욕의 살인적인 물가와 주거비용 문제가 서울과 다르지 않고 거물인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기 때문일 텐데. “맘다니 당선을 보고 민주당은 되레 위기감을 느꼈어야 한다. 그의 당선 비결은 뉴욕의 높은 임대료를 낮춰 주겠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민주당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월세를 올리고,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하며 집값 상승과 맞물려 작용하고 있다. 원인을 제공한 그들이 긴장하기는커녕 기대하는 걸 보고 눈을 의심했다. 큰 착각이다. (6·3지방선거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누가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느냐가 화두가 될 것이다.” -여권은 선거 전까지 ‘내란심판 프레임’을 이어 갈 태세인데. “총선과 지선은 다르다. 총선은 과거 회귀적 성향을 보이지만, 지방선거는 미래지향적 투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정치가 아니라 일하는 자리다. ‘누가, 나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인가’가 유권자의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 노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보수 진영에서도 확산하는데. “변화 속도가 국민 기대감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1월 1일을 기점으로 (바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터뷰 시점까지 말을 아꼈던 그는 지난 1일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페이스북에도 “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비상계엄 잘못을 인정하고, 역할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썼다. 수위 변화에 대해 오 시장은 5일 통화에서 “새해가 밝았는데도 지도부가 여전히 민심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답답했다. 국민의힘이 새로 태어나길 절실하게 바라는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더 늦어져서는 안 된다. 불편하고 아프더라도 마주하고 결단해야 한다.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변화의 물꼬를 트고 주도해야 한다는 무게를 느꼈다”고 밝혔다.) -당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이 권고한 ‘당심(당원투표) 70%·민심(여론조사) 30%’ 경선 규칙도 논란이다. “(당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해도 상관없다.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겐 불리할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다.” -유불리를 떠나 강성 지지층 의견이 과다 대표될 것이란 우려가 큰데. “나도 우려를 표명했다. 바람직하지 않다는 건 이미 얘기했고, 선거가 다가올수록 당원들이 승리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미래지향적 후보가 누구인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할 것이란 의미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이 7~8명에 이른다. 최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12월 동남아 방문 때 “(민주당의)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되는 입장을 보인다”고 평가했는데. “특정 후보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자제하겠다. (후보가) 누가 되든 이재명 대통령 입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재명 키즈’일 뿐이다. 박원순 재임 10년간 서울시의 재정 수천억 원이 시민단체를 표방한 민주당 성향 관변단체로 들어갔다. 민주당 시장이 되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2026년 한국 사회에서 보수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진보인 척하는 민주당은 사법부 판결이 마음에 안 들면 해체할 듯 덤비고, 대법관 수를 늘려 대법원을 무력화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판결을 유도하겠다고 한다. 내란 재판부를 만들겠다고 하고, 입법부가 사법·행정부 위에 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적어도 보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정치를 한다. 보수의 존재 의미·가치는 사회통합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자신들만 약자를 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양극화를 악화시킨 민주당은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 오세훈 시장은 누구 1961년 서울 출생. 대일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3년 국내 첫 일조권 배상 소송에서 승소, 환경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TV프로그램 ‘오변호사 배변호사’를 진행하며 인지도를 쌓자 정치권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2000년 16대 총선(강남을)에서 당선, 국회 입성했다. 2006년 최연소(45세)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재선까지 했지만, 2011년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부결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2021년 재보궐선거로 복귀했고, 2022년 민선 최초 4선 서울시장이 됐다.
  • 경복궁, 종묘 등 한국의 궁·능 찾은 관람객 역대 최다…‘3년 연속 경신’

    경복궁, 종묘 등 한국의 궁·능 찾은 관람객 역대 최다…‘3년 연속 경신’

