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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스트바가 유흥업소가 아니었다고?…‘방역사각’에 뒤늦은 수칙 적용

    호스트바가 유흥업소가 아니었다고?…‘방역사각’에 뒤늦은 수칙 적용

    유흥시설이지만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돼 24시간 영업이 가능했던 ‘호스트바’가 자정 이후 영업제한을 받게 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와 유전자증폭(PCR)검사 음성확인자만 출입을 허용하는 방역패스도 적용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유흥시설과 유사하게 운영하는데도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운영시간 제한없이 24시간 영업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호스트바와 춤추는 음식점에 강화한 방역수칙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흥시설과 다를 바 없는 호스트바가 그간 ‘일반음식점’ 처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법의 허점 탓이다.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2조는 ‘유흥종사자의 범위’를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로 한정하고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여성과 달리 남성은 ‘유흥접객원’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허술하고 시대착오적인 법 탓에 호스트바는 ‘유흥접객원’을 둔 유흥시설이 아닌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해 영업할 수 있다. 방역 당국이 이런 허점을 뒤늦게 발견하고 늑장 대처를 하는 바람에 다른 유흥업소들이 밤 12시 이후 영업제한, 방역패스를 적용받는 동안 호스트바만 ‘24시간 상시 영업’을 해왔다. 호스트바도 ‘유흥업소’에 포함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려는 노력은 수차례 이뤄졌지만, 매번 무산됐다. 2008년 조윤선 전 의원이 발의한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국회 검토보고서를 보면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유흥종사자가 ‘남자’는 불가능하고 ‘여자’만 가능하다는, 즉 ‘호스티스’는 허용되고 ‘호스트’는 금지된다는 현행 규정은 합리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음”고 판단했다. 당시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도 법 개정에 찬성했지만, 결국 이 법은 폐기됐다. ‘유흥종사자의 범위에 남성을 포함하면 남성 유흥종사자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돼 남성 호스트 고용에 따른 사회적 파장이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즉 법에서 남성도 유흥접객원으로 공식 인정하면 남성 유흥접객원을 양성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4년 강은희 전 의원도 같은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역시 폐기됐다. 이미 호스트바가 버젓히 영업하고 있는데도 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위생법 시행령은 35년 전인 1986년에 만들어졌다. 그간 호스트바가 피해온 건 방역수칙만이 아니다. 2012년 5월 부산시 수영구청은 호스트바 주점으로 건물을 임대한 건물 소유자에 대해 지방세법 시행령에 따라 건물의 취득세 등을 중과세했다. 그러나 2013년 12월 법원은 취득세부과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건물내에서 영업하고 있던 호스트바의 경우 일반적으로 남성이 유흥종사자로 일하는 점을 비춰볼 때 ‘부녀자’인 여성접객원을 둔 유흥주점이라고 할 수 없다”며 유흥주점 영업을 이유로 건물 소유주에게 중과세한 수영구청의 과세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 [속보] ‘국정농단’ 장시호·김종·차은택 재판 모두 다시

    [속보] ‘국정농단’ 장시호·김종·차은택 재판 모두 다시

    대법원 1부는 6일 삼성 등 대기업을 상대로 후원금을 부당하게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에 대해 2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징역1년 6개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강요 부분을 직권으로 판단해 대통령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지위에 기초해 기업 대표 등에게 특정 체육단체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을 요구한 행위가 강요죄에서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강요죄 성립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밝혔다. 장씨와 김 전 차관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삼성전자·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상대로 18억여원을 최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부당하게 지원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수사과정에서 장씨는 최씨의 ‘제2의 태블릿PC’를 특검에 제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급도우미’가 됐다. 또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차명폰’으로 긴밀히 연락한 사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제보를 하기도 했다. 1심은 장씨에 대해 “국정농단 사건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재판에 참여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적극 협조한 건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죄책이 대단히 무거워 그에 상응하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장씨가 문체부 공무원을 기망해 보조금을 받았다는 혐의는 무죄로 봐 1년6개월로 감형했다. 김 전 차관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최씨를 통해 차관의 지위를 공고히 할 목적으로 최씨의 사익 추구에 적극 협력했다”며 “이는 공직자로서 취할 태도가 전혀 아니며, 후세에 이런 행위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장씨는 2018년 11월 대법원의 구속취소결정으로 석방됐다. 지난 2016년 11월18일 긴급체포된 장씨는 같은달 21일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수감됐다. 같은해 12월8일 구속기소된 후 구속기간 6개월이 만료되며 2017년 6월8일 자정을 넘겨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그러나 지난해 12월6일 1심 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고, 2심에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으며 항소심이 선고한 징역 1년6개월의 형량을 모두 채운 것이다. 김 전 차관은 2018년 12월 구속기간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그동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도 대법원 판결로 2심 재판을 다시 받게됐다.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차 전 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징역 4년이 확정됐다.차 전 단장과 송 전 원장은 광고회사 컴투게더로부터 포스코계열 광고업체 포레카를 강탈해 모스코스에게 지분을 넘기도록 시도했지만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가 협박에 응하지 않아 실패한 혐의(강요미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모스코스는 최씨와 차 전 단장이 설립한 광고회사다. 차 전 단장은 자신의 측근 이동수씨를 KT가 전무로 채용하도록 하고, 이씨를 통해 최씨와 설립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KT가 광고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도 받았다. 앞서 1,2심은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밀접한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을 기회로 한 대표를 협박했다”며 차 전 단장에게 징역 3년을, 송 전 원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하고 3773만 9240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차 전 단장은 2018년 11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상고심 재판을 받았다. 차 전 단장과 함께 기소된 송 전 원장도 같은달 구속취소 결정이 내려져 석방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서도 파기환송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조국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적시돼 있지 않다고 들었다”

