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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존석굴·팔공산 품은 군위… ‘대구 역사문화관광 1번지’ 뜬다

    삼존석굴·팔공산 품은 군위… ‘대구 역사문화관광 1번지’ 뜬다

    삼존석굴, 대구 유일 국보 자존심 인각사는 ‘삼국유사 체류형 관광’ 학소대와 더불어 ‘명승’ 지정 노력‘왕사남’ 엄흥도 진묘 확인도 추진팔공산엔 자연친화 숲속 야영장군위 시티투어 총 4개 코스 운영동대구~군위역 DRT 관광노선도 대구 유일의 ‘국보’와 국립공원 팔공산을 보유한 군위군이 ‘대구 역사문화관광의 1번지’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군은 2028년까지 삼국유사면 일연공원(13만 7000㎡) 일대에 ‘삼국유사 체류형 관광거점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지역 수요 맞춤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인구가 2만 2000여명인 군위는 대구 전체 인구(235만명)의 1%에 못 미치는 지역이지만 대구에서 제일가는 역사·문화·자연 자원을 자랑한다. 특히 부계면 남산리에는 대구의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인 아미타여래삼존석굴(국보 제109호)이 있다. 통일신라 초기 석굴사원의 원형을 보존해 세계적 보물로 평가받는 삼존석굴은 세계 유산인 경주 석굴암보다 조성 연대가 100여년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은 역사 문화 자원인 삼존석굴에 더해 일연공원 일대에 총사업비 35억원(국비 25억원 등)을 투입해 ▲캠핑장 ▲물놀이장 ▲숲속 놀이터 ▲삼국유사 테마로드 등 체험·휴식·캠핑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군은 이 사업을 통해 낡은 일연공원을 정비하고 군위댐·삼국유사테마파크·인각사·화본역·화산산성·김수환 추기경 생가 등 인근 관광자원과 연계해 삼국유사 체류형 관광거점을 구축할 방침이다. 군은 또 일연공원 인근 천년고찰 인각사(사적 제374호)의 체계적인 조사·보존 관리 및 관광자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1만 3302㎡인 사적지 범위를 6만 9992㎡로 확대하기 위해 국가유산청 신청 절차를 밟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군은 11차례 걸친 인각사 발굴 조사를 통해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건물지와 유구 등 606점의 유물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2023년과 2025년 인각사지 동쪽 100m 구릉 1823㎡ 등에 대한 발굴 조사 당시 국내에서도 매우 희귀한 통일신라 시대 구들식 기와가마가 발견되면서 사적지 확대 필요성이 강조됐다. 인각사는 고려 후기 대표적 고승인 일연(1206~1289)이 생애의 마지막 5년을 머물면서 민족의 고전인 ‘삼국유사’를 완성한 고찰이다. 신라 선덕여왕 11년(642)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기록과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기록 등 두 가지가 전해진다. 군은 인각사와 인근 학소대 일원 8만 8616㎡를 국가지정 자연유산인 ‘명승’으로 지정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학소대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수많은 백학이 서식한 것으로 전해지는 곳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로 인해 예로부터 시인 묵객들이 ‘음풍영월’(자연 경치를 시로 노래하며 즐김)하던 곳으로 알려졌다. 이 일대가 명승으로 지정되면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즐겨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군은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죽음을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또 다른 주인공 엄흥도의 발자취를 관광 자원화하기로 했다. 군은 우선 유산청에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충의공 엄흥도 묘소에 대한 진묘 진위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진묘로 확정되면 국가 지정 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진묘와 엄흥도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근 집터 등을 전국에 널리 알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단종을 향한 충절을 지킨 역사적 인물이 머문 지역이라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충신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국민에게 교훈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부계면 동산리 팔공산 일대 2만 7271㎡에는 자연친화형 숲속 야영장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군의 사업 유치로 국립공원공단이 내년까지 총사업비 50억 5900만원을 투입해 야영 데크 37곳을 비롯해 취사장, 샤워실, 화장실, 주차장 등을 조성한다. 또 전망대(2층), 숲속 놀이터(800㎡), 계곡 물놀이장 등 각종 편의시설도 마련된다. 야영장이 들어설 곳은 평균 해발 600m 정도로 일대는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지와 팔공산에서 발원한 물이 흐르는 동산계곡 등 천혜의 자연경관과 뛰어난 자연생태를 자랑한다. 대구 도심과 가까운데다 대구공항과 중앙선, 중앙고속도로·상주영천고속도로, 국도 5호선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연접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군은 기존 관광자원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그 중심에 ‘군위 시티투어’가 있다. 지난달부터 재개된 투어는 기본, 파크골프 A, 파크골프 B, 특별 등 총 4개 코스로 운영된다. 기본코스는 군위역에서 출발해 삼국유사테마파크, 화본마을, 충의공 엄흥도의 묘소, 삼존석굴, 혜원의 집(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을 거쳐 다시 군위역으로 돌아온다. 파크골프 A코스는 군위역에서 삼국유사파크골프장과 화산마을 등을 거친다. 화산마을은 해발 700m 청정지역에 자리 잡은 오지마을로 산과 강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관광객의 발길을 붙든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군위호의 윤슬과 화산풍력단지, 구름보다 높이 서서 바라보는 절경은 촬영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파크골프 B코스는 군위역과 군위읍 파크골프장, 사라온이야기마을, 군위전통시장, 김수환 추기경 공원 등으로 구성된다. 사라온이야기마을은 군위의 역사를 재현한 테마공원이다. 적라촌, 적라청, 적라골 3개의 테마로 옛 관아 본청과 검안소, 치안대의 모습과 서당과 주막, 성황골 점집, 동제당 등을 재현해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간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특별코스는 군위역에서 출발해 한밤마을과 사유원을 거쳐 군위역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운영된다. 사유원은 팔공산 지맥을 따라 조성된 약 33만 578㎡ 규모의 수목원이다. 올 하반기부터 군은 대구교통공사와 함께 도심 교통 거점인 동대구역과 군위를 연결하는 DRT(수요응답형 교통체계) 방식의 관광 노선도 운행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6년 관광 교통 촉진지역 공모’ 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비 4억원을 확보한 덕분이다.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노선은 ▲군위아미타삼존여래석굴-한밤마을-부계면 창평리-사유원 노선 ▲군위역-삼국유사테마파크-화본마을-사유원 노선 ▲화본마을-사유원 노선 등 3가지로 구성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보유한 군위는 TK신공항 건설과 중앙선 복선전철 군위역 신설로 약 1400만명의 배후 시장을 2시간 거리에 거느리는 등 차세대 관광 거점도시로 도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오늘 개막..다음달 19일까지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오늘 개막..다음달 19일까지