    지난해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관람객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3년 연속 역대 최다 기록 경신이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궁·능(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방문객이 1781만 4848명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2024년 연간 관람객(1578만 129명)보다 12.9% 증가한 수치다. 최근 3년간 고궁과 종묘, 조선왕릉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2023년 1437만 7924명, 2024년 1578만 129명, 지난해 1781만 4848명으로 매해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은 고궁은 경복궁이었다. 경복궁의 연간 관람객은 688만 6650명으로, 전체 궁·능 관람객의 38.7%를 차지했다. 이어 덕수궁 356만 1882명, 창덕궁 221만 9247명, 창경궁 160만 2202명 순이었다. 정전 공사를 마치며 환안제(다른 곳으로 옮겼던 신주를 다시 제자리로 모시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던 종묘는 지난해 76만 1622명이 방문해 전년(39만 9672명) 대비 2배 가까이 관람객이 늘어났다. 조선왕릉의 연간 관람객은 278만 324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궁·능을 찾은 관람객 네 명 가운데 한 명은 외국인이었다. 지난해 외국인 관람객은 총 426만 9278명으로, 2024년 317만 7150명보다 34.4% 증가했다. 한편, 경복궁 관람객이 늘면서 경복궁 옆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도 늘고 있다. 지난해 민속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228만명(외국인 관람객 135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박물관 외국인 관람객 수 기준 최고 기록으로, 전체 관람객의 약 59.2%를 차지한다.
  • 세운4구역 주민들, 국가 상대 160억 손배소

    세운4구역 주민들, 국가 상대 160억 손배소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토지 소유주들로 구성된 주민대표회의가 국가유산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주민대표)는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에 국가와 허민 국가유산청장 등 국가유산청 관계자 10명을 상대로 총 16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장을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국가와 허 청장, 전·현 궁능유적본부장, 현 유산정책국장에게 각 20억원씩 총100억원, 나머지 국가유산청 관계자 6명에게 각 10억원씩 총60억원이다. 주민대표는 “세운4구역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종묘 정전으로부터 평균 600ꏭ 이상 떨어져 있고 종묘 국가문화재보호구역(종묘 담장까지)으로 부터는 약 170m 떨어져 있어 사업부지는 문화재 보호구역(세계유산보호구역) 및 완충구역 외 지역임이 명백하다”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주민대표는 이어 “국가유산청은 2017년 1월 변경 고시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지역은 문화재청의 별도 심의를 받음’ 내용을 삭제했고, 2023년 2월 세운4구역의 문화재심의 대상 여부에 대한 주민 질의에 ‘국가유산청 별도 심의는 의무적 이행 사항은 아니’라고 통보했다”면서 “그러나 국가유산청은 2017년 1월 고시내용과 다르게 세운4구역은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필요하다고 알려왔고, 이로 인해 장기간의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지난 11일 종묘 일대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하는 내용의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세계유산지구에 지정되면 500m 이내의 대규모 건축행위는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세운4구역는 500m 밖에 있어 이에 해당하지 않지만 국가유산청은 “종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요청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김규남 서울시의원 “종묘 시뮬레이션 허위 아니다”… 실증결과 공개