    조국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적시돼 있지 않다고 들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변호인 말로는 (자택 압수수색 영장에 자신이) 피의자로 적시돼 있지 않다는 말을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입건된 것으로 보이는 통보를 받은 일 없느냐’는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의 질의에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인 정경심 교수가) 소환에 불응하는 게 아니냐’는 질의에는 “소환에 언제든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부인은 문제가 있어서 검찰과 갈등이 있지만, 본인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느냐’는 질의에 조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또 ‘부인의 범죄 의혹 가운데 인정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의에는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가타부타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과거 조 장관이 ‘조윤선은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나’, ‘우병우도 자리에 내려와 수사를 받았다’고 자신의 SNS에 쓴 내용에 대한 현재 입장을 묻자 “당시 제가 교수 시절에 썼던 글인 것 같다”면서 “성찰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사 직원이 부인의 요청으로 자택에서 PC 하드디스크 2개를 교체할 때 (해당 직원과) 만난 게 사실이냐’는 질의에는 “퇴근하면서 얼굴을 본 것은 사실이고 의례적으로 인사했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보도에 났는데 정확한 사실관계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검사와 법무부 장관 조국입니다라고 통화한 게 사실이냐’는 질의에 “‘조국입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당시 장관이 아니라 자연인 남편으로서 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상 자택 소유자로서 압수수색에 참관할 권리가 있고,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속히 해달라고 말했느냐’는 질의에는 “그런 단어를 쓰지 않았고, 처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으니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특검 복덩이’ 장시호 8일 오전 0시 구치소에서 석방

    ‘특검 복덩이’ 장시호 8일 오전 0시 구치소에서 석방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 ‘특검 복덩이’라는 별명가지 얻었던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오는 8일 오전 0시 구치소에서 석방된다.지난해 12월 8일 재판에 넘겨진 정씨의 구속 기간은 7일 자정을 기해 만료된다. 이에 따라 장씨는 앞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장씨는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함께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 사장을 압박해 장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전자가 16억 2800만원을 후원하도록 강요(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하고, 영재센터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 기간이 곧 만료되는 장씨의 구속영장을 추가로 청구하지 않았다. 장씨가 예정대로 풀려나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구속자가 석방되는 첫 사례가 된다. 장씨는 특검팀에게 제2의 ‘최순실 태블릿PC’를 제공해 특검팀의 수사를 도왔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초 독일에 머물러 있던 이모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부탁을 받고 그의 짐을 옮겨주다가 또다른 태블릿PC를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장씨는 특검팀에 소환될 때마다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인사하거나, 낯을 익힌 부장검사나 특검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면 활기찬 목소리로 “부장님, 안녕하세요”라며 호칭까지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치소에 있는 여성 교도관에게는 팔짱을 끼고 “언니”라고 하는 등 살갑게 대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특검팀의 조사에서부터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는 다른 관련자들과 달리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했다. 한편 뇌물수수 혐의를 비롯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 작성을 지시하고 시행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는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의 이날 재판에 김기춘(78·구속기소)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공판 기록이 공개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속행공판을 열고 서류증거(서증) 조사를 진행한다. 증거 조사할 서류는 김 전 실장과 조윤선(51·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의 재판 기록이다. 특검팀과 검찰은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정부의 성향과 맞지 않은 문화·예술인 및 단체들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다고 보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새 정권 빨리 들어서 특단조치 있어야”… ‘동네북’ 문체부의 냉가슴