    충북도와 제천시가 공동주최하는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가 20일 오전 개막식을 시작으로 3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제천한방엑스포공원 등에서 다음 달 19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천연물과 함께 하는 세계, 더 나은 미래를 만나다’를 주제로 잡았다. 전시관은 한방천연물 주제 전시관, 한방천연물 산업관, 한방천연물 국제교류관, 한방천연물 체험관 등이 마련됐다. 주제전시관은 미디어아트 등을 통해 천연물의 정의와 가치, 역사와 현재, 미래 비전을 보여준다. 산업관은 국내 207개, 해외 30개 기업이 참가하는 비즈니스 전시 중심 공간이다. 의약품, 건강기능 보조식품, 화장품 등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과 기술이 소개된다. 기업 간 거래, 수출, 국내 유통 상담도 이뤄진다. 국제교류관은 국내외 천연물 및 약용자원 연구기관, 해외 협력 도시와 기업 등이 참여하는 국제홍보 및 정보교류 공간이다. 체험관은 과학예술체험존과 한방의료존으로 나눠 구성됐다. 한방의료존에선 세명대 부속 제천한방병원 전문 의료진 28명이 상주하며 하루 280명에게 침, 뜸 등을 무료 제공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천 약령시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야외 전시관도 운영된다. 제천지역의 대표 약초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국내외 관련 학회, 포럼, 세미나 등이 개최되고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매주 주제별 스페셜 무대와 추석 연휴 특별공연도 마련된다. 입장권 가격은 현장 판매 기준 일반 1만 2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이다. 엑스포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엑스포가 천연물 산업의 가치와 미래를 보여 줄 것”이라며 “엑스포를 통해 제천이 국내를 넘어 세계 천연물산업의 거점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포 조직위는 엑스포를 통해 생산유발효과 1207억원, 부가가치 647억원, 고용 2117명 등의 경제효과를 예상한다. 230억원의 수출계약도 기대한다. 제천은 조선시대 3대 약령시 가운데 하나로 오래전부터 약초와 한방의 중심지였다. 2005년에는 ‘약초웰빙특구’로 지정됐다. 2010년과 2017년에는 제천한방바이오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우수한약재 유통시설 등 다양한 천연물산업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 안성시, ‘대한민국 문화도시’ 최종 선정···수도권 ’유일‘

    안성시, ‘대한민국 문화도시’ 최종 선정···수도권 ’유일‘

    안성시가 수도권 유일의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최종 선정됐다. 대한민국 문화도시는 ‘지역중심 문화균형발전 선도사업’의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약 1년간의 예비사업과 컨설팅, 평가 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한다. 최종 선정된 도시는 3년간 본 사업을 운영하게 되며, 최대 200억 원(국비 100억 원, 지방비 1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안성시는 ▲안성맞춤 유기로 대표되는 [공예와 장인의 정체성]과 안성의 지리적 위치, 조선시대 번성했던 [안성장]의 위상과 의미성을 담아 <안성맞춤 장인․공예문화 유통의 도시, 문화도시 안성>을 사업 비전으로 설정하고 ▲안성문화장(Platform)을 통해 이루어지는 장인·공예문화 산업의 체계적인 순환시스템(생산-유통-소비)을 표현하는 핵심 슬로건인 <안성맞춤 장인·공예문화 플랫폼, 안성문화장>을 내세워 4개 분야 13개 사업을 짰다. 앞으로 안성시는 ‘[고급 + 대중] 문화예술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한 [안성맞춤 장인문화] 유통 거점도시로 성장’을 목표로 ▲문화 주체 양성 ▲문화경쟁력 강화 ▲문화 향유(거점)구축 ▲문화교류(유통) 확대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역 문화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은 지난 4년간 안성 시민의 각고의 노력 끝에 이뤄낸 결과인 만큼 모두가 염원했던 순간”이라며 “안성은 작년 ‘2025 동아시아 문화도시 대한민국’ 선정에 이어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까지 이뤄내며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문화력을 증명하였으며, 이러한 안성만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문화를 누리고, 문화로 누리는’ 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자산 산업화 박차… ‘전라도의 수도’ 위상 되찾겠다”

    “문화자산 산업화 박차… ‘전라도의 수도’ 위상 되찾겠다”

    “지속가능한 도시 전주가 되기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겠습니다.” 우범기 전북 전주시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주는 이제 다시 일어나야만 한다”며 도시 전체의 대변혁을 예고했다.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 거듭나기 위해 과감한 규제 완화, 속도감 있는 개발과 투자, 거시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책과 행정에 주저하지 않고 주요 사업들에 박차를 가해 신중하고 빠른 시정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우 시장과의 일문일답. -전주시는 어떤 도시인가. “후백제의 왕도이자 조선왕조의 본원이며 조선시대 3대 도시 중 하나였다. 위상이 추락하게 된 원인은 산업화에 뒤졌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일어나야 한다. 문화, 예술, 관광, 역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풍부한 유무형 자산들은 큰 강점이다. 매력적인 자원들을 산업화하고 미래의 100년 먹거리로 삼아 지속가능한 도시로 거듭날 때다.” -도시 발전 측면에서 전주시가 가진 문제점과 해결 방안은. “그동안 전주는 목표를 너무 낮게 잡고 그림을 작게 그렸다. 이제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 과감한 규제 완화, 속도감 있는 개발과 투자, 거시적인 정책으로 대변혁을 이뤄야 한다. 사람을 모으고 돈을 모으는 프로젝트로 전주의 위상을 되찾겠다.” -어떤 측면에서 전주시의 발전 가능성을 주목하는가. “전주는 지금까지 지키는 것에 급급했다. 무궁무진한 문화자산을 활용해 산업화하면 전주만의 고유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어느 도시보다 잘살 수 있다. 미래 첨단산업이 들어서기에도 어느 지역보다 적합한 도시다. 새만금~전주~김천 간 광역 교통망이 구축되면 전주는 호남과 영남을 잇는 거점도시이자 새만금 배후도시로 크게 성장할 것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의 발전 방향은. “‘전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를 목표로 위대한 도약을 위해 달리고 있다. 정책과 행정에 있어 주저하지 않겠다. 지지부진했던 주요 사업들에 박차를 가해 신중하고 빠른 시정을 펼치겠다. 지속가능한 도시 전주가 되기 위해 강한 경제를 기반으로 발전을 이끌어 변화된 전주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시민들은 전주시의 대변혁을 고대하고 있다. “전주는 변해야만 한다. 과감하게 부딪치고 도전해야 할 때다.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공 사례를 하나씩 만들겠다. 전주는 분명히 바뀌고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
  • ‘3대 아지매’ 아시나요… 부산, 그들의 애환 어린 ‘삶의 터展’

    ‘3대 아지매’ 아시나요… 부산, 그들의 애환 어린 ‘삶의 터展’