    김규남 서울시의원 “종묘 시뮬레이션 허위 아니다”… 실증결과 공개

    서울시의회 김규남 의원(국민의힘, 송파1)은 지난 23일 제333회 정례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근래 논란이 된 ‘종묘 앞 세운지구 개발’ 시뮬레이션 조작 의혹에 대해 반박하며, 민주당은 더 이상의 사실 왜곡을 멈춰줄 것과 종묘와 도심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김 의원은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고도의 공익적 가치는 당연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주거환경 개선과 노후 도심의 합리적 개발 역시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공익”이라며 “두 가치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라 조화를 통해 함께 달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가유산청이 입법예고한 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세계유산지구 밖에 대한 구체적 범위 없이 사실상 무한대로 규제가 적용될 수 있는 구조”라며 “이는 지역 개발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오히려 주민의 삶의 질 저하와 재산권 침해 논란을 키울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12월 16일 제기된 ‘서울시 시뮬레이션 조작’ 주장과 관련해, 이는 단순한 의견 차원을 넘어 서울시 행정의 신뢰 자체를 부정하는 매우 중대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에 요청해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서울시가 세운4구역 현장에서 실제 계획된 건축물 높이(종로변 약 99m, 청계천변 약 142m)에 맞춰 애드벌룬을 띄워 동일한 위치(종묘 정전 상월대)와 시야각에서 촬영한 실증 결과를 보여주며, 애드벌룬의 높이와 일전의 서울시가 공개한 시뮬레이션의 건축물 높이와 거의 다르지 않음을 밝혔다. 또한 “바람에 따른 일부 오차는 있을 수 있으나, 이를 두고 ‘의도적 조작’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과도한 정치적 프레임”이라며 “오히려 실제보다 과장되게 보이도록 한 국가유산청 자료야말로 객관성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의회가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갈등의 증폭자로 비친다면, 그것이야말로 시민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종묘라는 이름과 세계문화유산의 가치를 정치적 공방의 재료로 소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참고자료] 세운4구역 건축물 높이 실증작업 개요 일시: 2025. 12. 21.(일)방법: 세운4구역 건축계획(안) 높이에 맞춰 애드벌룬 4개 설치 후 종묘 내 주요 지점에서 실증 촬영참여: 서울시, SH공사, 사진 전문가 및 용역사 등
  • 박유진 서울시의원, 종묘 정전 상월대서 촬영된 사진을 둘러싼 오세훈 시장 발언 비판

    박유진 서울시의원, 종묘 정전 상월대서 촬영된 사진을 둘러싼 오세훈 시장 발언 비판

    서울시의회 박유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3)은 지난 16일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촬영된 사진을 둘러싼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이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김경민 서울대 도시계획학과 교수가 종묘 정전에서 직접 촬영해 페이스북에 게재한 사진을 인용하며 “정전 상월대에서는 청계천 건너편에 위치한 90m 높이의 ‘힐스테이트 세운’ 건물이 뚜렷하게 보이는데 오 시장이 공개한 세운4구역 조감도 사진에서는 이 건물이 증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힐스테이트 세운’보다 훨씬 가깝고, 더 높은 145m 규모의 건물이 오 시장이 공개한 사진처럼 야트막하게 드러난다는 주장은 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시민 누구나 확인 가능한 현존 건물을 사진에서 지워놓고 이를 근거로 정책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오 시장은 사진 조작·누락의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불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현실을 부정하는 태도야말로 시장 스스로 행정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종묘는 개발 논리를 주장하기 전에 사실과 정직함을 먼저 적용해야 할 공간”이라며 “거짓 위에 세운 조망 설명으로는 어떤 개발정책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 李대통령, 김건희 겨냥?… “문화재 아무나 빌려가 깨먹었다던데”