    [관가 인사이드] “새 정권 빨리 들어서 특단조치 있어야”… ‘동네북’ 문체부의 냉가슴

    “정권이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초토화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흘러나오는 속내다. 문체부가 관가의 ‘동네북’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한탄도 나온다. 복수의 고위직 인사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렇다. “헌재의 탄핵 결정일인 3월 10일 정부 국무위원부터 청와대 수석들까지 전부 기각된다고 봤어요. 그런데 탄핵이 되니 보수적인 공무원 사회에서 문체부 때문에 대통령이 탄핵됐다는 인식이 팽배해요. 문체부 공무원들이 일 처리를 제대로 못하고, 특별검사 수사에 협조해서 대통령 탄핵의 빌미를 줬다는 따가운 시선이 많습니다. 차라리 정권이 바뀌면 이 업보가 다 정리되지 않을까 생각까지 들 정도로 흉흉합니다. 탄핵이 기각됐으면 문체부 고위직들은 다 죽었을 거라는 말까지 할 정도이니까.”하위직의 체감도는 어떨까. A씨의 말이다. “행정자치부에 (문체부 공무원들이) 단단히 찍혔다는 얘기가 파다합니다. 심지어 이런 조직(문체부)이 왜 필요하냐는 비아냥과 막말을 들었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화융성을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문체부 조직이 대폭 확대된 건 사실입니다. 이제 그 모든 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거죠.” #중요 정책은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줄줄이 연기 지난해 10월 JTBC의 최순실씨 태블릿 PC 첫 보도 후 본격화된 국정농단 사태부터 지난달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하기까지 미디어에 가장 많이 등장한 정부 부처가 문체부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로 김종덕 전 장관, 조윤선 전 장관, 정관주 전 1차관을 비롯해 김종 전 2차관까지 줄줄이 구속되며 문체부는 공무원들의 최고 인기 부처에서 기피 부처로 추락했다. 지난 1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문체부 공무원들의 트라우마는 쉽사리 극복되지 않는다. 문체부는 1월부터 감사원의 고강도 감사를 받았다. 당초 2월 말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감사는 기간이 연장돼 지난달 중순에야 마무리됐다. 문체부에 들이닥친 감사반 규모는 30여명.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송수근 장관 직무대행뿐 아니라 실·국장 상당수와 주요 과장부터 실무자들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감사원 감사 결과는 5월 대선이 끝난 후 새 정부 출범 때 발표될 것으로 문체부 공무원들은 전망한다. 부처 내에서는 파면, 면직, 정직 등 중징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국정농단이 관련된 사업뿐 아니라 매년 관행적으로 집행됐던 사업까지 모두 조사를 받고 다 뒤집어지면서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상적인 업무뿐 아니라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사안이 있는지 없는지 자기검열을 할 정도로 예민하다”며 “중요 정책 결정도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줄줄이 딜레이됐다”고 전했다. 문체부 조직의 의사 결정도 국정농단 이전과 이후로 변화가 뚜렷하다. 1·2차관의 투톱 체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일방적인 결정과 지시 문화는 대폭 사라졌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실장급 인사는 “과거의 ‘톱 다운’ 방식보다는 실장부터 국장, 과장, 사무관까지 한자리에 모여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집단적 의사결정이 많아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정농단으로 문제가 된 국실의 경우 상당수가 검찰-특검-감사원 조사에 이어 재판 증인 출석까지 시달리며 일부 직원들은 스트레스로 공황 증상과 소화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주기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는 과장급 B씨는 “겉으로는 쉬쉬하지만 조직 자체가 망가져 곪을 대로 곪은 상태”라며 “어떤 방식이로든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굴레와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부 통신망에 자성·비판 글 한 건도 없어 국정농단이 불거진 이후부터 현재까지 문체부 내부 통신망의 직원 게시판에 자성이나 비판하는 내용의 글은 단 한 건도 올라오지 않았다. 겉으로 표출하지 않을 뿐 조직에 대한 극도의 냉소적 분위기는 짙다. 또 다른 과장급인 C씨는 “조 전 장관이 구속될 때도,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할 때도 고위직 중에서 문체부 직원들에게 책임지거나 참회하는 모습을 보인 인사는 아무도 없다”며 “조직이 보호해 줄 것도 아니고, 조직 내 상하 관계에서조차 누가 누구를 신뢰하고 지시를 따르겠느냐는 불신과 냉소가 팽배해 있다”고 토로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영상) 박근혜 대통령, 정규재TV 인터뷰