    산업화 시대 터전 지켜온 여성들해양문화·‘동래야류 탈’ 등도 전시6·25 피란수도 당시 사진·영상도부산에는 ‘3대 아지매’가 있다. 자갈치아지매, 재칫국(재첩국)아지매, 깡깡이아지매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의 혼란, 산업화 시대의 격동 속에서 강인한 생활력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삶의 터전을 지켜 온 여성들이다.자갈치아지매는 부산의 상징인 자갈치시장을 만들었다. 일제강점기에 최대 어항인 남항이 들어서자 바지런한 아지매들이 새벽마다 어선에서 싱싱한 생선을 받아 널빤지로 만든 좌대에 올려놓고 팔기 시작한 게 자갈치시장의 기원이다. 난리를 피해 인파가 구름처럼 몰려들던 1950년대 재첩국 행상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낙동강 하구에 지천으로 널린 재첩으로 끓인 재첩국 동이를 머리에 인 재칫국아지매들은 이른 아침부터 가파른 고갯길을 누볐다. 깡깡이아지매는 부산항 인근 영도구 대평동 일대의 수리조선업 종사자들이다. 배 표면이나 저장 탱크 내부에 슨 녹을 떼어 내는 작업을 할 때 망치로 두드리면 ‘깡깡’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부산 사람이 아니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2021 부산민속의 해’를 맞아 부산시와 함께 기획한 특별전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이다.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다각적으로 돌아보는 전시의 한 주제로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부산 여성들을 조명했다. 1970~1980년대 자갈치시장 풍경, 재첩국 행상을 촬영한 사진과 당시 대기업 회사원 월급보다 2배나 많았던 깡깡이아지매의 월급명세서 등 자료들을 비롯해 재첩 캘 때 쓰는 철재 거리, 깡깡이 망치 같은 작업 도구들을 볼 수 있다. 재칫국아지매가 실제 사용하던 재첩국 판매 리어카도 눈길을 끈다. 제주를 떠나 바깥물질을 가는 출항해녀 중 일부가 영도에 정착해 부산 해녀가 됐다. 국내 최초 잠수복 제작사인 부산 보온상사의 주문서, 잠수복 제작 도구 등이 흥미롭다.부산은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도시이지만 조선시대까지는 내륙인 동래가 중심이었다.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부산항이 근대 개항장으로 개발되면서 해양문화가 활성화돼 기존의 농경문화와 공존하게 됐다. 농사공동체의 민속놀이인 ‘동래야류 탈’, ‘수영야류 탈’과 더불어 해양문화인 ‘좌수영어방놀이’,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는 ‘동해안 별신굿’이 나란히 전승되고 있는 이유다. 이번 전시에선 조선시대 통신사와 왜관을 통해 일본과 교류했던 모습, 6·25전쟁 당시 피란수도에서 수출무역의 거점도시로 성장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역사를 보여 주는 사진과 영상, 유물들이 소개된다. 전시는 8월 30일까지이며, 이후 부산박물관에서 9월 14일부터 12월 5일까지 열린다.
  • 익숙한 듯 새로운 부산을 만나다…국립민속박물관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

    익숙한 듯 새로운 부산을 만나다…국립민속박물관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

    부산에는 ‘3대 아지매’가 있다. 자갈치아지매, 재칫국(재첩국)아지매, 깡깡이아지매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의 혼란, 산업화 시대의 격동 속에서 강인한 생활력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삶의 터전을 지켜 온 여성들이다. 자갈치아지매는 부산의 상징인 자갈치시장을 만들었다. 일제강점기에 최대 어항인 남항이 들어서자 바지런한 아지매들이 새벽마다 어선에서 싱싱한 생선을 받아 널빤지로 만든 좌대에 올려놓고 팔기 시작한 게 자갈치시장의 기원이다. 난리를 피해 인파가 구름처럼 몰려들던 1950년대 재첩국 행상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낙동강 하구에 지천으로 널린 재첩으로 끓인 재첩국 동이를 머리에 인 재칫국아지매들은 이른 아침부터 가파른 고갯길을 누볐다. 깡깡이아지매는 부산항 인근 영도구 대평동 일대의 수리조선업 종사자들이다. 배 표면이나 저장 탱크 내부에 슨 녹을 떼어 내는 작업을 할 때 망치로 두드리면 ‘깡깡’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부산 사람이 아니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2021 부산민속의 해’를 맞아 부산시와 함께 기획한 특별전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이다.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다각적으로 돌아보는 전시의 한 주제로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부산 여성들을 조명했다. 1970~1980년대 자갈치시장 풍경, 재첩국 행상을 촬영한 사진과 당시 대기업 회사원 월급보다 2배나 많았던 깡깡이아지매의 월급명세서 등 자료들을 비롯해 재첩 캘 때 쓰는 철재 거리, 깡깡이 망치 같은 작업 도구들을 볼 수 있다. 재칫국아지매가 실제 사용하던 재첩국 판매 리어카도 눈길을 끈다. 제주를 떠나 바깥물질을 가는 출항해녀 중 일부가 영도에 정착해 부산 해녀가 됐다. 국내 최초 잠수복 제작사인 부산 보온상사의 주문서, 잠수복 제작 도구 등이 흥미롭다.부산은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도시이지만 조선시대까지는 내륙인 동래가 중심이었다.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부산항이 근대 개항장으로 개발되면서 해양문화가 활성화돼 기존의 농경문화와 공존하게 됐다. 농사공동체의 민속놀이인 ‘동래야류 탈’, ‘수영야류 탈’과 더불어 해양문화인 ‘좌수영어방놀이’,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는 ‘동해안 별신굿’이 나란히 전승되고 있는 이유다. 이번 전시에선 조선시대 통신사와 왜관을 통해 일본과 교류했던 모습, 최초의 근대 개항장으로서 사람과 물자가 활발히 오갔던 풍경, 6·25전쟁 당시 피란수도에서 수출무역의 거점도시로 성장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역사를 보여 주는 사진과 영상, 유물들이 소개된다. 전시는 8월 30일까지이며, 이후 부산박물관에서 9월 14일부터 12월 5일까지 열린다.
  • 전주시, 한반도 시대별 야외 스튜디오 조성

    고조선부터 근현대까지 한반도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촬영할 수 있는 시대별 야외 스튜디오가 전북 전주시에 조성될 전망이다. 전주시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 역사 시대물 촬영 인프라를 조성해 서남권 대표 영상거점도시로 자리매김 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사업비 430억을 투입하는 K-Film 영화산업 조성사업은 영화 ‘기생충’ 세트장을 복원하고 역사 시대별 야외 스튜디오를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전주영화종합촬영소 부지 인근 3만㎡를 매입해 전체 부지를 7만 9500㎡로 확장할 방침이다. 이곳에는 고대(고조선, 삼국)부터 고려, 조선, 대한제국기, 근현대(50년~80년)까지 한반도 역사를 상징하는 스튜디오를 두루 조성해 영화제작 명소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경남에 조선시대, 근현대 세트장만 있을 뿐 고려시대를 비롯한 시대별 야외 스튜디오를 모두 갖춘 곳이 전국 어느 지역에도 없다”면서 “K-Film 인프라 조성으로 국내 영화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면 지역 균형발전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대한민국 문화도시 전주, 가장 한국적 한문화로 세계와 승부”

    “대한민국 문화도시 전주, 가장 한국적 한문화로 세계와 승부”