    李대통령, 김건희 겨냥?… “문화재 아무나 빌려가 깨먹었다던데”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 박물관이 보관하는 문화재의 관리 문제와 관련해 “아무나 들어가서 빌려 갔다는 설도 있다”고 16일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유산청 등 업무보고에서 “박물관이 공개해 관람 대상으로 정해둔 것 말고 수장하고 있는 문화재 문제에 국민이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문화재를 무단으로 대여, 이를 관저 등에 비치했다는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허민 국가유산청장에게 “빌려준 것은 다 돌려받았다고 하냐”고 물었다. 허 청장이 돌려받았다고 답하자 “확인은 확실히 된 것이냐. 하나는 깨졌다더라”고 되묻고, 파손된 데 대해 돈으로 300만원을 받았다고 하자 “깨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사적으로, 비정상적으로 관리되는 건 문제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모든 행정은 국민의 눈에 맞아야 한다. 국장이든 장관이든 대통령이든 특권층이 아니다”라며 “국정을 위한 합리적 필요가 있는 게 아니라면 당연히 동등하게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건희, 국가유산·문화재 ‘사적 유용’ 의혹종묘서 차담회…출입제한구역까지 둘러봐 앞서 정치권과 문화계 안팎에서는 김 여사가 경복궁, 종묘 등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유산을 ‘사적 유용’했다는 의혹이 잇따랐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해 9월 3일 세계유산인 종묘에서 외국인을 비롯한 외부인과 ‘차담회’를 열었으며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신실까지 둘러본 것으로 확인됐다. 신실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시는 공간이다. 그에 앞선 2023년 9월 12일에는 평소 내부 관람 및 출입이 제한되는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가 임금이 앉는 의자인 어좌에 올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동행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은 지난 13일 김건희 특검팀 참고인 조사에서 “설명을 한창 하고 있는데 (김 여사가) 계단을 오르더니 털썩 앉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여사가 ‘어좌는 앉았을 때 밤이든 낮이든 신하들 모습이 다 보이도록 과학적으로 설계됐다’는 설명을 들은 뒤 어좌에 앉았다는 진술이다. 현장에는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과 경호 요원 등 여러 명이 있었다고 한다. 이배용 “김, 근정전서 갑자기 어좌에 ‘털썩’”‘명성황후 처소’ 방문 후 왕실품 ‘무기한 대여’ 김 여사는 2023년 3월 5일 연락도 없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경복궁 건천궁에 불쑥 나타나, 출입 통제구역을 서슴없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명성황후 시해장소인 곤녕합까지 들어가 10여 분간 단둘이 머물렀으며, 이튿날 대통령비서실을 통해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에게 공예품 대여를 요구했다. 또한 대통령실은 약 일주일 뒤 옥쇄를 올려두는 탁자인 보안 2점, 옥새를 보관하는 보함 2점, 왕을 상징하는 붉은 상자인 주칠함 2점과 백동 촛대, 사방탁자 등 모두 9점의 공예품을 가져갔다. 대통령실 주최 행사용 물품 전시라는 명분을 댔으나, 대여품을 실제로 어디에 비치했는지는 관련 기록이 삭제돼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대통령실은 무려 1년 넘게 공예품들을 반납하지 않고 있다가,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인 지난 4월 15일에야 궁능유적본부에 돌려줬다. 김 여사는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도 입장 기록을 남기지 않고 출입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역시 문화재를 사적으로 반출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 세운지구 주민들 “선정릉 주변엔 고층빌딩…종묘는 안 되나”

    세운지구 주민들 “선정릉 주변엔 고층빌딩…종묘는 안 되나”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적정성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운4구역 토지주들이 “선정릉은 문제없고 종묘는 안 되는가”라며 반발했다. 세운지구 주민들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세계문화유산인 강남 선정릉은 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강남 CBD 핵심 권역 내에 있지만, 200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선정릉으로부터 약 250m 지점에는 포스코센터빌딩(151m)과 DB금융센터빌딩(154m)가 있고, 약 500~600m 지점에는 초고층빌딩인 무역센터빌딩(227m)가 있지만 세계문화유산 등재(취소)가 문제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정릉 세계문화유산 코어존과 버퍼존(코어존에서 100m 이내 지역)이 지정돼 있고, 버퍼존의 건축물 높이는 앙각 27도 이하로 제한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최근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고시하면서 건물 최고 높이를 당초 종로변 55m·청계천변 71.9m에서 각각 101m·145m로 상향했다. 다만 종묘 경계에서 100m 이내에는 앙각 27도 규정을 확대 적용해 실질적 최고 높이는 종로변 98.7m, 청계천변 141.9m로 조정했다. 주민들은 “세운4구역은 종묘 정전에서 바라보면 잘 보이지도 않는 측면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주 시야각 60도 밖에 위치해 잘 드러나지도 않는 지역인데 유독 세운4구역만 콕 집어 맹목적인 높이 규제를 20년 넘게 강제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종묘-세운상가 일대 현장 방문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종묘-세운상가 일대 현장 방문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19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와 세운상가 일대를 방문했다. 이날 방문은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최근 논란이 되는 도시경관 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규남 의원, 서울시 문화본부 및 도시공간본부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먼저 최 의장은 외대문-향대청-재궁-전사청을 차례로 둘러보고 정전으로 이동해 개발이 이뤄질 곳의 도시 경관을 확인했다. 이어 도보로 세운상가로 이동해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세운상가 옥상에서 세운4구역 개발 계획을 점검했다. 최 의장은 “서울은 문화재 보호와 시민의 삶이 공존·상생하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도시인만큼 이를 조화롭게 이룬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라며 “보존지역은 당연히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 범위 밖에 대한 과도한 규제 또한 시정해야 하는 만큼 서울시의회가 시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으로서 운용의 묘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오세훈, 세운4구역 시뮬레이션 공개…“숨이 턱 막힙니까”(종합)