    (영상) 박근혜 대통령, 정규재TV 인터뷰

    지난달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경제신문의 정규재 주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일 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열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로 특정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주필은 25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유튜브 방송 ‘정규재TV’에 통해 박 대통령과 진행한 약 59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정규재TV-박 대통령의 육성 반격’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영상은 https://www.youtube.com/user/Thejkjtv/featured에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정 주필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사건 이후 전개된 촛불집회,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특검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아래는 한국경제가 정리한 인터뷰 대화 내용 전문이다.▷엊그제 국립서울현충원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항상 설 전에는 현충원에 가서 참배하고 부모님을 찾아뵙습니다. 이번에는 착잡한 심정으로 다녀왔습니다. 말씀도 좀 오래 드렸습니다.”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다 말씀 드릴 수 없지 않겠습니까.” ▷최근 국회에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아무리 심해도 넘어서면 안 되는 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무 거리낌도 없고, 죄 의식도 없이 쉽게 하는 걸 보면서 한국정치의 현주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탄핵을 요구한 국민들은 ‘우리의 지도자가 왜 최순실 씨한테 놀아났나, 혹시 판단능력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청와대에서 굿을 하거나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됐다는 소문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 절망감이 반영된 것 아닐까요. “향정신성 약품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 것 근처에 가 보지도 않았습니다. 굿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허황된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냈다면 탄핵근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왜 정정보도 요청이나 소송, 그리고 반론권이라든지 이런 절차가 작동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설도 있지 않습니까. “(소문이나 각종 유언비어 등이) 한번 만들어져서 바람이 만들어지면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미 짜여진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는 받아들이지 않는 풍조가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라도 할 수 있지. 그때는 뭘 해도 ‘그건 아니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일부 방송에서 최씨가 연설을 첨삭했다고 폭로했을 때 이를 일부 시인하셨습니다. 일련의 대국민사과가 그 이후 수없이 쏟아진 의혹을 모두 시인해버린 측면도 있다고 보는데요. “우리 사회에서는 사과를 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때 사과를 한 것은 연설문의 표현이나 홍보적 관점에서 (조언을) 받아들인 게 전부인데 저렇게 어마어마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몰랐던 이야기, 가령 최씨가 사익을 취했다거나 하는 것에 대해 ‘나의 불찰이다,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정윤회씨와의 밀애설도 나왔습니다. “품격 떨어지고 민망한 이야기입니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정씨는 오래전에, 제가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에 다른 사정으로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그 이후에 만난 적이 없습니다. 사실에 근거가 없는 거짓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는 걸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씨와 다른 이유로 오래전에 떠났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밝힐 수 없습니까.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최씨와 고영태씨의 관계를 아십니까. “고영태 씨의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정유라에 대해서도 허다한 소문이 있습니다. 정유라가 대통령의 딸이라고 말입니다. “품격 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끔찍한 거짓말, 저질스런 거짓말입니다.” ▷정유라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입니까. “어릴 때 봤습니다. 정유연에서 개명했다고 들었는데 저는 최근까지 유연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최순실 씨가 최서원으로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특검에서는 최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라고 했습니다.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십니까. “그런 것 없습니다.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경제공동체라는 것은 엮어도 너무 엮은 것입니다.” ▷최순실씨가 국정농단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최씨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교육문화수석 등을 통해 대통령 뒤에서 조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인정하십니까. “아닙니다. 국정농단이 인사, 기밀누설, 정책 등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정책과 기밀누설은 말이 안됩니다. 인사는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천거를 받아 최적 인물을 찾게 되는데 공식라인에도 있고 다른 곳에서도 추천을 합니다. 물론 추천을 받아도 절차가 있어서 검증을 하고 비교해 보고 이 사람이 잘 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인사를 합니다. 인사는 한두 사람이 원한다고, 천거한다고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최씨가 인사를 천거하는 과정에서 문화부외에 다른 부처는 없었습니까. “문화 쪽 외에는 없습니다.” ▷최씨가 인사 추천을 할 때 직접 최씨와 말을 하셨습니까. 아니면 인사 비서라인을 통해 이뤄졌습니까. “비서관을 통해 합니다.” ▷대통령으로서 막아야할 것을 놓치지 않았냐. 다시 말해 개인의 윤리는 충실했는데 대통령으로서의 윤리에 대해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잘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씨가 여러 회사를 만들었는데요. 이런 것을 모르셨습니까. “네 몰랐습니다.” ▷특검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 건 개인적으로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블랙리스트에 대해 알지 못합니까. “모르는 일입니다.” ▷이른바 개혁의 대상인 국회와 언론, 노조 검찰 이른바 4대 세력이 동맹군을 만들어 대통령을 포위하고 침몰시키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허황된 이야기가 떠돌다 보니 그걸 사실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있었고, 개혁추진에 반대세력도 있었고,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도 합류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그동안 추진해온 노동개혁과 같은 개혁과제가 잊혀지는 거 아닐까요. “개혁을 할 엄두가 날까요. 영원히 물건너 갈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누군가가 언론 뒤에서 자료를 주거나, 굳이 음모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뒤에서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동안 진행 과정을 추적해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점을 지울 수 없습니다.” ▷혹시 배후로 지목되는 구체적인 인물이라도 있습니까. “말씀 드리기 좀 그렇습니다. 어쨌든 우발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가 공정하다고 보십니까.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재판받는 입장에서 제가 함부로 말씀드리기는 그렇습니다.” ▷헌재 변론에 출석하십니까? 특검수사는 언제 받을 계획입니까. “헌재 출석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습니다. 특검수사는 받을 계획입니다. 시기와 장소를 조율중입니다.” ▷촛불시위는 광우병 시위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둘 다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 ▷광화문 촛불시위에 직접 나가셔서 직접 육성으로 (억울함 등을) 말할 계획은 없습니까. “그럴 생각 없습니다.” ▷요즘에는 태극기 집회 참여인원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참가인원수가 촛불시위보다 많아졌다고 합니다. 위로를 좀 받으십니까. “그분들이 눈 날리고, 추운 날씨에 계속 나오시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가슴이 좀 미어지는 심정입니다.” ▷태극기 집회 현장에 가실 생각은요. “태극기 시위에도 갈 계획이 없습니다.” ▷재임 중에 중요한 선택을 많이 하셨는데 ‘나의 이런 선택은 기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게 있습니까. 혹자는 개성공단 폐쇄도 최씨가 주도했다고 합니다. “정말 어이가 없는 말입니다. 국가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통진당 해산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재정관리를 잘 하고 경제 펀더멘털을 잘 관리해서 국가신용등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인정한 겁니다. 또 취임하면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삼아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블룸버그의 혁신지수에서 우리나라가 4년 연속 1등을 했습니다.” ▷탄핵이 없었더라면 지금 어떤 정책에 매진하고 있었을까요. 아쉬움이 많을텐데요. “대북정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24개 핵심 개혁과제를 뿌리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중국이 우리나라를 협박하는 양상입니다. 사드 문제는 중국과 합의할 수 있었다고 보십니까. “중국과도 사드 문제와 관련해 많은 소통을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사드는 우리가 추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드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영토와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어 시스템입니다. 이걸 안 하겠다고 하면 그게 잘못된 나라입니다.” ▷대통령 탄핵 소추가 중국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는지. “대통령 권한이 정지돼 있어 대응하기 어려웠습니다. 국가가 잘산다는 게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풍요를 누려야 합니다. 하지만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 더 우선입니다. 경제적으로만 잘살고 근본적으로 주권을 지키지 못하면 그건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세계 경제와 안보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에 잘 대응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헤쳐나갈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이 잘 보이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예전 한나라당이 차떼기 파동으로 천막당사를 경험한 적도 있지만 요즘 새누리당은 더 철저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나 회사 등 사회에는 많은 단체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지 여러분이라고 부르는 단체는 정당이 유일합니다. 정당은 같은 신념과 가치관, 안보관, 역사관, 경제관을 공유하는 사람이 모여 만들어진 정치결사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 정당은 해체됩니다. 결사체다운 요건이 갖춰지지 못하면 정당은 유지하기 힘듭니다. 선거에서 표만 얻기를 위하거나 집단의 이해관계로 만들어진 정당은 힘을 쓸 수도 없습니다.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할 수도 없어요. 위기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새누리당도 이런 기조하에 평가돼야 합니다. 이런 둥지가 튼튼해지면 대선후보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정치권은 대통령 탄핵을 기정사실화하고 대권 레이스에 들어갔습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정도로 나쁜 짓을 한 건가요. “지금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입장은 아닙니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가 많습니다. 이번에 혹독하게 고생하고 계신데 후보들에게 한마디 팁을 준다면. “(대선 후보들이) 그것도 모르고 대선 후보로 나왔겠습니까.” ▷대통령께서 소통이 잘 안 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저녁에는 주로 무엇을 하셨나요. 소문처럼 정말 드라마 보시는 게 맞습니까. “드라마를 많이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서류는 항상 봐야 합니다. 시간날 때마다 저녁 때도 보고, 필요하면 주말에도 그걸 갖고 물어보기도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기도 하고, 계속 생각하면서 협의하고….” ▷독대하고 나온 다음에 특혜를 봤다거나 하는 식의 뒷말이 생기는 것을 우려한 것인가요. “그럴 수 있겠죠?”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집요한 의혹 제기에는 여성 비하 의식이 포함됐다고 생각하나요. “그렇습니다. 여성이 아니면 그런 식으로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여러 나라를 다녔는데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나라가 많습니다. 동북아시아에는 거의 없어요. 여러 나라를 방문해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을 냈다는 것에 놀라워하고 높이 평가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외국인들이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을 것입니다.” ▷영국 메이 총리, 독일 메르켈 총리 등은 일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비교해볼 때 느낀 바가 있나요. 스스로 대처나 메르켈을 리더십 모델로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모두 훌륭한 여성 지도자입니다. 한국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저 나름대로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나름대로 고민하고 쌓아온 것입니다.”▷대북 관계 개선을 시도할 생각은 없었나요. “시도해봤는데 그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미사일과 핵으로 돌아왔어요. 대북 압박 제재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동참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대북 관계 개선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이 효과를 낼 거라 생각하십니까. “국제사회 제재가 북한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습니다. 열 길을 파면 물이 나오는데 마지막 한길을 남겨 놓고 안 파서 물이 안 나오면 소용이 없습니다.” ▷탄핵이 기각되면 그동안 잘못된 것은 바로 잡혀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검찰권의 과잉문제라든가 부풀려진 언론보도 등을 바로 잡는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서 국민과 우리나라가 이렇게 돼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생업에만 종사하며 살았는데… 그런 공감대 하에서 국민들이 이렇게 건전하게 나아가야겠다는 쪽으로 힘을 모아 발전된 나라가 돼야합니다. 지도자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과연 무엇이었습니까. “오랜 시간동안 알아왔습니다. 혼자 지내면서 소소하게 심부름하면서 곁에서 저를 충실히 도와준 사람입니다. 그러던 중 제가 몰랐던 일이 터졌습니다. 최순실 씨가 사익을 추구했다거나 국정을 개입했다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몰랐던 불찰입니다.” ▷국민들에게 드리는 싶은 말씀 있다면. “지난 선거 때 1500만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지지해주셔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보답을 못드려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여러 가지를 마무리하면서 좀 더 완성시켜 나가야 할 일이 많은데 답답합니다. 그것보다도 너무나 허황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고 하고 카더라 같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덮여 있습니다. 그러한 소문들이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과정이 일상화됐습니다. 너무 많은 허구 속에서 오해를 받는 것이 속상하고 힘들지만 그것도 내 잘못인 아닌가 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또 국민들이 이런 와중에서도 지지를 보내주고 응원하는데 대해 힘들지만 힘이 납니다. 저는 철들 때부터 나라에 도움이 되고 국익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내도록 그것만 생각하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것만이 생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명절 인사를 드리기에 적합할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국민 여러분이라도 오붓한 분위기에서 즐거운 명절보내시길 바랍니다.” 사진 영상=정규재TV, Thejkjtv 유튜브 채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 朴대통령 ‘정규재TV’ 인터뷰 “탄핵, 오래 전부터 기획된 느낌”