    “문화로 세계와 승부를 겨루는 전주를 만들겠습니다.” 김승수 전북 전주시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한국적인 한문화 관광거점도시로서 세계 속의 전주가 되도록 관광산업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며 문화수도 건설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국가관광거점도시 선정으로 전주는 이제 국제적 관광도시로의 도약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김 시장은 “전주가 이제 세계의 유명 도시와 경쟁하는 국가대표 관광도시로 업그레이드됐다”면서 “지금까지 키워 온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와 경쟁하고 문화로 성장하는 도시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옥마을을 더욱 전주답게 하고 대한민국 1호 관광트램을 도입, 500만명이 머무는 관광지로 만드는 한편 국제적인 관광인프라를 갖추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 조선시대 호남을 호령했던 전라감영을 복원해 전주시민의 자존감을 높이고 향토음식과 명인을 육성해 음식관광지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전국 최초로 ‘착한 임대인 운동’을 이끌어 낸 김 시장은 “지금이야말로 상생의 공동체 회복으로 재난을 극복하고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문화로 세계와 승부를 겨루는 전주시의 큰 그림과 중장기 전략은. “전통문화와 과학기술 융복합을 통해 지속가능한 전주관광산업의 미래를 준비하겠다. 3년 연속 1000만 관광객이 찾은 전주 한옥마을에 세계적 수준의 관광매력물과 경쟁력을 더해 대한민국 문화수도의 품격을 높이겠다. 한옥마을에 대한민국 1호 관광트램을 도입해 관광 약자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열린 관광지를 조성하겠다. 전주를 대표할 브랜드 공연 육성과 한옥마을 100대 체험콘텐츠 확충도 추진 중이다. 전주부성 복원으로 전주관광의 외연 확대와 종교관광시설 건립, 동학농민운동 역사문화벨트를 조성하겠다.” ●“전주, 이젠 국가대표 선수… 문화로 경쟁” -국가관광거점도시 선정 의미는. “그동안 전주가 국내 대표 선수였다면 이제 국가 대표 선수로, 세계 속의 전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의미다. 전주가 지금까지 키워 온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와 경쟁하고 문화로 성장하는 도시로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장 한국적인 한문화 관광거점도시 핵심 사업은. “사업 내용과 범위를 검토하고 있다. 실행계획을 통해 확정된다. 그만큼 도시 브랜딩 구축과 홍보 마케팅 사업이 중요하다. 세계에 전주를 알리고 사람들을 전주로 불러들이기 위한 홍보마케팅 사업에 우선 예산을 투입하겠다. 핵심사업은 지금까지 키워 온 한옥마을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관광도시로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도록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전주 대표 관광지 한옥마을을 더 전주답게 만들기 위한 계획은. “스쳐 가는 1000만 관광도시가 아니라 500만명이 머무는 여행도시로 가기 위해 매력적인 콘텐츠를 확충해 나가겠다. 한옥마을은 주민들이 만들고 지켜 나가는 여행지라는 점이 가장 큰 자산이고 자랑이다. 사람이 떠나지 않고 주민들이 더욱 사랑하는 마을로 유지되면서 그 안의 문화적 가치들이 더욱 빛나려면 주민과 행정이 상생해야 한다. 올해부터 주민참여사업을 추진한다. 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한옥마을 관광트램 건설과 운영에 관심이 높다.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연 한옥마을은 외형적 확장보다 트램과 같은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용역 결과 한옥마을을 소형트램으로 주행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어진박물관, 경기전, 전동성당, 전주향교 등 한옥마을 내부만 운행하는 노선으로 거리는 약 3.3㎞다. 트램은 소음, 진동, 매연이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접목돼 더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하고 착공 절차를 진행하겠다.”-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에 걸맞은 한식 육성 계획은. “전주음식문화 정체성 확립 사업으로 향토 전통음식과 전통음식업소를 확대 발굴하고 육성하겠다. 음식창의도시에 걸맞은 전주음식의 명인·명가·명소를 확충한다.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서 세계적인 음식 도시로 나가기 위해서는 국보급 전주음식 명인·명가를 확대해 전주음식의 명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명인들에게 사회적인 역할을 부여하고 전통을 통한 전주음식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 -전라감영 복원사업이 마무리 단계다. 의미와 추가 사업 계획은. “전라감영 복원은 단순히 건물 외관만 만드는 게 아니다. 전라감영 공간에 담긴 정신까지 복원해 호남 제일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사업이다. 2017년 착공된 이 사업은 오는 5월 완공돼 옛 전북도청사 부지는 조선시대 전라감영으로 재탄생한다. 앞으로 감영의 역사와 문화를 바로 세워 전주시민의 자존감을 높이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장기적으로 현 완산경찰서 부지까지 확장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감영의 공간적 영역을 완벽히 복원하겠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석권하면서 전주영화종합촬영소와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 소식과 함께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영화제를 통해 전주가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의 도시로 성장해 왔다면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영화인들의 상상력을 실현해 주는 제작의 초석이다. 앞으로 시민이 사랑하고 세계가 찾아오는 독립영화의 도시, 영화인들의 꿈이 실현되는 도시 ‘전주’를 만들겠다. 영상산업을 총망라할 ‘전주독립영화의 집’을 건립해 국내외 독립영화의 메카로 조성할 계획이다.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영화영상산업 도시로 발돋움하도록 시민과 함께 나아가겠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공생실험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자영업자들과 어려움을 함께하고자 시작한 ‘전주발 착한 임대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흐뭇하다. 이제 단순히 임대료 인하뿐 아니라 여러 분야 현장 종사자들과의 벽을 허물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상생의 공동체 회복으로 재난을 극복하고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 모두의 성숙함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앞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민·관·산·학이 함께 뭉쳐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 ●코로나19 극복 상생의 공동체 회복 최선 -종합경기장 개발 밑그림과 사업 추진 시기는. “종합경기장 개발은 토지소유권을 넘기지 않고 개발면적을 대폭 축소해 민간사업자에게 임대해 주고 재생하는 방식이다. 판매시설은 쇼핑몰을 배제하고 현재 영업 중인 서신동 백화점을 이전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국제 규모의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5가지 주제 시민의 숲 조성이 부지 재생 기본 방향이다. 9월까지 기본구상용역을 추진하면서 폭넓은 시민의견을 반영하겠다. 2022년부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공론화는 어떻게 추진되나. “이 부지는 사유지이지만 우리 시의 중요한 지역에 위치한 만큼 개발 방향 설정은 전주시와 시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공장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해 주면 엄청난 특혜가 발생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다. 지난 2월 초 공론화를 위한 사전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공론화위원회 구성, 공론화 방식, 의제 선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공론화위가 구성되면 시민의견 수렴, 시민참여단 구성, 토론회 과정을 거쳐 정책 방향을 도출할 계획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백제 불교 중심서 ‘천자의 땅’으로… 내포 1500년史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백제 불교 중심서 ‘천자의 땅’으로… 내포 1500년史