    오세훈, 세운4구역 시뮬레이션 공개…“숨이 턱 막힙니까”(종합)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과 관련해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그렇게 압도적으로 눈 가리고 숨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를 정도의 압도적 경관은 전혀 아니다”라고 18일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날 제333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국민의힘 김규남 시의원의 관련 질문에 재개발 시뮬레이션 3D 이미지를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해당 이미지에 대해 “정전 앞 상월대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평균 신장의 서울시민이 서서 남쪽에 새로 지어지는 세운4구역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이미지는 정전 상월대 위에서 외부 정면을 바라본 모습이다. 정전에서 바라볼 때 시야의 가운데 남산타워가 보이고, 좌측으로 세운지구가 자리하게 된다. 정면 우측으로 인사동 숙박시설이 수목선 위로 일부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정전에 섰을 때 눈이 가려집니까? 숨이 턱 막힙니까? 기가 눌립니까?”라고 되물었다. 이는 종묘를 직접 방문해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에 대한 우려를 표한 김민석 국무총리를 겨냥한 것이다. 오 시장은 “총리는 국무조정실이 있어 부처 이기주의, 부처 간 갈등·충돌이 있을 때 중간자적 입장에서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며 공개 토론을 재차 요구했다. 앞서 시가 고시한 내용에 따르면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는 당초 종로변 55m·청계천변 71.9m에서 종로변 101m·청계천변 145m로 변경됐다. 다만 시는 종묘 경계에서 100m 내 건물은 최고 높이가 27도 각도 안에 들어와야 한다는 앙각 규정을 확대 적용해 종로변은 98.7m, 청계천변은 141.9m로 높이를 계획했다. 시는 세운4구역이 정전의 시야각 30도 범위 밖에 있기 때문에 경관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세계유산영향 평가나 유산청 협의 의무 아냐”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권고에 대해선 국내법상 의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국가유산청이 (종묘의) 완충구역이 어디까지인지 아직 고시하지 않았다”면서 “국가유산청이 올해 7월에 (고시)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고 뒤늦게 지난주에 세계유산지구를 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법적으로 평가받게 된 구역도 아닌데 주민들에게 받으라 강요할 수도 없다”며 “주민협의체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신청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세계유산영향평가는 3년 가량 걸리는데 현재 금융 이자는 연 170억원이고 주민들이 500원대 가량 빚을 떠안는다고 오 시장은 말했다. 국가유산청과의 협의도 의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2017년 ‘종묘 주변 역사문화환경 보존 지역 내 건축행위 등에 관한 허용기준 변경 고시’에서 ‘세운지구는 유산청의 별도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는 것이다. 서울시 “세운지구, 녹지생태도심으로 재탄생”한편 이날 서울시는 세운상가군을 단계적으로 철거하고 약 5만㎡ 대규모 도심공원을 조성하는 ‘세운재정비 촉진지구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4월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핵심사업으로 북악산에서 종묘와 남산을 잇는 도심 녹지축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세운지구 내 민간 재개발사업의 용적률·높이규제 완화로 확보한 개발이익으로 세운상가, 청계상가 등을 단계적으로 공원화하면 세운지구에 13.6만㎡ 크기의 녹지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서울시는 100만㎡ 이상 신산업 인프라를 공급하고 청계천과 도심공원 일대에는 1만 세대 도심 주거단지를 조성한다. 세운4구역 높이 계획 변경에 대해서 서울시는 “세운지구는 종묘문화재 보호구역으로부터 약 180m 이격돼 있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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