    [전문] 朴대통령 ‘정규재TV’ 인터뷰 “탄핵, 오래 전부터 기획된 느낌”

    지난달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경제신문의 정규재 주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일 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열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로 특정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주필은 25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유튜브 방송 ‘정규재TV’에 통해 박 대통령과 진행한 약 59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정규재TV-박 대통령의 육성 반격’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영상은 https://www.youtube.com/user/Thejkjtv/featured에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정 주필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사건 이후 전개된 촛불집회,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특검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아래는 한국경제가 정리한 인터뷰 대화 내용 전문이다.    ▷엊그제 국립서울현충원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항상 설 전에는 현충원에 가서 참배하고 부모님을 찾아뵙습니다. 이번에는 착잡한 심정으로 다녀왔습니다. 말씀도 좀 오래 드렸습니다.”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다 말씀 드릴 수 없지 않겠습니까.”    ▷최근 국회에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아무리 심해도 넘어서면 안 되는 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무 거리낌도 없고, 죄 의식도 없이 쉽게 하는 걸 보면서 한국정치의 현주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탄핵을 요구한 국민들은 ‘우리의 지도자가 왜 최순실 씨한테 놀아났나, 혹시 판단능력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청와대에서 굿을 하거나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됐다는 소문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 절망감이 반영된 것 아닐까요.  “향정신성 약품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 것 근처에 가 보지도 않았습니다. 굿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허황된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냈다면 탄핵근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왜 정정보도 요청이나 소송, 그리고 반론권이라든지 이런 절차가 작동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설도 있지 않습니까.  “(소문이나 각종 유언비어 등이) 한번 만들어져서 바람이 만들어지면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미 짜여진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는 받아들이지 않는 풍조가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라도 할 수 있지. 그때는 뭘 해도 ‘그건 아니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일부 방송에서 최씨가 연설을 첨삭했다고 폭로했을 때 이를 일부 시인하셨습니다. 일련의 대국민사과가 그 이후 수없이 쏟아진 의혹을 모두 시인해버린 측면도 있다고 보는데요.  “우리 사회에서는 사과를 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때 사과를 한 것은 연설문의 표현이나 홍보적 관점에서 (조언을) 받아들인 게 전부인데 저렇게 어마어마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몰랐던 이야기, 가령 최씨가 사익을 취했다거나 하는 것에 대해 ‘나의 불찰이다,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정윤회씨와의 밀애설도 나왔습니다.  “품격 떨어지고 민망한 이야기입니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정씨는 오래전에, 제가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에 다른 사정으로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그 이후에 만난 적이 없습니다. 사실에 근거가 없는 거짓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는 걸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씨와 다른 이유로 오래전에 떠났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밝힐 수 없습니까.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최씨와 고영태씨의 관계를 아십니까.  “고영태 씨의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정유라에 대해서도 허다한 소문이 있습니다. 정유라가 대통령의 딸이라고 말입니다.  “품격 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끔찍한 거짓말, 저질스런 거짓말입니다.”    ▷정유라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입니까.  “어릴 때 봤습니다. 정유연에서 개명했다고 들었는데 저는 최근까지 유연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최순실 씨가 최서원으로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특검에서는 최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라고 했습니다.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십니까.  “그런 것 없습니다.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경제공동체라는 것은 엮어도 너무 엮은 것입니다.”    ▷최순실씨가 국정농단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최씨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교육문화수석 등을 통해 대통령 뒤에서 조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인정하십니까.  “아닙니다. 국정농단이 인사, 기밀누설, 정책 등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정책과 기밀누설은 말이 안됩니다. 인사는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천거를 받아 최적 인물을 찾게 되는데 공식라인에도 있고 다른 곳에서도 추천을 합니다. 물론 추천을 받아도 절차가 있어서 검증을 하고 비교해 보고 이 사람이 잘 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인사를 합니다. 인사는 한두 사람이 원한다고, 천거한다고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최씨가 인사를 천거하는 과정에서 문화부외에 다른 부처는 없었습니까.  “문화 쪽 외에는 없습니다.”    ▷최씨가 인사 추천을 할 때 직접 최씨와 말을 하셨습니까. 아니면 인사 비서라인을 통해 이뤄졌습니까.  “비서관을 통해 합니다.”    ▷대통령으로서 막아야할 것을 놓치지 않았냐. 다시 말해 개인의 윤리는 충실했는데 대통령으로서의 윤리에 대해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잘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씨가 여러 회사를 만들었는데요. 이런 것을 모르셨습니까.  “네 몰랐습니다.”    ▷특검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 건 개인적으로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블랙리스트에 대해 알지 못합니까.  “모르는 일입니다.”    ▷이른바 개혁의 대상인 국회와 언론, 노조 검찰 이른바 4대 세력이 동맹군을 만들어 대통령을 포위하고 침몰시키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허황된 이야기가 떠돌다 보니 그걸 사실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있었고, 개혁추진에 반대세력도 있었고,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도 합류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그동안 추진해온 노동개혁과 같은 개혁과제가 잊혀지는 거 아닐까요.  “개혁을 할 엄두가 날까요. 영원히 물건너 갈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누군가가 언론 뒤에서 자료를 주거나, 굳이 음모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뒤에서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동안 진행 과정을 추적해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점을 지울 수 없습니다.”    ▷혹시 배후로 지목되는 구체적인 인물이라도 있습니까.  “말씀 드리기 좀 그렇습니다. 어쨌든 우발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가 공정하다고 보십니까.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재판받는 입장에서 제가 함부로 말씀드리기는 그렇습니다.”    ▷헌재 변론에 출석하십니까? 특검수사는 언제 받을 계획입니까.  “헌재 출석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습니다. 특검수사는 받을 계획입니다. 시기와 장소를 조율중입니다.”    ▷촛불시위는 광우병 시위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둘 다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    ▷광화문 촛불시위에 직접 나가셔서 직접 육성으로 (억울함 등을) 말할 계획은 없습니까.  “그럴 생각 없습니다.”    ▷요즘에는 태극기 집회 참여인원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참가인원수가 촛불시위보다 많아졌다고 합니다. 위로를 좀 받으십니까.  “그분들이 눈 날리고, 추운 날씨에 계속 나오시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가슴이 좀 미어지는 심정입니다.”    ▷태극기 집회 현장에 가실 생각은요.  “태극기 시위에도 갈 계획이 없습니다.”    ▷재임 중에 중요한 선택을 많이 하셨는데 ‘나의 이런 선택은 기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게 있습니까. 혹자는 개성공단 폐쇄도 최씨가 주도했다고 합니다.  “정말 어이가 없는 말입니다. 국가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통진당 해산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재정관리를 잘 하고 경제 펀더멘털을 잘 관리해서 국가신용등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인정한 겁니다. 또 취임하면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삼아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블룸버그의 혁신지수에서 우리나라가 4년 연속 1등을 했습니다.”    ▷탄핵이 없었더라면 지금 어떤 정책에 매진하고 있었을까요. 아쉬움이 많을텐데요.  “대북정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24개 핵심 개혁과제를 뿌리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중국이 우리나라를 협박하는 양상입니다. 사드 문제는 중국과 합의할 수 있었다고 보십니까.  “중국과도 사드 문제와 관련해 많은 소통을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사드는 우리가 추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드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영토와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어 시스템입니다. 이걸 안 하겠다고 하면 그게 잘못된 나라입니다.”    ▷대통령 탄핵 소추가 중국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는지.  “대통령 권한이 정지돼 있어 대응하기 어려웠습니다. 국가가 잘산다는 게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풍요를 누려야 합니다. 하지만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 더 우선입니다. 경제적으로만 잘살고 근본적으로 주권을 지키지 못하면 그건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세계 경제와 안보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에 잘 대응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헤쳐나갈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이 잘 보이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예전 한나라당이 차떼기 파동으로 천막당사를 경험한 적도 있지만 요즘 새누리당은 더 철저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나 회사 등 사회에는 많은 단체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지 여러분이라고 부르는 단체는 정당이 유일합니다. 정당은 같은 신념과 가치관, 안보관, 역사관, 경제관을 공유하는 사람이 모여 만들어진 정치결사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 정당은 해체됩니다. 결사체다운 요건이 갖춰지지 못하면 정당은 유지하기 힘듭니다. 선거에서 표만 얻기를 위하거나 집단의 이해관계로 만들어진 정당은 힘을 쓸 수도 없습니다.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할 수도 없어요. 위기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새누리당도 이런 기조하에 평가돼야 합니다. 이런 둥지가 튼튼해지면 대선후보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정치권은 대통령 탄핵을 기정사실화하고 대권 레이스에 들어갔습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정도로 나쁜 짓을 한 건가요.  “지금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입장은 아닙니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가 많습니다. 이번에 혹독하게 고생하고 계신데 후보들에게 한마디 팁을 준다면.  “(대선 후보들이) 그것도 모르고 대선 후보로 나왔겠습니까.”    ▷대통령께서 소통이 잘 안 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저녁에는 주로 무엇을 하셨나요. 소문처럼 정말 드라마 보시는 게 맞습니까.  “드라마를 많이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서류는 항상 봐야 합니다. 시간날 때마다 저녁 때도 보고, 필요하면 주말에도 그걸 갖고 물어보기도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기도 하고, 계속 생각하면서 협의하고….”    ▷독대하고 나온 다음에 특혜를 봤다거나 하는 식의 뒷말이 생기는 것을 우려한 것인가요.  “그럴 수 있겠죠?”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집요한 의혹 제기에는 여성 비하 의식이 포함됐다고 생각하나요.  “그렇습니다. 여성이 아니면 그런 식으로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여러 나라를 다녔는데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나라가 많습니다. 동북아시아에는 거의 없어요. 여러 나라를 방문해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을 냈다는 것에 놀라워하고 높이 평가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외국인들이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을 것입니다.”    ▷영국 메이 총리, 독일 메르켈 총리 등은 일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비교해볼 때 느낀 바가 있나요. 스스로 대처나 메르켈을 리더십 모델로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모두 훌륭한 여성 지도자입니다. 한국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저 나름대로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나름대로 고민하고 쌓아온 것입니다.”    ▷대북 관계 개선을 시도할 생각은 없었나요.  “시도해봤는데 그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미사일과 핵으로 돌아왔어요. 대북 압박 제재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동참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대북 관계 개선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이 효과를 낼 거라 생각하십니까.  “국제사회 제재가 북한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습니다. 열 길을 파면 물이 나오는데 마지막 한길을 남겨 놓고 안 파서 물이 안 나오면 소용이 없습니다.”    ▷탄핵이 기각되면 그동안 잘못된 것은 바로 잡혀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검찰권의 과잉문제라든가 부풀려진 언론보도 등을 바로 잡는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서 국민과 우리나라가 이렇게 돼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생업에만 종사하며 살았는데… 그런 공감대 하에서 국민들이 이렇게 건전하게 나아가야겠다는 쪽으로 힘을 모아 발전된 나라가 돼야합니다. 지도자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과연 무엇이었습니까.  “오랜 시간동안 알아왔습니다. 혼자 지내면서 소소하게 심부름하면서 곁에서 저를 충실히 도와준 사람입니다. 그러던 중 제가 몰랐던 일이 터졌습니다. 최순실 씨가 사익을 추구했다거나 국정을 개입했다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몰랐던 불찰입니다.”    ▷국민들에게 드리는 싶은 말씀 있다면.  “지난 선거 때 1500만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지지해주셔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보답을 못드려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여러 가지를 마무리하면서 좀 더 완성시켜 나가야 할 일이 많은데 답답합니다. 그것보다도 너무나 허황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고 하고 카더라 같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덮여 있습니다. 그러한 소문들이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과정이 일상화됐습니다. 너무 많은 허구 속에서 오해를 받는 것이 속상하고 힘들지만 그것도 내 잘못인 아닌가 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또 국민들이 이런 와중에서도 지지를 보내주고 응원하는데 대해 힘들지만 힘이 납니다. 저는 철들 때부터 나라에 도움이 되고 국익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내도록 그것만 생각하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것만이 생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명절 인사를 드리기에 적합할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국민 여러분이라도 오붓한 분위기에서 즐거운 명절보내시길 바랍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탄핵반대 집회…김진태 “좌파들이 판사 신상 터니까 조윤선·김기춘 구속”