    부처가 깨달음을 이룬 인도 동북부 비하르주의 보드가야로 가려면 13㎞ 남짓 떨어진 거점도시 가야를 경유하기 마련이다. 가야에는 정각(正覺) 이후 부처가 처음으로 설법한 브라마주니 언덕이 있으니 보드가야에 버금가는 성지(聖地)다. 주변에는 팔리어(語)로 가야시사라는 산이 있어 부처 당시 초대형 사원이 지어졌다. 꼭대기가 코끼리 머리를 닮았다고 중국에서는 가야시사를 상두산(象頭山)으로 의역(意譯)하기도 한다. 코끼리는 석가모니 부처를 상징한다.가야산(伽倻山)이라면 경남 합천의 해인사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충남 내포(內浦)의 가야산 역시 합천의 가야산을 뛰어넘는 한국 불교 역사의 중심지였다. 합천 가야산 정상은 해발 1430m 상왕봉(象王峯)이다. 내포 가야산 줄기 북쪽에도 해발 310m의 상왕산(象王山)이 있다. 조선시대 사찰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상왕산 개심사는 가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니 합천 가야산과 내포 가야산의 작명 원리는 다르지 않다. 인도의 가야와 보드가야, 가야시사는 부처의 수행과 깨달음, 그리고 설법이 이루어진 곳이다. 인도에서 실크로드, 중국을 거쳐 불교를 받아들인 우리 조상들도 같은 상징성을 가진 성지를 갖고 싶어 했음을 알 수 있다. 내포는 가야산을 중심으로 주변의 10개 남짓한 살기 좋은 고을을 가리킨다. 삽교천을 따라 바닷길이 깊숙하게 내륙으로 들어왔다는 지형적 특징이 고유명사가 됐다. 가야산 서쪽 서산시 운산면에는 개심사와 함께 ‘백제의 미소’로 잘 알려진 서산 마애불과 백제 사찰 보원사의 옛터가 있다. 가야산 동쪽 예산군 덕산면에도 백제 거찰(巨刹)로 알려진 가야사가 있었다. 이름으로만 보면 가야사는 과거 보원사를 뛰어넘어 내포 가야산을 대표하는 사찰이었을 수도 있다. 가야사 옛터에 흥선대원군이 아버지 남연군의 무덤을 쓴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대에 걸쳐 천자(天子)가 나올 길지(吉地)’라는 지관의 말에 헌종 10년(1844) 경기도 연천에 있던 아버지 무덤을 옮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2대천자지지’(二代天子之地)는 흥선대원군의 아들과 손자가 고종황제와 순종황제에 오른 이후 퍼진 말이 아닐까 싶다. 오히려 황제가 불과 2대에 그치고 나라가 망했으니 흥선대원군이 ‘2대천자지지’를 제대로 해석했어야 했다는 씁쓸한 우스개도 있다. 어쨌든 남연군 무덤에 서면 풍수지리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과연 명당이네”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대원군이 가야사를 불태우고 아버지 무덤을 썼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대원군은 훗날 아들 명복이 보위에 오르자 건너편 산기슭에 새 절을 짓고 부처의 은덕에 보답한다는 의미로 보덕사(報德寺)라 이름 지었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퍼졌다. 하지만 가야사는 이미 폐사(廢寺) 상태였던 듯하다. 다만 남아 있던 석탑과 석등 같은 석물의 일부 훼손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한말의 개화파 문인 김윤식의 ‘속음청사’(續陰晴史)에서도 ‘남연군묘를 가야사의 빈터에 썼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대원군은 단순히 불교에 호의를 가진 데서 그치지 않고 적극 후원한 인물이었다. 집권 이전에도 영종도 용궁사를 원찰로 삼은 것은 물론 쇠퇴한 흥천사, 화계사, 보광사를 중창했다. 대원군은 ‘불교를 즐겨 좇았다’거나 ‘술이 있으면 신선을 배우고, 술이 없으면 부처를 배우리라’는 글귀가 새겨진 인장을 즐겨 썼다고 한다. 조선 후기를 대표한다고 해도 좋을 친(親)불교적 인사가 유서 깊은 대찰(大刹)에 불을 지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대원군이 불교를 잘 아는 인물이었다는 것은 보덕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구니 수도도량이어서 일반인 출입을 막은 적도 있지만, 지금은 개방한다. 보덕사는 한마디로 남연군 무덤의 원찰이다. 대원군이 아버지의 극락왕생과 후손의 발복(發福)을 빌고자 지은 절이다. 이름처럼 자식을 왕으로 만들어 준 부처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뜻이 아주 없지는 않았겠지만, 부수적이었을 것이다. 큰법당은 무덤의 원찰이니 서방정토를 주재하는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이다. 큰법당 앞에 바짝 붙여 지은 디귿자 모양의 대방(大房)은 충청도에서는 이례적이다. 폐쇄적인 구조의 대방은 내부에 다양한 용도의 공간을 두고 있다. 왕실 여인들의 출입을 전제로 한 공간이다. 대방은 서울 근교의 왕실 무덤을 수호하는 사찰에 주로 지어졌다. 보덕사는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성껏 지었다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비구니 사찰답게 아주 깔끔하게 관리하고 있어 절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절의 들머리에는 가야사 터에서 가지고 왔다는 화사석(火舍石)으로 다시 세운 석등이 있다. 가야사는 백제시대 겸익이 창건했다고 전하지만, 유물로 증명되지는 않았다.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발굴조사에서는 통일신라 시대 기와가 쏟아져 나왔다. 머리 부분이 없는 소조 불상도 10점 남짓 출토됐다. 고려와 조선 시대 건물 유구도 찾아냈다고 한다. 가야사 역사의 본격 재구성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발굴조사에서는 절의 흔적뿐 아니라 남연군묘의 제각(祭閣)이었던 명덕사(明德祠)의 위치도 확인할 수 있었다.특히 ‘가량갑’(加良岬)이라고 새겨진 통일신라 시대 기와가 눈길을 끌었다. ‘가량’과 ‘가야’(伽倻)는 과거에는 같은 발음이었던 듯하다. 가야국과 관련된 역사 기록에서도 ‘가량’과 ‘가야’를 혼용한 사례가 보인다. 가야사라는 이름은 ‘고려사’에 처음 나온다. 창건 이후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사이 어느 시점에 가야사로 이름이 바뀌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또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1530)에는 가야사와 ‘가야갑사’(加倻岬祠)의 기록이 함께 보인다. 그런데 발굴조사에서는 일정한 두께로 깎은 돌로 조성한 유구가 확인됐다. 절의 시설로 보기는 어렵다고 한다. 삼국시대 이후 국가적 차원에서 명산(名山)에 제사 지내던 흔적일수도 있다는 뜻이다. 계룡산 산신에 제사 지내던 중악단(中岳壇) 역시 사찰인 신원사 곁에 두었다. 잘 알려진 대로 남연군 무덤은 대원군에게 통상을 요구하고자 오페르트가 저지른 도굴 사건의 현장이기도 하다. 독일 상인 에른스트 오페르트는 1868년 행담도에 1000t급 차이나호를 정박시킨 뒤 작은 배로 삽교천을 거슬러 구만포에 상륙한다. 일당은 덕산 관아를 습격해 무기를 탈취한 뒤 가야산으로 향했지만 남연군이 안장돼 있는 무덤의 회곽은 단단하기만 했고, 결국 간조 시간에 쫓겨 퇴각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다. 국사 교과서에도 서술돼 있으니 역사적 의미는 각자 새기면 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남연군 무덤을 방문한 길이라면 오페르트 일행이 상륙한 예산 고덕면의 구만포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삽교호 방조제에 물길이 가로막혀 기능을 잃어버린 지 오래지만 삽교천 중류의 구만포는 내포의 중심 포구의 하나였다. 남연군 무덤에서는 자동차로도 20분 이상이 걸린다. 이 길을 걸어서 오갔을 오페르트 일당은 매우 조급했을 것이다. 구만포는 지금 한때 포구였다는 사실조차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황량하다. 그래도 내포의 역사를 더듬기에 구만포만 한 곳이 없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자치광장] 광명시, 지자체 상생협력 역사를 새로 쓰다/양기대 광명시장

    [자치광장] 광명시, 지자체 상생협력 역사를 새로 쓰다/양기대 광명시장

    지역의 경쟁력은 혼자일 때보다 지방자치단체 간 상생협력으로 더욱 빛을 발휘한다. 여기에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진정성 있게 공유하고 협력한다면 각 지역이 더욱 발전하고 그게 곧 국가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질 것이다. 각 지역 간 상생협력이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낳는지를 경기 광명시의 사례가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광명시는 전국의 20여개 지자체와 경제 및 문화·관광·인문학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상생협약을 맺어 전국적인 상생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좀 거창하게 얘기하면 상생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광명시가 지난 4월 25일 여주시와 맺은 문화, 학술 교류협약도 지자체 간 상생협약의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광명시는 조선시대 최고의 청백리인 오리 이원익 정승의 청렴 및 인문학 정신을 도시 브랜드화하던 차에 여주시가 세종대왕의 영릉이 있는 점을 활용해 ‘세종인문도시’를 추구하고 있는 것을 알고 상생협약을 제안했다. 오리 이원익의 청렴정신과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두 도시가 협력해 도시 브랜드로 발전시킨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KTX광명역을 유라시아대륙철도 출발역으로 만들어 경제영토를 넓히기 위한 대장정에 들어간 광명시는 지난 3월 7일 수도권 철도거점도시인 의왕시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두 도시는 철도를 통한 유라시아 경제시대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철도산업 인프라 구축, KTX광명역 및 의왕역의 교통 물류 거점역 육성정책 공조뿐 아니라 의왕시의 국립철도박물관 유치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요즘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동굴테마파크 광명동굴도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광명시가 16개 지자체와 상생협력을 맺어 광명동굴에서 전국의 국산 와인 100여종과 국산 치즈 등을 판매해 와인 생산농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광명시는 전북 정읍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정읍시 특산품인 ‘단풍미인한우’ 고기를 광명동굴 와인레스토랑의 식재료로 공급받아 한우 소비 촉진에도 일조하고 있다. 지금은 ‘상생의 시대’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경제·문화·교육·교통·환경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통된 의제를 공유하며 머리를 맞대고 상호 발전을 도모하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지자체 간 상생협력에 대해 중앙정부와 관련 기관들도 방관자적인 입장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면서 애로점을 파악하고 재정 및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농림축산식품부는 광명동굴에서 국산 와인 판매를 늘리기 위한 지원을 서둘러야 하고, 국토교통부도 유라시아 대륙철도 시대에 대비한 지자체 간 노력에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지자체가 상생협력에 나선 것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다. 현재 광명시가 추구하는 상생협력의 길이 지방자치 발전의 나침반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해 나갈 것이다.
  • [新국토기행] ‘다이내믹’ 원주… 인구 100만시대 앞둔 新교통허브