    탄핵반대 집회…김진태 “좌파들이 판사 신상 터니까 조윤선·김기춘 구속”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제13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도 열렸다. 이날 오후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한 쪽에 마련된 ‘대통령께 러브레터 보내기’ 부스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편지를 쓰기도 했다. 집회에서 발언자들은 이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것에 대해서는 환영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좌파들이 조 판사 신상을 터니까 이번 판사는 겁이 나서 조윤선과 김기춘을 구속했다”면서 “세계적 기업 삼성(의 이 부회장)을 마구 구속하려고 안달이 났는데, 경제보다 정의가 중요하다는데 이것 웃기는 이야기 아닙니까”이라고 말했다.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은 “판사가 종북세력의 협박에 못이겨 판단이 왔다갔다 해 정의로운 판사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판사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헌법재판관들은 조작된 증거가 아니라 법과 진짜 증거에 따라 판결해 사법부의 권위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헌법재판소가 촛불이 두려워 잘 못 판단할 수 있다”면서 “탄핵이 인용되면 그때는 폭동이 일어날 것이고 우리가 혁명 주체 세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수논객 변희재씨는 “손석희(JTBC 사장)가 뉴스에서 한 번만 더 태블린PC 조작 얘기하면 소송을 하겠다고 했으나 내가 이번주에 기자회견까지 했는데 아직 소송은 커녕 항의전화 한 번 없다”면서 “이는 (태블릿PC 보도가) 조작이 맞기 때문이다. 오는 수요일 손석희(JTBC 사장)를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윤선 PC에 블랙리스트 지시 흔적… 김기춘 ‘총괄기획’ 포착