    [新국토기행] ‘다이내믹’ 원주… 인구 100만시대 앞둔 新교통허브

    ‘다이내믹 원주’의 슬로건처럼 하늘길과 철길, 찻길이 거미줄처럼 이어져 교통의 허브 도시로 자리 잡는 강원 원주시가 용틀임하고 있다. 서울과 차량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고 국토의 동서와 남북을 잇는 중심에 있어 물류의 거대 거점도시가 되고 있다. 이런 이점으로 기업과 사람들이 모여들며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 강원 지역에서 규모가 비슷하던 춘천과 강릉을 멀찌감치 제치고 이제는 인구 33만명이 넘는 도시로 우뚝 섰다. 도시 속의 신도시인 혁신도시·기업도시가 수년 내 완성되고, 수도권과 이어지는 여주~원주 간 전철까지 개통되면 원주는 100만명 시대도 멀지 않았다. 원주는 예부터 국토 중심에 있는 군사·행정 요충지였다. 신라 때는 작은 경주 북원이라 불리며 국토 중앙을 다스리는 중심지 역할을 맡았다. 당시 도읍지였던 경주에서 멀다 보니 신라의 왕족과 귀족을 이주시켜 살게 했던 중부지방 중심지였다. 당시 융성했던 모습은 불교문화의 흔적에서도 엿볼 수 있다. 남한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법천사지, 거돈사지, 흥법사지의 거대 사찰 터가 원주 지역에 모두 있었다. 이들 사찰은 신라와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 초까지 번성하다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됐다. 이 같은 흐름은 고려와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도청 소재지인 강원 감영이 500년 동안 원주에 자리 잡았다. 조선시대까지 평창~영월~단양~충주~원주~여주~한양을 잇는 남한강 뱃길의 중심에 있어 조세를 거둬들이는 조세창을 두며 번창했다. 수도 한양과 가깝고 풍수해가 적어 사람 살기에 좋다 보니 한양 선비들이 낙향지로 원주의 남한강변을 꼽아 많이 내려와 살았다. 그래서 과거시험 초시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곳 중의 하나였다. 지금도 이곳은 수도권 은퇴자들의 별장 터로 인기가 있다. 원주는 토박이보다 외지인들이 유독 많이 찾아오는 도시이기도 하다. 원주가 군사 요충지로 자리 잡은 것도 오래전부터다. 원주의 주산인 치악산에는 영원산성과 금대산성, 해미산성 등 산성이 남아 있다. 현대에도 한국전쟁이 끝나자마자 1군사령부가 들어와 중부 지역 주요 군사도시 구실을 하고 있다. 대대로 전해지는 전통문화가 밑바탕이 돼 원주 문화도 꽃피우고 있다. 의료산업과 칠산업 등도 선조들의 맥을 이어 번성하고 있다. 원주는 조선시대 서울 경동시장, 대구 약령시장과 함께 3대 약령시로 유명했다. 당시에도 서울과 가까운 교통 여건이 약령시장 발달에 큰 역할을 했다. 이는 현재 의료기기산업 발전으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원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옻칠산업이다. 원주에서는 토양과 기후가 맞아 옻나무가 잘 자란다. 칠공예가 발달한 일본이 강점기 시절 착취 목적으로 옻산업을 발전시켰다. 일본은 당시 지역 젊은이들에게 징용까지 면제해 주며 옻나무 진액을 채취해 갔다. 해방 이후 옻칠 기술을 가진 토박이들이 1958년 현대식 공장을 세우고 일본 수출길을 열었다. 전국에서 인재가 모여들었다. 시 문화예술과 박종수 문화재담당은 “생명사상이 원주에서 태동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꿩과 구렁이에 얽힌 치악산 보은의 전설은 너무도 잘 알려진 얘기다. 내용의 전반에 흐르는 게 생명이고 보은이다. 얘기와 맥을 같이해 원주에서 기거하던 무이당 장일순 선생이 펼친 ‘한살림 운동’도 생명사상”이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문화와 산업을 바탕으로 원주가 중부 내륙지역의 경제와 문화 중추 도시로 웅비하고 있다. 교통 여건의 발달에 따라 도시 규모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여주~원주 간 1.4㎞ 전철 사업이 완공되면 원주는 수도권 시대를 맞게 된다. 문막 궁촌리 일대 33만여㎡에 조성되는 화훼특화관광단지도 원주의 지도를 바꿀 대규모 사업이다. 영동고속도로 인근으로, 어려운 농촌과 관광산업을 살리는 고부가가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화훼 수출 등만이 아니라 연간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도심 지역의 군부대를 외곽으로 이전하는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태장동 미군부대 캠프롱은 이전을 끝냈고 학성동 인근의 1군지사도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자리에는 공원이 어우러진 쾌적한 신도시 개발이 추진된다. 특히 34만 4000여㎡에 이르는 캠프롱 터는 국비를 끌어들여 시민 문화체육공원으로 새로 태어나게 된다. 기업 활동에 좋은 환경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입지 보조금과 설비투자 보조금 등을 대폭 늘렸다. 의료기기와 제약 관련 기업 수십 곳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의료기기산업 지원을 위해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MCC)도 뒀다. 수도권 공공기관이 이전해 오는 혁신도시도 탄력을 받고 있다. 반곡동과 관설동 일대 359만 6000여㎡에 들어서는 혁신도시는 13개 기관, 3만 1000여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일종의 신도시다. 혁신도시가 완료되면 원주의 품격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도로 확포장에도 나서고 있다. 판부~신림 간(15.9㎞) 국도와 태장~새말 간(12.7㎞) 국도, 문막~부론 간 국가지원 지방도 등의 건설이 완료되면 원주 동부와 남부 지역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도심 지역의 슬럼화 방지에도 적극적이다. 원주 감영이 있고 전통시장,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원일로와 중앙로, 평원로의 구도심권을 리모델링해 원일로·평원로는 교통 일방통행으로, 중앙로는 차 없는 문화거리로 깔끔하게 조성했다. 도로변은 상설공연장으로 만들었고 공영주차장을 늘려 쾌적한 도심권으로 재탄생시켰다. 흉물스러운 도심권 담장은 벽화를 그려 단장하고, 인도를 넓히고 숲과 벤치, 조형분수대, 가로수길 등을 설치해 시민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슬로건에 걸맞게 축제도 다이내믹하게 펼친다. 군사도시의 이미지를 살려 시작했던 군악대 공연 중심의 따뚜공연을 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한판 축제로 승화한 ‘다이내믹 페스티벌’로 변경해 인기다. 브라질의 리우축제와 같은 형식으로 러시아 등 해외에서까지 참가하는 화려한 거리 춤 축제다. 이상분 시 홍보계장은 “국토 중앙의 중심도시로 빠르게 변모하는 원주시는 2030년대 인구 100만 시대를 바라보는 명품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지금 부산에선] ’APEC회의 D-200’ 손님맞이 분주