    조윤선 PC에 블랙리스트 지시 흔적… 김기춘 ‘총괄기획’ 포착

    “‘다이빙벨’ 상영 부산영화제 김기춘, 예산 전액 삭감 지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전달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72)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로 소환되면서 블랙리스트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은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지만 관계자 진술과 물증 등을 통해 이들이 블랙리스트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이 2014년 ‘다이빙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예산을 전액삭감하라는 지시를 문체부에 내렸다는 관계자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이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이를 만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이 단독으로 이를 주도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날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와 함께 박 대통령 지시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해당 명단의 작성 배경에는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입김도 작용했을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 명단이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작성,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로 내려가 실행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남긴 회의 노트에는 김 전 실장이 좌파 성향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을 배척하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실제 정부의 세월호 참사 대응을 비판한 ‘다이빙벨’을 거론하며 “문화예술계의 좌파적 책동에 전투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한 것도 노트에 포함돼 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전 실장을 상대로 블랙리스트와 문체부 1급 공무원 사표수리 지시 등 의혹 외에 그동안 제기된 여타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특검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일부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포착됐으나 조사 도중 긴급체포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블랙리스트의 전달과 이행에 있어 실무진과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장관의 컴퓨터에서 그의 지시를 받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정황을 알 수 있는 다수의 흔적들이 발견된 것으로도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두 사람의 조사 이후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하고 블랙리스트 수사를 일단락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 개입 의혹이 거론돼 왔지만 이에 대해서도 당장은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검팀은 최근 이병기(전 국정원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의 독대/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의 독대/최광숙 논설위원

    1996년 정보통신부를 출입할 당시 김영삼(YS)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배석자 없이 이석채 정보통신부 장관과 독대했다는 기사를 써 정통부가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당시 모 차관은 “대통령에게 보고할 말씀 자료를 쓰는 자신이 모르는 장관의 대통령 독대는 있을 수 없다”고 펄쩍 뛰었다. 하지만 이 기사는 청와대 관계자가 확인해 준 내용이었다. 당시 정통부에서 문민정부의 최대 이권 사업으로 불린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 작업을 했기에 이들의 회동은 관심을 끌었다. 이 장관은 ‘소통령’이라 불리던 YS의 차남 현철씨와 같은 경복고 출신으로 ‘현철 라인’으로 불렸다. 훗날 검찰의 PCS 사업자 선정 비리 수사에서 이 장관은 무죄를 받았지만 현철씨는 한솔그룹으로부터 20억원의 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감옥에 갔다. 대통령의 독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배석자가 있는 경우와 배석자 없는 ‘일대일’ 회동이다. 독대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강력한 통치 수단이다. 군사독재 시절 대통령은 국정원장 등과의 독대를 통해 정적(政敵) 등을 관리했다. 거꾸로 국정원장 등은 독대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기회로 활용했다. 이런 ‘밀실정치’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김대중(DJ) 정부 시절에는 ‘독대 매뉴얼’이 만들어졌다. 대통령과 총리의 독대에는 청와대 비서실장, 감사원장의 독대에는 민정수석, 국정원장의 독대에는 외교안보수석, 장관의 독대에는 관련 수석이 배석하는 등의 내용이었다. DJ 정부의 김중권 청와대 비서실장은 “비서실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독대를 하고, 긴급 현안이 발생하면 관저에도 수시로 올라가 독대를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수석들도 대통령에게 직접 독대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했다. DJ는 비서실장이나 수석 등과의 독대가 바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정원장의 보고 자체를 받지 않는 등 ‘독대 금지령’을 내렸다. ‘밀실 정치’를 통한 인치(人治)가 아닌 시스템으로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노무현 정부에서 일한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장관 입장에서는 남들이 모르는 얘기를 대통령과 하고 싶지만 그럴 기회가 없어 최고통치자와 생각이 달라도 설득할 수 없게 된다”며 독대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정무수석을 지낸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노태우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한 인사는 “이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정무수석을 수시로 따로 불렀으며 나 역시 필요하면 언제든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럼 지금 우리는 6공만도 못한 ‘불통 시대’에 살고 있는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韓·UAE, 형사사법 분야 협력 제도화

    한국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28일 형사사법공조 조약과 범죄인인도 조약 등 2건의 조약과 4건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며 국교를 다졌다. 이로써 두 나라는 수사·재판 자료를 서로 제공하는 한편 범죄인을 상호 인도하는 등 형사사법 분야 협력을 제도화하게 됐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면담을 가진 뒤 양국 관계 장관들이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서명식에는 우리 측에서 윤병세 외교부, 서남수 교육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공적개발 분야 및 에너지·청소년·고등교육 협력 등 4건의 MOU도 함께 체결됐다. 두 나라는 개발·에너지 분야 공동연구 및 인사교류 확대 등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 총리는 무함마드 왕세제와의 면담에서 “두 나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린 국제 허브로서 발전전략을 추진하고 혁신·첨단을 추구하는 등 공통점이 많아 실질 협력이 더욱 확대되고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양국 협력관계를 보면 마치 선조들의 실크로드가 환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화답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UAE 통합군 부총사령관이자 최고석유위원회(SPC) 위원으로 아부다비의 행정·재정·군사 업무를 장악하고 있다. 또 2030년까지 탈석유산업 다각화 등 아부다비의 중장기 발전 계획인 ‘아부다비 경제비전 2030’을 주관하고 있다. 아부다비 왕족 가운데 실력자이자 핵심적인 친한(親韓) 인사로 2009년 한국의 UAE 원전 수주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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