    [지금 부산에선] ’APEC회의 D-200’ 손님맞이 분주

    오는 11월 중순에는 세계의 이목이 항구도시 부산으로 쏠린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아태경제협력체(APEC)가 11월12일부터 19일까지 8일 동안 부산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이 한꺼번에 부산을 찾는 것은 개항 이래 처음이다. 부산시는 ‘함께하는 APEC’‘도약하는 부산’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APEC 개최에 따른 부산시의 준비상황, 기대효과 등을 짚어본다. 부산의 관문인 김해국제공항 주변과 시내 주요 간선도로 등에는 꽃동산과 화단 등이 조성되는 등 도시미관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또 정상들이 묵는 숙소 및 회의장이 들어서는 해운대 일대와 시내 주요시설물 등에 대한 정비 및 보수 공사도 한창이다. 시는 5월 한 달간을 환경정비의 달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환경정비를 추진하는 한편 도시미관을 흐리는 입간판과 에어탑, 애드벌룬, 현수막, 벽보, 전단 등 불법 유통광고물 등에 대해 자진 철거토록 지시했다. ●정상회의장 등 주요시설 공사 순조롭게 진행돼 해송이 우거진 동백섬 끝자락에 위치한 APEC 2차 정상회의장 ‘누리마루 APEC 하우스’ 건물은 골조공사가 끝나고 지붕공사와 외벽작업이 진행 중이다. 티타늄 코팅 아연강판 재질의 둥근 지붕에 전망을 고려해 외벽은 유리로 시공되며 12개의 기둥으로 건물을 지탱하게 된다. 오는 10월 완공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이 40%에 이르고 있다. ‘누리(세계, 세상), 마루(정상, 꼭대기)’의 뜻을 갖고 있는 이 정상회의장은 지상 3층 규모로 전통 정자의 개념을 현대적 양식으로 표현했다. 첫번째 정상회의가 열리는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홀도 정상들을 맞이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집기 등 각종 편의시설 교체 작업과 내부수리 작업을 하고 있다. 바닥은 대리석으로 꾸미고 출입문은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나무문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정상들이 첫발을 내딛는 김해국제공항도 운항정보안내시스템(FIDS)을 한국어·영어·중국어·일어 등 4개 언어가 나오는 전자식 방식으로 교체하는 등 시설 개·보수 작업을 대부분 끝냈다. 이밖에 정상들이 묵는 숙소인 해운대와 서면 등 특급 호텔들도 인테리어 공사와 함께 시설 및 안전보안에 대한 집중 점검을 벌이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D-200일을 맞아 대대적인 시민 참여행사 개최 부산시는 시민참여 분위기 확산을 위해 통역, 안내요원, 행사지원, 아름다운 도시 가꾸기, 질서계도,APEC 교통봉사대 등 5개 분야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2일 정상회의 D-200일을 맞아 5월 한 달 동안 APEC 시민참여 활동과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또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단위 28개, 구·군 단위 72개 등 모두 100개의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부산시 교육청도 지역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APEC 우리가 해냅니다.’라는 책자를 발간, 부산지역내 유치원 및 초·중·고교와 유관기관에 보급,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8,19일은 자가용 2부제가 실시되며, 첫날인 18일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부산시 APEC 준비단 이경훈 단장은 “시설 공사 및 환경정비 등 모든 준비상황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오는 7월쯤 21개 참가국 관계자들과 합동으로 준비상황을 총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PEC은 정치적으로 부산을 홍콩·싱가포르항에 맞서는 해양 비즈니스 거점도시로 거듭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1만여명 취업·고용유발 효과 부산시 산하 연구기관인 부산발전연구원은 APEC 개최에 따른 부산지역 경제적 파급효과가 6700억원이 넘고 취업 및 고용 유발효과가 각각 6000여명과 4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시 APEC 준비기획단은 정상회의에 앞서 고위관리회의·각료회의가 열려 각국 정상을 비롯해 행사기간 동안 관료와 기업인·언론인 등 6000여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미리보는 ‘정상회의 풍경’ APEC 정상들은 무슨 술로 건배를 하고 어떤 전통의상을 입을까. 국제회의 석상에서는 관례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약한 ‘포도주’를 건배주로 사용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포도주와 도수가 비슷한 국내 전통술이 건배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검토되는 술은 2002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건배주로 사용된 ‘선운산 복분자’(산딸기)와 부산에서 생산되는 상황버섯 발효주인 천년약속, 화랑(찹쌀), 천국(국화꽃) 등으로 알려졌다. 정상회의 때 건배주가 사용되는 것은 2차례 정도.11월18일 1차 정상회의가 열리는 벡스코 연회장 만찬과 19일 동백섬에서 열리는 2차 정상회의 오찬 장소에서 사용될 공산이 크다. 만찬 때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의장 자격으로 회원국 정상들에게 건배를 제의하게 된다. 행사기간 동안 제공되는 음용수는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생산하는 고도 정수처리된 수돗물인 ‘순수’가 사용될 전망이다. 시는 APEC 정상회의장을 비롯한 각종 회의장에 병입 수돗물인 ‘순수’를 공급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의전용 차량은 현대자동차와 BMW가 선정됐다.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현대자동차가 21개 회원국 정상 의전용으로 ‘에쿠스 4.5’ 등 모두 240여대의 차량을,BMW그룹 코리아가 정상들의 배우자와 각료급 대표단 등을 위해 160여대의 차량을 각각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상들이 기념촬영 때 관례적으로 입는 개최국 전통의상으로는 조선시대 왕이 입었던 곤룡포를 비롯해 마고자, 두루마기, 배자 등이 물망에 올라 전문가들이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 허남식 부산시장 “APEC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부산을 세계적인 도시의 반열로 끌어올리겠습니다.” 허남식(56) 부산시장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APEC이야말로 항도 부산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한 단계 성숙된 도시로 만드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외국에서 오는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숙박·교통시설 현장 등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또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도시 환경정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허 시장은 23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APEC 봉사단이 최근 발족하는 등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고 말했다. 또 시민과 함께하는 APEC을 위해서 질서 청결 친절 등 자발적인 APEC 손님맞이 세계 시민운동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PEC 개최를 부산발전과 연계해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행사기간 동안 각국 기업체 정상들을 초청해 신항만,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등 산업 시찰과 투자박람회를 개최, 부산의 잠재력을 알리고 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할 생각이다. 허 시장은 APEC 개최로 부산이 당장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부산의 이미지가 향상되는 등 장기적으로 부산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는 만큼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했다. ■ APEC 경호단장 김희웅 총경 “APEC 경호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 지난 3월 발족, 본격 가동에 들어간부산경찰청 APEC기획단 김희웅(52·총경) 단장은 “APEC 참가 정상들의 안전과 경호가 완벽하게 이뤄지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호업무에는 연인원 2만여명의 경찰 병력이 동원되는데 이는 창설 이래 최대 규모다. 그는 “각국 요인들이 김해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바로 경호업무에 들어가며, 이동 동선에 따른 단계별 경호계획을 수립해 놓았다.”고 전했다. 특히 1,2차 정상회의장인 부산 벡스코와 해운대 동백섬의 누리마루 APEC하우스를 비롯해 숙소, 이동 도로 등에 대해서는 일일이 현장 확인작업을 거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국제정보기관, 국정원 등과 수시로 국제 테러분자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등 테러에 대한 대비책도 완벽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8∼9월에는 최종 점검을 위해 실전모의 훈련도 가질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동대문 약령시, 한방특구 추진

    전국 최대 약령시인 서울 동대문구 용두·제기동 일대가 ‘한방 특구’를 꿈꾼다. 동대문구는 이곳을 한방산업특구로 개발한다는 계획 아래 청사진을 마련, 다음달 6일까지 공람 공고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개발 대상은 27만 9476㎡(8만 4542평)로 하되, 다른 방안으로 1995년 6월 전통한약시장 승인이 난 기존 약령시 23만 5100㎡(7만 1118평)에 대한 계획안도 별도로 추진 중이다. 모두 298억 5700여만원을 들여 오는 2007년 10월 사업을 마무리한다. 동대문구는 우선 내년 2월까지 65억 8900만원을 들여 용두동 46의1 동의보감타워 지하 2층에 2336㎡(707평) 규모의 한의학전시관을 세울 방침이다. 이곳에는 전시실과 한약재 표본실, 체험실 등이 설치된다. 환경개선사업을 위해서는 약령시 중심인 제기동 860의1138 구간 길이 860m, 너비 15m 이면도로를 대상으로 한방특구를 상징하는 아치형 간판과 상징문을 세우고 가로수, 가로등, 간판 등 각종 시설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54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특구를 찾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141억 3800만원을 들여 3층 4단짜리 입체식 주차장을 건립할 예정이다.200대 주차 규모다. 조선시대 환자를 돌보던 구휼기관으로 서울 약령시를 상징하는 보제원(普濟院)에는 쉼터를 만든다. 대지 660㎡(200여평)에 편의시설과 공연시설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한방 선진화를 통한 소프트웨어 구축을 위해서는 5억여원을 들여 로고와 캐릭터를 개발하고 각종 홍보활동을 지원하게 된다.29일 개막한 서울약령시 축제 외에도 10월 2억원을 들여 건강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매년 6회씩 이벤트도 마련한다. 이러한 특구 청사진은 다음달 중순 동대문구의회 의견청취를 거쳐 재정경제부에 계획서 신청을 통해 확정된다. 동대문구는 대구 약령시에 대해 정부가 올 1월 한방특구 지정을 승인함에 따라 전국 최대인 서울 약령시도 특구개발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약령시에는 1007개의 업체와 4500여명이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 대구 약령시의 7∼8배가 넘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 지역에서 취급하는 한약재는 녹용, 약초, 광물성 약재 등 500여종이 넘는다. 홍사립(60) 구청장은 “한방특구 지정은 국내·외 방문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인근 뉴타운·지역균형개발촉진지구 개발과 함께 서울 동북부 거점도시로의 성장에 전환점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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